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선배 중 후배로부터 존경 받는 분이 있다. 타인으로부터 존경을 받는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아무나 존경을 받을 수 없다. 나는 39년의 교직생활을 하였다. 교사로서 초등학교 3개교, 중학교 6개교에 근무하였고 전문직으로 2개 교육청, 교감과 교장으로 중학교 4개교를 근무하였으니 많은 선배, 후배와 같이 근무하였다. 퇴직하니 함께 근무했던 동료와의 관계가 대부분 소원하다. 그 가운데 지금까지 좋은 추억과 이미지로 남아 있는 분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분도 있다. 존경할만한 분도 몇 분 만났다. 그분들은 사리사욕을 취하지 않고 후배를 좋은 길로 인도한다. 인생의 정도(正道)가 무엇인지 손수 보여주신다. 그 분들은 삶의 모델이 된다. 얼마 전, 아주 특별한 모임이 있었다. 바로 전근배(72) 선배의 초대를 받은 것. 그는 교육대학 9년 선배다. 수원의 신성초교에서 정년퇴직을 하였는데 도교육청 장학관, 광주하남교육장을 역임하였다. 퇴임 후에는 경기도교육삼락회 회장으로 인생후반기 삶을 선도하였고 지금도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필자와의 인연은 2000년 초반 당시 최우수교육청 교육장 인터뷰를 하면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지난 달 ‘눈물
글쓰기는 공부한 것을 표현하는 행위인 동시에 공부하는 방법 언제부터였을까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마도 글자를 처음 배웠던 어린 날부터 시작된 갈망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기를 쓰기 시작했던 초등학교 시절, 글자도 모르는 새어머니에게 내가 쓴 일기장을 들키지 않으려고 장롱 밑에 숨기던 버릇이 생겼던 그 때 부터였을 거라고. 초등학교 2학년 무렵부터 나는 동네 어른들의 부름을 받고 군대에 자식을 보낸 동네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 주곤 했습니다. 얼굴조차 기억이 안 나는 동네 어른들이 말로 불러주던 문장을 받아쓰던 아련한 기억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맞춰집니다. 아마 그때부터 나는 글자를 모르던 어른들이 말하고 싶어 하는 내용을 나름대로 글로 써 드리고 칭찬을 받으며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체감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고 그리워하는 어버이의 간절한 마음이 내가 쓰는 글자 속에 담겨져서 전해진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활자에 중독되었습니다.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동네 언니 집에서 만화책을 몰래 보며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만화책은 나쁘니까 보면 안 된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생각하며 만화
이순신 장군의 수군재건길 걸으면서 나라 사랑 생각의 시간 가져 32킬로, 10시간 반 동안 도보 탐사 전남 순천효천고등학교(교장 류근석)의 학생 37명과 교사 2명 등 총 39명은 지난달 24일, 난중일기의 이 기록을 따라 주암에서 순천에 이르는 총 32km의 거리를 도보로 탐사하였다. 이번 체험을 하면서 당시의 역사적 현장을 확인하고, 주변의 역사 유적을 돌아보며, 왜군의 침략으로 비참한 상태에 있었던 백성들을 위로하면서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수군의 재건길에 나섰던 장군의 행적을 추적하는 활동을 펼쳤다. “새벽에 떠나 부유창에서 아침밥을 먹는데… 타다 남은 재만 있어 보기에도 처참하였다. 저물어서 순천에 이르니… . 그대로 순천부사가 있던 방에서 머물러 잤다.” 이는 '난중일기' 정유년(1597년) 음력 8월 8일(양 9.18)의 기록된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음)8월 3일에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을 받은 이순신 장군은 당일에 구례까지 이동하며, 이후 곡성과 옥과를 지나 석곡 강정마을과 순천, 그리고 낙안과 보성을 지나 해남까지 이동한다. 바로 ‘수군재건길’이다. 이번 활동을 인솔한, 엄주일 교사는 “순천에서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
펜, 노트 가지고 다니기, 매일 한 장씩 그려보기 전남 보성강가의 용정중학교(교장 정안)는 3월 30일 그림으로 생각하고 정리하는 비주얼씽킹 수업을 실시하였다. 정진호(J비주얼스쿨 대표)강사는 글과 그림을 함께 이용하여 정보, 생각을 표현하고 기록하는 것으로 간단하면서 빠르게 생각하고 그리기 하는 기법을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 전교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였다. 최근 학생 수업에서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고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같은 수업을 받은 김예리(3학년)학생은 "특강이라고 하여 공부와 관련된 것을 배우는 줄 알고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주얼싱킹이라는 무언가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재미있었고, 그림에 재능이 없는 나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어서 신기하고, 보람된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김영준(3학년)학생은 " 우선 기대보다 정말 재미있었고, 그림이라고 하면 별로, 관심이 없는데 이번을 계기로 그림에 대하여 관심을 조금 더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정진호 대표 강사는 주요 저서로 '철들고 그림 그리다', '비주얼싱킹', '행복화실' 등의 저서가 있으며, 훌륭한 비주얼 싱커가 되
고양초등학교에 발령을 받은 신임교사 20여 명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남자교사는 총경력 21년차인 K선생님 이었다. 이 학교가 고양시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학교이기도 하지만, 신도시쪽이 아니라 옛날의 전통을 지켜온 동네에 있기에 비교적 조용한 생활을 바라는 아이든 교사들이 모여들기 때문이었다. K선생님은 평생토록 별로 해보지도 못한 체육주임에 도 체육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치로 활동을 하여야 하는 책임을 맡게 되었다. K선생님이 교직생활을 시작한 것이 64년이니까 만 21년이 되는 해이지만, K선생님은 체육을 담당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다만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주어진 책임인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1985년은 우리나라가 88올림픽은 유치한 이래로 가장 체육에 대한 열성이 왕성하고, 온 국민이 체육에 미쳐가고 있을 때이었으니 각종 체육행사가 봇물 터지듯 정신없이 추진되고 있을 무렵이었다. 전국적인 체육행사는 물론이고, 시도별 체육행사와 시군별 체육행사가 맞물려서 가장 바쁜 사람이 체육주임이었다. 지금처럼 체육전담이나 체육주임은 학급 담임이나 다른 업무를 맞지 않는 그런 배려 같은 것도 없던 시절이었다. 5학년 45명의
문재인 정부는 최근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했다. 원래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당선되면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해 직접 챙기겠다고 공약했고 실제 당선 후 이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가시적ㆍ외현적 일자리 대책이 자본주의 경제 체제와 사회에서 과연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정책은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생산과 소비, 수요와 공급에 따라 소득을 창출하는 체제의 자연적 순환에 따른 이윤 창출이 기본인데, 이를 국가 예산으로 해결하겠다는 소위 ‘보여 주기식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 밚다. 이번에 정부가 특단의 청년 일자리 대책으로 발표한 내용 중에는 젊은이가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소득세를 5년간 면제해 주고 청년 추가 고용 중소기업에 장려금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 등이 골자다. 소득세 전액감면과 월 10만원의 교통비 지급, 전월세 지원 확대를 통해 청년의 연간 실질소득을 1,035만원 늘리고 청년을 채용하는 중소·중견기업에는 연간 900만원의 채용장려금도 주기로 했다. 추경 편성으로 필요한 재원을 확보한 뒤 4조원 안팎을 쏟아부으면 2021년까지 최대 22만명을 추
14인의 인문학자가 전하는 자신과 세상을 견디는 법, 7가지 여행하는 삶, 앎을 좇는 삶, 꿈에 이끌린 삶, 변혁하는 삶, 공감하는 삶, 유배당한 삶, 읽고 쓰는 삶 특이점 시대의 공부, 인문학 「특이점(singularity)은 물리학에서 부피는 0으로 수렴하고 질량은 무한대로 커져 블랙홀이 되는 순간을 의미하는 용어다. 하지만 최근에는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시점을 지칭하는 말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특이점이 온다』는 책에서 사용한 개념(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그 영향이 매우 깊어서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도록 변화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미래학자들은 특이점 시대의 AI는 직관과 감정 등 인간 고유의 것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이점 시대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인간은 20퍼센트만이 진짜 직업을 갖게 되고 나머지 80퍼센트는 가짜 직업으로 살아갈 거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계까지 속속 발명해 왔다. 대부분의 노동을 인간이 감당해야 했던 산업화 시대에나 필요했던 거의 모든 직업군은 서서히 사라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보석 같은 책이 있다. 바로 이번영 작가의 역사로 남은 조선의 살인과 재판이다. 평소 임상병리사에 관심이 많은 터라 이 책의 발견은 필자에게는 큰 소득이었다. 그 이유로는 임상병리사가 혈액과 체액, 분비물 등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직업으로 범죄현장에서 미량의 혈흔으로도 범인을 찾아내는 활동도 임상병리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조선시대 나름의 과학적 지식으로 시체를 부검하여 범인을 찾아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먼저 부검(剖檢)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사람이 죽었을 때, 사인을 밝히기 위해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에는 시체를 해부해 부검을 하지만, 당시에는 죽은 사람의 몸에 칼을 대지 않고도 사인을 잘 가려냈다고 하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현대의 부검 술식(剖檢術式)은 우선 시신의 상태에 따라 다르고 의사 나름대로의 방법도 있으나, 표준 방식은 흉복부를 양쪽 어깨부터 치골까지 이어서 Y자 형으로 절개하고, 절개부위를 정리한 후 늑연골을 절단하여 흉골을 제거해 내장을 드러낸다. 그 후 장기를 적출하는데, 심장 - 폐 - 간 - 비장 - 위 - 신장 - 췌장 순으로 적출하고, 각 장기의 무게를 잰 뒤 조직을
소프트 스킬은 습득한 지식이나 정보를 행동으로 이어주는 마음 에너지이다. 지난 호에서는 인공지능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인류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스킬의 개념을 소개하였는데, 이번 호에서는 인간의 감성 영역과 관련성이 높은 소프트 스킬 의 개념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교육은 ‘인간 행동의 바람직한 변화’라고 간략하게 정의할 수 있다. 20세기까지의 교육활동은 습득된 지식이나 정보의 기억력에 비중을 두는 지필평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왔다. 그래서인지 습득된 지식이나 정보가 공교육을 통해 바람직한 행동으 로 표현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산업시대의 긴 터널을 지나 우리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습된 지식이나 정보를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어주는 마음 에너지’라는 의미의 소프트 스킬이 교육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 스킬이 인공지능시대 교육의 핵심역량 으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쉽게 표현해주는 자료가 있어 소개하면 그림 1과 같다. X축은 지식 기반의 정보를 표현하는 축으로 인지(intelligence)라 표현하기로 하고, Y축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오감을
1. 머리말얼마 전부터 학교 교원으로 15년 이상의 교육경력만 있으면 학교장으로 임용하겠다고 하는 교육부의 내부형 교장공모제 임용과 관련하여 많은 논란과 함께 일선 학교 현장 및 관련 단체의 많은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발상과 추진은 학교의 교원들이 경력직 공무원에 속하면서 특정직 공무원이라는 교원들의 일반적인 정서를 간과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교원이라 함은 공·사립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통칭하는 말이다. 교사(교수)를 비롯하여 원장(감), 교장(감), 총(학)장도 교원에 해당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시·군·구 단위 교육지원청, 연수(교육)원에 소속된 장학사·교육연구사, 장학관·교육연구관의 경우 본래 교원 출신이라 하더라도 교원에서 다른 직렬로 전직하였기 때문에 교육공무원에는 해당하지만 교원은 아니다. 이들이 학교로 다시 전직하여 돌아갔을 때 비로소 원래 교원의 위치로 돌아간다. 이번 호에는 일반 교원이나 교육전문직들이 교원 임용 일반에 대한 내용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교육전문직 전형을 위한 인사행정 업무 실무 특강으로 교원의 임용 일반과 교원의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