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들어서면 ‘대입 전형 및 지원 방법 단순화’라는 명제 아래 수시는 학생부·논술, 정시는 수능 위주로 운영되는 대학 입학전형의 변화변화가 예고된다. 이런 대입 전형의 변화는 단순히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이 바뀌는 정도를 넘어서 교육에 대한 사고의 전환과 학교 교육과정의 변화 등을 초래하게 된다.
학교활동 적극적 참여 이끌어내
지금의 대입 전형은 비슷한 선발 방식을 별도의 전형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고 다양화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수험생, 학부모, 교사 등의 교육주체들이 전형을 이해하고 선택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전형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동안 급성장한 입학사정관제의 성과와 이를 준비한 수험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입학사정관제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고교 교육과정 운영이 정상화돼 가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을 평가함으로써 학생들이 교과 수업뿐만 아니라 동아리, 진로, 봉사, 체험, 방과 후 활동 등 학교에서 개설된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 참여하게 됐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이 설정한 진로에 따라 활동 내용을 포트폴리오에 작성하고 있다. 교사는 학생의 진로에 맞는 학교 활동을 개발하고 학생들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관찰자 입장에서 학교생활기록부에 활동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도 기록에 참여함으로써 평가 자료의 신뢰성과 공정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대학 신입생 구성이 다양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성적 중심의 기계적 선발 방식이었다면, 입학사정관제는 학생들의 학업능력뿐만 아니라 적성과 소질, 잠재력 등을 고려해 대학의 건학이념과 모집단위별 특성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성적만으로는 대학에 입학할 수 없었던 학생들이 특정 분야에 대한 재능과 잠재 능력을 인정받아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도서벽지 등 불리한 여건이나 가정 형편, 신체장애 등 개인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학생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열리고 있어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셋째,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생들이 대학에 잘 적응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생들이 대학생활에서 적응도, 만족도, 진로성숙도가 높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우수하며 학교생활에 적극적이라는 긍정적인 조사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전과를 하거나나 중도 탈락하는 등의 부적응 학생 수도 낮다. 이는 무엇보다도 대학 입학 전에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해왔고 학교 활동을 능동적으로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활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사료된다.
교육 긍정적 변화 간과 말아야
각 대학들은 제도적 장치와 시스템을 통해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해 왔다. 평가자들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기 위해 일정시간 이상 연수를 했고 평가자의 직계자녀나 친인척, 혈연·지연에 연관이 있는 사람이 지원한 경우 평가에서 제외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또 제출 서류의 진위여부를 검증하고 표절 등으로 인한 부정행위를 방지하며 평가자 간 일정 점수 이상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 재평가를 실시하는 등 여러 가지 안전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이렇듯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따라 최근 몇 년 사이에 교육환경이 긍정인 방향으로 변화돼 가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입학사정관제는 이제 막 뿌리를 내리며 돋아나고 있는 새싹이라고 할 수 있다. 비판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일부 우려되는 점은 보완하면서 미래 인재 선발과 교육 정상화를 성취할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제가 지속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