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래기획위원회에서 획기적인 사교육대책이라고 제안한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 방안을 한나라당 위원들이 반대했다는 보도는 무엇보다 정책신뢰가 중요한 교육정책을 놓고 현 정부가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교육과학기술부가 5월 18일자로 내놓은 보도자료, 즉 “사교육대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당정협의회, 공청회 등의 여론을 수렴해 5월 28일 최종 발표할 예정”이라는 내용은 다소 국민을 안도시키고는 있지만, 과연 사교육비 절반을 줄이겠다는 공약에 기대를 걸만한 특별한 안이 나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신반의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정부가 들어설 때에 이미 어설픈 교육정책으로 불신을 산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그런 전철을 또 다시 밟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교육대책은 반드시 수립돼야 하고, 실효성있게 추진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사교육 문제는 공교육체제와 결착돼 있는 전체 국가 교육문제나 다름없는 고질적인 문제다. 때문에 섣불리 한두 가지 대책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이것은 교육문제를 너무 얕잡아 보는 것으로 과거 역대 정부의 경험이 말해 주듯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교육시장
2009-05-25 11:25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22일 201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시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현재 고교 2학년 학생들에게 적용될 2011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은 선진형 대입제도 수립 및 대입 자율화 정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대교협은 초․중등교육의 정상화 및 공정성과 합리성을 갖춘 학생선발을 위해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본고사를 금지하는 3불 정책을 유지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또 각 대학이 학생의 성적, 자기소개서, 면접 등 다양한 전형자료를 분석해 학생의 창의성, 잠재능력, 인성,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과 논술 등 대학별 고사에서도 초․중등교육의 본래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교육적으로 올바른 방향과 원칙이다. 그런데 이런 원칙이 실효를 거두려면 무엇보다 고교와 대학의 연계체제가 합리적으로 제도화 돼야 한다. ‘교육협력위원회’에 대해 교과부는 시․도교육감, 대학의 장, 학부모, 교육전문가 등으로 구성할 방침이고,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교협법 개정안에는 교육감, 대학의 장, 교육전문가 등으로, 같은 당 서상기 의원의 대표발의 법안에는 여기에 교과
2009-05-21 10:42지난 5월 8일 교과부는 ‘교장공모제 5차 시범운영계획’을 시도교육청에 시달했다. 이번 지침에는 ‘교사초빙권 50% 부여’ ‘소속기관장 추천서 제출’ 등 4차 때와는 다른 내용이 추가된 게 특징이다. 하지만 내부형 공모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 신임 경기도교육감이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해진 교단이 혼란을 넘어 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참여정부의 대표적 실패정책임에도 아무런 검증과 개선의지도 없이 또다시 관행처럼 실시되는 측면이 강하다. 이를 두고 교육관료 집단의 무사안일과 무능, 무책임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교육행정이라 꼬집는 목소리가 높다. 내부형 공모는 교직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현행 자격체계를 뒤흔들어 교단안정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대다수의 교원이 반대해왔다. 연수와 연구 활동에 매진한 교사를 경시한 채 자격 중심의 교직사회를 선출 중심의 정치장으로 변질시켜 장악해 보려는 특정단체의 숨은 의도를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시범운영 과정에서 학교의 정치장화, 심사위원의 전문성 미흡, 명단 사전유출 등 각종 문제점이 확인된 바도 있다. 또, 지난해 10월 전국 학교에서 시행된
2009-05-21 10:32
야간자율학습 1교시였다. 새 학기를 맞이하는 아이들의 다짐을 알아보기 위해 글을 써보게 했다. 먼저 아이들에게 종이 한 장씩 나누어주고 난 뒤, ‘새 학기를 맞이하여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라는 제목을 칠판에 적었다. 그리고 다 적은 아이들에게 끝으로 담임선생님께 하고픈 이야기나 불만 사항이 있으면 적어보라고 했다. 아이들은 담임선생님의 의도를 잘 알고 있는 듯 정성들여 열심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내내 그 누구하나 떠들거나 장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분위기는 엄숙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솔직히 나의 관심은 아이들의 마음가짐이 어떠한지를 알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나에 대한 불만사항이 무엇일까에 더 관심이 쏠렸다. 시간이 지난 뒤, 각자가 쓴 종이를 접어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교무실로 돌아와 아이들이 쓴 내용 하나 하나를 빠짐없이 읽어 보았다. 아이들 대부분의 마음 자세는 2학기 때와는 달리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하물며 어떤 아이는 학기 초인데도 대학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리고 담임에 대한 불만사항으로 성적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다른 학급의 아이들과…
2009-05-17 19:32얼마 전 신문지상을 통해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주요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첫째, 한국 청소년들이 주관적 행복감은 OECD 조사대상 20개국 중 최하위이다. 둘째, 교육 부문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경우 청소년을 위한 하부구조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주관적인 행복감의 정도는 매우 낮다 등이다. 사실 한국의 청소년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말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오는 터라 별로 새로울 것도 없다. 또 우리 청소년들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란 사람들이 하는 말들 역시 입시지옥, 가정파괴, 교사와의 갈등, 부모와의 다툼 등 항상 하는 말들뿐이다. 필자 역시 과거 청소년 행복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나에게 풀리지 않는 숙제는 바로 이런 것들이다. 당시 연구의 주제는 청소년의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구축하는 것과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영역의 상대적 중요성 등이었다. 그러나 정작 내가 고민했던 주제들은 우리가(즉 어른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청소년은 어떤 청소년들일까. 만약 청소년들의 행복이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준비와는 동떨어진 즉흥적 감각이나 기분에 치우친…
2009-05-17 19:301961년 5월 15일 ‘새한신문’ 으로 첫발을 내딛었던 한국교육신문이 올해로 48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한국교육신문은 교육과 관련한 핵심 뉴스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제공함으로써 교원들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교육의 큰 흐름에 관심을 갖도록 도와왔다. 또한 사건사고 위주로 사회부 기자들이 교육 관련 기사를 생산하면서 주로 교육과 관련한 어두운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오던 일반 언론과 달리 우리 교육의 강점을 밝히며 교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미래 지향적인 교육정책의 방향을 지속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우리교육이 나아가는 길에 횃불의 역할도 해왔다. 그 결과 지난 해 12월 ‘시사저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교육분야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거의 반세기동안 교육계의 희망이 되었던 한국교육신문이 또 다른 반세기를 새롭게 준비함으로써 늘 우리 곁에서 든든한 교육동지가 돼주기를 기대하며 몇 가지 바람을 적어본다. 첫째, 주간지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더 많은 사람이 찾는 교육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유료 회원들과 인터넷 신문 회원들에게 일주일을 기다리게 하는 대신 한국교육신문이 생산한 매
2009-05-17 19:28이번 스승의 날을 맞아 교총이 실시․발표한 교원인식조사는 교육내․외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주요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교원의 절반 이상이 최근 1~2년간 교직 만족도가 떨어졌고(55.4%), 그 이유로 학부모와 학생들에 대한 권위 상실(66.4%)이라는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교직 생활 중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 중 교직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25.3%)이 가장 높다.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67.2%)이 교사직업병을 경험한 적이 있고, 성대 결절, 스트레스성 탈모, 하지정맥류 순으로 질환을 앓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들의 교직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이 떨어지면, 학생 교육에 대한 헌신과 열정도 마찬가지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교직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보람을 느낀다면 만족도는 높아지게 마련이다. 특히. 우려가 되는 점은 교원 10명 중 6명이 교사직업병 전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한 교사가 건강한 교육을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목이 쉬고, 다리가 아프고, 스트레스로 탈모현상이 심한 교직사회 자화상으로는 건강한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2006년 4월, 교총과 교육부가 하지정맥류 등 교사의 직업병을
2009-05-14 18:03경기도가 지난 1일 ‘재정부담을 주는 학교용지부담금 문제해결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내고 미납 학교용지부담금을 부담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경기도는 과거 미전입금 1조 2232억 원을 포함해 총 1조 8769억 원을 부담하려면 향후 5년 간 매년 3600억 원을 내야 하는데 연간 1조원 규모인 도 가용예산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경기도의 가용예산 규모에 있는 게 아니다. 징수한 학교용지부담금 조차 교육청에 지급하지 않고 다른 용도에 전용했다는 사실과, 개발사업이 시행되면 개발사업시행자에게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개발사업을 허가·인가·승인한 지자체에게도 수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있다. 개발사업으로 지자체가 얻는 수익은 개발사업시행지역에 부과·징수되는 취득세, 등록세 수입액과 개발부담금, 그리고 사업 완료 후 계속 부과·징수하는 재산세다. 학교용지법이 제정된 이후 경기도에는 수많은 개발사업이 시행됐으며, 개발사업시행에 따라 2001년부터 서울특별시를 제치고 경기도는 예산규모가 가장 큰 자치단체로 성장했다. 개발사업의 과실이 모두 경기도에만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최대 수혜자는 역시 경기도다. 그럼에도 학교용지부담금을 못 내겠다
2009-05-14 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