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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난독증과 교통 문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요

교통 문화와 양보에 관한 그림책



지니네 가족은 오늘 여행을 떠나요.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고속도로는 벌써 붐비기 시작했어요.
차들이 많아 속도를 낼 수 없었어요.

그때 옆에서 달리던 승용차가 갑자기
'슝~'하고 지니네 차 앞으로 끼어들었어요.
"끼익~!'
놀란 아빠가 핸들을 확 돌리는 바람에 지니네 차는 크게
흔들렸어요.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화간 난 아빠는 끼어든 차를 따라잡으려고 속도를 냈어요.
"아빠, 무서워요! 천천히 가요!"
아이들이 소리쳤지만 아빠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니네 차는 끼어든 차를 따라잡기도 전에 붐비는 차들 때문에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었어요.
그때였어요.
"빵빵, 빵빵!"
커다란 차가 지니네 차 뒤에 바짝 붙어서 경적을 울려댔어요.
시끄러운 경적 소리에 귀가 떨어져 나갈 지경이었어요.
아빠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어요.

화가 나서 씩씩거리던 아빠 옷이 '투두둑!' 소리를 내며 찢어지는 거예요.
결국 아빠는 괴물로 변했어요.
괴물로 변한 아빠는 마구 소리를 지르며 운전했어요.
주위를 둘러본 지니는 깜짝 놀랐어요.
버스 아저씨도, 트럭 아저씨도, 자가용을 모는 아줌마도 모두 괴물로 변해 있었거든요.

괴물들은 '빵빵!' 하고 경적을 울려댔어요.
성질 급한 괴물들이 하나둘씩 차를 세우고 싸우기 시작했어요.
괴물로 변한 어른들을 보고 무서워서 우는 아이들도 있었지요.
한참이 지나도 괴물들의 싸움은 끝날 줄을 몰랐어요.

지루해진 아이들은 하나둘 차 밖으로 나왔어요.
"얘들아, 놀자!"
아이들이 모두 한 곳으로 모여들었어요.
"기차놀이할 사람 여기 붙어라!"
아이들은 앞 사람 어깨에 차례대로 손을 얹었어요.
"칙칙폭폭! 칙칙폭폭!"
"장난감 기차가 칙칙 떠나간다~ 과자랑 설탕을 싣고서~."
아이들은 웃고 떠들며 기다란 기차를 만들었어요.

아이들을 지켜보던 괴물들은 막 잠에서 깬 듯 제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부끄러워진 어른들은 서로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어요.
먼저 출발하라고 양보도 했지요.

기분이 좋아진 지니가 말했어요.
"엄마, 우리 디음 휴게소에서 쉬었다 가요!"
"좋은 생각이야. 여보, 우리 쉬엄쉬엄 가요."
엄마 말에 아빠가 미안한 듯 미소 지으며 말했어요.
"그럴까? 여행은 천천히 즐기면서 다녀야 제 맛이지!"
그날 이후 아빠는 괴물로 변한 적이 없답니다.
  -<뛰뛰빵빵>글*그림 신성희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교통 문화 그림책

그림책 한 권의 힘에 놀란다. 1학년 아이들에게 교통안전 교육을 몇 시간 하는 것보다 이 책 한 권을 읽어주는 일이 훨씬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글도 길지 않다. 특히 그림은 압권이다. 그림을 복사해서 색칠 공부도 하기 좋게 그렸다. 세밀한 표현과 장난스럽고 실감 나는 인물 묘사에 아이들은 눈을 뗄 줄 모른다.

이 책은 1학년 수준에 딱 맞는 그림책이다. 문장도 짧아서 좋다. 이제 막 글눈을 뜨기 시작한 우리 반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 주니 눈빛이 환해졌다. 그 아인 그림을 아주 잘 그린다. 글자를 읽는 것은 힘들어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무척 진지하고 좋아한다. 공간지각력이 우수하여 높낮이나 원근법도 잘 생각해 내는 그림을 그려서 깜짝 놀래키는 아이다. 1학년 아이들은 인물 묘사를 힘들어 하는데 그 아인 비율도 잘 맞춰서 그린다. 그림을 그리는 수준은 고학년에 버금갈 정도다.

저학년과 난독증 학생에게 특히 좋은 책

최근 학교 단위로 난독증을 검사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검사다. 필자는 2012년 학습연구년 주제로 난독증을 연구한 바 있다. 이제야 국가적으로 난독증 전수조사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난독증을 가진 학생을 학습부진아로 취급해 온 교육 현장에서 그 아이들이 받았을 공부 상처가 얼마나 큰지 누가 알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난독증 구제 프로그램과 시설을 최대한 빨리 도입시켜야 한다. 난독을 가진 학생들에게 읽힐 수 있는 그림책이 많이 나오길 출판사에도 부탁하고 싶다. 그림을 90퍼센트 정도로 많이 넣고 문장은 한두 줄로, 글씨체는 크게, 국어 교과서 글씨체로 만들어 주면 참 좋겠다. 지금 현장에 나오는 그림책을 보면 글자도 작고 교과서체가 아니어서 난독증을 가진 학생에게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뛰뛰빵빵>은 99점을 주고 싶은 책이다. 글자의 크기만 좀 더 키우고 글씨체도 1학년 교과서 국어 글씨체였으면 금상첨화였을 텐데! 필자처럼 난독증 학생을 지도하는데 관심이 많거나 그림지도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과 부모에게 정말 좋은 책이다. 자연스럽게 교통 문화를 개선하게 하면서도 글눈을 뜨는 단계의 학생들에게도 좋은 책이라서 일선 학교와 저학년 학생을 둔 부모님에게 많이 권장하고 싶은 책이다. 더구나 어른도 읽으면 양심이 찔리는 책이다. 고백하건데 필자도 이 책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부끄러웠다. 가끔 괴물로 운전 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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