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참교육이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덩달아 학교폭력, 교권 추락과 교실 붕괴, 악성민원으로 학교가 흔들리는 현상 등 교사와 학교의 현실이 사회적 조명을 받으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11년간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며 느낀 점은 점점 우리의 학교는 어려워지고 교실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답답한 마음에 해결책을 고민했고,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기에 법을 바꾸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길로 대학원 전공으로 법학을 선택하여 일과 연구를 병행하였다.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문제의 시작은 어디일까? 결국 「헌법」 제31조를 비롯해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등 관련 법률일 것이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로 교권 추락과 교실 붕괴를 막기 위해 교권 5법 개정이 이루어졌고, 계속해서 법률 개정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법들이 교육과정부터 교실 현장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교실과 학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다지 실효성 있게 개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해외 교육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들은 어떠할까? 미국·핀란드·일본·영국·독일·싱가포르 등 필자가 연구한 국가들 대부분이 비슷…
2026-09-08 10:00
지난 호에서는 1980년부터 1992년까지 유아교육과 초·중등교육 분야에서 국가가 교육의 책임을 확대하며 교육국가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 나간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같은 시기 추진된 고등교육정책을 중심으로 한국 고등교육이 어떠한 변화를 거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980년 신군부는 7·30 교육개혁조치를 발표하며 과외금지, 대학 본고사 폐지, 고등학교 내신 반영 의무화, 졸업정원제, 대학 장학금 확대, 방송통신대학의 학사학위기관 전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설립, 대학평가제도 도입 등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개혁을 추진하였다. 출발점은 과열된 입시와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학입시와 대학 운영, 평생학습과 교원양성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고등교육 개혁으로 발전하였다. 이 시기 한국 고등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고등교육의 대중화였다. 고등교육 취학률은 1979년 약 10% 수준에서 1985년 30%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이후 1990년대 초에는 40%에 근접하였다. 한국 고등교육은 이 시기를 거치며 소수 엘리트를 위한 교육단계에서 국민 다수가 참여하는 대중교육 단계로 전환되었다. 국가는 대학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대학입시와
2026-09-08 10:00
우리 강서중학교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하점면에 위치하고 있다. 작년부터 사서교사가 배치되었다. 교육청의 한시적 기간제교사 배치의 결과였다. 정년퇴직을 하고 청소년문화의집 관장을 하던 중 한시적 기간제 사서교사 채용 공고를 보고 미련 없이 사직을 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우리 학교는 강당이 없다. 우천 시 체육활동이나 축제 활동 등에 어려움이 있다. 학교도서관은 종합 교육활동의 장이자 커뮤니티 공간이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고 독서를 하는 공간이 아니다. 항상 개방되어 있고, 도서 대출·반납에 일정한 기간 제한이 없다. 반납기간이 지나면 가끔 반납을 확인하는 정도이다. 도서관은 입학식, 사회적 정서학습, 자치활동, 교무회의, 기타 전교생 대상의 모든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1·2·3학년 통합학습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여기에 그중의 몇 가지 도서관 활용 수업의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조금 아쉬운 것은 선배 교사라는 입장이 조심스러워, 후배 교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을까 하여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2학기에는 최대한 동료 교사들에게 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실시해 볼 계획이다. 내 인생을 바꾸는 아침독서 ● 독서시간 - 매
2026-09-08 10:00
교실에서 마주한 세 가지 목소리 지난 수 년여간 담임 및 교과교사로서 해마다 비슷한 유형의 학생들을 마주해 왔다. “잘 모르겠어요”라며 진로와 취향을 묻는 질문 앞에 답을 못하는 학생, “제가 이걸 왜 해야 돼요? 저만 손해 보는 거 아닌가요?”라며 학급활동과 모둠활동에 마음의 문을 닫는 학생, 그리고 “안 할래요. 최하점 받을게요”라며 작은 어려움 앞에서 쉽게 포기하는 학생. 언뜻 보면 저마다 다른 결핍처럼 보이지만, 필자는 세 목소리의 바탕이 하나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해 보고, 함께 풀어 보고, 막혀도 다시 해 보는, ‘직접 해 본 경험’이 그동안 부족했다는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을 인간상으로 제시한다. OECD 학습나침반 2030이 가리키는 방향도 다르지 않다. 배움과 삶의 주인이 되어 자신이 속한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데 참여하는 학습자다. 그렇다면 교실의 세 목소리는 몇몇 학생의 문제가 아니라, 작금의 교육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신호인 셈이다. 특히 AI와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이 신호에 응답하기 가장 좋은 자리에 있는 교과가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 속 지식과 조립 실습에 머무르
2026-09-08 10:00
AI 시대, 학생 맞춤형 영어수업과 서·논술형 평가를 설계하다 영어과 교육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이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다. 단어와 문법을 익히는 것은 의사소통을 위한 과정일 뿐,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의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영어교육의 목적이다. 그러나 교실 안에는 영어를 자신 있게 말하는 학생도 있는 반면, 알파벳을 읽거나 한 문장을 말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학생도 있다. 학생마다 영어학습 수준과 흥미, 성장 속도가 서로 다른 현실에서 모든 학생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영어수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는 영어 교과교사의 중요한 과제이다. 최근 AI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고민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AI는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반복학습과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여 학생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교육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어수업 역시 단순히 단어와 문장을 암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실제 맥락에서 영어를 활용하여 소통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역시 영어 의사소통…
2026-09-08 10:00
“내일부터 운동해야지.” “이번 주말에는 꼭 청소해야지.” “방학하면 영어 공부 시작해야지.” “출근하자마자 ○○ 업무부터 봐야겠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영어책은 비닐도 뜯지 않은 채 개학이 되었고, 보고서는 제목만 적힌 채 며칠째 바탕화면 한구석에 놓여 있다. 지금도 괜히 커피 한 잔을 더 타며 ‘조금 있다가’를 반복한다. 왜 우리는 지금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꾸 미루는 걸까? 남들은 제때 척척 해내는데 왜 나만 매번 이 모양일까? 의지가 약해서일까? 아니면 정말 게으른 사람일까? 심리학은 이 질문에 조금 다른 답을 내놓는다. 우리가 피하는 것은 ‘일’이 아니라 ‘감정’이다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미루는 행동을 심리학에서는 ‘프로크래스티네이션(Procrastination)’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미루기는 게으름이나 책임감 부족으로 여겨졌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데 왜 안 하냐”며 더 강한 의지력을 가지라고 조언하곤 했다. 하지만 미루기를 연구해 온 심리학자들은 조금 다른 진단을 내놓는다. 우리가 피하는 것은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일을 떠올렸을 때 생기는 ‘불편한 감정’이라는 것이다. 캐나다…
2026-09-08 10:00
사실 초등 교실에서 서·논술형 평가라는 단어가 낯설지는 않다.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평가 계획을 보면 대부분의 학교가 이미 수행평가의 형태로 서·논술형 문항을 오랫동안 운영해 왔다.국어 시간의 글쓰기 평가, 사회 시간의 서술형 문항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아이들의 수행평가 답안지를 앞에 두고, 채점 기준표와 아이의 글씨를 번갈아 들여다본 적이 있다. 표현은 서투르지만 핵심을 정확히 짚어낸 답안과, 문장은 매끄럽지만 겉도는 답안 사이에서 점수를 가르는 일은 조심스럽다. 정해둔 핵심어는 쓰지 않았지만, 자기만의 언어로 풀어낸 아이 앞에서 손이 멈춘다. 그런 순간마다, 이 채점 방식이 아이의 사고력을 온전히 판단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다가올 변화 지난 8월 5일, 이 대통령은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현행 객관식 중심의 수능 평가 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국가교육위원회 역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서·논술형 문항 도입을 포함한 중장기 대입 개편을 공론화하겠다고 했다.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33학년도 대입부터 새 제도가 적용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그렇다면 이 변화 앞에서…
2026-09-08 10:00들어가며 질문 중심 수업이 강조되고 있다. 이 수업 성공을 위한 전제 조건은 학습자의 뛰어난 질문 역량과 더불어 교수자의 탁월한 응답 역량이다. 물론 교수자의 발문 역량과 발문에 대한 학생 응답 역량도 중요하다. 유아 대상 교육에서는 유아 질문에 답하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유아의 질문 역량을 별도로 길러 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교수자의 응답법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와 달리 초등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교수자의 응답법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높지 않고 관련 연구도 많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아만이 아니라 다른 학습자에게도 교수자의 응답 태도를 포함한 응답 역량이 지적·정서적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더 나은 교수학습을 위해서는 초등학교 이상의 교수자도 발문법만이 아니라 학생 질문에 대한 응답법에 관심을 갖고 관련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 글에서는 교수자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응답 전략 일반론에 초점을 맞춰 소개하고자 한다. 성공적 응답의 전제 조건 _ 청각적 비언어적 요소 인간 간의 소통에서 언어적 요소(말의 내용)와 더불어 청각적 요소(목소리의 톤·속도·높낮이) 및 시각적 비언어적 요소(표정·몸짓·태도 등)가 차
2026-09-08 10:00
선생님을 위한 마음 챙김 철학 (안광복 지음, 창비교육 펴냄, 216쪽, 1만 8,000원) 교직생활 30주년을 맞은 1세대 철학교사가 감정노동과 관계노동으로 지친 교사들을 위해 건네는 철학에세이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온몸으로 느끼는 고통과 무력감에 절실히 공감하며, 철학으로 영혼을 돌보는 24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 아우렐리우스의 휴식 기술, 쇼펜하우어의 관조하는 자세 등 교사들이 부딪히는 고민과 문제에 꼭 맞는 철학자들의 지혜를 제시한다. 밑줄 긋지 못한 문장들 (조성현 지음, 계단 펴냄, 224쪽, 1만 7,600원) 교사와 학생 서른 명이 부딪치며 살아가는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경험한 고민과 성찰을 담은 에세이다. 다툼이 생길 때마다 CCTV나 명쾌한 판결을 바라는 아이들 앞에서, 저자는 즉각적인 판사가 되기보다 서로 눈을 맞춰 대화하고 사과할 시간을 내어준다. 교과서나 문제집 문장으로는 배울 수 없는 신뢰와 양보, 책임감을 교실 속 일상을 통해 스스로 배워나가는 아이들의 단단한 성장을 따뜻하게 그렸다. 날마다 이기는 게임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이소담 옮김, 김영사 펴냄, 44쪽, 1만 5,500원) 유쾌하게…
2026-09-08 10:00
서·논술형 평가로 가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대가 넓다. 문제는 교육 여건이다. AI 채점이 교사의 채점 부담을 덜어 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지금 학교가 가진 시간과 인력, 재정으로 그 기대를 감당할 수 있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업무보고가 남긴 과제 지난 8월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가교육위원회는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과 고교 내신·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차정인 위원장은 “오지선다는 남이 쓴 정답을 고르는 것에 불과하다”라고 진단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객관식 중심 평가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논술 사교육이 커질 가능성과 제도 변경이 부를 혼란을 우려했다. 교육부는 평가전문교사 국가인증제를 2027~2028년 시범 운영을 한 뒤 2029년 도입하고, 2030년까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교육평가출제지원센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함께 내놓았다.국교위는 10월 말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공개하고 내년 3월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방향에는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교육 여건 때문이다. 여기서 여건은 시간과 인력, 예산, 그리고 교사를 지켜 줄 제도적 울타리를 뜻한다. 네 가지를 갖추지 못한 채…
2026-09-08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