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대가족으로 구성돼 있어 웃어른 또는 형제·자매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이뤄졌다. 웃어른에 대한 예의범절도 잘 지켜져 왔고 가족들과 화목하게 잘 지냈으며, 이웃이나 친구 간에도 사이좋게 어울려 지내면서 우의를 다졌다. 그런데 소가족 중심사회로 바뀌면서 맞벌이 부부가 점점 늘어나고 형제·자매가 적어지면서 가족들과 대화시간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로인해 예의범절을 배울 기회마저 갖기 어려워졌다. 설상가상으로 pc방의 증가와 스마트폰의 비약적인 보급은 어린이들이 친구들과 놀면서 놀이와 대화를 통해 사회성을 익힐 수 있는 여건마저도 상실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가족을 통하여 익혔던 생활예절 교육이 부실해지자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가 늘고 있다.
첫째, 웃어른에 대한 존경심과 예의범절이 현저히 낮아졌다. 전에는 가정에서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며 예의범절을 자연스럽게 가르쳐 왔지만 오늘날에는 그러한 인성교육의 통로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둘째, 인내심이 점점 약해지고 성격이 급해지고 있다. 대가족 사회에서는 많은 가족이 생활하다 보니 음식을 먹을 때도 차례를 기다려야 했고, 화장실 사용도 차례를 기다려야 했으며, 등하교할 때에도 오랫동안 걸어야 학교나 집에 도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인내심이 무의식중에 길러질 수 있었다.
셋째, 이웃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에 서툴고 어색해 하는 경향이 있다. 옛날에는 어린이들이 하루에 많은 시간을 이웃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놀이도 하고 장난을 치면서 지냈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도 잘 어울리고 화목하게 지내는 데 익숙했다.
넷째, 상대방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정신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자녀수가 적어지고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적어지다 보니 부모는 자녀가 안쓰럽다는 생각과 자녀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자녀가 원하면 무조건 들어주고 부모가 자녀 위주로 생활한다.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부모가 인식하고 가정에서 의도적으로 인성교육에 관심을 갖고 적극 나선다면 상당 부분 향상될 것이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인성교육은 다음과 같다.
첫째, 웃어른에 대한 존경과 예의범절은 부모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보여줘야 한다. 부모가 서로를 존경하고, 부부간에 상호 존칭어를 사용하자. 가족이 하루에 한 끼 이상 함께 식사를 하자. 부모가 먼저 식사를 시작하고, 자녀가 수저를 들게 하는 것도 자녀의 인성교육을 위해서 필요하다.
또한 자녀와 외출을 할 때도 부모가 교통질서를 철저히 지키고 버스나 전철을 탔을 때도 빈자리가 생기면 자녀를 먼저 앉게 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빈자리에 앉아서 가야하며, 자녀가 어리면 부모의 무릎에 앉혀서 부모의 따뜻한 체온이 자녀에게 전달되게 해야 한다. 그러면 웃어른에 대한 예의범절은 말로 가르치지 않아도 저절로 익히게 된다.
둘째, 자녀가 인내심을 기르도록 하기 위해서 부모가 직장에서 다소 늦게 퇴근해 돌아오더라도 기다렸다가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 과일이나 간식도 가족구성원이 같이 나눠먹으며 가족 간 대화시간도 늘린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등하교 때에도 될 수 있으면 걸어서 하도록 권장하고, 날씨가 궂은 날에만 부모가 자동차를 이용해 해주는 것이 인내심을 기르도록 하는 인성교육이 될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한다면 자립심을 기르는데도 도움이 되고, 대중교통을 기다리며 인내심을 기를 수 있다.
셋째, pc의 사용과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함께 식사하기, 함께 외출하기, 함께 운동하기, 같은 취미 갖기, 함께 독서하기 등 가족구성원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실천하면 그 만큼 가족 간에 대화시간이 늘어나서 자녀들은 대화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고, 부모는 자녀와 대화하는 동안 자녀가 학교생활을 잘 적응하고 있는지,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은 무엇인지, 자녀가 학교를 다니면서 어떤 친구들을 사귀고 있는지 등 학교현황도 대화 속에서 자연히 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면 부모는 그 만큼 자녀와 따뜻한 애정을 나눌 수 있고, 자녀의 행복한 눈동자와 마주칠 수 있으며, 자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자녀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부모가 자녀에게 격려와 칭찬하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가족끼리 또는 이웃과 음식물이나 물건을 나누어 먹거나 나누어 쓰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한다. 가족과 나눌 때도 부모가 직접 나누어 주지 말고 자녀들이 서로를 배려하면서 나누도록 시키고, 이웃과 나누어 먹거나 나누어 쓸 때에도 자녀에게 심부름을 시켜서 자녀들이 직접 보고 배우도록 하는 무언의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건강한 가정은 가족 간에 끊임없는 대화가 오가고 애정의 속삭임과 이해의 만남이 이뤄지는 장소다. 무엇이 바르고 무엇이 배려와 나눔인지를 배우는 교육의 첫 장소가 되도록 부모가 가정에서 적극적인 인성지도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