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건물은 다른 건물들에 비해 다소 까다롭고, 복잡하고, 특수한 면이 많다. 교육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사들의 생활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를 설계하면서 사용자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작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교 건물은 해외 선진국에 비해 관 주도의 일방적인 업무 프로세스에 의해 추진되는 경향이 높다. 이제 학교는 교육장소를 넘어 지역사회의 중심적인 커뮤니티시설로 자리매김하여야 한다. 전 세계가 그러한 추세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학교를 둘러보자. 과연 어떠한가? 학교는 지역사회 커뮤니티 시설로 거듭나야 최근 OECD CELE(Centre for Effective Learning Environments)의 GNE(Group of National Experts)뿐만 아니라 국내 학교 건축 전문가들은 학교 공간(space)을 재개념화(re-conceptualization)하고, 공간을 새롭게 재디자인(re-design)하며, 재협상(re-negotiation)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1세기가 시작된 이후 급격한 사회 변화와 교육환경 변화 그리고 기술의 진화는 학교에 수많은 요구사항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학교 시설
디지털교과서. 이 명칭을 들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디지털교과서를 본 적 없는 사람들은 교과서를 디지털화 시킨 전자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수년 전에 연구학교 발표회 등을 통해 디지털교과서를 접해본 사람들은 기존 교과서에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나 평가 문항들이 삽입된 e-교과서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2013년부터 2015년에 걸쳐 개발된 현재의 디지털교과서는 기존의 전자화된 교과서나 e-교과서와는 다른 개념과 형태를 가진다. 이펍(e-Pub)이라는 웹(web) 표준에 따라 개발된 디지털교과서는 기존 교과 내용(서책형 교과서)에 용어사전·멀티미디어 자료·평가 문항·보충 심화학습내용 등 풍부한 학습 자료와 학습지원 및 관리기능이 부가되고, 교육용 콘텐츠 등 외부 자료와의 연계가 가능한 교재이다. 즉, 기존 교과서에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을 더한 것은 물론 교수와 학습활동을 지원하고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능과 장치가 포함되어 있다. 기존 e-교과서와 다른 개념 현재의 디지털교과서는 비용효과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전자책과는 달리, 인터넷 기술을 교육적으로 활용함으로써 21세기에 적합한 교수·학습 패러다임 전환과 21세기 학습자들에게 적합한 학습환경
세계적인 IT 기업에 다니는 부모들은 어떤 교육을 중요하게 여길까? 미국의 최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실리콘밸리. 이곳에 있는 구글, 애플 등 대표적인 IT기업의 직원들은 과연 자녀들에게도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스마트 교육을 강조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IT 전문가들이니 마땅히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교육에 몰두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이들은 디지털 기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학교로 아이들을 보낸다. 그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컴퓨터가 한 대도 없다. 우리나라 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빔프로젝터 등의 멀티미디어 기기도 없다. 물론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소지할 수도 없다. 대신 분필, 종이, 연필 등 아날로그 교육 기자재를 사용하고, 컴퓨터 검색 대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찾도록 유도한다. 또한 독서 및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와 좋은 인성을 배우고자 애쓴다.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 기기가 창의적 사고와 주의력 형상, 학생들 간의 인간적 교감 등 교육의 중요한 목표들을 방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구글사의 한 직원은 “아이패드를 이용한 교육이 읽기와 산수를 더 잘 가르칠 것으로
조선교육사라는 명저를 남긴 이만규 선생은 1906년에 경성사범학교에 진학하여 교사가 되려 하였으나, 입시에 실패하여 부득이(?)하게 경성의학전문학교에 진학하였다. 졸업 후 개업 의사가 되었으나 곧 폐업하고 사립중학교 생물교사로 교직의 길을 선택하였다. 근대 초기에는 이처럼 교육자가 의사에 버금가는 전문직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해방 후 자본주의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의사와 교사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의사는 전문직, 교사는 일반 급여생활자 혹은 유사 전문직 정도로 인식의 전도가 일어났다. 역사가 만든 비극이지만 교육자들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교직의 성격에 대한 본격적 논의가 시작된 것은 1950년대 후반부터였다. 의사·변호사 등 근대적 직종의 약진 속에서 열악한 근무조건과 부족한 경제적 대우에 불만을 품은 교사들의 아우성이 쉴 사이 없이 노출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원노동조합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1947년에 결성되어 교원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근무여건 개선에 몰두하고 있던 일본교직원조합(일교조)의 적극적 활동에 고무된 측면도 있었다. 물론 1950년대 중반 이후 일교조의 과격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
유치원을 비롯한 초·중등학교 현장에서 교권침해가 문제시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교권침해 사례와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고, 일부 사안의 경우 매스컴에 보도될 만큼 중대한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2016년 5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접수된 교권침해 사례는 488건에 달하며 10년 전인 2006년의 179건보다 2.7배나 늘었고, 2014년의 439건과 비교해도 11.2%가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한국교육신문(2013.10.14.)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일선 교육현장에서 교권을 침해한 사례가 무려 2만 건에 달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공식적으로 집계된 통계 외에 학교 차원에서 또는 교사 개인 차원에서 해결하거나 그냥 넘어간 사례를 포함하면 실제로 교권침해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교권조례는 교육활동 보호 최소 방어선 교권침해문제는 직접적으로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저해하고, 피해 당사자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의 적극적인 학습권에 손해를 끼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교사·학생·학부모로 구성된 교육공동체를 파괴하는 심각한 결과를
지난 7월 정부는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을 통해 2018년부터 디지털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전면 적용된다는 계획을 알렸다.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기초연구가 1997년부터 시작되어 온 것을 고려하면, 20여 년 만에 교과서로서 학교 현장에 전면 보급되는 셈이다. 사람으로 따지면 이미 성년이 되었을 만큼의 긴 시간이다. 디지털교과서가 전면 도입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다. 늘 그렇듯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최근 ‘포켓몬고’ 게임의 열풍이 불면서 학교 현장에서도 스마트교육의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여전히 인터넷 중독이나 시력 저하, 인성의 황폐화 등을 우려하는 견해도 상존한다. 이러저러한 기대와 우려를 접하다 보면, 과연 사람들은 디지털교과서를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디지털교과서를 상상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필자는 2012년부터 디지털교과서를 연구하면서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 개발 절차 및 과정, 디지털교과서 활용 수업 및 현황, 수업 모형 개발,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분석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디지털교과서와 이를 둘러싼 세상을 살펴보게 되었다. 연구를
철학적으로 토론하는 것이 왜 필요한가? 한국에서 토론은 논쟁형(debate) 토론이 대부분이다. 시험 위주의 경쟁적 분위기로 인해 지속적인 탐구와 개인 간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토론 구조를 형성하는데 많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대두된 철학적 탐구공동체 토론은 쉽게 답하기 힘든 철학적 주제나 문제들에 대해서 친구들과 함께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공동의 지적 탐구활동이다. 학생들은 이 토론을 통해 비판적·창의적·배려적 사고 즉, 다차원적 사고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이나 세상에 대한 이해를 좀 더 깊고 넓게 할 수 있다. 수업의 실제 ● 단원 : 6. 용기, 내 안의 위대한 힘 ● 학습주제 : 용기로 이루는 가치 있는 삶 ≫ 마음 열기 ● 문장 완성 놀이하기 ‘용기를 가로막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다양한 대답 중 두려움에 대하여 ‘~을 원한다면 ~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문장 만들기 예 1) 게임을 원한다면 엄마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예 2) 성공을 원한다면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 교재 읽기 : 동영상 역경을 이겨 낸 사람들의 희망 시청 교재에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동영상은 인터넷상에서 쉽게 구할
‘작년 결혼식 청첩장이 있으면 내일 가지고 오세요. 서류에 철해야 해서…’ 지난 6월 어느날, 밤 늦게 교감선생님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작년 9월에 치러진 결혼식 청첩장은 남아있는 것도, 간직하고 있는 것도 없었다. 곤란한 마음과 함께 의문점이 생겼다. 1년 여가 지난 지금, 해묵은 청첩장이 왜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종합감사’라는 네 글자가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갔다. ‘복무 기강 철저라는 말은 늘 들어왔지만, 종합감사 때문에 교감선생님께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으신가보다.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긴 이 시간에....’ 내가 담당하고 있는 여름방학 독서캠프는 지역 구청에서 주는 보조금 400만 원으로 운영한다. 때문에 작년 담당자가 신청해놓은 예산을 변경하는 절차도, 집행하는 절차도 상당히 번거롭다. 구청의 회계는 1월 기준으로 시작되고, 학교의 회계는 3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구청에 예산을 신청하는 사람은 학교의 작년 담당자였다. 따라서 매년 사업변경 계획서를 제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도 종합감사에 걸리지 않기 위해 교무실과 교장실을 몇 번씩 찾아가서 사전 협의를 마쳐야 전자문서 제출이 가능하다. [PART VIEW]아니나 다를까, 여름방학 독서
2016년 7월 하순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된 국제수학교육자대회(ICME13)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이 유난히 많았다고 한다. 한국 학생은 수학적인 숙달도를 평가하는 데 익숙하지만, 사고를 확장하여 다방면에 활용할 줄을 모르기 때문에 실제 수학실력은 형편 없다는 극단적인 시각도 있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어느 교육 관련 행사장을 가기 위하여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학부모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우르르 나오는 수백 명의 아이를 보니까 ‘저 많은 아이가 내 자식의 경쟁자구나. 저 학생들을 모두 시험을 쳐서 눌러야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심장이 답답해졌어.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착잡해.” 대입제도에 무릎 꿇은 교육과정 대학은 초·중·고등학교 교육의 최종 목표이자 결과가 된 지 오래다. 선호하는 대학의 정원에 비하여 입학을 원하는 학생의 숫자는 압도적으로 많다.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 때문에 학습의 본질 추구보다는 점수 따기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떠한 내용으로 어떻게 치러지느냐에 따라 학교의 교실 풍경은 크게 달라진다. 2015년 9월에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되었
처음 사회 교과를 접한 3학년 학생들의 “사회수업은 재미없다”는 고백은 교사로서 책임을 느끼게 했다. 어떻게 하면 일주일에 한 시간씩 들어있는 사회 수업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깊은 고민이 시작되었고, 프로젝트 수업을 계획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에서도 프로젝트 수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주제에 맞는 ‘가상 스토리’를 제시한 후, 다양한 문제를 탐구하기 위한 질문을 만들어 보는 ‘융합형 프로젝트 수업’을 설계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생들과 다양한 관점에서 해결 방법을 생각하다 보니, ‘실제 생활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탐구할 내용이 계속 생겨났다. 또한 처음에는 협력적 탐구활동을 조금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프로젝트 수업시간을 기다리고 도전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회과 융합 프로젝트 수업의 실제 ≫ 프로젝트의 주제 정하기 초등학교 3학년 사회 교과에 나오는 ‘이동과 의사소통’ 단원을 프로젝트 주제로 설정한 후,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가상 스토리를 만든다. ≫ 가상 스토리 제시 ‘할아버지의 행복한 팔순잔치’라는 가상 스토리를 제시한다. 할아버지의 팔순잔치를 위해 전국 각지와 미국에서 모든 가족이 모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