올해로 도입 5년째를 맞은 입학사전관제는 수시모집에서 20% 차지하는 주요 전형으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지적 장애 여중생을 성폭행한 전력이 있는 학생이 성균관대 리더십전형으로 올 3월 진학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학생은 소년보호 처분까지 받았으나 이를 숨기고 교사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해 합격했다. 이번 사건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도입한 입학사정관제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금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입학사정관제는 학업성적뿐만 아니라 학생의 특기와 적성 그리고 창의력을 보고 선발한다는 취지로 도입돼 많은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정부가 속도전 치르듯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이번 사건과 같은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직무수행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본인의 이익을 추구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윤리강령에도 불구하고 입학사정관 대부분 신분이 불안정한 계약직이기 때문에 사정관 경력을 바탕으로 대입 컨설턴트로 변신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에는 입학사정관제 평가의 주요 항목인 자기소개서를 일정 금액에 대필해 주는 편법·부정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의
필자는 어릴 적 초등학교 1학년 시절의 담임선생님을 잊지 못한다. 1학년 담임 전월순 선생님은 여름 무더위에도 하얀 옷을 깨끗하게 입으셨고 백구두를 신은 단정한 분이셨다. 내가 자란 시골은 매일 흙먼지가 일었고, 비라도 오는 날은 흙탕물이 튀기는 곳이었지만 담임선생님은 항상 깨끗한 흰 옷을 입으셨던 걸로 기억이 된다. 선생님은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셨으며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니 어린 마음에도 긍정의 마음이 와 닿고 긍정을 배워 오늘의 성공을 이루게 됐다고 생각한다. 창의적 체험학습 시도하다 박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교수로 생을 보내다 학교를 설립하고 총장이 되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그럴 때마다 초등학교 시절에 몸으로 익혀 뒀던 깨끗한 선생님의 이미지와 긍정의 힘이 작용해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의 행동과 지도는 나에게 뿐 아니라 동기생 모두에게 일생의 지침이 됐다. 한 날의 일화를 소개한다. 금요일인 그 날은 선생님의 생신이었다. 선생님은 예쁜 옷을 입고 오셔서 학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갖자고 하셨다. 그리고는 반장이었던 나를 불러 학생들을 줄 세우라 하셨고, 줄 선 학생들을 이끌고 옆 동산에 올라가 야외에서
작년 말 대구에서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중학생의 부모가 대구교육청, 학교법인, 교장, 담임교사, 가해학생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낸 손해배상 소송 결과 학교, 교장, 담임교사, 가해학생 학부모는 피해학생 학부모에게 1억30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의 이번 판결은 앞으로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와 담임교사에게 경제적 부담까지 지우는 중요한 판례가 될 것이다. 물론 학생을 교육하는 요람인 학교가 책임을 회피하거나 면제받기는 어렵다. 하지만 특성상 은밀한 장소에서 교사들도 모르게 진행되는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와 담임교사에게 무거운 책임을 부여하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담임교사가 학생 상담, 학부모 연락 등을 통해 나름대로 충실히 의무를 수행했음에도 통상적인 보호·감독의 의무를 이유로 연대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생각된다.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은 당시에 전 국민들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학교폭력에 대한 범사회적 범사회적인 대처를 촉발한 사건이기 때문에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도 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학교폭력을 학내문제의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번 배상 판결이
청운의 꿈으로 설렜던 첫 발령 이후 수업과 담임, 행정업무로 정신없이 보냈던 3년 지났고 드디어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받게 됐다. 그런데 경기도교육청 수학과 연수는 단국대 죽전 캠퍼스였는데 의정부에 있는 필자의 집과는 상당한 거리여서 학교 근처에 거처를 마련해야 하는 등의 상황으로 연수 전부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선배 선생님들의 경험담과 위로의 말을 들었던 것이 오히려 1급 정교사 자격연수는 힘들게 보내게 될 긴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 미리부터 마음이 지치기 시작했다. 작년까지는 5주간 동안 진행됐던 연수가 올해부터는 3주로 기간이 줄었다는 소식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런데 연수를 마치고 나니 시작했을 때의 지친 마음은 어디 갔는지 뿌듯함과 열정으로 마음이 가득 찼다. 연수의 교과과정은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알차게 구성돼 있었다. 무엇보다 현직 교사들의 강의는 희미하게 머릿속으로만 그려졌던 수업과 학생지도에 대해 이론이 아닌 구체적인 노하우를 전달하는 수업이었다. 선배 교사들이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세세한 부분까지 깨알같이 짚어 줘 감탄과 함께 ‘나도 저렇게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마
중국교육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중국교육의 방향을 결정짓는 사상이나 철학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답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덩샤오핑(鄧小平)이다. 중국의 국가사회발전계획과 같은 정부차원 문서를 보면 대부분 덩샤오핑의 이론이 나온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덩샤오핑은 죽고 없지만 현재도 덩샤오핑의 교육에 대한 관점, 생각을 떼어놓고 중국교육을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덩샤오핑의 교육관은 중국교육 곳곳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쳐왔고 지금도 그러하다. 덩샤오핑의 교육에 대한 관점은 크게 다섯 가지로 말 할 수 있다. 첫째는 실사구시와 같은 실용적인 사고를 갖고 교육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중국 학계에서 덩샤오핑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모택동사상을 발전시키고, 중국 공산당의 실사구시 사상노선을 회복시키고 발전시킨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실사구시는 일체를 실제로부터 출발하며, 이론을 실제와 연계시킨다. 그리고 실천을 견지하는 것을 경험적 진리의 표준으로 삼는다. 이것이 바로 중국 공산당이 표방하는 사상노선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교육의 기본방침이라고 볼 수 있는 홍(紅·사상)과 전(專·전문성)의 관계에 대해서도 덩샤오핑은 일관되게 홍(紅)
9월로 예고됐던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11월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학과 동시에 초·중·고 학교급식이 중단되는 사태는 일단 면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단체교섭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10월 말 서울시청에서 1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상경 집회를 열고, 11월에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공운수노조전회련본부 이시정 사무처장은 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가 찬성했지만 급식중단 사태를 피하려고 최대한 파업은 늦추고 있다”며 “9, 10월은 교과부·교육청과 단체협약 관련 협의를 진행하면서 ‘교육공무직 신설’ 관련 법안 입법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위원장 박금자), 전국여성노조(위원장 황영미), 공공운수노조전회련본부(위원장 이태의) 등 3개 노조가 연대한 것으로 현재 전국 15만 2609명의 학교 비정규직 중 3만 1000여 명이 가입해 있다. 연대회의는 2월 고용노동부가 전남도교육청의 단체교섭 당사자 관련 질의에 대해 종전에 ‘학교장’에서 ‘교육감’으로 유권해석을 변경함에 따라 △교육감 직고용 △호봉제 도입 △전 직종 정규직화 등을 주장하며 시·
교사‧전문가 “교원 수 늘려 학생과 대화할 시간 만들어야” 피해 학부모 “주변 사람들 함부로 얘기하는 것 더 힘들어” 20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불리’ 특별상영회 이후 이주호 교과부 장관, 곽덕훈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사장, 리허쉬 감독이 간담회를 가졌고 이후 ‘다큐멘터리 불리를 통해 본 학교폭력 문제와 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국제컨퍼런스가 이어졌다. 간담회에서 이주호 장관은 “우리나라가 이전에는 인성교육 강국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최근 10~20년 동안 입시교육 때문에 인성교육이 많이 약화됐다”며 “아이들의 사회적 ·정서적 역량을 강화하고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미디어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곽덕훈 EBS 사장은 “미디어의 발달로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며 “EBS에서는 ‘폭력 없는 학교’라는 기획도 방영하고 있지만,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치유를 위한 10부작을 제작해 방영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개최된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박성춘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업무가 너무 많아 담임이 학생들과 대화할 시간도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법정 정원에도 한참 모자라는 교원을 더 많
‘불리’를 보며 피해자들의 사연에 눈물을 훔친 관객들에게 영화는 한 가지 의문을 남긴다. 영화가 실제 피해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오랜 기간 장애로 인해 괴롭힘을 당해왔던 사실상의 주인공인 알렉스는 영화 촬영 후 단 한 명의 가해자에게만 진정어린 사과를 받았다. 그러나 괴롭힘은 중단됐고, 알렉스는 그대로 이스트미들스쿨에서 중학교 과정을 마쳤다. 친구들과 말도 잘 하지 못했던 알렉스는 현재 전국을 돌아다니며 학교폭력예방 강연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가수 숀 킹스턴과 프리스타일 랩 대결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성 정체성 때문에 교사들에게까지 왕따를 당해 결국 학교를 중퇴했던 캘비는 어엿한 고졸 학력을 갖게 됐다. 학교로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한 것이다. 그녀는 5월 여자친구와 3주년을 기념했다. 캘비의 가족은 오클라호마시로 이사해 더 이상 이웃들의 따돌림을 받지 않는다. 그녀는 왕따 피해자를 위한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통학버스에서 권총을 꺼내들었던 저미야는 소년비행센터에서의 치료 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한동안 어머니의 보호관찰 아래서 지내야 했지만, 이제는 학교로 돌아가 무사히 학교생활을
수시티 교육청, 학교 미비한 대처도 공개 학교폭력 인성교육으로 극복 “한국 현명” “한국 학교를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제가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어이없는 일일 것입니다. 제가 아니라 오늘 영화를 보러 오신 선생님들이 이 문제의 최고 전문가들입니다. 제 역할은 그분들에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용기를 드리는 것입니다.” 영화 ‘불리’는 왕따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고 대처하지 못하는 학교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리 허쉬(사진·40) 감독의 진심은 교사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격려하는 것이었다.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전문성을 지닌 교육자들이 문제해결에 노력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제작 목표였다는 설명이다. 과중한 업무에 학교폭력근절 업무를 더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인식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우선순위를 공감 등 사회·정서적 역량강화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행복하고 안전하다고 느낄 때 학업성취는 자연히 따라옵니다.” 그런 점에서 허쉬 감독은 인성교육을 통해 문제를 극복하려는 우리나라의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인성교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교사들이 학교폭력
美 매년 1300만 명 청소년 학교폭력 피해 영화 본 교사들 ‘불리’ 활용 가이드북 제작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 2012·조직위원장 곽덕훈)에서 선택한 화두는 학교폭력이었다. 20일 특별상영회를 개최한 영화제 개막작 ‘불리’는 미국 내 왕따 문제를 파헤친 화제작이다. 제목인 ‘불리’는 집단 괴롭힘 또는 그 가해자를 일컫는 단어다. 영화는 미국의 조지아, 아이오와,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등지에서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11~17세 학생 5명과 그 가족들을 1년여에 걸쳐 추적 취재한 다큐멘터리로, 이들 중 타일러 롱과 타이 스몰리는 학교폭력으로 이미 자살한 학생들이다. 영화는 타일러 롱의 유족들을 인터뷰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들은 잃어버린 아들을 그리며 아들의 방을 학교폭력피해 사례를 알리는 본부로 사용하고 있다. 아들은 죽었지만 계속되는 일상. 하지만 그들은 “타일러야, 네 목소리를 들려줄게”라는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입는 등 타일러를 떠나보내지 못한다. 왕따를 당했던 경험이 있는 리 허쉬 감독은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는 것에 주목하고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기로 했다. 영화 제작진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진솔한 인터뷰와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