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8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전망대> 논술평가 기준 표준화해야

치열한 대입 경쟁이 논술 시험으로 판가름 난다는 홍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실제로 합격의 판별이 논술로 드러날 것을 예상하는 입시생과 학부모는 적지 않다. 그럼에도 어느 한 곳에서도 응시생을 위한 논술의 원리를 말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기이한 일이다. 그 까닭이라도 헤아려 보면 입시생의 긴장과 학부모의 초조한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교육부가 바라는 논술의 평가 기준과 각 대학 입시 관리본부가 밝히는 논술 채점 기준에 전폭적으로 공감하지 않는 데는 까닭이 있다. 우리나라 작문의 원리와 평가 기준이 학문적으로 명쾌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이 문제는 논술 평가 기준이 대학마다 다른 데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학 입학의 합격을 좌우하는 논술이라지만 글쓰기의 원리를 벗어난 문장 기술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문자를 창제하고 그 배경을 기술한 문서를 국보로 지정한 겨레이다. 그런 훈민정음에서 작문과 그 평가 원리를 도출하였기에 더욱 뜻 깊은 일이다. 이런 정전에서 도출한 선택, 확장, 배열, 통합, 전이 원리는 논술의 원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선택 원리는 주제, 제목은 말할 것 없고, 낱말, 문장, 문단이 그 하위 범주이다. 이렇게 선택한 주제에 따라 생각을 펼치는 데는 확장 원리가 작용한다. 개념을 분명히 하여 문장을 진술하고, 넓힌 생각을 연결하여 문단을 조직하고, 이런 작은 주제 단위의 문단을 배열 원리에 따라 구성하면 담문(글)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문장 기술에 작용하는 3대 원리이다.

그런데 여러 대학이 요구하는 논술은 이러한 기본 원리에 통합과 전이 원리를 충족시켜야 한다. 원래 통합은 전통적 가치와 불변의 진리일지라도 변증법적인 진화의 정신을 지향하는 개념이다. 통합 논술은 인문학문과 과학학문, 사회학문과 예술학문의 문제를 상보의 시각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방식이다. 이런 논리 전개에 새로운 세대의 참신한 발상을 반영하려면 당연히 수사 기법이 활용된다. 이 때 표현의 전이 원리가 논술의 정체를 드러내는 전략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여기서 논술의 의의와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논술은 우리 글쓰기의 전통임을 알아야 한다. 중세의 과거와 현재의 고시 또한 논술 체제임은 우리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논술의 경쟁력을 높여야 문사철의 전통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다. 이 또한 인문학의 위기를 타개할 좋은 방법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앞으로의 통합 논술은 우리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장기 전략임을 깨달아야 한다. ‘3불 정책’으로 어떻게 교육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단 말인가. 통합 논술 문제를 시비하기보다 논술의 평가 기준을 표준화할 방안 탐색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