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정월대보름 나물을 먹으면서 이야기가 나왔다. 시금치 꼬막 무침을 만들어 먹자고. 왜 갑자기, 하필이면 이 맘 때 꼬막일까? 집에 도착한 공무원 연금지 2월호를 보았기 때문이다. 지금이 꼬막 제철이고 건강에도 좋다는 것이다. 조리 방법을 보니 준비물도 몇 가지 아니되고 간단하다. ‘이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말이 씨가 된다. 꼬막철은 시기가 정해져 있다. 오늘 도전해 보기로 했다. 딸과 누나를 불러 재미와 추억을 함께 하려 연락을 취했다. 딸은 개인 일정이 있고 누나는 저녁에 합류하기로 했다. 누나와 같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았다. 시금치는 국거리용과 나물용 모양새가 다르다는 걸 알았다. 겨울을 이겨낸 시금치가 싱싱하기만 하다. 참기름도 샀다. 고소한 참기름과 그냥 참기름 가격차가 크다는 것을 알았다. 꼬막 구입은 전통시장을 이용했다. 수산물 가게에 가니 소쿠리에 담긴 꼬막 2kg 7천원, 1.2kg 1만원 두 종류가 있다. 차이점은 씨알 굵기의 차이다. 어느 것을 살까? 싼 것 사가면 아내의 지적을 받기 십상이다. 아내는 먹는 재료만큼은 좋은 것을 택하려 한다. 값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또 처음 도전인 만큼 맛있는 요리가 탄생해야
1월의 마지막 날, 수원 청개구리 마을(서호초등학교 서관) 2층 교실에서는 매우 뜻 깊은 시간이 있었다. 경기상상캠퍼스 포크댄스(약칭 상캠포) 동호회 정기모임에 수지 만현마을 롯데캐슬 포크댄스 강사와 회원이 방문, 연합 수업시간을 가진 것. 이 날 두 시간 동안 상캠포 회원은 새로운 포크댄스 7종을 땀 흘려 배우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기쁨의 함성이 연이어 나왔다. 상캠포 회원들은 오후 1시에 서호초교로 모였다. 원래 정기모임은 매주 금요일 오전인데 오늘 수업을 위해 시간을 변경한 것. 특강 강사의 직업이 관리소장이라 그 시간에 맞춘 것이다. 원래 정기모임 장소도 경기상상캠퍼스인데 리모델링 공사 중이라 청개구리 마을로 변경한 것이다. 회원들 얼마나 모였을까? 상캠포 13명, 롯데캐슬 5명, 두 곳 강사까지 합하면 20명이다. 교실이 꽉 찼다. 오늘의 특강 강사는 서병덕 관리소장. 여기서는 포크댄스 강사다. 그는 관리소장 경력 30년인데 포크댄스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달 크리스마스 이브날, 상캠포 이영관 강사(필자)는 수지 만현마을 롯데캐슬 열린도서관에서 포크댄스 4종을 지도한 적이 있다. ‘오클라호마 믹서’, ‘징글벨’, ‘푸른 별장’, ‘굿 나
오늘 아침,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다. 평소 뒷베란다에서 보이는 북쪽의 광교산, 앞베란다에서 보이는 서쪽의 칠보산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21 때문에 벌써 2주간 경기상상캠퍼스, 경로당, 복지관 휴강이다. 강사로서 달콤한 휴식이지만 기간이 길다. 몸이 근질근질하다. 역시 강사는 수강생들과 어울리며 땀흘려가며 ‘하하호호’ 웃을 때 행복하다. 오늘은 구청 주관 경로당 문화교실 강사 최종합격자 발표의 날. 면접시험 볼 때 대기장에서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합격자 발표날도 초조하긴 마찬가지다. 작년엔 자신 만만했는데 올해는 조금 자신감이 부족하다. 작년과 다른 점은 올해 경쟁률이 엄청 세다는 것. 작년엔 응시자 중 유일 남자였다. 올핸 남자도 여럿이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헤아리니 10명이 넘는다. 작년에 준비한 면접 예상질문과 답변 출력물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리고 달달 외웠다. 아마 10여 차례 이상 보고 읽었다. 면접 심사 기준은 ‘당해 직무에 필요한 능력 및 적격성’이다. 본인 소개, 포크댄스의 장점, 지도상의 유의점 등을 준비하였다. 작년엔 첫 질문이 인생관이었다. 올해는 어떤 질문이 나올지? 다만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 피교육자의 ‘피’자가 문제
1학년 학부모님들이 많이들 걱정하시고, 입학전 부터 많이 들은 내용은 한글 부분이다.초등학교 교육과정은 1학년 국어시간에 한글 자음 모음을 배우고 익혀야 하지만,사실 많은 아이들이 배우고 온다.문제는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지 못하기에배우지 못하거나 한글을 잘 쓰지 못하는 학부모님들의 걱정이 크다.자녀에 대한 믿음이 낮기 보다는 아무래도 다른 아이들이 배우고 왔기 때문에우리 아이가 늦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 것 같다. " ㅇㅇ은 유치원 때 부터 배웠는데, 우리 ㅁㅁ가 잘 할지 걱정이에요" " ㅁㅁ가 따로 한글을 배우지 않아서, 요새 1학년 아이들은 학교 입학 전부터 배우고 안다는데.." 학부모님들의 걱정은 모두 공감이 된다.나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아이가 또래 보다 뒤쳐지면 어쩌나..." / "친구 딸은 ㅇㅇ 이는 5살 때 ㅁㅁ을 했다는데 우리딸은..." 비교를 안해야지 하는데도 어쩔 수 없다.아마, 부모라면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그래도, 작년 1년을 경험하면서 깨달은 것은아이들은 자란다는 것,느려도 온전히 자란다는 것이다. 2019년 3월, 우리반에는 몇 몇의 한글을 온전히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있었다.1학년 담임을 처음해본
대창고등학교(교장 정재형) 1~2학년 10명 학생은 지난 31일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공개강연에 참여했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공개 강연은 YTN 맹수지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과학자의 꿈과 도전”을 대주제로, “과학자로 살아남기”라는 부제 아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현숙 교수가 ‘텔로미어로 살아남기’,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가 ‘데이터 세상에서 살아남기’,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 이정은 교수가 ‘생명을 품은 행성으로 살아남기’,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박록진 교수가 ‘미세먼지 세상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을 펼쳤다. 또 서울대학교 화학부 석차옥 교수,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안진호 교수, 김태훈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박사과정, 이현경 과학동아 편집장이 ‘과학으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과학자의 도전적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콜로퀴엄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2학년 황○○ 학생은 “평소 관심이 많았던 자연과학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혔으며, 여러 전공을 탐색함으로써 대학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었다”고 했고1학년 백○○ 학생은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신재생에너지 연구를 통해 문제점
서령고 제64회 졸업식이 2월 14일(금) 오전 10시 30분 실시됐다. 이번 졸업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확산 우려로 교내 3원방송시스템을 통해각 교실에서 조촐하게 진행됐다. 심관수 이사장님을 비롯하여 김영화 교장 선생님, 유택순 교감 선생님, 그리고 전 교직원들이참석한 가운데 29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 296명을 대표하여 박병규 총학생회장이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졸업장을 받았으며 재학생과 졸업생 간에 송사와 답사 낭독이 있었다. 이어 3학년 담임 선생님들께는 감사의 꽃다발 증정과 졸업생들의 3년간 학교생활을 담은 동영상 상영도 있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이사장상, 교육감상, 총동문회장상, 재경동문회장상, 도지사상, 국회의원상, 육군참모총장상을 각각 수여하고 장학금도 전달했다. 이번 졸업식에서 김영화 교장 선생님은 축사를 통해 3년간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에게 격려와 고마움을 표시했으며 불철주야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하신 학부모님들께도 노고를 치하했다. 또한 학교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동문 및 학부모님들께도 감사를 표했다. 졸업생들에게는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사람이 될 것,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사람이 될 것, 매
서령고에서 30년넘게 근무하시던 김용호(역사), 한춘우(프랑스어), 조도형(지리) 선생님께서 퇴임하셨다. 세 분선생님의 퇴임식은2월 13일(목) 오전 송파수련관에서 조촐하면서도 엄숙하게 거행되었다. 세 분의선생님께서는 봉직하시는 동안 교육자의 본분이 무엇인지 잊지 않고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셨다. 이번에 명예로운 퇴임을 맞이하신 세 분 선생님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이 함께 하길 빌며, 전 교직원과 학생들은 학교를 떠나시는 선생님들을 열렬한 박수로 환송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2020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을 개정·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보직교사와 곤란한 업무 등 맡기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의 이 운영지침은 전국 각 시도 교육청에서 준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지침이 단위 학교 경영자인 학교장의 인사권을 제한하고, 정규 교사들의 역차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해부터 공·사립 학교에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들은 담임 업무, 학교 특성화 업무, 학교폭력대책 업무 등 책임이 무거운 보직교사를 억지로 떠맡지 않아도 된다. 2019학년도에 서울교육청 관내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52명이 보직교사를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적으로 전국 기간제 교사 가운데 담임교사 비율은 2015년 42.4%에서 2019년 49.9%로 늘었다. 지난 해 서울의 경우, 보직교사 52명 중 절반에 달하는 25명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업무를 담당하는 생활지도부장직을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위 업무의 경우 학부모 민원이 많고 당사자 간 분쟁도 잦아 대다수의 교사들이 맡기를 꺼리는 일이다.금학년도부터 중대한 학폭위 업무와 회의 개최 등이 교육청(교육지원청)에 이관됐지만 여
요즈음 학교에서 학생들을 볼 때마다 감정이입을 해 보고자 노력한다. 물론 직접 당사자가 아니기에 피상적일 수밖에 없지만 각종 고민과 불안, 두려움에 살아가는 학생들이 측은하고 미안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늘 가슴속에 부채를 안고 사는 기분이다. 과거엔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거친 언어에 지도교사의 입장만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배움이 약한 그들을 탓하며 이맛살을 찌뿌리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상황에 따른 새로워진 인식 때문이다. “그래, 얼마나 힘들면 욕이라도 하면서 커야 할까. 다 못난 어른들이 너희를 힘들게 하니 입으로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야겠지. 이해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내면의 소리는 이렇게 바뀌어 간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신중해진다. 삶의 태도가 바뀌어 가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자기중심적인 굴레를 벗고 주변의 약자들에 관심과 이해가 깊어진다. 그 바탕에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학교현장에서 현 직책의 버거움이 가져다주는 사고의 확장 때문이기도 하다. 학교 업무에서 교감이 관여하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 모든 것이 교감의 중재가 필요하고 관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머릿속 모든 영역이 서로 촘촘히 연계
2월. 인사 발령과 업무분장으로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요. 새 학기에는 어떤 학년을 맡을지, 어떤 업무를 하게 될지, 어떤 아이와 어떤 학부모를 만나게 될지. 세상은 온통 알 수 없는 ‘어떤’으로 가득채워지니까요. 설레고 기대된다면 좋겠지만 우리들은 알 수 없는 무언가와 누군가에게 두려움의 색깔을 덧씌우기도 해요. 그래서 설레는 마음보다는 걱정되고 두려운 마음이 더 크게 자리잡기도 해요. 얼마 전, 새 학교로 발령을 받으시는 선생님과 답답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아~ 이번에 옮기는 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하라고 해요. 자리가 그것 밖에 없대요.” “3학년 괜찮지 않아요? 그래도 완전 저학년도 아니고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3학년은 괜찮은데, 그 학년에 아주 막무가내인 학부모가 있대요. 작년에 민원이 엄청 많아서 동학년 선생님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었대요.” “아~ 그래서 3학년이 비어있었나보네요. 참 답답한 일이네요.” 새 학교로 옮길 때, 가장 큰 단점은 안 좋은 학년, 안 좋은 업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기득권이 없으니까요. 학교를 옮기시는 선생님들도 막막하지만 기존에 근무하던 선생님들도 다크호스(?)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있어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