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니까 말인데, 그 얘기 들었어?” 둘만 모여도 뒷담화(gossip)가 시작된다. 출근길에 만난 지하철 민폐 승객과 SNS에 새롭게 올라온 화제의 인물부터, 말도 안 되는 걸로 트집 잡은 부장님과 사사건건 마음에 안 드는 동료·후배까지 뒷담화 대상은 차고 넘친다. 매일매일 빠르게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뒷담화 거리는 무궁무진하다. 뒷담화는 말 그대로 뒤에서,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 가십거리로 오고 가는 이야기들이다. 긍정적인 이야기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정적인 내용이다. 우리 주변엔 입만 열면 뒷담화인 사람도 있고, 그 자리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즐기며, 어떤 사람은 대충 호응하면서 마지못해 자리에 앉아 있기도 한다. 뒷담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도대체 왜 그들은 뒷담화를 멈추지 못하는 것일까? 유발 하라리의 뒷담화 이론 호모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의 언어가 진화한 것은 소문(뒷담화)을 이야기하고, 수다를 떨기 위한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무엇보다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협력은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개별 남성이나 여성이 사자와 들소…
2025-08-05 10:00들어가는 말 최근 학교장을 만나면 교장의 역할이 너무 힘들다고 말한다. 심지어 어떤 학교장은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동안의 고생을 생각하여 1~2년만 더 버티고 명예퇴직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CEO로 살아간다는 것은 모두가 힘들고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은 있는 것일까? 한 번뿐인 인생에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과 준비가 필수다. 그러나 종종 아무런 준비와 노력 없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이는 마치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지 않고도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것과도 같다. 토머스 제퍼슨은 ‘나는 운의 존재를 믿고 있다. 그리고 그 운은 내가 노력하면 할수록 내게 달라붙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운보다 노력이 먼저임을 강조하며, 노력한 사람에게 행운이 함께함을 말한다. 준비의 중요성 ● 준비의 의의 준비란 일이 닥치기 전의 예비 상태다. 평상시 준비역량이 곧 개인의 역량이다. 우리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과 서이초 사태라는 초유의 학교 위기를 겪으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준비가 학교장에게 매우 중요한 일임을 절실히…
2025-08-05 10:00“입시 대신 나와 세상을 배우는 1년, 여러분을 새로운 배움과 도전의 길로 초대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공립형 대안학교 오디세이학교(이하 오디세이)의 소개 책자에 나오는 말이다. 지난 2015년 문을 연 뒤 올해로 11년째를 맞는다. 전환기 교육프로그램으로 덴마크의 ‘애프터스콜레’를 모방해 만들었다. 중3 졸업생들이 1년간 공부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과정이다. 가치관 혼돈과 불안 등을 느낄 시기에 스스로 치유하고 자신을 발견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오디세이에서 1학년 과정을 마치면 원래 배정받은 일반고 2학년으로 복교하거나 다시 1학년으로 재입학이 가능하다. 서울 시내 5개 캠퍼스에서 운영되는 오디세이학교는 입시 위주의 일반 학교와는 확연히 다른 교육철학과 학습방식으로 주목받는다. “단순히 노는 학교 아니냐”라는 편견과 달리, 오히려 학생과 교사 모두가 치열하게 소통하고 성장하는 공간이다. ‘소통하고’, ‘교류하고’, ‘토론하는’ 수업방식 먼저 교육과정은 보통교과와 대안교과로 나눠지는 데 보통교과는 고1 공통과목으로 구성되며, 대안교과는 학생들이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는…
2025-08-05 10:00학교폭력 사건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은 문제 된 사안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를 파악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나에 대한 고소가 있었다면 고소를 당한 사람은 수사기관에 제출되어 있는 고소장 공개를 요청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혐의 내용을 파악하고 방어를 위한 자료들을 준비한다. 그런데 학교폭력 사건에서 신고당한 학생은 신고자가 누구인지, 신고된 내용이 무엇인지, 언제 어디서의 일인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조차 알 방법이 없는 경우가 상당하다. 또 학교마다, 개별 사안마다 제공되는 정보의 양에도 일관성이 없다. 어떤 학교에서는 신고된 내용의 요지를 문서로 제공하기도 하고, 학생을 통해 구두로만 알려주는 경우, 심지어 아무런 정보제공 없이 신고당한 학생에게 잘못한 사실을 스스로 생각해서 학생확인서를 작성하라고 하는 일도 있다. 결국 이런 문제들은 학교에 대한 불신, 학교폭력 절차에 대한 의문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각종 민원을 초래한다. 이렇게 학교나 교육청이 정보제공을 꺼리는 이유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비밀누설금지 의무 때문이다. 이러한 비밀누설금지 의무에서 말하는 비밀의 범위는
2025-08-05 10:00질병휴직은 교원이 재직 중 신체상·정신상의 장애로 직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질병치료의 기회를 부여하여 교원의 신분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질병휴직의 기본적인 사항과 운영 원칙 등 선생님께서 꼭 알고 계셔야 할 사항을 안내해 드립니다. ■ 법적 근거 「교육공무원법」 제44조(휴직) 및 제45조(휴직기간 등)의 각 제1항 제1호 ■ 질병휴직과 공무상 질병휴직 비교 자주 묻는 질문 QA Q. 질병휴직기간이 끝난 뒤, 동일 사유로 병가 승인이 가능할까요? A.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따라 질병휴직은 질병·부상의 완쾌 등 휴직사유가 소멸된 경우에 복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질병휴직 종료 직후 동일 사유로 연속하여 병가를 승인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복직 후 정상근무 상태가 일정 기간 유지된 후 재발한 경우에는 병가 승인이 가능합니다. Q. 1년(부득이한 경우 2년)의 휴직기간이 만료된 후 복직하여 정상근무 중에 동일 질병이 재발한 경우 어떻게 처리하나요? A. 복직 후의 근무가 완전하고, 정상적인 상태에서 상당기간 지속되었다면, 재발한 질병의 정도, 요양기간, 요양 후 정상적인 근무수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2025-08-05 10:00싱가포르 정부는 2002년에 싱가포르를 아시아 교육의 허브로 만들기 위하여 ‘Global Schoolhouse’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그 이후 세계 유수 대학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외국인 유학생 수가 증가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육의 질적인 성장을 들여다보면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싱가포르는 사실상 1당 체제 국가로 1965년 건국 이후 현재까지 집권당이 의회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이다. 그러다 보니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학문의 자유 또한 매우 제한적이다. 실제로 싱가포르 Yale-NUS College에서 Liberal Arts 교육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장려했으나, 2021년 정부의 결정으로 폐지된 것이 한 사례이다. 이 글의 의도는 싱가포르 정부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교육 허브 국가가 되기를 바라는 나라에서 비판적 사고의 부재는 교육의 핵심 가치를 외면하고 있음을 말하기 위함이다. 비판적 사고가 결여된 나라는 어느 정도 성장할 수는 있으나, 선도할 수는 없다. 그러면 왜,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가? 미국의 교육학자 존 듀이(John Dewey)도…
2025-07-07 10:00교육문제, 결코 쉽지않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존재 자체로 존귀하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별하고 선별해서 우열을 가리려 하니 어려운 것이다. 학교는 충분히 ‘사랑’과 ‘희망’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도 대부분의 선생님이 현장에서 이를 몸소 실천하고 계신다. 나는 1970년대 중반, 중학교 3학년 때 교육정책담당자가 되리라 결심했었다. 장래희망을 고민하던 사춘기 시절, 선생님이 되는 것을 생각했었는데 신문을 읽고 뉴스를 들으니, 교육에 문제가 많다고 한다. 당시 문교부장관 이름도 기억한다. “아, 그래. 그럼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자”고 결심했다. 감사하게도 그 길이 열렸고, 1986년부터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길을 걷게 되었다. 6월 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나는 공무원이나 교원 대상 강연이 있을 때면 이런 말씀을 드리곤 했다. “여러분! 대통령이나 장관·교육감보다 잔여임기가 짧게 남으신 분, 손을 들어봐 주세요.” 아무도 들지 않는다. 이렇게 덧붙인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요? 대통령·장관·교육감에게 큰 책임이 있지만, 우리 책임도 그에 못지않다는 것 아닐까요.” 사무실에서 “우리 교육…
2025-07-07 10:00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이재명 정부는 계엄령 선포와 대통령 파면을 거치면서 출범한 만큼, 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하는 시대적 책임을 안고 있다. 지난 정부의 과오를 딛고, 민생·경제·환경·외교·안보 등 각 분야에서 실타래처럼 얽힌 과제들을 풀어야 할 책임도 막중하다. 고등교육분야도 다르지 않다. 윤석열 정부는 연금·의료·노동과 함께 교육을 4대 개혁과제에 포함했다. 하지만 ‘교육개혁’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고등교육정책은 ‘교육’적이지도, ‘개혁’적이지도 않았다. 집권 초기부터 교육부총리 인선으로 혼란을 야기하더니, 1999년 이후 유지해 온 수도권 대학 증원 불가 기조를 허물고, 첨단분야 수도권 증원을 허용했다. RD 예산을 대폭 삭감시켜 이공계 육성에 대한 불신을 키웠고, 학과 쏠림 현상에 대한 대책도 없이 갑작스럽게 무전공제를 도입했다. 지자체가 중심이 돼 지방대학을 육성하도록 RISE를 구축했지만, 2025년 RISE 예산은 기존 정부 재정지원사업 예산을 병합한 뒤 소폭 늘리는 수준에 그쳤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지방대 육성을 떠넘긴 셈이다. 교육·연구활동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며 각종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로 인해 교육여건이 후퇴하고, 대학 스스로…
2025-07-07 10:00진보정권 출범으로 교육정책의 방향 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입시 중심 교육’과 ‘학벌주의’에서 벗어나 미래형 인재 양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교육 분야의 핵심 과제와 해법은 무엇일까. 본지는 교육정책 전문가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새 정부가 마주한 과제들을 짚어봤다. 새교육과 만난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AI시대에 걸맞은 대입 체제 개편과 민주시민교육 강화가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진보정권으로의 전환이 교육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나. “소위 대전환의 시대다. 과거의 문법과 체제로는 미래로의 지속 발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교육계만 보더라도 입시 중심 교육과 학벌주의는 여전히 강한 그림자처럼 우리 사회에 드리워져 있다. 여기에 산업 구조 변화, 지역 소멸 대응, 행정 칸막이 해소 등 새로운 요구들과 맞닥뜨려 있다. 이러한 난제들은 교육을 통해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 다만 정치권에서 ‘교육문제는 잘해야 본전이다’, ‘잘못 건드리면 피곤하다’라고 인식하는 것은 걱정스럽다. 교육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정치 문법을 앞세워 교육을 우선순위 바깥으로 밀어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AI시대의 ‘고용 없는 성장’ 속에
2025-07-07 10:00이번 호에서는 집단토의 유형 중 특히 까다롭고 실제 시험에서 자주 출제되는 역지사지형 집단토의를 중심으로 그 특징과 대응 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역지사지형 공존형 집단토의 안내 역지사지형 공존형 집단토의는 ‘다름’을 이해하고, ‘공존’을 지향하며, ‘합의’를 추구하는 시민성 기반 토의모형이다. 서울시교육청 숙의형 토론수업 모델을 발전시킨 형태로, 참가자가 찬·반 입장을 교대하며 상대 논리를 내면화함으로써 갈등을 해소하고 공감역량을 기르는 데 목적이 있다. 핵심 철학은 다음과 같다. ● 사회적 맥락 기반 실제성 교과서 밖 현실 문제를 다루어 복잡한 이해관계를 직면하도록 한다. ● 시민성·반성적 평형 찬·반 어느 한쪽에 머무르지 않고 상대 논거를 받아들여 편향을 낮춘다. 이를 위해 1차 토론 직후 ‘입장 교대’를 실시한다. ● 안전한 토론 공간 ‘혐오·차별 발언 금지’와 ‘합의 실패 존중’을 사전 규약으로 확정해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한다. 모형은 모둠형, 코너 학습형, 순차적 자료 분석형으로 구분된다. 공통 순서는 ① 주제 파악 → ② 1차 토론(무작위 입장) → ③ 2차 토론(입장 교대) → ④ 합의안 작성이다. 합의 실패 자체는 감점 대상이
2025-07-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