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한 날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완전히 바뀌었다. 6.25 전쟁과 IMF 위기 이후 가장 힘든 시련의 시기였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1년을 어렵게 버텨내고 곧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이한다. 세밑 한파 속에 ‘코로나 확진자 역대 최대’라는 우울한 소식도 계속된다. 긴 여정에 국민 모두 심신이 많이 지쳤다.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힘든 한 해를 돌아보며 “고생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사무친다. 용기와 실천력 돋보여 코로나가 휩쓸고 간 올해는 특히 감염병의 공포에서 자신과 모두의 건강을 챙기며 교육에 임한 학생, 학부모, 교육자 모두에게 힘찬 응원과 격려를 박수를 보낸다. 코로나에 당당히 맞선 용기와 실천력을 보여줬다. 우선 배려와 솔선이 돋보였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남 탓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공동의 위기 앞에 미움과 섭섭함보다는 서로 배려하고 솔선수범했다. 무더위 속 수업을 하면서도 모두 마스크를 썼고, 손이 따갑도록 소독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섰고, ‘혼자 밥 먹기’와 ‘집콕’, 커피 한 잔, 식사할 때도 ‘발열 체크’와 ‘QR코드 체
2020-12-21 09:291760년대 증기자동차의 발명 이후 인류는 보다 편리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됐지만, 동시에 교통사고와 같은 부작용을 겪었다. 기계적 결함 개선 및 제도적 보완을 통해 오늘날 자동차는 인류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품이 됐다. IT 기술을 교실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동차 발명 초기에 사람들이 겪었던 혼란과 유사한 경험을 하고 있다. 불청객을 맞이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개선·보완 거쳐 대중화한 자동차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미래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교육 현장에 IT 기술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래의 문명을 예상보다 급히 소환해야만 했고,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치지 못한 상황이다 보니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테면 기초학력 저하, 집중 시간 감소, 사회성 결여, 의사소통 문제 및 기술적‧심리적 요인에 의한 ‘줌 피로감(zoom fatigue)’, 외부인이 접속해 원격수업을 방해하는 ‘줌 바밍(zoom bombing)’,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의 위험, 학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디지털 양극화(digital divide)’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다른…
2020-12-21 09:27경자년 12월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 팔랑거린다. 올 한 해는 참으로 우울한 해였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4개월 보름 동안 긴 장마가 이어져 농어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고, 코로나19로 인해 긴 시간을 마스크 함께하며 지금은 3차 대유행에 휩싸여 있다. 이로 인해 경제는 무너지고 국민은 큰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생애 마지막 5분의 의미 시간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은 어제의 열매이며 내일의 씨앗이다. 이제 한 해를 보내는 12월에 서서 한번 지나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시간과의 인연을 얼마나 소중히 했는지 물어본다. 이런 시간의 소중함을 되새기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에 비교되는 러시아의 작가 도스토옙스키다. 그는 5분의 의미를 평생 깨달음으로 간직하고 실천한 사람이었다. 도스토옙스키는 28세 때 내란음모 혐의를 받아 사형선고를 받는다. 영하 50도 되는 어느 겨울, 사형 집행장으로 끌려가 기둥에 몸이 꽁꽁 묶인다. 그는 사형집행 예정 시간을 생각하면서 시계를 보니 자신이 이 땅에서 살 수 있는 시간이 5분 정도였다. 28년간을 살아왔지만, 그때의 5분은 천금처럼 귀중하게 여겨졌다. 그 소중한 5분을
2020-12-17 14:24얼마 전, 친한 선배님께 전화가 왔어요.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셨대요. 제가 승진될지, 안 될지 말이지요. 고민해 본 결론은? ‘승진이 힘들다.’ “넌 승진이 안 돼. 얼른 장학사 시험 봐.” 일반 승진은 안 될 것 같으니 전문직 시험을 보라는 선배님의 말씀. 혼자만 알고 있을 때는 별 생각이 안 드는데 누군가 사실을 말해주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요. 열심히 했었어요. 피겨스케이팅 점수처럼 쪼잔한 한 달 0.012점의 승진 가산점 받으려고 영재학급도 열심히 했지요. 연구학교를 하면서 매일 4~5시간 자면서 영어 교재도 만들고, 교육청에서 부르시면 마다하지 않고 무엇이든 열심히 일하곤 했어요. 그래서 내심 승진이 빨라질 줄 알았어요. 혼자 생각에만요. 그런데, 웬걸? 승진 규정이 바뀌어버렸어요. 그것도 작년에 말이지요. 그동안 열심히 달렸었는데, 모아 놓았던 피겨스케이팅 점수는 한순간에 쓰레기통으로 직행. 청약에 비유하자면 가점을 열심히 모았는데, 가점제가 달라져서 분양은 남의 일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승진도 분양처럼 약간(?)의 운이 작용해 주어야 해요. '될놈될'(될 놈은 뭘 해도 된다)의 세계, 바로 승진의 세계가 아닌가 싶어요. 선배님의…
2020-12-10 14:25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끝나고 나면 학생들의 건의 사항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게시판에 올라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교시 영역에서 일부의 수험생이 시험요령을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해 부정행위로 간주, 0점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알다시피 수능시험의 4교시 영역은 한국사 시험을 필수로 풀고 나머지 1~2개의 선택과목을 풀 때는 반드시 차례대로 풀어야 한다. 하지만 문제 풀이 순서를 지키지 않거나 동시에 두 과목을 풀 경우에는 부정행위로 간주해 해당 과목의 0점 처리 및 당해 시험 모두가 0점 처리된다. 매년 반복되는 수험생 건의 수능 4교시 영역은 시험 감독을 하는 교사들도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만발의 준비를 하고 감독에 들어간다.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여러 차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됐지만, 지금까지 운영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시험지가 여러 장이라 시험지를 빼다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실수로 중간에 끼어 들어가는 경우가 다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 실수라도 부정 행위자로 처리되면 몇 년 동안 공부한 것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4교시 영역에서 학생들의 오류 혹은 실수를 방지하기…
2020-12-10 14:22학교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체육 시간과 점심시간이 앞을 다툰다. 다음으로 많은 아이가 ‘과학 시간’을 기다린다. 학교 현장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필자 역시 학창 시절 과학 실험이 있는 날에는 아침부터 설렜던 기억이 생생하다. 요즘 아이들은 원하면 언제든 클립 영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만날 수 있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과학 시간을 즐거워하고 기다린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과학의 원리보다 즐거움에 초점을 두고, 현실의 문제를 호기심의 관점으로 풀어가는 데 과학교육의 목적이 있다. 즐거움과 호기심에 초점을 맞춘 덕분에 아이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아이들의 탐구 기회마저 앗아가 버렸다. 코로나가 빼앗아 간 탐구 기회 코로나19는 질병의 차원을 넘어 교육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초 학력의 격차, 방역과 위생, 생활지도, 사이버상의 신종 폭력 등 너무도 많은 담론이 오가고 있다. 교사와 학생 사이의 단절, 학생과 학생 사이의 단절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과학 수업에 초점을 맞춰 문제점을 살피고 언택트 상황 속에서도 그 가능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산과 염기 단원의 경우, 지
2020-12-10 14:193차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학교 방역의 긴장감이 칼끝만큼이나 날카롭다. 전국 학교는 ‘방역 수능’을 전후해 사실상 대면 접촉이 차단된 상태다. 일찍이 고3 수험생의 수업은 원격으로 전환했고, 학교급과 관계없이 등교하는 교사, 학생 간의 접촉도 엄격히 제한됐다. 교사들은 서로 얼굴을 못 보는 날도 많았다.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교원의 목소리 상황이 이런데도 학급당 학생 수 감축,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등 교육 현안 해결을 요구하는 청원에 무려 12만 명의 교원이 참여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초유의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불쑥 들이닥친 비대면(Untact) 교육의 효율성과 방역 안전을 위해서는 지금의 과밀·과대 학급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걸 실감했기 때문이다. 또 이 엄중한 시기에 학생들을 볼모로 교육공무직이 ‘돌봄 파업’, ‘급식 파업’을 강행하며 학교를 더욱 혼란의 도가니로 내몬 상황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최근 한국교총과 17개 시·도교총이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및 학교 비정규직 갈등 해소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지자체 전담 안정적 돌봄체계 구축 △무분별한 유·초·중등 교육 이양 중단 △
2020-12-03 16:40코로나19로 어느 해보다 힘겨웠던 2020년. 어느덧 12월을 맞이했다. 사스도, 신종플루도, 메르스도, 수개월 안에 종식됐던 경험이 있기에, 올 초 코로나19가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이 상황을 낙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20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까지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코로나19처럼 호흡기 감염병이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질병이 바로 결핵이다. 결핵은 기원전 7000년 된 미라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되었을 정도로 오래된 질병이지만 아직 종식되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 K-방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국가적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이때, OECD 가입국 중 결핵 발병률 1위, 사망률 2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는 우리나라 결핵의 현주소다. 발병률 1위, 사망률 2위… 우리나라 현주소 대한결핵협회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바로 ‘크리스마스 씰’이다. 크리스마스 씰은 1904년 덴마크에서 시작됐는데, 당시 산업혁명으로 전 유럽을 휩쓸었던 결핵으로 고통받던 수많은 환자를 구제하기 위한 기금모금 운동으로 출발했다. 우체국 직원이었던 아이날 홀벨은 연말이면 넘쳐나는 크리스마스 카드, 연하장에 씰을 붙
2020-12-03 12:18본격적인 겨울의 문턱에 선 요즘 코로나19는 다시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올 한 해 공교육 현장은 코로나19로 인해서 전대미문의 어려움과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우리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기반으로 ‘비대면 원격수업’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 내며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냈다. 눈부신 성과에는 그만큼 아픔과 수고, 그늘도 늘 함께 있는 법이다. 공교육 현장에선 아직도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가 산재해 있다는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높다. 보안 취약한 학교 IT 서비스 코로나19로 인해서 개학이 네 차례나 연기된 사상 초유의 경험을 하면서 비대면 원격수업은 학교 현장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교육부와 과기정통부 등 정부 부처에서는 ‘안전하고 원활한 원격수업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실천 수칙 10가지’를 지난 4월 보도자료를 통해서 대대적으로 배포했다. 그러나 올해 일선 학교 현장에선 비대면 수업 중에 이른바 ‘줌바밍(Zoom bombing)’이라는 음란물이나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고, 학교의 주요 일정과 소식을 전하는 학부모 대상 일부 서비스가 학기 초 일정 기간 계속되는 장애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는 학교 현장에서 사
2020-12-03 12:16초등돌봄 전담사들이 아이들을 볼모로 한 ‘돌봄 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여기에 더해 강도 높은 총파업도 예고했다. 서울 급식조리사 등은 확정급여형(DB) 퇴직금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며 결국 ‘급식 파업’을 강행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돌봄·급식 파업’으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 보장해야 할 기본적인 건강·안전 장치마저 크게 위협받고 있다. 학부모는 아이 맡길 곳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교사들은 파업 근로자들의 역할인 보육과 급식을 감당하느라 정작 교육은 챙기기 어려울 정도다. 학습권 침해가 막심하다. 파업의 피해와 뒷감당은 고스란히 학생·학부모·교사가 떠안고 있다. 피해는 학생·학부모가 떠안아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긴급돌봄 학생 수가 크게 늘었고 학교 방역과 안전문제로 모두가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을 강행하는 이들의 처사가 공분을 사고 있다. 교육 당국은 제대로 된 방안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교육공무직으로 불리는 이들은 정년까지 보장받는 무기계약직 신분으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를 구성,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교육공무직은 50여 개 직종으로 조리사, 교무행정원, 돌봄전담사, 사무행정원, 특수통학
2020-11-19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