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프랑스어로 출간한 그라쎄(Grasset) 출판사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 기숙사 강당에서 가졌다. 필자가 프랑스한국교육원장 겸 한국관 관장으로 재임하던 시절로, 당시 한국문화원 대관이 어려워 한국관에서 진행했다. 행사 후 작가의 친필 사인을 받고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최근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니 당시 사인본과 사진은 굉장한 부러움을 사게 됐다. 한국학과 승격 유럽대학 늘어 유럽이 한국문학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은 꽤 오래됐다. 프랑스에서는 파리시테대와 INALCO(국립동양언어문화대)에서만 운영되던 한국학과가 2024년 남프랑스 보르도몽테뉴대와 엑스-마르세유대에서도 종합학과로 승격됐다. 한국 웹툰을 번역하는 일이 이들 대학의 한국어 전공 학생들에게 꽤 괜찮은 아르바이트라는 얘기도 들린다. 엑스-마르세유대학 한국학과장으로 퇴직한 장끌로드 드크레센조 교수는 15년째 한국문학 웹진 ‘글마당(Keulmadang)’을 발행하고 있다. 매달 한국 문학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인터뷰 기사를 낸다. 젊은 작가의 번역본을 출간하는 일도 한다. 본인 이름 ‘장끌로드’를 ‘장길도’라고 지어 부를 만큼 한국에 대
2024-11-04 09:10학교에서 학생들의 학교폭력 사안을 인지하거나 감지하면 48시간 이내에 사안을 접수해 처리한다. 학교폭력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폭력 여부는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한다. 다시 말해 학폭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학교폭력 사안인지 아닌지도 모른 상태로 사안 처리가 진행된다. 이상하다. 아니 많이 이상하다. 학폭위 결과가 학교폭력 사안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할까? 학폭위 결과가 학교폭력 사안으로 나온 이후에는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학교폭력 사안으로 결정되지 않는 경우는 대략 2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학교폭력 사안과 갈등 상황은 구분돼야 한다. 갈등 상황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시작된다. 서로 의견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경우는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 다른 하나는 학교폭력으로 보기에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1. 교사 학교에서 학교폭력 책임교사와 관련 업무 담당 부장교사는 학교폭력 관련한 업무를 담당한다. 학교 사정에 따라 한 사람이 겸하는 경우도 있다. 학폭위 결과를 받아본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할까? 학폭위 결과는 학생에게는 등기우편으로 학교에는 공문으로 결과가 통지된다. 결과 통지문에서 피
2024-11-04 09:00신라 지증왕 13년(512)에 울릉도에 있던 우산국을 신라가 지배하면서 자연히 독도도 우리나라 영토에 포함됐다. 조선시대 태종이 공도정책(空島政策)을 실시하면서 울릉도와 독도는 무인도가 됐다. 왜구들의 노략질과 나라에 대한 의무를 피해 울릉도로 달아나는 백성이 많고, 울진에서 140㎞ 떨어졌으며, 바다가 깊어 가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일본인들의 불법 어로가 발생하고, 나무를 베어가는 일이 잦아지자, 숙종 때 안용복 장군이 일본에 항의하고 독도가 우리 땅임을 증명하는 문서를 받아왔다. 일본 주장, 거짓인 증거 많아 조선은 1883년부터 울릉도 이주 정책을 실시했다. 이후 울릉도 거주민이 늘어나자, 1900년 10월 25일 고종은 ‘칙령 제41호’를 통해 “울릉도를 울도군으로 개칭하면서 울도(울릉도) 구역은 울릉전도·죽도·석도를 관할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기념해 민간단체인 독도수호대가 2000년에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제정했다. 또 2010년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총이 시·도교총 등과 함께 같은 날을 전국 단위 독도의 날로 선포했다. 이러한 ‘독도의 날’ 제정 배경에서 알 수 있듯이 독도는 대한민국 땅이라는 사실이 명백하다.
2024-10-28 09:10우리나라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대학입시를 염두하고 입시 위주의 학원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는 예체능 위주로 다양하게 배우면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가도, 중학교 입학 시기가 되면 대입이 코앞에 오기라도 한 것처럼, 주요 교과목 위주로 선행 학습을 시킨다. 불안정한 시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자발적인 의지 없이 학습이라는 절벽에 내몰리면서 불안에 떨거나 괴로워하게 된다. 궁지에 몰려 있는 청소년들에게 자발적인 공부 의지는 생길 수 없다. 공부 자체가 아닌 방법 가르쳐야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한 인간상 중 하나로 ‘자기 주도적인 사람’을 꼽고 있다. 교육에 있어서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배움을 실행해나가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주도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미래 사회가 급속한 변화 속에서도 복합성과 모호성이 더 짙어지고, 그로 인해 현재 학생들이 배운 지식이 미래 사회에 쓰일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공부 그 자체가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이어야 한다. 물론 그 이전에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하는 것이 우
2024-10-28 09:10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의 도입은 교육환경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기회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위험 요소 또한 다분하기에 학교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교사 역량 강화 가장 중요해 교사 대상 AIDT 기능과 활용법에 대한 심층적인 연수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기술에 대한 연수가 아니며 교사 주도성에 바탕을 둔 연수여야 한다. 학생 맞춤형 학습을 위한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디지털 학습 플랫폼 활용,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한 수업 설계, 적용, 성찰에 이르는 전반적인 AI 디지털 기반 교육 역량 강화가 필요할 것이다. 학생의 디지털 소양 격차가 학습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든 학생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습 초기에 기본적인 학습 약속, 디지털 기기 사용법 교육과 함께 디지털 윤리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또 자신의 학습 수준과 속도에 맞는 맞춤형 학습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AI 튜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교사는 객관적인 데이터 너머에 있는 상황까지 세심하게 살피며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사회·정서적인 면을 포함한 추가적…
2024-10-21 09:10학생 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교실 문화 개선에 대한 요구가 있음에 따라 학교 현장은 많은 변화가 있다. 이 변화로 인해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업무량 과다, 교권 침해 등으로 인한 교사의 과중한 스트레스가 탈진(Burn-out) 상태로 이어짐으로써 신체적 및 정신적 극도의 피로감, 인지능력 저하, 우울증, 자기혐오 등 개인의 교직 자괴감 및 무기력 증상을 유발하고 있다. 과중한 스트레스 환경에 놓여 이러한 스트레스는 분노, 불안, 우울 등 심리적 반응을 유발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교사의 행복 지수가 낮아지면 학생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교사가 스스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조절할 수 있는 마음 건강 역량뿐만 아니라, 행복한 교직 생활을 할 수 있는 교원연수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마음 건강 역량이란 무엇일까? 마음 건강 역량은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가정 및 사회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참고 인내하며, 견뎌낼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안정되고 편안한 기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마음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다. 기존 교원연수 프로그램은 교원 자신에게 필요한 마음 건강 역량을 강화하기보다는 수업…
2024-10-21 09:10현재 우리나라 교도소에는 2만여 명의 마약사범이 복역 중이다. 매년 1만8000명 정도가 새롭게 마약사범으로 전과기록을 만든다. 더 심각한 문제는 2018년 기준으로 지난해 10대 마약사범이 9배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증가는 일정 수에 다다르면 더욱 폭발적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강도 높아지는 중독 환경에 놓여 대가족이 모여 살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한 자녀 시대다. 부모들은 맞벌이로 자녀와 시간을 갖지 못해 그에 따른 미안함을 자녀를 좌절 시키지 않는 것으로 상쇄시키려 하고 있다. 아동은 자신에 대한 ‘자기감’(sense of self)의 주요 재료를 타인의 눈빛이나 자신을 향한 태도에서 상당 부분 획득하는데 현실적 자기감을 가지려면 ‘최적좌절’(optimal failures)이라 불리는 적절한 실패감을 때때로 경험해야 한다. 그러나 자기가 중심인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요즘 아이들은 현실적이지만 좌절적일 수 있는 사회관계 경험을 회피하고 기본심리욕구인 소속감, 자율감, 유능감을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인터넷 세상 속에서 나오기를 거부한다. 현실에서 너무나도 쉽게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이 세대 아이들이 머무는 인터넷 세상은 게
2024-10-14 09:10학생들이 독서를 외면하는 경우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매체와 온라인 환경에 익숙해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특히 청소년들이 디지털 매체에 익숙해지자 기본적인 단어의 뜻조차 알지 못하는 문해력의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문해력 저하 문제 심각해 청소년들의 독서율이 매년 낮아지다 보니 학교 시험에서 용어, 단어의 뜻을 몰라 학생들이 질문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평소에 독서를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필평가에서 문제의 뜻을 전혀 모르고 문제를 푸는 경우도 아주 많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초등 저학년의 경우에 기초 문해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 한글 교육 시수를 27시간에서 68시간으로 대폭 늘렸지만, 학교 수업에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 비율이 무려 20%에 육박한다. 독서교육은 교과목을 떠나 가장 중요한 필수교육임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미래 세상은 단순하게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독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 독서는 인성교육과 전인교육에 필수적인 요소이고 청소년에게 바람직한 가치관과 정서적인 안정
2024-10-14 09:10교실 문이 열리고 그곳에 들어서는 상상을 해보세요. 선생님과 학생들이 어떤 모습으로 공부하고 있나요? 선생님과 학생들의 표정은 어떠한가요? 딱딱하게 굳은 무표정의 얼굴일까요? 밝고 환한 웃음 띤 얼굴일까요? 어떤 상상이든 간에 우리가 원하는 교실은 밝고 환한 긍정에너지가 가득 찬 곳입니다. 긍정에너지는 교실 속 선생님과 학생의 표정과 말로 만들어집니다. 따뜻하고 신뢰받는 말과 미소 짓는 표정들이 모인 공간에서는 긍정적 성장과 행복이 함께 합니다. 험한 말과 딱딱한 표정들이 있는 공간에서는 부정 에너지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간단한 사실은 모두 알고 있는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왜 실천이 어려울까요? 태어난 후 형성된 습관의 고착이 이러한 현상을 만들기도 하고, 현대에는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를 거치면서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SNS 노출로 정서적으로 불안한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교실에서 아이들의 얼굴을 환하게 만들 방법 하나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얼굴은 정신을 담는 그릇 지금 여러분의 표정은 어떠하신가요? 그냥 무덤덤한 무표정한 얼굴로 글을 읽고 계실까요? 환하게 웃으면서 읽고 계실까요? 현재 감정과 상관없이 지금
2024-10-14 09:00교육부가 지난달 27일 ‘교육지원청 학교 현장 지원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 중 반가운 내용은 바로 교육지원청 설치·폐지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한다는 것이다. 지역 상황에 맞는 맞춤 교육 요구돼 현장 수요 밀착 지원을 위해 교육지원청의 관할구역과 명칭·위치 등을 교육청 조례로 정하고, 교육감이 지방의회 및 주민, 학부모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교육지원청의 설치·폐지·통합·분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구·학생 수에 비례해 과·센터 수 등을 제한해 온 교육지원청 기구 설치 기준도 폐지한다. 이번 발표로 인해 학생 개인별 맞춤 교육을 할 수 있도록 1개 시·군별로 1개 교육지원청을 설치해야 한다는 각 지역 주민의 바람이 드디어 현실로 다가왔다. 이는 각 지역별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학생을 대상으로 더 좋은 교육활동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통합 시·군으로 운영되고 있는 6개 교육지원청 분리에 대한 요구가 계속돼 왔다. 교육자치가 시작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도내 31개 시·군의 현실이 다름에도 통합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지역교육 협력을 통한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을…
2024-10-07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