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마다 늘 안타까운 심정이다. 대부분 사람이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드라마, 영화, 만화 등을 보며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혼자 키득거리며 웃거나 쉴 새 없이 무언가를 검색한다. 이제는 소통의 대상이 사람보다 스마트폰인 것 같다. 하기야 스마트폰 하나면 할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다니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필요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슬로비 족처럼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기 싫어 아직도 구닥다리 2G폰을 고집한다. 스마트폰 때문에 책 읽는 시간이 줄거나 지인과 만날 기회가 줄어들 것 같아 쉽사리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며칠 전 스마트폰의 장·단점을 아이들에게 물었는데 한 아이가 초등학생답지 않게 “인간 소외 현상으로 우울증에 걸릴 수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수업을 마치고 커피를 마시며 내 모습을 돌이켜봤다. 스마트폰 족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도 쳇바퀴처럼 반복된 일상에서 얼마만큼 주변 사람들과 따뜻한 인간미를 나누며 살았을까? 매일 만나고 헤어지는 아이들과 진정으로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소통하고 있을까? 아이들을 형식적이고 의무감으로 대하지는 않았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때로는 내게 다가오는 아이들을 따듯하게 대해주지 못하고 칼로 물 베듯 수업이 끝나면 조금이라도 쉬는 시간의 여유로움을 찾으려 했던 나 자신을 반성했다.
최근 우리나라도 반려동물인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이웃사촌 간의 정보다는 인간소외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 같다. 또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상당히 낮고 자살률도 가장 높다고 한다.
6․25전쟁 이후 폐허 속에서 어르신들의 피와 땀으로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급격한 국가발전 속에서 정작 우리는 점차 소통하는 법을 잃어버린 것 같다. 이제는 행복한 대한민국, 살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서로 존중하고 진정으로 소통하고 배려하는 사회 풍토를 가꾸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