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시절, 해마다 전국적으로 실시된 ‘고전읽기 경시대회’에 참가하면서 처음으로 ‘효경(孝經)’이라는 책을 읽었다. 암기해야 할 많은 책 중 하나였다. 그 첫머리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었다. 증자(曾子)의 물음에 답한 공자의 말이다. “몸과 머리털과 피부는 다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헐고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고, 몸을 세워 도(道)를 행하여 후대에 이름을 떨쳐 부모님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효도의 끝이다.[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 천신만고 끝에 암기는 했지만, 어린 나이에 그 깊은 뜻을 알 수는 없었다. 그 후 고교에 진학해 ‘소학언해’에 인용된 이 구절을 배웠음에도 너무 낡고 고리타분한 봉건적 가치로만 여겨졌다. 극단적인 해석으로 머리털은 물론 손톱 깎는 것조차도 꺼렸다는 일부 유자(儒者)들의 행태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성장해 나 자신이 부모가 되고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이를 가르치면서 그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자녀들의 건강과 안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되어서도 그랬거니와 ‘입신행도(立身行道)’의 함의가 주는 울림이 매우 컸던 것이다. 성인의 말씀
르네상스 시대의 최고의 예술가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다비드 천지창조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긴 화가이자 조각가이자 건축가였던 사람. 미켈란젤로를 모르는 후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삶이 명작을 남긴 명성 답지 않게 비열하고 씁쓸했다는 점, 명예롭지 못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신원동 작가의 메디치가의 천재들 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재능을 발굴하여 대성할 수 있도록 만든 메디치 가문에 대해 자세한 역사적 스토리와 함께 풀어내고 있다. 자, 그러면 르네상스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피렌체의 실질적인 군주 메디치 가문과 메디치 가문이 키워낸 천재들을 살펴볼까요? 메디치가의 4대 군주로 '위대한 로렌초 대왕'으로 불리는 '로렌초 일 마니피코'는 우리가 알고 있는 르네상스의 꽃을 피웠던 주인공이다. 문학과 과학, 그리고 예술을 최고로 사랑한 군주였다. 그러나 동생 줄리아노의 죽음으로 그 슬픔을 달래기 위해 더욱더 예술과 문학을 가까이하며 일생을 보내게 된다. 군주 로렌초는 우연히 열다섯소년 미켈란젤로를 만나게 되며 그를 전적으로 배려하며 후원하게 된다. 미켈란젤로의 스승이었던 기를란다요로부터 그는 최고의 드로잉 기법을 훈련받게 된다. 그러나
날씨가 흐리다. 구름이 많다. 하지만 비올 구름은 아닌 것 같다. 비가 필요한데 필요한 것을 얻지 못하니 안타깝다. 논바닥이 손이 들어갈 정도로 갈라졌으니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많은 양의 비가 내려야 가뭄이 해갈될 것 같다. 비가 내려 타들어가는 농심을 물론 온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케 해주기를 기대하며 기도한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사랑의 선생님이다. 사랑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사랑이 참 중요하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배경에는 반드시 가정의 결손이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온전한 사랑을 입지 못한 결과 나타나는 행동들이다. 부모님이 매일 싸우는 가정에서 자라는 학생은 학교에 와도 정상적인 공부를 못한다. 머릿속에는 부모님의 싸움이 떠올라 방황하기도 하고 학교를 벗어나기도 한다. 학생시절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학생을 만난 적이 있다. 이 학생은 생각이 온전치 않았다. 가방 안에 담배를 넣고 다닌다. 담배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 학생이 부모의 사랑 가운데 건강하게 잘 자랐다면 자기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사랑의 결핍이 가
땀 흘려 일군 소중한 텃밭 “선생님 수박이 콩알 만했는데 지금은 제 주먹만해졌어요, 신기해요” 북내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의 텃밭 동아리 활동, 크레듀팜에 푹 빠진 한 아이의 이야기이다. 학교에 오자마자 맨 먼저 텃밭으로 달려 나가는 아이들, 고사리 같은 아이들의 손엔 저마다 물통을 들고 텃밭에 물주기 바쁘다. 자기가 직접 심은 채소들이 매일 매일 조금씩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에 풍덩 빠져버렸다. “선생님, 비가 계속 계속 안와서 텃밭이 갈라져요... 제가 심은 식물이 한 개 죽었어요” 텃밭 동아리를 시작한 후 아이들은 비가 오면 누구보다 좋아했다. 잡초가 무성하게 있는 땅을 가꾸고 흙으로 덮어주며 거름을 주니 소박했던 땅은 어느새 아기자기한 예쁜 보물창고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내가 심은 채소로 요리활동까지 텃밭에서 일구어낸 다양한 채소로 햄버거 만들기에 도전했다. 함께 가꾼 오이와 토마토, 양상치를 곁들인 최고급 유기농 햄버거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요리활동을 도울 선생님도 함께 모시고 멋지고 재미있는 시간을 갖았다. 북내초등학교 크레듀팜 동아리를 지도하는 교사 이은하는 텃밭 가꾸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땀흘리며 수고하여 얻은 농작물의 소중함을 알
6월 21일, 청주직지산악회원들이 강원도 양양의 흘림골과 주전골을 다녀왔다. 흘림골과 주전골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 위치한 계곡이다. 흘림골은 계곡이 깊고 숲이 짙어 늘 안개가 끼고 날씨가 흐린 것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흘림골탐방지원센터에서 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에 이르는 3.5㎞ 거리다. 주전골은 용소폭포 입구의 시루떡바위가 엽전을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이거나 승려를 가장한 도둑 무리들이 이 계곡에서 위조 엽전을 만들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용소폭포에서 오색온천 입구까지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럿이 만나는 자리가 부담스러워 산행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승용차로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하여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오르니 빈자리가 여럿이다. 7시 관광버스가 북쪽을 향해 출발하자 크로바 총무님의 사회로 코지 회장님의 인사와 맑은바다님의 산행안내가 이어진다. 참 좋은 세상이다.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와 인제의 작은 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휴대폰에 저장된 손녀의 사진을 보며 자유를 누린다. 차창 밖 풍경은 전날 비가 내렸지만 강줄기가 바짝 말라 안타깝다. 힘겨운 소리를 내며 해발 920m 지점의 한계령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19세기 러시아의 젊은이들의 사랑과 삶을 만나다 톨스토이의 소설 중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안나 카레니나는다소 재미없고 나이차는 나지만 부유하고 능력 있는 남편, 사랑스러운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교양있고 사랑스러운 사교계의 꽃이다. 그녀는 젊고 멋지며 격정적인 브론스키 백작을 만나 그 사랑에 몸을 던진다. 감각적이고 격정적인 사랑의 화신인 안나와 브론스키와 대비되는 커플은청렴한 지주 레빈과 키티이다. 그들의 사랑은 정직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영혼의 순수성이 곁들여져 아름답고 성스럽다. 레빈은 톨스토이 자신의 분신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철학적이고 도덕적이다. 끊임없이 정진적으로 성장하는 인물이다. 레빈과 키티는 이상적인 부부상에 가장 근접해 있다. 안나카레니나는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정치, 사회, 경제, 종규 등 거의 모든 것들이 다루지는 방대한 소설이다. 톨스토이의 다양한 관점이 책 속에 오롯이 녹아 있다. 석영중 교수는 강의에서 톨스토이의 모든 것을 레빈에게 투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소설은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나름대로의 불행을 안고 산다.” 라고 시작한다. 이 문장을 통해 톨스토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전교생 한명 한명이 모두 귀한 아이들이잖아요. 단 한명의 아이로 학교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더라고요. 이럴 때일수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안그래도 하루 종일 바쁜데 메르스까지 겹치니 선생님들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안타까운 마음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어 왔어요.” 24일 오전 8시 15분 용인 성산초 정문.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체온계를 손에 든 학부모 8명이 등교하는 아이들의 체온을 일일이 점검하기 시작했다. 메르스 예방을 위해 매일 아침 실시하는 발열검사에 학부모들이 교사 대신 발 벗고 나선 것. 15일부터 매일 6~8명의 학부모들이 교대로 봉사하고 있으며 총 60~70여 명의 학부모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주 교사는 “등교시간에 발열검사를 하다 보면 학급 관리도 안 되고 수업에 허겁지겁 임하느라 힘들었는데 이렇게 어머니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주고 배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가정과 학교가 협력‧연대하는 교육공동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밝혔다. 학부모 김미선 씨는 “선생님들은 아침부터 하교 때까지 하루 종일 고생하시지만 학부모들은 아침시간 30분만 내면 되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이하여 북내초(교장 김경순)에서는 나라 사랑을 위한 특별함이 있는 행사가 추진되고 있다. 6월 25일에는 평소 내가 생각하는 나라 사랑의 방법을 찾아 실천해 온 이야기를 발표하는 나라 사랑 발표회가 개최되어 나라 사랑의 생각을 서로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다. 아울러 2부에서는 바다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새로 모시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조선시대 일본의 침략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바다의 영웅을 우리 후손들이 제대로 모시지 못하고 있음을 모두가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제라도 장군의 넘치는 나라 사랑의 마음을 생각하는 계기로 삼기 위하여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교육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말끔히 단장하여 훌륭한 위인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라 사랑의 마음을 본받아 계승하자는 의도에서 출발하였다. 이번 이순신 장군 모시기 사업은 작업은 북내 교육공동체의 아이디어와 북내초 박근수 주무관의 목공 기부로 이루어졌다. 이순신 장군 동상의 정비 작업을 지켜 본 학생들은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 위에서 왜군을 호령하는 모습이 떠오른다고 즐거워하였다. 또한 북내초에서는 이번 나라 사랑의 사업을 계기로 나라 사라의 마음을
6월 22일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국교를 맺은 지 꼭 50주년 되는 날이었다. 50년 전 박정희 정권이 국민의 격렬한 반대를 계엄령으로 눌러가며 한일기본조약에 서명했다. 미국의 강한 개입 아래 소련-중국-북한의 공산세력에 맞서는 반공냉전 체제 구축 차원에서 수교가 이뤄진 탓에 양국에서 모두 반대운동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식민 지배에 대한 반성 없는 수교에 반대하는 운동이 거셌고, 일본에서도 사회당과 공산당 등을 중심으로 한-일 수교를 계기로 냉전의 한 대립축에 포함되는 것에 반발했다. 그 이유는 이처럼 단순하지가 않다. 현실적 제약 때문에 일본에 요구할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불충분하게 타협하였다. 한때 식민지 피지배국과 식민지 본국이라는 특수관계에 있던 두 나라의 수교 50년은 이처럼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또한 1970년대 초인 1973년에는 김대중 납치 사건과 1974년 재일동포 문세광의 육영수 저격 사건으로 단교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그 후 세월의 흐름 속에서 한일 양국은 소위 ‘65년 체제’ 속에서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반목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양국의 갈등이 다변화, 장기화, 구조화, 국제화하면서 화해의 출구를 막고 있다.
아직도 메르스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완전 종식을 기다리는 마음이 오직 나만일까? 메르스 완전 종식의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기대하며 기도한다. 장마 때까지 비를 기다리는 것 자체도 너무 긴 것 같다. 비가 곧 왔으면 하는 마음도 농부들만 해당될까? 아니 온 국민의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바람 불으소서 비올 바람 불으소서/ 가랑비 그치고 굵은 비 들으소서/한길이 바다이 되어 님 못가게 하소서/” 이 노래가 갑자기 생각이 난다. 비를 머금은 구름이 오고 비올 바람이 불고 가랑비, 보슬비 아닌 굵은 비가 그칠 줄 모르게 내렸으면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남을 이해하는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먼저 동료 선생님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선생님은 모두가 실력이 탁월하다. 가르치는 능력도 뛰어나다. 선생님 나름의 특유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기와는 같을 수는 없다. 모든 게 다르다. 생각이 다르다. 성격이 다르다. 취미도 다르다. 자기와의 다른 점을 가지고 상대 선생님을 평가하면 안 된다. 특히 틀리다고 하면 더욱 안 되는 것이다.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