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이 영어와 컴퓨터를 앞다퉈 졸업자격기준으로 선택하고 있다.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는게 대학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기준은 사람의 생활 방식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영어와 컴퓨터 실력이 없어도 많은 삶의 유형이 유지되고 또 유지되어야 한다. 대학에서 영어와 컴퓨터를 기준으로 지정하는 것은 삶의 유형을 획일화 할 뿐이다.
또 대학은 취업으로 가는 전당이 아니다. 그렇다고 상아탑만도 아니다. 취업으로 가건 상아탑으로 가건 그것은 당사자의 자유요 선택의 문제다. 대학 당국이 끼어 들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교육을 획일화시키고 학생을 학교에 종속시키는 일이다.
정히 영어와 컴퓨터가 중요하다면 학교는 학생들이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여건을 충실히 마련해 주기만 하면 된다. 학생을 위하는 척하면서 대학의 명예를 추구하는 이중적인 행위는 더 이상 계속되어선 안 된다.
국제화 개방화 시대에 영어와 컴퓨터는 필수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학생이 선택할 문제다. 대학은 그 선택을 충실히 뒷받침하는 역할만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