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방학과 동시에 서산 서령고독서동아리 ‘지락’ 회원들은 충남 당진 일대의 문화 체험학습장인 솔뫼마을과 필경사에 다녀왔다. 솔뫼마을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생가와 기념관 성당 등이 두루 갖추어져 있는 곳이다. 특히 8월 17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한다고 하여 더욱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체험학습에 참가한 학생들은 천주교를 믿는 신자들은 아니었지만, 젊었을 때 꿈을 품어 바른길로 가야 한다는 해설사의 얘기에 모두가 숙연해지는 분위기였다. 참고로 해설사는 본교 졸업생인 박효식 군이었다. 이어서 필경사로 이동하여 기념관과 심훈 선생의 생가터를 방문하여 해설사의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우리 학교 칭찬에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했다.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화려한 명품 거리, 다양한 길거리 음식과 야시장, 형형색색의 화려한 간판. 홍콩은 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팔색조 매력의 도시다. 아침 일찍 일어나 1시간 넘게 호텔 주변을 걸었다. 덕분에 다양한 벽화, 아침 운동하는 노인들, 복권판매소 앞 풍경, 도심의 교회, 베란다 밖으로 빨래를 걸어놓은 모습 등을 관찰했다. 복권에 당첨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 똑같은가보다. 홍콩에는 복권을 사기 전에 꼭 가는 사원이 있을 정도로 복권이 생활화되어 있다. TV를 켜고 한류열풍도 확인한다. 홍콩의 신랑은 신부 측에 사례금을 지불하고, 호텔에서온종일 이어지는 잔치까지 책임져야 하니 부담이 크다. 초대받은 하객들은 마작을 하고 음식과 술을 즐기는데 신랑, 신부는 피로연 내내 옷을 갈아입고 테이블을 돌면서 건배로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결혼식 전에 신랑은 신랑대로 신부는 신부대로 각자의 친척과 친구들을 불러서 잔치를 벌인다. 이때 신랑이 친구들에게 하루 고생해달라고 돈이 담긴 봉투를 준단다. 홍콩에서 가장 높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국제상업센터 100층에 자리한 스카이100 전망대에 오르면 홍콩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100층을 오르는데 단 6
치열한 삶의 현장이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 난공불락. 삼국시대부터 2천여 년의 긴 시간동안 남한산성은 단 한 번도 함락당한 적이 없는 천혜의 요새였다. 치욕의 역사라고 말하는 병자호란 당시에도 인조는 47일 만에 스스로 서문 밖을 빠져나와 무릎을 꿇었고, 청은 ‘어떠한 경우라도 남한산성을 보수하거나 새로 쌓아서는 안 된다’라는 단서를 항복문서에 담았다. 과연, 남한산성에서는 북한산과 올림픽대교, 남산, 제2롯데월드까지 한눈에 보인다. 남한산성에서 야경을 감상하는 최고의 포인트는 서문 성곽 위다. 성곽 아래 전망대가 설치되어있지만, 저녁이 되면 사진촬영을 위한 삼각대가 사람보다 먼저 자리를 차지한다.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던 한낮의 도심이 화려하게 빛나기 시작하는 순간, 카메라 셔터가 쉴 새 없이 눌러진다. 묘한 감정이 온 몸에 퍼진다.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전체를 바라보니 치열함은 보이지 않고 아름다움만 눈에 들어온다. 번잡했던 생각도 어둠 속으로 가라앉아 하루를 정리하고 또다시 돌아올 내일을 마주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이 맛에 모기에게 뜯겨가며 야경을 즐기나보다. ‘도시 야경’과 함께하는 한여름 밤의 추억 바다와 계곡에서 즐기는 나들이가 아니라면,
오랜 세월 흉허물 없이 지내는 벗을 막역지우(莫逆之友)라 부른다. 막역하다는 표현 속에는 무슨 짓을 해도 상대방 마음을 거스를 일 없을 거라는 절대적 믿음이 담겨있다. 때문에 서로 막말하며 방심하는 사이를 막역하다고도 한다. 하지만 ‘막역’이란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자연스레 몸에 배어 의식적 노력이 불필요한 관계를 뜻할 뿐, 상대에게 마음대로 굴 수 있는 방만한 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막역해지기 위해선 오랜 세월 쌓인 관심과 애정 그리고 속 깊은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오랜 세월 막역함을 유지할 진정한 벗을 얻을 수 있을까? 율곡 선생은 친구 많기로 유명했던 후배 윤근수에게 보낸 충고의 편지에서 벗을 세 종류로 나눴다. 먼저 문우(文友)가 있다. 이는 서로의 취향과 호오를 이해하기에 심미적 삶을 함께할 수 있는 벗이긴 하지만 취향이 바뀌면 쉬이 변한다. 다음으로 벼슬살이를 함께하는 환우(宦友)가 있다. 이는 험난한 관직 생활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지를 의미하는데, 정치적 이해관계가 갈리는 순간 사이도 틀어지게 마련이다. 끝으로 영원한 진리인 도를 향해 함께 걷는 도우(道友)가 있다. 오직 도우만이 세속의 이해타산과 관계없이 변하지 않
학습자 중심 수업이란? 교육전문가들은 수업은 학습자 중심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실제 현장 수업 대부분이 교사 중심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우리 모두 부정할 수 없다. 학습자 중심 수업이란 무엇일까? 학습자가 주체가 되는 수업? 학습자가 원하는 수업? 학습자를 위한 수업? 학자들은 학습자 중심 수업 및 핵심 개념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In the framework, learners are taken as the central reference point for decision-making, and this can be realized interactively via a process of consultation and negotiation between teacher and learners (Nunan, 1997). Therefore, learners are the ones who claim their needs and interests, which influence the process of course design. Learners, in the learner-centered framework, also need to be respo
“도화지에 국수 면으로 구획을 나누더니 한 쪽은 채소, 과일로 가득 꾸미고 다른 한 쪽은 덩그러니 형상 하나만 만들어 놨어요.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반 친구들이랑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있는 자기 모습이래요.” 이영희 영양교사(서울사범대부속여자중학교)는 비만아동이 교실에서 느끼는 소외감은 특수아동이 겪는 어려움과 비견할 만큼 크다고 말했다. 그는 비만아동과 저체중 아동의 건강관리(튼튼이 교육)를 위한 식생활 개선 연수를 받다가 우연히 푸드아트테라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식품과 재료를 이용해 즉흥적으로 마음을 표현하여 내면의 상처 치유, 정체성 확립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심리치료방법 를 접하고 무릎을 쳤다. 아동의 식생활 개선이 행동으로 옮겨지기 위해서는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 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 그 후 뜻을 같이 한 영양교사들과 함께 동아리를 꾸려 ‘푸드표현 교실’을 4년째 운영하고 있다. 푸드표현으로 자존감 쑥쑥 푸드표현 동아리 교사들은 튼튼이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이나 특수반 아동이 자신, 혹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묵혀 두었던 감정을 해소하고 자아 존중감을 높이는데 푸드표현 교실이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마법
지난 6월 말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주최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 공개토론회’에 갔다 김경자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교수의 기조 발제를 듣게 됐다. 김 교수는 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 위원장이다. 국회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장엔 그의 말을 듣기 위해 온 참석자들로 가득했다. “현 교육과정에서 양적 축소 실패, 시험과 암기 위주의 수업, 학생들의 높은 학습 부담과 낮은 흥미도 등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시대적 요구인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하는 것이 이번 교육과정 개정 배경과 목표입니다.” 김 교수는 파워포인트로 만든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원고는 토론회 자료집엔 없었다. 공개토론회에 참석하는 토론자들의 글도 자료집에 남는데 왜 그의 원고는 없는 것일까. 보통 교육부 관료처럼 토론회에서 자기가 한 말을 남기고 싶지 않은 사람을 빼고선 대부분은 원고를 남기는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의문이 들던 중 어렴풋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가 과거 중앙일보 오피니언 페이지에 교육과정과 관련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현행 교육과정에 대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교육과정 개혁, 더 이상 미룰 수 없
“한국 교육은 전 세계의 부러움과 관심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소프트파워의 핵심입니다. 케이팝(K-POP)처럼 케이에듀(K-EDU)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국립국제교육원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 이병현 원장은 월간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의 교육발전을 위해 물적·인적자원을 제공하고 한국판 풀브라이트인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 사업을 확대, 세계교육 발전과 공동번영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62년 재외동포 한글교육을 위해 문을 연 국립국제교육원은 이후 우리나라 국제교육 전문기관으로 성장하면서 원어민 교사 확보, 외국인 유학생 유치, 한국어 능력시험 실시, 대학생 해외 취업연수, 국가영어능력시험(NEAT) 주관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역점을 두는 것은 ‘GKS(Global Korea Scholarship)’ 즉,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사업. 이는 해외 우수 인재에게 국내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1967년 시작돼 현재까지 4,800여명의 외국인 학생이 혜택을 받았다. 현재는 세계 127개국 2,000여명의 학생이
[제시문] *송 교사:요즘 우리 반 아이들이 너무 과격해서 무섭기까지 합니다. *김 교사:왜 그런가요? * 송 교사:우리 반의 A학생이 집단따돌림의 주동자로서 반 아이들을 따돌림을 시키고, 폭행까지 저질렀습니다. *김 교사:A학생이 문제행동을 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송 교사:농촌에서 초등학교 다닐 때는 비교적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학교 1학년 때 광역시에 있는 우리 학교로 전학을 왔어요. 환경변화에 대한 부적응으로 성적이 떨어지고 자신감이 부족하자, 반 학생들이 집단따돌림을 시켰다고 합니다. 그 이후 A학생은 집단따돌림의 가해자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2학년 때부터는 집단따돌림의 주동자가 되어 친구들을 괴롭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A학생과 자주 상담을 통해 문제행동을 고쳐보려 하였지만, A군은 약속만 할 뿐 자신의 문제행동을 고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학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지도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A군의 부모님도 지금은 포기한 상태이고, 저도 A군을 상담교사와 학생부장에게 맡긴 상태입니다. * 김 교사:A학생에 대해 동료 학생들과 다른 교과 선생님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 송 교사:동급생
첫째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耳鳴) 증세가 있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가 뜰에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귀에서 앵하고 울리는 소리가 났다. 아이는 그 소리에 신기하여 혼자서 신이 났다. 그래서 동무에게 가만히 이렇게 속삭였다. “얘, 너 이 소리 좀 들어 봐. 내 귀에서 앵 소리가 난다. 피리 부는 소리, 생황 부는 소리가 다 들린다.” 그 동무가 귀를 가져다 맞대고, 아무리 들어보아도 아무것도 들리는 것이 없다고 한다. 그러니 이명이 있는 아이가 딱하다는 듯이 소리를 지르면서, 남이 자기 귀에서 나는 소리를 들어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또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시골 사람과 같이 잠을 자는데, 그 시골 사람이 코를 드르렁드르렁 골았다. 마치 숨이 막히는 듯, 휘파람을 부는 듯, 탄식을 하는 듯, 한숨을 쉬는 듯, 불을 부는 듯, 물이 끓는 듯, 빈 수레가 덜컥거리는 듯한데, 들이쉴 때는 톱을 켜는 듯하다가, 내쉴 때는 돼지가 씨근거리는 듯했다. 같이 자던 사람이 흔들어 깨우자, 그는 불끈 화를 내면서 말했다. “내가 언제 코를 골았단 말이오?”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의 문집 연암집(燕巖集) 가운데 ‘공작관문고 자서(孔雀館文稿自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