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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A 2025로 본 한국교육 上] AI세대, 일고 생각하는 힘 약해져

AI·검색 의존 확대, 자기주도 학습 취약
긴 글 읽기·근거 찾기 등 사고력 교육 강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5에서 한국 학생들의 읽기 점수는 501점으로 3년 전보다 14점 하락했다. 수학·과학은 여전히 최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읽기 능력의 저하는 한국 교육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PISA 데이터를 토대로 학생들의 학습 방식과 교사·학교의 교육 여건, 변화하는 교육환경을 심층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기획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한국 학생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학습의 기본이 되는 읽기에서는 뚜렷한 후퇴가 나타났다. 특히 기초적인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점수 하락을 넘어 학습 방식과 역량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PISA 2025에서 읽기 최소 성취수준에 미치지 못한 한국 학생은 약 18%로 2015년보다 4%p가량 늘었다. 상위권 경쟁력은 유지하고 있지만 기초적인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층이 두꺼워지고 있는 셈이다.

 

읽기 하락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OECD 회원국 평균도 낮아졌다. 이를 숏폼이나 SNS 이용 증가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학생들의 정보 소비와 학습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검색과 짧은 영상으로 정보를 얻는 데 익숙해졌고 생성형 인공지능(AI)은 긴 글의 요약과 글쓰기까지 지원하고 있다.

 

 

실제 한국 학생의 51%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AI 챗봇을 학습에 활용한다고 답했다. OECD 평균 46%보다 높았다. 글을 요약하거나 글쓰기 초안을 작성하는 데 AI를 이용한다는 학생도 각각 37%였다. 컴퓨팅 문제해결 평균 역시 538점으로 OECD 평균 500점을 크게 웃돌았다. 디지털 역량은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전통적인 읽기 성취는 낮아지는 상반된 모습이다.

 

서울의 고교 A교사는 “학생들이 검색이나 AI로 답을 찾는 데는 익숙하지만 긴 글의 맥락을 파악하고 판단의 근거를 설명하는 데는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며 “정보를 빠르게 찾는 능력과 충분히 이해하는 능력은 다른 만큼 스스로 읽고 생각하는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활용 능력이 곧 읽기 능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디지털 이용 증가가 읽기 하락을 초래했는지는 이번 조사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학습 습관에서도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공부를 어떻게 할지 자주 계획한다는 한국 학생은 29%였고 학습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스스로 질문한다는 학생도 43%로 OECD 평균 49%보다 낮았다. 반면 도움이 필요할 때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학생은 85%로 OECD 평균 77%를 웃돌았다. 교사의 도움을 활용하는 것과 별개로 스스로 학습을 계획하고 점검하는 과정에는 보완할 부분이 있는 셈이다.

 

경기의 초등 B교사는 “글자를 읽을 수 있다는 것과 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다르다”며 “읽은 내용을 자기 말로 설명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다시 읽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읽기 능력은 초등학교부터 이어지는 학습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 따라서 해법도 독서량 확대에만 머물러서는 부족하다. 긴 글을 끝까지 읽고 핵심을 파악하거나 여러 자료를 비교해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는 경험을 늘려야 한다. AI의 요약문과 원문을 대조하고 답변의 근거를 확인하는 활동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의 견해를 반영한다면 “읽기 하락을 특정 매체나 학생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만 설명하기보다 학습환경과 성취수준별 변화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에서 읽기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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