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모화(翎毛畫)란 본래 새 그림을 지칭하는 것이었으나 점차 짐승 등 털이 있는 동물 그림까지도 포함되었다. 이암은 모견도에서 어미 개와 강아지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중국 송나라 화풍을 넘어선 조선 회화의 독자적 흐름을 보여주었다. 이암(李巖,1499∼?)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 문인화가로, 새와 짐승 등 동물을 잘 그려 명성이 높았다. 그는 직업 화원은 아니었지만, 문인 사대부로서 풍류와 취미로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생애에 대해서는 알려진 기록이 많지 않지만, 궁중에서도 그의 재능은 인정받아 인종실록에 따르면, 화원 신분이 아님에도 화가 이상좌와 함께 중종의 초상을 그릴 화가로 승정원에 의해 추천되기도 하였다. 모견도는 1957년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미술전에서 가장 호평받은 작품으로 소개되었다. 어미 품에 안긴 사랑스러운 새끼 강아지들을 묘사하여 해외에서도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조선 전기 회화사의 독자적 화풍 16세기 조선회화의 특징은 한국적인 정취와 독자성으로 요약된다. 이암은 어려서 중국 송나라 모익(毛益)의 화법을 배웠다고 전하지만, 현존하는 작품들을 보면 당대 중국화의 모방을 넘어 조선의 정감과 개성을 담…
2025-07-07 10:00
진보정권 출범으로 교육정책의 방향 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입시 중심 교육’과 ‘학벌주의’에서 벗어나 미래형 인재 양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교육 분야의 핵심 과제와 해법은 무엇일까. 본지는 교육정책 전문가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새 정부가 마주한 과제들을 짚어봤다. 새교육과 만난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AI시대에 걸맞은 대입 체제 개편과 민주시민교육 강화가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진보정권으로의 전환이 교육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나. “소위 대전환의 시대다. 과거의 문법과 체제로는 미래로의 지속 발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교육계만 보더라도 입시 중심 교육과 학벌주의는 여전히 강한 그림자처럼 우리 사회에 드리워져 있다. 여기에 산업 구조 변화, 지역 소멸 대응, 행정 칸막이 해소 등 새로운 요구들과 맞닥뜨려 있다. 이러한 난제들은 교육을 통해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 다만 정치권에서 ‘교육문제는 잘해야 본전이다’, ‘잘못 건드리면 피곤하다’라고 인식하는 것은 걱정스럽다. 교육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정치 문법을 앞세워 교육을 우선순위 바깥으로 밀어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AI시대의 ‘고용 없는 성장’ 속에
2025-07-07 10:00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협력할 것을 약속합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염경중학교(교장 박형준) 시청각실. 지난 5월 9일 학생·학부모·교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름하여 ‘2025 염경교육공동체 약속’ 협약식. 염경중이 지향하는 ‘공동체로서의 학교’ 철학이 응축된 순간이다. 이날 행사에는 100여 명의 교육공동체 구성원이 참석했다. 학생·학부모·교사 대표가 무대에 올라 협약서에 서명하고, ‘존중·배려·협력’이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약속을 공식화했다. 더 눈길을 끈 것은, 이 약속이 누군가에 의해 ‘정해진’ 문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염경중은 두 달에 걸쳐 세 차례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차 서술형 설문에서는 학생·교사·학부모가 ‘서로에게 바라는 모습’을 자유롭게 작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약속 문안을 구성한 뒤 3차 선택형 설문을 통해 최종 약속을 확정했다. 약속의 내용보다 과정이 더 큰 교육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1차 설문에 참여한 한 교사는 “누군가에게 바라는 걸 말하기 전에, 나는 어떤 교사인가를 먼저 고민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실천 가능성과 공감력을 갖춘 약속이 교육공동체 스스로의…
2025-07-07 10:00
본 연재가 탑재되는 시기는 전국 시도교육청이 교육전문직원 전형을 마무리하는 시점일 가능성이 높다. 전형이 마무리되어 최종 면접이나 사전 연수를 받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최종 면접이나 사전 연수에서는 주로 교육청 장학사 또는 연구사로서 지녀야 할 소양이나 실제 교육청 장학사나 연구기관의 연구사로 근무할 때 어떤 자세로 근무하고 교육정책의 현안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교육전문직원으로 전직을 고려하는 교사에게도 이런 과정을 미리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크다. 본 호는 그런 관점에서 시도교육청 장학사 또는 연구사로 근무하면서 생각할 수 있는 설계를 다루어 보는 가상 논술 과정이다. 우선 제시된 참고자료의 글을 읽고 교육청 장학사나 연구사가 근무할 때의 생각거리를 탐색하여 본다. 다음으로 기존 시도교육청의 사례를 찾아보면서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과정을 설계하며, 마지막에는 이를 추진하면서 교육전문직원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소양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본 사례나 방안은 예시 자료이며, 지금까지 지속해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혼자서 또는 팀으로, 컨설팅 도움 등을 통해 고민하고 생각을 거치면서 직접 작성하여 보는 것을 권한다. 1. 생각하기 다음 참고자료는
2025-07-07 10:00
들어가는 말 최근 많은 학교장을 만나보면, 다수의 학교장이 학교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현재와 같이 구성원 간의 각기 다른 요구와 욕망이 충돌하는 패러독스 상황에서는, 조금은 떨어져 긴 호흡으로 멀리 보는 것이 필요하다. 성공하는 학교장에게 필요한 역량은 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다. 이를 위해 학교장은 구성원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비전 실현을 위한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어야 한다. 또한 그들이 함께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우리 학교교육’이 크게 변화했음을 체감하게 해야만 한다. ‘한 사람의 꿈은 꿈으로 남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이 된다’라는 어느 유목민의 속담이 있다.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군대의 병사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돌격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은 꿈을 향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나아가는 조직’을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학교장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 모두가 같은 꿈을 공유하고, 그 꿈을 향해 힘과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전의 의의와 우수 비전의 조건 ● 비전의 의의 1) 협의의 비전 비전(vision)은 외래어로서 우…
2025-07-07 10:00
싱가포르 정부는 2002년에 싱가포르를 아시아 교육의 허브로 만들기 위하여 ‘Global Schoolhouse’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그 이후 세계 유수 대학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외국인 유학생 수가 증가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육의 질적인 성장을 들여다보면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싱가포르는 사실상 1당 체제 국가로 1965년 건국 이후 현재까지 집권당이 의회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이다. 그러다 보니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학문의 자유 또한 매우 제한적이다. 실제로 싱가포르 Yale-NUS College에서 Liberal Arts 교육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장려했으나, 2021년 정부의 결정으로 폐지된 것이 한 사례이다. 이 글의 의도는 싱가포르 정부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교육 허브 국가가 되기를 바라는 나라에서 비판적 사고의 부재는 교육의 핵심 가치를 외면하고 있음을 말하기 위함이다. 비판적 사고가 결여된 나라는 어느 정도 성장할 수는 있으나, 선도할 수는 없다. 그러면 왜,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가? 미국의 교육학자 존 듀이(John Dewey)도…
2025-07-07 10:00
지난 호에서는 교원 상훈과 징계를 통해 교육공무원의 공과(功過)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학교 조직의 성장 동력이라 할 수 있는 교원 승진제도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승진은 교사의 전문성과 리더십을 인정하여 더 큰 역할을 부여하는 과정이자, 학교가 지향하는 가치와 비전을 실천하도록 촉진하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우선 이번 호에서는 승진의 구조 및 절차와 교육경력평정·근무성적평정의 핵심 요소를 함께 살펴보고, 다음 호에서는 연수성적(교육성적·연구실적)평정과 가산점평정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교원의 승진임용은 「교육공무원법」 제13조가 규정하듯, 바로 아래 직급에 있는 사람이 경력·재교육·근무성적 등 실제로 입증되는 능력을 바탕으로 상위 직위로 올라서는 제도입니다. 다시 말해, 현재 직위보다 높은 자리로 수직 이동함으로써 영향력은 커지고 책임 또한 무거워집니다. 초등·중등학교 현장에서는 교사 → 교감 → 교장으로 이어지는 승진이 대표적이며, 교육행정기관·연수기관·연구기관의 장학사(교육연구사) → 장학관(교육연구관) 승진 역시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2007학년도 2학기 도입된 교장공모제는 승진 위주의 교직문화를 혁신하고, 민주적 학교 운영과 책임경
2025-07-07 10:00
디지털 전환 속 교실혁신 모델 제시 디지털 전환 속 교실은 ‘맞춤화·주도성·사회참여’라는 세 축 위에서 다시 설계돼야 한다. 이번 수업나눔 사례에서는 그 세 축을 구현한 세 가지 수업모델을 병렬로 제시한다. AI 코스웨어는 진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경로를 제안해 학습 기초를 다진다. 거꾸로학습과 배움노트는 가정과 교실을 연결하며, 학생이 스스로 오류를 탐색하고 피드백을 주도하게 한다. DATA 기반 AI 프로젝트는 데이터를 수집·분석·모델링하여 실제 사회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끈다. 교사는 세 모델을 조합해 학급 맥락에 맞는 융합형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은 자율적 학습자이자 공동체 기여자로 성장한다. 세 모델은 독립적으로도 적용 가능하지만, 함께 운영될 때 데이터 분석과 정서 지원, 사회 참여가 상호 강화되어 교실혁신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모델❶ _ AI 코스웨어로 맞춤 학습의 기초 다지기 ● 배경과 준비 플랫폼 도입 초기 일부 교사는 ‘데이터 화면 해석이 어렵다’는 불안을 표했다. 이에 학년 대표 교사들이 TF를 꾸려 에듀테크 다모임과 실습 연수를 운영했고, 작은 성공사례를 빠르게 공유해 거부감을 줄였다. ● 운영 학생들은 사고력 진단평가와 컴퓨팅…
2025-07-07 10:00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이재명 정부는 계엄령 선포와 대통령 파면을 거치면서 출범한 만큼, 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하는 시대적 책임을 안고 있다. 지난 정부의 과오를 딛고, 민생·경제·환경·외교·안보 등 각 분야에서 실타래처럼 얽힌 과제들을 풀어야 할 책임도 막중하다. 고등교육분야도 다르지 않다. 윤석열 정부는 연금·의료·노동과 함께 교육을 4대 개혁과제에 포함했다. 하지만 ‘교육개혁’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고등교육정책은 ‘교육’적이지도, ‘개혁’적이지도 않았다. 집권 초기부터 교육부총리 인선으로 혼란을 야기하더니, 1999년 이후 유지해 온 수도권 대학 증원 불가 기조를 허물고, 첨단분야 수도권 증원을 허용했다. RD 예산을 대폭 삭감시켜 이공계 육성에 대한 불신을 키웠고, 학과 쏠림 현상에 대한 대책도 없이 갑작스럽게 무전공제를 도입했다. 지자체가 중심이 돼 지방대학을 육성하도록 RISE를 구축했지만, 2025년 RISE 예산은 기존 정부 재정지원사업 예산을 병합한 뒤 소폭 늘리는 수준에 그쳤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 지방대 육성을 떠넘긴 셈이다. 교육·연구활동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며 각종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로 인해 교육여건이 후퇴하고, 대학 스스로…
2025-07-07 10:00
AI가 ‘이적 스타일’로 만든 노래가 이적의 노래보다 낫다고들 평한다면…. 그럼 인간은 더 이상 뭘 할 수 있을까? 최근 싱어송라이터 이적이 소개한 유발 하라리의 신간 넥서스에 담긴 이야기는 단순한 공포 마케팅이 아니었다. 하라리는 AI를 ‘도구(tool)’가 아니라 ‘행위자(agent)’로 정의하며, AI가 인간의 공감능력을 이용해 거짓말을 하고, 우리의 판단과 삶을 설계하는 주체로 움직이기 시작한 시대를 경고한다. 인간의 노동·창작·의사결정, 그리고 심지어 존재의 정체성까지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감각은 이제 추상적 담론이 아니다. AI는 시를 쓰고 음악을 만들며, 판례를 요약하고, 시장을 예측하고, 인간을 속이는 능력까지 갖췄다. 디지털 격차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를 넘어 ‘존재의 위계’를 나누는 질문이 되었다. 디지털 격차는 단지 기술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대학생이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을 통해 세계를 읽고, 자신의 진로를 상상하고, 역량을 쌓는다. 하지만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 추천은 더 이상 사용자 중심적이라기보다는 사용자를 하나의 방향으로 몰아넣는 ‘설계된 중독’의 형식을 띠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다고 믿지만, 사실상 AI가 설…
2025-07-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