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3,96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교사·학교·단체 등 10개 분야 48편 참여 전국 확산방법 등 날카로운 질문 이어져 조건부인증· 3년 제한 등 검증도 차별화 “교육환경이 어려워 문제가 많았던 저희 학교 학생들을 지켜보며 적어도 우리 반 아이들만큼은 단기적이고 일회성인 인성교육보다 꾸준히 실천하는 인성교육을 하자는 심정으로 버츄프로그램을 이용한 인성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혼자 좌충우돌하며 고생 끝에 개발한 ‘미덕(美德) 실천으로 NO 학교폭력, 행복한 학교 만들기’ 프로그램(학교폭력 예방 분야)을 발표하는 신인숙 서울중원중 생활지도부장의 목소리에 긴장감이 흘렀다. 열심히 설명하느라 정해진 10분 발표시간을 넘겨 준비한 내용을 다 선보이지 못한 신 교사의 얼굴에는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개발과정, 버츄프로그램 도입 이유, 현장 확산의 구체적인 방법, 프로그램 검증 등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도 이어졌다.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상임대표 안양옥·이하 인실련)이 11일 국내 최초로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을 위한 발표대회를 서울교대 에듀웰센터에서 갖고 프로그램을 심사했다. 인실련은 보다 질 높은 인성교육프로그램을 발굴, 전국 확산을 위해 인증제를 도입했다. 개인·학교·단체 등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인증 공모를 진행해 학교폭력 예방, 진로교육, 부모의 역할 등 10개 분야 총 152편을 응모 받아 이 중 요건 및 서류 심사 등을 통과한 48개 프로그램이 이날 발표심사에 나섰다. 혼자 또는 팀으로 고군분투해 프로그램을 개발한 교사·학교부터 대한태권도협회, 한국성품협회, 대전지역사회협의회 등 각종 협회, 법무부와 공동 개발한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까지 우수인성교육프로그램으로 인증받기 위해 문을 두드렸다. ‘행복나무 프로그램(Let's TAB TAB)’(학교폭력 예방 분야)을 발표한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그동안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하면서 고민해왔던 부분을 정확히 심사위원들이 지적하더라”며 “발표심사에 올라올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연극으로 미소 짓기’(학생자치활동 분야) 장애활동인식 개선 연극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목받은 안병철 경남 함양여중 교사는 “장애학생·소외계층·일반학생이 모두 모여 대본부터 연극의 모든 과정을 준비함으로써 책임감, 약속의 중요성, 뜻 깊은 일을 함께하는 뿌듯함을 배우게 된다”며 “이렇게 준비된 5개의 연극이 교내 발표회용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사회에 공연됨으로써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메시지를 전해 더 보람있다”고 소개했다. 시‧도교육청으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한 대구교육청은 ‘말결 다듬기를 통한 말빛-마음빛 찾기’ 프로그램(바른말 고운말쓰기 분야)으로 눈길을 끌었다. 교육청과 함께 연구한 윤현철 매천초 교사는 “교수·학습방법, 워크시트 제작 등에 특히 신경을 썼는데도 심사위원들이 활용방법에 대한 실질적 수업모델을 함께 제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했다”며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증 받아 전국에 확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실련은 15일 인증위원회(위원장 곽병선)를 열고 최종 인증프로그램을 결정할 예정이다. 인증/불인증으로 양분되는 다른 심사와는 달리 ‘조건부인증’ 제도를 도입, 차별화했다. 심사 역시 우수하고 질 높은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조건부 인증의 경우 평가위원의 수정·보완 조언에 따라 프로그램을 개선, 올해 하반기 인증심사에 다시 재출할 경우 최종 인증을 결정하게 된다. 조벽 심사위원장(동국대 교수)은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조건부 인증과, 끊임없는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3년의 인증 기한 장치를 둔 것은 질 좋은 프로그램만 인증하겠다는 의지”라며 “인실련의 인증을 거친 우수한 프로그램들이 널리 알려져 뒷전으로 밀린 우리나라 인성교육이 제자리를 찾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실련 인증프로그램으로 결정되면 교육부장관 정부 인증서와 프로그램 보급을 위한 지원금이 수여된다.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은 7일 부산일보사에서 창립대회를 개최하고 부산지역에 적합한 인성교육 활동에 나섰다. 부산인실련 상임공동대표는 권혁란 제22대 여성단체협의회장, 장준동 대한변호사협회 부산협회장, 조선백 전 부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이 맡았으며 사회 각 분야의 160개 단체가 참여했다. 창립대회에는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 부산인실련 발기인 100인을 비롯한 고문단 및 학부모,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학교폭력 및 청소년비행의 이해와 예방’을 주제로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의 초청 특강도 이뤄졌다. 천 부장판사는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에서 ‘호통판사’로 잘 알려졌으며 소년재판 이야기를 담은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의 저자이기도 하다. 권혁란 상임공동대표는 “앞으로 부산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고, 교육청, 경찰청, 법원 등 유관기관과의 연계활동 강화, 비행 청소년 재범예방을 위한 1대1 멘토링 사업 등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라는 패러다임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 가운데 하나가 폭력이다. 과거나 현재나 미래도 인간이 다양한 사회에 살아가는 사회구조 속에서는 여러 가지 폭력이 있었고, 미래의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예상하기 어려운 폭력이 더욱 다양하게 전개될 것이다. 근래에 들어 인권이 강화되면서 폭력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져만 가고 있고, 그럴 때 마다 사람들은 이기주의를 그럴듯하게 포장한 채 가당치 않은 처방과 그 결과에 대해 자기의 잘못보다 대부분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속성에 팽배해져 있다. 폭력에 대한 원인제공을 살펴보면 크게 가정, 사회, 학교에서 시작된다. 청소들의 가장 중요한 인성교육의 시작은 가정이기 때문이다. 가정이 무너지면 학교나 사회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 결과는 뻔한 일이다. 학교에서 아무리 폭력 예방교육을 한다하더라도 한계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학교라는 조직은 농경사회에서는 지적인 면이 중시됐지만 글로벌시대 다양한 산업사회에 살아갈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지적인 면보다 몇 배나 더 인간교육(인성) 즉 폭력 예방교육을 더 중시해야 한다. 폭력(暴力)이란 성인들로부터 또는 학생간에서 일어나는 폭행, 상해, 감금, 위협, 약취, 유인, 모욕, 공갈, 강요, 강제적인 심부름, 명예훼손, 따돌림, 성폭력, 언어폭력 등 폭력을 이용해 학생의 정신적 및 신체적 피해를 주는 폭력 행위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학교는 학교의 특성에 따라 나름대로 새로운 폭력 예방교육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안하여 적용하는 동시에 학부모교육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므로 학부모에게 자녀들이 일반적인 유형의 폭력과 돌이킬 수 없는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생활을 하기 위한 가칭 “폭력 예방 학부모교육 지침”을 제안하니 일선학교에서 참고해 보기 바란다. ■폭력 예방 학부모교육 지침 일반적인 유형의 학교폭력으로부터 안전한지 자녀들의 생활상태 중 다음과 같은 일들이 없는지 관찰하고 학교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관계기관(신고자의 비밀보장)117번 또는 문자 #0117번으로 전화하세요. * 몸이 아프다며 학교 가기를 싫어하거나 지각이나 조퇴가 잦아진다. * 용돈을 요구하는 횟수가 늘어나거나 말없이 돈을 가져간다. * 몸에 멍 자국이 있어 물어보면 그냥 다쳤다며 자세한 이야기를 피한다. * 운동화, 휴대폰, MP3, 옷 등이 자주 망가지거나 잃어버린다고 한다. * 친구가 시키는 대로 그대로 따르며, 다른 학생들의 눈치를 많이 본다. * SNS, 교과서, 노트 등에 욕설, 폭언, 협박이나 “죽고 싶다‘등의 낙서가 있다. * 웃음이 없어지고 풀이 죽어서 맥없이 있거나 방에 틀에 박혀 나오려 하지 않는다. * 이유 없이 갑자기 성적이 떨어진다. * 엄마나 동생 등 만만한 대상자에게 폭력을 쓰거나 공격적으로 변한다. ■성폭력 예방 학부모교육 지침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지 자녀들의 생활상태 중 다음과 같은 일들이 없는지 관찰(학부모 10계명)하고 학교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관계기관(신고자의 비밀보장)117번 또는 문자 #0117번으로 전화하세요. * 자녀의 하루 일정을 알고 있어야 하고, 자녀가 하루 동안 경험한 일에 대 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어떠한 이야기라도 편안하게 하도록 격려한다. * 가능한 자녀가 혼자 다니지 않도록 하고, 자녀가 믿을 수 있는 어른을 구 체적으로 알려주며 어디를 가거나 누구를 만나든지항상 허락을 받도록 지도한다. * 누군가 선물을 주면서 따라오라고 하면 “고맙습니다만 괜찮습니다” 또는 “엄마에게 물어보고요”라고 말하고 바로 그 자리를 피하도록 알려 준다. * 낮선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길을 묻거나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 아 달라는 식의 도움을 요청할 경우 “어른에게 도움을 구하세요”라고 말 하고 즉시 자리를 떠나도록 알려준다. * 위급 시 부모와 자녀간 통하는 비밀암호를 미리 정하고 사용한다. * 위급상황 시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도록 하고 주위 어른에게 도움을 청하 거나 부모의 전화번호로 전화할 수 있도록 가르치며 공중전화의 수신자부 담 전화방법을 숙지시킨다. * 등하굣길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아동안점지킴이집, 경찰서나 파출소, 주민자치단체, 은행 등)이나 공중전화 위치를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자세히 알려준다. * 집에서 먼 장소로 가는 경우 자녀가 부모를 잃어버렸을 때 만나는 장소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우도록 하며, 자녀의 옷이나 외부로 드러나는 물건에 이름을 기재하지 않는다. * 등하교 시간을 지키도록 하여 학교에 너무 일찍 가거나 늦게까지 남아있 지 않도록 가르친다. * 자녀와 함께 주말 등 휴일을 이용하여 자녀가 주로 다니는 통학 길 등을 둘러보고 안전한 장소(길), 위험한 장소(길)을 미리 점검해본다. 위와 같은 예방교육을 소흘히 한 후 폭력이 발생하면 1차적으로 학교는 책무성을 면하기 어려우므로 학생교육 못지않게 학부모 교육도 중요하다.
안 회장 “교총 노력 결실, 실질적 효과 위해 최선” 서울시교육청(교육감 문용린)은 ‘교권보호종합대책’에 따라 개정된 ‘교원 예우에 관한 규정’ 시행 첫 날인 6일 시교육청 내 학교보건원 210호에 교권보호지원센터를 개소했다. 교권보호지원센터에는 상담원이 상주해 전용 전화(02-399-9093~4)를 통해 교권침해 사안을 접수하게 된다. 접수된 교권침해 사안은 담당 장학사와 변호사가 현장조사, 피해교원 상담 지원, 법률 지원, 학교안전공제회 및 유관기관을 통한 보상 지원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교권보호지원센터는 교총과 교육부가 지난해 공동 추진한 교권보호종합대책의 핵심이다. 교직 특성상 학생·학부모의 일방적 교권침해도 참을 수밖에 없었지만, 센터 설치로 인해 제대로 보호받을 길이 열린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다른 시·도와 달리 교육청 상근 변호사 외에도 학교폭력·교권침해 해결을 위해 지난달 교육지원청 별로 한 명씩 위촉한 11명의 ‘2013 교육법률지원단’ 변호사를 활용, 접수된 교권침해 사안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교육청에 신설되는 교권보호위원회도 구성을 마쳤다. 반면 시행 첫날 개소식을 치른 서울과는 대조적으로 7일 오후 현재 8개 시·도가 교권보호지원센터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권보호지원센터를 설치한 시·도는 서울, 인천, 울산, 경남, 광주, 강원, 세종, 제주 등 8개에 불과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6일부터 실질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난달 10일 안내했음에도준비가 덜 된 곳도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 센터 및 위원회 구성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규정 개정과는 별도로 지난해 9월 도교육청과 북부청사 2곳에 교권보호지원센터를 설치한 바 있으나 성격이 다르다. 도교육청의 교권보호지원센터는 ‘교권과 학생인권이 상호 존중되는 학교문화 조성’에 목적이 있다. 2011년 3월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면서 교사의 생활지도권이 무력화 되고 교권침해가 급증하자 반대급부로 마련됐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각 급 학교에서 발생한 교권침해 신고건수는 1691건. 이는 2011년의 664건에 비해 1.5배, 학생인권조례 본격 시행 이전인 2010년 134건의 12.6배에 달하는 수치다. 도교육청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2월말까지 센터에서 총 287건의 교권침해를 상담했고, 월평균 47.8건이라고 밝혔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가 77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원 및 행정기관 관련 62건, 학생에 의한 언어폭력 46건, 학생지도 30건 등 순이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추진한 교총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면서 “대책이 실질적 효과를 거두고 현장에 안착되도록 시·도교육청은 후속 조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교총은 앞으로 교권119와 1교 1고문변호사제 등을 확대해 교육청보다 신속하게 상담 및 법률지원을 하고, 교육청을 독려하는 등 교원들이 학생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교권보호지원센터, 교권보호위원회는…교원의 정상적 교육활동 중에 학생·학부모·보호자에 의한 폭언, 폭행, 성희롱 명예훼손, 협박, 공무집행 방해 등으로 인해 교육할 권리를 침해 받을 경우(교권침해) 분쟁조정 및 지원하게 된다. 교권보호지원센터는 교권침해 사안접수 및 피해 교원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을 지원하며 법률지원과 권리 규제 외에도 교권침해 현황조사, 연수, 예방자료 개발, 교권보호위원회 운영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역시 ‘교원예우에관한규정’ 개정으로 시·도교육청에 신설되는 교권보호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되며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서 조정되지 않는 분쟁 조정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수립하는 정책 심의 등을 맡게 된다. 서울의 경우 교육청 차원에서 교권보호를 위해 추진하는 ‘학교장 추천 강제전학’에 학부모가 불응할 경우 이에 대한 심의도 하게 된다.
지난달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한 교육 분야 추경예산이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공교육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제도적 측면뿐만 아니라 물리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낡은 책걸상과 삐걱거리는 교단, 위생상태가 엉망인 화장실 등은 학교생활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져 학교폭력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건강하고 행복한 교육을 위해서는 학교의 물리적 환경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사안의 성격상 예산 지원이 따라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정치권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당초 정부가 내놓은 교육관련 추경예산에는 국가직무표준 관련 예산만 있고 초·중등학교 예산이 한 푼도 없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다행히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해온 여론을 교문위가 반영해 충분치는 않지만 급한 대로 쓸 수 있는 예산안이 마련됐다. 이번 추경은 전국 초·중·고교에서 파악된 화장실 등 노후 시설 개선 사업에 5100억 원이 증액돼 당장 화장실 개선이 필요한 전국 초·중·고교의 60% 정도는 개보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폭력예방 및 학교 안전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예산도 포함됐다. 지난번 경북 경산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한 고교생이 유서에 ‘학교폭력을 없애려고 하면 CCTV를 더 좋은 것으로 설치하거나 사각지대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글을 남김으로써 국민들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아직도 학교에는 사건이 발생하면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저화질 CCTV가 태반이다. 또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보육과 관련된 누리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 665억 원도 증액됨으로써 지방 교육청의 예산 부담도 다소 덜 수 있게 됐다. 공교육 정상화는 박근혜정부의 대선 공약이자 핵심정책인 만큼 예산 확보를 통한 지원은 꼭 이뤄져야 한다. 교육예산은 대다수 국민이 공감할 만큼 매우 시급하다. 그런 만큼 대의기관(代議機關)인 국회가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공교육 정상화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당연하다. 만에 하나 국회가 과거처럼 당리당략(黨利黨略)이나 실세 정치인이 내민 쪽지에 밀려 교육예산에 흠집을 낸다면 교육계는 물론이고 국민적 저항을 초래하는 심각한 사태로 귀결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창의·인성교육이 처음 화두가 된 것은 1992년 대통령 선거 시절로 기억된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 후보는 교육부분 7개 영역의 첫 과제로 21세기를 주도할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인간교육을 역설했다. 지금의 창의·인성교육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의 공약이었다. 그로부터 창의와 인성은 일부분씩 논의되면서 학교현장에 출현하다가 2009 개정교육과정 총론에서 창의·인성교육으로 완성돼 교육현안 실행 과제의 으뜸으로 등장하게 된다. 창의와 인성을 한 울타리 안에 묶어놓은 것은 자칫 상당한 모순으로 비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험에서 우리는 창의를 엉뚱한 생각쯤으로 오해를 하기 쉽기 때문이다. 평범함이나 일상적인 것들은 창의하고는 거리가 먼 것들이며 보통과는 다른, 일상과는 대비되는 특별한 아이디어쯤으로 생각해왔기에 그런 오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비해 인성이라는 낱말이 주는 뉘앙스는 우리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바르고 착한, 심성 고운 느낌의 이미지를 지울 수 없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창의와 인성이 함께 묶인 것은 한 울타리 안에 낯선 어울림을 동반한 동거의 형태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인성 교육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창의와 인성은 사이좋은 형제처럼 혼재돼 지금은 모든 교육 활동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요즘 학교 현장의 위기를 생각한다면 어순의 느낌이 주는 무게감에서 과연 창의가 앞자리를 차지해야 할지, 아니면 인성을 앞에 둬야 할지에 대하여는 한번쯤 다시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작금의 학교 사회는 교권침해와 학교폭력의 홍수 속에서 인성교육이라면 촉각이 곤두설 만큼 긴장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 난무하는 교권침해와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인성교육의 부재가 지적되고 있고, 반복되는 폭력은 결과적으로 또다시 인성교육의 중심을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이다. 자고나면 학교폭력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한 건씩 터지는 이런 상황에서는 창의·인성교육을 아무리 외쳐봤자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한 이 현실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이제 인성교육의 성패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진단해버릴 수도 있는 중요한 과제가 돼버렸다. 그런 점에서 인성의 바탕에 창의성을 향상하려는 취지에서나 시대적 상황에서나 인성·창의교육의 어순으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 어순을 앞뒤로 바꾸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겠냐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창의·인성과 인성·창의교육이라는 낱말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이미지는 분명 다르다. 이전에 국어교과에서도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순서였던 것이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의 순서로 바뀐 적이 있다. 당시에는 말하기가 강조돼 듣기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나게 됐다. 그러나 언어 습득체계에 맞춰 듣기를 우선하고 말하기를 후순위로 돌린 것은 참 잘한 일이었다. 바로 타인 배려의 출발점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창의·인성교육은 창의교육이 강조되고 나서 인성교육이 뒤따라오는 순서가 돼 그 맥락에서 받는 느낌의 부조화, 불편함, 혹은 어색함을 떨쳐내기 힘들다. 물론 지금도 모든 학교에서 교과교육과 관련해 다양한 인성교육이 이뤄지고 있을 뿐 아니라 별도의 인성교육 활동들도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각종 정책에서 이뤄지는 상당수의 활동들은 창의·인성이란 표현을 많이 쓰고 있기에 은연중에 창의가 인성보다 중요시 되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인성·창의교육이라고 순서를 뒤집었을 때 인성교육의 단단한 틀 안에서 창의가 이뤄진다는 무언의 메시지가 분명히 전달된다. 실제로 인성 교육은 창의성의 순수한 재료이자 조미료다. 또 인성은 창의성 발달의 기초이며 첫걸음이다. 보편적 혹은 일반적 가치인 인성을 기반으로 봤을 때 창의성은 그 위에 차려져야 할 산물이다. 역으로 창의성을 기반으로 인성을 싹 틔운다고 한다면 어색한 것이다. 물론 교육의 단기 목표점을 창의에 두느냐, 인성에 두느냐 양자 간의 논쟁이 됐을 때는 상황과 입장에 따라 그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학교가 폭력에 시달리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는 선 인성교육, 후 창의교육을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인성의 튼튼한 울타리 안에서 창의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올바른 창의성 교육을 위해 우리는 부단히 학생들의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노력을 다 해야 한다. 인성의 뜨거운 가슴에 창의의 머리를 가진 인재 육성, 우리의 미래 지향적인 교육 목표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인성·창의교육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친구가 원치 않는 사진, 동영상, 비하하는 내용의 글 등을 SNS에 퍼뜨리는 것도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꼭 신체적 폭력이 가해져야만 학교폭력은 아니에요.” 2일 경기 산본초(교장 박종서) 강당. 이 학교 9회 졸업생인 홍장미 산본초 고문변호사(법무법인 율)가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법률 및 사례중심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학생들은 SNS를 통해서도 학교폭력이 성립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눈치였다. 홍 변호사는 이밖에도 ‘싸움을 말리다가 실수로 밀어서 친구가 다쳤다면 상황을 감안해 처벌은 면할 수 있겠지만 법에서는 ‘결과’가 중요하기에 일단 폭력에 해당한다’, ‘직접 돈을 뺏거나 때리진 않았지만 친구 부탁으로 망만 봐줬다 해도 폭력이다’ 등 학생들이 몰랐을 법한 학교폭력의 유형을 각각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특강을 들은 이휘연 양은 “그동안 친구를 때리는 것만 학교폭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이버 폭력, 방조죄 등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학교폭력 신고번호 117을 꼭 기억해 둘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학교 손석준 체육부장은 “초등학생들의 폭력 행태가 중․고생에 비등할 만큼 점점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지만 학부모나 교사들은 아직 어려서 괜찮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런 폭력 예방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산본초와 ‘1학교 1고문변호사제’로 인연을 맺기 시작한 홍 변호사는 “오랜만에 모교를 찾아 후배들에게 특강을 하게 돼 기쁘다”며 “맡은바 소임에 충실한 고문변호사로서 모교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의 사법적 성격 2011년 12월 26일 정부는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7대 실천정책으로 세분화해 발표했다. 각계각층이 다방면에서 대응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일면에는 학교 정책에 대한 불신과 학교폭력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사법적 대응방안에 의존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선 7대 실천정책 중 대표적 정책을 소개하고 그 문제점을 생각해보자. 학폭위 가해학생 조치결정과 문제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 는 학교폭력 사안 발생 시 수시로 개최하되 분기별로 1회 정기 개최해 학내폭력 실태점검 등을 하도록 돼 있다. 경찰,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가 참석하고, 경미한 사안은 학교폭력전담기구에서 심의해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정부의 학교폭력 은폐에 대한 엄중 조치방안에 따라 대부분의 학교가 학교폭력에 대해 즉각적으로 학폭위를 열고 있다. 그런데 필자의 소송 경험에 의하면 학폭위의 가해학생 조치결정에 대한 재량적 권한은 그 운영에 있어서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우선, 가해사실 조사결과가 매우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필자가 직접 본 조사결과는 대부분 각 당사자가 일률적으로 교사의 지도(?)에 따라 진술서를 작성하는 경향이 있어 그 내용을 신빙하기 어려웠다. 정부에서는 학교폭력조사 담당직원을 선정·운영하고 있다지만 교육청 소속의 조사 직원이 담임교사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조사가 가능할지 매우 의문이다. 결국 조사방향 및 결과는 담임교사의 의견이 지배적으로 반영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학교폭력 방지를 위한 교육적 차원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그 차원을 넘어 이 결과가 징계적 조치에도 사용된다면 이는 다른 많은 문제점을 가져올 것이다. [PART VIEW] 한 소송을 보면, 담임교사가 같은 행위를 한 다수의 가해학생 중 한 명에 대해 가중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는 담임교사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교육적으로 더 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일면 적정한 의견이지만 징벌적 징계조치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사실조사는 담임교사 등에게 주도권을 주면서 위 결과는 교육적 조치에 한정해 심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물론 이에 대해 학폭위의 가해학생 조치는 교육적 성격의 조치라는 반론이 가능하지만 이는 정부의 징계사항 학생부 기재와 기록 보존에 따라 그 징벌적 성격은 더욱 명확해졌다고 본다. 학생부 기재의 부담과 절충안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학폭위의 조치사항을 ‘출결 상황’, ‘학적 사항’의 ‘특기사항’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란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법원의 소년부사건에서도 밀행성의 원칙에서 심리와 판결의 모든 분야에서 개인정보가 보호되고 있다. 그런데 신빙하기 어려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학생부 기재가 수년이나 남고 상급학교 진학 자료로 일부 공개된다면 그 낙인효과는 더 크다고 할 수 있어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조치라고 본다. 적법여부를 떠나 그 직접적 효과에 기대어 가해학생에 대한 과잉된 기본권 제한은 그 문제점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학생부 기재에 대한 집행유예제도나 일정기간 이후 동종 폭력이 없는 경우의 실효제도 등 절충안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절충안은 가해학생에 대한 또 다른 동기 부여 측면에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회복적 학생생활지도와 교원의 역할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가해학생에게 자기 행위가 다른 사람의 삶에 미치는 결과를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자신의 행위 자체 및 피해자를 대면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중점을 둔 생활지도가 바로 ‘회복적 학생생활지도’라고 한다. 교원은 바로 이 분야에 전문가이며 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 징벌적 조치는 사법기관에 넘기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물론 회복적 학생생활지도에 대한 구체적 실현방안은 하루 속히 마련돼야 하며, 그 해결의 중심에는 바로 교원이 있다.
영화 ‘늦은 후…愛’ 제작 동기에 대해 말해주세요.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님이 올해 ‘학교폭력 근절’을 치안의 킹 핀(King Pin, 볼링의 중심 핀으로 중심 핀 하나를 쓰러뜨리면 다른 핀도 모두 넘어뜨릴 수 있다는 의미)으로 삼으면서 시작된 프로젝트예요. 최근 유튜브를 보면 공군에서 제작한 ‘레 밀리터리블’, 부산경찰에서 제작한 ‘귀요미’ 등 사회적 관심을 이끌기 위한 관공서의 홍보 및 접근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죠. 같은 맥락에서 경찰청 내부의 문화·예술 인력을 동원해서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로 단편영화를 제작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한 것이죠. 현직 경찰들이 만든 영화라는 점에 주목하게 되는데요, 인력풀은 어떻게 구성했나요. 그게 참 재밌는 부분이에요.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님이 시민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문화경찰’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말씀하셨어요. 이를 위한 혁신단이 1월말에 구성됐는데 첫 프로젝트가 영화가 될 줄은 몰랐죠. 혁신단은 연출, 제작, 편집, 음악, 시나리오 등 각 분야별로 지원한 경찰 총 8명으로 구성됐고, 영화제작을 위해 개인적인 인맥을 활용 강성필, 정연주 등의 연기자, 서울경찰 홍보단인 ‘호루라기 연극단’ 소속 20여 명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하면서 어느 정도 틀이 갖춰졌어요. 시작할 때는 막막한 부분이 있었지만 좋은 뜻으로 제작하는 영화인만큼 많은 분들이 공감하면서 재능을 기부해줘서 좋은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PART VIEW] 시나리오 제작 과정과 영화의 줄거리가 궁금한데요. 현장감 있는 영화를 제작하자는 취지로 117센터로 접수된 학교폭력 실제 사례를 적극 활용했어요. 이 영화는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발생한 군고구마 사건과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이 두 가지 실화를 토대로 제작했어요. 국문과와 극작과 출신 경찰관 3명과 의경 3명이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프로듀서를 맡은 조용환 경감이 최종 감수 및 각색을 해서 완성했어요. 고등학생 태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요, 어머니 수술비 마련을 위해 반강제로 군고구마 장사를 시작하지만 학교 선배들로부터 지속적인 갈취·폭행을 당하고, 이에 학교상담실을 통해 학교폭력을 신고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진 담임교사와 소극적인 경찰의 태도로 상황이 점차 악화돼 결국 자살을 선택한다는 내용이에요. 학부모, 교사, 경찰까지 모두의 책임을 묻는 내용인 것이죠. 그렇다면 영화 제작 기간은 얼마나 걸렸고, 또 제작비용은 어느 정도였나요?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서울교육청 합동 ‘스쿨폴리스 발대식’이 2월 20일로 예정돼 있어서 발대식에 맞춰 최초 상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월 12일부터 영화제작을 착수했는데 14일에 시나리오 완성 및 출연진 구성, 15일 장소 및 소품을 최종 확정한 후 저녁때부터 촬영을 시작했어요. 17일까지 촬영을 마치고 17일 오후부터 18일까지는 편집을 완료했죠. 그러니까 시나리오, 캐스팅, 제작, 음향, 편집 등을 정확히 7일 안에 완성한 셈이죠. 지금 생각하면 이 7일은 경찰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사투가 아니었나 생각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특별한 경험이기도 했어요. 경찰청에 있던 디지털카메라 5D MarkⅡ를 사용하고, 일부 촬영 및 편집 장비를 대여하는 형식으로 총 제작비용은 400만 원 내외가 지출됐어요. 비용은 청장님의 지원으로 진행됐고요. 7일간의 영화제작이라니 놀랍네요. 그럼 제작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제작과정의 어려움보다는 학교폭력을 대하는 학교의 현실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았어요. 촬영 대부분을 학교에서 했잖아요. 섭외를 위해 학교 관계자를 만나면 ‘우리 학교는 학교폭력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그런데 우리가 갖고 있는 자료를 보면 전국적으로 하루에 200건, 서울만 봐도 100건 이상의 학교폭력 피해신고가 들어와요. 모든 학교폭력을 신고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엄청나게 많은 학교에서, 거의 모든 학교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상당히 많은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무관심’으로 인해 학교폭력이 없는 게 돼 버리는 학교의 현실을 보면 정말 마음이 아파요. 올해 초 SBS에서 방영한 ‘학교의 눈물’을 보면 스웨덴이 학교폭력 피해신고가 가장 낮다고 나오더라고요. 거기서 학교 관계자가 “학교폭력은 학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있다”고 말하거든요.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를 받아들여야 해결책도 나온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공감했어요. 청장님도 ‘우리가 모른다고 없는 게 아니다’라고 하시거든요. 그런 점에서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 학교폭력을 인정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보면 교사는 물론 소극적인 자세로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경찰의 태도도 적나라하게 드러냈어요. 그렇죠. 자기비판을 했어요. 학교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사는 게 힘들어서 가정교육을 시키지 못하는 학부모, 학교장과 학부모의 눈치를 봐야하는 우유부단한 교사, 그리고 사사건건 비판만 하면서 적당히 일하려고 하는 경찰까지 등장시키면서 학교폭력이라는 문제의 근원을 들여다보자고 제시한 거죠. 결국 학교폭력은 관계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죠. 아울러 지난 2월 20일 발대식을 가진 스쿨폴리스의 중요성도 암시한 것이고요. 조금 다른 질문이 되겠는데요, 학교폭력이 매년 증가하는데 그 속도가 어느 정도인가요? 사실 체감 정도는 정체된 느낌이에요. 하지만 117신고센터가 생긴 이후로 피해신고는 증가하고 있죠. 이 말은 근시안적인 해결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잠시 정체되어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이나 문화개선이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죠. 학교폭력 이외에도 다양한 청소년 범죄가 있는데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영화를 만들면서 느낀 건데요, 영화가 종합예술이라고 하잖아요. 처음 만들다보니 시행착오가 정말 많았어요. 소품이 하나 없어서 2~3시간 대기, 음향에 문제가 생겨서 2~3시간 대기 등 영화는 혼자 만드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학교폭력도 똑같더라고요. 경찰, 교사, 학부모, 학생 모든 구성원이 참여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는 게 영화를 만들면서 크게 깨달은 바에요. 미루지 말고 모두가 다 참여해야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봐요. 영화 공개 후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교육 관계자, 스쿨폴리스 500여 명, 언론매체, 일반인 등이 참석한 스쿨폴리스 발대식 자리에서 시사회를 가졌는데요, 언론매체는 물론 교육 관계자들로부터 격려를 많이 받았어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하는 서울경찰의 의지가 느껴진다’는 반응부터 ‘관계기관 간 협력의 필요성과 중요성도 새삼 알게 됐다’,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등등 다양한 반응이 있었어요. 시사회 때 눈물을 흘리며 공감하는 교육 관계자분도 있었고요. 4월 현재 유튜브 조회수 5만2000여 건을 넘어섰는데, 1분이 넘는 학교폭력 관련 동영상 중에서는 조회 수가 제일 높아요. 1분이 넘는 학교폭력 관련 동영상이 1만5000 건이 넘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거죠. 영화를 보고 동참의지와 성원을 보내는 기관과 사람들도 많고요. 현재 영화 ‘늦은 후...愛’는 DVD로 제작, 관련기관 등에 배포하고 있어요.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또 학교문화 개선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어요.
학교폭력예방위원회 활동 계획 학교폭력예방위원회는 학교폭력 예방과 교권수호를 위해 조직적 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일단 교권수호를 위해 ‘5To1system’을 가동해 초동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5To1 system은 교권침해가 일어난 학교나 교원에 대해 한국교총, 교권119, 시·도교총, 시·군·구교총, 교권변호인단 5개 그룹이 협력해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다. 교권침해 시 5개 단체가 내용을 공유하고 출동일자를 정해 즉각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교권을 보호하고 추가적 교권침해를 예방하자는 것이다. 지역순회 학교폭력 예방교육도 특강 및 상담 형식을 빌어 지속적으로 실시해나갈 방침이다. 강사는 대한변호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1학교1고문변호사와 학교폭력 예방 전문가 등이 담당한다. 이밖에도 ‘학교폭력 근절 대안 모색 좌담회’를 연중 실시하고 학교폭력 인식제고를 위한 교육자료 제작 및 보급·활용과 함께 검찰, 경찰과의 협력체제 역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학교폭력 관련 ‘선생님 애환 및 자긍심 찾기’ 운동도 연중 실시한다. 교직생활 안팎에서 발생하는 교원 애환 사례를 찾아 삶의 고충을 해소시켜 줌으로써 편안하고 안정된 교직생활 여건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국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나 이메일(kfta11@kfta.or.kr), 전화(02-570-5663~4)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활동 계획에 이어 학교폭력에 대한 교원의 대응요령도 안내됐다. 교원 스스로 교권을 보호할 수 있는 학교폭력 대응요령을 정리·소개한다. 교원의 학교폭력 대응법 가이드[PART VIEW] 1) 학교폭력 초기 대응 학생 간 사소한 말다툼, 욕설도 학교폭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일회성, 흔한 장난으로 안이하게 간주하면 절대 안 된다. 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1항」에 따라 학교폭력을 알게 된 사람은 누구라도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담당학급 학생이 아니거나 잘 모르는 학생이라도 담임교사, 학교폭력 책임교사, 학교관리자 및 보호자에게 알려주는 등 초기부터 대처해야 한다. 공포, 분노, 좌절, 학습의욕 저하, 결석 등 학생 행동의 이상 징후에 대해선 세심히 관찰하고 필요할 경우엔 상담을 진행한다. 이전 학교나 전 담임교사와 협의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안에 따라서는 교육청, 경찰, 상담기관 등과 유기적 대응을 해야 한다. -- 학교와 교사가 인지한 학교폭력 모든 사안에 대해 육하원칙에 따라 상담 및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해 적극 대처해야 한다. 상세한 일지 작성 및 사소한 모든 것까지도 증거로 채득하고 있어야 한다. ※ 학교와 교사의 민·형사상 책임 유무 및 정도에 대한 결정적 판단 근거 -- 2) 소송에 대비한 교권보호 대응 ■ 모든 경과를 문서로 남겨 보관하기 철저한 기록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 담임교사가 학교폭력과 관련해 작성한 문서는 민·형사 사건에서 큰 증거력을 갖게 되므로 학교폭력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모든 대화나 조치 내용 등은 반드시 문서로 남겨놓아야 한다. 학생 진술서, 반성문, 특별교육확인서, 보호자 서약서, 학생상담일지, 사안보고서와 의무적으로 작성토록 돼 있는 자치위원회 회의록 등은 사건을 처리하는 중요한 증거 자료다. 작성한 문서는 국·공립학교의 경우 공문서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임의로 이를 폐기하거나 고쳐서는 안 된다. 만약 임의로 폐기하면 국·공립학교 교원의 경우 공용서류 은닉 또는 손상죄, 사립학교 교원의 경우에는 문서손괴죄에 해당된다. ■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신속하게 처분 요청 학교폭력에 관한 자료를 모으는 대로 담임교사는 학교장에게 보고하고, 학교장은 신속히 자치위원회 소집을 요청해 법률상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 학교폭력으로 인한 치료비 청구 학교폭력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인정하고, 피해학생의 치료 조치를 명해 병원 등에 입원시켰을 경우 그 치료비는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 제7항」에 의거 가해학생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학교장 또는 피해학생 보호자는 학교안전공제회에 직접 해당 치료비 지급을 요청해도 된다. 안전공제회 또는 관할 교육감은 그 치료비를 지급하고 나중에 가해학생 측에 구상해 처리할 수 있다. 치료비를 먼저 지급하게 되면 피해학생 부모와의 분쟁 소지가 많이 줄어들게 되므로 이 같은 제도를 피해학생 부모에게 설명하고 치료비 청구 절차를 도와 분쟁을 줄여야 한다. ■ 학교폭력 관련 비밀정보 누설금지 담임교사나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 사건을 처리하면서 알게 된 비밀이나 가해학생, 피해학생, 학교폭력 신고자, 고발자와 관련된 자료를 외부에 누설해서는 안 된다. 언론과 인터뷰를 해서는 안 되고 학교 내의 동료 교사에게도 그 내용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 3) 학교 교육활동 시간대별 대처 방법 ■ 수업시간 중의 폭력 학교교육활동 중 정규수업 시간대는 교육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간대다. 학생은 학교에서 실시하는 수업계획에 따라 이른바 강제적으로 수업을 받지 않으면 안 되므로 이것을 실시하는 교사 등은 정규수업 중 학생의 동정을 파악하고 그에 수반하는 위험성을 예견해 사고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주의 의무가 있다. 따라서 수업 중에 전체 학생을 장악해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교사가 학생의 동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사고가 생긴 경우에는 과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교사가 어느 한 학생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경우에는 특별히 전체에 대한 주의를 소홀히 했다 하더라도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다. ■ 교사가 없는 자습시간 중의 폭력 자습은 그 나름대로 학생의 자주·자율 정신을 양성하는 교육상 적극적인 의의가 있다. 자습시간 중 학생에 대해서는 이 같은 점을 감안해 학생의 자율 판단능력 정도에 따라 각각 다른 내용·정도의 감독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교사로서는 학생에게 규율을 준수해 학습하도록 지시하고 주의를 줘야 할 의무가 있다. 때에 따라서는 대리교사를 배치하거나 순회하게 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교장으로서는 만약 담당교사가 부재중이어서 자습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먼저 대리교사를 배치해 교사 부재 상태를 해소해야 할 의무가 일단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만 학생의 자율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교육목적의 하나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항상 대리교사로 하여금 감독하게 하지 않았다고 해서 교장의 과실을 인정해야 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학생의 안전보호와 교육목적을 고려해 적절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 학교행사 중의 폭력 학교행사는 학교 교육활동에 있어서 정규수업과 동일한 위치에 있는 학교교육의 일환이므로 학교행사 중의 사고는 기본적으로 정규수업 중 사고와 같이 생각할 수 있다. ■ 과외 그룹 활동 중의 폭력 학교의 그룹 활동은 학생이 자발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자주성, 사회성을 함양해 개성을 신장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과외 그룹 활동에도 지도교사 등의 보호감독의무는 있다. 그룹의 지도교사는 교육활동에 있어서 학생을 보호, 감독해야 할 의무를 지니는 자로서 적절히 지도해 위험방지에 만전을 기할 주의 의무가 있고 그룹 활동 전체를 장악해 지도·감독해야 한다. 교장에게도 지도교사의 그룹 활동 지도감독에 대해 적절한 지도 조언을 할 의무 외에도 과외 그룹 활동이 교육활동의 일환으로써 안전하게 진행되도록 종합적으로 배려할 의무가 있다. 과외 그룹 활동은 그 내용, 종류가 다양하므로 그 모두에 대해 지도교사가 입회할 의무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위험이 예측되거나 또는 예측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입회감시의무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나의 종례 역사 종례신문은 종례의 오랜 역사의 산물이다. 오래전부터 종례는 그야말로 마치는 예의 즉 인사만 했다. 일부러 마음먹은 일도 아닌데 어느 날부터인가 종례시간에 할 말이 없어진 데서 비롯된 것이다. 종례신문을 시작하게 된 사연인 즉슨 매일 종례 시간에 들어가서 조회사항을 반복하느니(시끄러워 말도 안 듣는데)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까 연구하다 종례신문을 생각해낸 것이다. 대형문구점에서 전지 절반 크기의 화이트보드를 사다가 교실벽 시간표 옆에 붙여 놓고, 수업시간 준비물, 과제, 전달사항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기록은 학습부장에게 보드마커 (흑, 적, 청)와 지우개를 주고 맡겼다. 그 후 종례시간에 들어가서 화이트보드를 가리키며 “얘들아 알지?”하면 학생들은 “네”하고 끝나게 됐다. 하루 종일 이 게시판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보게 되니까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래도 기록하는 습관이 없는 학생들이 있어 좀 더 궁리를 해 보았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부터 습관화된 ‘알림장’을 준비해 오도록 했다. 중학생이 됐으니 ‘플래너’라고 이름만 바꿨다. 그리고 원래 다른 요일이던 HR시간을 학생부에 건의해 월요일 1교시로 변경하고 이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일단 학생들에게 플래너를 책상에 꺼내놓도록 한 후 요일별 행사나 준비물 등을 칠판에 적으면서 설명을 곁들여 안내했다. 그리고 이를 학생들 각자의 플래너에 기록하도록 했다. 이 때 교사인 필자 역시 조그만 수첩에 같이 기록했다. 플래너에 기입한 것을 검사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를 적지 않는 학생들도 있었을 테지만 강제성을 두지는 않았다. [PART VIEW] 그러나 이후 한 번 설명해 준 사항을 학생이 질문하면 플래너를 확인하도록 하고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 설명이 불충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절대 다시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서 집중력 강화 훈련을 한 것이다. 3월 초 조회시간에 금방 말한 것을 되묻는 학생이 있으면 “너 내 말 씹냐?”하고 핀잔을 줬다.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하니까 처음에 학생들은 아연실색했다. 나중에는 되묻는 학생이 있으면 다른 학생들이 오히려 짜증스럽다는 표정으로 그 학생을 쳐다볼 상황까지 되었으니 집중력까지 향상되는 부수입이 있었던 셈이다. 또 준비물을 가져 오지 않아 불이익을 당해도 모두들 본인 책임으로 생각하게 됐다. 실제로 학년 말에 교과서 대금을 안 내 책을 못 받은 학생이 생겼는데 나머지 학생들이 그 학생에게 ‘플래너를 확인하지 않은 네 책임’이라는 눈길로 쳐다봤다. 한 번 설명한 내용을 플래너에 기입해 스스로 확인하고 지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테니 모두들 집중력을 갖고 플래너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스스로 실행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담임으로서 내가 강조한 것은 오로지 집중력 하나였다. 또 하나, 돈 걷는 일의 경우 액수가 크지 않으면 내가 미리 행정실에 대납해 버리고 돈이 걷히면 천천히 담임에게 내도록 했다. 돈 걷는 잔소리를 안 해도 되니 할 말이 많이 없어졌다. 위와 같이 하면서 종례하러 가서는 빼꼼히 문 열고 입구에 서서 “애들아 잘 가라”하고 인사할 일만 남았다. 점점 조회시간조차 전달사항이 줄어들자 어지간한 잔소리는 하지 않고 감동적인 훈화를 들려 줄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청소 지도 문제가 해결되니까 더 이상 종례의 필요성이 사라지게 됐다. 어린이는 비평보다는 본보기를 더 필요로 한다. Children have more need of models than of critics. _ 윌리엄 워즈워스 (W. Wordworth,영국시인) 인격적인 설득이 가능한 종례신문 이런 종례의 역사를 거치면서 ‘어떻게 하면 잔소리와 전달사항을 줄여볼까’ 하는 요량으로 2005년 3월 초부터 우연히 종례신문을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학생들과 의사소통하는 양과 질이 훌쩍 커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득하는 법 3가지를 보면 이토스, 파토스, 로고스가 있다. ‘이토스’는 인간이 가진 본연의 인격적인 면으로 설득하는 것인데 이것이 60%의 효과가 있고 ‘파토스’는 감성을 터치해 설득하는 것으로 30%의 효과가 있다. ‘로고스’는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인데 이는 10%의 효과만 있다고 한다. 잔소리는 10점, 감동은 30점짜리인데 인격적인 설득이 60점짜리라는 뜻이 되겠다. 종례신문은 글을 통해 남 얘기하듯 인격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이 최고의 훈육법인 셈이다. 사실 종례신문은 전날 방과 후에 준비하지만 평소에 좋은 글귀, 전하고 싶은 메시지 등을 틈날 때마다 ‘도배’라고 할 정도로 홈페이지에 올려놓기 때문에 이를 검색해서 쓰면 된다. 때로는 주제별 속담도 시의적절하게 쓰면 촌철살인의 효과가 있다. 종례신문을 만드는 일은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 하루에 20분 이상이 걸리지 않는다. 이렇게 종례신문을 만들어 사용하다 보니 종례신문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게 됐다. 그래서 모임을 통해 다른 선생님들께도 권하기 시작했다. 종례신문 제작 돌입 종례신문 제작에 필요한 종이는 다행히 몇 년 전에 정기고사 답안지로 쓰던 A4크기 OMR 카드가 인쇄실에 수천 장이 남아있어서 이면의 여백에 인쇄해 사용했다. 늘 이 종이를 쓰다 보니 금년부터는 교무실 사환이 모의고사만 보고나면 남은 답안지 수백 장을 버리지 않고 챙겨 뒀다가 내게 가져다준다. 나눠준 종례신문은 다시 모아 교사연수 때 선생님들께 실물 자료로 나눠 줬다. 종례신문은 즐거운학교 홈페이지(ket21.com)에 2년분의 종례신문을 고스란히 탑재해 놓았다. 홈페이지 왼쪽 검색창에 날짜로 검색하면 그간의 종례신문을 볼 수 있다. 종례신문을 운영해 본 결과 아이들의 자존감과 소속감을 향상시키는 도구이자 학부모와 자녀 간 소통의 도구로 으뜸임을 자부한다. 많은 선생님이 공유해서 보다 효율적인 학급 운영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1인 1역 종례팀장 학생의 소감문 종례신문을 처음 접했을 때 새로운 종례방법에 대해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종례신문은 그냥 선생님께서 말로 설명하시는 것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종이에 글로 써서 나눠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종례시간이 따로 필요 없어서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례신문을 읽으면 선생님의 진심을 알게 됩니다. 저희를 진심으로 아끼고 생각하시는 마음이 종례신문을 읽으면 저절로 느껴집니다. 선생님을 이렇게 가깝게 느껴본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부모님과의 대화시간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종례신문이 생긴 후부터 제가 먼저 부모님께 다가가서 대화를 시작하고 종례신문에서 나온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이야깃거리가 생기면서 대화 시간이 늘었고 늘어난 대화시간은 부모님과의 거리를 좁혀주기까지 했습니다. 이제 저희 부모님께서는 저보다도 먼저 종례신문을 보시고 내용에 대해 물어보시며 저와 함께 상의하십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부모님의 컴퓨터 실력도 늘어가고 저와 부모님의 사이도 컴퓨터로 인해서 더욱 가까워지게 됐습니다. 저는 종례신문을 '저녁식사'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가족을 한자리에 모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종례신문은 정말 대만족이고 앞으로 더 많은 선생님들께서 종례신문이라는 기가 막힌 의사소통을 함께 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송형호 2012년 서울시교육청 파견교사로서 비폭력 평화교육을 전담, 200여 개교를 순회하며 학생, 학부모, 교사 연수를 진행했다. 교과부 학교폭력 QA 공동연구, 교과부 문제행동의 이해 및 대응 매뉴얼 개발 연구원으로 참여했고 교사 리더십을 다룬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를 집필했다. 현재 네이버 카페 ‘돌봄치유교실(http://cafe.naver.com/ket21)’을 통해 새로운 생활교육 시스템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2 학교폭력 예방 유공자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청소년들이 모여 나누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속이 울렁거린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말들이 하나같이 곱지 않을 뿐더러 사뭇 공격적이다. 우리말 실력이 그리 밀리지 않는 나조차 해석이 필요할 지경이다. 낯선데다 거칠기 짝이 없다. 대체 이 말은 어느 별의 언어일까? 청소년기는 원래 질풍노도의 시기인지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염려의 대상으로 여겨졌다는 사실을 충분히 감안한다고 해도 요즘 우리 아이들의 언어습관은 이미 선을 한참 넘었다. 지난해 교과부에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언어사용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은 75초에 한 번꼴로 욕을 하고 있다. 한 마디 걸러 한 번씩 욕하는 셈이다. 더욱이 지난 해 11월 정부에서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56만 건에 달하는 유형별 피해 건수 중에 ‘심한 욕설’이 19만 건(33.9%)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욕설은 이제 단순히 나쁜 언어습관이 아니라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폭력으로 자리 잡았다. 요즘 아이들 일상에 채워진 비속어와 욕설 더 심각한 것은 비속어, 욕설 사용이 일부 학생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교 1등을 하는 자신의 딸을 입버릇처럼 자랑하는 김 부장. 예쁜데다 공부도 잘하고 부모 말도 잘 듣는, 요샛말로 ‘엄친딸’이 바로 자신의 딸이라며 자랑을 하던 김 부장이 어느 날 무거운 목소리로 고민을 토로했다. 며칠 전 딸과 대화를 했단다. 딸이 다니는 학원에 이웃 학교에서 전교 1등하는 아이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하더니 잠시 후에 밥을 먹다 말고 “○○년, 이번 모의고사에서 아주 갈아 마셔버릴 거야”라고 혼잣말을 하며 이를 ‘오드득’ 갈더란다. 나무랄 데 없이 착하고 곱게 잘 키운 모범생 딸이 그렇게 험악한 욕을 하는 걸 본 아빠로서는 눈앞이 캄캄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김 부장은 지나친 경쟁 때문에 딸의 정신상태가 이상해진 건 아닌지,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지 한참을 고민했다. “무슨 일 있어? 왜 그렇게 흉한 욕을 하는 거야?” 조심스레 묻는 아빠에게 딸이 픽 웃으며 대답했다. “아빠야말로 왜 그래? 욕도 아닌 걸 가지고. 요즘 애들 다 이쯤은 하고 살아.” [PART VIEW] 문제는 또래 습관이다. 친구가 비속어를 쓰고 욕을 하면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따라하는 게 대개의 청소년이다. 욕을 하는 것이 왜 나쁜지, 자기가 입에 담은 말이 어떤 뜻인지, 무엇을 표현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호기심 반 장난 반 덩달아 어울린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거침없고 고칠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거친 말을 쓸수록 주도권을 잡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조차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다분히 자기중심적이고 공격적으로 사용된 비속어와 욕설은 다른 이들과 공감하는 능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자기 통제력을 약화시켜 폭력적인 성향을 띠게 된다. 언어를 통해 사고하는 인간 세계적인 언어학자 칼 야스퍼스(Karl Theodor Jaspers)는 “사람은 언어를 통해 비로소 사고한다”고 주장했다. 구소련의 심리학자 레프 비고츠키(Lev Semenovich Vygotsky) 역시 “언어와 사고는 서로의 발전을 촉진시킨다”고 했다. 한마디로 말과 생각은 분리될 수 없는 깊은 연계성을 맺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출발은 단순한 재미와 기분풀이로 시작되었을망정 비속어, 은어, 욕설 등의 사용은 생각과 행동을 서서히 변화시킨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욕을 사용하는 이유로 ‘평소 말투라서, 습관적으로’ 혹은 ‘기분이 나빠서’를 꼽는다. 자신들의 공격적인 언어가 다른 이에게 폭력이 된다는 사실조차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아무 생각 없이 튀어나오는 대로 내뱉는 욕설을 SNS에 실어 보내고 휩쓸려서 혹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누군가를 왕따시키는 일에도 동참하게 된다. 이런 행동이 누군가의 심장을 도려내는 막말이 되고 인터넷의 악성댓글이 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언어폭력의 사용 빈도를 줄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비속어나 욕설을 사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 또래집단이라는 점이다. “우리 학교엔 욕하는 애들이 없어요. 말이 거칠면 이상하게 쳐다보고 어울리지 않거든요. 그래서인지 문제를 일으키는 애들도 없고…… 선생님들도 우리한테 함부로 대하거나 막말을 하지 않으세요. 서로 존중해서 신사적으로 대하는, 한마디로 품격 있는 분위기인 거죠.” 학교와 학우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한 아들 녀석의 이야기다. 어디서 비롯됐건 바람직한 언어문화가 형성돼 학교 분위기까지 안정적으로 정착됐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학생이 먼저 알아차린다. 언어습관 개선 노력들 “애들이 엄청난 욕을 하는 거예요. 게다가 말끝마다 짜증나, 미쳐 같은 부정적인 말로 투덜거리고. 일단 재밌게 해서 관심을 갖도록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죠. 먼저, 짜증나 대신 자장면이라고 바꿔 말하라고 했어요. 친구 자장면을 제일 많이 세어 오는 아이에게 자장면을 사주겠다고 했죠.” 모 초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의 경험담이다. ‘짜증나’를 ‘자장면’으로, ‘○나’를 ‘종달새’로, ‘○발’을 ‘살랑’으로 바꿔 부르게 했다. 그리고는 그 욕들의 뜻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떤지 물었다. 처음에는 말 바꾸기가 재미있어서 그저 헤헤거리던 아이들의 입에서 두어 달 만에 욕이 사라졌다고 했다. 비록 지금은 욕을 하고 있지만 그 폐해와 심각성을 깨닫게 되면 언어습관을 바꿀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도 우리 아이들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학교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언어습관 개선에 나서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연천 전곡고등학교는 학생끼리 ‘비밀 짝꿍’을 정해 서로의 언어습관을 기록한 뒤 몰래 전달했다. 대부분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욕을 하는지 몰랐는데 친구가 적어준 기록을 보며 자신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돌아보는 일이 많아졌다고 했다. 수원 안용중학교 역시 학생들에게 ‘욕 사전’을 직접 제작하게 함으로써 욕의 어원과 뜻을 알게 해 욕을 삼가도록 만들었다. 제주 월랑초등학교에서는 자주 쓰는 욕설을 종이에 써서 버리는 ‘욕설 휴지통’을 설치하는 등 그동안 무심코 사용했던 욕설의 심각성을 발견해 스스로 언어습관을 고치고 있다. 아예 언어습관 개선 동아리를 만든 학교도 있다. 서울 경희여자중학교의 동아리 ‘너나들이’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의 개사 활동을 통해 무심코 흥얼거리는 가요 가사에서 자극적인 단어를 찾아 변환해 부르는가 하면 그래도 욕을 하는 학생에 대해 벌점이나 꾸지람 대신 시를 외우게 하는 방법까지 도입했다. 학생들 스스로가 이런 개선 방법을 찾아내고 시행하는 것 자체가 희망적이다. 흔히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품격(品格)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세 개의 입구(口)로 이뤄진 품(品)자는 사람의 격에 있어 말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말은 생각을 담는 마음의 그릇이다.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맑은 빛이 도는 단단하고 고운 그릇을 안겨주자. 그 그릇이야 말로 우리의 미래이니. ---- 하민회 한국외국어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했고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MBA, 경희대학교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삼성경제연구소 CEO 패널, 사단법인 브랜드경영협회 이사, MBC 브랜드 자문위원, 현대지방의정연구원 전임교수 등을 지냈다. 현재 (주)이미지21, (주)와우이미지, 봄갤러리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위미니지먼트로 경영하라, 안테바신의 도시, 바라나시 등이 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사가 학생을 대하는 태도에서 양면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청소년기에 전두엽의 미성숙에 따른 비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을 이해할 줄 아는 태도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성숙한 청소년들에게 믿음을 갖고 권한과 책임, 자율성을 부여하는 태도다. 청소년들은 이해와 믿음을 받았을 때 성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훌륭하게 과제를 수행한다. 필자는 이런 점에 확신을 갖고 2005년부터 생활교육부장을 담당하면서 학생의 자율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사제동행 활동을 시도해 왔다.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제동행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학생선거관리위원회 통한 역할 부여 학생에게 자율권을 주고 사제동행의 문화를 조성하는 첫걸음은 학생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학생회장단 선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생선거관리위원회 주관의 선거를 실시했다. 교사의 지도와 조언을 받으며 각 학급에서 추천받은 선거관리위원들이 선거관리위원장, 부위원장, 서기 등을 선출하고 이들에게 각각의 역할과 책임, 권한을 부여하도록 했다. 선출된 선거위원단이 직접 선거 과정을 주관하도록 했는데 이렇게 선출된 총학생회장단과 대의원을 중심으로 교직원 부서(멘토)와 연계한 학생회 부서(멘티)를 조직했다. 부장교사와 학생회 각 부서 간의 업무협조 및 사제동행 활동의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PART VIEW] 학교폭력 예방도 사제동행 활동으로 극~복! 대체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일방적인 방송교육이나 강당 집체교육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필자는 자기주도적인 다양한 사제동행 활동을 실시해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실례를 소개한다. ●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교사 및 학생회 임원들이 격주 1회 아침자율학습시간에 순번제로 돌아가며 방송 및 자체제작 PPT, 영상 등을 활용해 실시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영상이다 보니 흥미를 갖고 감상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학기말 고사 후에는 학생회 임원과 상의 해 학교폭력 골든벨 퀴즈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자율적 학습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 ● 10분 이내의 학교폭력 동영상 10여 편을 가정통신문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시청 후 소감문을 생활교육부장 개인 메일로 전송하면 1편당 상점 1점씩을 부여했다. 우수작 또는 UCC를 제작한 학생들은 학교장 표창 및 발표대회를 가짐으로써 학생 눈높이에서 학교폭력 예방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 생활교육부장이 지도교사를 맡고 학생회 임원, 학교폭력 가해 또는 피해 학생, 일반 희망 학생 등으로 구성된 학교폭력 역할극 동아리를 결성했다. 상대방 입장을 다양한 배역을 통해 체험함으로써 가슴에서 울리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효과를 거두고 있다. ● 2012년까지는 매월 1회, 2013년부터는 격주 1회, 학생회 주관으로 학교폭력 추방 및 학생 생활 전반에 대한 사제동행 캠페인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학기별로 UCC대회와 학예대회 등도 동시에 운영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 2011년부터 ‘학생 스스로 만들고 학생 스스로 지키는’이라는 기치아래 학생자치법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판사, 변호인, 검사, 배심원 등의 역할을 부여받아 과 벌점 학생, 학교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학생들의 억울함을 눈높이에서 해결하고 또 해당 학생들이 긍정적인 부과과제를 수행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파악하고 고쳐나가는 풍토를 기르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 매월 1회 전 교직원이 간식과 격려의 글을 준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문맞이 사제동행 프리허그’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담임교사의 경우 학급 학생들에게, 학교장 이하 비담임 교사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따뜻한 포옹과 함께 간식과 격려의 글을 나누는 이 행사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 높게 쌓여있던 벽을 허물고 따뜻한 정을 나누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제동행, 그 시작은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교사가 먼저 학생을 믿고 다양한 기회와 방법을 제공해주면 학생들은 분명 책임감을 가지고 훌륭하게 책임을 완수할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준비하고, 토의하며, 서로간의 정과 신뢰를 쌓아간다면 학교문화는 건설적으로 변화될 것이다. 학교가 또 하나의 단란한 가정과도 같은 분위기로 변화될 때 학교폭력은 물론 각종 비행 등으로 교사와 학생이 어려움에 처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 신세미 인천시교육청 Wee센터 전문상담사 ■ 옆에 있어줄게~! 기다림과 교감 “센터에 오는 학생들은 다양한 문제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요. 그래서 학생들에 대한 상담은 각 학생이 겪고 있는 문제에 따라 각각의 목표를 정하고 진행해요. 순간순간 예상치 못한 상황을 접했을 때 상담사가 당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인천시교육청 Wee센터의 신세미 상담사는 최대한 학생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학생을 대면하는 것,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스스로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상담사로서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센터를 찾는 학생들이 모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은 아니다.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상담 의지가 없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부류가 상담하기 가장 어려운 대상이다. “눈조차 마주치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같은 공간에 머무르면서 기다려주거나 그 학생으로부터 오는 느낌에 대해 이야기해주면서 그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해요. 또는 게임을 통해 아이가 자연스럽게 말할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스스로 자신과 주변에 대해 바라볼 수 있을 때, 즉 문제를 인지할 때 답을 구할 수 있기에 자신을 되돌아보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조급하게 다가가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두르기보다는 옆에 있어주고 교감해주는 것이다. “오랫동안 학교폭력으로 자존감 저하와 분노 억압에 대한 문제를 호소하는 학생이 있었어요. 초반에는 자신의 상황이나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는 것도 매우 힘들어 했었는데 분노를 표출하게 하고 어느 정도 분노가 해소된 후에는 점차 자신의 다양한 감정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 됐어요. 처음 왕따가 되었을 때 당황스러웠고 답답하고 슬펐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관계 패턴이나 주변 아이들에 대해 이해를 하고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거나 주변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게 됐어요.”[PART VIEW] 신 상담사가 생각하는 위기청소년은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할 사람도 장소도 없는 아이들이다. 가정불화, 학교에 대한 불신 등 자신을 힘들게 하는 환경에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다가 도움을 청하기도 전에 자신을 먼저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상담사가 가정이 돼주거나 학교가 돼줄 수는 없지만 학생 스스로 자신과 주변에 대해 돌이켜보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는 있다.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던 아이들이 상담을 통해 조금씩 자신의 분노와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편해지는 모습으로 변화할 때 상담사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사제동행 캠프, 새로운 관계의 발견 지난 2월에는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생님과 친해지기’라는 목표로 2박 3일간의 ‘사제동행 희망캠프’를 진행했다. 교사와 학생이 1:1로 짝을 맺어 20개팀을 구성해 제주도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동질감과 안도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캠프 이후로 자기들끼리 자주 어울리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친구가 생긴 것이죠. 그리고 함께 한 선생님을 인간적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해요. 캠프 이전에는 선생님은 지시하고 화만 내는 감시자였는데 이제는 다양한 모습을 지닌 인간으로 느낀대요.” 학교가 아닌 다른 공간, 수업이 아닌 다른 시간 속에서 경험한 새로운 관계는 이전에 느꼈던 학생과 교사 관계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앞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다양한 층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 가능하다면 정서적 지원이 전혀 없는 가난한 나라에 가서 그곳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당장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들에게 정서적 지원이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생계의 어려움보다 삶을 살아가야 할 이유나 동기가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정서적인 지원은 꼭 필요하다는 게 신 상담사의 생각이다. 신 상담사가 위기청소년들에게 주고 싶은 것도 이것과 다르지 않다.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 돌아보면 가족과 학교, 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지금 그가 하고 있는 일, 그리고 앞으로 계속 해나갈 일이다. ■ 김지영 경기 능동중학교 Wee센터 전문상담교사 ■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 편견과 부정의 눈초리, 어른들이 세운 이해의 벽에 막힌 청소년들은 스스로 세상에 대한 벽을 쌓고 그 안에 자신을 가둬버린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일. 꿈을 잃고 방황하는 아이들이 선택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김지영 경기 능동중학교 전문상담교사는 이런 청소년들을 대할 때, 그들이 가진 긍정성과 자율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학생들도 즐거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와 이를 채우려고 하는 추진력 그리고 높은 자율성과 자유분방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진 강점으로 단점을 정화해나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내 대안교실의 형태로 ‘Fun-Grow 돌봄과 성장교실’을 운영하던 김 교사는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고자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는 학생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드림클래스’는 학생들 자신이 계획하고 추진해서 만든 성과였다. ‘드림클래스’를 통해 자신의 비전 및 학교적응 계획을 선언하고 모의직업체험, 기초학습 다지기, 멘토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은 스스로 꿈을 찾는 계기를 만들었고 즐거움과 자율성, 적극성과 도전의식이라는 희망의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못미더운 마음도 있었어요. 그러나 믿음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켜볼 때, 그들의 변화하는 모습과 함께 변화하는 저의 마음도 볼 수 있었어요.” 믿음은 믿음을 가지고 지켜볼 때 커지는 것이다. 위기청소년들은 그들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믿음을 무엇보다 필요로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김은희 대구동덕초등학교 교장 ■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교장선생님! 케이크 드세요. 방과후학교 요리시간에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윤현이가 이걸 다 만들었어? 맛있겠다! 잘 먹을게~” 교장선생님을 대하는 아이들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애교가 넘친다. 학생들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며 대화를 나누는 교장선생님의 얼굴엔 사랑이 가득하다. 김은희 대구동덕초등학교 교장은 어릴 적에 교장선생님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행복했던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공모교장으로 이 학교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전교생 215명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었다. 일단 교장실 벽면에 전교생 얼굴 사진을 붙이고 틈나는 대로 이름을 외우고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이름을 불러줬다. 아이들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교장선생님께 마음의 벽을 허물고 행동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1교시 시작 전 20분, 중간놀이시간 20분을 활용해 전교생 상담도 시작했다. 5명씩 아이들을 교장실로 불러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아이들에게 높기만 했던 교장실 문턱은 서서히 낮아진다. “교장이 학생한테 사랑과 관심이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면 학생들은 나쁜 행동을 하려다가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친구와 거의 매일 싸우던 3학년 남학생이 있었는데 김 교장이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며 상담도 하고 안아주기도 하는 등 관심과 사랑을 줬더니 4학년이 된 요즘 교우관계가 매우 좋아졌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아이들 사랑이 유별난 교장, 교사들에게는 부담이지 않을까? [PART VIEW] “아이들 지도는 담임교사뿐 아니라 전 교직원의 의무죠. 오히려 본인들의 영역을 교장이 대신해 주니 상담에 대한 부담도 줄고 생활지도에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김 교장의 순수한 열정이 통한 때문이리라. 전문상담교사 자격증을 따고 대학원에서 초등상담을 전공한지라 그 누구보다도 상담을 통해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그에게 진정한 사제동행을 위해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물었다. 답변은 단호했다.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이를 증명하듯 이 학교는 지난해 8~10월 전국적으로 실시된 제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0’을 기록했다. 작은 관심 하나, 말 한마디로 아이들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이 교사다. 그렇기에 김 교장은 “교사는 사명감과 진실한 사랑의 마음으로 아이들의 인생 멘토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오지영 인천 강화중학교 교사 ■ 학습부진 개선은 교사에게 달렸다 사명을 다하며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진정한 교사들이 있기에 여전히 우리 사회는 교육의 희망을 얘기한다. 여기, 교사의 소임을 ‘잘 가르치는 것’을 넘어 ‘책임지는 것’으로 확장해 분투하고 있는 교사들도 있다. 학습부진아라 하더라도 누구 하나 뒤처지는 일 없이 책임지고 지도해 모두를 온전하게 다음 학년으로 올려 보내기 위한 것이다. “학습부진아는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학교와 가정이 연계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학습부진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 구체적인 수준별 개별화 학습을 한다면 학습부진아는 학습법을 터득하고 정상적인 학습자로 거듭날 수 있어요.” 학습부진의 이유가 능력 미달이 아니라 수업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 상실에서 오는 것이라는 오지영 강화중학교 교사의 말이다. 그는 “중학교 시절은 기초학력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여서 이 때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학습결손이 누적돼 영원히 부진학생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이런 이유로 강화중에서는 학년 초에 국가수준 진단평가 시험을 통해 기초학력부진아로 선정된 학생을 대상으로 희망에 따라 1학생 1교사 상담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날 배운 교과목에 대한 기초적이고 중요한 내용을 멘토교사와 질의응답을 통해 보충하고 공부법, 공부하는 습관 기르기, 공부해야 하는 이유 등에 대한 상담도 한다. 과다업무에 시달리는 교사에게 사제 간 1:1 상담시스템, 힘들지 않을까? 지난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진이 다 빠졌다”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그만큼 힘든 일을 강화중 교사들이 계속하는 이유는 학습부진으로 인해 학생이 미래를 설계해 나가지 못한다면 국가적 손실이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오 교사는 주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을 상담한다고 했다. 아이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지도법을 찾고 일상의 얘기를 나누면서 보다 더 친밀해지기 위해서다. 한 번은 상담 중 3학년 전학생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힘겨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같은 반 친구들을 불러 이를 공유하고 함께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아이들이 흔쾌히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 체육시간에 이 학생에게 관심을 갖고 함께 하겠다고 했다. 이후 그 전학생은 점점 안정을 찾았고 학업 성적도 올랐다. 졸업식 때는 ‘선생님 덕분에 저의 존재감을 찾게 돼 감사드린다’는 편지도 줬다. 오 교사는 “교단의 힘겨움을 일순간에 치료해준 가장 좋은 치료제였다”고 말한다. “교사 초년병 시절엔 공부 잘하는 학생이 예뻐 보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시각이 완전히 변했죠. 학습부진학생은 발전가능성이 누구보다도 많고 긍정적 변화의 여지가 훨씬 많아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참고 기다리며 노력하면 아이들은 환히 웃으며 다가옵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어렵고 힘들지만 소외받고 부족한 학생들에게 더 많은 칭찬과 격려를 하면서 그들의 능력을 한 단계, 한 단계 올려주는 것이 진정한 교사의 자세라 믿는다는 그가 교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교육에서만큼은 시행착오가 없어야 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 파이팅!”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사장 김종기)은30일 스마트폰 전원버튼을 4회 이상 누르면 ‘즉시 도움 요청’이 가능한 학교폭력 예방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지킴톡톡(안드로이드용)’을 출시했다. ‘지킴톡톡’은 중2때 학교폭력을 경험했던 한 학생의 아이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버튼 하나만으로 신고와 증거 확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학생들은 위급상황 시 휴대전화를 꺼낼 필요 없이 주머니에서 전원 버튼을 4회 이상 누르면 된다. 그러면 바로 녹음기능이 자동 실행되면서 동시에 부모, 친구, 교사 등 미리 설정해둔 지인들에게 ‘도와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피해학생의 위치정보와 함께 전송된다. 어플을 통해 전문상담사와의 이메일 상담도 가능하다. ‘지킴톡톡’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으며 추후 아이폰용도 개발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30일 ‘2013년 학교문화개선 연구․선도학교’ 150개교(초55, 중55, 고40)를 선정․발표했다. ‘학교문화 개선 연구․선도학교’는 학생이 존중되고, 상호 협력하는 학생 중심의 학교문화를 만들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해 운영된다. 대상학교는 지난달 시․도교육청별 공모와 심사를 통해 선발 됐으며 유형별로는 학교문화 선도 110개, 언어문화 개선 32개, 법제교육 선도 부문 8개교가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인천‧충북교육청이 주관하고, 총괄 운영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맡았으며 언어문화개선은 교총이, 법제문화 선도는 법제처가 각각 운영․지원을 담당한다. 교육부는 또 각 시․도별 협의회를 구성하고 교수, 현장교원 등 전문가를 컨설팅위원으로 위촉해 3~5개교 단위의 컨설팅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29~30일 청주 라마다플라자 호텔에서는 선도학교 운영 과 사업 추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학교문화개선 연구․선도학교 학교장 및 담당자 워크숍’이 열렸다. 워크숍은 17개 시․도에서 자체적으로 선정한 41개교를 포함한 총 191개교의 학교장 및 담당자, 시․도교육청 장학사, 컨설팅 위원 등 4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개회식에는 나승일 교육부 차관, 이재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이기용 충북교육감, 구자문 인천시부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나 차관은 기조강연을 통해 “과도한 입시부담에서 벗어나 교사가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하고, 학교체육을 활성화시켜 즐거운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며 “학교장, 담당자들도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을 실현에 사명감을 갖고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워크숍에서는 2012 학교문화개선 우수교인 인천 작전초의 ‘미디어 프리 데이’, ‘바른말 언어지킴이 암행어사제’(본지 2012년 4월 30일자 참조) 프로그램과 경기 와부중의 ‘청소년법제관 운영을 통한 자율과 책임존중의 송향 문화 조성’ 등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교육부는 연말에 학교문화 개선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 50개교를 선정해 장관 표창을 수여하고 우수사례를 보급할 예정이다.
학교현장의 교권침해 사건에 즉각 대처하기 위해 한국교총이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교권 119’ 제4기 위원 160명이 새로 위촉됐다. 교권 119위원들은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한국교총, 시·도교총, 시·군·구교총, 교권변호인단과 함께 공조체제를 이루며 현장에서 조직적·집중적인 초동 대응을 하게 된다. 교총은 전국의 교권 119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9일 교총회관에서 ‘제4기 교권119 발대식 및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발대식에서는 교권119 위원 160명을 대표해 이득세 서울영등포초 교장(교총 학교폭력예방위원회 위원장‧사진)이 위촉장을 받았다. 교권119 위원들이 교권침해가 발생했을 경우 학교 일선에서 바로 대응하게 되는 만큼 이날 발대식에서는 이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워크숍도 함께 개최됐다. 김종식 교총 교권본부장은 “교권보호종합대책 추진에 따른 법률 개정으로 5월부터 학교분쟁조정위원회가 학교교권보호위원회로 변경된다”며 “교권침해 사건 발생 시 이제는 학교 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서 분쟁조정과 심의를 담당하게 되며, 학교 차원에서 해결되지 않는 갈등은 교육청에 신설되는 ‘시·도교권보호위원회’에서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변호사의 안내를 통한 교권침해 사건 대응요령’에 대해 특강한 정무원 교총 고문변호사는 학교안전공제회와 학교폭력의 상관관계, 교권침해와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형사소송에 대해 안내했다. 정 고문변호사(사진)는 “학교에서 학부모 폭행, 학교안전사고, 학교폭력사건 등을 다룰 때 관련해 작성된 문서들은 공문서로서 그 증거력이 인정된다”며 “문서 작성 후 결재를 받아놓거나 작성 날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문서대장에 기록해두는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현장 출동 시 안내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중진 충남대 교수는 교원의 학생 보호감독 의무, 공립교원·사립교원·학교의 민·형사상 책임, 직무유기죄의 성립, 유형별 판례 등을 소개했다.
지난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는 ‘정년연장법’을 통과시켜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번 의결로 교직사회의 관심은 교원정년 환원이라는 포기할 수 없는 정책에 쏠릴 수밖에 없다. 1998년에 단행됐던 교원정년 62세 감축 시행 15년이 지나고 있다. IMF 시절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예산절감, 교원임용적체 해소, 교직사회 활성화라는 목표를 내걸고 교원들을 옥죄었던 것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령교사 1명이 나가면 2.5명의 신규교원을 충원할 수 있다는 경제적 논리는 거짓으로 드러날 정치 논리에 불과했고, 공무원 연기금의 고갈로 인해 지방교육청은 천문학적인 지방채 발행으로 아직까지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고,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를 초등교사로 둔갑시키며 퇴직교원의 1/3이상이 기간제교사로 재임용되는 등 이중삼중의 재정낭비만 초래했다. 이는 교단황폐화, 공교육붕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근원이었고 그 부작용은 아직까지도 교육현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는 사회구조 변화에 맞춰 이제 냉철하게 교원정년 원상회복 문제를 고민해봐야 할 때다. 단순히 교원 사기진작이나 잃어버린 자존심 회복 등 교육계 내부의 욕심 채우기 차원을 넘어 학교교육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작금의 학교는 학교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기간제 교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전문성을 가진 우수교원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예비교원의 수가 상당히 많아 청년실업 문제와 저출산에 따른 교원 수요 감소 경향도 고려해야 하며, 교원의 노령화에 대한 학부모의 입장, 60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일반직공무원과의 형평성 등도 종합적으로 함께 검토돼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미 국회에서는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 해 10월 민주통합당 유성엽 의원이 대표발의한 ‘교육공무원 정년 65세 환원 법안’이 그것이다. 새누리당도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권익 추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일정기간의 충분한 연구와 여론수렴과정을 거치고, 정치적 의사형성과정을 합리적으로 거치면서 사회적 공감대 만들어 나가는 진지한 논의를 시작할 때다.
소위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는 혁신학교가 도입된 지 5년째를 맞고 있다. 몇몇 언론뿐 아니라 최근에는 부동산 업자까지 혁신학교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주변 학교 관계자들은 무덤덤하기 일쑤다. 외부의 호들갑에 학부모들도 혼란스럽다가 막상 접해 보면 ‘혁신학교 교육도 특별한 것이 없다’란 의견이 나오는 경우도 상당수다. 학교마다 다른 주제로 검증된 이론도, 선행 사례도 없이 이런저런 실험을 하고 있으니 몇 년 지나면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것이 혁신학교 출신 교사들의 증언이기도 하다. 학생들의 미래를 담보로 검증도 안 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교육감들은 그 성과에 대해 자화자찬만 늘어놓고 있지만 유리한 통계 일부만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진보교육감 지역의 낮은 학업성취도 향상도와 혁신학교의 학교폭력 실태에 대한 자료들은 혁신학교가 나은 점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자화자찬의 성과보다는 제3자가 하는 객관적 평가에서도 당당히 성과가 드러나야 진정한 혁신일 텐데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혁신학교가 무엇이 다르기에 일부 학부모들이 몰려가 부동산 가격까지 오르게 된다는 건가. 혁신학교만 집중적이고 차별적인 예산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매년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2억 원 가까운 재정지원을 지속적으로 받는다. 단적인 예로 일반학교 교사들은 학급당 연간 운영경비를 5만원도 받기 어려운데, 혁신학교는 60만 원 정도를 받기도 한다. 같은 지역의 똑같은 공립인데도 ‘부자 학교’인 혁신학교와 ‘가난한 학교’인 일반학교로 나눠지는 것이다. 진보교육감들이 자신들의 정책추진을 위해 헌법에 따라 의무교육을 보장받고 있는 초·중학생들의 교육환경에 차별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의무교육대상자를 위한 ‘보편적 교육’을 위한 기회균등도 무너뜨리면서 무상급식을 들고 ‘보편적 복지’를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돈 뿐만이 아니다. 학급당 인원도 마찬가지다. 한 시·도에 백 개 넘는 혁신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규모로 대폭 줄여서 운영하면 다른 학교의 학생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교육차별을 낳고 있는 것이다. 특혜로 불리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혁신학교에 대해 교육감들은 스스로 냉정한 평가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