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교육부 장관에게 현장 체험학습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대통령은 학교에서 소풍과 수학여행 등 체험학습이 줄어든 현실에 대해 “혹시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 “책임을 안 지려고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미 있는 언급이다. 또한 대통령이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내각에 지시한 것도 환영할 일이다. 학교 현장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장관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는 말이 들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장관 답변은 학교 현장의 답답함을 해소하기에 미흡했다. 문제의 원인과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핵심을 보고하고 관련 부처에 협조도 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학생 기회 빼앗는 제도 그 이유는 첫째, 소풍 등 체험학습은 학생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 사항이 아니다. 초·중등교육법에서 규정한 학교장의 재량 사항이다. 학교의 여건상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갈 수도 있고, 다른 활동으로 대체하거나 안 갈 수도 있다. 만약 더 많은 학교와 학생이 현장 체험학습을 하도록 하려면 국가가 여건을 조성하고 법적·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2026-05-06 19:05
지역을 살릴 힘은 멀리 있지 않다. 지역 산업의 현장 가까이에서 사람을 키우고, 그 인재가 다시 지역에 머물며 산업과 공동체를 지탱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전문대학은 RISE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이다. RISE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면, 전문대학은 그 체계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지역 인재 키우는 역량 갖춰 2025학년도 기준 전문대는 전체 고등교육기관의 39.3%를 차지한다. 입학정원은 13만4474명으로 26.8%다. 이는 전문대가 지역 고등직업교육의 핵심 기반임을 보여준다. 더 중요한 것은 기능이다. 전문대는 지역에 밀착해 있고, 교육과정은 산업 수요와 가깝다. 채용과 직결되는 실무교육, 재직자 직무향상, 성인학습자 재교육까지 수행한다. 특히 지역 중소·중견기업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인력 수급의 미스매치를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성과도 분명하다. 2024년 졸업자 취업통계에서 전문대 취업률은 72.1%로 일반대(62.8%)보다 높다. 이는 지역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빠르게 양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지역혁신의 출발점은 형식적 정책이 아니라 산업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재를 길러
2026-05-04 09:10
최근 고교생이 휘두른 흉기에 교사가 피습 당한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다.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교원에 대한 상해, 폭행 범죄로 분류되는 침해행위는 2020년 144건에서 2024년 675건으로 그 추세는 계속 늘고 있다. 10년의 교육 효과 재점검 요구돼 일부에서는 이 사건을 학생 개인의 일탈행위로 보기도 하지만, 인성교육이 법제화돼 10년 넘게 이뤄져 온 만큼 학생 인성교육의 문제점과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대한 깊은 고민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추진된 인성교육이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뒤돌아봐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단발적 지식전달성 인성교육을 포괄적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의 인성교육은 법에 정해진 핵심 가치와 덕목을 중심으로 한 강의식과 일회성 활동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 인성검사의 척도조차도 인성을 지식적 요소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인성에 대한 덕목의 교육적 메시지 전달보다는 학생의 공감, 갈등관리, 인간관계기술 등을 체득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행동 변화를 측정하고, 표면적인 추가 교육이 아닌 학교교과, 생활지도 등에 녹이는 방식의 포괄적 교육으로
2026-05-04 09:10
수업 시간에 만나는 수많은 학습자료, 교과서부터 각종 영상 자료, 과학실의 복잡한 실험 기구와 시약들, 그리고 아이들이 매일 기록하는 공책에 이르기까지 그 목록을 나열하자면 지면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우리 수업의 현장에는 이처럼 수많은 자료가 늘 함께합니다. 그런데 이 자료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요? 지식 전달을 위한 단순한 도구나 소모품으로 여기고 있지는 않을까요? 진정한 배움은 학습자가 대상과 깊이 있게 만날 때 시작됩니다. 특히 학습 자료와 먼저 상호작용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학습의 세계 안으로 발을 들이게 됩니다. 이때 대상과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열쇠가 바로 ‘질문 만들기’입니다. 수학 시간 ‘각도’에 대해 배울 때를 떠올려 봅시다. 필수 준비물은 각도기입니다. 보통은 각도기를 꺼내자마자 재는 법을 가르치기 바쁩니다. 하지만 그전에 아이들이 각도기와 충분히 상호작용하게 하면 어떨까요? 각도기를 보고 질문을 던지는 순간, 무심히 보던 물건은 정밀한 관찰의 대상이 됩니다. 관찰을 몰입으로 바꿔야 “각도기는 왜 둥근 모양일까?”, “숫자가 왜 위아래로 두 줄이나 써져 있지?”, “밑줄과 중심은 왜 따로 표시되어…
2026-04-30 11:59
학교 정문을 들어가며 모르게 속으로 되뇌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가길.’ 아이들을 가르치러 가는 길에, 설렘이나 기대가 아닌 무사함을 바라야 한다는 것이 교사 스스로도 낯설고 또 먹먹하다. 그러나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수많은 교사가 매일 아침 되풀이하는 현실이다. 반복되는 외침에도 변화 없어 이번 달에만 해도 경기 광주의 한 선생님이 교실 안에서 폭행당해 응급실로 실려 갔고, 충남에서는 교사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스를 보며 ‘저건 남의 일이 아니다. 내일 아침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더 깊이 괴롭히는 질문이 있다. ‘왜, 위와 같은 일은 매년 반복되는가.’ 2023년, 2024년 그리고 2025년에도 우리는 “교권을 보호해 달라. 교사가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외쳤다. 또 촛불을 들었고, 성명서를 냈고,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또다시 같은 요구를 들고 기자회견장에 섰다. 수년째 같은 자리에 서 있는 우리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고 또 부끄러웠다. 교총의 긴급 설문조사는 대한민국 교육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 1년간 교원
2026-04-27 09:10
얼마 전 한 학부모와의 진로진학 상담 중에 강남 학원가의 학생부 3년 관리 패키지 가격표가 4000만 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2028 대입에서 고교학점제 과목 선택이 매우 중요한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요소로 반영되다 보니 단회 학생부 컨설팅에 100만 원, 월 종합 컨설팅 150만 원이라는 시장 가격이 어느새 고착화 됐다. 아이의 진로학업 설계가 부모의 경제력으로 결정되는 사회, 이것은 더 이상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 불공정의 사회 문제다. 그런데 이 문제의 핵심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법은 이미 학교 안에 있다. 사교육 경감의 가장 확실한 출발점은 공교육의 역할 회복이며, 그 중심에 전국의 모든 중·고에 배치된 진로진학상담교사가 있다. 진로진학상담교사 100% 배치 필요 지금 공교육의 현실은 참담하다. 전국 중·고교 중 10%에 달하는 580개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가 없다. 특히 강원, 전북, 전남의 경우에는 실 배치율이 60%에도 미치지 못한다, 1명의 교사가 일주일에 6개 학교를 순회하는 현실에서 최고의 학생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교육부는 교원 정원 확보에 있어 행안부와 기재부의 눈치를 보며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2026-04-27 09:10
아침 8시 반, 6학년 담임교사가 출근하자마자 학부모에게서 문자를 받았습니다. “선생님, 저희 지수가 어제 교과서를 놓고 왔다고 하는데, 학교에 잘 있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1교시 후 쉬는 시간에 또 연락이 옵니다. “선생님, 교과서 찾았나요?”비슷한 연락이 그날에만 3번이 더 이어지더랍니다. 이 학부모는 이 일 말고도 곧잘 연락하는데, 주로 준비물, 과제, 급식, 짝꿍 배정, 체육수업 복장 등에 대한 것들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학부모를 만나면 교사는 당연히 지칩니다. 이 정도까지 연락해야 하나, 싶은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학부모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혀 다릅니다. 이게 왜 사소하냐고 오히려 되묻지요. 아이의 학교 생활 전반을 눈으로 보듯 알려달라는데, 그게 왜 문제냐는 식입니다. 부모의 불안, 아이에게 영향 줘 사람마다 느끼는 불안의 정도는 다 다릅니다. 어떤 분은 큰일에도 태연하지만, 다른 학부모는 작은 일에도 일년 내내 불안해합니다. 특히 저학년, 첫째 아이의 부모, 그리고 자신의 불안감이 기본적으로 높은 경우입니다. 스웨덴에서 의미 있는 대규모 연구가 있었습니다.‘여성의 불안-스웨덴 국가 3세대 코호트 연구’가 그것인데, 불안감이 높은 어
2026-04-23 10:54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정부 조직 개편이 2026년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형사사법 구조 전반을 바꾸는 변화로, 학교 관련 사건의 수사와 대응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장의 혼란을 줄이려면 변화의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게 대비해야 한다.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었고, 6대 범죄 외에는 수사를 개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경찰 단계에서의 수사 지연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필자가 담당한 사건 중에는 단순한 사안임에도 1년 이상 경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었다. 향후 경찰 인력이 중대범죄수사청으로 이동하면 일선 수사 역량은 더 약화되고, 수사 지연도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경찰 수사에 무게 실릴 것 검찰청 폐지는 교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교사가 피의자가 되는 대표적인 유형은 아동학대 사건이다. 지금까지는 경찰이 혐의를 인정해 송치하더라도, 검사의 직접 수사나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무혐의로 종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필자가 맡았던 사건 중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사례가 있었다. 한 고등학
2026-04-23 10:53
학교는 교권 침해, 학교폭력, 과도한 악성 민원과 끝없는 생활지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오히려 학생들을 열심히 지도하고자 시도하면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회의를 느끼는 선생님들이 하나둘씩 교단을 떠나고 있다. 미래세대에 중요한 밑바탕 여기에 청소년들의 범죄도 더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어른답게 행동하지 못하는 성인들의 사례가 연일 보도됐지만, 요즘은 청소년들이 거의 매일 등장하는 실정이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비행을 보면 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이 없고 오로지 입시 위주의 지식교육과 경쟁교육만 치중하고 있다는 착각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와 사회에서는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학교 교육에 있어서 인성교육과 감성교육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앞으로 우리의 청소년들이 살아갈 미래세대는 4차산업이 발달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메타버스가 보편화되는 시기다. 이 과정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윤리 문제가 대두하고,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노동시장과 산업계의 변화에 따라 다른 사람과 협업해서 함께 일하는 경우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생각이 서로 다른 것에서 갈등을 겪게…
2026-04-20 09:10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학생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곳이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건교육은 필수적인 교육 영역이다. 특히 청소년기는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는 시기로, 이 시기에 형성된 생활 습관과 건강 인식은 성인기까지 이어진다. 정책과 엇박자 진행 중인 현실 최근 증가하는 비만, 우울·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 약물 오남용, 스마트폰 과의존, 감염병 대응 역량 등은 학교 현장에서 체계적인 보건교육의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역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보건교육으로 사회·환경적 건강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려는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초·중·고 보건교육 실시 현황은 이러한 요구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범교과 영역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중학교는 선택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고교는 교양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보건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3년 보건교사회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93.5%는 관련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보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중·고교의 33.2%는 선
2026-04-20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