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세계 각국에서 교육개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육은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중추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가 발전을 위해서 이에 걸맞은 교육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19세기 초 독일이 독불전쟁에서 완패했을 당시 베를린대 총장이던 피히테(J.G.Fichte)는 ‘독일 국민들에게 고함’을 통해 새교육을 주창함으로써 ‘라인강의 기적’을 이뤘다. 또 진보주의 교육의 태두 존 듀이(J.Dewey)도 ‘사회 개혁은 교육 개혁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새교육을 주도했다. 교육 본질로 회귀하자 우리나라의 새교육 운동은 해방 후 일제 잔재교육 청산, 민족 교육 강화, 문맹 퇴치 등을 기치로 내걸고 교육 민주화를 시도한 교육 개혁 운동이다. 당시의 새교육 운동은 교원 주도로 미국과 일본 등 외국 교육 방식의 무분별한 도입․적용을 배제하고 한국에 맞는 교육제도와 교육과정을 안착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오늘의 우리나라 교육은 국가백년지대계라는 공허한 외침만 있을 뿐 교육의 본질을 간과하고 주입식․암기식 교육이 오랜 기간 지속됐다. 역대 정부가 한결같이 교육 개혁, 교육 혁신을 부르짖었지만, 결과는 교원들의 피로감만 가중시키고
2013-10-24 21:262013 어도비 교육회의(Adobe Education Summit 2013 in Barcelona)의 주제는 창의와 표현(creativity and expressiveness)이었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고향 바르셀로나는 주제에 딱 맞는 회의 장소였다.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2011년부터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는 연례 교육 회의를 시작했다. 관심사가 ‘무엇을 창조하고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 왜 창조하고 왜 표현할 것인가’이다. 21세기로 접어들어 대한민국은 세계의 주목을 받은 국가이며 교육은 그 중심에 서 있다. 우리는 아이폰 대 안드로이드폰의 대결구도 속에서 스마트 사회를 주도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2011년에 스마트 교육전략을 세계만방에 선언함으로써 미래교육의 향로 선점을 시도했다. 그러나 사회변화의 속도는 매우 빠르고 도전은 항상 존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아이패드를 모든 학생에게 나눠줬다는 뉴스가 들려오고 우리가 주춤한 사이 한국 IT 기업들은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의 스마트교육은 야심찬 출발에 비해 지금은 비틀거리고 있다. 일부에선 그거 보라는 듯 스마트교육 정책의 무모함을 조롱한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달라질…
2013-10-24 21:23결실의 계절 가을이다. 올해는 태풍도 한반도를 비껴가고 풍부한 일조량으로 근래에 드문 풍년이라니 무척 기쁜 일이다. 이 좋은 계절에 다양한 교육활동이 펼쳐지고 있는 각급 학교에서도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 시기엔 각종 연구학교의 운영 결과 보고회를 비롯해 자율장학의 하나로 많은 수업공개가 이뤄진다. 수많은 수업공개 안내 공문을 보면서 문득 ‘좋은 수업이란 어떤 수업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미국의 존경받는 교육 지도자이자 사회운동가인 Parker J. palmer는 그의 저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에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 그것은 곧 자신에게 달려가는 용기이다’라며 ‘훌륭한 가르침은 하나의 테크닉으로 격하되지 않는다. 훌륭한 가르침은 교사의 정체성과 성실성에서 나온다.’라고 이야기한다. ‘좋은 수업’은 기술적 관점보다는정의적 관점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흔히 교사들은 수업공개를 앞두고 교수․학습과정안을 쓰고 자료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왜냐하면 교사에게 수업공개는 자신의 수업 능력을 평가받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준비된 수업은 자칫 보여주기 위한 수업이 되기 일쑤였고 참관인도 교사의 계획대로 수업이 잘
2013-10-24 21:17교총이 상반기 접수한 교권침해 상담 건수가 24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3건보다 127건이 늘어나 112%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동 수치는 2012년도 하반기 접수된 221건에 비하면 8.6%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8월 30일, 정부가 야심차게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교권침해 상담건수의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상반기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학생·학부모에 의한 부당행위’가 30%로 신분피해, 명예훼손, 학교안전사고로 인한 피해 등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는 최근 학교에서 ‘친권자’로서의 학부모와 ‘지도감독자’로서의 교원 간의 올바른 관계가 형성되지 못하고, 사회에서 적용하는 엄격한 법의 잣대가 학교현장은 느슨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교권보호 및 예방을 위해서 학교분쟁에 대한 합리적인 절차를 마련하고 구성원들이 이를 준수하는 문화의 조성이다. 지금까지 학교분쟁이 발생하면 학생․학부모․교원 등 교육주체들은 감정적 대응이 우선되고 합리적인 문제해결엔 미숙했다. 앞으로 학교는 학부모 연수를 통
2013-10-17 18:38교육부장관이 14일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의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를 내년 하반기부터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란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지만 정규 교사 법정 근로시간의 절반인 하루 4시간(주 20시간)만 근무하는 교사다. 승진과 보수는 근무시간에 비례해 정해진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 ‘고용률 70% 로드맵’ 정책의 일환으로, 각 부처는 7급 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시간제 공무원 채용에 합의한 바 있다. 문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제도 취지를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이 제도가 우리의 교육현실에 적합한가라는 점에서 볼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첫째, 시간선택제 교사에게 수업 이외에 학생과 하루 종일 함께 생활해야 가능한 생활지도, 진학상담 등의 업무를 맡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전국의 10만 8728개 학급 가운데 15%에 달하는 학급을 계약직인 기간제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잠재적 갈등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학교폭력과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인해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을 겪는 학교현장에서 이들이 실효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둘째, 학교에
2013-10-17 18:35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입시제도 개선안이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그중에 2017학년도 수능에서 문·이과 융합이 어떻게 반영될지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다. 취지는 좋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펴는 측이 있는가 하면 과학 기술의 발전은 어느 한 분야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가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이뤄질 수 있다며 융합안을 찬성하는 쪽도 있다. 2017년 시행은 시기상조 고교 교육과정부터 문·이과를 구분한 현행 교육체제는 전문화된 인재를 키우는 장점도 있지만 일찍부터 진로를 선택해 자기 적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성적에 맞춰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져 국제적 흐름은 융합 교육으로 가는 추세다. 교총에서 고교 교사 72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서도 완전 융합안이 36.4%, 일부 융합안이 35.7%로 문·이과 구분안 26.1%보다 높았다. 정책변화에 신중한 교원도 융합교육 자체에는 긍정적 입장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창의적 인재가 나오려면 인문과 과학을 아우르는 융합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회적 여론이다. 하지만 결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현장 교사로서 교육부가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2017년에 맞춰 무리하게 추
2013-10-17 18:34지난 10월 5일 글로벌 교육기관인 바르키 GEMS 재단이 세계 ‘교사 위상지수(Teacher Status Index 2013)’를 발표했다. PISA의 국제학력평가 결과가 세계 각국의 교육 개혁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듯이 세계 교사 위상 지수에 대한 국제비교 연구 결과도 향후 세계 교육 개혁, 특히 교원 정책 개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여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기사폭탄에 왜곡된 교사 위상 처음으로 보도한 연합뉴스는 뉴스의 제목을 「한국 교사 위상 OECD 국가 중 4위…중국 1위」라고 붙인 후 소제목을 「연봉 3위…학생들 존경심은 `꼴찌'」라고 붙였다. 이를 받아서 기사화한 다른 신문과 언론매체들은 10월 7일에 일제히 더욱 선정적인 제목을 붙였다. 「한국 교사 위상은 4위, 학생들 존경심은 꼴찌」(중앙일보), 「한국 교사 위상 지수 4위…존경심은 바닥권」(동아일보), 「한국 교사 위상 지수, 존경심은 최하 연봉은 3위」(한국일보)등이 그 예이다. 이로써 ‘교사 위상’에 대해 국민들이 오해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 보도를 접한 후 연구 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
2013-10-17 18:32몇 일전 지방신문에 학교붕괴 현실을 다룬 '등 돌린 스승과 제자, 눈앞에 닥친 현실'이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아들을 이해 못했던 학부형이 교실붕괴 현실을 알고 아들의 심정을 이해했다는 내용이다. 학부형에 따르면 아들이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이유는 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실에는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 큰 소리로 떠드는 학생, 우왕좌왕 하고 교실을 서성거리는 학생, 옆 사람과 잡담하는 학생,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학생 등으로 난장판을 방불케 하지만 교사는 이 같은 막장 교실에서 망연자실 서 있을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학생을 지도하려하면 간접체벌 운운하니 그마저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급기야 학생들이 막장 교실 분위기 때문에 학교를 그만 두겠다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다. 기사 속 사례는 학교에서의 인권존중이 강조되면서 나타난 교실의 모습이다. 수업에 열의를 보이는 학생이 오히려 피해를 보고 교실이 난리법석 상황으로 치달아도 교사가 학생들의 무질서한 행동을 교육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한계가 이미 넘은 상태인 것이다. 도대체 우리 교육현장을 누가 이렇게 만들어 버렸단 말인가? 최근 교실에서 교사가 제자인 학생들
2013-10-17 18:30최근 죄를 짓는 학생들이 늘고 그 나이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이 저지른 범죄의 죄질도 성인들 못지않게 잔혹할 뿐 아니라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지난 9월 경찰청이 밝힌 최근 2년간 형사미성년자 가운데 살인이나 방화, 강도, 강간 등 4대 강력범죄를 저질러 입건된 소년이 600여 명에 이르며, 이들의 범죄 건수도 5년 사이에 16%나 늘었다. 형사미성년인 10세 이상 14세 미만 중 형법상 저촉되는 행위를 한 자를 촉법소년(觸法少年)이라 한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벌 없이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해 보호처분만 내린다. 그래서 촉법소년 대다수는 자신이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계속 저지를 뿐 아니라 범죄행위에 대한 죄의식이 없다. 문제는 촉법소년 증가와 함께 일부 학교에서 형성되는 학생문화다. 가장 밝고 건전해야 할 학생문화가 우려스럽게도 매 학기 초가 되면 일진부터 왕따까지 계급 서열이 결정되고 정해진 서열은 재학기간 내내 지속돼 학교가 마치 약육강식의 정글 같다. 이 속에서 촉법소년은 힘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또래의 '영웅'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경찰 조사를 받거나 보호 처분을 받은 경력은 또래에서 훈장인 별을
2013-10-17 18:29예수의 말씀들 중에 일반인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말들이 제법 많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라’는 문구일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누가 내 오른편 뺨을 친다면 나도 반사적으로 상대방의 뺨을 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왼편 뺨도 돌려대라니 ‘참아도 너무 참으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반발심이 생기기도 한다. 인내심과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당서(唐書)의 ‘누사덕전(婁師德傳)’에 보면 당나라에서 존경 받는 사부였던 종인(宗仁) 선생의 이야기가 나온다. 종인 선생이 하루는 제자들에게 참는 일에 관해 가르쳤다. 그러자 한 제자가 물었다. ‘누가 얼굴에 침을 뱉는다면 곧 닦아야 합니까?’ 종인 선생이 대답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침을 곧 닦으면 화를 내는 상대방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침이 얼굴에서 저절로 마를 때까지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얼굴의 침이 저절로 마르도록 하라는 의미의 문구가 사자성어로 ‘타면자건(唾面自乾)’이다. 침뱉음을 당하는 일은 어쩌면 뺨을 맞는 것보다 더 모욕적인데, 그것까지 참으라니. 종인 선생도 예수 못지않게 인내심의 한계에 도전하도록 우리를 독려한다. 그런데 침 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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