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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한자성어 드라마·한자 랩’으로 활동 중심 수업

<수업이 달라진다> ⑨ 이지미 제주 서귀포여중 교사의 ‘學而不思卽罔, 思而不學卽殆’ 실현

가슴으로 느끼는 수업 고민… 한자와 생활 연계
즐거움 주기 위해 자유학기 연계·타 교과 융합 중점
준비부터 운영까지 학생들 주도적 참여토록 유도

 

이지미 제주 서귀포여중(교장 박경숙) 한문교사는 수업에 앞서 성찰능력, 인간능력(배려·협력), 창의융합력, 그리고 배움의 즐거움을 고려한다.
 

머리로만 앎에서 벗어나 가슴까지 내려와야 한문교과가 지향하는 인성교육으로 이어진다. 한문과 타 교과를 잘 융합해 수업으로 제시한다면 창의·융합력에 대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이를 즐겁게 익히면서 다양한 재능까지 펼치게 해야 한다는 고민이 늘 떠나지 않는다는 이 교사다. 그가 한문수업의 활동 중심 수업을 강조하는 이유다.
 

그런 이 교사는 자유학기 기간에 더욱 다양한 활동 중심 수업을 이어갔다. 그 결과 한자성어 창작 단편드라마, 자유학기 예술활동 연계, 영어·미술·도덕 등 타 교과와의 공통주제융합, 김만덕 프로젝트, 자유학기 축제 등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우리 선현들의 정신이 담긴 한문을 통해 즐겁게 배우고 성찰할 수 있도록 고안하고 있다”며 “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허망하고, 생각하되 배움이 없으면 위태롭다는 學而不思卽罔, 思而不學卽殆(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불태)를 수업에 그대로 실현하고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 설정했던 목표 내용이 활동 후 고스란히 담긴 모습을 보면 그 노력은 충분히 보상 받는다”고 강조했다.
 


◇한자성어 창작 단편드라마 = 한문수업에 있어 한자성어는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이 교사는 한자성어의 뜻과 음을 알고 내용을 파악하는 활동 정도를 넘어설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창작 단편드라마 만들기’를 떠올렸다. 학생들의 삶 속에 한자성어를 연결시키는 활동 위주의 수업으로 적격이라 판단한 것이다.
 

수업의 활동목표는 정보처리능력(한자성어 실생활 활용), 창의적 사고능력(드라마 시나리오 창작), 인성 역량(모둠 프로젝트 활동, 소통·협업 능력) 등으로 잡고 흐름도를 그렸다. 한자성어 학습, 한자성어 활용 시나리오 창작, 단편드라마 제작, 시사회(평가회) 등 네 단계로 압축됐다. 
 

세부적으로 드라마 속 상황이나 대사 안에 한자성어 5개 이상 넣고, 배경·등장인물·장르를 선정한 뒤 주요사건을 기승전결로 구성한다. 드라마 준비 순서는 시나리오 구상, 각각의 장면 구상, 동영상 촬영, 편집으로 분량은 3~5분으로 했다. 평가는 학생의 자기성찰, 상호평가(자유서술식), 교사 과정관찰 및 작품평가 등의 과정평가로 이뤄졌다.
 

이 교사는 이밖에도 한자성어 관련한 수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넓혀가고 있다. 학교특색사업인 ‘칭찬으로 변화하는 교실’ 연계 활동으로 하고 있는 ‘칭찬은 비행기를 타고’와 자유학기 예술활동과 연계한 ‘창작 랩소디’ 등이 대표적이다. ‘칭찬은 비행기를 타고’는 비행기를 접은 후 총 아홉 차례를 날리면 아홉 명의 친구들이 긍정의 뜻이 담긴 한자성어로 칭찬을 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창작랩소디’는 한자성어와 타 교과 용어 등을 활용해 랩 가사를 창작하는 활동이다. 랩의 라임과 한시의 압운법을 비교하며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랩을 공연하면 한문 교사와 예술활동 강사가 협업 평가를 진행한다.

 

 

◇영어·미술 등과 공통주제 융합수업 = 인성역량 강화 교과 융합수업으로 한문 단원의 ‘가족구성원’, 그리고 영어 단원의 ‘say the magic word’를 연계했다. 한문교과에서는 가족구성원의 한자, 감사 관련 한자를 알아본 뒤 감사의 대상을 선정해 그 이유를 작성하도록 했다. 캘리그라피 방식으로 감사책갈피까지 제작했다. 
 

영어교과에서는 원어민 교사와 코티칭 수업활동으로 ‘감사편지(thank you letter)’ 쓰는 방법을 배운 뒤 편지를 쓸 대상과 내용, 이유 등을 토대로 작성하게 했다.
 

미술교과가 1학년에 편성되지 않은 것에 착안해 미술교사와 협의한 후 각자 자신의 한자 호를 지은 뒤, 이를 지우개 도장으로 만드는 활동으로 연결시키기도 했다. 창체 연계 융합활동으로 ‘너가 보는 나의 모습’도 진행했다. 모둠 친구들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한 후 모둠원들이 돌아가며 한 명의 얼굴형, 눈, 코, 입 등을 그려 캐리커처를 완성하는 형식이다. 친구들이 그려준 작품에 낙관까지 찍었다.
 

효(孝)를 주제로 한문·도덕·미술의 세 교과 간 공통주제 융합수업도 주도했다. 도덕교과를 통해 현대적 의미의 효 사상에 대해 알아보고 효도쿠폰 제작 및 실천 활동이 이뤄졌다. 
 

한문교과에서는 효를 주제로 한 한문 문장을 읽고 모둠별 암송하기, 효 문자도 감상과 문자도 속 한자성어 5가지 알아내기, 실천 가능한 효의 방법 생각하기, 효 문자도 족자 만들기 등이 진행됐다. 미술교과에서는 문자도의 의미와 의의, 효 문자도로 보는 전통적 효의 상징물과 표현방법을 익히도록 했다.

 

◇김만덕 프로젝트, 자유학기 축제 = 지역 출신 위인 김만덕의 생애를 통해 인성교육은 물론 역사교육과도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긴 이 교사는 ‘김만덕 프로젝트’도 마련했다. 
 

우선 김만덕의 삶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와 교훈, 그가 남겼던 ‘나눔’의 의미에 대해 의견을 나누도록 했다. 이어 김만덕의 삶과 제주도 들여다보기, 김만덕의 가치와 관련한 한자성어 학습, 슈링클스(그림을 그리고 열을 가하면 플라스틱으로 변하는 종이) 성찰 고리 만들기 등을 진행했다.
 

때마침 1학년생들은 자유학기 축제를 열기로 하면서 중심 테마를 자연스럽게 나눔으로 잡았다. 김만덕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이라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1학년 학생 150여 명이 한 달 간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하는 과정에서 플리마켓 운영으로 연결시켜 나눔 실천의 계기를 마련했다. 축제 날(지난해 12월 8일) 활동 참여 후 받는 도장을 이용해 서로의 물건을 교환했고, 학교는 이 도장 개수에 비례해 돈을 모아 지역사회에 기부했다. 김만덕 정신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이 교사는 “축제 준비부터 운영까지 모든 것을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학생 참여 활동이 확대되면 자유학기제는 더욱 내실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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