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재미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작은 정사각형 안에서 단순해 보이는 한 수, 한 수처럼 보이지만 단 한 번도 같은 판이 나오지 않을 만큼 변화무쌍하다. 돌 하나가 결정적 역할을 해 판세의 흐름을 바꾸기도 하고, 사소한 실수 하나가 전체 승부를 그르치게도 한다. 그래서 바둑을 흔히 인생에 비유하고 그 안에서 많은 것을 사색하고 배운다. 바둑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일 때 신묘한 한 수는 짜릿함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대국이 벌어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의 몇 수이다. 큰 얼개를 잡아가는 중요한 수들… 이러한 틀을 잡는 포석의 과정은 매번 비슷하게 전개되지만, 전체 흐름을 이끄는 핵심이다. 정해진 포석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이후의 과정이 원만히 이루어진다. 처음 포석이 잘못 이루어지면 전체 판이 어그러진다. 첫 포석, 전체 판을 좌우한다 학교에서 교무업무를 주관하는 주무부장은 처음 포석을 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간 학사일정 중 핵심이 되는 지점을 기준으로 잡고 학교 구성원이 최대한 만족하고, 무리 없이 일정을 추진해갈 수 있도록 조율한다. 단위 학교의 여건과 학교문화, 지역의 특성에 따라 세부적인 일정의 순서와 행사 등은 차이를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심
“안심알리미가 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거죠? 학교에서 수리를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이들의 등하교를 알려주는 안심 알리미 때문에 교무실로 전화가 와요. ‘안심알리미가 안 되는데 왜 이런 것을 고치는 것도 업체를 통해서 해야 하느냐, 학교에서 직접 업체에 연락해서 고쳐와야 하는 것 아니냐?’ 항의하는 전화였지요. 고민이 되었어요. 그냥 들어주면서 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할지, 아니면 이치에 맞게 조곤조곤 응대해야 할지 말이지요. 사람들은 가전제품을 사면 직접 AS 센터에 전화해서 해결하고는 해요. 자신이 쓰던 가전제품을 샀던 매장에다 고쳐내라고 요구를 하지는 않지요. 안심 알리미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학교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업체를 연결해서 서비스를 받도록 안내를 해드릴 뿐 학교에서 만든 제품도, 학교에서 영리를 취하지도 않지요. 그런데도 기기의 수리까지 학교에서 책임지는 것은 상식적인 일은 아닌 듯해요. 당사자가 업체에 전화하면 손쉽게 수리를 받을 수 있는데, 굳이 학교에서 개입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학교에서는 비상식적인 민원에 골치가 아파요. 주말에 다른 학교 아이가 놀이터에 놀러 와서 다쳤는데, 학교의 문이 열려있어서 들어오게 된
지역 체육 발전에 공헌한 스포츠인에게 주어지는 경북최고체육상. 올해 공로상은 도윤록 경북체육중·고등학교 교장에게 돌아갔다. 도 교장이 이끄는 경북체고는 지난해 열린 제100회 전국체전에서 개교 이래 최다인 총 48개 메달을 거머쥐었다. 경북체고의 선전에 힘입어 경북은 종합성적 3위를 기록했다. 도 교장은 최근 공로상 수상 상금 전액(200만 원)을 장학금으로 내놨다. 장학금은 경북체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주영 씨에게 전달했다. 김 씨는 자전거 종목에 소질을 보여 국가대표의 꿈을 키우던 유망주였다. 그러다 2017년 4월경 훈련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두 달여 동안 혼수상태에 놓였고,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하지만 미만성 뇌 손상 진단을 받아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도 교장은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원격학습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제자를 응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경북체육중·고 교직원과 학생들은 성금 모금과 함께 경상북도 난치병 학생 돕기 의료비 지원을 통해 김 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북체육중고등학교는 미래 핵심 역량을 갖춘 우수한 엘리트 체육인 양성을 위해 운영되는 특수목적고로,
SNS 이벤트·교육공로자 표창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한국교총이 스승의 날을 맞아 11일부터 17일까지 제68회 교육주간을 운영한다. ‘위기를 넘어 함께하는 교육’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교육주간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온 교원, 학부모, 학생 등 교육가족이 함께 교육적 신뢰와 협력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또 교육을 통해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교육현장에서 헌신하는 교사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전함으로써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 및 지원 기반을 구축하자는 뜻도 담겼다. 교총은 이를 위해 11일 주제해설집을 간행하고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 메시지를 발표하는 한편 SNS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한다. 특히 이번 교육주간은 온라인 수업 등 코로나19에 따른 비상 상황인 점을 고려해 오프라인 이벤트나 공모전은 지양하는 대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이벤트를 다채롭게 진행한다. ‘교육가족 칭찬 릴레이’ 이벤트는 평소 활력 넘치는 학교 만들기와 교육 발전, 특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온 교육가족이 서로 감사와 격려, 칭찬을 주고 받으며 앞으로도 교육적 신뢰와 협력을 다 하자는 의미로 마련됐다. 이벤트 페이지에
01 사람들 사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돌아서 가파르게 번져가는 것, 두 가지를 대라면 무엇을 대겠는가. 나는 그것을 ‘역병’과 ‘소문’이라 하고 싶다. 역병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괴질이고, 소문은, 사실 여부를 확인할 길 없이, 돌아다니는 그럴듯한 말이다. 이 둘은 ‘돌다’라는 동사와 호응하여 특유의 의미를 살려낸다. ‘역병이 돌다’, ‘소문이 돌다’라고 할 때,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 역병이든 소문이든, 그것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것이 첫 번째 공통점이다. 두 번째는 일단 돌기 시작하면, 그 번져나가는 현상을 쉽사리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역병이 도는 것을 막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사람이 걷잡을 수 없이 죽어 나간다. 소문이 도는 것을 막지 못하면 사회를 지탱하는 믿음이 사라진다. 그 소문이 나쁜 소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나라가 어지럽고 권력은 허물어진다. ‘돌다’에는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두려움과 공포의 분위기가 이 말의 의미 주변을 감돈다. 돌면 선뜻 멈추기가 쉽지 않다. ‘돌다’라는 말은 ‘어지럽다’와 만난다. 계속 돌다 보면, 마침내 어지러워지는 현상, 이는 생리적인 현상으로만 국한되지 않는 듯하다. 소
학교폭력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에게 할 수 있는 법적 절차는 ①학교폭력 신고, ②형사고소(진정), ③민사소송(손해배상청구)이다. 오늘은 학교폭력과 관련한 민사소송의 쟁점과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손해배상액에 관해서 알아보자. 민사소송의 목적 민사소송은 가해학생으로부터 입은 손해를 가해학생에게 청구해서 금전으로 배상을 받는 절차이다. 학교폭력은 사건 발생 이후에 사건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한다, 우리한테 책임을 전가한다는 등의 이유로 감정적 갈등으로 소송이 시작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소송을 제기하는 피해학생 측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고 진심 어린 사과, 상대방이 거짓말 한 것을 소송을 통해서 명명백백히 밝히기를 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소송은 상대방에게 진정한 사과를 강제할 수 없고, 상대방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밝힐 수도 없다. 소송이 진행되면서 조정을 통하여 진심이 담긴 사과 편지를 보내고 소를 취하하는 방법으로 소송을 종결하거나, 상대방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손해배상의 요건과 관련되어 다른 증거에 의하여 거짓말이라고 밝혀질 수는 있으나 민사소송의 목적은 손해를 금전으로 보전받는 것이므로 피해학생이
“선생님~ 제 보물 1호는 책이에요~” 2015년 여느 때와 같은 점심시간, 졸업하고 도서관에 찾아온 혜민 학생의 말이다. 자신의 보물 1호를 이야기하는데 너무 당당하게도 책이라고 한다. 그냥 책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읽은 책. 궁금하여 물어보니 3~4명이 각자 좋아하는 책을 1권씩 선정하여 읽고, 돌아가면서 공감 문장에 대한 본인의 느낌과 질문을 던져보는데, 따로 노트에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색깔을 정해서 포스트잇에 책에 대한 느낌과 질문을 바로바로 작성한다고 한다. 그러면 두 번째 아이가 읽으면서 첫 번째 친구와 공감 부분이 같으면 추가로 내용을 작성하고, 또 새로운 내용에 대한 자기 생각을 포스트잇에 추가하면서 그렇게 돌고 돌아 다시 그 책을 받는다. 처음에 얇았던 책이 두꺼운 책으로 오는 그 순간이 무척이나 설레고 선물 받은 것처럼 기뻤다고 한다. 책 내용을 다시 읽으면서 친구들의 다양한 생각과 책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 보따리를 가질 수 있어 즐겁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읽은 책이 제일 소중한 보물 1호라고 한다. 창체진로독서수업~ 2014년 우연한 계기로 2학년 창의적체험활동 수업을 맡게 되면서, 학생들과 도서를 기반으로 한 수업으로 어
경제위기, 하면 ‘IMF 외환위기’가 떠오릅니다. 그때(1998년) 우리 경제는 -5%나 성장률(국내 총생산)이 뒷걸음질 쳤습니다. 경제가 휘청했습니다. 잘나가던 친구들마저 우수수 직장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골드만삭스가 다가오는 2분기 미국의 성장률을 -25%로 전망했습니다(심지어 JP모건은 -30%로 전망했다). 우리 앞에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외환위기란? 외환(달러)이 부족해서 생긴 위기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달러를 많이 벌어오지 못했으니까요. 고성장을 거듭하던 우리 경제에 96년 빨간불이 커졌습니다. 수출보다 수입이 너무 많아진 겁니다. 96년 무역적자가 무려 23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성장에 익숙한 우리 기업들은 거침없이 빚을 내서 투자를 이어갔습니다(그러니 투자 많이 하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다). 그런데 대우그룹처럼 몇몇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하자, 해외 투자자들의 의심이 시작됩니다. ‘한국 기업들 돈 못 갚는 거 아냐?’ 그러자 늘 돈을 빌려주던(채권을 인수해주던) 해외 투자자들이 갑자기 대출에 신중해졌습니다. 그럼 자금시장이 경색됩니다. 채권 만기가 되면 당연히 연장(차환)해주던 투자자들도 연장을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다.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모든 것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개학’은 사람들이 미뤄뒀던 모든 일을 하는 시발점이 되어버린 탓에 그 사회적 의미가 너무나 커져 버렸다. 온라인 개학은 일상 회복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까. 마스크 없이 봄볕을 누릴 수 있는 일상의 소중함에 우리는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다. 영웅들은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이다. 외모, 힘, 돈, 지혜 여러 면에서 보통 사람들을 압도하고 그들의 도움이라면 세상의 많은 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영웅의 도움이라면, 갈망했지만 지지부진했던 문제들도 손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영웅을 기대하고, 한때 영웅인 줄 알았던 평범한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다. 어린 시절 평범한 삶을 살겠다는 포부를 가진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학교에서도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부와 명예를 누리는 사람들에게 쉽게 매료되고 남들에게 인정받는 화려한 삶의 주인공을 꿈꾼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연예인, 돈과 인기를 긁어모으는 유튜버들이 요즘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허락된 행복이
느려도 괜찮아 빛나는 너니까 (장누리 글·그림, 홍림 펴냄, 304쪽, 1만4500원) 미술치료사이자 삽화 작가로 일하는 워킹맘이 발달장애를 가진 딸과의 생활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냈다.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조차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여러 사람과 교류하며 소통의 장을 넓히고 있는 모녀의 이야기가 장애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