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2일 KBS 길종섭의 쟁점토론을 보고 느낀바 있어 몇가지 논의하고자 한다. 현장의 여론을 듣는다면서 전교조 복직교사와 개혁성향의 학부모 단체의 의견만 듣고 그밖의 현장 교사나 다른 학부모의 의견은 들을 기회를 주지 않은 것도 형평을 잃은 진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요즘 교사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즐거움이나 보람같은 것이 없다. 이는 정년이 줄어서도 아니고 연금이 불안해서도 아니다. 교사들을 옥죄고 있는 것은 시도때도 없이 날아드는 공문과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닦달 때문이다.
토론에서 교육부 기획관의 말처럼 교육부에서는 10쪽 정도의 자료를 요구했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1천쪽의 자료가 제출되는 것은 평가에서의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피나는 경쟁이 있기 때문인데 이 잘못된 경쟁을 누가 부추겼는가.
교원정년 단축의 논리를 새삼스럽게 비판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고령교사 1명을 내보내면 젊은 교사 2.6명을 쓸 수 있다는 경제논리를 폈는데 지난 2월에 퇴직한 9천3백여명의 2.6배에 해당하는 신규교사를 채용했는가'라는 교총 정본부장의 질문에 교육부 S기획관은 분명한 답을 하지 못했다.
내가 알기로는 교사정원을 오히려 줄여 초등학교에서는 교과전담교사가 절반으로 줄었고 중등학교에서도 교사정원 감축으로 교사 1인당 수업시간이 늘었다고 한다. 이런 현실은 정년단축 논리와는 거꾸로 가는 교원정책이 아닌가. 초등교원이 모자라서 교과전담교사를 담임교사로 전환하고 그래도 모자라니까 중등자격증 소지자를 몇 개월의 보수교육을 통해 초등교단에 세우고 그래도 안되면 교감도 담임을 시키고 기간제 교사도 확대 임용한다고 한다.
초등교사는 숫자가 모자라면 아무나 끌어다 숫자만 채우면 교육이 된다고 보는 모양인데 이는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너무나 무시한 폭거라 할 수 있다. 임시땜질에 지나지 않는 교원수급 계획을 교육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