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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뷰] 피곤의 과학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죠? 푹 자고 나면 몸이 개운해짐을 느낍니다. 학창시절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잠은 죽어서 실컷 자라”며 잠자는 시간을 줄여 공부시간을 늘리라고 강조하셨는데, 사실은 우리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이었나 봅니다. 그렇다면 왜 나이가 들면서 보약같은 ‘꿀잠’ 자기가 힘들어지는지, 점심 먹고 나면 어쩌자고 졸음이 밀려오는 것인지, 이번 달에는 ‘피곤의 과학’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이언스뷰’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Q1. 왜 우리는 졸음이 오는 거죠?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도어락이나 리모컨 등에는 AA 건전지를 쓰지 않습니까? 그 건전지 안에 있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해서 작동하는 거죠. 우리 몸에도 이런 배터리가 있습니다. 이 배터리 역할을 하는 분자의 이름은 ATP입니다. 


ATP가 무슨 뜻이냐 하면, A는 아데노신이고 TP는 트라이포스페이트(Triphosphate)라고 해서 아데노신에 인산기가 3개 붙어있다는 뜻이에요. 이 인산기가 하나씩 떨어질 때마다 에너지가 방출되고, 그 에너지를 우리가 쓰는 거죠. 인산기 3개가 모두 떨어져 나가면 아데노신 분자만 남습니다. 즉 우리 몸속에 아데노신이 많아졌다는 것은 에너지를 많이 썼다는 뜻이고, 몸의 배터리가 거의 방전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럴 땐 무리하지 않고 잠을 자거나 쉬어 줘야 해요. 그래서 우리 뇌세포 표면에는 아데노신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있는데, 아데노신이 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졸음이 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이 일부러 피곤을 느끼게 해서 쉬도록 유도하는 거죠.

 

Q2. 그럼 아데노신이 많아지면 졸음이 오고, 이때 잠을 자면 아데노신이 사라지고 피곤이 풀리면서 개운해지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잠을 자면서 아데노신이 분해되어 피로가 사라지고, 우리 몸의 배터리인 ATP 분자가 다시 합성됩니다. 즉 배터리가 다시 충전되면서 힘이 나는 거죠.


Q3. 그럼 피곤할 때 커피를 마시면 졸음이 깨는 이유가 카페인의 각성효과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왜 그런 거죠?
ATP가 방전된 형태인 아데노신이 아데노신수용체에 붙으면 졸음이 온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커피 속 카페인분자는 아데노신과 굉장히 비슷한 구조로 되어있어요. 그래서 카페인이 몸에 들어가면 아데노신이 붙어야 하는 아데노신수용체에 카페인이 대신 붙어 졸음이 오는 것을 방해하는 거죠. 정리하자면 아데노신이 많아 졸음이 와야 하는 상황에서 카페인이 이 작용을 방해하니까 졸음이 사라지고 오히려 잠이 깨는 겁니다. 


여기서 하나 팁을 드리자면, 평소엔 권장하지 않지만 정말 급할 때, 시험 벼락치기나 급한 일을 밤새 마무리해야 할 때, 초집중모드를 만드는 ‘커피냅(Coffee Nap)’ 전략을 소개해 드릴게요. 커피는 우리가 마시는 커피이고, 냅(Nap)은 낮잠을 뜻합니다. 보통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이 뇌에 작용하기까지 약 20분 정도 걸립니다. 그래서 커피를 마신 직후 20분 정도 짧게 낮잠을 자면, 그사이 뇌에 쌓인 아데노신이 분해됩니다. 이 상태에서 카페인이 뇌에 작용하면 아데노신이 사라진 빈자리에 빠르게 결합하여 매우 효과적인 각성효과가 나타납니다. 즉 커피를 마시고 20분 정도 자고 일어나면, 집중력이 뛰어난 상태가 되어 4시간 정도 초집중모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몸의 피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체력을 빌려 쓰는 거라서 나중에 피로가 한 번에 몰려옵니다. 결론적으로 건강에는 좋지 않기 때문에 정말 급할 때만 가끔 사용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결국 가장 건강하게 피로를 푸는 방법은 충분한 수면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Q4. 그럼 체력을 빌려 쓰는 방법 말고, 양질의 잠을 자는 방법에는 또 어떤 게 있을까요?
우리가 잠을 잘 때 뇌 속 송과선에서 멜라토닌이라는 숙면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그런데 이 멜라토닌은 10대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청소년기에는 매우 깊고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반면 노년층,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멜라토닌 분비량이 10대 대비 약 90% 이상 감소하여 숙면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양질의 수면이 어려운 노년층에게는 멜라토닌 섭취를 권장합니다. 멜라토닌은 일반적인 수면제와 달리 내성이나 의존성이 없어서 자기 1시간 전에 꾸준히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연령층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숙면 팁은 자기 전에 야식을 금지하고, 낮에 가볍게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수면 환경이 중요한데 ‘조온습’을 기억해 주세요. ‘조’는 조명으로, 잘 때 백색 조명보다는 주황색 조명이나 조명을 꺼주는 것이 좋습니다. 백색 조명은 멜라토닌 생성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온’은 온도인데, 너무 따뜻하면 수면이 얕아져 자주 깨므로, 18~22도 정도로 약간 서늘하게 유지하세요. 마지막으로 ‘습’은 습도인데, 겨울철에는 실내 습도 40%, 여름철에는 6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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