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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이야기> 담배 피실래요?


담배에 들어있는 유독 성분에 대한 가제 실험 동영상을 본 아이들은 다음 시간에 직접 실험을 해보자고 말했다. 다음 날 까맣게 잊고 있던 내게 그 반 회장이 진짜 실험하냐고 물어왔다. 난 얼른 애연가인 한 남 선생님에게 라이터와 담배 몇 개피를 얻어 교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문제는 누가 담배를 필 것인가였다.

"누구 피워 볼 사람?" 당연히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리다 난 "에이, 그럼 선생님이 필게"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혹시 옛날부터 피셨나요?"하며 놀려댔다.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담배를 입에 문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불이 붙여지지 않는 것이다. 등에서 땀은 나고 입에 문 담배는 왜 그리 냄새가 역겨운지…. 할 수 없이 "난 못하겠다. 집에서 아버지랑 실험해라"고 말했다. 금세 "에이∼"하며 아이들은 실망했다.

그 때, 우리의 구세주 교감 선생님이 때마침 복도를 지나가셨다. 여덟 달 동안 금연했다고 자랑하시다 결국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어 다시 담배를 피우신 분, 누구보다 보건수업을 강조하시는 그 교감 선생님이.

"교감 선생님!" 갑작스런 부름에 놀라 들어오신 교감 선생님께 "담배 한번 피실래요?"라고 대뜸 제안했다.
"예? 음…음…담배 끊으라고 만날 혼내면서 나한테 담배를 피라구요? 그것도 애들 있는 교실에서요?" 어리둥절해 계신 교감 선생님을 향해 아이들은 "선생니임∼" 졸라댔다.

"허 참!" 쩔쩔매던 교감 선생님은 보건수업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그렇다면!" 하시면서 입 앞에 내민 가제에 '후우∼' 담배연기를 내뿜으셨다.

갈색 흔적이 뚜렷이 나타났다.
"자, 보셨죠? 담배에는 발암물질인 타르가 있어 우리의 건강을 해친답니다. 이래도 담배를 필 건가요?"
"아뇨오∼" "교감 선생님, 금연하세요. 사랑합니다."
시연(?)을 마치고 겸연쩍은 듯 몰래 교실을 빠져나가려던 교감 선생님의 등 뒤로 아이들은 힘차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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