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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구를 위한 초등 취학연령 하향인가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취학연령을 만6세에서 만5세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동의 발달이 빨라졌고,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응해 입직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논리지만 사회적 반발이 거세다. 교총을 비롯한 교육계는 즉각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고,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은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교육이 실종된 교육개혁

 

이번 초등 취학연령 하향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 교육정책은 국가백년대계라는 말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로 촉발된 논란은 불과 나흘만에 무수한 수정과 번복, 대통령실과 장관, 차관의 엇박자 발언으로 심각한 정책 불신만 남겼다. 이는 유아교육이 초등교육과 매우 다른 형태로 운영되는 특성을 정확히 알지 못해 발생한 실책으로 평가된다.

 

만5세 누리과정은 유아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해 놀이 중심으로 운영된다.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을 명확히 나누지 않고, 교실 환경도 정형화하지 않는다. 이는 ‘교과교육’과 ‘창의적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학습과 쉬는 시간을 명확히 구분하며, 정해진 자리에 앉아 공부하는 초등 교육과정과는 분명히 다른 지점이다. 이처럼 누리과정과 초등 교육과정은 아동 발달 단계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심도 있는 연구 없이 단순히 ‘요즘 아이들이 똑똑해졌다’는 식으로 취학연령 하향을 논의하는 것은 비교육적 처사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 간의 신체적 차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에 따른 공간 적합성과 교육내용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초등 저학년과 고학년만 해도 성장 발달의 차이가 매우 커 교실, 놀이시설, 운동장 환경, 심지어 급식 반찬에 대해서까지 문제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초등학교를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누는 형태의 학제 개편 주장마저 일각에서 제기될 정도다.

 

일선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의 큰 고충 중 하나는 학생들의 용변 해결과 젓가락 사용법과 같은 아주 기본적인 생활 방법에 대한 지도다. 40분 수업시간 동안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있게 하는 데만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실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경제활동인구 확보를 위해 만5세 아동을 조기 취학시키겠다는 발상은 교육 현장에서 절대 환영받을 수 없다.

 

민심 수용해, 즉각 철회해야

 

현재도 만5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길은 열려 있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조기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부분 이를 선호하지 않아 연간 500명 가량의 아동만 조기에 취학할 뿐, 42만여명의 아동들은 적령기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만5세 취학은 이르다. OECD 38개국 중 34개국의 초등 취학 연령이 만6세 이상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만6세에 취학하는 나라가 26개국으로 가장 많고, 우리보다 늦은 만7세에 취학하는 나라도 8개나 된다. 만5세에 취학하는 국가는 단 4개국에 불과하다.

 

최근 강득구 국회의원실이 학생·학부모·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13만1070명 중 97.9%가 취학연령 하향에 반대했다. 아동 발달 단계와 교육과정에 대한 고려없이 경제 논리만으로 일방 추진하는 초등 취학연령 하향 정책에 대한 반감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다. 정부는 이제라도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취학연령 하향 정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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