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가방식이 더 바람직한가? 1995년 5월 31일 정부는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고교 내신 평가방식이 상대평가→ 절대평가→ 상대평가로 바뀌면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쟁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둔 지금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떤 평가방식이 더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에 대한 논쟁이 갈등만 더 증폭시킬 뿐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모두 학생의 학업성취평가를 위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또한 서로 다른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절대적으로 옳은 것 또는 옳지 않은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수업목적과 평가목적에 따라 평가방식을 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평가가 옳다 또는 절대평가가 옳다고 주장하기 전에 현재 고교 내신 평가의 목적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 현재 고교 내신 평가가 학생의 학업성취수준을 파악하고, 성취수준에 다다르지 못한…
2024-02-06 10:30심플한 기획안의 디자인 기획의 논리는 대체로 계열화와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상호 배제/전체 포괄)의 개념으로 정리된다. 계열화는 정보의 수직적 관계를 정리하는 개념으로, 정보의 상하관계와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특징적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계열화를 기획에 적용하면 상위개념과 하위개념 간의 위계관계를 지키면서 추론과정에서 상위에는 결과나 주장을, 하위에는 원인이나 근거를 제시하는 방식을 유추할 수 있다. 정보들의 수평적 관계를 정리하는 개념인 MECE는 전체를 부분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전체를 분류할 때 상호 중복이 없어야 하고, 전체적으로 누락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녀로 구분하고, 자동차를 소형/중형/대형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흔히 사용하는 SWOT 분석(내부: 강점-약점, 외부: 위기-기회)이나 업무 프로세스인 Plan-Do-See-Check 단계가 MECE에 해당한다. 정보를 좀 더 시각적으로 보기 좋게 정리하고 표현하면 기획안 내용에 쉽게 집중할 수 있다. 이때 고려해야 할 점이 바로 디자인이다. 기획안의 대상인 독자들이 기획안 해석에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논
2024-02-06 10:30“문제아가 희망이다?”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이 개선과 혁신을 꿈꾸는 경우는 별로 없다. 왜 이래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될 때, 하라는 대로 고분고분해도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새로운 길을 꿈꾸기 마련이다. 이렇게 보면 불만 가득하고 삐딱선을 타는 반항아들은 괜찮은 친구들이다. 아인슈타인도, 스티브잡스도 학교 다닐 때 모범생은 아니지 않았던가. 혁신가들 가운데는 학창시절 불퉁거리던 반항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을 상대했을 선생님들은 어땠을까? 넘치는 반항의 에너지를 내뿜는 친구들을 상대하기는 늘 버겁고 힘들다. 그래서 신학기를 준비하는 2월이면 마음이 걱정으로 가득하다. 수업과 학급경영을 열심히 준비하면 뭐 하겠는가. 어깃장 놓는 몇몇 아이가 나의 모든 노력을 헛되고 망신살 뻗치게 만들지도 모르는데. 올해만큼은 착하고 성실한 학생들만 나의 교실에 있었으면 좋겠다. 안타깝게도 이런 바람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상황이 어떻게 되건 우리는 또다시 교실에 서야 한다. 그러니 바뀌지 않는 현실을 탓하고 두려워해봤자 소용없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절박한 고민에 영국의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도널드 위니컷(Donald Woods Winn
2024-02-06 10:30아이들을 망치고 싶어 교단에 오르는 교사는 없을 것이다. 교단에 서는 가장 큰 이유, 그리고 교단을 지키는 힘의 원천은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바라보며 느끼는 보람이다. 그런데 학생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함에도 반대의 결과가 나와 비판을 받는 교사들이 있다. 왜 그럴까?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실은 우울증을 심화시키는 행동을 하는 사람과 비슷한 것은 아닐까? 교수법을 비롯한 교육 관련 서적을 집중적으로 읽으며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고, 다른 교사들을 자주 만나 그들의 교수법과 생활지도법을 열심히 배우며, 신문기사도 교육 관련 기사를 집중적으로 보고, 그 기사를 통해 현실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제시된 대안들을 실천에 옮기는 교사가 있다면, 그는 아이들을 잘 지도하는 훌륭한 교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게 된다. 정말 그럴까? 이러한 선생님은 훌륭한 선생님이 되는 법만 배우고, 엉터리 선생님이 되는 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자신의 의도와 달리 엉터리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엉터리 선생님이 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면 역으로 훌륭한 선생님이 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우연히 마주친 글을 읽다가 떠올라 발전시…
2024-02-06 10:30제너레이션: 세대란 무엇인가 (진 트웬지 지음, 이정민 번역,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584쪽, 2만4,000원) 세대 차이는 늘 있었던 일이지만, 최근 MZ세대의 사회 진출로 한층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사일런트세대(1925~45)부터 베이비붐세대(1946~64), X세대(1965~79), 밀레니얼세대(1980~94), Z세대(1995~2012), 알파세대(2013~29)까지 동시대를 살아가는 6세대가 얼마나 다르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차이를 이해하는 데서 세대를 하나로 모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학교의 발명, 교실의 발견 (김성원 지음, 소동 펴냄, 448쪽, 2만5,000원) ‘공간이 달라지면 습관과 상상력이 달라진다’를 모토로 다양한 교실 모델과 학교 유형의 장단점, 학습공간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를 소개한다. 획일적 편복도 교실이 아닌 미래교육에 적합한 확장형 교실, 소그룹 공유 교실과 학습 아틀리에, 다목적 공간, 능동 학습공간 등 특별실 모델, 복도, 공용공간 등 2차 학습공간을 살펴본다. 어원으로 본 한국 고대사 (정진명 지음, 학민사 펴냄, 352쪽, 2만6,800원) 어원 연구를 전공으로 한 국어학도가 한국
2024-02-06 10:30“선생님! 이 단어 무슨 뜻이에요?” “선생님, 이 문장은 이해가 안 돼요.” 도서관에 있으면 아이들이 책을 가지고 와서 질문한다. 살펴보면 어려운 단어도 있지만, 학년 수준에 맞춰 보았을 때 알아야 하는 단어가 더 많다. 물어보는 문장 역시 마찬가지다. 도서관에 자주 오는 친구들은 책을 많이 접하는데도 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책 보다 유튜브나 쇼츠 등의 영상이 훨씬 친숙하다. 영상매체를 잘 활용하면 장점이 많지만, 너무 이른 나이에 영상매체만 보면 글을 읽기 싫어진다. 시청하면 바로 이해되는 영상과는 달리, 글을 읽는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사고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반영이라도 하듯 교육계에서도 문해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제 학교 현장에서 독서교육을 언급할 때면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 방법을 함께 묻는다. 사서교사로서 어떤 수업을 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은 발령 첫해부터 필자를 괴롭히는 질문이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전담으로 지정된 교과 외에 모든 과목을 담임교사가 가르치기 때문에 사서교사의 독창성 있는 수업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십진분류법이나 청구기호를 알려주는 도서관 수업은 특별했지만, 긴 호흡으로 수업을
2024-02-06 10:30쌍둥이자리(Gemini)는 겨울철 오리온자리의 동쪽에 보이는 별자리다. 황도 12궁인 사자자리·처녀자리·전갈자리처럼 그 명칭과 형상이 매우 유사해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듯한 모습으로 쌍둥이를 연상케 한다. 황도 12궁 중 가장 북쪽에 있으며, 태양이 쌍둥이자리에 위치하면 절기상으로 하지가 된다. 알파별인 카스토르(Castor)와 베타별인 폴룩스(Pollux)가 가장 밝다. 별자리 그림에서는 쌍둥이가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형상으로, 깊은 우애로 맺어진 신화 속 쌍둥이 형제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로 가까이에 있는 다정한 형제 별자리로 보이지만, 사실 카스토르와 풀룩스 사이의 거리는 약 18광년이나 된다. 멀어도 너무 멀다. 쌍둥이자리 유성우 쌍둥이자리는 유성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1월의 사분의자리 유성우, 8월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와 함께 매년 볼 수 있는 3대 유성우 중 하나다. 가끔 사분의자리 유성우 대신 사자자리 유성우를 3대 유성우에 포함하기도 한다. 별똥별이라고도 불리는 유성은 혜성이나 소행성에서 부서진 잔해가 지구 대기권과 충돌하면서 마찰열로 인해 밝게 빛나는 현상이다. 다 타지 못하고 지상으로 떨어지
2024-02-06 10:302013년 개봉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를 패러디해 보고자 한다. ‘교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1년 차 영어교사인 필자는 학생 주도성이 보장되고 깊이 있는 학습이 일어나는 영어교실을 상상한다. 그리고 AI 코스웨어를 활용하면서 이러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경험을 공유한 후, 학생 주도성과 깊이 있는 학습이 보장되는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필자가 가르치는 서책형교과서에서 제공하는 프로젝트는 고1 학습자들에게 햄릿을 영어로 연극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햄릿을 좋아하시나요?’ 아니 ‘햄릿으로 영어연극을 하고 싶은 선생님 계시나요?’ 대부분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교사조차 몰입하지 못하는 학습주제를 고1 학습자들이 몰입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햄릿 영어연극이 가지고 있는 교육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학습자들이 영어연극이라는 프로젝트에 깊이 몰입했으면 했다. 이에 학습자들의 Choice(선택권)와 Voice(발언권)가 보장되도록 다음과 같이 프로젝트를 계획하였다. 프로젝트 설계단계에서 학습자의 Voice(발언권) 보장 먼저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햄릿이 아닌 어떤
2024-02-06 10:30살면서 무언가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때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가 뭘까요? 우리 머릿속에 천사와 악마가 있어서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는 경우 다들 자주 경험하시죠? “이거 해야 돼. 인마! 넌 할 수 있어!”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아니야, 우리에겐 내일이 있으니까, 오늘은 쉬어도 돼! 그냥 배민에서 마라탕 시켜! 1시간만 더 자!”라고 유혹하곤 하죠. 여러분은 어떤가요? 악마의 속삭임을 이겨내나요? 보통은 악마가 이기거든요. 그럼, 진짜 이런 악마의 부위와 천사의 부위가 뇌에 있을까요, 없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실제로 존재한다고 합니다! 우선 최대한 단순화시켜서 준비해 본 뇌 사진을 살펴볼까요? 우리에겐 본능과 감정이 있죠. 본능대로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게 되죠. 이렇게 일차원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끊임없이 우리의 본능을 유혹하는, 악마 역할을 하는 뇌 부위가 바로 뇌의 중심에 위치한 파란 색깔의 변연계라는 부위입니다. 특히 변연계 중 편도체라는 부위가 그런 기능을 담당합니다. 반대로 천사 역할을 하는 부위는 전전두엽입니다. 이마 쪽에 딱 붙어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게 해 주고, 우리가 사회적인 행동
2024-02-06 10:30알파세대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학교 현장의 고민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학교 현장에서는 유아기부터 스마트폰에 익숙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겪을 어려움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 팬데믹 동안 다양한 인간관계를 접할 기회가 줄어든 학생들은 스마트기기 의존도가 늘어났고, 이후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은 ‘알파(α)세대1’라고 지칭되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다양한 어려움들을 토로하고 있다. 그렇다면 알파세대 아이들이 머무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인식하고 있는 문제점들은 무엇일까? 첫째, 학생들의 문해력이 낮아지고 있다. 2022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연구 결과2에 따르면 ‘알파(α)세대’에 해당하는 2010∼2013년생은 직전 세대에 비해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디지털 콘텐츠 이용 경험이 무려 열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최근 방영된 EBS 다큐멘터리K ‘책맹 인류’에서는 기본적인 교과서조차도 제대로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을 조명하였는데, 이는 현재 초등학교 교실의 심각한 문해력 저하 문제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둘째, 학생들의 학습격차가 커지고 있다. 기초학력미달 학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
2024-02-06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