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학부모님께 아름다운 5월을 보내면서도 차마 즐겁지 못한 스승의 날입니다. 아프디 아픈 시간을 보내는 분들과 꽃다운 젊음이 스러진 아픔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등불을 켜야 함을 생각하며 숙연한 스승의 날을 보내는 마음이 착잡합니다. 이 나라의 희망인 우리 아이들이, 우리 반의 착한 천사들이 살아갈 앞으로의 세상 모습이 어떠해야 할지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교단에 처음 서던 날의 각오로, 입학식을 치르던 날의 다짐을 다시 생각하며 깊은 숨 몰아쉬며 마음을 다그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 부족함 많은 담임이지만 마음으로 낳은 자식을 기르는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을 더욱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장점을 찾아내서 기를 수 있는 과학자의 눈, 마음의 상처까지 받아주는 의사의 가슴으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부디, 건강하셔서 아이들의 행복을 오래도록 지켜주십시오. 화목한 가정과 우리 아이들의 멋진 장래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힘드신 일은 언제든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2014년 5월 15일 다시 태어나는 스승의 날이기를 다짐하오며 금성초등학교 1학년 담임 장 옥
의존과 독립에의 갈등 둘째 채영이는 성정이 부드럽고 배려심이 많아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고 나를 포함해서 우리 가족 모두도 채영이를 많이 사랑했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는 매사에 친절하고 늘 웃음띤 표정을 잃지 않는 채영이 사랑이 각별하셨다. 그렇게 사랑스럽던 아이가 어느날 갑자기 변하기 시작했다. 말이 없어지고 표정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세상과의 단절을 선언하듯 귀에는 이어폰을 꽂은 채 혼자만의 시공간에 몰입하는 모습은 한번씩 불쑥 불쑥 내뱉는 냉소적인 말들과 함께 예전의 채영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낯설기만 한 것이었다. 난 이미 큰 아이를 키우면서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에 대해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믿었지만 채영이의 낯선 모습 앞에서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부드럽고 따뜻한 아이여서 그런 모습이 더 도드라지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청소년기의 발달과업중 하나는 의존과 독립에의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아직은 미숙한 단계이므로 부모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서서히 자아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는 심리적 이유기에 접어들게 되고 의존과 독립에의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고등학교에 다닐무렵 T S 엘리엇이 쓴 `황무지(The Waste Land)`를 암송한 기억이 난다. 그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은 4월의 아픔에 젖어 있다. 자연의 순리를 따라 신록의 계절 5월에 들어섰지만 아픔의 이슬이 머물고 있다.특히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을 지키다 유명을 달리한 교사들 이야기는 현장 교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올해는 스승의 날을 세월호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학생과 선생님을 위하여 애도하는 교육 현장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죽음의 순간도 제자들과 함께 한 참 스승의 모습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일상으로 돌아와 보면 아이들은 학교 생활에서 바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존중받는 것이고 차별받지 않는 일이다. 한 선생님이 필자에게 보내온 시를 마음 속에 담으면서 생각하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그냥 좋아요 고종환 예쁜 꽃 미운 꽃 따로 있나요 꽃이 어서 그냥 좋아요 나와 함께 살아가고 옆에 있어 주어서 그냥 좋아요 사랑해야 할 이유가 필요 하나요 사람이 좋아요 나는 당신이 그냥 좋아요
제33회 스승의 날 5월 15일은 세월호 침몰 한 달째 되는 날이다. 해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스승의 날이건만, 이번엔 그마저 아예 없는 것 같다. ‘정부, 스승의 날 기념식 32년 만에 취소할 듯’(동아일보, 2014.4.29)에 이은 ‘숨죽인 스승의 날’(서울신문, 2014.5.12) 언론 보도가 그렇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정부 주관의 기념식을 비롯한 교사 사기 진작 열린 음악회, 전국노래자랑, 옛스승 찾아뵙기 등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대한민국스승상’ 시상식도 무기한 연기되었다. 최대 교원단체라 할 한국교총 역시 기념식을 열지 않기로 했다. 또한 지난 3월부터 각 시⋅도교육청 추천을 통해 진행한 제33회 스승의 날 훈⋅포장, 대통령 표창 등 유공교원 시상계획조차 그 3일 전까지도 가타부타 공문이 없다. 전국의 해당 교원들이 이미 검증을 거쳐 추천된 대로 표창을 받는지 다른 행사처럼 취소되어버리는 것인지 모를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잠깐 생각해보자. 스승의 날이 논란거리로 등장한 것은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였다. 정년단축이라는 칼에 의해 교원들은 촌지나 받아먹는 부도덕한 집단이
얼마 전 KBS TV ‘세계는 지금’ 프로그램에 미국의 대표 다둥이 19남매를 둔 더거 씨 가족 이야기가 나왔다. 미셀 더거는 1988년 첫째 아들 조슈아를 출산한 이후 매년 한명 꼴로 아이를 낳았다. 이렇게 낳은 자녀는 4살짜리 막내에서 25살짜리 조슈아까지 모두 19남매다. 더거 가족 아침식사 시간이 되면 부엌에 들어온 꼬마가 마이크를 들고 외친다. ‘식사하러 오세요.’ 식사는 반드시 온 가족이 모여서 먹는다. 더거 가족은 세탁기가 4대, 탈수기도 2대나 된다. 아이들의 바깥 활동이 많아 세탁을 하루에도 여러 번 한다. 더거 가족은 교육비가 별로 들지 않는다. 집에서 하는 홈스쿨링, 선생님은 부모님, 주로 어머니가 교과지도를 맡아 한다. 하지만 언니나 오빠도 선생님 역할을 한다. 협동학습, 멘토학습으로 동생 공부를 돕는다.언니, 오빠도 가르침으로 배움을 익힌다. 내용도 다양하다. 책상에서 배우는 공부만으로 끝나지 않아 ‘더거 패밀리 오케스트라단’까지 만들어 발표한다는 것이다. 아버지도 바깥에 나가 노작활동으로 가르친다. 우리나라에서 비싼 돈 들여 배우는 프로젝트 학습보다 훌륭하다. 아버지가 가르치는 것은 재활용품을 살려 쓰는 일이다. 더거씨 주업은 부동산
얼마 전에 한국교원대에서 실시하고 있는 중등학교 교장 자격연수에 강사로 갈 기회가 있었다. '학교장의 비전 구현' 사례를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연속으로 주어진 오후 4시간의 강의는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격변의 시대에 어느 조직이건 변화를 요구받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학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강의를 마치고 현재 부임지에서 생각하고 실천한 것들을 모은 자료 '학교장의 사색'을 관심 있는 연수생들에게 제공하였다. 며칠이 지나 연수생 한 분이 어떻게 이렇게 자료를 쉬지 않고 정리를 할 수 있었느냐? 고 묻는가 하면, 교장 선생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무언가를 잘 하려고 하고 또 뭔가를 이루려고 하는 의욕이 대단히 중요한 것 같은데 저같이 의욕 자체가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질문을 하는 것이다. 사실 자신은 여기에 오기까지 정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여 열정이 고갈되었는지 잘 나오지 않아 고민이란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뭔가를 해내려고 하는 그런 에너지가 완전히 바닥에 떨어진 경우에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라고 묻는 것이 아닌가! 마침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맨 처음 하
충남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가 창의적 특색사업의 일환으로 명화감상 시간을 마련해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령고는 학교 특색사업인 서령인 1.2.3 운동과 2014학년도 중점사업인 융합형 미래 인재 육성에 부합하는 창의적 특색활동으로 명화감상 시간을 마련하여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성함양과 더불어 자신의 진로를 설정하고 성취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하며, 현재 재학생 부모님들이 경험했던 명화를 함께 감상함으로써 세대 간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도 매우 유익할 것으로 기대된다. 14일에 실시된 첫 번째 명화로는 ‘불의 전차’가 선정됐다. 불의 전차는 제4회 파리올림픽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젊은이들의 신념과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재현된 영화이다. 학생들은 영화 감상이 끝난 뒤에는 각자 소감문을 작성하여 제출하고 학년부에서는 이를 수합, 학기별로 1회씩 우수 감상자에게 상장을 수여한다.
드라마 밀회, 불륜을 녹이는 아름다운 선율 워낙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뮤지컬과 음악이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빼놓지 않고 챙겨 보는 편이다. 슈베르트의 애잔한 선율이 주인공들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을 암시하듯 잔잔하게 흐르던 ‘겨울 나그네’ 헨델의 가슴시린 아리아가 아직도 내 가슴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파리넬리’.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생을 통해 모차르트의 음악을 통째로 내 장기 기억속에 저장하게 해 준 ‘아마데우스’. 인간이란 존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준 ‘레미제라블’ 등. 영화속 아름다운 음악의 가슴벅찬 감동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요즘 다시 나의 감성 안테나를 가만히 자극하는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밀회’이다. 나뿐만 아니라 여러 연령층에서 각기 나름의 이유로 이 드라마가 깊은 공감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유야 어쨌든 나 역시도 어느새 설레는 가슴으로 드라마를 기다리는 시청자의 한 사람이 되었다. 1회에서 나온 슈베르트 ‘판타지아’, 베토벤 ‘황제’ 1악장, 바흐 평균율 846, 모차르트 소나타, 차이콥스키 ‘4계’ 중 4월을 비롯해 유아인이 혜원에게 자세 교정을 당하면서 치는 슈베르트 ‘방랑자 판타지’까지. 드라마는 두 주인공의 절제된
그리 오래지 않을 때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들었다. 나라에 충성하기, 스승과 부모 섬기기를 잘 하기 때문이다. 그때는 사회 규율의 기준이 있었다. ‘예의’가 그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하지 않는다. 지하철에 자리 양보하지 않는 사람에게 예의를 물어봐라. “예의라고?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릴 하고 있어.” 입 밖에 꺼내는 것도 공격의 대상으로 바꿔질 수 있다. 이렇게 사회규율이 사라진 것은 식탁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는 세계 최하위 행복지수를 가진 나라에서 살고 있다. 최고의 이혼율, 자살률, 사고 공화국, 학교폭력, 언어폭력 등 사회가 제정신이 아니다. 건강한 가정이 사라져가기 때문에 일어나는 자화상이다. 가족관계에서도 정서적 사막화에 빠져들고 있다. 그것은 함께하는 가정의 식탁문화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가정의 정서적 사막화가 생기기 전에는 가족 식탁 문화를 중시했다. ‘밥 먹었니?’라는 말이 인사로 쓰인 적이 있었다. 식사시간이면 으레 가족이 함께했으며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말도 나왔다. 자녀들은 아버지 올 때를 기다려 자리에 앉으시면 숟가락을 들었다. 밥 먹을 때는 소리 나지 않아야 했다. 밥상 위에 올
낙화의 미학 영원을 위해 스스로 독배를 드는 연인들의 마지막 입맞춤같이 벚꽃은 아름다움의 절정에서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종말을 거부하는 죽음의 의식. 정사(情死) 의 미학. - 오세영- 시인 오세영은 벚꽃의 생을 비장미와 극치미의 절정에서 불꽃처럼 사그라지는 정사의 의식으로 소멸시킨다. 출근길 어느 날인가부터 만개한 벚꽃이 화사함으로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극적인 낙화의 이미지로 또 내 눈에 들어온다.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이고 벚꽃이고 또 낙화이건만 해가 바뀔 때마다 내 안에 닿는 느낌은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아름다움의 절정에서 무너져 내리는 벚꽃을 바라보며 마음 한 켠에 희미한 아픔이 느껴지는 것도 시간의 때가 덕지덕지 묻은 세월의 옷이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인가.. 이기철 시인은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놓으면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게 될 것’ 이라고 했다. ‘입던 옷 신던 신발 벗어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놓고/ 본적도 주소도 벗어놓고/ 구름처럼 하이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