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4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폭력유형별 행동요령 정리·교육해야 ‘1교 1고문 변호사제’ 정착 힘쓸 것 그는 선생님이었다. 1981년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교단에 섰을 때도 선생님이었고, 학교폭력, 교권보호 등에 대한 질문에 하나하나 설명하듯 답변하며 교직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지금도 여전히 선생님이었다. 21일 전국 변호사 수장에 선출된 위철환(55․사법시험 28회) 신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새벽 신문배달을 하며 야간 고교를 다니면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꿈꿨다고 한다.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려면 초등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그가 꿈을 이룬 후 갑자기 변호사로 진로를 바꾼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가르치던 학생 하나가 갑자기 장기 결석을 했어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소송을 당했는데, 돈이 없어 법적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해 패소하고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안타까웠죠.” 위 회장은 “그 학생을 보면서 당연히 승소할 사건인데 법률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해 패소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낮에는 교사로, 저녁에는 야간대학생으로 공부해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고 털어놓았다. “많은 교사들이 학생, 혹은 학부모로부터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하며 자괴감에 빠지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인식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권침해에 대한 우려와 함께 행동요령에 대한 팁을 제공해준 위 회장은 “빈번히 일어나는 폭력유형, 교권침해 사례 및 행동 요령을 정리해 학교별로 교육 시키고 교사들에게 알려야 한다”며 “사건이 발생하면 반드시 학교에 배당된 변호사에게 상황을 이야기하고 대처방안을 물어본 후 처리하라”고 당부했다. 교총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1학교 1고문 변호사제 정착을 위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아직 학교가 이 제도를 소극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학교가 보다 적극적으로 1교 1고문 변호사제를 활용․정착될 수 있도록 변협차원에서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 축제 때의 일이다. 동아리발표회 중 연극반 순서가 왔을 때 이상이 없던 무선마이크에서 소리가 나지 않았다. 방송반 학생이 분주하게 움직여 학교 마이크를 연극반 학생에게 전했지만 이곳저곳에서 삐삐 소리가 났고 그렇게 연극 상영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축제 담당자인 나는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할지 고민하며 날이 저물고 이벤트회사 방송담당자와 함께 교장실에 들어섰다. 교장선생님께는 하던 일을 멈추고, 일어나 “어젯밤 늦게까지, 오늘도 하루 종일,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어요!”라며 따사로운 미소로 우리를 맞아줬다. 방송담당자는 동아리발표회 때 암막을 내리기 위해 새로 꽂은 플러그로 인해 주파수에 혼선이 생겨 무선마이크에서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설명을 하고는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께서는 “무선 리모컨으로 암막을 내렸는데 우리가 실수했다”면서 방송 사고를 우리 탓으로 돌리고, 오히려 방송담당자를 위로하셨다. 축제 두 번째 날, ‘친구사랑 UCC 감상’을 비롯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학생들이 스타하우스에 입장하기도 전에 교장선생님께서 먼저 와 계셨다. 마지막 학급이 입장을 끝내자, 아직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은 강단에 교장선생님께서 오르셨다. “아들들!” 교장선생님의 한 마디에 신기하게도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오늘 내가 여러분에게 사과할 일이 있어서 올라왔어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축제를 위해 한 달 간 수고해 준 학생들에게 너무도 고맙고 미안해요. 교장선생님 잘못으로 여러 학생들의 고생이 물거품이 되었어요. 사실은 축제를 더 멋지게 해주고 싶어서 스타하우스에 암막을 설치했거든요. 축제가 시작되기 직전에 무선 리모컨으로 암막을 내리던 중 주파수에 혼선이 왔어요. 그래서 연극도중에 소리가 났던 거예요. 여러분의 축제를 망친 것 같아 교장선생님이 너무 미안해요.” 누가 먼저 시작한 걸까?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우리 연극동아리 학생들이 얼마나 속상했을까? 모두 앞으로 나오세요. 여러분, 연극반 학생들에게 격려의 박수 부탁해요.” 양용순 교장선생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교장선생님을 닮아도 될까요?
대통령 당선인은 청년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놓고 여러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초·중·고교 현장을 살펴볼 때도 일자리 창출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영어과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영역 중 하나가 영어 표현 기능 강화를 위해 이번 정부 초기에 학교 현장에 비정규직인 원어민 회화 강사와 보조 강사 지원을 도입했다. 그러나 2012년에 이르러서는 그 예산 지원금이 무상급식 지원금에 잠식돼 원어민 회화 강사 지원이 축소 내지는 중단됐다. 이런 상황을 통해 우리는 의사소통 능력 향상이 영어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늘 부진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전문성을 지닌 영어회화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어 표현 기능 향상 실현을 위해서는 언제든 삭감될 수 있는 사업비로 채용해오던 원어민 회화 강사와 원어민 회화 보조강사 대신 한국인 영어회화교사를 교육현장에 지원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본다. 게다가 원어민 회회 강사의 급여총액이 대략 5300만원으로 신규교사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국내인력을 위한 고용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 기간제 교사를 정규교사로 임용할 경우 서울시의 경우 최대 5800명 정도의 청년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이는 공교육의 정상화를 이루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공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현 교육의 실정에서 본다면 신분이 보장된 책임감 있는 교사, 전문성을 갖춘 교사, 사명감을 갖춘 교사야말로 교육현장에 시급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략적 수치들이 정확치 않을 수도 있고, 실제로 이미 무상급식으로 인해 원어민 회화강사 예산이 대폭 삭감된 상황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발상을 전환해 원어민 강사 대신 전문성, 인성, 실력, 사명감을 두루 갖춘 국내인력을 영어회화교사로 채용하고 기간제 교사를 정규교사로 임용한다면 공교육을 강화하고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해 공교육의 정상화를 이루는데 기여하는 동시에 많은 정규직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교총은 교과부, 충북도교육청과 함께 21~24일 대만에서 선도학교와 학생동아리 담당교원을 대상으로 해외 교육문화연수를 실시했다. 연수단은 21일 국가교육연구원을 방문해 장권청 위원 등 관계자들을 만나 대만의 고급중학교(한국의 고교에 해당) 의무교육 실시 추진 방향과 인성교육, 학교폭력 현황 등에 대한 연수를 받았다. 2000년에 설립된 국가교육연구원 교육정책 연구, 교육과정 개발, 교과서 심의, 국가 교육과정 평가 등 한국의 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개발원의 성격을 함께 가진 기관이다. 23일에는 전국교사공회총연합회를 방문, 오충태 부이사장 등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전국교사공회총연합회는 10만의 회원을 가진 대만의 유일한 합법 전문직교원단체다. 연수단과 전국교사공회총연합회는 양국의 현안인 교권침해와 학교폭력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하고 교원평가, 임용, 정년, 승진, 보수 등 양국의 주요 교원정책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한국교총과 대만 전국교사공회총연합회 간의 MOU 체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김항원 한국교총 교권본부장은 “교원의 권리 보호와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국제교원단체 간 교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양국의 성공적인 사례를 공유하고 양 단체 간 우의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충태 전국교사공회총연합회 부이사장은 “차기 이사회에 한국교총의 제안 내용을 안건으로 상정하겠다”며 교류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한국교총은 학생 때부터 바른말 사용 습관을 익히도록 하고 부모와 교원도 올바른 언어를 구사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2011년부터 ‘학생 언어문화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우수 선도학교와 학생동아리에 대한 시상을 해왔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대입 전형 및 지원 방법 단순화’라는 명제 아래 수시는 학생부·논술, 정시는 수능 위주로 운영되는 대학 입학전형의 변화변화가 예고된다. 이런 대입 전형의 변화는 단순히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이 바뀌는 정도를 넘어서 교육에 대한 사고의 전환과 학교 교육과정의 변화 등을 초래하게 된다. 학교활동 적극적 참여 이끌어내 지금의 대입 전형은 비슷한 선발 방식을 별도의 전형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고 다양화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수험생, 학부모, 교사 등의 교육주체들이 전형을 이해하고 선택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전형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동안 급성장한 입학사정관제의 성과와 이를 준비한 수험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입학사정관제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고교 교육과정 운영이 정상화돼 가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을 평가함으로써 학생들이 교과 수업뿐만 아니라 동아리, 진로, 봉사, 체험, 방과 후 활동 등 학교에서 개설된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 참여하게 됐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이 설정한 진로에 따라 활동 내용을 포트폴리오에 작성하고 있다. 교사는 학생의 진로에 맞는 학교 활동을 개발하고 학생들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관찰자 입장에서 학교생활기록부에 활동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도 기록에 참여함으로써 평가 자료의 신뢰성과 공정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대학 신입생 구성이 다양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성적 중심의 기계적 선발 방식이었다면, 입학사정관제는 학생들의 학업능력뿐만 아니라 적성과 소질, 잠재력 등을 고려해 대학의 건학이념과 모집단위별 특성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적만으로는 대학에 입학할 수 없었던 학생들이 특정 분야에 대한 재능과 잠재 능력을 인정받아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도서벽지 등 불리한 여건이나 가정 형편, 신체장애 등 개인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학생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열리고 있어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셋째,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생들이 대학에 잘 적응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생들이 대학생활에서 적응도, 만족도, 진로성숙도가 높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우수하며 학교생활에 적극적이라는 긍정적인 조사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전과를 하거나나 중도 탈락하는 등의 부적응 학생 수도 낮다. 이는 무엇보다도 대학 입학 전에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해왔고 학교 활동을 능동적으로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활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사료된다. 교육 긍정적 변화 간과 말아야 각 대학들은 제도적 장치와 시스템을 통해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해 왔다. 평가자들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기 위해 일정시간 이상 연수를 했고 평가자의 직계자녀나 친인척, 혈연·지연에 연관이 있는 사람이 지원한 경우 평가에서 제외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또 제출 서류의 진위여부를 검증하고 표절 등으로 인한 부정행위를 방지하며 평가자 간 일정 점수 이상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 재평가를 실시하는 등 여러 가지 안전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이렇듯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따라 최근 몇 년 사이에 교육환경이 긍정인 방향으로 변화돼 가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입학사정관제는 이제 막 뿌리를 내리며 돋아나고 있는 새싹이라고 할 수 있다. 비판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일부 우려되는 점은 보완하면서 미래 인재 선발과 교육 정상화를 성취할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제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자유학기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공통된 교육공약이다. 대통령선거와 교육감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기까지 실현가능성을 검토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자유학기제’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를 모델로 삼고 있다. ‘전환학년제’는 중3과 고1 사이 시기 교육수요자에게 선택권을 줘 직업과 진로를 탐색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제도다. 우리의 자유학기제는 중학교에 입학한 직후인 1학년 1학기에 실시할 계획이다.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아 시험 부담을 줄여주며, 대신에 진로와 자기적성에 대해 탐색하게 해 학생들이 진로를 설정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꿈을 구체화해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는데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제도다. 그러나 우리의 현 교육 현실에서 검증되지 않은 새 제도다 보니 교사와 학부모 등 많은 교육관계자들은 자유학기제의 시행을 놓고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찬반 의견이 있으나, 교육계는 시행할 경우에는 현장에 혼란을 주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를 거쳐 도입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은 자유학기제 적용 시기를 고교입시가 끝난 중학교 3학년 후반기에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자유학기제 도입에 대한 부정적 관점은 한 학기동안 필기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저하될 수 있고, 자칫 이 시기에 사교육에 대한 의존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또 이 기간이 무질서한 방임의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성급하게 도입해 전면 시행하기보다는 시범운영 후 장단점을 파악하고 보완한 후 시행하는 것이 마땅하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결과를 분석한 다음에 시행하겠다고 하니 바람직한 일이다.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지역의 특성을 살려 시범운영에 동참하고 자유학기제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에 앞서 시범운영에 참고가 될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업성취도 달성은 학교의 중요한 책무다. 제대로 가르치고 배웠는지를 평가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또 1학기 때 지필시험을 치르지 않다가 2학기 때 갑자기 지필고사를 실시한다면 학생들에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통상적인 학기에서 성적에 반영하는 중간, 기말고사보다 축소된 평가, 예를 들면 국어, 영어, 수학 교과 정도를 학기 중에 한두 차례 실시하되 학교생활기록부에는 반영하지 않고 학교생활 상담과 지도 자료로만 활용하는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둘째,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학생들의 진로탐색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재구성하고 체험활동이 강조되는 실천적 수업이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셋째, 발표, 토론, 프로젝트 학습방법 등 학생들이 참여하여 자기주도적으로 적성과 진로를 탐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넷째, 자유학기제 동안의 활동결과에 대해 포트폴리오 등을 통한 수행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다섯째, 학생들이 깊은 성찰과 인격의 도야 속에 자신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활발한 독서활동을 자극해야 한다. 권장도서나 필독도서를 제시하고 독서활동을 진로탐색과 연결시킬 수 있다. 여섯째, 중학교 1학년 1학기 자유학기제와 더불어 고교입시가 후 중학교 3학년 후반기에 가칭 진로심화탐색학기제를 도입해 중학교 과정의 진로탐색 성과를 반성하고, 고등학교 과정의 진로개척에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하는 시범운영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자유학기제 본격 시행이든 시범운영이든 고입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살펴서 예방해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외국의 제도를 모델로 하여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귤이 변해서 탱자가 된다는 뜻의 귤화위지(橘化爲枳) 식으로 자유학기제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청나라 의상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려 우리나라 고유의 한복으로 발전시킨 ’마고자‘처럼 자유학기제가 한국적 토착화를 이뤄낼 수 있다면 우리 교육발전에 큰 기여를 하는 제도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에 있어 실없는 실험은 삼가 할 일이나, 해보지도 않고 도전을 포기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발전은 안정과 더불어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어려움이 따를 수 있으나 자유학기제 취지가 좋다면 좋은 취지를 살릴 길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어렵지만 길을 찾는 일은 우리 교육자가 힘을 합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중국에서 대학생 보모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는 식모라고 불렀고, 요즘에는 가정부라고 부르는 보모 자리에 중국의 대학생들이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석사과정 학생들도 보모대열에 합류하기도 한다. 다음은 대학생 보모를 구하는 광고다. “여성, 대학 4학년, 초등교육전공, 농촌출신이며 가사 일을 모두 할 수 있음. 방학기간동안 보모를 찾음. 숙식제공, 월급은 별도논의.” 중국에서 고학력 보모가 나타난 이유는 좋은 보모를 선호하는 현상 때문이다. 특히 방학 때일수록 좋은 보모 구하기가 어렵다. 이러다보니 보모를 소개하는 업체에서는 대학을 찾아 보모 모시기 경쟁을 한다. 중국의 경우 나라가 크다보니 적지 않은 학생들이 방학 때 집에 가지 못하고 학교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이 방학 중에 보모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 학생들은 졸업 후 아예 전업보모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학생 보모를 양성하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양성프로그램에서는 가정서비스 이론, 요리강습, 청소, 육아, 예의 등의 과목을 개설해 가르치고 있다. 20여일의 체계적인 훈련과정을 거치고 나면 대부분 가사 일을 숙련되게 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인기가 좋아 훈련이 끝나자마자 취업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베이징에서도 한 업체가 대학생 보모과정을 개설하고 후보생들을 모집했는데 총 200여명이 응모했다. 이 회사는 엄격한 시험을 거쳐 108명을 선발했는데, 그 중에는 석사과정 학생도 28명이나 있었다. 이들 중에는 영어에 능통한 학생들도 많았고, 교사자격증을 소지한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그럼 왜 많은 가정에서 대학생 보모를 선호하는가? 이들은 일반적인 보모들보다 교양수준이 높고, 업무에 대한 이해력이 빠르다고 한다. 책임감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 대학생 보모들은 학력수준이 높아 아이들의 가정교사로도 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어린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이 대학생 보모를 선호한다. 대학원생 보모를 두는 가정은 일반적으로 연수입이 10만 위안 이상이다. 이들 가정에서는 보모를 가정교사로도 활용하고, 또 상업적 활동이나 사교모임 조직 등에 활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고학력 보모의 월급은 일반보모보다 30%이상 높다. 일반적으로 2000위안정도의 월급이 지급된다. 대학원생의 경우는 이보다 조금 높다. 그렇다면 고학력자들이 왜 많은 사람들이 꺼리는 보모로 나설까. 고학력자의 취업난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 직업에 대한 의식변화와 중국인들이 갖고 있는 실용주의 사고도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밑바닥 체험을 통해 자기를 단련하고, 새로운 일을 창출하고자 하는 의식도 있다. 이런 대학생 보모 현상에 대해 중국사회의 여론은 분분하다. 인재낭비라는 입장과 아니라는 입장이 팽팽하다. 인재낭비라는 입장은 대학생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런 자원들을 단순 노동에 투입하는 일은 낭비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어느 곳이든 높은 소양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재낭비가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중국에서 이런 대학생 보모 현상이 한동안 유행하다 끝날지, 아니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중국의 특성상 이런 고학력 보모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중국은 국토가 넓어, 자녀나 부모를 부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경제능력이 있는 가정에서는 돈을 들여서라도 소양이 높은 보모를 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왕이면 학력수준이 높고, 체계적인 훈련과정을 거친 보모를 구하는 것이 고용인의 입장에서는 안심이 된다. 대학생 보모현상은 중국이 경제성장을 거치며 나타난 중국만의 특수한 현상 중 하나다.
며칠 전 경북의 한 사립전문대가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고교 교사들에게 금품을 뿌렸다가 적발됐다. 검찰은 "학생 1인당 20만원씩의 사례비를 정해 교수와 교사가 학생을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이 같은 뇌물공여 협의 등으로 이 대학 총장을 구속 기소하고, 범행을 도운 입학처 교수·직원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학생이 지원하도록 권유한 뒤 이들로부터 돈을 받은 경북 지역 고교 교사 48명을 적발, 이 중 1,000만원 이상을 받은 7명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1000만원 미만을 받은 나머지 41명은 경북교육청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 같은 학생 거래를 속칭 '두당(頭當) 치기'라고 불렀다. 구속된 이 대학 총장 등은 지난 2008년 입시를 겨냥, 2007년 4월 홍보 교수들을 고교 3학년 부장 교사들에게 보내 "학생 모집이 완료되면 1인당 20만원씩의 사례비를 지급하겠다"고 제의했다. 이후 학생 모집이 끝난 이듬해 2월 고교별로 입학한 학생 수를 계산해 현금을 포장해 전달했다. 해당 대학의 이런 도덕적 해이에 휘말린 이 지역의 한 교사는 약 3년 동안 239명을 입학시켜준 뒤 4780만원을 받았고, 또 다른 교사는 같은 기간 3차례에 걸쳐 2480만원을 받았다. 1000만원 이상을 받은 교사 7명 중 4명은 공립, 3명은 사립고교 교사였다. 돈을 받은 부장 교사들은 고교 졸업반 담임교사들과 나눠 갖거나, 유흥주점 등에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매년 지원자 수와 등록률이 감소하던 이 대학은 2008년 돈을 뿌린 이후 2009년 2581명, 2010년 3377명, 2011년 3846명 등으로 지원자 수가 늘었다. 이 대학은 또 교직원 39명을 재학생으로 둔갑시키고, 교직원 지인의 명의를 빌려 입학원서를 작성한 뒤 제적시키는 수법으로 정원 충원율 등 대학 평가 지표를 부풀려 국고보조금 5억6800여만원을 타낸 혐의도 받고 있다. 육영을 근본적 목적으로 하는 대학의 도덕적 해이가 갈 데까지 간 것이다. 문제는 이런 대학의 비리와 부정이 비단 이 대학만이 아니라는데 있다. 이 학교처럼 학생 정원 채우려고 고교 교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부실대학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매년 초에는 고교 교무실에는 대학 교수들이 찾아오는 것이 이제 평범한 일이 된 지 오래되었다. 교수 손에는 커피믹스와 음료수 박스 등 금품이 들려있다. 교수들은 쭈뼛거리며 고교 졸업반 담임 교사들에게 당해 학교 졸업생의 자기 대학 진학을 부탁한다. 교수들은 또 수시와 정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다시 고교를 찾아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고등학교에는 '교수 출입 금지'라는 경고문이 내걸리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곤 한다. 일부 대학 교수들은 고교 졸업반 담임 교사들에게 회식을 시켜주고 회식 후에는 현금 봉투 등 금품을 건네는 경우도 있다.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부실 대학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교수가 고교로 찾아가 “신입생을 보내달라”며 교사들에게 로비를 하는 것이다. 대학들이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고교 교사들에게 '로비'를 하는 관행은 수십년 째 이어져 오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대학이 급증하면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된 대학들이 '졸업장 장사'를 하기 위해 각종 수법을 동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현상은 앞으로 더욱 첨예화될 것이다. 사실 부실대학의 학생모집 부담은 대부분 교수들에게 떨어진다. 대학 교수가 학생 모집책으로 둔갑하는 것이다. 대학들은 교수들에게 각자 모집 학생수를 할당하기도 한다. 일부 대학은 신입생 유치 실적을 재(再)임용에 반영, 교수들 사이에서 "교수가 영업사원하고 다를 바 없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 학문 연구에 진력해야 할 교수가 학생 장사(?)를 위한 ‘영업 사원화’하고 있는 우리 교육의 현실에 우리 모두는 반성해야 할 것이다. 대학들의 고교 교사 로비 백태는 매년 국정감사에서도 문제로 드러난 곤 하였다. 대학의 각종 접대성 로비도 혀를 찰 정도로 치졸하고도 치열하다. 형식상 입학설명회도 로비의 통로였다. 일부 고교에서는 노골적으로 대학의 로비를 경쟁적으로 부추기기도 한다. 대학 교수들의 로비 관행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저(低)출산 영향으로 대학들의 학생 모집이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대학 입학 정원과 고교 졸업 정원이 역전하기 때문이다. 학생이 부족한 대학은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대학의 미래이기에 이와 같은 대학의 도덕 불감증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가장 도덕적이어야 할 교수와 교사들 사이에서 이런 부정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 교육이 현 주소이자 서글픈 자화상이기에 그저 씁쓸하기만 한 것이다. 교육의 목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곧고 바르고 진솔하라’는 것인데, 대학과 대학 교수의 ‘학생 장사(?)’는 이와 같은 정직, 근면, 성실 등과는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인 것이다.
한국교총(회장 안양옥)과 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는 29일 ‘올바른 국가관 확립과 나라사랑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초·중·고 학생들이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와 국가 안보 중요성을 함양시키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박 처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6·25 정전 60주년의 해 다.양 기관이 노력해 교육현장에 올바른 국가관을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안 회장은 “교사연수 프로그램들을 개발 해 교사들도 다시금 나라사랑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국가보훈처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 및 보훈가족들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국민의 애국심을 함양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계승·지원 하는 등 법령이 정한 보훈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지난 1월 29일 그동안 일선 학교 교원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단위학교와 교육청에 각각 교권보호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감에게 교육활동 보호 시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개정안은 지난 해 8월 발표된 ‘교권보호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2월초 공포돼 3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금년 5월초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 개정안은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 개정으로 기존에 유명무실했던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가 ‘학교교권보호위원회’로 개편되고 ‘시도교권보호위원회’ 설치 근거도 마련함으로써 ‘교권보호 종합대책’의 실효성을 1차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하겠다. 사실 그동안초.중.고교 각급학교에 설치돼 있는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는 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대한 최소 기준이 미흡해 대다수 학교에서 위원이 교원으로만 구성돼 있어 학생‧학부모와의 실질적인 분쟁 조정이 어려웠다. 또 교원의 교육활동과 관련한 분쟁 조정만을 담당하는 한계가 있고, 일부 역할은 학운위 등 타 위원회와 중복되는 면도 존재했다. 이 때문에 대다수 학교가 5년 동안 단 한번도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한 적이 없을 정도로 유명무실한 상황이었다. 이번에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으로써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가 ‘학교교권보호위원회’로 개편돼 교원의 교육활동 관련 분쟁 조정뿐만 아니라 교육활동 침해 예방 대책 수립,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선도 조치 등에 관한 사항도 심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학교교권보호위원회 위원은 교원 외에도 학부모 및 지역사회 인사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고, 위원 정수, 위원장 선출 및 회의 소집 등의 기준도 구체적으로 마련해 학교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교권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원들이 교권을 실질적으로 보호․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사실 그 동안 단위학교 차원의 분쟁 조정이 곤란한 경우, 교육청이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상대적으로 미약해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도 보완됐다.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서 조정되지 않거나 ‘학교교권보호위원회’가 없는 학교에서 발생한 분쟁은 시‧도교육청에 신설하는 ‘시‧도교권보호위원회’에서 변호사․법학 교수 등 전문가 논의로 조정하도록 하고, 교육감이 수립하는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시책을 심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교육감에게 교육활동 보호시책을 수립․시행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교육감은 교육활동 보호 전담기관 및 조직 구성․운영, 교육활동 침해 교원에 대한 치료․전보 등 보호조치,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조사 등의 시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그동안 교원들은 욕설, 폭행, 명예 훼손 등 교권 침해에 대해 신분적 특성상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일반 형사법적 대응 자체가 어려웠다. 윤리적 통제는 교육 관련자 모두에게 공평하게 부여되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교원들에게는 더욱 높은 잣대를 들이대는 우리 사회의 요구를 교원들은 묵묵히 감수해 왔던 것이다. 따라서 이번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의 개정은 저하된 교원의 사기를 높이고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호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의 학습권을 동시에 보호하는 바람직한 장치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공교육 정상화와 함께 교권 보호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교권침해에 대한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 개정에 즈음하여 ‘교권보호 종합대책’이 학교와 교육 현장에 정착되도록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교권보호법 및 교육기본법 개정안 등 관련 법률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가 이번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 개정에 즈음하여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제아무리 좋은 규정이라도 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준수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처럼 교권이 땅에 떨어진 것은 제도와 행정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이 제도와 행정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잘못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결국 ‘교원예우에 관한 규정’ 개정 내용은 그 내용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를 지키려는 교육관계자들의 인식과 행동이다. 그러므로 교권보호와 교권회복을 위해서는 교원, 학생, 학부모, 학교운영위원, 지역사회 인사, 교육전문직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교권보호에 대한 인식과 의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언제부턴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할 때마다 목욕하는 습관이 생겼다. ‘목욕이 보약보다 낫다’는 말이 있듯 목욕을 하고 나면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고 몸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끼곤 한다. 더군다나 동네 가까이에 목욕탕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가 있다. 금요일 오후, 며칠째 계속되는 감기로 몸이 좋지 않아 목욕하면 조금 나아질까 하는 생각으로 목욕탕으로 갔다. 평일이기에 부담 없이 목욕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목욕탕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보호자와 함께 온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친구들과 함께 온 초등학교 학생들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맹추위로 밖에 나가 놀지 못한 아이들이 추위를 피하려는 곳 중의 하나로 목욕탕을 선택한 것 같았다. 그리고 방학 중 받은 모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목욕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조용히 앉아 목욕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함께 온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목욕탕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말 그대로 목욕탕은 아이들의 무법천지였다. 수영금지라는 경고문에도 일부 아이들은 물 만난 물고기 마냥 냉탕에서 물장구를 치며 수영까지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샤워기로 물싸움을 하여 주위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온탕은 많은 아이의 왕래가 잦은 탓인지 물이 식어 있었으며 온갖 부유물이 떠다녀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다. 순간,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 자신이 목욕탕이 아니라 동네 놀이터에 왔다는 착각이 들었다. 그 누구 하나 아이들의 이런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물론 목욕탕에는 아이들을 나무랄 연령의 어른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참다못해 장난이 심한 몇 명의 아이들에게 잠깐 주의를 주었으나 그때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사람이 없는 데도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아 샤워기에서 물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으며, 목욕 중에도 물을 잠그지 않아 뜨거운 물이 대야 위로 넘쳐 하수구로 흘러갔다. 아까운 물이 하수구로 흘러 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물 씀씀이가 전국에 있는 모든 목욕탕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고 물을 물 쓰듯이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교사로서 왠지 모르게 조금은 책임감이 느껴졌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그나마 잘 실천하고 있는 물 절약 운동이 물을 제일 많이 사용하는 목욕탕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물이 계속해서 나오는 샤워기를 찾아다니며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바로 그때였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한 아이의 행동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아이는 주위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다니며 사용하지 않는 샤워기의 수도꼭지 모두를 잠그는 것이었다. 그러자 주변에서 세신을 하고 있던 또래 아이들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이었다. 내심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행동이라 생각하여 그 아이의 부모가 누구인지 궁금해 졌다. 그래서 목욕탕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아이의 선행이 궁금하여 다가가 물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그 아이는 수업시간 물의 소중함을 배웠다며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그대로 실천했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대답을 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찾아간 목욕탕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일로 하마터면 기분을 망칠 뻔했으나 한 아이의 행동으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 하루였다. 비록 목욕은 못했지만 말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배울 수 있습니다'라는 말은 기본적으로 수용이 가능한 명제이다. 그러나 언어교육에서도 이같은 정의는 통할 것인가 의문을 가진 나에게 이런 사례 발표는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다. 미국 브루스 발라드(59) 교사는 침묵교수법으로 언어교육, 협동학습을 하고 동기부여까지 실천한 사례를 들려 주었다. 그는 “한국어를 배울 때 선생님께서 거의 말씀을 안 하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게 하는 모습에 그동안 제가 받았던 언어교육의 틀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라고 새로운 배움의 창을 연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눈높이 교육상 글로벌 교육부문 수상자인 브루스 발라드 뉴욕 브롱크스 차터스쿨 교사는 지난 해 11월 22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대교문화재단 주최와 교총, 교과부의 후원으로 열린 ‘눈높이 글로벌 교육포럼 2012’에서 자신이 실천해 온 침묵 교수법을 발견하게 된 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평화봉사단원으로 1975년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 교사가 수업 시간에 막대기를 하나씩 꺼내 ‘막대기’라고 알려준 뒤 다시 막대기를 꺼내들면서 침묵하자 학생들이 다같이 ‘막대기’라고 말하고 이어 서로 다른 막대기의 길이, 색깔 등을 표현하는 단어를 찾아갔다. 그는 이 경험을 계기로 교사가 직접 가르쳐주는 언어 수업에서 학생 스스로 찾아가는 수업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새로운 언어를 가르칠 때도 암기할 내용을 알려주기보다는 학생들이 도전할 과제를 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칼렙 가테뇨의 이론을 적용한 교수법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교사가 할 일은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가진 경험과 능력을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발라드 교사는 한국어를 가르칠 때 한국어를 단 한 마디도 말하지 않는다. 그가 하는 일은 같은 발음이 나는 글자를 같은 색으로 칠한 영어 단어와 한국어 단어를 제시하는 것뿐이다. 그러면 학생들이 직접 각 글자의 음가를 찾아 글자를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 방식으로 자음동화와 같은 음운의 변동에 대한 기준도 스스로 개발하게 된다. 발라드 교사가 보여준 자신의 수업 동영상은 그의 교수법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유치원생들이 4자리 숫자의 한국어 읽기를 배우는 수업 동안 그는 학생들이 틀렸을 때도 고쳐주지 않았다. 그러자 학생들끼리 서로 고쳐주며 규칙을 만들었다. 심지어 잘했다는 칭찬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스스로 더 높은 수준의 과제를 요구하며 수업의 방향을 이끌었다. 나중에는 학생들끼리 돌아가면서 나와 교사의 자리에서 다른 아이들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침묵하는 문자 교육을 넘어 협동학습과 동기부여까지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교수법의 핵심이 단순히 침묵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 스스로 학습하는 힘에 있기 때문이다. 이 학습자 중심 교수법은 수학, 사회, 외국어 등 다양한 교과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발라드 교사는 “모든 학생은 자신의 경험, 직관, 상상력, 판단력, 지적 능력 등을 갖고 교실로 들어온다”며, “학생들은 교사가 넣어주는 정보를 머리에 집어넣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해낼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 날 행사에서 발라드 교사의 사례 발표 외에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창의인재 양성’을 주제로 한 조벽 동국대 교수의 기조 강연과 그 실제 현장 사례를 소개한 피터 데일리 NLCS 제주 교장과 심옥령 청라 달튼스쿨 교장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역시 배움은 끝이 없는 바다를 항해하면서 발견하는 호기심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갈수록 가관이다. 충남교육청의 교육전문직 장학사 선발시험에 부정의혹이 처음 보도되었을 때만해도 ‘설마 그럴 리가’생각했다. 기우이기를 바랐다. 차라리 불합격한 사람들의 질투에 사로잡힌 투서나 경찰의 실적내기 경쟁이 부른 헛발질이 아닌가 생각도 했다. 하지만 하나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관련자들이 줄 소환되면서 일부가 구속되었고, 소환 대상자 한 명이 목숨을 끊자희망은 이제 절망으로 바뀌었다. 내가 소속된 교육청이 아니니까 다행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시민과 학생들은 그러한 전문직 시험 비리를 어느 한 교육청으로 국한해서 생각하지 않고 다른 모든 곳들도 그러려니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필기시험 문제를 출제한 후에 밖으로 몰래 가져나와서 사전에 유출한 것으로 보도되었으나, 최근 언론지상에 나오는 것을 보면 출제 전부터 미리 문제를 알려주고서 알려준 문제를 그대로 출제한 것으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어느 부도덕한 한 개인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고위층 연루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속된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매관매직을 한 것이다. 합격한 대다수 전문직 예비합격자들이 이런 식으로 합격한 것이라면 들러리를 선 탈락한 다른 사람들은 억울함을 넘어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벌인 것에 대하여 분노를 일으킬 것이다. 제일 문제인 것은 이러한 사태 때문에 평소 결과 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부정한 100점보다 정직한 50점이 낫다고 가르쳐온 교육자의 가르침을 학생들이 헛된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기야 얼마 전 한국투명성기구에서 청소년과 성인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청렴성 조사를 한 결과 ‘부정한 입학이나 취업 제안을 거절할 것’이라고 응답한 청소년은 40.1%로 성인의 31%에 비해 높았다고 한다. 한편 청소년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주는 것 중 큰 것은 학교, 가정, 언론매체, 또래집단 등이었다고 한다. 청소년이 생애주기에서 학교에서 생활하는 비중이 가장 큰 만큼 배우는 것 또한 많을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가르치는 것과 가르치는 사람의 행동이 일치해야만 받아들이는 학생이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소용없다는 속담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는 외양간을 지금이라도 고쳐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대책이 있겠지만 우선 교육전문직 1차 시험을 지금 같은 시험이 아닌 교원 재직 시 인성과 근무 성적, 다면 평가 등을 고려해 여러 가지 잣대로 다양화해서 적격 인원을 선발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시험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유출 방지를 위해 외부인원을 과반이상 늘려야 한다. 그리고 자체적인 문제출제 보다는 오히려 제3의 전문기관에 위탁해서 객관성을 담보하는 방법도 있다. 이를테면 교육전문대학원에 선발을 의뢰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현재의 신규교사 채용 문제 출제처럼 시․도교육청 공동출제로 하되 순번을 매겨가면서 주관 교육청을 정해서 시행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기회에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해 교육전문직으로 임용된 교원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위해서 교원으로의 전직을 제한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왜냐면 이 모든 사태의 근저에는 전문직 합격이 곧 교감, 교장 승진에 있어서 지름길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교육전문직 선발 부정사태, 단순한 어느 한 교육청의 문제로 치부하기 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해서 개선책을 도모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왜냐면 인사는 만사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교육을 기계가 대신할 수 없다. 바로 사람이 한다. 올바른 사람을 가려 뽑는 것, 그것이 바로 서야 교육이 바로 선다.
억대의 국고보조금과 교비를 횡령한 전문대학 총장 등이 구속되고 학생들을 입학시킨 대가로 이 대학으로부터 돈을 받은 고교 교사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는 소식이다. 검찰이 밝힌 내용을 보면, 정말 놀랄 정도다. 이 대학에서 학생 모집 대가로 1000만원 이상을 받은 고등학교 교사 7명을 뇌물수수 등 혐의, 1000만원 미만을 받은 교사 41명에 대해서는 도교육청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세상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가히 생각하지도 못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거다. 고등학교 교사들이 제자들의 대학 입학을 위해 대학에 찾아가서 좋은 정보를 수집하여 제공하던 것과는 달리, 대학에 사례금을 받고 제자를 특정 대학에 지원하도록 했다는 얘기다.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 모집 대가로 대학으로부터 사례금을 받아 사법처리되는 초유의사건이다. 물론 이런 일들은 이 지역만의 사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워낙 대학 숫자가 많고 대학진학률도 과거보다는 차츰 줄어들고 있는 이유도 이번 사건이 일어난 이유 중 하나일거다. 특히 MB 정부 들어 공기업을 중심으로 고졸 취업자가 늘고 있는 상황으로 볼 때 이번 일을 시작에 불과하다는 두려운 생각도 없지 않다. 그 이유야 어떻든 교사들이 저지른 교육자적 품위와 양심에 대해서는 관용이 어렵다는 생각이다. 학생들에게 대학의 선택은 우리 사회에선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마디로 학생들의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이다. 그래서 모든 학생이나 부모들이 대학입시에 목을 메고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행복한 삶을 생각치 못하고 단순히 몇 푼의 돈을 받고 거래를 했다는 변명은 어떤 이유에서든 요서가 안 된다. 교사의 사명은 학생들에게 보다 좋은 교육을 통해 희망과 꿈을 주고 미래에행복한 삶을도와주는 일이다. 자신보다는 제자의 행복에 더 기뻐하며 보람을 느끼는 것이 교사의 바른 자세와 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안되는 금전에 잠사 눈이 멀어 제자의 삶을 파는 이번 일은 우리 모두가 깊이 사죄하고 반성해야 하는 일이다. 정말 부끄러운 사건이다. 또한 이런 일을 일으킨 대학이나 교수들도 문제다. 교수는 우리사회의 최고의 지성인이며 존경받는 사람이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이들이 최고의 지성인이라는말이 차마 나오지 않는다. 물론 대학의 최고 책임자인 총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지만 같은 교육자로서부끄럽기 그지 없다. 아무리 학교가 위기에 처하고 당장 존립의 문제라하더라도 학생들을속이는 거짓행위는 더 이상 대학의 진리탐구가 될 수 없다.새로운 대안이나 혁신으로 당당히 개혁해야 하는 것이다.돈을 주고 학생을 사오는 대학은 분명히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마땅하다. 더 이상 이번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한다. 교육자로서 부끄러운 일이 재발 마지막이 되길 바랄뿐이다.
표를 산 다음 매표소를 지나 절 입구에 들어섰다. 제일먼저 청아한 스님의 독경소리와 목탁소리가 길옆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온다. 독경소리를 귀담아 들으며 길을 걷는다. 특이하게도 사찰로 들어가는 길임에도 불구하구 전연 가파르지가 않다. 대로처럼 넓게 펼쳐진 길 양옆으로는 전나무 숲길이 인상적이다. 마치 오대산 월정사의 키다리 전나무숲길을 걷는 느낌이 든다. 하늘 찌를 듯이 늘어선 전나무들은 수령이 110년이 훌쩍 넘은 것들이라고 한다. 전나무들은 마치 방문객을 환영하듯 양손을 활짝 벌여 웅장한 터널을 만들어준다. 나무들이 만들어준 1km에 이르는 전나무터널을 걷다보니 속세의 미움도 애증도 봄눈 녹듯 사라지며 불국의 세계에 성큼 다가선 느낌이 든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나는 속으로 반야심경의 한 구절을 읊조리며 150년 전 후손들을 위해 친히 이 나무들을 심은 스님들께 감사함을 표시했다. 아, 그러고 보니 이곳 공기는 속세와는 확실히 다르게 느껴진다. 한참을 걷다보니 전나무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 큼지막하게 지어진 일주문이 길을 막는다. 능가산 일주문(一柱門)이다. 이 문을 들어선 순간부터 오직 一心으로 부처님께 귀의하라는 뜻으로 기둥을 양쪽에 하나씩만 세우고 문을 지은 것이 일주문이다. 이제부터 이 문을 경계로 밖은 욕망의 속계이며 안은 부처님이 사시는 불국의 세계인 셈이다. 마치 역사책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건물처럼 일주문은 아름답고 신비롭게 기립해 있다. 전나무숲길이 끝나는 지점, 우리를 제일먼저 맞이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고목이다. 수령이 무려 950년! 찰나와 같은 사람의 일생에 비하면 그 얼마나 위대한 생명력의 소산인가. 내소사 안마당에 자리 잡은 할매당산나무는 모진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거기에 그렇게 우뚝 솟아 있었다. 우리나라 가람에서는 느티나무를 무당나무라 해서 좀처럼 심지 않는 법인데, 이곳 내소사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느티나무를 절 안마당에 심었다. 그것도 절 입구에 한 그루, 절 안마당에 한 그루 해서 두 그루나 심었다. 사람들은 이 나무들을 일컬어 절 입구에 있는 것을 ‘할배나무’, 절 안쪽에 있는 것을 ‘할매나무’라 칭하며 매년 당산제를 올린다고 한다.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나는 서둘러 보물 제291호로 지정된 대웅보전으로 향했다. 아쉽게도 대웅보전은 수리가 한창이었다. 얼기설기 설치된 비계가 대웅보전을 어지럽게 감싸고 있어 안타까움이 컸다. 마치 대수술을 받는 중환자처럼 대웅보전은 온몸에 붕대를 두르고 있는 셈이다. 나는 조심스레 대웅보전 안쪽을 살펴보았다. 금빛으로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아미타여래가 한가운데에 계시고 그 중심으로 우측에 대세지보살, 좌측에 관세음보살이 인자한 미소를 흘리며 앉아 계시다. 때마침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짜 맞춘 지붕에서는 희미한 후광이 비치는 듯하다. 비록 잠깐 동안이었지만 부처님의 가호가 온몸에 스며드는 느낌이다. 대웅전을 나와 그 유명하다는 내소사 대웅보전의 꽃살창 문양을 구경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나무를 천연 나뭇결 그대로 살려 깎아 만든 것으로 꽃잎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 여섯 개의 잎사귀를 기묘하게 맞춰나간 장신의 솜씨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대웅보전 안쪽에서 밖을 바라보니 꽃무늬는 보이지 않고 단정한 마름모꼴의 실루엣 문양만이 정갈하게 비쳐든다. 꽃살창에 넋을 놓고 있을 때, 나선형으로 떨어지는 석양과 보조를 맞추어 산사의 고요한 정적을 깨고 범종루에서 두두 둥! 법고가 울린다. 때맞춰 진행되는 예불시간이다. 도량의 댓돌 위에는 어느 스님이 벗어 놓은 것인지 흰 고무신이 자로 잰 듯,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가지런하다. 고무신의 빛깔은 새벽이슬처럼 신선하고도 정갈하다. 너무 희어서 갓 삭발한 스님의 머리처럼 푸르스름한 빛까지 발광한다. 그런데 고무신 빛깔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곳 내소사의 역사이다. 서동요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백제 무왕 때 지어진 것이라니 어림잡아도 1300년은 훌쩍 넘은 가람이다. 물론 그동안 수많은 증개축이 있어 왔지만 대부분의 재료들은 아직도 천년의 세월을 품고 있다하니 정말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역사가 유구한 가람이다. 이러한 역사를 증명하듯 내소사에는 전설이 참 많다. 대웅보전을 지은 청민선사의 이야기부터 관음조가 그린 단청까지 기이하고 의미심장한 전설들인데 인간의 의심과 이해타산을 경계하고 진리에 대한 참구야말로 지극한 불교의 길임을 깨우쳐주고 있다. 내소사 삼층석탑. 이 탑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이나 신라탑의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높이는 3.46m이다. 면 아래의 받침대는 하나의 돌을 이용한 것이다. 몸체도 층마다 하나의 돌을 사용하였으며 각 면마다 기둥을 새겼다. 몸체와 지붕돌은 위로 올라갈수록 그 크기와 높이가 급격하게 줄었으며, 지붕들의 경사도 심한 편으로 날렵한 느낌을 주는 탑이다.다음은 청민선사와 대웅보전 증축에 관한 이야기다. 대웅전을 중수할 때 대목이 3년 동안 기둥, 서까래와 목침만한 나무토막만 깎아놓아 사미승이 장난삼아 나무토막 하나를 슬쩍 감추어 놓았다. 마침내 나무 깎기를 멈추고 대웅전을 짜 맞추는 날, 나무 한 조각이 부족한 사실을 안 대목수가 당황해 하며 주지스님에게 자신은 대웅전을 지을 자격이 못된다고 하며 포기하겠다고 고집한다. 이때 사미승이 감춰둔 나무조각을 내어놓지만 이미 부정탄 나무라하며 한 조각이 부족한 채로 대웅전을 지었다. 그래서 지금도 대웅전 천장 우측에 나무 한 토막이 빠져있다고 한다. 대웅전 단청에 관한 또다른 전설도 있다. 대웅전이 완공된 후 한 단청장이가 찾아와 자신에게 단청을 맡겨주기를 간청한다. 단, 백일동안 아무도 들여다보아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약속한 백일이 다 되도록 인기척이 없고 단청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마지막 백 일째 되는 날 사미승이 문틈으로 몰래 엿보았더니, 새 한 마리가 부리에 붓을 물고 제 몸에 물감을 묻혀 단청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인기척에 놀란 새가 마지막 한 부분을 칠하지 못하고 그만 날아가 버려 지금도 법당 한곳에는 단청이 빠져 있다. 전설의 내용을 되새기며 주위를 둘러보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백팔 배를 드리는 신도가 여러 명 보인다. 백팔 배를 드리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성취시켜준다는 믿음 때문인지 많은 신도들이 각자의 소원 수대로 좌복(坐服)을 펼쳐놓고 예불 삼매경에 빠져 있다. 나는 따스한 겨울 햇살을 등으로 받으며 한참동안이나 좌복 위에서 정성스럽게 오체투지를 하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불전에 나아가 촛불을 켜고 향을 사르고 땀을 뻘뻘 흘리며 절을 하는 저네들의 소원은 과연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그저 아프지 않고 걱정 없이 하루 세 끼 맛있는 밥을 먹게 해주소서. 가진 것이 없어도 나누어 가질 수 있고, 부드럽고 편안한 미소와 눈빛으로 사람을 대할 수 있고,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사람을 대할 수 있으며, 예의바르고 친절한 몸가짐으로 사람을 대할 수 있게 하소서.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사바하…. 둥, 둥, 둥! 다시 저녁 예불을 알리는 북소리다. 나도 이젠 그만 하산을 서둘러야할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알싸한 피톤치드가 가득 섞인 내소사 경내의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켜 본다. 가슴속에 켜켜이 쌓였던 속세의 때가 부처님의 인자한 미소와 함께 한순간에 녹아나는 느낌이다. 아, 바로 이것이다. 이 기분 때문에 나는 오늘도 고단한 몸을 이끌고 깊은 산사를 찾아 이리 헤매는 지도 모른다. 문득 하산을 서두르는 사람들 등 뒤로 청민선사의 인자한 가르침이 환청처럼 들리는 듯하다. “선남선녀여, 하루 세 때 나를 돌아보고 남을 미워하기 보다는 내가 참회는 마음으로 살지어다.”
각 부서의 부장교사들이 둘러 앉았다. 그 사이에 행정실장이 뭔가를 배부해 주었다. 그 무엇인가는 바로 예산계획이다. 이미 12월에 각 부서별로 제출한 것을 돌려 받았다. 방학중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회의를 소집한 이유를 교장선생님이 설명을 했다. 각 부서에서 제출한 예산이 올해 실제 가용예산보다 더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각 부서의 부장들이 모여서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행정실의 이야기로는 실제로 가용예산이 지난해보다 6천만원정도 줄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강당임대와 각종 시험에사용되는 교실임대료를 지난해 수준으로 하더라도 6천만원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왜 예산이 줄었는지는 예측만 될 뿐 실제로 줄어든 이유를 설명하기 쉽지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예산이 전년대비 6천만원정도 줄었고 줄어든 예산으로 학교살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요금도 인상되고 물가도 인상되었는데, 올해 1년이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각 부서에서 제출한 예산을 1차로 삭감했는데, 반드시 필요한지 검토후에 조금씩 줄여 놓은 상태다. 그렇게 줄이고 줄였음에도 더 줄여야 하는 예산액이 3천만원 가까이 되었다. 우선은 지난해 보다 증액해서 신청한 항목을 살피기로 했다. 가급적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나갔다. 이렇게 하다보니 새로운 사업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줄이는 작업도 여의치 않았다. 어쩔수 없이 부장교사들이 둘러앉아 아예 한 항목씩 점검을 해 나갔다. 점검이라기 보다는 각 항목에서 조금씩 예산을 깎아내는 작업을 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행사도 위축되고 학생활동에 들어가는 예산도 삭감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숨짓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아무리 해 나가도 그 많은 예산을 줄이는 것이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시간은 자꾸 흐르고 각 부서에서 최종적으로 삭감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도 1천만원을 더 줄여야 했다. 다시한번 각 항목별 점검을 했다. 결국 최종적으로 9백여만원을 줄이지 못한채 끝나고 말았다. 어떻게 하던지 9백만원을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도 최종예산액을 맞춰야 했기에 공과금예산에서 줄였다. 억지로 가용예산액에 편성된 예산을 맞춘 것이다. 지금도 학생들은 냉, 난방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데, 공과금을 90만원도 아니고 9백만원을 삭감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올해는 유난히 덥고 추운 한해가 될 것 같다. 쾌적한 환경이 되어야 학습도 제대로 되고, 수업도 제대로 할 수 있을텐데...여러가지로 걱정이 앞선다. 추후에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서 내려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에 다소나마 위안을 삼지만 불확실한 것에 기대를 하기에는 믿음이 덜 간다. 뭔가 조치가 있을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 퇴근길에 올랐다. 왠지 내 자신이 초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 입학처장들이 올해부터 치러지는 선택형 수능을 유보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은 의견서를 통해 “선택형 수능이 실시되면 수험생, 일선 고교 교사 등에 혼란을 줄 것으로 우려 된다.”며 “일단 시험을 유보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주장의 근거는 2014학년도 수능이 기존 수능보다 쉬운 A형과 기존 수능과 유사한 수준인 B형으로 나뉘며 선택에 따라 대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험생들은 진로에 따라 A형 혹은 B형을 선택하기보다는 수능과 대학입학이 유리한가 불리한가에 따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이미 2014학년도 수능 시행계획까지 발표돼 있어 수능을 유보하는 것은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그동안 수차례 의견수렴 단계를 거쳤는데 이제와 반대 의견을 내놓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9개 대학 입학처장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도 있다. 서울 지역 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의 모임인 서울진학지도협의회는 예정된 제도를 갑자기 없던 일로 되돌리면 부작용이 발생하겠지만 선택형 수능의 강행도 위험하다는 판단이다. 이들은 선택형은 학교와 수험생의 혼란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한다. 물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일부 대학 처장단의 유보 의견이 전체 대학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도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선택형 수능에 따른 수험생과 학교의 어려움은 이해하나 수능을 10개월 앞두고 계획된 제도를 유보하라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사실 입시 정책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제기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으로 우려가 제기된 사례는 없다. 특히 시행을 앞두고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대학들이 반대한 경우는 드물었다. 그리고 수험생과 학부모, 학교는 입장 표명을 못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교과부는 이 문제에 대해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선 새 제도는 학교 현장에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새 학기부터 교육 현장에서는 국어와 영어 수업을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이 많다. 국어 A형은 문학1, 독서와 문법1, 화법과 작문1을 출제범위로 하지만, B형은 문학2, 독서와 문법2, 화법과 작문2를 범위로 한다. 이렇게 선택형 수능 국어 A형과 B형의 교과 범위가 다른데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이동식 수업을 해야 할 판이다. 영어도 쉬운 A형을 치르는 학생과 어려운 B형을 치르는 학생을 같은 반에 두고 수업을 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이는 자연스럽게 사교육 시장의 수요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선택형 수능은 수험생의 입장보다는 대학 위주의 정책이다. 소위 중상위권 대학이라는 곳은 모두 어려운 수능 B형을 택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이미 논술고사 및 적성고사, 심층면접 등 자기들만의 고유한 전형 방법을 두고 있다. 여기에 수능 B형을 택하는 권리를 주면 다시 고유한 전형 방식을 또 부여 하는 꼴이다. 수능만이라도 학생들 입장에서 선택하도록 과거처럼 단일 방법으로 가야 한다. 선택형 수능이 대학 입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면 학교와 학생들이 힘겹더라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선택형 수능은 대학 입시에 큰 영향력을 주지 않는다. 단순히 어려운 시험을 보았다고 그들이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수능 시험도 표준점수, 원점수, 백분위 등을 활용하거나 영역별 가산점 제도를 이용하면 선택형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학생들도 A형과 B형의 선택을 할 때 어려움이 따른다. 학생들은 진로 희망과 상관없이 가고자 하는 대학을 선택해야 하는 사례가 많다. 만약 성적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을 경우에는 선택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선택형 수능은 대입 전형 경우의 수가 또 늘어나는 꼴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입 전형수를 축소를 언급한 사례가 있는데, 수능 선택형을 단일화 하는 것도 전형수를 축소하는 방법이 된다. 입학 제도는 공정한 전형이 우선이지만, 공교육 정상화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선택형 수능은 교실에서 정상 수업조차도 어렵게 해 공교육을 위태롭게 한다. 교과부 이미 계획되어 있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는 주장을 한다. 이 주장으로는 설득력이 약하다. 이미 계획되어 있더라도 제도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 빨리 수정을 하는 것이 사회적 효용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최근 급진적으로 진보하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 덕분에 전 세계의 지식이 인터넷 상의 거대한 가상 광장에 집결하게 되었다. 왠만한호기심이있는 사람이라면스마트폰 등 스마트한 기기들을 이용하면 그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정보를 많이 끌어모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가 돈이었기에 과거에는 정보를 얻으러 사람을 만나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공부 많이 한 사람은 정보를 많이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과거는 특정 유리한 계층만이 지식을 소유하는 시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지식을 공유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시대 변천에 따라 교사의 역할과 바람직한 교사상 역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식의 홍수시대를 맞아 교육의 패러다임은 교육자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교사와 학생간의 심리적 관계, 인성교육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있다. 그래서 현대의 교사는 학생들이 어디로 갈지 갈 길을 모르고 헤매는 것을 알려 주는 안내자,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는 교수, 학생들이 닮고 싶어 하는 롤모델, 어려운 문제에 처할 때 해결에 조언을 해 주는 상담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이야기꾼이자 학생들의 삶을 관찰하고 관찰자로서의 평가자의 역할 등 매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변화의 흐름에 맞추어 가야하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 많은 조직가운데 역시 변화가 빠른 것은 기업조직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이 위협받는다. GE의 전 회장 잭 웰치의 경영 노하우 중에 아주 중요한 원칙 하나가 ‘너무 늦기 전에 변해야 한다!’였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 말이 뜻하는 바를 그는 다음과 같이 역설하고 있다. “누구도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모두가 이렇게 얘기한다. ‘나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 ’물론 그래서 나도 이곳에 있다. 내가 지금 이대로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마 다른 곳에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이제는 게임이 아주 극적으로 변할 것이다.” 잭 웰치는 사업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새로운 흐름을 지적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전혀 다른 10년을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잭 웰치는 다른 리더들과 달리 변화를 좋아했던 것이다. 그는 변화가 흥미로운 것, 도전적인 것이며, 심지어는 자유로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제품들과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 날마다 새롭고 전과 다른 사업 환경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변화를 즐기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생존전략임을 그는 본능적으로 이해한 사람이었다. 그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부딪치면서 오직 하나의 질문만을 되뇌었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가 내린 결론은 “날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하라”는 것이었다. 지난 산업사를 되돌아봐도 마찬가지이다. 기술혁신에 성공한 회사가 우뚝 일어나면, 후발 주자들이 뒤쫒으면서 끝을 알 수 없는 산업재편이 일어났다. 노키아, 소니처럼 최고의 모범 기업들이 순식간에 찬밥신세로 전락되는 것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한마디로 늘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려고 노력해야만 과거의 낡은 습관과 관습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감각을 현실 변화라는 숫돌에 항상 날카롭게 벼려서, 습관적인 틀에 흘려버리지 않았다. 변화야말로 생산적이고 필수적인 사업 전략임을 반복해서 증명해 보였다.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또 변해야 한다. 따라서 리더는 낡은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필자가 잘 아는 지인은 학교를 책임지는 교장은 많이 변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교사들이 본 교장은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교사들이 변해야 학교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젊은 시절 학생 운동에 환멸을 느끼고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중에 다음과 같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한다. “방황하는 내 인생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사람은 역사 속의 인물, 바로 마키아벨리였다.그가 내게 준 가장 큰 영향은, 역사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자기를 변화시키고 그것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것이었다. 세월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살면서 행운만으로도 부족하다. 또 능력만으로도 부족하다. 자기 자신을 끝없이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나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지도자로서 성공하려면 자신의 방법을 항상 변화시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상황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울수록 준비가 필요하다. 교직은 매우 창조적인 직업이며 변화의 세계 자체이다. 아이들은 금방 변화를 받아들인다. 이처럼 빠르지는 못할지라도변화를 받아들여야 교사도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교사는 학생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는 행복한 교직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그때부터 아이들로부터 상처를 받는다. 그런데 아이들은 빠른 속도에 적응이 잘 되어간다. 그러나 어른은 속도가 느리다. 교사는 어른이기에 속도가 학생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상황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울 뿐더러, 사물과 상황이 빠른 속도로 계속 변화하기 때문이다. 교사 혹은 개인으로서 성공하려면 자신의 방법을 항상 변화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 새 학기를 맞이하기 전에 다시한번 가슴에 새겨둘 것은 나 스스로의 '준비'이다.
2013년 1월 23일자 조선일보 A11면에 실린 "김일성 무장투쟁 속에서 참다운 공산혁명가 자라..."라는 제목하의 글을 읽으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요즘 청소년의 장래희망 1위라는 대한민국의 교사가 어떻게 조국과 민족을 배신하는 그런 왜곡된 사실을 순진한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으며 수많은 국민과 수많은 교사들이 방관하고 있는 것인가? 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해 편찬한 '현대조선력사' 에 실린 문구를 토씨도 빼지않고 그대로 옮겨 만든 자료로 책을 만들고 동류들을 모아 세미나를 열고 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발췌하여 보도한 내용을 보면 "(김일성) 항일 무장투쟁의 불길속에서 참다운 주체형의 공산주의 혁명가들이 자라나고 혁명대오의 주체사상화가 실현됐다." "김일성은 현지 지도를 통하여 모든 실태를 세밀히 요해(了解)하고 당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정확한 대책을 제시하는 등 실제적인 산 모범을 보여주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창조한 신군(先軍)정치는 세계 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정치방식" 등 동족상잔의 비극을 일으킨 주모자를 추앙하며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이라고 그들의 표현 그대로 기술하여 교재를 만들었다니 어째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 교사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경찰이 압수한 주모자 김씨의 메일에는 "한국 민중에게 올바른 수령관을 세워줘야한다.","경애하는 김정일 영도자님께서 지니신 권위는 그 누구도 지녀본 적인 없는 가장 높으신 권위" 등의 내용이 적힌 문서도 있다하니 이런 사람과 같이 한 교단에 섰던 한 사람으로 부끄러운 맘도 든다. 대법원은 뻔뻔스럽게 무죄를 주장하는 김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2년 선고를 확정했고 물론 당국은 교사의 직에 해임을 했다고 했다만 과연 이런 사람을 그냥 교사의 직에 해임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해서 자유롭게 다니며 또 다른 음모와 자기들 말로 "투쟁"의 준비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맞는 처치인지. 그들이 그렇게 추앙하고 사랑하는 어버이가 살고 있는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막고 솜방망이 같은 벌을 내린 재판부도 혹시 이들과 동조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든다.
지난 18일 강원도 고교평준화 시행에 따른 중학교 3학년의 고교배정 발표가 있었다. 그래서일까? 최근 일선 고교는 학교마다 배정된 학교에 대해 좀 더 알아보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월요일 아침. 출근한 뒤 자녀가 우리 학교에 배정받은 한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 어머니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난 뒤, 학교와 관련된 여러 가지 궁금한 내용(학교 위치, 등·하교 버스 시간, 특색교육, 생활지도, 학교급식, 진학상황, 교과서, 일과 시간, 방과 후 수업 등)을 자세히 물었다. 질문이 많아 답변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으나 나름대로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주었다. 그런데 질문 중, 학교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 더러 있어 제대로 설명을 해주었다. 그제야 그 어머니는 안심하듯 고맙다며 전화를 끊었다. 사실 요즘 학부모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지 못한 자녀가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혹은 '학교와 교사는 믿을 만한가?' '우리 아파트의 한 학부모는 원하지 않는 고교에 배정받은 자녀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가 걱정된다' 등의 이야기를 하며 내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고교 배정 이후,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다소 희비가 엇갈렸지만 강원도 교육청 평준화 시행 방침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눈치였다. 그러나 평준화가 자리 잡기까지 학부모의 근심은 끊이지 않으리라 본다. 이에 평준화 원년 새내기를 맞이하는 일선 학교 고등학교는 학부모가 우려하는 내용을 최소화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미 신입생 예비소집을 가진 학교는 신입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치렀거나 잡아 둔 상태다. 특히 지역사회 내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선호하지 않는 일부 고등학교의 경우, 그간 지역사회에서 가지고 있던 학교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전 교직원이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그 학교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교육, 최근 진학상황, 교육과정, 학생지도 방침 등을 유인물로 만들어 학생과 학부모에게 나눠주며 학교의 위상을 올리는데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학교 출신 선배를 초청하여 배정된 학교가 전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데 노력하였다. 평준화 원년 많은 문제점이 도출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조금이라도 평준화의 정착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교육청과 일선 학교, 교사와 학부모 나아가 모든 학생이 혼연일체 되어야 할 것이다. 도교육청은 기존에 평준화를 시행해 본 지역(춘천·원주)에서 나타난 장단점을 철저히 분석, 다시 시작된 평준화에서는 기존의 단점을 수정 보완하여 평준화 이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재정지원 또한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학교 측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평준화 이전에 제시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 믿음을 줘야 할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우려하고 있던 사안들이 현실로 나타나 학교에 적응을 잘 못 해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두거나 전학을 가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진학 상담 활동을 강화해 학생들이 주어진 목표를 빨리 설정하여 학교생활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몇 년간은 평준화 세대(1학년)와 비평준화 세대(2·3학년)가 공존하기에 학교는 학년 간 생길 수 있는 갈등을 해소하는데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학교 방침을 세울 때에도 학년 간 지나친 차별화를 두어 위화감을 조성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사 또한 수업시간 은연 중 학력 격차와 관련된 말을 하여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줘서는 안 될 것이다. 학부모는 학교방침에 무작정 불평을 토로하기보다 좋은 의견을 제시하여 평준화가 정착되는 데 많은 도움을 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불만을 무조건 들어주며 동조하기보다 이해시켜 아이들이 빠른 시일 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학교의 관심' '선생님의 열정' '학부모의 믿음'으로 아이들은 지금까지 보고 들은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은 차츰 배정된 학교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며 모교에 애착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