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금 있으면 제30회 스승의 날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학창시절에는 존경하고 본받을 만한 선생님이 한 분은 꼭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리포터도 지금까지 그리 긴 인생을 살지 않았지만 중학교 때 떠오르는 선생님이 계시다. 문득 리포터가학교를 다녔던 중학생 시절이 떠오른다. 중학교 때 한 체육선생님이 계셨다. 매번 체육시간이 되면 그 체육선생님은 헌 운동화를 계속 신고 다니셨다. 처음에는 헌 운동화를 신고 계셔서 단순히 검소하신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어느 날 반장이 “선생님은 요즘 운동화 좋은 것도 많은데, 왜 그 헌 운동화만 신고 다니세요?” 하고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체육선생님께서는 “너희 선배 언니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사준 거라 정이 많이 들었단다.” 하시며 그리고 “아직 이정도면 신을 만하다” 고 웃으면서 말씀하신 기억이 떠오른다. 때마침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체육선생님께 그 이야기를 듣고 반장과 부반장을 중심으로 우리 반도 돈을 조금씩 모아서 체육선생님께 새로운 운동화를 선물한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 다음 체육시간부터는 항상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선물한 운동화를 신고 다니셨다. 그리고 체육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선물한 운동화가…
2011-05-02 11:36우리 학교에 아랍어과 교생실습생이 5명이 와서 4월 한 달 교생실습을 하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우리학교만이 아랍어과가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부산에서 오신 교생선생님이시다. 오늘 오전 교생선생님과티타임을 가졌다. 교생선생님들에게 소감을 물었다. 가슴에 와닿는 것이 많았다. 어떤 교생선생님은 "우리학교 학생들이 순수해서 좋다", "준비를 많이 해서 수업을 해보니 떨리고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하였다. 어떤 교생선생님은 "맡겨주신 일-과제가 너무 많아 걱정이 되었고 하나하나 해보니 선생님들이 대단해 보였고 존경스러웠다"고 했다. 지도선생님의 배려와 이해심에 감동을 받고 존경심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어떤 교생선생님은 "수업기법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새로운 수업방법을 찾아야 될 것 같다"고도 하였다. 담임선생님의 배려에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하였다. 또 어떤 교생선생님은 "학생들을 상담해보니 더 친해지고 가까워지게 되고 학생들이 상담하면서 울기도 해서 달래기도 하고 자기의 경험과 책 읽은 것을 토대로 상담해 주기도 하였다"고 하였다. 짧은 한 달간의 교생실습기간이지만 모두가 시간이 짧음을 아쉬워하였고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마
2011-04-28 23:5416일 재단법인 목정문화재단 주최한 제15회 전북고교생 백일장(이하 ‘목정백일장’)이 전주국립박물관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한국작가회의 전북지회가 공동 주관하고 전라북도 교육청이 후원한 목정백일장에서 내가 지도한 제자가 영광스럽게도 운문부 장원을 차지했다. 돌이켜보니 최근 10년간 나의 지도를 받은 제자가 장원이나 대상 등 1등을 차지한 것은 일곱 번쯤이다. 두 번은 공모전, 다섯 번은 백일장에서다. 1년에 10여 차례, 10년간 100번쯤 참가한 것을 셈해보면 그리 썩 좋은 성적만은 아니다. 그럴망정 감동의 진폭이 무뎌졌을 법하건만 그래도 제자의 장원 수상은 ‘가슴 벅차오르는 희열’이란 소감외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특히 목정백일장의 경우 교내백일장에서 쓴 시를 보고 받은 ‘잘 쓴다’는 느낌이 너무 빨리 현실화된 셈이어서 더 기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목정백일장에서의 수상이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는 따로 있다. 우선 목정문화재단의 아낌없는 문화사업 의지를 엿볼 수 있어서다. 대개 지자체 예산지원이나 대학교 주최 백일장임을 감안해 보니 절로 그런 생각이 든다. 목정문화재단은 해마다 ‘목정문화상’을 시상하고 있다. 나 역시 문인의 한 사
2011-04-27 09:02필자가 근무하는 서호중학교.서울농생대 캠퍼스 부지 일부를 매입하여2006년 개교한 학교다.지금도 도로변 울타리 소유주는 서울대다. 우리 학교 정문 출입구 앞 땅은 서울대승인을 받아 우리 학교가 이용하고 있다. 고유가에 차량 5부제 운행으로 인하여 요즘 일부러 시내버스를 타고 출퇴근한다. 그런데 눈에 거슬리는 것 하나있다. 대학 울타리 무너진 축대다. 빠져나온 커다란바위 두 개는 위험스럽게 보인다. 수원의 서울농생대 축대는 대학처럼 역사가 깊어 노후 되었지만현재 캠퍼스로활용되지 않아 관리에 소홀함이 보인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할 때는 보행자의 불편함을 모른다. 그러나 학생의 입장이 되어 도보로 인도를 지나가니 무너져 내린 축대가 눈에 거슬린다. 저 무너진 축대를 누가 보수할 것인가? 당연히 서울대가 해야 한다. 그러나 미처 신경을 못 쓰고 있다. 그런데 그 길을 이용하는 주고객은 바로 우리 학교 학생이다. 그럴 경우, 우리 학교에서 보수해도 괜찮을 듯 싶다. 학교 기사가 해야 하는데 그들이 교장의 말을 들을까? 시멘트를 이용해 복구를 하라면 지시에 따를까? 2007년 9월 필자는서울대 울타리의 환삼덩굴과 전쟁을 치른 일이 있다. 그 당시 행정실 주장은 서울대 것
2011-04-26 09:54오늘은 2학년 우리 반 아이들이 학급 자랑을 하는 날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의 자랑거리는 참 많답니다. 그 중에서도 읽기 책에 나오는 시 외우기, 동화 외우기를 잘하지요.숙제 검사를 하는 동안 앞에 나와서 읽기 책을 낭독하는 습관, 집에서 10번씩 낭독하는 습관이 들어서 재미있는 동화는 금방 외운답니다. 내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쫑알쫑알 참새처럼 외우는 모습이 참 예쁘답니다. 우리 반 아이들의 절반 정도가 다문화가정이라서 정확한 발음을 듣지 못해서 그런지 올해 아이들은 유난히 받아쓰기를 어려워합니다. 어머니의 발음이 매우 중요한데 아기 때부터 우리 말 듣기 교육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그래서 올해는 날마다 국어 읽기 책을 돌아가면서 낭독하게 하고 발음을 교정해 주는 시간을 갖고 있답니다. 그런데 받아쓰기는 틀려도 이야기를 곧잘 외우는 모습이 기특해서 학급 자랑으로 시와 동화를 외우기로 했습니다. 간혹 틀리는 아이가 있어도 친구들과 소리 맞춰 외우다보면 자연스럽게 읽기 능력이 향상되기도 합니다. '읽기' 교과서는 읽기에서 시작하여 읽기로 끝난다고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읽기에서 시작하여 '외우기'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집에서 읽어 오기 숙제를 내면
2011-04-26 09:35권투 시합 “얘, 너 쪼그만 게 또 까불어?” “까불다니? 네가 뭔데 이렇게 자꾸 내게 시비니?” “네가 자꾸 까부니까 그렇지.” “까불다니? 내가 너에게 뭘 어떻게 했길레 그러는 거냐?” “너 말야, 어제 오후에 친구들에게 그랬다며? 나쯤은 문제도 없다고?” “걔들이 그러던데, 날 한 방에 날려 버릴 수 있다고 그랬다며.....” “짜아식들 그런 소릴 다 까 쳐먹었군.” “그래? 네가 그런 말을 한 것은 사실이란 말이군.” “그래, 그랬다 왜? 내가 뭐 네가 무서워서 그런 소리도 못할 것 같으냐?” “그래? 결국 나에게 한 번 붙어 보겠다는 말이군!” “그래 임마! 네까짓 거 때문에 내가 무서워서 벌벌 떠는 못난인 줄 알았다면 큰 잘못이지. 아무튼 붙고 싶으면 붙어 봐. 언제든지.” “좋아, 그럼 오늘 오후에라도 만나자. 난 뭐 네까짓 게 무서운 줄 아니?” “좋다. 그럼 오늘 오후에 하교 뒷산의 솔밭에서 만나. 한판 붙어 보자구.” 항상 말썽꾼인 경양이가 오늘도 무슨 일을 벌일 모양입니다. 덩치가 크고 힘 깨나 써 무서운 게 없는 종찬이의 이야기를 듣고 한판을 붙기로 약속을 한 것입니다. 종찬이야 덩치가 얼마나 큰지 중학생만큼이나 크고 기운도 세었습니다.
2011-04-25 09:453월 초 신규발령을 받은 새내기 선생님들이 교무실에 처음 발을 들이밀면 교무실 안은 병아리 색깔과도 같은 따스한 봄색깔로 술렁인다.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여리디 여린 선생님들. 그들의 순수함과 열정을 보면서 우리들도 저런 날이 있었겠구나 막연히 회상하며 함께 즐거워지는거다. 드문드문 섞인 남자 선생님들을 보면 그 마음은 더하다. 가슴이 설레기도 하고 두근거리기도 하면서 나의 신규발령지에서 만났던 젊은 남선생님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들은 여학생들에겐 연분홍빛 첫사랑의 느낌을, 남학생들에겐 형과 같은 편안함을 준다. 그것 뿐이랴. 여선생님들과 달리 아이들과 어울려 축구 경기도 자주 뛰어주고, 옆 반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레크레이션 시간도 잘 가져주며 아이들과 함께 즐기곤 한다. 수련활동이라도 가면 다른 선생님들은 사고 예방과 아이들 관리에 신경을 쓰지만 그들은 누가 아이인지 선생인지 구별이 어렵게 활동에 직접 참여하며 아이들을 즐겁게 해 준다. 가끔씩 지나치게 자유스럽지 않나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내심 부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부족함과 지나침이 아름답게 보여지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한 때, 죽을 때까지 아이들을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수업…
2011-04-25 09:35봄비가 내리고 있다.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마음을 적시고 있다. 초점을 잃은 채로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텅 비어버린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봄비를 맞는 생명들은 새로운 힘을 얻을 터인데, 그 비를 바라보고 있는 내 마음은 왜 이렇게 허전한 것일까?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하였던가? 소리 없이 내리고 있는 봄비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빗방울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우 당당 탕 ------.”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해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데, 복도가 부서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놀라서 바라보니, 3학년 어린이들이다. 1교시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었다. 다음 시간 공부를 하기 위하여 교실로 향하여 달려가는 소리였다. 힘을 주체하지 못하여 발산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어린이들의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고 생기를 되찾는다. 내리는 비에 빼앗긴 마음을 추수를 수가 있다. “무엇이 그렇게 신나니?” “공부하는 일이 즐겁잖아요.” 힘없이 물어보는 선생님을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바라보면서 대답하고 있었다. 힘을 잃어버리고 있는 선생님이 더 이상하다는 표정이다. 순간순간이 즐겁고 신나는데 무슨 소리냐는
2011-04-25 09:29초등학생이 공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자살을 택하고, 꿈 많은 청춘 시절 학업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명문대 학생이 목숨을 포기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바늘 구멍만한 취업 문제로 인하여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동량들이 극단적인 자살을 택할 수밖에 없다면 이는 기성세대와 그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할 문제가 아닐런지? 한 석학은 이같은 시대를 살아갈 젊은이들에게 "미안하다"는 솔직한 고백을 한 것을 들었다. 학생 자살이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갈수록 학업에 대한 중압감이 가중되고 있는데, 우리의 비뚤어진 교육현실이 자살을 불러일으킨 요인이 되고 있다면 교육정책이나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심도 깊게 분석하여 이에 대한 처방전을 내려야 한다.이를 바라본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살 사건은 개인과 가정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인 문제라며 정부가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초등학생 등 10대 초반의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불허할 정도라는 것이 한 연구기관의 보고이다. 서울의 초등학교 5~6학년생 1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80% 정도가 학원수업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어고나 과학고 같은 특목고 입시의 경쟁이 치열해지
2011-04-25 09:06얼마 전 EBS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일요일 12:30~13:00) 다큐멘터리 작가로부터 전화가 왔다. 스승의 날 프로그램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 준다. 주인공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는데 필자가 작년에 한국교육대상을 받은 경력이 있어 그 후보의 하나가 되었다고 알려준다. 그런데 인터뷰 대상은 스승이 아니라 제자라며 제자들 연락처를 알려달란다. 34년 전 초임지 제자 4명을 소개하였다. 전화를 받고 보니 부끄러움이 앞선다. 만약에 방송이 된다면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나올 지도 모르겠다. 스승이라 불리기가 참으로 멋쩍다. 필자 스스로 그냥 학생을 가르치는 평범한 선생님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득 머릿속 필름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육대학을 갓 졸업하고 학군단 짧은 머리의 햇병아리 교사의 언행은 그야말로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어린이, 학교, 교직, 학부모, 교직선배, 지역사회의 실정이 어떠한지 모른 채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철부지 선머슴아였던 것이다. 내가 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초임지에서의 어린이, 학부모, 선배 선생님, 지역사회가 나를 가르치며 성장시켰고 오늘의 나를 만들어 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금은 44살로 학
2011-04-25 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