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 꽃이 지천이지만 올해는 이상 기온 때문에 활짝 피우지 못한 채 봄날이 가고 있다. 언젠가는 빛바랜 추억으로 기억되겠지만 지금은 늘 최고의 순간이기에 소중하다. 5월 5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진달래꽃으로 소문난 보성의 일림산에 다녀왔다. 일림산(높이 667m)은 호남정맥의 산 중 가장 남쪽인 전라남도 보성군 웅치면과 회천면 사이에 있다. 일림산 철쭉은 제암산과 사자산으로 연결되는 봉우리 주변에 군락지를 이루는데 해풍을 맞고 자라 유난히 붉고 선명하다. 분홍빛으로 물들여 놓고 보는 이의 마음을 빼앗는 철쭉이 어른 키만큼 커 마치 꽃으로 만든 터널을 걷는 기분이다. 산 밑에 작은 사찰 일림사가 있고 연분홍 철쭉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아 매년 철쭉문화행사가 열린다. 철쭉의 명성은 장흥과 보성이 산 이름으로 삼비산과 일림산을 주장하며 다퉈 2006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일림산으로 고시한 것이 증명한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해 회원들을 태우고 보성으로 향한다. 늘 그렇듯 운영진에서 가래떡과 과자는 물론 커피까지 타서 자리로 배달하며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을 이웃사촌으로 만든다.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와 순천완주고속도로
나는 문학을 왜 하는가. 재능도 없으면서, 그렇다고 천재도 아니면서 글을 쓴다고 궁싯거리고 있다. 남들은 원고지를 앞에 놓으면 하루 저녁에 수십 장, 수백 장을 써 내려 간다지만, 나는 밤을 새워도 한 장도 못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보니 글을 쓰는 즐거움도 없고, 재미도 없다. 오히려 힘든 노동이다. 그런데도 평생 글쓰기를 놓지 못한다. 이유는 그것이 내 삶의 결핍을 메워주는 즐거운 노동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잿빛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다. 공부는 저만치 두고, 삶의 의미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더 메말라 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학교만 나서면 방황의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돌아다녔다. 그곳이 허름한 청계천이었다. 이곳에서 한용운을 만났다. 수업 시간에 ‘님의 침묵’만 배웠는데, 시집을 보는 순간 만해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느낌이었다. 시집 전편에 흐르는 빼앗긴 현실과 민족을 되찾으려는 끈질긴 극복 의지가 가슴을 뜨겁게 했다. 시인 윤동주도 마찬가지였다. ‘서시’만 배웠는데, 시집에서 ‘별 헤는 밤’을 읽었다. 애틋한 서정을 맑고 앳된 감각으로 노래해 나의 쓸쓸한 감정을 울렸다. 단테의 ‘신곡’을 펼쳐들고 읽고 또 읽고 하면서 오랫동안
어제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울산외고에서 함께 근무하는 선생님이셨다. 아부전화였다. 전화 내용 중 지금도 빠지지 않고 필자가 올린 한국교육신문 e-리포터의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 그래도 나의 글을 읽고 계시는 선생님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내용이 빈약하지만 꾸준히 읽는 게 일과 중의 하나라고 하니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선생님은 내가 두 번이나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이시다. 한 번은 교감시절에 총각으로 근무하셨고 또 한 번은 마지막 학교인 울산외국어고등학교에서 근무할 때였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일까? 말이 필요 없다. 이 선생님과 같은 생각을 가지시고 행동을 하시는 선생님이 아닌가 싶다. 안부전화를 했다고 그런 것은 아니다. 이 선생님은 한 마디로 말하면 성실하신 선생님이다. 교감시절에는 가장 먼저 출근하시는 선생님이 두 분 계셨는데 이 두 분 선생님의 공통점은 총각이고 두 분 다 3학년 담임선생님이시며 두 분 다 아침7시만 되면 출근을 해서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아침 자율학습을 하신 선생님이시다. 시키지도 않았다. 자진해서 일찍 오셨고 자진해서 교실에 들어가서 학생들과 함께 했다. 성실하신 선생님은
언제부턴가 빠르게 스마트폰이 보급되었다. 2010년 5월부터 나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서부터 ‘나쁜’ 습관이 생겼다. 잠들기 전에 침대에서 꼭 스마트폰을 본다. 못다 읽은 뉴스를 챙겨 보거나 괜찮은 블로그를 접하게 되면 20∼30분은 후딱 지나간다. 얻은 건 나빠진 시력과 줄어든 수면시간이지만 그래도 아직 내가 중독 수준은 아니라고 위안한다. 서울의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일제히 스마트폰에 고개를 박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낯설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나보다 이것을 늦게 산 아내도 잠 자리에 들기 전에 스마트폰에 붙잡혀 있는 모습을 가끔 보곤 한다. 작년 12월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 39분이다. 2012년 3월 조사(91분)와 비교하면 2년 6개월여 만에 갑절 이상으로 급증했다. 스마트폰 중독의 위험을 알리는 기사도 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시간 도둑이 되고 있다. 공부를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 모두가 스마트폰에 몰입되고 있다. 한 학생은 스마트폰을 망설임 없이 사 두근대는 심장을 가라 앉히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니 이것이 바로 '신세계'였다고 고백한 것
내 아내도 사랑하지 않으면‥‥ 광교산 주인은 누구일까? 참으로 어리석은 질문일 수 있다. 광교산이 국유림이면 나랏산이니 당연히 주인은 국가다.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다고 보면 수원시나 용인시 관할이다. 지자체가 주인인 것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다. 광교산이 소재한 수원시민이나 용인시민이 주인이다. 과연 그럴까? 지난 연휴 아내와 함께 광교산을 찾았다. 이번 산행의 목적은 광교산에 자생하고 있는 족도리풀 안부 묻기와 광교산 철쭉을 카메라에 담는 것. 광교산의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최소한 족도리풀은 알고 있다. 귀한 야생화인데 일부 몰지각한 사람은 이것을 캐내어 집으로 가져간다. 그래서 그런지 이 풀의 개체수가 안타깝게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족도리풀을 처음 발견한 때는 2007년이다. 그러니까 벌서 9년째 해마다 봄이 되면 광교산을 찾아 족도리풀의 안부를 묻고 있다. 개체수는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지, 누가 함부로 밟거나 캐어가지 않는지, 고구마순 같은 줄기 아래 낙엽 속에 숨은 자줏빛에 신부의 족도리 모양처럼 생긴 꽃은 얼마나 선명한지가 궁금한 것이다. 족도리풀꽃은 누구에게나 함부로 꽃을 보여주지 않는다. 필자도 이 꽃을 처음 보았을 때 우선 무릎을 꿇었
객지에 사는 아들 내외가 근로자의 날부터 시작된 황금연휴를 맞아 집에 들렀다. 마침 어린이날을 목전에 두고 있어 가족들과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했다. 지난 5월 2일, 이제 겨우 20개월 된 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여행지로 선택한 곳이 세종특별자치시 전동면에 위치한 '베어트리파크'다. 베어트리파크는 수십 년 간 닫혀있다가 2009년 5월 개방된 작은 공원으로 찾는 이들에게 자연 그대로의 자연, 휴식 그대로의 휴식을 제공하는 편안한 쉼터다. 또한 베어트리파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0만여 평의 대지에 1000여종 40여만 점에 이르는 꽃과 나무, 수백 마리의 반달곰과 꽃사슴, 각종 조류와 애완동물들이 가족을 이루고 있다. '돌아보면, 제 일생을 통틀어 가장 잘한 일이 '씨 뿌리고 가꾼 일'이 아닌가 합니다. 젊은 시절에도 주말이면 수목원을 찾아 ‘일구는 즐거움’으로 가꾸기 시작한 이곳이 5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풍요로운 터전이 되었습니다. ~중략~ 세월의 더께가 쌓이고 정성이 베인 수목원은 더 이상 우리 일가만의 것이 아닙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풍요로움을 함께 나누고, 더 많은 아이들이 자연 사랑을 깨닫는 아름다운 공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교총이 교원 스스로의 사회적 공헌활동을 통한 새로운 교육과 교사상을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선다. 교총은 스승의 날을 맞아 11일부터 17일까지 ‘제63회 스승주간’을 운영한다. 이번 스승주간의 주제는 ‘사제동행+사회봉사로 살아있는 인성교육을-1학교 1봉사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자’다. 교원의 자발적인 사회봉사 참여로 ‘존경하는 스승상’을 정립하고 교육의 신뢰를 회복하자는 의미다. 박인기 경인교대 교수는 주제해설에서 “스승과 제자가 함께 봉사하며 학교 안에 머물렀던 시선을 학교 밖으로 옮겨갈 것을 권유한다”며 “교원이 주도하는 봉사활동은 지역사회의 이슈나 고민을 학교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여오면서 학교와 사회의 소통에 기여함은 물론 교육공동체의 역량을 활성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봉사는 체험적이고 통합적인 발달을 기함은 물론 공감능력을 함양하는 통로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약자를 위한 배려와 봉사의 정신에서 개인과 사회의 성숙을 확인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스승주간에 마련된 사제동행 봉사 및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선생님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새로운 교육과 교사상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교육가족들의
Q. 자기주도적인 체험학습, 어떻게 만들까요? 중간고사도 끝나고 이제 현장 체험학습을 가게 될 텐데요, 어떻게 효과적인 체험학습을 다녀올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교실 밖으로 나가면 학생들이 들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학생들이 마음껏 체험하고 즐겁게 활동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질서를 잡기 위해 통제하고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짜여 있는 프로그램에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것보다는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들 고 싶은데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남승우 충북 속리산중 교사 A. 사전 준비와 현장지도에 신경 써야 소규모·테마형 체험학습 권장 불편 없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현장체험학습은 교사나 학생 모두가 설레는 즐거운 날임은 분명합니다.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나간다는 사실만으로도 들떠있고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교사 및 학생들이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은 현장체험학습은 단순한 놀이를 위한 나들이가 아니라 교육과정과 연관된 내용을 체험하러 가는 교육활동의 일환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학생들이 즐겁고 신나하는 것을 무조건 제어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교사는 체험학습의 교육적 목적을 달성할 수
■ 새내기 교사들의 고충 외부 접촉 쉬워 무리서 이탈 갔던 곳 또…‘뻔한’ 체험학습 교사 생각 충분히 전달하고 목적 명확히…동기유발 중요 중간고사가 끝난 5월. 대다수의 학교들이 체험학습을 떠나는 시기가 다가왔다.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야 할 체험학습.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신규‧저경력 교사들은 교실 안에서와는 달리 야외 활동에 들뜬 아이들이 어디로 튈지 몰라 통솔에 어려움을 겪는다. 서울 A중 B교사는 지난해 학생들을 직업체험관에 데려갔다. 그런데 모이기로 한 시간이 지나도 여학생 3명이 오지 않아 전교생이 30분 이상 기다려야했다. 알고 보니 이 학생들은 체험관 옆 쇼핑센터로 이탈해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했던 것. B교사는 “교실 밖으로 나가면 외부와의 접촉이 쉬워져 무리에서 이탈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경험이 없어 어찌 대처할지 모르는데다가 당황하다보니 발만 동동 구르게 된다”고 털어놨다. 대전 C초 D교사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밖에만 나가면 아이들이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식물을 탐구하고 흙 속의 지렁이도 찾아보며 생태학습을 할 수 있는 ‘숲 체험학습’을 떠났는데 학생들이 장난만 치고 선생님
선거 속성상 정치인만 유리 정당지원 無 비용마련 부담 당선무효후 보전비 반환 3% 교육감 직선제가 정치선거로 변질되면서 금권선거의 문제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자금을 잘 모으고, 유권자의 이목을 잘 집중시키는 ‘프로 정치인’들에게 유리하고 평생 교육에만 몸담아온 교육자는 엄두도 못내 교육의 전문성 덩신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만연하다. 일반 정치인에 비해 덜 알려진 교육자들은 선거에 나오자니 홍보비용에 더욱 많이 할애할 수밖에 없어 타 선거보다 많은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 고도의 정치행위인 선거를 치르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모순으로 인해 당의 공식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도 비용 부담을 늘리는 원인이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선거라는 속성이 부른 당연한 결과”라면서 “교육감 선거의 쟁점도 정치적 싸움의 일부가 되고 있다. 이미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정책과 방향제시보다 무상급식이란 복지선동이 모든 것을 삼켰다”고 말했다. 천신만고 끝에 당선되더라도 선거 과정에서 워낙 무리한 탓에 당선무효형까지 가게 되는 일이 빈번하다. 그럼에도 형 확정 때까지 재산을 소진하면 국고 반납도 어려워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