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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생각주간'을 가져요


"우리는 오늘 우리의 생각이 데려다 놓은 자리에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내일 우리의 생각이 데려다 놓을 자리에 존재할 것이다." -제임스 앨런(영국 작가)

세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에 속하는 빌 게이츠. 그는 매년 의도적으로 1년에 두 차례 짐을 꾸려 홀로 호숫가 통나무집으로 간다. 2주일 남짓 생각주간을 설정하여 아무에게도 그 무엇에도 방해 받지 않은 채 자신만의 생각에 몰입한다. 이 책은 빌 게이츠의 생각주간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위대한 성공을 일군 리더와 기업들은 모두 일의 ‘속도’가 아닌 ‘방향’을 생각하는 통찰의 시간을 전략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결정적 실수와 판단 착오를 방지하고, 더 높은 성과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일과 삶에서 탁월한 성공을 위해 혼자서 생각에 몰입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그 명쾌한 해법을 제시한 책이다.

〈포춘〉100대 기업과 미국 국가 기관의 전략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저자(대니얼 패트릭 포레스터)는 이 책에서 기업과 비즈니스맨들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열쇠로 이른바 ‘씽킹 타임(thinking time)’을 꼽는다. 즉 일과 삶의 전체적 흐름을 통찰할 수 있는‘ 생각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자신만의 생각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크고 더 놀라운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된다고 조언한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도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10분은 반드시 자신만의 생각에 몰입해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을 생산해낸다. 구글은 업무시간의 20퍼센트를 오롯이 자신의 시간으로 활용토록 직원들을 배려한다.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석학들은 생각에 깊이 몰두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적극 활용한다.

역사에 남는 철학자나 과학자, 예술가를 비롯하여 글로벌 CEO들은 모두‘ 산책’ 마니아다. 걸으면서 자신의 일과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바로 생각하기의 달인들이다. 속도가 중시되는 시대일수록 단 1분이라도  자신의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당위성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책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속도의 노예가 되고 말 것이다. 일과 삶의 최고 전략을 짤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 책은 명쾌한 해법을 제시해 준다.

어느 시대보다도 빠른 사회를 살고 있다. 인터넷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네트워크망은 정보 전달의 속도를 수천분의 일로 줄여놓았고, 그 사회 속에 묻혀진 인류는 오늘도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미친 듯이 질주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생각하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은둔의 경영인’으로 잘 알려진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선언’과 같은 큰 생각을 만들 때면 예의 한남동의 승지원에 들어가 몇 시간이고 꼼짝 않고 생각에 잠긴다고 한다. 종종 초밥 서너 개만으로 하루를 버티며, 생각에 빠지면 48시간 동안 잠을 안자기도 했다 한다. 그에게 있어 ‘사색의 시간’은 중요한 일과이며 에너지의 원천이다.

시골의사로 잘 알려진 청춘들의 멘토 박경철 원장도 책<자기혁명>에서 ‘배우는 것이 벽돌이라면 생각하는 것은 쌓는 것이다. 벽돌을 아무리 많이 찍어내도 쌓지 않으면 집을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라는 공자의 말씀이 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리석어지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는 뜻이다. 이처럼 생각하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저자는 생각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멀티태스킹 능력을 믿지 말라’고 말한다. 두 개, 세 개, 네 개, 멀티태스킹이 늘어날수록 생각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미국 유타 대학교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며(2퍼센트만 가능하다) 하나씩 일을 처리할 때보다 현저히 업무효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저자는 멀티태스킹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남의 생각을 그만큼 더 많이 들을 수 있음을 의미할 뿐, 내게서 비롯되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한편 예일대학교 교수인 윌리엄 데레시에비츠는 “생각은 페이스 북이나 트위터에 끊임없이 방해를 받아가면서 또는 아이팟을 듣거나 유튜브의 무언가를 보면서 한 번에 20초 동안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생각은 그냥 솟아나는 것이 아니다. 온전히 생각에 빠져들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저자는 생각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링컨대통령이나 이건희 회장처럼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신만의 ‘생각의 공간’을 만들기를 권한다. 아울러 지금 나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 모든 정보와 대화의 스위치를 내리고 온전히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생각의 시간’을 가지라고! 그런 점에서 잠은 또 하나의 ‘생각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생각에 집중을 잘하는 사람은 에너지를 남김없이 소진하기에 잠도 잘 잔다고 말한다. 잠을 뒤척이면 집중력과 실행력, 단기 기억력, 기술 개발능력 등 많은 것들을 잃고 만다. 숙면을 취하고 싶다면 역시 모든 켜져 있는 것을 끄라고 조언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전전긍긍 하며 사는 우리에게 ‘생각의 시간을 가지라’는 말은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처럼 들릴 수도 있다. 월든 숲속의 소로우처럼, 무소유의 법정 스님처럼 살아야 하는가?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로 들린다. 생각주간을 가져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외침이다. 현대인은 생각이 너무 많아 고민이다. 그런데 하루에 생각하는 5만 가지 생각의 80% 정도는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생각은 몰입과 명상, 관찰을 병행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기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을 소개한다. 출퇴근을 즐긴 링컨 대통령의 일화다. 그는 임기 중 25%에 달하는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소박한 별장과 백악관 사이를 오가며 지냈다고 한다. 호화로운 백악관에서 그토록 자주 '탈출'을 감행한 이유는, '홀로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리더로 남은 비밀이 바로 그곳에서 비롯되었다. 전 인류에게 감동을 선물한 '게티즈버그 연설문'의 초안이 탄생한 곳도 백악관이 아닌, 자신의 별장이라고 하니 홀로 생각하기의 힘, 고독의 위대함에 감동을 받았다. 

인간의 문제는 홀로 있음을 견디지 못함에 있다고 갈파한 파스칼이 훌륭한 명상록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고독을 사랑한 덕분이고 평생 자기 고향을 떠나지 않고 같은 시각에 산책을 즐긴 칸트의 철학서도 고독의 산물이다. 그들은 생각의 달인으로 살다간 선각자다. 오늘부터라도 날마다, 주간마다, 매월, 방학 때마다 생각주간을 가져야겠다. 스마트 폰도 가끔은 꺼 두고 컴퓨터와 텔레비전도 멀리하는 습관부터 가져서 생각하는 시간을 늘려야겠다. 역시 책은 위대한 스승이다. 생각을 바꾸게 하는 책이 최고다. 인간의 위대함은 생각을 바꾸는 데 있으니 흉내라도 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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