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소설을 많이 읽지 못했는데 마침 최재봉의 '언젠가 그대가 머물 시간들'을 읽을 기회가 있어 세월과 환경이 각각 다른 다양한 소설 속 사랑풍경을 엿보게 되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1. 겹눈의 사랑 외 7편이 소개된 ‘그렇게 너는 나를 지나갔다. ’ 2. 2천5백만 년의 약속 등 6편이실린 ‘순정과 욕망의 교차로.’ 3.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이상의 봉별기 등 6편이 실린 ‘매혹하는자, 갈망하는 자.’ 4. 사람 마음을 이렇게 모르냐 외 6편이 소개된 ‘아득해서 아름다운.’ 5. 사랑은 미친 짓이다 등 7편을 소개한 ‘이것은 왜 사랑이 아닌가?’ 이렇게 구성된 이 책의 한국 소설 32편을 읽어 보면 “사랑이 무엇이라는 연역 대신 ‘이런 것이 사랑’이라는 예시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귀납해 가는 방법을 택했다고나 할까”라는 저자의 말을 기억하게 된다. 저자가 바라본 문학작품엔 권력과 복종이 사랑의 숨길 수 없는 일면이라는 사실도 보여 준 '경마장 가는 길', 맘에 드는 서방질은 부정한 일도 죄도 아니라는 직업적 사랑 '뽕', 닿을 수 없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것을 향한 조바심도 사랑이 될 수 있는 '화장', 고통과 사랑의 강도가 비례하는 무시무
2011-05-30 09:25부제목 '세상의 헛소리를 간파하는 77가지 방법'이란 안내처럼 저자는 방송이나 신문, 잡지 등 언론에 소개된 발언들을 대상으로 우리 실생활의 그럴 듯하지만 논리적이지 못한 말들을 골라 조목조목 '이러이러하니 이렇다 라는 이론은 실상 가짜 논리’임을 주장하고 있다. 처음 딱딱한 책제목과 표지디자인만 보고 차일피일 읽기를 미루기만 했는데, 읽어보니 글도 간단간단하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거의 쉬운 말과 명쾌한 해설로 저자의 '논리'에 빠져들게 되었다. 살인은 했지만, 살인자는 아니다라는 글은 정의의 축소(High redefinition)라는 부제목이 있고 “나는 음주운전자가 아니다. 어쩌다 한 번 그랬을 뿐이다”라는 유명 요리사의 말도 인용한다. 또 아내를 살해한 자가 법정에서 “나는 살인자가 아닙니다. 그냥 어쩌다 한 번 그랬을 뿐입니다”라는 주장도 함께 소개하며 살인자나 정복자, 발견자, 또는 방문자는 한 번으로 족한데도 의미를 너무 축소한 나머지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을 만큼 협의의 뜻으로 바꿔버린 이런 논리- ‘정의의 축소’ 재미 있지 않은가? '우유는 송아지가 먹어야지', '부모가 죄인이면 자식도 죄인인가?', '걱정도 팔자', '거짓말과 새빨간 거
2011-05-30 09:21자꾸 꼬이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 팽개치고 무작정 떠난 여행지에서 삶의 활력소를 얻는 게 여행의 묘미다. 이런 날 높은 하늘과 넓은 바다가 막힌 가슴을 뻥 뚫어주고, 오래된 소나무와 예쁜 꽃들이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행지를 찾아보자. 숲속에서 피톤치드까지 실컷 마시며 몸과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여행지면 더 좋다.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큰 섬 안면도.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안면도국제꽃박람회를 개최하며 이제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왠만하면 대부분의 섬들이 다리로 연결된 세상이지만 섬에 있는 수목원은 뭔가 특별할 거라는 예감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청정자연과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안면도에 수령 100여 년의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룬 국내 유일의 소나무 천연림이 있다.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안면대교를 건넌 후 77번 국도를 달려 안면읍 소재지를 지나면 울창한 소나무 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이 솔향기 가득하고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안면도자연휴양림이다. 휴양림에는 토종의 붉은 소나무 안면송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집단적으로 자생하고 국제꽃박람회 부전시장이었던 수목원은 휴양림과 도로를 마주하며 이웃하고 있다. 도로를 내려서 매
2011-05-30 09:19녹색세상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이맘때 충북 청원군 문의면 남계리 방죽골로 가보자. 가지를 물에 담근 노거수 버드나무와 하늘의 흰 구름을 물에 담고 있는 작은 저수지를 마을 입구에서 만난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반해 저수지 둑을 거닐다 보면 녹색세상을 만든 주체가 나무라는 걸 깨닫는다. 노거수(수령이 많고 커다란 나무)는 수백 년 동안 마을 입구에서 정자목이나 당산목으로 선조들과 역사를 같이한 신령스런 어르신 나무다. 대청호 주변을 돌다보면 노거수들을 많이 만난다. 금강 물줄기는 수십만 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지역이다. 노거수가 많다는 그 자체가 대청호 유역이 역사의 향기가 묻어나는 청정지역임을 알게 한다. 방죽골을 나와 대청댐 방향으로 가면 문의소재지 못미처 새미실에서 덕은이저수지를 거쳐 작두봉을 등산하는 사람들이 자주 소개하는 나무가 있다. 미천리 602-3번지에 위치한 이 느티나무는 청원군 보호수로 수령이 500년이 넘지만 높이 40m, 둘레 2.5m로 청년나무처럼 우람하고 싱싱하다. 마을의 길목에 있어 여름철이면 오가는 사람들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양성산, 작두봉 가는 길의 팔각정에서 대청호 너머를 내려다보면 산 아래로 농촌마을이 한
2011-05-30 09:185월에는 가정, 어머니, 선생님 등 인간삶의 기본 틀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달이다. 한 중학생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선생님의 모습을 소개하면서, 지금도 어디선가 가르치고 계실 선생님께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바다보다 넓은 스승의 사랑, 항상 선생님께서는 제 곁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그림자처럼, 키다리 아저씨처럼. 그래서 저는 선생님의 넓은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선생님을 만나고부터 달라졌습니다. 스승의 날만 되면 제 작은 기억 속에 한 분의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모든 아이를 차별 없이 사랑으로 대하셨던 마음의 스승.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의 이야기입니다. 5학년을 거쳐 초등학교 최고 학년인 6학년이 되던 해에 저는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웃는 인상의 여자선생님이었습니다. 별로 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생활도 조용히 평범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저를 부르셨고 저는 ‘아. 내가 무슨 잘못했나?’라는 생각에 긴장하며 교무실에 들어섰고 여느 때와 같이 선생님께서 웃으며 “진희 왔니?” 라고 하셨고 그 말이 끝난 후 선생님께서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진희야, 어려운 형편에 있는 아이들
2011-05-30 09:16책을 많이 읽는 이유는 메말라버린 나의 지식 창고를 채우기 위해서다. 자주 이야기하지만 책은 지식의 보고다. 책을 읽어야 그럭저럭 남 앞에서 아는 체도 하고, 남과 더불어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거리가 싹튼다. 그리고 책을 열심히 읽는 이유는 남의 글쓰기를 기웃거리기 위한 것이다. 옆에서라도 보면 거기에는 못 미치겠지만 흉내는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는 사실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우선 현학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글도 그저 그렇다. 전문적인 글쓰기를 하는 작가가 아니다 보니 배울 것이 없다. 그런데도 한비야의 책은 안 읽을 수가 없다. 한비야의 책은 심오한 학문적 지식은 없지만 감동이 있다. 그의 삶은 하나하나가 박제된 지식보다 더 아름다운 가치가 있다. 작가의 이야기는 감동을 주기도 하고, 삶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천천히 마음을 다독거리며 읽어야 한다. 한비야의 글이 그저 그렇다는 판단도 조심해야 한다. 한비야 글쓰기는 표현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한비야 자신이 글쓰기 전에 말로 해본다고 한 것처럼(내 글쓰기의 비밀, p. 114), 한비야의 글은 옆에 있는…
2011-05-27 14:23재래시장은 언제나 사람살이가 느껴진다. 발걸음을 더디게 하는 볼거리들이 느림의 의미를 알려준다. 기웃기웃 구경을 하다 보면 어릴 때는 흔했지만 지금은 사라져 추억 속에만 존재하던 물건들도 발견한다. 갑자기 사람구경하고 싶은 날이 있다. 이런 날은 재래시장에 들려 시골에서 직접 생산한 농산물이나 각종 공산품을 구입한다. 지난 22일 일요일 오후 아내와 청주의 대표적인 재래시장 육거리시장으로 갔다. 전국의 우수 재래시장으로 매스컴에 자주 소개되는 육거리시장은 시와 상인들이 비가림막,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해 늘 사람들로 넘쳐나는 상설시장이다. 육거리시장은 농산물, 식료품, 특산품, 건어물, 축산물, 수산물, 한약재료, 의류, 혼수, 신발, 그릇, 꽃, 모종 등 각종 생활용품들이 다 있다. 재래시장은 단순히 물건만 거래하는 곳이 아니다. 특산품을 구매하고 풍물을 구경하며 옛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조용한 시골장과는 다른 풍경이지만 왁자지껄 물건 값을 흥정하고 덤으로 주는 넉넉함에서 사람냄새가 난다. 고추, 가지 모종과 화분 하나 들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힘이 넘친다. 물건을 사지 않으면 어떤가. 눈요기 실컷 하고 사람냄새만 맡아도…
2011-05-26 09:18달빛여행이라고 들어 봤는가? 별빛이나 달빛은 감성을 자극하는 마력이 있다. 달빛여행은 밝은 달이 휘영청 떠오르는 보름날이 제격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대청호 최고의 명소 청남대. 달빛이 만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호반을 걷는 달빛여행이 음력 4월 15일인 5월 17일 청남대에서 있었다. 문의를 지나 가로수 길을 달리는데 대청댐 뒤편 구룡산을 붉게 물들인 석양이 아름답다. 청남대(http://chnam.cb21.net)에 도착해 어둠에 모습을 감추고 있는 본관 주변의 풍경을 부지런히 돌아보고 어울림마당으로 갔다. 가족, 친구, 모임을 통한 참석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행사를 주관한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의 인사말이 끝난 후 골프장, 그늘집, 작은연못, 대통령광장, 선박전시장을 지나는 호반을 걸어 초가정으로 갔다. 그동안 청남대를 많이 드나들었지만 야간에는 처음이라 감회가 새롭다. 1983년 말에 영춘재로 준공된 청남대가 일반인에 개방된 게 2003년 4월 18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공약대로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발표가 있은 후 인수기관인 충북도청 직원들과 함께 일반인 몇 명이 청남대를 방문했었다. 당시의 청남대 본관은 4중의 철망에
2011-05-23 10:07웹 사이트의 주인인 블로거와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이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충청도 블로그, 한범덕 청주시장을 만나다'를 중부매일이 주최했다. 마침 행사장소가 제빵왕 김탁구 드라마 전시체험관(http://www.kimtakku.co.kr)이었다. 드라마 전시체험관은 첨단문화산업단지 뒤편(청주시 내덕동2동 201-32)의 옛 연초제조창 잎담배 저장고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내부와 통로에서 '제빵왕 김탁구'의 액션장면을 촬영했던 주변의 낡은 창고들이 못살았던 60년대 풍경을 연출한다. 일본이나 중국 사람들이 남이섬을 여러 번 찾아오는 것을 보면 드라마의 열풍이 대단하다. 인정, 우정, 의리, 사랑의 가치가 더 아름다웠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꿈을 소중히 하며 내 안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한때는 50.8%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던 '제빵왕 김탁구'의 열풍이 그러하다. 2개 동의 전시체험관은 세트와 중요 소품을 보존한 전시관, 제빵 체험과 제빵쇼 공연을 체험하는 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여행이 시작된다. 체험관 입구에서 청산제과점과 서문우동이 맞이한다. 200여명이 동시에 빵을 만들어 볼 수 있는…
2011-05-18 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