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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기자단> 교장선생님 닮고 싶습니다

학교 축제 때의 일이다. 동아리발표회 중 연극반 순서가 왔을 때 이상이 없던 무선마이크에서 소리가 나지 않았다. 방송반 학생이 분주하게 움직여 학교 마이크를 연극반 학생에게 전했지만 이곳저곳에서 삐삐 소리가 났고 그렇게 연극 상영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축제 담당자인 나는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할지 고민하며 날이 저물고 이벤트회사 방송담당자와 함께 교장실에 들어섰다. 교장선생님께는 하던 일을 멈추고, 일어나 “어젯밤 늦게까지, 오늘도 하루 종일,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어요!”라며 따사로운 미소로 우리를 맞아줬다.

방송담당자는 동아리발표회 때 암막을 내리기 위해 새로 꽂은 플러그로 인해 주파수에 혼선이 생겨 무선마이크에서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설명을 하고는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께서는 “무선 리모컨으로 암막을 내렸는데 우리가 실수했다”면서 방송 사고를 우리 탓으로 돌리고, 오히려 방송담당자를 위로하셨다.

축제 두 번째 날, ‘친구사랑 UCC 감상’을 비롯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학생들이 스타하우스에 입장하기도 전에 교장선생님께서 먼저 와 계셨다. 마지막 학급이 입장을 끝내자, 아직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은 강단에 교장선생님께서 오르셨다. “아들들!” 교장선생님의 한 마디에 신기하게도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오늘 내가 여러분에게 사과할 일이 있어서 올라왔어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축제를 위해 한 달 간 수고해 준 학생들에게 너무도 고맙고 미안해요. 교장선생님 잘못으로 여러 학생들의 고생이 물거품이 되었어요. 사실은 축제를 더 멋지게 해주고 싶어서 스타하우스에 암막을 설치했거든요. 축제가 시작되기 직전에 무선 리모컨으로 암막을 내리던 중 주파수에 혼선이 왔어요. 그래서 연극도중에 소리가 났던 거예요. 여러분의 축제를 망친 것 같아 교장선생님이 너무 미안해요.”

누가 먼저 시작한 걸까?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우리 연극동아리 학생들이 얼마나 속상했을까? 모두 앞으로 나오세요. 여러분, 연극반 학생들에게 격려의 박수 부탁해요.”

양용순 교장선생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교장선생님을 닮아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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