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외치는 교육혁신, 교육개혁은 무엇을 목표로 하는 것인가? 한마디로 말해 유통기한이 지난 교육을 과감하게 버리자는 것과 다름이 아니다. 지난 산업화 시대에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란 국가발전을 이루었다. 그 최고의 선봉은 뭐니 뭐니 해도 ‘우골탑’ 신화와 같은 국민의 열정에 바탕을 둔 교육이라 할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성공적인 교육을 해왔기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자만과 오만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의 교육이 앞으로도 유한하리라는 맹신으로 이어지고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에 눈과 귀를 막는 어리석음이다. 그래서 국내외의 지식인, 전문가, 학자들이 나서 이제 대한민국의 교육은 디지털 대문명 사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합당한 창의적인 교육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오고 있다. 그 선봉에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존재한다.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대한민국 성공의 일등공신은 우수한 교육시스템이었다. 그렇게 수십 년을 사용한 확실한 성공방식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왜냐면 성공의 유통기한이 지났어도 다른 방식을 적용한들 다시 성공하리란 보장이 없어 선뜻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교육위원회는 뒷북을 치듯이 교육개혁을 내세워…
2024-10-31 09:52오늘날 디지털 대문명 시대를 살면서 전자기기에 대한 노출이 일상의 다반사가 되었다. 그 가운데 우리는 소중한 것을 상실해 가고 있다. 그것은 한 가지 좋은 습관이자 삶의 소중한 요건을 잃어버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힘’의 원천과 미래를 어둡게 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바로 책 읽는 습관의 상실이다. 이는 대한민국 성인 독서율이 43%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 증거다. 성인의 절반 이상이 1년에 단 1권의 책도 읽지 않는 현실의 반영이다. 이렇게 심각한 현상은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입지를 퇴보시키는 일종의 ‘예정된 재난’이나 다름없다. 또한 이는 최근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를 배출한 국가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결국 ‘책을 읽지 않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깊은 우려를 심어 준다. 이에 책읽기를 자녀의 초기 양육 단계에서부터 비롯하여 평생의 건전한 습관 형성으로 연계하기 위해서 교육적으로 다가서는 국민적 의지와 행동이 필요하다. 여기에 최근 노벨문학상 수상이 이를 동기화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어려서부터 책읽기 습관을 형성시킬 수 있을까? 여기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각종 전자기기에 노출되고 이제는
2024-10-28 14:27
교사의 이직 현상이 심상치 않다. 교무실이 불안한 느낌이다.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단을 떠난 교사는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90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 75명, 대구, 경북 55명, 서울 36명, 경기 34명, 전북 32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전국적으로는 최근 5년간 433명의 교사가 임용 1년 만에 퇴직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초등학교 교사가 179명으로 41.3%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은 중학교 교사가 128명으로 29.6%를 차지했고, 고등학교 교사는 126명으로 29%였다. 2023년에만 98명이 임용 1년 이내에 퇴직했고 2024년 8월까지 이미 73명이 교사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교육 당국은 "교사의 교권 붕괴, 업무 과중 등 교직 환경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개선하고,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지적을 한다고 정책들이 쉽게 만들어지고 현장에 잘 적용되는가 하는 의문점이다. 필자가 키켜본 교육현실은 떠나는 숫자도 문제지만 잠복되어 있는 숫자는 더 많을 가능성에 우려가 된다. 목구멍이…
2024-10-27 15:55
21일은79번째 경찰의 날이었다. 부부가 수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집밖으로 다급히 뛰쳐나왔다. 22개월 아기를 태운 구급차는 5㎞ 정도 떨어진 대형병원 응급실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난관을 만났다. 당시 반포대교 위에는 고장 차량이 차로를 막고 있어, 휴일인데도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던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아기에게 심정지까지 온 상황. 천금 같은 1분, 1초가 흘러가는데, 도로 한 가운데 경찰관 2명이 나타났다. 꽉 막힌 도로를 지나야 하는 구급차를 위해, 경찰관들이 두 발로 뛰고, 양팔을 휘저으며 찻길을 열다가, "비켜달라" 목이 터져라 비켜달라고 외치면서 긴급 무전을 듣고, 두 발로 뛰며 구급차 길을 터준 것이다. 이 경찰관들 덕분에 심정지에 빠진 아기는 무사히 병원에 도착하여 건강을 회복했다. 현장에서 묵묵히 본분을 다하는 경찰관들이 귀중한 생명을 살렸다고 볼 수 있다. 동양 고전인 논어를 보면 제자 자공이 '정치'에 대하여 묻는다.공자가 자공에게 재테크에 관심이 많더니 웬일로 정치에 대하여 물으니 기특하기도 하여 정치의 요체를 말해준다. 공자는 '첫째, 식량을 풍부하게 비축하는 것, 둘째, 무기를 충분히 갖추는…
2024-10-21 23:27마침내, 우리 민족의 오랜 숙원인 ‘노벨상’ 수상 소식이 ‘문학’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2000년 11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이어 24년 만에 두 번째지만 사실 이번 수상은 국민적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정치’ 분야가 아닌 것이기에 다행이다. 하지만 잔칫집에 재를 뿌리고 초를 치는 극우 성향의 특정 작가를 중심으로 한 보수 세력들이 5.18 광주민주화 운동과 4.3 제주 사건의 소재를 빌미를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작품들을 ‘역사왜곡’으로 몰아가는 몰상식한 비판과 폄훼는 심히 유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수상 소식은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써 대다수 국민의 관심을 끌만한 놀랍고 경이로운 것임에 틀림없다. 분명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강한 자긍심과 함께 국민적 축하의 물결에 동참하는 마음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설레고 기쁘기 짝이 없다. 이에 필자는 이러한 영광스러운 역사적 순간을 계기로 학교에서 책읽기를 재촉진하고 이를 범국민적 ‘독서운동’으로 연계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는 현재 국내외의 서점이나 도서관마다 작가 한강의 책이 품절되거나 대출이 완료되고 국민들의 발길이 북적대는 현상은 출판업계와 문학계로서는 가히 기적과 같
2024-10-15 13:33우리에게 진심으로 평생에 걸쳐서 해야 할 공부이자 책임은 무엇일까? 법 공부? 경제 공부? 예술 창작 공부?혹자는 ‘좋은 부모 되기’라 말한다. 현대는 이에 대한 필요성이 날로 급증하고 있다. 어느 유명한 광고 카피는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앞을 보라하고, 부모는 꿈을 꾸라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는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라고 묻는다. 우리는 이 말에 잠시 머뭇거린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자녀의 성적이나 성취에만 집중해 좋은 부모가 되길 포기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부모 되기’는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되는 부모로서의 책임이자 의무이기에 우리는 어떻게 이를 실천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현대인들은 대부분 곧 다가올 미래를 외면하면서 살아간다. 예컨대 지구온난화나 물 부족 사태가 당장 눈앞에 펼쳐지고 있지만 우리는 이것에 대해 당장 크게 불안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육에 대해서는 너, 나 없이 굉장히 불안해한다. 예컨대 우리 아이가 경쟁에서 뒤처지면 어쩌지, 우리 아이만 다른 아이들보다 못하면 어쩌지, 걱정하면서 기꺼이 오늘을 보낸다. 그래서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들을 사교육으로 몰고 간다
2024-10-14 10:57
혼돈의 시대,그리고 불신시대. 가짜가 판치는 시대, 각박한 시대가 되었다. 이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찾아야 산다. 소설가 박경리 선생은 한국전쟁 이후의 혼돈스런 사회를 '불신시대'라 명명했다. 선생의 소설 '불신시대'는 가짜 권위와 배금주의가 결탁하여 빚은 인명 경시, 인간성 상실의 참담한 댕대 현실을 잘 그리고 있다. 필자가 직접 체험하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을 보면 거짓은 아닐 것 같아 믿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불신은 결코 막을 내린 것이 아니었다. 몇 해 전 수학 여행길에 오른 학생들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의 불신주의가 무엇인가를 보여준 확실한 단면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위기 대처 능력과 판단력을 갖지 못한 선장과 선원들은 정신적인 수준에서 자기만 생각하는 어린 아이에 불과했다. "가만히 있어라!"는 망언을 따르지만 않았어도 우리 아이들은 삽시간에 경쾌하게 갑판에 올라 어여쁜 목숨을 이었으리라. 권위의 내용을 갖추지 못한 가짜 권위의 상징인 선장은 아이들과 의로운 선생님들의 목숨을 앗은 채 대책 없이 달아나며, 모두를 고통과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고 만 것이다. 참담한 이 사건이 미친 파장은 국가, 사회 전반에 걸친…
2024-10-11 22:06
10일 오후 8시 경, 일본 NHK웹사이트에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54)이 선정되었다는 생방송을 진행하였다. 내 가슴이 뛰어 아내에게 먼저 이 소식을 전하니 '정말로?'라는 답변이었다. 나도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감개무량했다.이 시각,한국에서는 기자는 물론 어느 방송·언론사도 이 사실을 속보로 보도하지 않았고, 작가 자신도 몰랐다는 사실을 후에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 더군다나누가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몇년은 들린 후에 수상자로 선정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이번 문학상 결과는 흔한 낌새도 없었다. 일인당 독서량은 일년에 네권이 안되며, 그나마 베스트셀러는 학생 참고서와 수학 문제집이 차지하고 있는 나라에서 노벨문학상은 수상하게 되었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였다. 그만큼 올해도 노벨상은 우리의 관심 밖이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러나 일본은 우리와 조금 달랐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무라카미 하루키가 혹시나 수상자가 아닌가 하는 관심사가 대단하여 기대하였던 것 같다. 그러나독자 중에는 한강이 쓴 번역서를 들고 자신은 한강이 이번에 수상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였다. 그렇다면 이 독자는 어느 기자보다도, 어떤 도박사보다도 예감력이 아주 높…
2024-10-11 16:46교육은 ‘공공재’이다. 이 말은 역으로 교육이 ‘사유재’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신자유주의 원리에 따른 교육시장화 정책과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에 따라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이익을 위한 ‘공공재’가 아니라 개인의 이익 실현에 기여하는 ‘사유재’가 되었다. 그만큼 우리 교육은 시장에서의 상품처럼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에 따라 자유롭게 구매하고 소비하는 서비스 상품이 되어 빈부 격차만큼 고유의 기능과 효능에서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오늘날 우리 교육은 자유경쟁의 시장원리처럼 선택되고 소비되는 성향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그것은 강력한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려 하고, 교육의 서비스를 누리려 하며, 시장의 상품처럼 소비자가 원치 않는 교육은 퇴출시키려 한다. 그래서 학생⋅학부모는 소위 경쟁을 통한 특목고⋅자사고⋅영재고 등 특권 학교를 선호하며 상대적으로 일반고는 낮은 평가를 받고 외면당하고 있다. 이는 공교육의 공적 가치를 부정하고 교육활동의 공적 의미를 약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공교육의 붕괴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처럼 공교육이 무력화되면서 교육을 사유재로 보는 실질적 관점이 널리 확산됨에 따라 공교육의
2024-10-04 04:14최근 국회의 한 야당 의원은 ‘과도한 선행학습 규제법’을 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의 직접적인 배경은 현재 전국적으로 136곳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조사된 ‘초등의대반’의 지나친 선행학습을 법으로 규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말로는 부모가 자녀에 대한 진로를 어려서부터 확정하여 준비시키는 ‘자녀사랑’이라 선한 의지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아동들의 꿈과 적성을 무시한 명백한 ‘아동학대’의 잔인하고 야만적인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이를 방치하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교육의 자유와 학습권을 빙자한 잘난 어른들의 이기심과 비뚤어진 출세와 성공, 부의 추구를 지향하는 자본주의의 병폐이자 저급한 교육가치의 추구라 할 것이다. 주지하는 바처럼 인간의 학습능력은 적절한 시기에 자연스럽게 해당 역량을 발휘하면서 그 잠재력이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1세 아동은 그 시기에 맞게, 2세, 3세, 4세아동은 그 시기에 적합한 역량의 발현이 돋보이며 순차적인 학습의 전이 능력을 보여준다. 이를 무시한 부모나 어른들은 인간은 어려서부터 고도의 학습과정에 노출시키면 이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다고 보고 결국 선행학습을 지속시키면 남보다 우수한 능력으로 발현된다고 철석같이 믿고…
2024-10-03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