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6일 국가교육위원회는 초등 1~2학년이 배우는 ‘즐거운 생활’과목에서 신체활동을 분리해 별도 통합교과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국가교육과정을 수정하고, 음악·미술교과 학습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기존의 ‘즐거운 생활’에 있는 미술·음악 관련 교육목표와 성취기준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 1~2학년 음악·미술교과는 체육교과와 함께, 제4차 교육과정 이래 40년 동안 ‘즐거운 생활’이라는 통합교과에 종속되었고, ‘통합과 놀이’라는 프레임을 강조하면서 음악·미술교과를 사실상 가르치지 않는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OECD 국가 중 음악·미술교과가 없는 유일한 나라 OECD에 가입된 38개 국가 중 초등학교 1~2학년에 음악·미술교과가 없는 유일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현재 ‘즐거운 생활’ 교과에서는 음악·미술 등 각 교과의 발달과정에 맞는 교육내용체계를 도외시하고 있다. 예컨대 미술 영역에서는 단순한 그리기·꾸미기·만들기, 음악 영역에서는 노래 부르기가 주를 이루면서 유치원의 누리과정에서 배운 내용과 수준을 답습하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제4차 교육과정부터, 지난 2022년 12월에 행정고시되어 올해부터 초등학교 1~2학년…
2024-06-04 10:00지난 3월 26일 강민정 등 11명의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특별 법안」에 대한 보도자료와 법안을 입수하여 그 내용을 분석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불필요한 법안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불러온 여러 부작용과 학생인권조례의 폐지를 외치는 교사와 학부모의 목소리를 외면하며 도리어 조례를 넘어서 법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듣기 싫은 것은 듣지 않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외면하겠다는 태도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불과하다. 이 법을 제정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장함으로써 모든 학생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발상은 그것만으로도 모순적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보편적 인권이다. 학생만을 위한 인권이 아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애초에 학생들이 그러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보편적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약자이며, 교육현장에 그렇게 학생들의 인권을 짓밟는 강자가 있다는 이분법적 사고에 천착한 편협함이 탄생시킨 법안이다. 보편적 인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학생’이라는 특정 신분을 위한 인권보장법이 필요하다는…
2024-06-04 10:00
초등학교조차 입학할 수 없을 만큼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 동네 어르신에게 한자를 배우던 소년을 딱하게 여긴 마을 구장이 초등학교에 입학시켜 줬다. 총명했던 탓에 월반을 거듭, 5년 만에 졸업했다. 어렵사리 중학교를 마치고 명문 경남고등학교에 합격했지만, 등록금이 없었다. 입학을 포기할 처지에 놓였던 그때, 딱하게 여긴 중3 담임선생님이 등록금을 모금해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후 소년은 자산64조 원에 이르는 국내 최고 금융기관의 수장에 올랐다. 정갑윤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이야기다. “오늘날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주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작은 나눔이 큰 열매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인생을 통해 배웠기에 저 역시 베품과 나눔을 실천하는데 남은 인생을 바치고 싶습니다.” 그래서일까. 지역구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국회부의장까지 올랐지만 재산이라곤 울산의 아파트 한 채가 전부일 정도로 청렴하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불우 청소년들의 학업을 도와주는 야간학교 B.B.S(big brother and sister)에서 7년간 교사생활을 했다. 지금도 당시 제자들이 은혜를 잊지 않고 찾아온다. 정치…
2024-06-04 10:00“6월의 고비, 나는 무능한 교사일까?” 떠드는 아이는 수업을 힘들게 한다. 반항하는 친구는 하루 종일 선생님을 심란하게 한다. 무기력한 학생은 이보다 더 어렵다. 악평이 무관심보다 차라리 낫다고 하지 않던가. 뭘 하든 반응이 없는, 언제나 스마트폰만 찾는 아이들, ‘최소성취보장제’ 덕분에 이런 친구들은 선생님들의 최고 관심 학생이 되곤 한다. 그들은 언제나 모든 일에 심드렁하기에 성적이 바닥에 다다랐을 터. 그래도 교사는 아이들을 일깨워야 한다. 이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교도 겨우 나오는 판인데, 이 아이들에게 공부 의욕을 어떻게 불어넣는단 말인가. 장마와 더위가 찾아드는 6월은, 선생님에게 무기력과의 싸움이 본격화되는 시기다. 무관심·짜증·신경질 섞인 얼굴을 마주하고 있자면 자괴감이 밀려든다. “나에게 선생님이 맞는 직업일까? 나는 무능한 교사 아닐까?”라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떠오르기도 한다. 이런 고민에 휩싸이신다면, 경영 사상가 다니엘 핑크(Daniel H. Pink)의 동기이론을 살펴보셨으면 좋겠다. “PBL, 효과 만점인 영혼의 MSG” 다니엘 핑크는 줄기차게 ‘동기 3.0’을 이야기한다. ‘동기 1.0’은 먹고 자는 일 같은 생존욕구
2024-06-04 10:00
지난 4월 충남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된 데 이어 서울학생인권조례도 폐지되었다.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됨으로써 정말 학생의 인권이 퇴행한 것일까? 인권은 「헌법」에 보장된 것이기에 지방자체단체의 조례 유무에 따라 있다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학생인권조례에서 보장하는 인권도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권을 벗어나지 않는다. 유행하던 학생권리 운동의 퇴조 2009년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교사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언제부턴가 지식은 없고 아이들 인권만 강조해 교사 권위가 추락했다. 이제라도 학생들에게 예절·인내·관용을 가르치자’고 부탁하였다. 2011년 영국 교육당국은 노터치(no-touch)정책을 폐기했다. 이에 교사들은 학생들의 동의 없이 술·마약, 훔친 물건 등을 가지고 있는지 조사할 수 있게 되었다. 영국에서도 역사의 후퇴라고 하며 학생의 권리가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학생의 권리운동은 프랑스 68혁명의 영향인데 세계적으로 이제는 저물고 있다. 미국 역시 가장 진보적이라는 뉴욕학생권리장전에 교육의 목적 안에서 학생 권리를 제한하고 학생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그리고 시행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는 방만한 학생의 권리로…
2024-06-04 10:00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정문정 지음, 문학동네 펴냄, 256쪽, 1만6,000원) 시원하게 할 말 다 하면서도 절묘하게 선은 지키는 사람을 부러워해 본 적 있는가?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섬세한 말과 태도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글을 쓸 때는 원하는 바를 논리정연하게 전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신경 쓰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는 팁을 알려준다. 아빠의 진심이 너에게 닿기를 (은빛 신사 지음, 맑은샘 펴냄, 216쪽, 1만5,000원) 60대 아빠가 사회 초년병인 20~30대 두 자녀에게 전하는 33가지 삶의 지혜. 젊은이들이 부모 세대보다 실수나 실패는 최대한 줄이고, 당당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인간관계부터 돈 관리, 원칙과 요령을 오가는 기술까지 연륜이 묻어나는 삶의 노하우가 감동을 전한다. 감정의 이해 (엠마 헵번 지음, 김나연 번역, 포레스트북스 펴냄, 240쪽, 1만6,800원) 감정은 우리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감정은 마음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다. 그래서 받아들이기 힘든 불편한 감정일지라도 외면하려 하기보다는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
2024-06-04 10:00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행동규칙을 직업윤리라고 부른다. 교원은 학생을 교육하고 보호하는 직업이므로, 학생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당연한 직업윤리의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직업윤리를 넘어 다수의 법률은 교원에게 학생 보호를 위한 법적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학생 신변이나 안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사기관 등에 신고해야 할 의무이다. 교원의 신고의무에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른 아동학대범죄 신고의무가 있다(「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제2항). 이러한 신고의무를 위반한 때에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아동학대처벌법」 제63조 제1항 제2호), 신고의무 위반은 법률 위반이자 직무상 의무에 대한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국가공무원법」이나 「사립학교법」에 따른 징계사유가 되어 신분상의 불이익한 조치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신고의무에 대해서 익히 잘 알고 있는 교원들은 이를 성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현실의 학교현장에서 만나는 다수의 신고상황은 교원을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이러한 딜레마 상황에는 무엇이 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알아보자. Q…
2024-06-04 10:00
최근 대학가의 최대 이슈 중 하나가 ‘무(無)전공 입학’이다. 이는 대학가의 이슈일 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학부모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이슈라고 하는 것은 달리 말하면, 관련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크게 달려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정부가 ‘무(無)전공 입학’ 비율에 따라 재정지원 가산점을 준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각 대학은 2026학년도는 물론이고, 당장 2025학년도부터 무전공 입학 선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무(無)전공 입학’을 둘러싼 쟁점은 무엇이고, 결과적으로 ‘무(無)전공 입학’은 과연 우리 교육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정책 대안은 무엇인지 분석하고자 한다. 무(無)전공 입학 ‘무(無)전공 입학’은 입학단계에서 전공이나 학과를 정하지 않고 무전공으로 입학한 후, 2학년 이후에 전공을 결정하여 학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입학방식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일반재정지원) 기본계획’에 따르면 ‘무(無)전공 입학’ 방식은 두 가지이다. ‘유형①’은 자율전공학부 또는 자유전공학부와 같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모집한 다음에…
2024-06-04 10:00
화산이 만들어낸 고립의 세계 찰스 로버트 다윈은 1831년 영국 플리머스 항을 출발해 5년간 영국 해군의 측량선인 비글호를 타고 세계 각지의 섬을 탐사하게 된다. 브라질·우루과이·칠레를 거쳐 1835년 9월 15일,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한 다윈은 이곳에서 섬마다 등껍질이 다른 거북과 부리의 생김새가 다른 새를 발견하면서 종이 영원히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는 비글호 항해기에서 ‘갈라파고스 제도의 박물학에서 가장 뚜렷한 현상으로 섬마다 어느 정도 다른 생물이 산다는 사실’을 꼽았는데, 이것이 진화론의 단초가 된다. 1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는 에콰도르 본토에서 약 965km 떨어져 있다. 전체 육지 면적은 제주도의 4배가 조금 넘고, 가장 큰 이사벨라섬은 제주도의 2배 크기다. 갈라파고스는 화산 폭발에 의해 만들어졌다. 어느 날 바다 밑에 있던 땅이 바다 위로 솟아올랐고, 머나먼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식물의 씨앗이 날아들어 와 뿌리를 내렸다. 갈라파고스에는 산호초도없다.적도에 위치하지만, 해저에서 솟아나는 차가운 물과 남미서해안을따라북상하는한류의영향으로수온이15도 정도로낮기 때문이다.강수량도1,000mm가 채 되지…
2024-06-04 10:00
들어가며 지난 호에서 이야기한 교사 분노폭발 조절방안으로서의 ‘자제력 강화훈련’은 체제이론(system theory) 관점에서 보면 체제 하위요소 중에서 ‘전환’과정을 조절하는 것이다. 체제이론은 투입(input)-전환(throughput)-산출(output)-환류(feedback), 그리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environment) 등의 하위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분노를 유발하는 강한 투입요인이 발생하더라도 다양한 자제력 강화훈련을 통해 대응력을 갖추면 산출인 분노폭발이 조절된다. 분노가 폭발하지 않도록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투입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예방기법·사전통제기법이다. 교육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사의 분노폭발에 영향을 미치는 투입요소에는 학생·학부모·관리자 등의 인적요소만이 아니라 근무여건 등의 다양한 요소가 있다.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학생이다. 학년 초부터 규칙과 수칙 제정은 물론 조직화·행동경영 등의 학급경영기법을 동원해 학생들을 잘 이끌어 가면 학생들의 교사 분노 유발행동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분노 유발행동이 줄어들면 교사의 분노 정도가 낮아질 것이므로 분노폭발이라는 결과 또한 줄어들 것이다. 자제력 고갈과…
2024-06-0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