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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몰래카메라


3월, 아이들이 입학하던 날. 이름을 새긴 파란 이름표를 달아주며 아이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41명의 아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교실로 들어왔다.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다음날은 다른 날보다 일찍 출근해 아이들을 맞이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은아, 안녕?"
"오늘 진환이는 뭐가 그리 기분이 좋아?"

간단한 인사말인데도 아이들은 무척 좋아했다. 신발장에 신발을 놓는 방법, 교실에 와서는 책가방을 놓는 곳, 앉는 자세와 공부하는 자세 등 학교생활의 여러 가지 규칙과 약속을 반복해서 가르쳐주었다. 10일 정도 지나자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어느덧 4월이 되어 수업을 하고 있는데 우리반 개구쟁이이자 호기심 많은 범찬이가 교실 천장에 있는 보안경비장치를 가리키며 "선생님, 저게 뭐예요?"하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응, 그것. 너희들한테 깜박 잊고 말을 못했구나. 저건 몰래 카메라야."
"영화에 나오는, 나쁜 사람 침입하면 다 보는 것 말이에요?"
"그렇지."

그런 사이 진수가 갑자기 일어나서는 그 장치를 보고 손을 흔들고 다리를 떨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러자 남자아이들이 너도나도 나와 춤을 추고 한바탕 정신 없는 시간이 지나갔다.

"너희들 공부하는 모습을 저걸로 찍어 집으로 보낸단다. 그러니 열심히 해서 부모님께 좋은 모습 보여줘야 되겠지요?"
"예!"

이 일이 있은 후 아이들은 전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고 가끔 그곳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내 말이라면 법이라 알고 있고, '우리 선생님은 왕'이라 칭하며 내 말을 고분고분 잘 듣는 순수하고 예쁜 우리 아이들. 교직 생활 15년째, 해마다 많은 아이들을 만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의 순수하고 거짓 없는 예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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