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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총회] 여건·시설 열악해도 교육 열의는 동일

한국교총 ACT 협력단체 가입, 교사교류 추진 협의

지난달 24~27일 브루나이교원연합회(The Brunei Malay Teachers Association)가 주관한 27차 아세안교원협의회(ASEAN Council of Teachers, 이하 ACT) 총회에 다녀왔다. ACT에는 브루나이를 비롯한 아세안 10개 회원국이 가입돼 있고, 이번 총회에는 라오스와 미얀마를 제외한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가 참석했다.

전국 각지에서 다문화교육 발전에 기여하신 선생님들과 함께한 여정은 미지의 나라를 탐방한다는 설렘보다는 발표 및 토론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시작됐다. 브루나이 수도인 반다르세리베가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만난 30도가 넘는 열기는 아직 꽃샘추위에 떠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었다. 브루나이교원연합회에서 환영 선물로 준비한 삶은 달걀이 매달린 꽃 한 송이가 갖고 있던 부담감을 떨치게 해줬다. 회의장에 도착해서는 먼저 도착하신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님과 함께 총회 활동을 위한 협의를 밤늦게까지 진행했다.

이튿날 본 회의장에서 개회식과 기조강연으로 총회가 시작됐다. 이어서 ‘아세안 공동체 2015 실현을 위한 교육의 질제고(Enhancing Quality Education Towards the Realization of ASEAN Community 2015)'라는 주제로 동남아 각국의 교육현황 및 과제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아세안 공동체는 안보·경제·사회·문화 협력을 모토로 설립된 지역 협력기구로 지리적 접근성과 종교적 공존의 문화를 바탕으로 지역 협력과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어림잡아 1000명 정도의 교원들이 참석한 것을 보면 아세안 국가 교원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각 세션 중간의 쉬는 시간에도 회의에 참석한 교원들은 교육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주요 발표내용은 학제 개편, 교육과정, 교원양성체계 개선, 교원연수 등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고민들이었다. 이런 고민을 이미 어느 정도 극복한 한국의 교육정책과 교사양성 시스템의 우수사례를 공유하면서 발전적인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공통 현안들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하면서 공유할 수 있는 지식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한국 대표단 발표는 안양옥 회장님의 인사로 시작됐다. 이어 한국 교육 소개와 교류 프로그램 제안, 그리고 울산 병영초 박화년 선생님의 다문화 교육 실천 사례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다문화 교육 현황 발표가 있었다. 발표 후 한국의 스마트러닝에 대한 질문이 있어 ICT 교육에 대한 아세안 국가 교원들의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저녁부터 가진 ‘친교의 밤’에는 본격적인 환영만찬과 각국 문화공연이 있었다. ‘가져갈 짐도 많은데 한복을 굳이 준비해야 하나?’라고 불만을 가졌던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한국대표단은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각국 민속의상을 입은 교원들과 어울려 사진촬영을 하고 기념품을 교환하기도 했다. 브루나이 도착 후 없는 시간을 쪼개어 공연 연습을 했던 우리 대표단은 ‘대장금’ OST에 맞추어 한국의 전통 춤사위를 선보였다. 더불어 K-Pop에 맞추어 ‘LOVE ASEAN’ 카드섹션을 깜짝 선보였는데, 이때 자리에 앉아 있던 각국 선생님들이 앵콜을 외치면서 함께 어우러져 신나게 춤을 추었다.

다음 날 오전에는 27차 ACT 총회 결과보고와 결의안 채택이 있었다. 안양옥 회장님께서는 동분서주하시며 브루나이 교육부장관, ACT 회원단체장들과의 면담 등을 통해 한국교총이 ACT 회원단체들과 동등한 지위를 누리는 ACT 협력단체 가입을 성사시키는 쾌거를 이루어내셨다. 공식행사가 끝난 직후에는 태국교원심의회 데릭 폰시마 회장과 교사교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브루나이에 와서 연일 바쁜 총회 일정에 현지 여행을 한 번도 못한 대표단에게 희소식이 있었다. 시티투어를 하기로 결정된 것이다. 브루나이교원연합회의 안내로 술탄의 보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국왕보물전시관을 관람했다. 이후 수상택시를 타고 브루나이 원주민들의 역사와 삶을 느낄 수 있는 깜뽕 수상마을과 수상학교 등을 방문했다. 브루나이 정부에서는 내륙에 주택을 새로 건설해 주민들의 이주를 유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상마을을 떠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전통적인 수상마을의 삶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기다리는 것은 달콤한 휴식이 아닌 다문화이해교육에 대한 토론이었다. 무척 피곤했을 텐데도 선생님들은 교육에 대한 열정을 보이며 사뭇 진지한 태도로 토론에 집중했다. 이 시간에 선생님들이 각국 교원단체와 관련해 번역하고 수집한 자료를 발표하고, 다문화교육의 발전 방안에 대한 토론을 했다. 선생님들은 이번 총회에서 만난 각국 교원들과의 대화와 다문화이해교육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문화이해교육의 종합적 발전방안을 제안했다.

브루나이를 떠나는 마지막 날 오전에는 현지의 학교를 방문했다. 대표단은 브루나이교원연합회에서 준비한 차에 나누어 타고 브루나이말레이교원연합회 학교를 방문했다. 유·초·중·고등학교가 한 곳에 모여 있는 이 학교에서 교장선생님의 환대를 받으며, 체육관에 안내된 교육 활동 현황 설명을 듣고 학교시설을 둘러봤다. 시설은 우리나라에 비해 열악했지만 수업하는 모습에서 교육에 대한 열의는 차이가 없음을 느낄 수 있었다. 유치원 학생들이 어른의 손을 자신의 이마에 대며 인사하는 웃어른에 대한 존중의 인사법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브루나이에서의 짧지만 분주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에 올라탔다. 경유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환승 대기하는 동안 쿠알라룸푸르의 상징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구경한 후 대표단은 밤새도록 날아 다음날 아침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즐거운 연수가 되도록 힘들어도 항상 웃으면서 도와주신 대표단 선생님들과 한국교총의 김재철 실장님, 김예원 팀장님, 그리고 짧은 일정으로 도저히 해낼 수 없는 많은 일들을 무사히 수행하고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신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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