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남자에게 주어지던 군경력 가산점 제도가 남녀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판결로 세상이 떠들썩했었다. 부랴부랴 수습을 모색하던 교육 당국은 남교사의 병역을 면제해 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려 하더니, 이번에는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것이므로 군복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여론에 밀려 공익근무라도 하도록 하려는 모양이다. 기왕 사태가 여기까지 온 김에 좀 더 생각해 보고 교육을 살리는 쪽을 택하면 어떨까?.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 못지 않게 풀죽은 교육 현실을 바로잡는 것 또한 중요하다. 확실하게 일할 수 있는 젊은 나이에 국방만큼 중요한 교육에 투신하도록 맡겨 보자. 단축된 정년을 육십 넘은 후반기에 돌려줄 것이 아니라 혈기 왕성한 군복무 기간 면제로써 돌려준다면 선배 교사들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차원 높은 교육을 위해서는 우수교원 확보가 가장 큰 문제이다. 여교사인 본인도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 남교사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군 면제 혜택을 시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건강하고 실력 있는 남교사가 투철한 교육관을 가지고 신바람나게 일하도록 밀어주자. 공익 근무로 수많은 세월을 보내야 한다면 차라리 떳떳하게 다녀오겠다는 젊은이가 더 많을 것
2000-03-06 00:00교육이 오직 대학 입시를 위한 과정쯤으로 인식되고 있는가 하면 적성이나 개성은 완전히 무시한 채 눈치 작전으로 지원학과나 대학을 결정하는 게 오늘날의 입시풍토다. 특히 2000학년도 입시에서는 전국 대부분의 대학들이 수능 성적만으로 특차 전형을 실시해 공교육의 파행을 더욱 부채질했다. 결국 오늘날과 같은 관치 교육과 교육의 생명력을 입시 지상주의로 만들어 교육 전체를 망치는 악순환을 계속하면서, 그리고 90만 명의 학생을 단 하루 시험을 통해 점수 순으로 서열화하는 입시 선발제도를 계속하면서 21세기 교육 선진국을 꿈꾼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교육의 생명력은 학생들의 타고난 소질과 창의력을 계발하고 육성해 21세기 다원화 사회에 잘 순응하면서 다양성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데 있다. 따라서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능시험을 쉽게 출제한다거나 주요 과목에 대해 국가에서 과외를 하는 등의 단편적인 대책이 아니라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공청회나 방안 도출이 무엇보다도 선행돼야 한다. 오늘날 사교육비가 사회 문제화된 원인도 따지고 보면 공교육이 제 역할을 포기한 때문이다. 그 결과 학부모들은 철저히 학교 교육을 불
2000-03-06 00:00교육부의 2000년도 주요 업무계획속에는 교육재정의 지속적 확충과 효율적인 운용 방안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우리 교육 현실을 고려할 때 이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 동안 교육재정 확충노력의 일환으로 99년 12월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개정되어 2001년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있다. 이로 인해 매년 약 1.5조원의 추가 확보가 기대되나, 이 역시 당면한 교육재정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괴리가 크다. 학교운영비 현실화에 9000억원, 교육정보화 추진 2000억원, 7차 교육과정에 대비하기 위해 4000억원을 투자하면 별다른 가용재원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악화된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부족한 학교를 신설하고, 노후시설을 개선하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한 소요재원을 약 2.3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이러한 추가 재정소요를 해결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교육세의 세율 인상을 추진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교육세 증세를 통해 1.6조원, 기존 교육세를 활용해 7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러한 구상과 함께 지방자치단체…
2000-03-06 00:00대구고법은 두 명의 학부모로부터 15만원의 촌지를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자격정지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직위해제 됐던 대구 시내 전모 교사에게 1심 판결을 깨고 자격정지 1년형에 대한 선고를 유예함으로써 교사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우리 사회의 통념에 비추어 볼 때 졸업·학기말·명절·스승의 날에 교사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뜻으로 소액의 금품을 주거나 받는 것은 예의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고 뇌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그 시기가 통상적인 감사의 표시 시점이 아니어서 직무와 관련이 있는 뇌물성으로 인정하면서도, 암묵적으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증거가 없고 수수 액수가 적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사실 촌지 문제는 일부 지역의 극소수 예를 제외하고는 크게 문제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교직사회 전체의 관행인 것처럼 인식되어온 점이 없지 않았다. 이렇게 촌지 문제로 인해서 교원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데다가 교원 정년이 단축됨에 따라 교원의 사기와 직무의욕은 크게 떨어졌다. 어쨌든 이번 판결은 촌지의 뇌물성 여부의 범위와…
2000-03-06 00:00김진철 먼저 학급당 인원수부터 줄이고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21세기는 3T시대(Telecommunication,Transportation,Tourism ) 라고도 한다. 이러한 전자통신 교역 관광의 시대를 맞으면서 영어는 없어서는 안될 가장 필수적인 세계인의 소통수단이 될 것이다. 말레이시아, 일본, 프랑스등 많은 외국들이 앞다퉈 영어교육 강화 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제 영어가 몇몇 나라와 일부 식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한 민족의 생존 수단이 되어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우리 나라의 영어교육도 또 한번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것 같다. 교육부에서는 학생들의 영어 의사 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초 중 고교의 영어수업을 완전히 영어로만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외국어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말이나 문자에 의한 의사소통이다. 말에 의한 의사소통이 85% 이상 차지한다고 하는데도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나 이것을 등한시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우리 나라는 세계에서 영어를 제일 못하는 나라로 손꼽히고 있으며 10년을 배워도 영어를 잘 못한다고들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2000-03-06 00:00지난 겨울방학 때의 일이다. 화가인 친구를 찾아 강원도 고석정 부근에 간 적이 있다. 저녁 식사 후 친구와 함께 경관이 수려하다는 담터 계곡을 찾았을 때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귀를 잡아끌었다. 무슨 일인가 가 보았더니 사람들이 양수기를 가져와 웅덩이에 물을 퍼내고 있었다. 무슨 공사를 하는가 싶었지만 속사정을 알고 나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밑바닥 돌까지 들어내 놓고 물고기를 송두리째 잡고 있었다. 나는 친구와 후배교사가 볼까봐 다른 쪽으로 슬그머니 눈을 돌렸다. 후배 교사는 내게 신고를 하자고 했지만 나는 못 들은 척 발길을 돌렸다. 저런 짓을 하는 사람들이 어디 그들뿐인가 싶어서였다. 착잡한 심정으로 오솔길을 걸어 산허리쯤에 왔을 때 나는 또 한번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모기장처럼 생긴 망사가 수백 미터나 가로 처져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뱀을 잡기 위해 그물을 쳐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뱀은 안 보이고 그물에 걸려 얼어죽은 개구리들만 널려 있었다. 그것 뿐이 아니었다. 숲 언저리에 조그만 새 한 마리가 땅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왠지 싶어 다가가 보니 덫에 다리가 걸려 몸부림치고 있었다. 손등을 쪼아대는 새를 덫에서
2000-02-28 00:00학교바로세우기실천연대는 지난 16일 학교공동체 신뢰회복과 건전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SOS운동' 전개를 골자로 하는 2000년도 기본사업계획을 결정했다. SOS운동은 우리 학교를 지원하자(Support Our School)는 의미와 우리 학교를 구하자(Save Our School)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황폐화되고 있는 학교 교육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학교공동체를 확립하고 학교교육을 정상화시키는 활동에 우리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하자는 강한 호소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이 운동은 구체적으로 학교공동체 신뢰회복 사업, 즐거운 학교만들기 사업, 학교바로세우기 사업의 세 가지 사업활동을 통하여 추진된다. 학교공동체 신뢰회복 사업에는 학교공동체 구성원간의 교육분쟁을 교육적 차원에서 해소하기 위한 "학교공동체 분쟁조정위원회" 설치운영, 학교바로세우기 전단배포, 풍자극 또는 퍼포먼스 등을 통한 가두 캠페인, 학교바로세우기 인터넷 상담 창구 운영 등이 포함돼 있다. 즐거운 학교만들기 사업으로는 `이 달의 자랑스러운 학교' 선정소개, 즐거운 학교만들기 가상 캠페인, 즐거운 학교 인터넷 토론방 운영 등이 있다. 학교바로세우기 정책사업을 통한 교육정책 현안에 대
2000-02-28 00:00지난 18일 교육부 장관은 "2000년도 교육부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점 추진과제 6가지와 지속 추진과제 6가지를 제시했다. 그 중에서 유독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의 하나는 "전 국민 지식 정보화를 위한 교육정보화"방안이다. 이 과제의 요점은 국제화·정보화 시대에 대비해 내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컴퓨터 교육을 필수화하고, 현재 실시중인 정보소양인증제를 고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 확대 시행하며,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해 초·중등학교 영어과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방안도 강구한다는 것이다. 이 과제는 국제화·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학생들에게 영어와 컴퓨터 활용능력을 갖도록 한다는 점에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맡을만한 교사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지 않은데 문제가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97년 영어교육이 시작되면서 영어 전담교사가 일부 채용되긴 했으나 아직도 대부분 담임교사가 맡고 있는 형편이고, 중등학교에서 역시 원어민 교사가 97년에는 850여명이었으나 99년에는 180여명으로 줄었다. 초등학교에서 영어수업 담당을 위해 교사들이 기초과정 120시간, 심화과정 120시간
2000-02-28 00:00학교 사회에서의 3월의 의미는 자못 남다른 바 없지 않다. 기나긴 겨울방학을 보내고 나서 맞은 2월, 여러 가지 학교행사로 해서 어수선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또다시 3월이 온다고 그런다. 지나간 2월이 떠나보냄의 달이요 정리의 달이라면 3월은 맞아들임의 달이요 새 출발의 달이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졸업식이다 종업식이다 그래서 들떠 있었고 교원들 또한 인사이동으로 해서 마음이 편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2월에서 3월 사이의 그 스산하고 애잔한 정서를 무엇으로 표현해야만 좋을까. 그만큼 떠나보냄과 새로운 만남을 연습했으면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되었건만 해마다 2월이 오고 또 3월이 오면 가슴은 여전히 보랏빛으로 아리고 눈빛은 또 여전히 풀빛으로 출렁인다. 돌이켜 보면 지난간 몇 해 동안 이 땅의 모든 교원들은 그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얼마나 많은 수모와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가. 그러나 언제까지고 우리가 그렇게 지나간 일에만 발묶여 서성거리거나 한숨을 내쉬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겐 우리가 사랑해서 마땅한 아이들이 있다. 교실이 있고 운동장이 있다. 교육은 여전히 인간이 할 수 있는 사업 가운
2000-02-28 00:00규모가 큰 학교에 근무할 때 K교사라는 동료가 있었다. 그는 능력도 있고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는 도지정 연구학교의 연구주무였다. 그는 매일 아침마다 교장실에서는 열리는 참모회의에 참석하느라 한해 동안 1교시 수업은 거의 하지 못했다. 출장도 잦아 걸핏하면 보결수업 내지는 자율수업이 이뤄졌고 옆 반 담임이던 내게도 많은 피해가 돌아왔다. 소란스런 아이들을 보다못해 의례껏 그 교실을 봐 주는 게 일과처럼 돼 버렷다. 정보부장이면서 담임을 맡은 J교사도 마찬가지다. 그는 타고난 컴도사로 학교정보화에 크게 일조했다. 그러나 담임으로서 과연 몇점을 받을 수 있을 지 의심스럽다. 큰 학교라 교실과 정보교실이 100미터도 넘게 떨어져 있어 오가기에도 힘들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생활하는 일이 많았다. 역시 출장도 많아 수업도 많이 빼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을 보면서 나는 `과연 참다운 교사란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갖게 됐다. 능력은 있지만 아이들 곁에 머무를 수 없는 교사들이 학교현장에는 얼마든 있다. 해당 교사들의 본의는 아니지만 분명 그 피해는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담임교사의 임무는 수업시간을 지키는 일이며 특히 초등교육에 있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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