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화한 광명시내를 지나 시흥으로 접어드는 언덕 위에 위치한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에 들어서자 복도에서 깔끔한 조리사 복장을 갖춰입은 학생들이 “안녕하세요”하며 힘차게 인사를 건낸다. 학생들을 따라 건물 1층에 위치한 한식조리실에 들어서니 1학년생들의 기초한식요리 수업이 한창이다. 오늘의 메뉴는 비빔국수와 오이숙장아찌. ‘따닥따닥’ 칼이 도마에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제법 능숙한 솜씨로 오이를 썰고 있다. 완성된 장아찌를 접시에 정성스레 담고 있던 지혜숙(1학년) 학생은 조리과학고에 입학하기 위해 강릉에서 왔다고 했다. “조리과학고에 합격한 것이 너무 좋아서 입학하기 전 방학에도 몇 번씩이나 학교를 보러 왔었다”며 “졸업 후엔 스위스 호텔학교로 유학가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식조리실 옆에 있는 양식조리실의 제과제빵시간. 슈크림빵 만들기가 한창이다. 한쪽에선 한 무리의 학생들이 방금 오븐에서 구워진 빵의 색상과 모양을 살펴보고 있었다. 빵 안에 넣을 슈크림을 열심히 젓고 있던 이범진(1학년) 학생은 “중학교 2학년때부터 진학준비를 했다. 집이 일산이라 학교에 오려면 2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일단 학교에 오면 재미있어서 힘든 것도 잊는다”고 했다.…
2002-07-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