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능고사 듣기평가에서 약간의 소동이 일어나 수험생이나 감독교사가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일선 교사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는 교육당국도 한 번쯤 반성해 볼 일이다.
기계는 언제든지 말썽을 피울 소지가 있는데도 그것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시험 감독을 한 교사에게만 책임을 지우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시험 감독에 따른 주의사항을 한 시간이 넘도록 사전에 교육을 받았으나 듣기 평가에서 돌발사태시 대비책은 전혀 없었다. 수십쪽 분량의 인쇄물에 시험감독 요령이 상세히 설명돼 있었지만 응급상황 발생으로 듣기평가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을 때의 대처요령에 대해 단 한 문장의 기술도 업삳는 것은 듣기평가에 대해 안이하게 생각했다는 것 밖에 안된다.
항공기 이착륙까지 금지하면서 정작 기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의 대비책은 왜 세우지 못했는지 교육당국에 묻고 싶다. 시험 감독 교사로 위촉된 교사들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다리가 퉁퉁 붓도록 고통에 시달리면서 결국 돌아오는 것이 책임 문제라면 이처럼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