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육과정에서 학원교육과정으로 이 땅의 아이들은 교과서를 통해 생의 많은 것을 배웠고 부모들은 아이가 집에 와서 달달 외우는 교과서 내용을 함께 들여다보고 기뻐했다. 아이를 따라서 할머니는 얼룩송아지를 불렀고, 엄마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배운 생활체조와 손 씻기를 함께 실천했다. 부모와 아이가 모두 교과서를 통해 전통을 확인하고 근대화의 물결을 받아들였다. 국·산·사·자로 시작되는 국가교육과정은 미군정 때부터 1차 때까지 생활력을 기르는 교육을 주축으로 짜여졌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 국어, 산수(수학), 사회, 자연(과학), 보건(체육)을 중심과목으로 설정하고, 교과서 내용도 실생활에서 적용될 수 있는 요목들을 채택하였다. 국가교육과정은 곧 마을교육과정이었고, 밥상머리에서 가족이 공유할 수 있는 시민적 지식기반을 바탕으로 하였다. 지금은 자녀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공부하는지 부모들이 잘 모른다. 학원에 맡기면 그만이다. 국가교육과정은 마을교육과정에서 학원교육과정으로 바뀌었다. 국가교육과정의 정치화 학생의 발달 단계와 미래 민주시민의 자질을 고려하여 구성하고 운영되던 국가교육과정은 제2차 국가교육과정 시기부터 차츰 그 본질이 무너지고 정치적
문제의 복잡성 교사인가, 정치시민인가? 교사는 곧 정치시민이요, 정치시민이 시민사회에서 가지는 직업들 중의 하나가 교사이다. 그럼에도 이것이 ‘문제화’되는 것은 법적·규범적 차원이 사실적 차원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음과 같이 얽히고설킨 실타래와 같다. 우리 헌법에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 원칙을 표방하고 있다. 헌법 제31조에 교육에 관한 조항이 들어 있는데, 제4항에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교육의 정치적 비(非)당파성, 교원의 정치적 중립, 특정 권력으로부터 교육의 독립, 교육에 대한 정치적 압력 배제 및 불간섭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헌법 규정은 ‘교육기본법’과의 관계에서 법리적인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실제적인 사안에서도 상이한 판단이 등장했다. 이를테면 일부 교원단체 소속 교사의 정치적 중립 위반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언제나 동일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교육의원 및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적 당파성은 사실상 묵인되었다. 이렇듯 헌법에서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조항은 법리적
정치 관련 논의는 금기시하고 제외되어야 하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대단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장면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교실의 장면에는, 중앙교육 행정기관인 교육부 차원과 지방교육 행정기관인 시도교육청 차원의 정치적 관점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교육부와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시도교육청의 경우 그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교육관련 제도나 정책 그리고 선거 등과 관련된 정치적 이슈는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교육의 장면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미래의 주역이 될 학생들이 올바른 교육을 통해 건전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모든 상황을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기르기 위해서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특히 외부 환경의 변화가 극심한 지식 경제 패러다임에서는,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 한 새로운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다. 정치,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잘 가르치는 것인가 학교 및 교육조직의 핵심 기술은 교수학습 활동이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즉 학생들에게 의미
지난해 11월 4일은 우리학교의 특색활동인 ‘삼릉 풍년대축제’ 날이었습니다. 이 날은 전교생이 학교 교정에서 이른 봄 모내기를 시작으로 우렁이농법에 의해 기른 벼를 수확하는 기쁨을 맛보며 다양한 행사를 하는 축제의 장입니다. 인절미 코너에서 교감선생님과 파트너가 되어 떡메를 치는 저를 1학년 1반 25명 아이들 모두가 부러운 듯 쳐다보며 떠들어댔습니다. “교장선생님, 나도 시켜 주세요.", "아, 나도 떡메 치는 거 하고 싶다.” 교장의 훈화를 기억하는 아이들 그 말을 듣고 바라본 아이들의 간절한 눈빛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순간 고민스러워졌습니다. 볍씨 까기, 새끼 꼬기, 볏짚으로 월계관 만들기, 동네 어른과 함께 탈곡하기, 농부 아저씨가 돌리는 뻥튀기 기계에서 나는 “뻥”소리 들으며 뻥튀기 쌀 먹기, 떡메 치고 인절미 먹기 등 다양한 풍년 대축제의 프로그램 중 난이도와 안전 관리 상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유일하게 5~6학년만으로 제한한 것이 떡메 치기였기 때문입니다. 나는 잠시 생각 끝에 “그럼 교장선생님이 묻는 질문에 손을 번쩍 들으세요. 그리고 잘 대답하는 친구에게 떡메를 칠 기회를 주겠어요.”라고 하였습니다. 내 말에 아이들은 좋아라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2015년 여름방학에 교육봉사로 필리핀에 다녀왔다. 필리핀 사립중고등학교에서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어떤 수업을 하면 학생들과 호흡하며 수업을 잘 할 수 있을까 생각 끝에 정리된 수업이 다빈치 다리를 만드는 창의성을 키우는 수업이었다. 필리핀 교육 봉사 처음 필리핀 중학생들을 대할 때는 많이 떨렸다. 왜냐하면 나의 짧은 영어 실력으로 학생들에게 잘 설명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수업이 시작되고 나는 먼저 필리핀 학생들에게 수업 설명으로 다빈치 다리를 만드는 방법을 동영상으로 보여 주었고 학생들은 어렵지 않게 다리를 만드는 방법을 인지하였다. 2명의 모둠이 한 개의 책상 위에서 작업을 시작하였다. 작업을 시작한 후 얼마 안되어 책상의 기울기가 경사져 있어서 작업에 어려움을 느끼자 한 모둠의 학생들이 책상을 치우고 교실 바닥에 앉아서 다리를 만드는 실습을 했다. 이어서 다른 모둠의 학생들까지 바닥에 앉아 실습을 진행하면서 교실 바닥이 훌륭한 수업 도구가 되었다.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고 다리를 완성하는 학생들이 늘어나 완성된 다빈치 다리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는 하중 측정을 하였다. 다리 위에 한 개, 두 개의 스마트 폰이 올려지고 마침내 다
01 “독서를 하라.” 이 말은 그 의미가 너무도 자명(自明)해서 더 이상 풀어서 재미있게 설명을 하기도 어렵다. 효도해라, 부지런해라, 저축해라, 시간 아껴 쓰라. 등등의 말이 다 그러하다. 이미 말 자체에서 스스로 분명한 의미와 이치가 드러나는 것이어서, 오히려 섣불리 강조하거나 설명할수록 사람들은 따분해 한다. 아이들은 더 그렇다. 그래서 독서를 강조하면 할수록 “뭐야! 또 그 소리, 맨날 하는 소리!” 이런 반응을 얻기에 딱 좋다. 독서 가치가 타성에 빠진 탓이다. 독서가 신선한 충격을 주는 가치로 다가가기는커녕, 흔해 빠진 잔소리 정도의 가치나 될까 말까. 뭐 그런 수준에 있다는 것이다. 나도 잘 알고 있으니 당신이나 잘 하시오. 뭐 그런 반응을 얻기가 십상이다. 효도 가치나 근면 가치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가치가 사람들을 각성시키기는커녕 어떤 타성으로 굳어져서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한다. 이렇게 타성에 빠지게 된 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완전히 따로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 독서야말로 점점 더 그렇게 되어 간다. 겉으로는 독서 중요한 걸 모두 인정한다. 문제는 말로는 많이 떠들어도 막상 진지하게 독서를 실천
‘측정’ 내용 무엇이 바뀌었나?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측정’ 영역은 도형의 모양 인식 및 분류 활동을 토대로 하여 도형 및 그 구성 요소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와 더불어 이름을 먼저 학습한 후 점차 분석적, 명시적으로 도형의 개념 및 성질을 학습할 기회를 제공하고 각, 삼각형, 사각형 관련 단원의 내용들을 각각 통합적으로 취급함으로써 학생들이 개념들 간의 관련성을 더 잘 이해하도록 변경되었다. 또, 4학년의 사각형의 포함 관계, 5학년의 선대칭의 위치에 있는 도형과 점대칭의 위치에 있는 도형은 삭제되었고, 6학년의 회전체는 중학교로 이동하였다. 내용 체계 각 학년군의 ‘측정’ 영역에서 배우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측정’ 학습의 흐름 1학년 1학기부터 6학년 2학기까지 도형 학습이 나오는 단원과 배우는 주요 학습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PART VIEW] 수학적 용어, 기호 도입 시기 ‘측정’ 영역을 위한 수업활동 ≫ 3학년 - mm단위 필요성 알기 1) cm만 나와 있는 자와 mm만 표시된 것을 TP용지(OHP 필름)에 프린트하여 2개의 자를 만든다. 2) cm만 있는 자를 이용하여 백원, 오십원, 옛날 십원 동전의 가장 긴 곳을 재어
한때 영어의 발음과 억양이 중요한 시기가 있었다. 아니 현재도 영어의 발음과 억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외국 사람과 의사소통을 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쓰이는 것이 발음과 억양일 것이다. 아무리 영어를 잘 하는 사람도 발음과 억양이 엉망이면 영어를 못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 이것이 영어 실력의 판단기준인가? 다음 상황을 생각해보자. 길을 가다가 외국인을 만났다. 길을 물었고 길을 영어로 알려주었는데 외국인이 못 알아들었다. 그 순간 당황하고 땀이 나기 시작하고 어쩔 줄 몰라 한다. 차라리 일본 사람들처럼 직접 데려다 줄까? 그게 더 속 편할 텐데 등등 별 생각이 다 들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외국인은 시끄러운 차 소리 때문에, 자신 없는 나의 목소리 때문에 못 알아들었을 뿐 잘못된 영어를 사용해서가 아니다. 실제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은 발음과 억양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영어의 악센트와 발음과 억양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에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는 그들에게도 흔치 않다. 그렇다면 영어교육에 있어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최근 경향을 보면 확실히 문화 간 의사소통 능력(ICC, Intercul
북, 징, 꽹과리… 다른 듯 하나인 하모니! 풋내기 신규교사 시절, 춘천에서 양구, 꼬불꼬불 소양호를 따라 도는 길로 몇 년간 출퇴근을 한 적이 있었다. 성당을 열심히 다니시는 까마득한 선배 선생님을 모시고 다니게 되었는데, 얼마나 열심이신지 타시는 곳도 내리시는 곳도 늘 성당이었고 주말이면 꽃동네로 봉사활동을 다니는 분이셨다. 6학급 규모의 작은 학교인지라 선생님들 간에도 일거수일투족 모르는 것이 없었는데 유독 열정 가득한 신규교사의 마음을 힘들게 하던 선생님 한 분이 계셨다. 싫은 티를 내지는 못하고 퇴근길에 웅얼웅얼 흉을 보면 웃음과 함께 다 들어주시고는 해주시는 말씀이 있었다. “세상에는 북소리 내는 사람, 징소리 내는 사람, 꽹과리 소리 내는 사람이 모두 다 있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얼마나 재미없겠냐?” 당시 내가 사물놀이를 지도하고 있어서 사물놀이 악기들을 비유해서 들려주신 말씀이셨는데 그때는 마음 닦기가 덜 되었던 터라 성스러운 말씀 한 자락으로 치부하고 말았던 말씀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교직생활 내내, 나는 북소리 내는 사람, 징소리 내는 사람, 꽹과리소리 내는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난다. 아이들도 그렇고 교사들도 그렇고 학부모들도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에 총력… 교원 보수인상 끌어낸 것 성과 공무원연금개혁,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누리과정 예산 등 격동의 2015년을 보낸 소회는.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한 1년을 보냈다. 특히 7개월 여 간의 공무원연금 대타협기구, 실무기구 구성과 여·야 정치권의 합의 등의 경험은 힘들었지만 좋은 자산이 됐다. 공무원연금법 협상을 놓고 두 차례(2014년 11월, 2015년 3월)에 걸친 대규모 집회 등 다양한 장외투쟁과 7개월간의 협상 투쟁을 통해 전국 50만 교육자와 연금수급 교원의 권익보호와 노후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다행이 최악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은 막았다. 무엇보다 ‘교원 및 공무원의 인사정책 개선 방안 협의기구(인사혁신처 설치) 통해, 그동안 해결 못한 교원의 보수?인사 정책의 개선을 이룬 점은 성과로 평가하고 싶다.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가 교육감 직선제 헌법소원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헌재가 1년 3개월 여간 심리 끝에 국민의 기본권 및 평등권,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만 판단하고 정작 헌법 제31조4항에 규정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교육감 직선제 폐해에 대한 심리는 전혀 다루지 않은 것은 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