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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만능화(萬能化)! 그거 꿈 빼앗는 일이에요.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참으로 대단하다.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며칠 전 사적 모임에서도 줄곧 교육 문제가 주요 화제가 되었다. 동석했던 한 학부모는 자기 아이가 수학, 영어는 제법 잘 하는데 음악, 미술 등 예능 과목에는 통 재주가 없는 것 같아 걱정이 많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학부모는 자기 자식은 음악에는 재주가 있어 악보만 있으면 척척 연주를 잘 하는데 영어, 수학은 도통 따라갈 기미조차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학원을 알아보고 유명강사가 누구인지를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학부모들이 참 욕심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영역에서 자기 아이가 다 잘하기 바라는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모든 영역에서 만능이 되기란 원래부터 과욕이기에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자기 아이들이 만능 슈퍼맨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면서 아이들을 다그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내몰아 이것저것을 정신없이 배우게 한다. 그날 만난 학부모도 예외는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어느 책에서 읽은 삽화 한 대목을 들려드리면서 아이에게 정말로 잘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였다. 토끼와 오리, 다람쥐가 동물학교에 나란히 입학했다. 그들에게는 각기 특별한 장기(長技)가 하나씩 있었다. 토끼는 발이 빨라 계곡과 산등성이를 잘 달릴 수 있고, 오리는 물위에서는 늘 우아한 공주처럼 헤엄을 잘 칠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다람쥐는 나무타기에 재주가 있어 아무리 높은 나무라도 끝까지 올라가는 솜씨가 있었다. 그런데 이들 세 친구는 공통점이 있다. 즉 한 가지씩 장기는 있지만 그 외는 별로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들 셋은 자신들이 갖지 못한 기술을 부러워하면서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기술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토끼는 달리기 연습을 줄이고, 수영과 나무타기에 도전하였다. 그 결과 수영과 나무타기 실력은 조금 나아졌지만 달리기 실력은 보통 수준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오리는 수영 연습을 그만두고 온종일 달리기와 나무타기에만 열중했다. 오리 역시 달리기와 나무타기 실력은 조금은 나아졌지만 돌투성이 길을 달리고 거친 나무 등걸을 기어오르느라 물갈퀴가 다 찢어져서 마침내는 그 잘하던 수영마저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다. 다람쥐도 마찬가지였다. 나무타기 연습 대신 수영이며 달리기 연습을 하느라 발톱이 다 닳아버려서 나중에는 더 이상 나무 등걸을 움켜잡을 수 없게 되어 마침내는 나무타기를 그만두어야만 했다.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의 특기와 소질을 살피지 아니하고 무엇이나 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것저것을 배우게 하는 상황을 돌려서 말한 삽화이다. 토끼와 오리, 그리고 다람쥐가 이것저것 다 배우려다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특기마저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만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흥미도 소질도 없는 것을 이것저것 하다보면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그들의 관심거리가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한다. 그리하여 그와 관련된 많은 자료를 가급적 많이 제공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흥미와 소질을 발견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참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게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정교육에는 그런 점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생각은 무시한 채 자기가 생각한 것을 아이들에게 주입하려고만 하는 것 같다. 부모가 쥐어준 대로 열심히 공부하여 의과대학에 진학하였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중도에서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부모의 강요된 꿈으로 살아온 아이들이 어느 순간 ‘이건 내 길이 아니에요’라며 뛰쳐나온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평생 어울리지도, 맞지도 않을 옷을 입게 하는 일은 제발 없었으면 한다.
아침나절에 한 젊은이가 마을로 찾아들어 마을 어귀에 길가에 앉아 있는 노인에게 말을 건넸다. “어르신,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다름 아니라, 제가 지금 새로 이사할 곳을 찾고 있어서요.” 노인은 고개를 들어 젊은이를 힐끗 쳐다보더니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그럼, 젊은이가 지금껏 살았던 마을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소?” 그러자 젊은이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예의도 모르고, 자기의 잇속만 챙기는 참 형편없는 사람들이었어요. 더 이상 참고 견딜 수 없어 이렇게 이사할 곳을 찾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노인은 대뜸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여보게 젊은이! 매우 실망스럽겠지만 여기 사람들도 다 그렇다네.” 그 말을 들은 젊은이는 서둘러 마을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고 나서 한참이 지난 그날 오후에 다른 젊은이가 와서 아침나절의 젊은이처럼 이사할 곳을 찾는다며 그 노인에게 이 마을 사람들이 어떠한지를 묻는 것이었다. 노인은 아침나절에 젊은이에게 했던 것처럼 지금까지 살았던 그 동네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젊은이는 바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제가 살았던 동네 사람들은 한결같이 친절하고 착한 사람들이지요. 오랫동안 한가족처럼 사이좋게 지냈는데, 제가 이번에 직장일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해야 할 상황입니다. 제가 살았던 동네처럼 인정이 넘치는 곳이면 참 좋겠습니다. 어르신.” 그러자 노인은 맞장구를 치듯 환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젊은이, 자네는 정말 운이 좋구먼, 이곳 사람들은 자네가 살던 동네 사람들처럼 인정이 넘치고 마음씨가 참 곱다네. 자네가 마을 사람들을 좋아하면 그들도 틀림없이 자네를 한가족처럼 반겨줄 것이네.” 이 이야기에서 보듯 왜 노인은 아침나절의 젊은이에게는 인심이 매우 사납다고 하여 아예 이사 올 생각을 못하도록 하고, 오후의 젊은이에게는 이사와도 좋다는 말투로 이야기했을까. 아마도 마을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폄하하는 젊은이에게는 틀림없이 그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다고 본 것 같다. 즉 그 젊은이 내부에 잠재된 그릇된 시선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는 아무 문제도 없고, 그저 남만 탓하는 사람들의 편협함을 꼬집은 것이 아닐까. 어디선가 본 시 한 수가 떠올랐다. 거울 안의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웃으면 나를 따라 웃고 내가 찡그리면 그 또한 찡그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거울 안의 내가 거울 밖의 나에게 알려준 것은 내가 웃어야 남들도 따라 웃고 내가 찡그리면 남들도 나를 따라 찡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 내가 보는 타인은 어쩌면 거울에 비친 또 다른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들은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으로, 또는 두루 살피지 않은 속좁음으로 적당히 자기식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보다 열린 마음으로 타인과 공감하고자 할 때 이런 편협함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눈에 비친 세상과 사람들은 어쩌면 거울 속의 나처럼 내가 만들어낸 또 다른 모습이라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8일) 십여 일을 앞둔 고3 교실은 한 점이라도 더 올리려는 아이들의 향학열로 불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일찌감치 수시모집에 합격하여 수능시험이 무의미해진 아이들이 막바지 수능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능과 관계없이 학교 내신과 면접, 적성검사, 논술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수학능력시험일 이전에 합격자를 발표함에 따라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아이들의 경우, 지난 9월 초에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원서를 낸 아이들은 수능포기각서와 관계없이 구태여 수능시험에 응시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합격 이후, 아이들의 해이해진 마음이 막바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앞선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을 무작정 귀가시키는 것도 문제가 많다. 그렇지 않아도 연말연시 기분이 들뜬 시기에 입시에 대한 해방감으로 아이들의 행동이 무질서해질 수가 있다. 본교의 경우, 아이들 대부분이 수시모집에 합격한 상태(11월 01일 기준)이기 때문에 수능시험을 꼭 치러야 할 아이들(수능 최저학력 만족)은 실제 20퍼센트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특별 프로그램(영어회화, 일본어회화, 한자쓰기, 컴퓨터교육 등)을 짜서 운영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의 생활지도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대학진학지도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알면서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시도교육청은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수능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어느 정도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가 의심스럽다. 아이들을 설득시키는 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법. 설령 아이들을 설득시켜 시험을 치르게 한다 할지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최근 2학기 수시모집 전형에서 전문대를 포함해 4년제 대학 세 군데에 합격한 한 여학생이 담임인 내게 우스갯소리로 한 이야기가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아이의 말이 그다지 기분 나쁘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선생님, 수능시험 꼭 봐야 하나요? 그리고 시험을 보지 않으면 수능응시료 환급해 줘야 하지 않나요? 돈 때문이라도 시험 봐야 되겠죠?” 그런데 그 아이의 마지막 말은 교사로서 한 번쯤 생각해 보는 대목이었다. 사실 수능원서 접수일이 수시모집 전형일자보다 앞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학합격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응시료(3개 영역 이하 3만7000원, 4개 영역 4만2000원, 5개 영역 4만7000원)를 내면서까지 수능원서를 제출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국가는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수능시험에 응시하지 않을 경우 전형료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수시모집에 지원할 기회를 많이 부여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전형료 또한 만만치 않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수도권 일부 사립대학이 2011년 수시모집 전형료로 벌어들인 수익금이 무려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국가와 대학이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장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수시모집에 12개 대학에 지원한 우리 학급의 한 아이는 수시모집 전형료로 약 80여만 원의 돈을 지출했다. 더군다나 지원한 모든 대학에 면접과 논술을 보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까지 가는 경비를 포함해 숙식비까지 수시모집에 지출되는 총비용이 무려 100만 원이 훨씬 넘어 학부모의 부담이 이루 말할 수 없다.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국가 차원에서 명확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아무쪼록 이십 여일도 채 남지 않은 대학입시를 위해 불철주야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수시모집 부작용으로 마음이 멍들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무엇보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이 응시원서를 낸 만큼 꼭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배운 지식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는 장(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
교원평가를 해보니 시행 전부터 현장에서 예상했던 문제점들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먼저 교사 상호 간에 이루어지는 동료평가는 평가항목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에서 동료평가를 할 경우 교사 상호 간에 온정주의적 평가를 지향한다. 교사들은 단원 전개 기준안, 본시안 작성에 매진하고 학생 수업훈련을 시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수업평가에 대한 기준이 교사별로 다르고 수업 참관 횟수가 적어 일회성 전시성 수업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 서로 다른 교과의 수업 진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도 하다. 전공별로 교과협의회를 운영하지만 소규모학교는 같은 전공을 가진 교사가 1, 2명 밖에 되지 않아 운영이 어렵다. 비교선생님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들끼리 감정적인 점수 부여로 갈등을 빚고 있다. 생활지도는 인성교육과 관련해 중요한 요소이지만 학급에 별문제가 없으면 다 잘됐다고 평가해 그 결과를 일시에 입력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평가에 눈치를 보게 되고 후한 점수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으로 평가를 하기에 학생들은 이성적으로 미숙하다는 것이다. 평가방법, 평가의 중요성 등 평가결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학생들의 평가는 직관적 느낌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게다가 장난을 치고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는 학생이 중심이 되어 평가를 좌지우지하며 열정적이고 진솔한 교사보다 적당히 편하게 해 주는 교사가 높은 점수를 받는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 원인을 교사에게 돌리고 분풀이를 하기도 한다. 컴퓨터실에 억지로 가서 평가하니 설문을 진지하게 읽을 시간도 없이 개인적인 감정을 그대로 쓰며 생활지도로 인한 반감을 고스란히 폭로한다. 성적이 좋은 학생도 ‘선생님! 잘 써드렸어요’라고 말하며 마치 도와주는 것처럼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어떤 학생들은 심지어 한 줄로 찍기도 하며 기타 의견란에는 막말을 써넣는다. 학부모 만족도 평가는 참여율이 저조하고 교사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져 신뢰성이 떨어진다.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를 묻지만 교장, 교감, 교사의 학교, 학급운영에 대한 정보와 접촉 기회가 없거나 적어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서류평가가 이루어지는데 학부모들은 자신의 평가결과가 노출되는 것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껴 비판적 평가를 꺼리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에게 나름대로 정보를 제공하고 교원평가를 위한 학부모의 날을 열어 만족도 조사를 해보았지만 의미 있는 의견을 제출한 평가참여자는 대상자의 10, 20%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수업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여서 설문항목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공개 수업 일에 학교를 한 번 찾아온 학부모가 여러 교사를 평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PART VIEW].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원평가의 목적이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있다면 평가취지, 평가방법, 평가과정, 평가결과에 있어 교육관련 당사자들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시행하는 제도가 문제점이 있다면 밀어붙이기보다는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의견수렴을 하고 학교현장의 현실적 여건을 반영하는 제도보완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우선은 교원평가의 동료평가에 있어 일반적인 방법의 수업평가보다는 부문별로 능력을 신장시키는 방법, 예를 들면 ‘창의적인 질문의 재구조화’ 등 전문성 신장에 주력하면 좋겠다. 수업, 생활지도 평가는 단위학교의 교장 · 교감이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교사들도 수업하기 전에 자기 수업이나 생활지도를 평가해보고 평가의 마인드를 확실하게 가지도록 권장했으면 한다. 학생들이 분위기에 휩쓸리는 평가를 지양하도록 하는 것과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교사들을 공정하게 평가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향후 연구과제다. 더 나아가 교원이 원칙과 열정을 가지고 학생지도에 심혈을 기울이는데도 사실을 왜곡해 교원들의 교육의지를 훼손시키지 않도록 하는 현장의 실천적 소리를 귀담아듣고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독대란 원래 왕조 시대에 벼슬아치가 다른 사람 없이 혼자 임금을 대하여 정치에 관한 의견을 아뢰던 일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흔한 일은 아니었다. 아무리 임금의 절대 권력이 강한 시대라고는 해도, 독대를 상설 소통 시스템으로 운용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왕과 신하가 둘만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만큼 ‘독대’는 특별한 사유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고, 또 그만큼 독대의 폐해가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독대는 권력의 수직관계가 뚜렷한 사이에서 일어나는 둘만의 대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권력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따라서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는 친한 친구 사이에는 아무리 둘만의 호젓한 대화 장면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굳이 ‘독대’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건 그냥 예삿일일 뿐이다. 실제로도 ‘임금과의 독대’는 흔치 아니하였으므로 독대는 예삿일이 아니었다. 권력자를 독대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권력을 표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독대했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다녔다. 이는 요즘도 마찬가지이다. 독대의 반대 현상은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독대로 인해서 무시되거나 밀려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제도(조직)의 시스템에 따른 투명한 의사결정’ 같은 것이 아닐까. 건강한 시스템에 의해서 모든 것이 소통되고 작동되는 조직에서는 독대가 불필요하다. 누군들 이를 부정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왕조시대의 유물쯤에 해당하는 독대가, 탈근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독대에도 전혀 합리성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직 내에서 소통, 특히 상층부를 향한 소통이 왜곡되거나 단절된다고 여기는 구성원은 최고 책임자에게 자신의 의견과 판단을 직접 전하고 싶은 의지를 가질 것이다. 오히려 윗사람에 대한 소통 욕구를 포기하고 무기력하게 순응하는 것보다는 독대의 의지를 강하게 발휘하는 편이 낫다고도 할 수 있다. 적어도 이 사람의 독대 욕구는 진정성이 있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최고 책임자 쪽에서 독대를 추구하는 데에도 그 나름의 합리성은 있다. 17세기 후반 영국 철학자 홉스는 세속적 공동체의 권력 현상을 논한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조언을 들을 때는 집단적 조언보다는 개별적 조언이 더 훌륭하다고 말한다. 개별적으로 들을 때는 모든 사람의 조언을 들을 수 있으나, 집단적으로 들을 때는 주류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 주류를 불쾌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잘 나타내지 못하거나 최소한의 찬성 반대 의사표시만을 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독대가 단순히 유해하다, 유효하다 따지는 것은 그야말로 독대를 기술적 수단으로만 보는 것 아닐까. 인간에게 권력 본성이 있는 한 독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간이 일하는 존재이면서, 일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관계적 존재’인 한에는 독대의 유혹을 지니기 마련이다. 더구나 우리 모두가 고독한 실존적 존재임을 인정하는 한, 독대는 인간과 함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독대라는 불합리해 보이는 소통을 완전무결한 합리적 시스템 소통으로 대체하는 일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일지도 모른다. [PART VIEW] 스마트 폰과 이동통신 기술이 무한대로 진화되고 있다. 온갖 자료와 메시지를 자유자재의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일들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는 재택근무로 전환되고, 업무의 조정과 통제도 스마트 폰 체제 속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업무는 효율성과 투명성을 훨씬 더 높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굳이 특정의 직장 공간에서 얼굴 맞대고 만나지 않아도 되니, 집에서 일하는 동안 자유롭고, 육아 등 다른 일을 살피며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저출산 문제도 점차 해결될 수 있다고 낙관하는 미래학자들도 있다. 물론 ‘독대’의 풍속은 발붙일 틈도 없어지지 않겠는가. 그러나 부정적 인식론 또한 만만치 않다. 그랬을 때, 사람과 사람의 인간적 관계에서 빚어내는 ‘관계의 향기’는 증발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일 중심 삶’과 ‘관계 중심의 삶’이 균형을 잃어버리게 되면, 그것이 진정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토양이 되겠느냐는 것이다. 일이란 것이 효율성만으로 담보되는 것인가. 효율성의 노예가 되는 인간이란 일하는 기계와 무엇이 다른가. 일과 여가는 그렇게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인가. 일 속에 삼투되어 있는 ‘사람들의 관계’는 효율성에 기여하지 못한단 말인가. 여기쯤에 이르면 사람 사는 사회적 관계의 한 전형이 독대인데, 그 독대를 쉽사리 몰아낼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투명성과 인간성의 대결도 만만치 않다. 투명성만 있으면 부패는 원천적으로 방지되는 것일까. 투명성이 강화되면 부패의 모드도 새롭게 변이하지 않을까. 일의 과정이 차갑게 투명하다는 것이 관계의 차가움까지도 필연적으로 불러오는 것은 아닌가. 인간과 사회의 총체적 도덕성은 투명성으로 인해 유익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런 주장에 줏대 없이 따라가다 보면 일상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특히 사람 중심의 관계에 치중하는 유교적 동양문화의 유전자를 지닌 우리로서는 ‘관계의 문화’를 놓치고 마침내는 삶의 원기까지도 놓치는 것 아닌지 우려하게 된다. 이처럼 반대쪽 주장에 귀를 갖다놓다 보면 ‘독대가 사라진 사회’를 이상적 풍경이라 해야 할지 삭막한 풍경이라 해야 할지 얼른 판단이 서지 않는다. 또 현실적으로 독대 금지를 누가 강제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이쯤 되면 아무리 투명사회가 되어도 ‘독대’ 자체를 완전 소멸시키기는 어렵지 않을까. 당위와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괴리가 있기 마련 아닌가. 그렇다면 ‘독대’가 진화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다. 옛날식 권위주의 독대가 아닌 새로운 독대의 방식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어떤 진화 방책들이 있을까. 독대의 대화를 기록으로 남겨서 보관하는 일은 어떨까. 독대 자체를 공개하는 것도 한 방책이 되겠다. 조직 내 소통 방책이라면 독대의 기회를 공평무사하게 누리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무엇보다도 독대가 권력으로 작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대등하고 평등하게 만나는 독대는 불가능한가. 속된 말로 “계급장 떼고 맞붙는다”의 독대 모드를 만들 필요도 있다. 수직적 독대에서 수평적 독대로 바꾸어 나가자는 것이다. 권력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쪽에서 아랫사람을 향해 먼저 수범을 보이는 것이 좋다. 이상적인 것은 그렇듯 수평적이면서 ‘진정한 정’을 나누는 것으로 꽉 차버린 독대라 할 수 있다. ‘진정한 정’ 이외의 아무런 목적도 수단도 아닌 그런 독대가 ‘지선(至善)의 독대’가 아닐까. 벌써 10년 전 일이 되었다. 군대 마치고 늦깎이로 우리 대학에 들어 온 이재경 군은 가슴이 따뜻한 청년이었다. 속이 꽉 찬듯한데, 때로는 순진한 열정으로 세상과 사람을 사랑하다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는 그런 상처들을 나한테 수줍게 털어놓는다. 내가 뭐라고. 나는 그런 이야기를 내게 털어놓는 그가 고마웠다. 막걸리 몇 잔을 나누며 열심히 들어 주었다. 이재경 군은 예술적 감수성과 국악 의식이 강했다. 그가 대학에서 이끌었던 국악 동아리는 늘 북적거렸다. 봄과 가을에 한 번씩 하는 학내공연은 성황이었다. 공연이 있을 때면 재경 군은 내 연구실에 들러서 “교수님 꼭 오세요!” 하고서는 급히 사라졌다. 나는 그러겠노라고 웃음 가득 화답했다. 그런데 무슨 피치 못한 일이 있었던가. 그 해 봄 나는 그의 공연장에 가지를 못했다. ‘아 이거 꼭 갔어야 하는 공연인데!’ 낭패를 되새기던 나의 모습도 생각난다. 재경 군이 다시 찾아왔다. “가을 공연에는 꼭 오세요. 졸업 공연이거든요.” 그래 꼭 가마. 나는 마음으로 다짐했다. 그런데 공교로웠다. 가을 공연 날에 나는 병원에 누워 있었다. 그의 공연에 갈 수 없었다.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해 가을이 다 갈 무렵, 연구실 서창으로 오동잎과 더불어 해질 무렵, 이재경은 전화를 걸어왔다. 10분 후면 교수님 연구실에 갈 터인데, 30분만 자기에게 시간을 내어달란다. 자기 외에는 그 누구도 연구실에 들어오지 않도록 해 달란다. 이른바 ‘독대’를 신청한 것이다. 잠시 후 이재경이 연구실로 들어섰다. 그는 들어오자 말자 연구실 출입문을 안에서 잠근다. 이재경 군은 머리 숙여 인사를 한다. 공연에 나를 모시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나 또한 아쉬웠다고 했다. “그러셨지요.” 그가 내 감정을 확인하고는, 나와는 좀 떨어진 출입문 쪽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대금을 꺼내들었다. “교수님이 지금 들으실 곡은 ‘하림성’이라는 대금 독주곡입니다.” 그는 나를 한번 싱긋 쳐다보고는 서서히 대금을 연주했다. 나는 이 사태가 무슨 사태인지 얼른 알아차리지를 못했다. 그러나 대금의 가락과 음조가 유장하게 번져나가면서 나는 잔잔한 음률에 휘말렸다. 이것은 나 한 사람을 위한 음악회이다. 재경 군이 왜 내게 독대를 청했는지를 비로소 알았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아주 큰 감동이 휘몰아 왔다. 20여 분의 시간이 잠간 사이 그렇게 흘렀다. 그는 단정하게 인사를 끝내고 약속한 독대 시간이 다 되었으므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막상 그가 돌아가고 나자 정말로 감당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이재경 군도 이제 경력 10년차 가까운 원숙한 선생님이 되었겠다. 지금은 어디서 그런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아이들을 독대하여 감동을 심어주고 있을까. | 경인교대 교수
“멋진 취미 가진 멋있는 리더 키우고 싶어” 일반계고의 관악부 창단,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일반계고에서 공부와 대학 진학을 빼고는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늘 공부에 치이는 아이들이 안타까워 즐길 무언가를 갖게 해주고 싶었는데 도예, 풍물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 봐도 활성화가 되지 않았어요. 대학 진학과 연계되지 않기 때문이죠. 음악 교사와 궁리 끝에 생각해낸 것이 바로 관악부였어요. 취미로도 좋고 열정을 가지고 연습하면 대학 진학도 가능하다는 말에 ‘이거다’ 싶었죠. 관악부의 오케스트라 연주 자체가 일반학생들의 정서나 감수성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고요. 저는 음악에 문외한이지만 관악부가 학생들이 숨 쉴 공간, 또 취미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공간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몰랐습니다. 학력 신장도 중요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공부만 잘하는 엘리트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가지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진정한 리더가 되길 바랍니다.” 군포고 관악부의 성공비결이 있다면. “관악부는 전적으로 지도교사의 역량에 달린 일입니다. 저는 전폭적으로 지원만 했을 뿐 실제적인 지도는 교사의 몫이니까요. 지도교사가 관악 전공자인데다(트럼펫) 학창시절 관악부를 해본 경험이 있어 아이들을 잘 이끌었고 주말, 방학도 없이 열정적으로 매달려줬죠. 단원 40~50명을 통솔해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이런 좋은 결과까지 내기가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동아리처럼 운영해 음대에 진학한 선배 졸업생들이 후배를 지도하게 한 것도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공부하면서도 시간을 내 열심히 연습해준 아이들이 일등공신이지요. 예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윈드오케스트라팀을 운영하니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학교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아이들의 문화적 소양이 높아져 학교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학교 축제, 정기 연주회뿐 아니라 평소에도 쉽고 친근하게 오케스트라를 경험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 정서에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음악회가 재미없을 것 같지만 정기연주회 때는 1100석 군포문화예술회관이 늘 관객들로 넘칩니다. 오케스트라를 듣다 보면 음악을 알아야 하니, 동서양의 음악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런 것들이 아이들을 아주 멋지게 바꾸어 놓았어요. 외국에서는 학생들이 공부는 공부대로, 본인의 적성에 맞는 취미는 취미대로 열심히 하는데 저희도 일부지만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취미로 관악부 활동을 하던 학생이 카이스트에 진학해 롤 모델이 되기도 했죠. 아이들이 학교에서 직접 그런 사례를 보니 더 자극을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관악부가 3년 연속 주요 대회 상을 휩쓸면서 관악의 명문고로 학교를 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아이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교과특기생육성학교 지정 제도 폐지 아쉬워” 관악부를 운영하는데 많은 예산을 비롯해 연습시간을 맞춰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우선 비싼 악기 가격이 문제였습니다. 그때 마침 군포시에서 학교 관악부 육성을 위해 예산을 지원해 악기를 장만했습니다. 여유교실이 부족한데도 몇 년 후에는 별도의 관악부 전용 연습실까지 마련했죠. 인문계고인 탓에 처음에는 관악부 지원자 모집도 어려움이 있었고, 함께 모여 연습할 시간을 낼 수 없어 힘들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관악부를 창단해 40~50명의 학생들이 열심히 활동했죠. 대학진학의 발판이 마련된 것은 2007년 경기도교육청의 관악특기생육성학교로 지정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군포는 평준화 지역인데 역시 관악특기생육성학교로 지정된 당동중학교에서 관악 특기생 10명을 우선 선발하고, 특기생들은 학교 지원으로 대학입시를 위한 전문 강사 레슨을 받을 수 있게 됐죠. 1, 2, 3학년 각 10명씩, 30명이 취미가 아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교육청의 예산지원이 올해로 끝난다고 들었습니다. “교육청에서 교과특기생육성학교 지정 제도를 폐지했기 때문입니다. 흔히 농담으로 자녀를 음대에 진학시키려면 아파트 한 채 값이 든다고 합니다. 창단 이래로 30여 명의 학생이 음대 진학했는데 이 아이들은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전문 강사 레슨을 통해 대학에 갔죠. 관악부의 운영도 좋지만 교과특기생육성학교로 지정되면서 재능이 있어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음대 진학의 길이 열리게 됐는데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또 특기생이 아니어도 인문계고에서 갈 길을 잃고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적성을 발견하는 희망이 되기도 했던 터라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관악부 운영이 어려워지겠네요. “여러 가지 난관이 있어도 어떻게든 관악부를 꾸려나가겠지만 교과특기생 우선 선발, 관악부 운영 예산이 부족 등은 저로서도 어쩔 수 없어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그래도 군포고는 사립학교여서 제가 관악부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고 지도교사가 바뀌지 않으니 어떻게하든 명맥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겠죠. 하지만 같이 관악특기생육성학교였던 군포 당동중(공립)의 경우는 당장 존폐의 기로에 놓일 것 같습니다. 요즘 관악 전공 음악 교사가 드물고, 관악부의 특성을 알고 있는 교사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공립이어서 교장이나 지도교사가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나면 상황은 더 힘들어집니다. 예산도, 지도할 사람도 없다면 폐지될 것은 자명한 일이죠. 3년간 어렵게 자리잡아온 관악부인데 안타깝습니다.” 연예인 찾아 방송국을 동분서주한 선생님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관악부를 지키려는 교장선생님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평교사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1992년부터 군포고에 재직했는데 일반계고이니 공부가 최우선이고, 사립학교여서 생활지도도 엄격했죠. 그 당시 학생부장을 맡아 특히 더 아이들을 더 엄하게 할 수밖에 없었는데 한편으로는 늘 미안하고 안 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잠시나마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감동받을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 학교 축제에 큰 재미를 주기로 했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여주기로 마음먹고 무조건 방송국으로 찾아가 연예인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지금은 흔하지만 그때는 학교축제에 연예인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탤런트 김호진 씨가 설명을 듣더니 흔쾌히 와 줬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죠. 좋아하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정례화했습니다. 그렇게 일년에 단 한 번이라도 아이들이 웃고 숨 쉴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인권교육보다는 인성교육이 먼저” 교장으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저는 학력과 인성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키워내고 싶습니다. 인성교육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남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국가, 학교 등 공동체보다는 본인과 가족만 생각하고 공중도덕도 지키지 않죠. 제 학창 시절은 군대식 교육 같았지만 적어도 공동체 조직원으로서의 나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는 배웠던 것 같습니다. 교육자로서 인성교육을 그동안 제대로 못 해온 것 같아 마음에 걸립니다. 요즘 말하는 인권교육, 물론 중요하지요. 교사, 학부모, 위정자들이 학생의 인권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인권교육보다는 인성교육이 먼저입니다.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인성만 바르게 가지고 있으면 인권교육이 따로 필요가 없어요. 적어도 우리 사회 지도자, 리더는 기본적으로 봉사정신과 남을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기심이 가득 찬 리더는 세상에서 인정받을 수 없어요. 학생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인성, 무엇보다 그게 먼저입니다.” | 이상미 smlee24@kfta.or.kr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2010년에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는 전국에 647개교이다. 이 중에는 선진형(A 타입)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45개교, 과목중점형(B-1, B-2 타입) 223개교, 수준별 수업형(C 타입) 379개교가 포함되어 있다. 한편 올해 선정되어 2011년에 정식으로 운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학교가 선진형 60개교이며, 교과교실제 운영의 기본이 전제되면서 운영되는 중점학교(과학중점학교, 영어중점학교, 예 · 체능 중점학교) 105개교가 2011년에 시행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할 수 있다. 교과교실제란 각 교과마다 특성화된 전용교실을 갖추고 학생들이 교과교실로 이동해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특히 교과의 특성과 학생의 학습능력을 반영해 수준별 맞춤형 수업을 지원하는 학생중심의 교실운영 방식으로 교사는 교실에 상주하면서 수업을 준비하고, 대학교처럼 학생이 교사를 찾아다니면서 공부하는 형태를 말한다. 교육 패러다임 변화의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 이러한 교과교실제 운영은 교사와 교과중심의 교육패러다임에서 교사와 학생중심의 교육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학급교실제와 교과교실제 사이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면 첫째, 시설환경면에서 학급교실제는 수업과 무관하게 모든 교과에 동일한 교실 환경이 제공되는 반면 교과교실제에서는 교과의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교실 환경이 구성되고 교실환경 자체가 중요한 교수자료가 된다. 둘째, 교과내용과 교수방법의 관계에 있어서 학급교실제 하에서는 교과내용에 비해 교수방법이 부차적인 위치에 머무는 반면 교과교실제에서는 교수방법이 교과내용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셋째, 교수방법에 있어서 학급교실제는 직접교수, 반복 및 연습 등 모든 교과에 적용되는 보편적이고 동일한 교수방법을 주로 사용하지만 교과교실제에서는 교과의 특성을 고려해 각 교과별로 차별화된 다양한 교수방법을 활용하게 된다. 넷째, 학습내용면에서도 학급교실제가 교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숙지와 교과의 내용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반면 교과교실제에서는 교과의 핵심적인 개념 및 원리에 대한 내면화와 교과별 성격에 따른 차별화된 학생의 수준, 흥미, 적성의 반영, 학생의 참여도가 주요 핵심이 된다. 한마디로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면 교과별 특성에 맞는 교육환경을 갖춤으로써 내실 있는 수업 운영이 가능해지고,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수준별 수업이 활성화되어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가 제고되며, 교사들도 교과교실에 상주하면서 수업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 개선함으로써 수업의 전문성이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개선과 수업혁신 동시에 이뤄져야 이처럼 교육현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은 크게 학교 ‘시설환경의 변화’와 ‘교과교실에서의 수업 혁신’으로 나눠볼 수 있다. 구체적인 실행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하드웨어 측면에서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할 교과교실과 학생을 위한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교과별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교과교실이 확보되어야 하며, 학생들이 교과교실로 이동해 수업하므로 자신의 물건을 보관하거나 교과미디어센터 역할을 하는 홈베이스, 휴식과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는 다양한 학습 공간 등을 구성해야 한다. 둘째,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학생 중심의 탄력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수업방법의 혁신이 요구된다. 하드웨어만 갖추어 놓는다면 환경만 개선하는 정책에 불과하다. 하드웨어를 움직일 살아있는 O/S(Operation System)가 필요하며. 교과교실제에서 O/S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교육과정의 편성 · 운영이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 혁신학교를 함께 지정, 2009개정교육과정을 조기 도입해 학기당 8과목 이내의 이수과목 수 조정과 집중이수 및 블록타임 등 수업시간 운영의 자율화와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로 학생의 진로 선택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교과의 수업시수를 학교에 따라 증감 운영하거나 창의적 재량활동을 통해 창의성을 기르는 학생활동을 학교 밖과 연계해 개발 · 제공하는 방법이 실현되어야 한다. 한편 학생 수준을 고려해 확대학급(2학급을 3개 학급으로 편성하거나 3개 학급을 4개 학급으로 등으로 편성하는 운영하는 것)의 방법으로 소수의 학생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수업 후 평가에서도 일부 문항을 수준별 선택문항으로 출제해 학생들이 자신이 풀 수 있는 문항을 선택하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업 방법에 대한 혁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수업 방법의 혁신이야말로 교과교실제의 성공 유무를 결정하는 핵심요소가 된다. 교사 개인의 노력이 가장 필수적이지만 교사들이 함께 모여 수업 방법을 개발하거나 세미나를 통해 상호 컨설팅하는 교과 연구회를 활성화하고, 블록타임과 학생수준에 맞는 다양한 수업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교과교실에 설치된 각종 기자재나 교구를 활용해 체험적이며 창의적인 수업을 운영하거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업 방법의 개발과 적용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이루어지게 해야 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셋째, 휴먼웨어 측면에서 학교 문화의 혁신을 요구한다. 행정중심의 학교 문화가 아니라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 문화를 조성해 학생이나 교원 모두 가고 싶은 학교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원 및 행정보조인력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또한 학교에 필요한 강사와 행정요원이 확보되고 각 교과교실 또는 교과연구실에 교사들이 상주하게 될 경우, 기존의 행정중심 교무조직으로는 교과교실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교과중심 교무조직으로의 변화를 통해 교사들이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도록 하는 휴먼웨어 측면의 혁신도 필요하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지만 아직 갈 길 멀어 교과교실제 운영의 기본 설계 등 준비를 모두 마치고 2010년 3월 1일부터 시범학교로서 약 8개월 정도 운영해 온 학교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정착 단계에 올라서있다. 1차적으로 지난 8월에 열린 우수학교 사례 발표회에서는 시설환경 분야와 교육과정 운영면에서 많은 사례가 발표됐다. 그러나 성공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많은 학교에서 아직도 강사나 행정보조 인력이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교과교실은 만들어졌으나 그 속에 교구가 준비되지 않아 기자재나 교구를 활용한 다양한 수업을 운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새로 증축된 학교가 아닌 경우 리모델링을 통한 교과교실이 타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해 환경면에서 교사와 학생들의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교사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고민하며 해결해야 할 것은 교수중심의 수업에서 학생중심의 참여수업, 창의성을 기르는 체험중심의 수업, 개인별 맞춤형 수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랫 동안 주로 교수중심의 수업을 해 오던 교사들이 다양한 수업 방법을 위한 자료를 구하고 학생중심의 수업방법을 찾아 직접 단기간에 교과교실에 적합한 블록타임 수업운영방식으로 전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학교현장에는 교과교실제 운영학교에 계속해서 운영비가 지원될지에 대한 걱정도 있다. 학생들의 생활지도 면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교과교실제를 시행하면 교과교실마다 교사들이 상주하므로 큰 사고는 훨씬 줄어드는 반면에 학생들의 공동체의식이 낮아지고 이동 중 학생들 사이에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매 수업 시 학생들의 출석 여부를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학교 전체가 모든 학생들이 자유롭게 생활하는 공간으로 열리게 되면서 학생지도 영역이 더 넓어지게 되므로 성숙한 학교생활문화를 별도로 가르쳐야 하는 등 새로운 개념의 학생지도 방법을 찾아야 하는 문제점도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행정보조 인력의 보수를 안정시켜 행정전담화가 되도록 하거나 강사비를 현실화해서 수준별 수업을 담당하는 강사들의 확보가 수월하도록 해야 된다. 여전의 과중한 교사들의 행정업무도 개선해야 한다. 행정 보조 인력이 2, 3명 배치된다 하더라도 전체 교사들의 업무를 줄이고 수업에 전념하도록 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교과교실제 자체의 운영 업무나 교과교실 내에 나름대로의 업무가 존재하므로 가르치는 업무 이외의 행정 관련 업무는 행정실로 과감히 이양하고 업무 중심에서 교과 중심으로 교무조직 개편이 시급하다. 교과교실 내에서 수업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교구나 기자재가 부족하다거나 구비되었더라도 활용률이 떨어지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교과교실형 우수 수업 사례를 통해 교과교실에서 다양한 교구와 기자재가 활용되는 수업을 적극 홍보하도록 해야 하며, 현재 구입된 기자재를 활용한 수업 연수가 단위학교별로 강화되어야 한다. 교과별로 특성에 따른 교구를 구입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도 필요하다. 학생지도 문제에 대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학생진로지도교사를 배치해 해결점을 찾는 방안이 연구되어야 하고, 학생들의 출결이나 학습정보 등의 관리는 전자시스템을 도입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 교사에게 새롭게 추가되는 업무를 해소해야 한다. 또한 차후 교과교실제 시범운영이 끝나더라도 교과교실을 운영하기 위한 운영비는 반드시 지원된다는 정책적 신뢰감을 주어야 함은 물론 학교마다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함께 개선해 나가려는 강한 의지도 보여야 한다. 특히 교과교실제와 관련해 교과교실에서 수업하는 것 그 자체를 교과교실제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이는 교사들의 마인드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동안 교과교실제 시행과 관련해 학교장과 핵심교원, 시설담당자 중심으로 연수를 진행해 왔으나 좀 더 폭을 넓혀 많은 교사들이 교과교실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교수 · 학습에 대한 마인드를 전환하도록 하는 연수가 계속되어야 한다. 결국 교사들의 수업 개선 의지와 마인드 전환이 있어야만 교과교실제가 성공할 수 있으며, 학교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참여와 열정, 실천으로 교과교실제가 현장에 착근될 수 있다. 국내외 성공사례 본보기로 삼아야 최근의 어느 신문에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의 어떤 학생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소개 됐다. “원하는 선생님의 수업을 듣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분초를 다퉈 수강신청을 했다. 쉬는 시간엔 과목별 교육자료, 책, 테이블과 의자가 구비된 미디어센터를 찾는다. 주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시험기간엔 책을 펴고 공부를 한다. 수업 전 영어전용교실에 일찍 도착하면 교실에 비치된 영자신문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시사기획 KBS 10은 ‘떠들썩한 교실 수업을 바꾼다’는 제목으로 ‘핀란드는 OECD 국가 중 가장 적은 시간을 공부하지만 학업성취도와 학습효율화 지수가 세계 최고이다. 수업 풍경은 어떻게 다를까?’를 다뤘다. 학생과 교사는 수업 중에 끊임없이 대화하고 배운 내용을 모르면 언제든 질문한다. 학급당 학생 수가 적고 수업시간도 과목당 75분인 이른바 블록수업으로 배운 내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돕고 있다. 학교에 따라 1년을 다섯 학기로 나눠 학기당 과목수를 줄이는 것도 학생들이 공부 부담을 줄이는 대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방송에서 5년 전부터 핀란드에서 살기 시작한 교포가정의 학생 최안희(14)는 “학원 없이도 스스로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다고 말한다”라고 말했다. 이 두 가지 사례는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보여 준다고 할 것이다.
지난 8월 6일 충북 청주 라마다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전국 교과교실제 우수학교 발표회’에서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방화중이 교과교실제 학교운영 부문에서 대상(大賞)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는 2009년 5월부터 시작된 선진형 교과교실제 운영학교 공모 당시부터 전면적 실행을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총력을 다 한 결과였다. 대상이 갖는 의미도 크지만, 그보다는 본교가 시행하고 있는 선진형 교과교실제가 효과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에 더욱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열정적인 교사들로 구성된 모든 TF는 여름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운영 준비를 했다. 학교교육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이는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헌신 없이는 하기 힘든 일이었다. 지금도 그때 선생님들의 노고를 결코 잊을 수 없다.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시행하는 교과교실제에 대해 그 간에도 전국의 여러 시 · 도교육청과 연수원 그리고 많은 학교에서 교과교실제의 전도사로서 강의와 컨설팅을 해온 필자로서는 조금씩 드러나는 성과에 대단히 큰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 이러한 필자의 경험과 본교에서의 시행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학교현장에서 교과교실제를 시행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와 실행 단계, 그리고 예상되는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교과교실제를 처음 시행할 때는 선행 자료가 없어서 교과교실제의 장 · 단점 탐색에 어려움을 느꼈으나, 지금은 장 · 단점이 상당부분 도출되었다. 시행 학교들을 벤치마킹해 학교의 여건에 따라 실현 가능한 장점을 찾고 극복해야할 장애 요인을 파악한 후 그것의 극복 가능 여부를 분석해야 한다. 지금까지 교과교실제를 시행해본 결과, 그 성과는 다음과 같다. 준비의 시작은 장 · 단점 파악부터 먼저 학생 측면에서의 추진 성과를 보면 첫째, 각 교실이 교과의 특성에 맞게 특성화되어 있어 학습효과가 증대되며, 학습 자료와 결과물들이 누적 비치되고 다양한 교과관련 도서 등의 참고 자료가 풍부해 교과학습의 분위기가 한층 더 고조되었다. 둘째, 교과 수업시간에 맞추어 교실을 찾아다녀야 하고, 수업 준비물을 중앙 사물함에서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음 수업에 임하는 준비자세가 적극적으로 변했다. 쉬는 시간에 졸거나 장난을 치다가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면 그때 비로소 책을 꺼내는 일반교실제와는 매우 다른 양상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셋째, 수업시간이 충실하게 확보되었다. 선생님들이 교실에 상주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맞춰 정숙한 상태를 유지하며 교과교실로 들어온다. 따라서 시작종이 울림과 동시에 곧바로 수업 시작이 가능하다. 어떤 때에는 시작종이 울리기도 전에 수업이 시작되기도 한다. 또한 수업종료 종이 울려도 수업의 마무리를 충실히 할 수 있었다. 이는 교과교실이기에 이루어질 수 있는 긍정적 효과라 하겠다. 넷째, 학습 자료가 상비되어 있어 자료 활용을 통한 수업의 질이 향상되었으며, 멀티미디어 기자재와 학습 자료가 수업진도에 맞게 미리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수업의 능률을 높일 수 있었다. 다섯째, 각 교실마다 형태와 환경이 다르게 구성되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어 수업 집중도가 높아졌다. 여섯째, 각 교실에는 교사가 상주해 있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사 부재 시에 발생 가능한 학생들의 비행이 상당부분 감소되었다. 일곱째, 교과교실제를 시행하면서 학급구성원들이 폐쇄적인 집단에서 개방적인 집단으로 그 특성이 바뀌어 집단 따돌림 현상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여덟째, 학생들에게 필요한 휴게시설을 확보하여 자유롭게 활용하게 함으로써 학생 복지 구현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다음으로 교사 측면에서 보면 우선, 다양한 학습 자료를 구비하고 즉각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준비된 학습 장비의 세팅이 용이하므로 장비 활용을 통해 수업의 질이 많이 향상되었다. 둘째, 각 교과교실이 교사 개인의 연구실을 겸하도록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쾌적한 환경에서 수업 진행을 할 수 있다. 새로 전입해 온 교사들의 상당수는 상대적으로 수업 시수의 부담이 적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셋째, 쾌적한 상태에서 행정업무 처리나 교재연구를 할 수 있어 교사의 피로도가 낮아졌다. 넷째, 자신의 취향에 맞는 교과교실을 보유하고 활용함으로써 학교와 교실에 대한 애착심을 갖게 되었다. 다섯째, 주위 동료들 간의 관계로 인한 불필요한 시간이 줄어들고 연구 활동에 투입되는 시간이 증가했다. 여섯째로 학교생활에 총체적인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긍정적 결과로 볼 수 있다. 학교 구성원의 이해와 협조는 필수 장 · 단점이 파악되었으면 교직원 연수를 통해 충분히 알리고 시행 시의 협조를 구한다. 어느 조직이든 새로운 시도에는 부담을 느끼고 큰 장점이 느껴지지 않으면 회피하기 마련이다. 시행 초기에는 다소 혼란이 따를 수 있고 준비에 부담도 느끼게 되지만 실제 시행해본 결과 교직원들의 의기만 투합 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시행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행정실을 포함한 전 교직원들의 추진 의지를 고취시키고 사기를 북돋는 일이다. 시행 시의 세부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때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교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수용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시행 초기에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되기 쉽다. 학생 이동에 따른 혼잡함과 피곤함이 가장 큰 불만사항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전에 장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로 민원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교과교실제의 장점을 잘 설명하고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낸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학부모, 학생, 학부모 연수 등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특히, 학생 · 학부모들에게는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추진의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 홍보물로는 학교 홈페이지, 홍보 브로슈어, 홍보 동영상, 홍보 PPT, 지역신문 기사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예산 등 실현 가능성 꼼꼼히 따져야 기존 학급교실과 같은 설비로는 교과교실제를 추진할 수 없다. 교과교실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도록 필요한 설비를 갖춰야 한다. 몇 년 전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전면적으로 교과교실제를 시행한 일이 있었는데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실패로 끝나버린 경우도 있다. 외부 재원을 구하는 방법도 있고, 운영비를 절약해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렇지만 한꺼번에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교과교실제 운영학교를 선정하고 필요한 예산을 지원함과 동시에 운영계획에서부터 실행단계까지 전문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대단히 큰 의미가 있는 국가수준의 획기적인 교육정책으로써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실행은 교실 재배치부터 실행단계에서는 가장 먼저 교실을 재배치해야 하는데, 가급적 교과별로 군(群)을 이루어 배치하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교과별 협의를 수시로 할 수 있으며, 학생들이 시간표에 따라 교실을 찾아 가기 가 편리하고, 교과별 수업방법과 내부 환경을 서로 참고해 개선하기도 편리하다. 또, 이미 편성된 교실은 담당교사가 전근 갈 때까지 교체하지 않음으로써 지속적인 발전을 기할 수 있다. 학교의 규모나 여건에 따라서는 학년별 배치도 고려할 수 있다. 학생들의 홈베이스는 학생들이 생활근거지로 필요하다. 그러나 굳이 사물함을 모아두는 공간으로 사용할 필요도 없고 유휴 공간이 부족하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본교에는 각 학급교실의 복도에 사물함을 비치해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마다 이동하기 때문에 복도에 비치된 사물함이 혼잡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학급교실제에 비해 교실 수가 많이 증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간면적이 증가해 혼잡스럽지 않았다. 본교에서는 홈베이스 공간이 사물함 집합 장소가 아닌, 학생들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장소로 잘 활용되고 있다. 학생들의 휴게 공간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의 휴식과 다음 수업 준비를 위해 필요하다. 휴게실은 접근성이 좋고 안락하게 조성되어야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으며, 특별한 공간이 없으면 유휴교실 몇 곳을 활용할 수도 있고, 점심시간에는 담임교사 교실에서, 쉬는 시간에는 해당 교과 교실에서 차분히 앉아 쉴 수도 있다. 휴게 공간 조성보다 더욱 필요한 것은 전 교실을 상시 개방해 주는 것이다. 교과교실제를 할 때, 학생들의 불만족 요인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수업 시작 전에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일이다. 본교에서는 실내 휴게 공간 조성에 교과교실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서 실외의 휴게공간을 다양하게 조성했다. 실내의 공간조성에 훨씬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신개념의 학생생활지도 시스템 구축 필요 교과교실제는 하나의 학교운영 시스템이므로, 학생들의 생활지도도 시스템화해 새로운 개념으로 실시해야 한다. 우선, 학생들의 위치가 항상 변하기 때문에 시간표 변동, 긴급사항 전달 등에 필요한 정보 전달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학급 회장, 부회장을 통해 SMS를 활용하고 교실 간 연락에는 인터폰이나 메신저 등을 이용하는 한편, 중앙현관의 대형 LED 전광판을 활용해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한다. 본교에서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를 활용해 교훈, 학교장 경영관, 학사일정, 학교 특색사업 등 학교의 기본안내는 물론이고 교육수요자를 위해 선생님 찾기, 학생 찾기, 수업교실 찾기 등의 안내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결정하기에 앞서 각종 첨단 안내 시스템이 구축된 기업을 벤치마킹하고, 전문 프로그래머와 함께 오랜 기간 개발해 현재의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더욱 발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예방할 수 있어 학생 생활지도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교육수요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서비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것들을 통해 학생들이 교과교실제에서 지켜야할 사항들도 요약 · 정리해 보기 좋게 게시함으로써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인 학교생활을 영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많은 수의 CCTV를 설치 ·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의 각종 일탈행위나 안전사고를 사전 예방할 수 있게 했다. 과거에는 CCTV 설치에 대해 인권문제 등의 논란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소수의 비행으로부터 다수의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본교에서는 학교 교육공동체 모두의 동의를 얻어(학생 82%, 학부모 92%, 교사 100%) 총 28대의 CCTV를 설치해 학생 생활지도상의 문제들을 상당부분 해소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물론 이런 시스템화를 통한 학생생활지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들을 향한 진심어린 관심과 적극적인 지도의 자세를 견지하는 일이다. 기존의 학급교실에서는 좋은 수업기자재 및 학습자료 등을 완비하고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많았다. 과거의 교육선진화 경험에서 보았듯이, 교사가 상주하지 않는 교실에서 필요할 때마다 기자재를 손쉽게 수업에 활용하기란 쉽지 않다. 한 번에 모두 갖춰도 되지만 연차적으로 보완하는 일도 좋은 방법이다.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첨단 제품들이 개발 · 보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본교의 41개 각 교과교실에는 PC, 빔 프로젝터, 전자교탁, 레이저프린터, 유 · 무선 마이크, 오디오 시스템, 과제 수납 및 보관함, 교수 · 학습자료 보관함 등의 교육기자재와 교과용 참고도서, 대여용 교과서, 각종 교육용 소프트웨어, 교과관련 게시자료, 수업성과물 등의 교수 · 학습 자료와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한 비품 등이 잘 갖춰져 있다. 설비 관리에 만전 기해야 교과교실의 설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세심한 신경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다소 어려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설비 유지를 위한 소모품비, 냉난방 및 기자재 사용에 소요되는 전기료 등의 운영경비가 추가적으로 소요되며, 기자재가 노후화되어 교체하는 데 드는 예산 문제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은 정책적으로 고려해야할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책적인 배려 이전에 구성원들이 합심해 최대한 절약하고 기자재의 수명을 늘리려는 노력을 해나간다면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방법 개선 교과교실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수업방법의 개선이다. 교수 · 학습면에서 교과교실제의 가장 큰 장점은, 각종 첨단 교육기자재 활용과 다양한 교육기자재, 그리고 이를 활용한 자기주도적 학습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살린 특징적인 교수 · 학습 방법을 하루빨리 수업에 도입해, 학생들의 이동에 따른 불편함이 질 좋은 수업으로 보상받고, 그 이상의 혜택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주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와 함께 선생님들의 의지와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직의 생명인 수업방법의 꾸준한 개발은 잠시도 쉬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교과교실제를 시행할 준비가 완료되면 부분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전면적으로 한 번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해야 한 번에 한 패턴으로 문제점을 보완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시행하면서 보다 중요한 것은 시행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수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항상 문제점을 찾아내고 보완책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교과교실제, 신명나는 교육의 장 열 것 지금까지 교과교실제의 준비과정, 그리고 실행에서의 구체적인 운영방안 그리고 예상되는 문제점 및 개선방안 등에 관해 간략히 기술해보았다. 간혹 학교교육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훌륭한 자질과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다. 다만 이를 쏟아낼 만한 충분한 교육환경과 교육의 장이 부족할 뿐이다. 교과교실제는, 바로 교사들이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의 교육력 제고를 위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인 셈이다. 학교와 학생, 교사들에 대한 ‘따뜻한 믿음’을 초석으로 신명나는 교육의 장을 제공한다면 교육의 제반 문제는 서서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과교실제를 시행하는 일은 대단한 행운이다. 물론, 평상 업무에 가중되는 또 다른 부담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교육을 논하면서 가시적인 성과와 보람이 따르는 일에 망설일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훌륭한 선학들의 학교발전에 대한 노력이 축적돼 있지 않았다면 오늘의 결실도 없었을 터이지만, 본교는 수 년 간에 걸쳐 여러 기관의 협조를 얻어 교육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조성할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최상의 교육시스템인 교과교실제를 시행하면서 ‘방화중학교 제2의 개교’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교과교실제가 갖는 의미는 지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토록 획기적이고 바람직한 교육정책을 수립한 관계자들에게,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향후에도 많은 학교들이 이 훌륭한 시스템을 도입해 시행함으로써 우리 대한민국의 교육이 한 걸음 크게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교과교실제는 각 교과마다 특성화된 전용교실을 갖추고 학생들이 교과교실로 이동해 수업을 듣는 제도로서, 교과의 특성과 학생의 학습능력을 반영해 수준별, 맞춤형 수업을 지원하는 학생중심의 교실운영방식이다. 교과교실제의 장점은 교육과정 운영의 다양화를 통해 학생의 능력, 관심, 적성에 적합한 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과전용교실에 해당 교과의 수업에 필요한 교수 · 학습 자료, 학생들의 다양한 작품 및 과제, 다양한 교구 및 수업도구 등을 비치해 언제든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영진고는 이러한 장점을 십분 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본교의 사례를 중심으로 교과교실제 추진과정을 살펴본다.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추진 과정 본교는 지난 해 8월에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선진형 교과교실제 운영학교로 선정된 이후 학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교과교실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교과교실제 구현을 위한 시설 구성과 교육과정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추진위원회와 더불어 ‘교구 · 기자재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각 교과별로 요구하는 교구 및 기자재를 심의해 효율적인 예산 분배를 위해 노력했다. 시설 구성을 위해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수차례 받았으며, 선도학교를 방문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하는 연수회에는 참석 허용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들을 항상 참석시키는 등 교과교실제 구현을 위해 교사들의 관심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와 함께 전 교직원들의 교과교실제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위해 1박 2일 워크숍을 비롯해 20여 차례의 연수회를 가졌으며, 학부모 및 학생 대상의 연수도 10여 차례 실시했다. 교과교실제 시설 증축과 교실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지난 겨울방학 중 1월 한 달 동안 영진전문대 도서관을 빌려 전 학생이 자율학습을 실시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교사와 학생들이 무던히 이해해줬다. 전자칠판을 비롯한 선진기자재로 새롭게 구성된 교실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2월에는 기자재 연수에 전 교사들이 주력했다. 교과별 대표 교사의 전자칠판 활용 수업연구를 통해 새로운 수업도구 사용에 자신감을 키워갔다. 이러한 연구와 노력으로 3월 개학과 동시에 교과교실제를 무난히 출발시킬 수 있었고, 4월 9일에는 자발적으로 ‘선진형 교과교실제 운영 공개의 날’ 행사를 개최해 교육청과 중 · 고 교장단을 비롯한 외부 인사들에게 본교의 교과교실제를 공식적으로 알리게 되었다. 이후 언론에 수차례 보도되었고, 교육개발원 주관의 전국 단위 교과교실제 연수회에서 사례 발표를 했으며, 지난 8월 6일 ‘제1회 전국 교과교실제 우수학교 발표회’ 환경조성 부문에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부족한 교실, 학년별 블록화로 해결 환경을 구축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교과교실과 교과연구실, 교과미디어센터를 블록화해 층별로 구성한, 이른바 ‘교과센터형 환경’의 구성이었다. 이것은 수준별 수업과 선택형 수업이 중점인 교과교실 수업을 효율적으로 진행시키는 데 유리하며 교과별로 특성화된 교실을 구성할 수 있고 교사와 학생들의 교실 인지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수업시간표를 적절히 운용(예를 들어 순환시간표 운용)하면 학생이동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본교의 경우는 1교사 1교실제 학교가 아니며 대형 자율학습실이 갖춰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교과교실이 학급교실의 기능을 같이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학급교실을 학년별로 블록화해 주간에는 교과교실로, 야간에는 학급교실로 이용되도록 했다. 그림 1 배치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본관 5층은 수학교과교실, 4층은 외국어교과교실, 3층은 국어교과교실, 2층은 사회교과교실, 본관 2, 3층과 일부와 신관 2층은 과학교과교실, 신관 1층은 음악실, 미술실, 본관 지하층은 체육다목적교실이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본관 서편의 2, 3층은 1학년 학급교실, 4, 5층은 2학년 학급교실, 본관 동편의 2, 3, 4, 5층은 3학년 학급교실로 블록화해 야간자율학습 및 학년 단위의 각종 시험 진행에 효용성을 기했다. 교과교실은 과목별 특성에 맞게 교과교실과 학급교실의 기능을 같이 해야 하며 내신고사 및 수능시험장으로 교실을 사용해야하는 점을 감안해 모든 교실에 전자칠판과 전자교탁, 빔프로젝트, LCD-TV를 설치해 선진교실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교실수업 개선의 기본 환경을 마련했다. 또한, 교실 내 사물함을 제거하고 교실 벽면을 모두 코르크벽으로 시공했으며 천정형 냉난방기를 설치하는 등, 넓고 쾌적한 교실 환경을 만들었다. 학급교실로 사용되지 않는 교과교실을 중심으로 교과별로 특성화된 교실을 조성했는데, ‘다매체언어실’은 교실에 간이 무대를 시설하고 조명 장치를 설치해 국어교과의 희곡, 시나리오, 마당극 수업, 시 암송 등을 할 수 있게 했고, 수학교과교실은 모두 교실 앞 · 뒷면에 칠판을 설치해 학생들의 자율적인 문제 풀이를 가능하도록 했다. ‘영어전용교실’과 ‘영어다목적교실’에는 전자칠판과 영문번역 기능을 갖춘 실물화상기 등을 비치해 다양한 형태의 매체수업이 가능하도록 했고, 과학실험실은 강의수업과 실험수업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기술교과교실에는 내연기관 등 실물기자재를 구비함으로써 생활과 관련한 체험수업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체육다목적교실’은 접이식의자와 개인용 매트리스를 구비해서 체육 실내수업은 물론 다른 교과의 교실로도 활용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수준별 수업과 선택형 수업을 지원하는 탄력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0.5칸 크기의 소강의실 2개와 1.5칸 크기의 대형 강의실 1개를 별도로 마련했다. 휴게공간은 휴식과 정보 동시에 얻도록 구성 학생들의 휴식과 교과교실 정보 공유를 위해 교과별 미디어센터, 학생라운지, 종합정보센터, 홈베이스, 야외체육공원과 숲을 새롭게 조성하고 체력단련실, 시청각실을 리모델링했으며 600석 규모의 대형식당을 함께 마련했다. 교사를 위한 교사휴게실을 구비했고 기존의 학년교무실을 교과연구실로 변경 · 대체했다. 또한 각종 회의를 위해 세미나실을 조성했다. 기존 교실을 리모델링해 만든 ‘교과미디어센터’는 교과의 정보 제공과 학생 휴식공간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 정보검색용 컴퓨터 3대, DID 및 대형 LCD-TV 1대, 탁자 및 의자, 쇼파, 벽면게시판 등을 설치했으며, 교과별 특성에 맞게 리모델링했다. 교과교실과 더불어 층별로 배치하고 층별 홈베이스와 직접 연결되도록 함으로써 홈베이스의 부족한 공간을 보충하는 기능을 하도록 했다. ‘학생라운지’는 교실 2칸 크기의 넓은 공간으로 다양한 모양의 탁자와 의자를 구비하고 매점 시설을 갖춰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휴식장소의 기능을 갖도록 했다. 또한 야외 휴게공간과 체육공원이 연결되도록 리모델링해 학업에 지친 학생들의 심신을 재충전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본관 뒤쪽에 과거 급식소가 이전되면서 생긴 터에 새롭게 4층으로 증축된 홈베이스의 1층에 마련된 ‘종합정보센터’는 교과교실제 관련 안내 사항과 학교 연간교육계획에 관한 종합 정보가 제공되는 중심적 장소로서, 교과교실제 및 교과별 교직원 소개, 교과교실 및 연구실 배치도, 교과별 시간표, 교육과정표, 대입정보, 교과별 교육계획 및 영진 필독서, 영진의 역사 및 영진 포토존, 연간 교육계획표, 총학생회 및 학생생활규칙, 정보검색공간(검색용 컴퓨터 4대), DID 정보전달 대형 모니터가 설치되어있다 . ‘홈베이스’는 새롭게 증축된 시설물로 1층에는 종합정보센터가 있고, 그 위로 2, 3, 4층에 각각 학년별로 학생용 대형 락커가 400조씩 총 1200조가 비치되어 있다. CCTV를 설치해 도난과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으며 맞은편 미디어센터와 연결해 학생 휴식 공간 역할을 하도록 했다. 2층 락커룸은 1학년 홈베이스, 3층 락커룸은 3학년 홈베이스, 4층 락커룸은 2학년 홈베이스로 사용하고 있으며, 락커는 체육수업시간에 많은 학생들이 동시에 한 구역에 몰리는 불편을 해소하고 학급 내에서 급우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 학년별로 이름순에 따라 배정했다. '체력단련실’은 본관 지하 1층에 교실 1.5칸 크기로 마련했으며, 런닝머신을 비롯한 각종 체력단련 기구를 10여 종 비치해 학생 및 교직원의 체력단련과 체육수업의 보조교실로 활용하고 있다. 본관 서편에 새로 만든 ‘야외 체육공원’에도 야외 스트레칭용 기구 7종 및 벤치를 설치해 학생 체육수업과 휴식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수업중심의 교과교실제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 학년교무실을 교과연구실로 대체, 교과별로 교실 수업개선을 위한 활발한 연구활동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학년 모임을 위한 ‘학년협의실’을 별도로 조성해 학년 단위의 행정적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유지, 관리 측면도 반드시 고려해야 본교는 지은 지 40년이 다 된 일자형 건물이지만 교과교실제 운영 취지에 맞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대한 증축과 리모델링을 하고 선진기자재 구비에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외부로부터 교과교실제 환경 우수학교로 인정받게 되었다. 교과교실제 환경을 조성하려는 학교에서는 여유교실 확보에 역점을 두고, 교과교실제 환경과 관련해 시설 유지 및 보수에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자재를 구비할 때도 반드시 유지, 관리의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본교의 경우는 전자칠판과 관련된 A/S를 수차례 받았으며 교실의 코르크벽면이 훼손돼 일제 보수를 실시한 경험이 있다. 교과교실 환경 조성과 더불어 교과교실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지속적 연수를 통해 교과교실제의 필요성에 대한 교사, 학생, 학부모의 인식을 제고해야 하고, 교사가 수업 전문가로 변모할 수 있도록 지원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학생 생활지도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모든 사업은 교육 수요자의 신뢰를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하며, 우수 선도학교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하다. 교과교실제가 교과교실 환경조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만큼 교과교실제의 원래 목적대로 수준별 수업, 맞춤형 수업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과 학생 · 학부모가 만족하는 교실수업을 위해 연구 · 노력해야 한다. 또 교과교실제 선도학교는 후발학교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책무성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8월 장쑤성[江蘇省] 피저우시 교육국이 초 · 중 · 고에 보낸 한 통의 공문으로 중국 사회가 교사의 언론의 자유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다. 이 공문에는 그동안 피저우시에서는 교사의 품위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음에도 몇몇 교사들이 개별적인 이익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해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이로 인해 작년 이래 3명의 교사들이 구류에 처해졌다는 사실을 말하면서 앞으로 모든 교사들은 자신들의 이미지 관리를 잘할 것, 그리고 정치와 국가 시책에 대해 말하는 것을 주의할 것과 더불어 교사는 학교에 불만이 있을 경우 정당한 방법과 정당한 절차를 거쳐 자신의 요구를 전달해야 하며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말고, 말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하지 말라는 등의 경고성 주문이 담겨 있다. 공문을 접한 피저우시 교사들은 크게 반발했고, 이 같은 사실은 곧 인터넷을 통해 전국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서는 교사의 언론의 자유가 과연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조치를 취한 피저우시 교육국에 대한 반발도 강해지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반응은 피저우시 교육국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질책이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피저우시 교육국이 구류에 처한 3명의 교사에 대한 혐의는 월급, 초빙교사 시험, 적립금 등과 관련된 것으로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도, 비밀이 보장되어야 하는 일도 아닌, 단순한 교사 개인의 신상과 관련한 불만 표출이었다.[PART VIEW] 이러한 사적인 불만에 대해 피저우시 교육당국이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명목으로 이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한 것은 지나친 간섭이자 월권이라는 것이 이 사건을 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이다. 또한 교사가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는가는 교사의 기본적인 권리에 속하는 것으로, 교육국을 포함한 집단 내부의 어느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는 견해가 많다. 교사 의사표현의 자유는 중국 교사법에 ‘교사는 학교교육, 관리업무와 교육행정부문의 업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건의를 할 수 있다’고 명시된 바대로 교사에게 부여된 직업과 관련된 권리인 동시에, 중국 헌법에 명시된 ‘중화인민공화국 국민은 모두 언론, 출판 등의 자유를 가진다’와 ‘국민은 어떠한 국가 기관과 국가 업무 담당자들에게도 비평과 건의를 할 권리를 가진다’는 국민의 권리에도 부합되는 것인데, 이를 교육당국이 간섭하는 것은 교사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것으로 잘못된 조치라는 것이다. 이들은 또 피저우시 교육국이 정확한 절차를 거쳐 정당한 요구를 하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피저우시 교육국이 이처럼 말을 한 의도는 인터넷이 문제 제기를 하는 수단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중국의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터넷이 완전히 개방돼 네티즌들이 직접 중앙 집정자들에게 글을 남기고, 심지어는 최고 권부까지 홈페이지를 개통하는 시대에 교사들의 인터넷 의견 개진을 피저우시 교육국이 비정상적인 경로라고 지적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의 핵심은 피저우시 교육국이 교사들에게 보낸 ‘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하지 말라’는 공문에 대해, 교사의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시민들의 저항으로 요약될 수 있다. 사실 이 사건은 교육국이 공문을 보내기 전,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학교를 설득하면서 끝이 났고,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하라는 의미에서 교육당국이 각 급 학교에 하달한 공문 내용이 뒤늦게 인터넷에 소개되면서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이었다.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바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 사회의 분위기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국민들의 언론의 자유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아직 이를 허용할 만한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사회의 안정이라는 구실로 아직도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사건이 언론을 통해 크게 확대되면서 공론의 장이 형성되는 사례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틸로 자라친의 책 독일이 자멸하고 있다는 베스트셀러 1위로 오르며 찍어내자마자 품절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라친은 이 책으로 인한 안팎의 압력으로 독일연방은행 이사 직책을 내놓아야 했다. 문제의 책은 무슬림 이주민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는 이미 작년 10월 한 잡지를 통해 “이 나라의 사회복지에 의지해 살면서 이 나라를 부정하고 아이들 교육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히잡(Hijab)1) 착용 소녀들을 생산해내는 이들을 인정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표명해 거센 논쟁에 휘말린 바 있다. 이번에 출간된 책에서 그는 이러한 자신의 주장을 각종 통계로 뒷받침했다. 자라친은 책을 통해 무슬림계 이주민들의 통합에 대한 무의지와 무능력을 지적하면서 높은 출산율로 독일을 점령할 것이므로 이슬람계 이주민관련 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그가 독일에서 특히 민감한 ‘유전자’를 운운한 것이 불타는 논쟁에 기름 부은 격이 되었다. 자라친은 벨트 암 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인종주의자가 아니라고 밝히면서도 “바스크족이나 유태인이 고유한 유전자를 갖고 있듯 각 민족들이 고유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슬림 이주민 자녀들이 베트남이나 인도계의 다른 이주민들에 비해 학교 성적에서 저조한 것을 예로 들어 지능은 50?80% 정도 유전이라며, 무슬림 이주민들이 유전적으로 아이큐가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무슬림 이주민들은 교육열도 지능도 낮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주장에 대해 유력 주간 차이트에서 요오크 돌만은 “이주민 학부형이교육열이 모자라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다. 최근의 만하임 대학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비슷한 학업성적과 가정환경을 가진 독일 학생과 터키 출신 학생을 두고 비교하면 터키 출신 초등학생이 더 나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자라친의 주장을 반박했다.[PART VIEW] 자라친 논쟁으로 독일 내에 이주민 통합 논쟁과 더불어 이주민 교육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그중 이주민 출신의 교사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담라 센(29)은 이주민 출신이지만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교사가 되었다. 그녀가 인문계 학교로 진학하려고 했을 때 담임교사는 이를 말렸다. 인문계 학교에 가도 부모님의 지원이 부족해서 따라가기 힘들 거라는 이유에서였다. 센의 부모님은 1960?1970년대에 독일로 온 이주 노동자인데 아버지는 독일어를 잘했지만 노동으로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어머니는 가정주부였지만 독일어를 거의 못해 집에서는 터키어만 사용했다. 센은 담임선생님의 반대에도 인문계 학교로 진학해 대학에서 교사과정을 전공하고 프랑크푸르트 김나지움에서 역사와 독일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것은 물론 드문 사례다. 최근 독일 내무부장관 토마스 드미지에는 이주 배경을 가진 교사 양성을 위한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다른 문화의 전통에 익숙한 이들이 교육에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정치가와 전문가들은 이주민 출신 교사를 더 많이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2007년 독일 연방정부의 국민 통합계획서엔 “다문화적인 능력과 수업의 질은 이주민 출신 교사들로 개선될 수 있다”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열악하다. 현재 독일에 이주민 출신으로 대학에서 교사과정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의 비율은 6%에 불과하다. 이 문제를 인식하고 이주민 출신 교사 양성 지원에 힘쓰고 있는 지방 정부는 함부르크시다. 시 교육부는 이주민 통합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데 얼마 전 함부르크 시 교육청은 터키출신과 아랍계열 출신의 교사를 채용했다. 이들은 앞으로 함부르크 이주민 출신 교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꾸릴 예정이다.
60대 이상 노인 35.5%, 초등학생 6.2%가 척추측만증 고려대 구로병원 서승우 교수와 안산병원 홍재영 교수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노인 1347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35.5%가 척추측만증으로 나타났다. 특히 척추가 10°도 이상 휘어져 있는 척추측만증 노인들의 허리 통증은 약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척추측만증은 비단 노인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초등학생들 역시 2000년 1.7%에 불과하던 척추측만증 유병율이 2008년에는 6.17%로 나타나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남학생들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척추측만증으로 밝혀졌으며, 그 비율은 2배가 넘는다. 어렸을 때 척추측만증에 걸린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는 허리 통증, 골반 통증 등 다양한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깨 · 골반 높이가 다르거나 엉덩이가 튀어나왔다면 척추측만증 의심해야 척추측만증은 전 인구의 2~3% 정도에서 나타나고 종류도 다양한데 전체의 8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가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다. 그 외에도 태아기 때 비정상적인 모양의 척추가 생겨 척추가 휘어지는 선천성 척추 측만증, 소아마비나 뇌성마비 등의 신경질환이나 근이영양증 등의 근육질환으로 인해 척추 양쪽의 균형이 맞지 않아 척추가 휘어지는 신경 근육성 측만증, 신경 섬유종이나 그 외의 종양, 감염, 대사성 질환, 관절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측만증 등이 있다. 등이 옆으로 구부러지거나 어깨나 골반의 높이가 달라지고 옆으로 구부러지며 한쪽 가슴이나 엉덩이가 튀어나왔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야 한다. 또 휘어진 각도가 심한 경우에는 갈비뼈가 골반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성인이 된 이후에는 척추 관절의 퇴행성관절염에 의한 요통이 나타날 수 있다. 만곡각도가 20° 이하일 땐, 운동 등으로 교정 가능 척추측만증은 보통 몸통의 휘어짐 여부를 판단하는 등심대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지만, 정확한 척추의 이상 유무는 X-ray를 찍어서 확인해야 한다. [PART VIEW] 측만증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고, 심한 만곡인 경우 변형을 교정하고 유지시켜 신체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측만증의 치료는 크게 정기적인 관찰, 보조기 착용, 수술의 3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척추의 휘어진 각도, 즉 만곡각도가 20° 이하로 휘어졌을 때는 운동을 하면서 3~6개월마다 진찰받고, 유연성을 유지해 주면 교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척추 측만도가 40~50°를 넘으면 성장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휘어짐이 50°가 넘어 심장이나 폐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면 수술이 필요하다. 특히, 50° 이상 과도하게 휘어진 경우에는 성장이 끝나고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허리가 휠 수 있으므로 수술을 받아 휘어진 척추를 교정해야 한다. 칼슘섭취, 근육 운동이 예방에 도움돼 보통 앉는 자세가 나쁘면 척추측만증이 걸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앉는 자세가 바르지 않은 아이들은 이미 척추 측만증이 있기 때문에 바른 자세를 취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이를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척추측만증 자체가 성장을 방해하지는 않지만 휘어진 정도에 따라 키가 작아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한편, 가방을 한쪽으로 메는 것은 신체의 한 부위에 과도하게 압력을 주거나 올바르지 못한 자세를 만들 수 있지만 직접적인 척추측만증의 원인은 아니다. 청소년기에는 칼슘이 부족해서 허리가 휘는 경우는 없지만 60대 이상인 경우, 혹은 갱년기를 지난 여성의 경우는 골밀도의 급격한 감소로 척추측만증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칼슘섭취 뿐만 아니라 척추측만증을 예방하기 위한 근육 강화 운동과 올바른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홍재영 교수
우리 몸에는 대칭되는 혈자리가 아주 많습니다. 음릉천과 그 반대쪽에 있는 양릉천도 그런 혈자리입니다. 이 두 혈자리는 대칭적인 위치에 있는데 각각 소퇴부의 안과 밖에 있습니다. 안쪽은 음, 바깥쪽은 양에 해당됩니다. 이 두 개의 혈자리는 모두 합혈인데 합혈은 경락에서 맥기(脈氣)가 모이는 곳으로 기혈이 풍부한 곳입니다. 중국 베이징 명십삼릉(明十三陵) 근처에는 커다란 저수지가 있는데 릉천은 이 왕릉 근처의 저수지를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음릉천은 경골(정강이뼈) 내측의 함몰된 곳에 있는데 ‘릉’은 높은 곳에 솟아있는 산등성이이나 언덕과 같고 ‘천’은 함몰된 곳에 있어 마치 물을 많이 담고 있는 저수지와 같습니다. 음릉천은 우리 몸에서 다리의 큰 저수지로 기혈을 풍족하게 저장하고 있습니다. 기혈 저장해 다리의 저수지 역할 해 음릉천은 소퇴부, 즉 무릎을 구부린 뒤 무릎 안쪽에서 아래쪽으로 2촌 떨어진 곳에 있으며 기혈을 깊이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을 자극하면 부기가 가라앉습니다. 발의 부종에 특히 좋습니다. 하루에 3?5분 정도 엄지로 눌러주시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출근하면 하루 종일 앉아서 업무를 보거나 몇 시간씩 서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리를 움직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퇴근 시간이면 발이 부어서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하루 종일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시는 선생님에게 좋은 혈자리입니다. 쇼핑을 좋아하는 여성분들도 쇼핑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발이 부어서 신발을 신고 있기도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또 앉을 때 습관적으로 발을 꼬아서 다리에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이때는 종아리와 함께 음릉천을 안마해서 근육을 풀어 주시면 더욱 좋습니다. 종아리와 음릉천 함께 안마해주면 좋아 다리를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두면 기혈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부종이 발생합니다. 이럴 때도 매일 음릉천을 3?5분 정도 안마해서 기혈이 순리대로 움직이게 해주면 문제가 쉽게 해결됩니다. 이외에도 매일 같은 자세를 취해야 하는 분들은 가급적이면 일을 할 때 자세를 바꾸어 주시는 게 좋습니다. 두 시간에 한 번쯤은 반드시 고정된 자세를 바꾸어 주십시오. 앉아서 일하시는 분들은 두 시간 일한 뒤 몇 분간은 일어서서 움직여 주시는 것이 좋고 서서 일하시는 분들은 휴식시간을 내서 앉아서 쉬면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다리에 기혈이 돌아서 완충할 기회를 줘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 몸의 기혈순환에도 도움이 돼 몸이 경직되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노후, 돈 문제 생각만큼 심각하진 않아 장수는 인류의 오랜 소망이었음에도 상담을 하다 보면 오래 사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하며 수명이 늘어났다는 이야기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는 돈에 대한 걱정이 깔려있다. 오래오래 행복하게만 살 수 있다면 오래 사는 것을 싫어할 이유가 없다. 결국, 오래 사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이 아니라 돈 없는 노후가 두려운 것이다. 이런 불안의 배경에는 금융회사의 공포마케팅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후에 자장면만 먹고 살아도 최소 10억 원은 필요하다는 식의 이야기가 횡횡한데, 10억 원은커녕 빚 갚기도 버거운 현실을 보면 노후가 공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버는 돈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재테크로 대박을 챙겨야 한다는 투자강박증까지 생긴다. 하지만 노후 돈 문제는 조금만 따져보면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특히 교사는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다른 직업에 비해 직업수명 자체도 길 뿐만 아니라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액 또한 적지 않다. 노후에 수억 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기죽지 말고 자신이 노후에 얼마나 필요할지부터 따져보자. 퇴직하자마자 바로 수억 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막연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금 가계 지출에서 자녀가 쓰는 지출을 모두 제외하고 순수하게 부부가 쓰는 돈이 얼마인지 따져보면, 아마 대부분이 자녀와 관련돼 있을 것이다. 부부 둘이서 밥만 먹고 사는 데는 그다지 큰돈이 필요하지 않다. 다음으로 자신의 퇴직 후 연금 예상수령액을 확인해보자. 조금 빠듯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두 부부가 밥을 굶어야 할 정도로 야박한 금액은 아닐 것이다. 지금부터 약간의 저축만 꾸준히 해도 따뜻한 밥은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 이처럼 조금만 냉정하게 따져본다면 적어도 교사들에게 있어 노후 돈 문제는 그다지 크지 않다. 100세 시대, 60세 퇴직 후 남은 반평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자 평균수명이 해마다 0.4세가량 늘어나는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수명 100세 시대도 머지않았다. 100세 시대에는 60세에 퇴직을 해도 40년이라는 시간이 남는다. 많은 사람들이 퇴직 후 일 안 하고 놀면서 사는 것을 꿈꾸지만 조금만 잘 따져보면 그 생각은 금세 바뀌게 된다. 상담 중에 노후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으면 ‘여행’이라는 답을 자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40년 동안의 여행은 너무 길다. 여행을 다니는 것도 1년에 한두 번이고, 결국 대부분의 시간은 집에서 보낼 것이다. [PART VIEW] 수명이 짧았던 시기에는 퇴직 후 생존기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여생을 삶을 정리하면서 보냈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 노후는 반평생이다. 40년이면 유치원부터 다시 다니면서 뭘 해도 할 수 있는 기간이다. 사람에게는 소유욕과 존재욕이 동시에 존재하는데 진정 행복해지길 원한다면 소유욕이 아닌 존재욕을 추구해야 한다. 사람의 본질 상 많이 가지는 것보다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때 행복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사회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소유욕을 채우고자 허겁지겁 살아가고 있다. 노후문제 역시 삶의 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돈의 문제로 접근하다 보니 아무리 준비해도 불안하다. 적지 않은 돈을 벌어 잘 쓰고 잘 모으고 있음에도 정작 존재욕을 채우지 못하기에 계속 갈증을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진정 좋아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자신의 존재욕을 채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요즘 같은 청년실업, 조기 퇴직시대에 노후에도 일을 하는 ‘앙코르 커리어’가 가능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10억 원을 만들기 위해 빚까지 내서 재테크를 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현실적인 이야기다. 마크 프리드먼은 여론 조사를 통해 미국에서 노인 근로자들은 이미 ‘앙코르 커리어’를 훌륭히 수행해내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자녀들이 이미 경제적으로 독립한 노후에는 경쟁이 치열한 고소득 직업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 금융회사에서 노후 자금으로 이야기하는 몇억 원도 매월 생활자금으로 쪼개 환산해 보면 100만 원 수준밖에 안 된다. 매월 필요한 돈을 한꺼번에 쌓아놓고 매월 조금씩 꺼내 쓰라는 그들의 조언은, 속을 잘 들여다보면 황당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고령화 시대를 앞둔 지금, 일하지 않는 미래에 저당 잡혀 아슬아슬한 재테크, 그리고 과도한 보험료에 시달리는 현실과 일하는 자유를 위한 희망의 노후 준비, 어떤 선택이 현명한 것일까? | joy2joy@hanmail.net
이지영 | 경남 사천 문선초 교사 교직에 입문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주의가 산만한 아이와 교실에 앉아 있어도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멍하니 다른 곳을 바라보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런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황영란 | 경남 사천 문선초 수석교사 예전에 비해 요즘은 주의가 산만한 아이가 참 많습니다. 새롭고 흥미롭지 않은 일상적인 일에는 좀처럼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것은 요즘 아이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교육학자들은 만 6세까지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수동적이고 새로운 일을 기피하고 집중력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아이의 체력을 살펴보세요. 지구력과 뱃심이 없는 아이들은 등을 곧게 펴고 앉을 수 있는 시간이 채 5분도 되지 않습니다. 등을 곧게 펴고 책상에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있도록 연단(鍊丹)1)과 단전치기로 체력을 키워주면 아이들의 지구력과 뱃심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음악을 틀어놓고 아이들과 마주 서서 구령을 붙여가며 매일 10분간 신나게 단전을 두드리면 아이들과 소통에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거나 좋아하는 과목으로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해주고 작은 성취에도 따뜻한 마음과 손길로 칭찬해주세요. 놀이도 또 다른 공부이므로 신나게 놀 때도 잘 논다고 칭찬해주어야 합니다. 컴퓨터게임에 빠진 정도가 심각하다면 아이의 부모님과 의논해 마음껏 하게 두고 게임하는 것을 눈여겨보다가 잘하면 칭찬도 해주세요. 정말 아이가 지칠 줄 모르고 즐긴다면 그것으로 적성을 개발해 주면 되고 그렇지 않은 아이는 스스로 거기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무엇이든지 잘하는 것을 마음껏 하며 성취감을 맛보게 해주고, 그 힘으로 다른 것도 도전해 보려는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PART VIEW] 수업 방법이 효율적인지 돌아보세요. 초등학생이라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체계적인 공부 방법이 필요합니다.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수업을 시작할 때 그 시간 안에 배울 내용을 전체적으로 훑어보는 예습활동을 해야 합니다. 길을 떠나기 전에 자동차 내비게이션에 도착 장소를 입력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그리고 학습정리 시간에 배운 내용을 5분간 영상으로 떠올리며 핵심을 정리하도록 하면 오랫동안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수업 내용을 이해 못 한 채 넘어가는 학생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수업은 했지만 학습 내용을 받아들이지 못한 아이들이 없는지 반드시 살펴야 합니다.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 누적되면 학습에 흥미를 잃으면서 집중력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내심을 갖고 그런 아이들을 수준에 맞게 친절하고 꼼꼼하게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교사가 이런 노력을 보이면 아이들 스스로도 그만큼 집중력을 키워갑니다. 학습량이 아이에게 적절한지 살펴보세요.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능력에 맞게 목표를 잡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나 교사가 도와야 합니다.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갖고 처음에는 아이가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을 만큼 짧은 시간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가고, 아이 스스로 조금씩 학습량을 늘려가도록 주위에서 격려한다면, 꿈을 키워가는 기쁨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성적 스트레스를 덜어주어야 합니다.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평가 목표가 아닌 학습 목표를 기준으로 아이에게 다가가도록 부모님을 설득해야 합니다. 틀린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우선 맞은 문제를 칭찬해야 합니다. 틀린 것은 왜 틀렸는지 살펴보고 그것을 바르게 알아가는 것이 공부라는 생각을 하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교사가 그런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더 친숙하게 지내려 노력하고 문제점을 문제점으로만 보지 않고 개성으로 이해한다면 많은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은 뚜껑이 닫혀 있는 대광주리에는 게가 가득 들어 있고, 열려 있는 대광주리에는 게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곁으로 갔다. 그런데 뚜껑이 열려 있는 대광주리에는 예상과는 달리 엄청나게 많은 게가 가득 담겨 있고, 뚜껑을 덮어 놓은 대광주리 안에는 게가 고작 한 마리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노인에게 물었다. “어르신 게가 한 마리밖에 없는 이 대광주리는 왜 뚜껑을 닫아 놓고 게가 가득 담긴 저 대광주리는 뚜껑을 왜 열어 놓았나요?” 그 노인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 대광주리는 보다시피 다른 광주리와 달리 입구가 좁고 바닥이 넓지 않은가? 그래서 한 마리일 때는 이놈이 아무 거리낌도 없이 광주리 입구로 기어 나와 여유롭게 도망칠 수 있지만, 두 마리 이상이면 여러 마리가 동시에 입구로 몰려들어 빠져나갈 공간이 생기지 않는다네. 즉, 서로 먼저 도망치기 위해 밀고 당기고 하느라고 결국에는 어느 한 놈도 도망가지 못하고 말지.” 이는 경쟁의 폐해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사람들도 어떤 문제가 안고 있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의미를 파악해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지혜를 찾지 못한 채, 오로지 상대를 이기는 것에만 골몰하다가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승리에 집착해 서로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목숨까지 거는 어리석음에 빠지기도 한다. [PART VIEW] 우리는 상대에 대한 이해나 배려 없이 자신의 주장이 최선이라며 서로 다투는 모습을 너무 자주 봐 왔다. 의회에서의 팽팽한 여야의 대립이 그렇고, 노동현장의 노사대립이 또한 그러하다. 지역 간 계층 간의 대립과 갈등, 진보와 보수의 대립과 갈등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데 거기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심각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대립과 갈등의 원인은 모두 한결같이 어느 일면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 일방적 주장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로 접근하면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멋진 방안을 찾아낼 수 있음에도 편향된 주관적 확신을 맹신하면서 필요 이상의 대립과 갈등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협력을 통한 윈윈(Win-win) 원칙을 놓치고 있다. 서로 마음을 열고 조금만 대화하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서로 통하게 되는 평범한 삶의 원리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닫혀 있는 우리의 속 좁음을 따끔하게 지적한 심리학자 칼 융의 ‘나와 우리가 만나야 완전한 내가 된다’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다양성’ 요즘 교육의 화두 중 학력신장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자주 입에 오르는 것이 바로 다양성입니다. 좋은 성적으로 명문대에 진학하고 고시에 합격해 고급 전문직을 갖는 것이 여전히 각광 받고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인재들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직업에 대한 가치관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예로 김연아나 박태환처럼 세계적 수준의 명성을 얻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이 자주 언급되지만,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 주변의 좀 더 평범한(?) 젊은이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1인 회사를 설립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젊은 개발자들과 대학로, 홍대 등지의 소규모 공연장에서 조금씩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뮤지션과 배우들, 고소득 작물을 개발해 농촌에 신선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젊은 농업인들….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우리나라가 고성장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시스템으로 전환해나가는 데 있어 누구 못지않은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조선 사회에 활력 불어넣은 ‘명물’들 몇몇 양반들에 의해 나라가 좌지우지된 것 같은 조선 시대에도 변화와 활력의 이면에는 소시민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비주류 사회에서 자기 혼자 힘으로 무언가를 일구어낸 자수성가형 또는 자신만의 독특한 삶을 영위한 이른바 ‘명물’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들은 주로 도회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매체나 통신망이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그 시절에도 숱한 화제를 뿌리고 다닙니다. 물론 이들의 모습이 늘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일반 백성은 물론, 양반 사이에까지 널리 입에 오르내리며 활력소가 됐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성균관대 한문학과 안대회 교수가 쓴 조선을 사로잡은 꾼들은 조선 후기 문인인 조수삼의 추재기이(秋齋紀異)를 바탕으로 이런 18세기 조선의 명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성대모사의 달인 박뱁새, 만능 엔터테이너 광대 달문, 쉰이 넘은 나이에도 온 세상 남자가 다 내 남편이라며 화장하고 떡을 파는 노처녀 삼월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노비 신분으로 양반을 가르쳐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예도 있는데, 성균관이 있는 반촌(泮村) 송동(宋洞)에 서당을 차린 정학수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송동은 원래 효종 때의 정승이자 대유학자인 송시열이 살던 곳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곳인데, 남인 출신 시인인 신광하가 송동의 이름을 장학수의 성을 따서 정곡(鄭谷)으로 바꿔야 한다는 시를 썼다가 노론으로부터 축출당했을 정도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사설학원의 최고 스타강사쯤에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제까지 정학수가 그 서당을 운영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후 정학수의 서당은 수차례 주인이 바뀌다가 1925년에 보성고가 세워졌고, 보성고가 방이동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서울과학고가 설립됐으니 참 오랫동안 명문 교육기관의 부지로 이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직업의 탄생, 재편되는 신분구조 등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는 조선 후기 사회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 사회와 많은 면에서 닮아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기로에 놓이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혼돈에 빠지기 쉽지만, 어떤 이들은 이를 좋은 기회로 삼아 힘차게 도약해나가기도 합니다. 이런 차이가 빚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바로 ‘용기’나 ‘강단’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시대에 맞지 않는 기존 관념에 별 생각 없이 순순히 따르기만 했다면, 이렇게 후대까지 이름을 남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졸업을 앞둔 많은 학생들이 진로를 선택하는 계절입니다. 모두가 ‘용기’와 ‘강단’을 갖고 힘찬 한발을 내딛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중민 jmkang@kfta.or.kr 괴짜생태학 (브라이언 클레그 저. 웅진지식하우스) 별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환경지식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합리적인 환경운동의 길을 제시하는 책.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오늘, 많은 사람들은 환경보호의 당위성을 인정하며 별 의심 없이 여러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많은 환경운동이 오히려 더 큰 비효율을 가져올 뿐 아니라 오히려 환경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며 여러 가지 사례를 제시하고, 사안에 따라 꼼꼼히 따져 선택해야 함을 강조한다. 완벽의 추구 (탈 벤 샤하르 저, 위즈덤하우스) 하버드대 긍정심리학 교수인 탈 벤 샤하르가 쓴 행복론. 저자는 많은 현대인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완벽을 추구하는 데 따른 스트레스에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완벽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를 버리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 것을 주장한다. 그는 이를 ‘최적주의’라 부르고 실제 자신이 이러한 삶을 추구함으로써 얻게 된 행복한 삶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세계의 자연 (필립 클락 등 저. 다른세상) 초등학생을 위해 화려한 일러스트와 사진으로 세계 800여 종의 동식물을 소개했다. 하늘, 숲, 꽃밭, 바닷가, 정원 등 동식물의 서식지에 따라 구성돼 있다. 단순히 많은 동식물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에 얽힌 신화와 전설, 그리고 자연현상 속에 담긴 과학원리 등을 알려주고, 직접 자연의 친구들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 등도 함께 해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쓰여 있어 저학년이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이동미 저. 그리고책) 여행작가 이동미가 쓴 가족여행 이야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아이들과 함께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자연과 만나는 건강 나들이,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을 박물관, 공부에 도움이 되는 교과서 여행, 아이들과 가기 좋은 체험여행 등으로 구성돼있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교통정보, 여행비용, 숙소 등을 사진을 곁들여 아주 자세히 소개했다. [PART VIEW]
독서는 언제나 힘이 세다 현재 우리의 교육은 급변하고 있다. 과거에도 정체되어 있지는 않았다. 60년의 기간 동안 9차례의 교육과정을 거치며 교육의 내용과 방법의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어떤 모습으로 제도가 바뀌더라도 학교 현장에서의 초점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교과목의 체계와 운영에는 큰 변화가 생기지만 늘 힘을 갖는 교육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독서’이다. 과거의 독서는 절대적인 정보 획득의 통로였다. 스승이나 선배로부터 전수받거나 직접 경험하는 방법 이외에는 책이 유일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정전(正傳)을 통해 수천 년에 걸쳐 내려오는 삶의 가치를 전수받고 다음 세대에 책을 통해 전달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도 얼마나 많은 책을 깊이 읽었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척도였다. 위인들의 삶을 살펴보면 언제나 책이 함께 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수불석권(手不釋卷)의 자세로 늘 책과 함께 해왔다. 오늘날 우리에게 독서는 여전히 강력한 힘의 원천이 된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그들 역시 창조적인 자신들의 역량을 책에서 찾고 있다. 독서를 통해 지식의 수용뿐만 아니라 창의력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된다. 현재 교육에서 추구하는 학력과 창의력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독서인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의 독서는 지금과 매우 다른 형태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 삶에 자리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 내용을 만들고 읽는 주체는 사람이다. 읽고 쓰는 모습이 바뀌더라도 독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독서는 우리 삶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고, 현재에도 큰 힘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환경 변화가 있더라도 중요성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책을 멀리하는 아이들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학교 현장에서 지도하기는 쉽지 않다. 책 읽는 활동 자체를 힘들어하는 아이들, 만화책에만 집중하는 아이들, 의미 구성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아무리 좋은 책을 가지고 와서 최신의 독서 지도 방법을 동원해도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독서교육에 대한 논의에 앞서 아이들의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2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어떤 매체를 선호하는지, 책을 읽는다면 그 양은 얼마인지, 어떤 종류인지를 물었다.[PART VIEW] 그림 1의 결과와 같이 컴퓨터에 대한 선호도가 절반을 넘는다.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합치면 전자 매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넘고 책에 대한 선호도는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멀티미디어 환경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전통적인 방식의 활자화된 텍스트는 따분한 존재로 인식된다. 책을 읽는 경우 주로 판타지소설과 만화책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깊이 있는 사고를 요구하는 독서보다는 쉽고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는 도서를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학생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 원인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다른 매체에 비해 흥미가 떨어진다. 둘째, 독서 방법을 알지 못한다. 셋째, 독서의 대상을 설정하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독서는 교육되어야 하는 것인가? 독서는 문해 능력이 생기기 이전부터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독서를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행동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책을 주면 알아서 읽는 것으로 생각해 학교 현장에서도 독서 시간이라고 하면 각자 읽을 책을 준비해오고 정숙을 유지하는 시간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가장 이상적인 독서의 모습은 자기 스스로 독서를 생활화해 삶 속에서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에서의 독서는 분명히 교육될 수 있고, 교육되어야 하는 대상이다. 광범위한 독서 교육의 요소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무엇을 읽을 것인가 아이들에게 독서 지도를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이다. 좋은 책은 넘쳐나지만 막상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각자 다른 능력과 관심을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 개별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인문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은 아이들에게 과학 분야의 책을 제공하면 독서 자체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흥미를 잃게 된다. 그렇다면 개인의 성향에 따라 도서를 제공하는 것이 최선일까? 자신의 관심과 다른 분야의 책도 읽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모든 분야의 책을 두루 읽어야 한다. 폭넓은 독서를 통해 교양을 쌓아 다른 분야의 장점과의 통섭(Consilience) 과정을 거쳐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분야의 책을 안내할 때 유의할 점은 바로 수준의 문제이다. 단순히 교과목별로 수준을 나누어 나열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은 아이들을 고려한 독서지도 방법이 아니다. 보다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아이들의 성향과 수준, 관심 등을 반영해 어떤 책을 읽게 할 것인가를 안내해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교육의 차원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 독서의 방법은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며 목적과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정독, 통독, 묵독, 속독 등 흔히 알고 있는 독서 방법 외에도 구성주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어 제시되고 있다. 한 권의 책을 오롯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독서 방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각 책마다 정해진 독서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일까? 같은 책을 읽더라도 목적에 따라 읽는 방법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한 편의 소설을 취미로 읽을 때와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읽을 때는 확연히 다른 방법이 적용된다. 취미로 읽는 경우 통독으로 대강의 줄거리를 파악한다. 하지만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경우에는 주제, 구성, 문체 등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며 읽어야 한다. 독서의 방법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서도 각기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 집중력의 차이, 관련 배경지식, 동기 등의 차이에 따라 적합한 독서 방법을 찾아줄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독서 방법을 소개하고 아이들로 하여금 독서활동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독후 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 독서 과정에서 아이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독후활동이다. 성인들도 어린 시절 독후감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난 느낌을 솔직히 적으면 된다고 이야기하지만 독후감을 써야한다는 사실은 큰 부담이다. 이러한 부담을 주지 말고 읽는 활동만으로 끝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독후 활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무리 정확히 책을 읽는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의 한계에 의해 망각되게 마련이다. 인지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장기기억으로 전이되게 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적합한 독후활동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독후활동은 앞서 제시한 두 질문의 답처럼 아이들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해 제시되어야 한다. 특히 표현과 관련된 영역이므로 보다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상의 세 질문에 대한 답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독서 활동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이다. 자연적으로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교육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대상임을 알 수 있다. 새롭게 요구되는 독서 지금까지의 독서 활동은 결과의 측면에서 추상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감명 깊게 읽은 무엇이었는가?’, ‘당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읽은 책은 무엇인가?’ 정도의 질문을 면접이나 서면 평가에서 활용했던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독서는 새로운 요구를 받고 있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확대, 고교의 자기주도적 학습 전형 신설 등의 맥락에서 독서는 정량화된 과정과 결과를 요구받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실제 수행하는 학생이나 지도하는 교사 입장에서 낯설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독서에 대한 객관적 요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고 선제적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창의 · 인성 교육의 강조에 따라 아이들의 각종 활동을 학령기 전체에 누적해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창의적 체험 활동 프로그램이 2010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특별활동, 진로, 봉사, 독서 활동의 영역에 대해 활동 내용과 소감을 종합적으로 기록하고 교사의 평가가 더해지는 방식으로 아이들의 학교 활동의 제요소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한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독서에 대한 영역은 창의적 체험 활동 중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여기에서의 독서 활동 기록은 다른 영역의 활동들과 관련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원하는 진로와 관련된 독서가 이루어져야 하며 봉사, 특별활동과도 연결점을 찾을 수 있게 기록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은 현재 교과부 주도로 도입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DLS와 연동된 체계이다. 위에서 언급한 창의적 체험학습과 유사한 방식이지만 독서만을 독립적으로 기록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갖는다. 양적으로 다양한 독서 결과를 누적해 풍부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개인의 독서 이력을 확인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책을 읽고 기록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신뢰성의 문제를 갖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현재 개발 진행 중인 인천의 독서성취도 시스템은 온라인상에서 읽은 책을 객관적인 방법으로 평가받고 인증받는 방식이어서 기대를 얻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고 적용이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소개하도록 하겠다. 학생생활기록부에서 독서는 작년까지 고등학교 수준에서만 기록하게 되어 있었다. 2010년 현재 중학교 학생들까지 독서 기록이 확대되어 있는 상황이다. 단계적으로 초등학교까지 확대될 예정인 독서 활동 기록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담임교사가 입력하게 되는 학생활동으로서의 독서와 교과 담당교사에 해당하는 교과별 독서 영역으로 나누어지는데 고등학교의 경우 어느 정도 정착된 상황이지만 중학교의 경우 명확한 기준과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적지 않은 혼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록과 동시에 생활기록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할 부분이다. 어떤 독서 활동을 기록해야 하고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하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안내가 필요하다. 상급학교 진학에서 포트폴리오가 아이들의 활동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로 쓰일 수 있다는 현실적 요구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아이들의 활동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다소 비교육적이라는 문제제기가 있지만 유의미한 활동을 기록하고 관리함으로써 일종의 자기 역사 관리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가능하다. 포트폴리오에서 독서의 비중은 크다. 책을 읽고 자기 나름대로의 활동 결과를 누적해 정리하는 과정으로 구체적인 수상실적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광범위하고 많은 독서 활동에 의미 있게 정리해나가는 지속적인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독서 매체의 변화는 교육 환경의 변화와 직결된다. 여기에서는 독서의 새로운 변화를 간략히 제시하고 교육적 활용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파급력이 큰 블로그 블로그 또는 웹로그라 불리우는 용어는 Web과 Log(기록)의 합성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남기는 것으로 생산 방식은 폐쇄적이지만 읽고 참여하는 데는 개방성이 있어 파급력이 매우 크다. 텍스트뿐 아니라 음악, 사진, 동영상을 쉽게 탑재할 수 있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특히 미니홈페이지 형태로 발전함에 따라 아이들의 빼놓을 수 없는 문화로 자리하게 되었다.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노출시키고 친구들과 친밀도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블로그의 주요 항목에는 ‘게시판’이 있다. 블로거의 관심사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형태로 독서 활동의 결과물을 올림으로써 독서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블로그의 기본 속성이 관심의 공유와 공감에 있는 만큼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책을 읽고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감명 깊은 부분과 평을 올린다. 이를 읽고 댓글 형식으로 공감하고 마음에 드는 내용은 자신의 블로그로 옮기는 활동을 통해 확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 아이들과 블로그를 공유해 게시판에 책에 대한 안내를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가장 주목받는 트위터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인터넷 매체이다. ‘트위터’라는 말은 ‘새가 지저귄다’는 의미인데 단문 위주의 블로그로 이해할 수 있다. 블로그에서의 표현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지극히 폐쇄적 성격을 갖는다. 그러므로 진지하고 사색적인 글이 나오기 쉽다. 하지만 트위터는 불특정 다수와 대화하듯이 단문 위주로 소통이 이루어진다. 스마트폰이나 PDA 등 휴대기기를 통해서 쉽게 접근이 가능해 이슈에 대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신속성과 정보 개방성의 매력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독서 후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올리면 즉각적으로 같은 책을 읽은 다른 독자들의 평이 추가되고 대화하듯이 소통할 수 있게 된다. 교실이라는 제한된 범위를 넘어서 자신이 읽은 작품을 다른 이와 함께 소통하며 나누고 인식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듣는 독서’ 오디오북 초기의 ‘듣는 책’은 특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기술의 발달과 음향기기의 진보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오디오북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외국어 영역의 도서에 대한 오디오북의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영상 · 음향 매체에 익숙해져 텍스트로 이루어진 도서를 읽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오디오북은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듣기의 과정은 영상을 통한 시각적 인식보다 창조적 구성의 과정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교육적으로 유효한 가치를 갖는다. 오디오북 전체를 들려주는 것도 효과가 있지만 수업 시간에 일부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침 시간의 일부를 활용해 시리즈 식으로 들려줌으로써 독서의 양을 늘려가는 방법도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화두,애플리케이션 스마트폰을 통해 운용되는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것으로 줄여서 ‘앱’이라고도 한다. 현재 스마트폰은 통신 시장의 중심에 있으며 8월 조사 기준(경향일보 2010. 8. 2) 직장인의 41.6%가 사용하고 있다. 가격 하락과 기술 개발에 따라 스마트폰의 수요는 학생들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애플리케이션 시장도 교육, 문화 영역의 프로그램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현재 공급되고 있는 앱 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스마트폰을 통해 책을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첨단 멀티미디어 기기에서 구현되는 환경이지만 기존의 텍스트 중심의 책 읽기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 수준에 맞는 다양한 앱을 만들어 공급한다면 언제 어디서나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줄 수 있다. 또한 웹과 연동된 체제로 모르는 내용을 하이퍼리딩 방식으로 연결해 입체적인 독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강점을 갖는다. 지금까지 독서의 중요성,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보고 현실적으로 학교에서 요구되는 독서에 대한 기대와 변화하는 독서 매체 환경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자명한 사실은 ‘현재에도 독서는 중요하며, 학교에서 교육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연재를 통해 학교현장에서 실제 적용했던 결과를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독서 방법에 대해 소개하도록 할 것이다. 모쪼록 지면 내에서 이루어지는 범박한 내용들이 학교 현장의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열정과 비판을 통해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panda0324@naver.com
전화위복을 활용한 문제 해결 트리즈에서 전화위복(Convert harm into benefit)이란 어떤 원인에 의해 나타난 결과가 해로운 것이지만 이 해로운 인자를 바람직한 효과를 얻기 위해 활용하거나, 하나의 해로운 인자를 다른 해로운 인자와 결합시켜서 제거하거나, 해로움이 사라질 때까지 해로운 작용의 정도를 더욱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전화위복과 관련된 기술적 모순은 문제의 조건을 잘못 이해했거나 방향을 잘못 설정하기 때문에 생긴다. 이상해결책이란 비용대비 효과가 무한대에 이르게 하는 해결책을 말하는 것으로, 비용이 거의 소요되지 않는 반면 그 효과는 거의 무한대에 가깝게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화위복’은 이상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세부적인 방법으로는 좋은 효과를 얻기 위해 어떤 원인에 의해서 발생된 해로운 요소를 이용하거나, 두 가지 유해한 요소를 결합해 그 둘을 제거하거나, 유해한 요소를 증가시켜 더 이상 유해하지 않게 하는 것 등이 있다. 그림1 염기성 액체와 산성 액체를 교대로 통과시켜 파이프 내부 청결을 유지한 예바람직한 효과를 얻기 위해 해로운 요소를 활용하기 염기성 액체가 파이프를 통과하면 파이프 내면에 침전물이 쌓인다. 한편, 산성 액체가 파이프를 통과하면 파이프 내부 표면이 부식된다. 같은 파이프에 염기성 액체와 산성 액체를 교대로 통과시킴으로써 염기성 액체에 의해서 쌓인 해로운 요소인 침전물을 산성 액체가 통과하면서 부식시켜 파이프 내부를 깨끗하게 유지시키는 바람직한 효과를 얻는다. 이러한 방법이 환경을 살리는 문제 해결이다. 하나의 유해한 요소를 다른 유해한 요소와 결합해 제거하기 소음은 시끄러워 불쾌감을 만드는 소리다. 이 소음은 불쾌감을 일으키는 수준을 넘어 심지어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또한 도서관 같은 곳에서의 소음은 집중력을 떨어뜨려 학습능력을 저하시킨다. 그러면 이러한 소음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백색소음기 방음벽이나 귀마개 등을 이용해 소음 차단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유해 요소인 소음을 이용해 소음을 없애는 방법도 있다. 백색소음기를 이용해 주변의 거슬리는 소음을 덮는 방법인데, 백색소음이란 여러 가지 주파수의 소리(소음)를 골고루 섞어놓은 것을 말한다. 자연의 바람 소리나 물소리, 빗소리 등도 여러 가지 주파수가 합쳐진 일종의 백색소음이다. 일반 소음 환경에서 불규칙한 주변 소음에 일정하며 연속적인 백색소음을 더해 줌으로써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해로움이 사라질 때까지 해로운 정도 증가시키기 얼굴에 초록색 얼룩이 있다면 그것을 보기 좋게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얼굴 피부에 선천적으로 생긴 해로운 요소인 붉은 반점이 사라질 때까지 붉은 색의 보색인 초록색 물감을 피부에 주입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해로움이 사라질 때까지 해로운 정도를 증가시키는 방법은 이러한 바로 이러한 원리다. 만일 이러한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할까? 다음 그림 2는 균일한 크기의 작은 쇠구슬을 분사하여 절삭가공을 하는 장비다. 가공될 물체 뒤에 분사된 쇠구슬을 막아 내는 나무판이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절삭공정이 계속 진행하다 보면 뒤에 있는 나무판이 손상돼 계속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어떻게 하면 나무판을 교체하지 않고 쇠구슬을 막아낼 수 있을까? 그림2 쇠구슬 분사방식 절삭가공 장비 [PART VIEW] 해결 방법으로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나무 대신 탄력이 좋은 고무판이나 스펀지를 대는 방법이다. 그러나 고무판이나 스펀지 역시 교체가 필요하고, 그 탄력에 의해 튕겨져 나가는 쇠구슬을 받아내는 장치의 설치 공간이 넓어져야 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하기 때문에 좋은 해결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손상부위 교체나 설치 공간의 확장 없이 쇠구슬의 피해를 없애는 방법은 없을까? 해로운 결과의 원인이 되는 쇠구슬을 나무판 대신 사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음 그림 3처럼 쇠구슬이 붙을 수 있도록 자석을 설치하고 구슬을 붙여놓자. 이렇게 하면 날아온 쇠구슬이 자석에 붙어 있는 쇠구슬에 부딪히게 해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일부 쇠구슬은 떨어져 나가고 새로운 쇠구슬이 붙으면서 자연스럽게 충돌에 의한 손상을 막아줄 것이다. 해로운 결과를 가져온 쇠구슬을 이용해 손상을 막아 주게 되었으므로 이상적인 해결책이 된 것이다. 이 방법에는 자기장을 이용해 쇠구슬 자체를 중간자로 사용하는 ‘매개물 원리’도 담겨 있다. 이러한 방법은 쓰레기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들이 나오지 않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림3 문제의 원인인 구슬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한 사례 이외에도 이렇게 ‘전화위복’의 사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산불을 맞불로 진화하는 방법이 있다. 불에 접근해 소화기로 끄거나 불털개 · 나뭇가지 등으로 불을 두들기거나 물이나 흙 등을 덮어 끄는 직접소화법은 불길이 강하고 연소 속도가 빠른 산불 진화에는 한계가 있다. 대신 불에서 멀리 떨어진 앞쪽에 넓은 폭으로 수목을 벌채해 방화선을 만들고, 그 일부 구간은 너비 약 50㎝ 정도의 표토를 파헤쳐 흙을 노출시킨다. 이렇게 하면 퍼지는 불길이 저지되거나 저지하지 못해도 그 세력이 약해지므로 직접소화를 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 풍향 · 지형 등을 감안해 불의 전방에 소화전을 설치하고 맞불을 질러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간접소화법이 사용된다. 환경에서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두 번째 사례로 전구의 사용도 있다. 전구는 전기 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이다. 하지만 전구는 전기 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모두 바꾸지 못하고 대부분은 열에너지로 방출하게 된다. 이렇게 낭비되는 열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가? 전구에서 어차피 낭비되는 열에너지를 활용하면서 빛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을 찾으면 될 것이다. 축사를 밝히는 데 전구를 사용하면 전구가 축사를 밝히면서 방출되는 열에너지로 축사를 따뜻하게 덥히는 온열 장치로 사용된다. 전구를 여러 개 사용하면 어느 정도의 열기만 있어도 골고루 퍼져 나가는 장점이 있다. 세 번째 사례로 관의 내벽 보호도 있다. 야금 공장에서 폐기물 관을 통해 방출하다 보면 딱딱한 껍질이 관 내벽에 생긴다. 이 껍질은 보통 수작업으로 제거해야 된다. 엔지니어들은 오랫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한편으로는 관을 통해 이송되는 폐기물의 날카로운 입자가 관의 내벽 금속을 긁어 관의 내벽이 과도하게 닳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문제를 해결하려고도 노력했다. 이렇게 각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이러한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공통의 단일 시스템으로 구성해 먼저, 관 라인에 재와 용재 슬러지를 펌프질해 보내 관 내부에 딱딱한 껍질을 형성시킨 다음, 석탄 폐기물 슬러지를 이송시켜 파이프를 청소한다. 이 사이클을 반복하면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바람직한 효과를 얻기 위해 해로운 요소를 활용한 것이다. 네 번째 사례로 전투기의 연료탱크 폭발 방지 방법이 있다. 전투기 연료탱크가 비어 있는 상태에서 휘발유 가스가 공기와 혼합될 때 휘발유의 폭발 가능성이 있다. 폭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연료탱크에 공기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탱크의 빈 공간에 불활성 기체를 채우면 불활성 기체를 공급하는 장치와 불활성 기체의 무게로 인해 전투기 무게가 증가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대신 전투기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탱크에 유입시켜 탱크에서 폭발 위험 혼합물의 형성을 방지하는 방법은 어떨까? 전투기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는 별도의 발생 장치가 필요 없고 보통의 공기보다 산소가 훨씬 적기 때문에 폭발 가능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폭발 방지’라는 바람직한 효과를 얻기 위해 ‘배기가스’라는 해로운 인자를 활용한 것이다. 다섯 번째 사례로 유전의 화재 진압이 있다. 유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끄기가 매우 어렵다. 물을 뿌리는 방법은 이 경우에 전혀 효과적이지 않고, 모래를 뿌리거나 약제의 화합으로 포말을 일으켜 공기의 공급을 차단해서 소화하는 포말소화기나 분말소화기를 써서 화재를 진압하는 방법은 유입되는 인화 물질의 양이 엄청난 유전화재를 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재 진압 방법은 화재 장소에 폭발물을 설치하여 폭발시키는 것이다. 폭발에 의해서 새롭게 발생된 불은 기존의 불이 사용하고 있는 산소를 빼앗아 간다. 폭발하는 순간 일시적으로 모든 산소를 소모시킴으로서 화재 현장으로 유입되는 산소를 일시에 차단해 화재를 진압한다. 화재라는 해로운 요소를 진압하기 위해 폭발이라는 해로운 요소를 활용한 것이다. 여섯 번째 사례는 화장실의 에티켓 벨이다. 남자들은 잘 모르지만 여자 화장실에는 에티켓 벨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있다. 에티켓 벨은 시냇물 흐르는 소리나 새소리 등이 나오게 해서 여성의 용변 보는 소리 를 감춰주는 장치이다. 여성들이 화장실을 이용할 때 용변 소리를 감추기 위해 평균 2회 정도 물을 그냥 흘려 내린다고 하는데, 에티켓 벨은 여성의 화장실 이용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물의 낭비도 막아 준다. 일곱 번째 사례로 휴대폰 전파차단이 있다. 도서관, 공연장, 시험장 등과 같은 특정 지역에서 휴대폰의 사용을 어떻게 막을까?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재료로 건물을 만드는 것이다. 이 방법은 전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휴대폰의 전파를 막아야 할 경우에는 적당하지 않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시험장 등에서 휴대폰 사용을 막는 방법은 기지국에서 전송하는 전파를 방해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휴대폰 단말기와 기지국 사이에서 주고받는 전파와 동일한 주파수 신호를 발생시킴으로써 휴대폰으로 전송되는 전파를 소멸시키면 필요한 시간 동안만 휴대폰 사용을 막을 수 있다. 여덟 번째로 자동차 내부의 소음 제거가 있다. 고급 승용차는 자동차를 타면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고 부드러운 엔진소리만 들린다. 이는 소리를 완전히 차단한 것이 아니라 엔진이나 외부에서 내부로 들려오는 소음과 반대되는 주파수 대역의 전파를 일으켜 소음을 상쇄시킨 것이다. 이러한 소음 제거 방법은 소음이 큰 헬기나 잠수함에서 사용하는 소음 제거 시스템을 그대로 자동차에 옮겨온 것이다. 아홉 번째 사례는 포스트잇이다. 포스트잇은 실패한 발명품에서 나온 것으로 새로운 용도를 만들어 낸 제품이다. 세계적인 종합문구회사에 근무하던 스펜서 실버는 접착제를 연구하던 중 어떤 물질을 대량으로 넣고 접착제 실험을 했으나 잘 붙지 않아, 새로운 물질이긴 했지만 그 당시에는 용도를 찾지 못해 5년 동안이나 창고에 팽개쳐 두었다. 그 후 같은 회사의 아서 프라이라는 사람이 예배를 보다가 찬송가책에 넣어두었던 메모지가 모두 빠져나오는 바람에 낭패를 당하고 나서 붙였다가 뗄 수 있는 메모지의 필요성을 느껴 창고에 보관 되어 있던 접착제를 메모지에 사용할 것을 회사에 제안해 채택된 것이 포스트잇이다. 이 종합문구회사는 이렇게 만들어진 포스트잇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다. 처음에는 잘못 만들어서 실패한 발명품으로 창고 신세를 면치 못했던 제품이 새로운 발명품으로 거듭나면서 회사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 주고 널리 사용되는 상품이 되었으니 전화위복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열 번째로 활어 수송에 천적 어류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를 산채로 도시의 활어횟집으로 운송하려면 수송시간이 많이 걸리는 관계로 활어의 신선도가 떨어진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기계장치가 되어 있는 수조를 구비하는 것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여기서는 다른 방법을 알아보자. 수조 안에 물고기의 천적인 조그만 새끼 상어를 넣어둔다. 이렇게 하면 물고기는 이 새끼 상어를 피하기 위해 열심히 수조 안을 돌아다니게 되어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활어를 잡아먹어서 활어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새끼 상어가 오히려 활어를 신선하게 유지시키는 작용을 할 수도 있다. 열한 번째는 물에 뜨는 비누다. 일본에서 소규모 비누공장을 경영하던 후지무라는 실패를 기회로 역전시킨 주인공으로, 그녀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한 직원이 저지른 실수에서 비롯됐다. 나른한 오 후, 대부분의 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간 사이에 기무라라는 직원이 혼자서 비누원료를 끓이다가 잠시 잠든 사이 비누원료가 끓어 넘쳐 바닥으로 흘러 못쓰게 되어 버렸다. 점심식사 후에 돌아온 직원들과 후지무라 사장은 이런 모습에 아연실색했다. 정해진 시간보다 오래 가열된 비누원료는 지나치게 거품이 많아 어느 누가 봐도 상품가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던 후지무라 사장은 낙담만 하지 않고 거품이 많이 생긴 비누원료를 쓸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골몰했다. 한참 동안 거품으로 변해버린 비누를 바라보던 그녀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거품 같은 비누… 거품처럼 가벼운 비누… 그래 세상에서 제일 가벼운 비누를 만드는 거야!” 후지무라 사장은 어차피 못쓰게 된 이 거품원료를 가지고 비누를 만들기 시작했고 드디어 그녀가 생각한 대로 물에 뜨는 가벼운 비누를 만들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물에 뜨는 ‘아이보리’라는 비누다. 실수를 새로운 발명의 발판으로 삼은 후지무라 사장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교훈을 실천해 대단한 명예와 부를 거머쥐게 되었다. 피드백을 활용한 문제해결 피드백이란 어떤 원인에 의해 나타난 결과가 다시 원인으로 작용해 그 결과를 줄이거나 늘리는 자동 조절 원리를 의미한다. 피드백과 관련된 모순은 피드백이 없거나 과해서 생긴다. 이상해결책의 특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즉, 단점은 ‘저절로’ 없어지고 장점은 ‘스스로’ 증가하는 것이다. 피드백을 활용한 문제해결 방법에는 프로세스 또는 작동을 개선하기 위해 피드백을 도입하는 방법과 피드백이 이미 사용되고 있을 경우 그 크기나 영향력을 바꾸는 방법이 있다. 피드백을 활용한 예로는 부유밸브를 활용해 엔진 기화기의 연료 수위를 조절하는 장치와 온도 센서와 전류 조절기를 활용한 히터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피드백을 활용한 문제해결 방법을 에너지 문제에 적용해보자. 현재 지구는 막대한 에너지 사용으로 석유, 석탄 같은 화석 에너지가 고갈되어 가고 있으며, 화석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된 각종 공해 물질로 인해 지구의 환경은 악화되어 지구 생명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 에너지의 이용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태양 에너지는 고갈될 염려가 없고, 환경오염 물질의 배출이 없으며, 연료비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사진과 같이 태양광 발전은 한 방향으로만 태양빛을 받기 때문에 자연조건 등에 따라 출력이 변동하는 결점이 있으며,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태양광 발전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 태양광 발전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펴보면 발전용량에 신축성이 있고,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20년 이상의 수명과 자동화로 유지 관리도 용이하다. 다만, 태양 에너지 자원은 에너지 밀도가 아주 낮아 아직까지는 초기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자연조건에 따라 출력이 변동하는 결점이 있다. 또한 태양에너지 자체는 무공해이나 태양전지를 만들 때 필요한 반도체는 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결점 중에 자연조건에 따라 태양광을 한 방향으로만 받아서 발생하는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는 다양한 방향에서 태양빛을 수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 집광판이 태양을 따라 움직이며 언제나 태양과 직각을 이루게 된다면 태양광 발전의 효율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4와 같이 양면으로 된 집광판을 만들어 두 집광판에서 받아들이는 태양광의 차이를 신호로 읽어들이면 태양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수 있어 태양을 따라서 회전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집광판의 수명이 다하면 다른 쪽의 집광판을 대체할 수도 있다. 그림4 집광판을 양면에 부착해 효율을 높인 예 다른 사례로 남자 화장실에서 소변이 튀기지 않도록 하는 발명품이 있다.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 정 중앙에는 파리가 붙어 있다. 물론 이 파리는 진짜 파리가 아니라 그림이다. 왜 파리 그림을 그려 놓았을까? 바로 남자의 공격성을 이용해 소변을 가능한 밖으로 튀기지 않도록 한 아이디어다. 우리나라도 인천공항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무당벌레가 붙어있었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발명품이 등장했다. 일명 ‘소변비산방지 유도광고판’이다. 보통 때는 과녁모양으로 소변의 조준을 유도하고, 소변을 맞으면 과녁모양이 사라지고 글자가 나오도록 해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하고 깨끗하게 소변을 볼 수 있게 유도한다. 또한 소변을 다 본 후에 물을 내리면 글자가 다시 사라지고 과녁모양이 나오므로 자발적인 청소를 유도한다. 미사일에도 피드백의 원리가 들어 있다. 적외선 미사일의 경우 적기의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통해 비행기의 정보를 피드백 받아 추적하고, 전파 유도 미사일은 레이더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적기 추적하는 원리다. ‘물먹는 새’를 만들어 보자 피드백 원리를 이용해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 볼 수 있는 공작물로 ‘물먹는 새’가 있다. 새가 조용히 물가에 내려 앉아 물을 마시듯 머리를 움직이는 ‘물먹는 새’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새 모양의 조형물을 만들어 몸통 속에 실온에서 증발하기 쉬운 특성을 가진 에테르를 채우고 외부의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잘 밀폐한다. 이렇게 만들면 새가 바르게 서 있을 때 몸통에는 액체상태의 에테르가, 머리 부분에는 온도 변화에 따라 압력이 급격히 변하는 증기상태의 에테르가 있게 된다. 새의 머리에 물을 묻히면 표면의 물이 증발하면서 머리 부분의 온도가 급속히 내려가서 그 속에 들어 있는 증기의 압력이 떨어진다. 머리 부분의 압력이 떨어지면 몸통에 들어 있는 높은 압력의 액체가 압력이 낮은 머리로 밀려올라가고, 이때 무거워진 머리가 아래로 내려가며 새는 마치 물을 마시는 것과 같은 수평 상태를 유지한다. 이 수평상태에서 새는 다시 머리에 물을 묻히게 되고, 새의 머리와 몸통에 있던 액체가 새의 목 부분을 통해 섞이면서 압력이 같아지고 액체는 스스로의 무게로 인해 아래쪽 몸통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해서 새는 다시 서 있는 자세로 돌아온다. 새는 이 동작을 머리에 묻은 물이 모두 증발할 때까지 계속한다.
기차가 대전역을 지난다. 다시 공동(空洞)의 시간으로 돌아온다. 지난 9월 10일 교육과학기술부 주최로 서울교육연수원에서 개최된 자율형 공립고(개방형 자율학교) 종합보고회를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개방형 자율학교로 출발한 전국 10개의 자율형 공립고가 지난 3?4년간 시범 · 운영한 교육활동과 그 성과를 보고하고, 각 학교의 실적물들을 부스에 전시하는 행사였다. 예상했던 대로, 크기와 체제 그리고 내용 전개 등에서 변화를 시도한 우리 학교의 교육계획서가 인기가 있었던 터라 교무기획부장에게 물었다. “내년에도 이 체제로 만들겁니까?”하니 “좀 더 고민해야 되겠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학교교육계획서가 생각만큼 활용도가 높지 않기에 항상 아쉬움을 가진다. 학교교육계획서를 만드는 그 과정 자체만으로 의미를 찾기에는 노력이 아깝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신사동에 ‘원테이블 레스토랑’이 있다고 한다. 사랑하는 이들이 통째로 레스토랑을 빌릴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젊은 사장의 상상이 현실로 되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매일 연출된다고 한다. 생각의 전환이 작은 공간의 감성적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같은 악보여도 달라지는 ‘연주의 차이’ 얼마 전, 모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중등교감자격연수에서 ‘학교교육계획서 작성의 실제’라는 과목으로 강의를 했다. 학교교육계획서의 체제보다는 만드는 과정에서의 학교공동체 참여와 교육활동 내용에 대해서 강조를 했다. 내 이야기의 핵심은 ‘어느 학교에 가져다 놓아도 교육활동이 잘 이루어 질 수 있는 학교교육계획서’가 아니라 ‘어떤 학교교육계획서라도 잘 실행할 수 있는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학교교육계획서도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한때 과학교육의 혁신은 수준 높은 과학교육과정이나 교재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미국은 1960년대에 과학교육 혁명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했고, PSSC(물리), CHEM Study(화학), BSCS(생물), ESCP(지구과학) 등과 같은 과학교육과정과 다양한 교재를 개발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은 학생들의 과학과목 선택률을 증가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과학교육과정보다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것은 ‘어떤 교사가 가르쳐도 잘 가르칠 수 있는 교육과정과 교재 개발’을 목표로 교사의 전문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어떤 교과서라도 잘 지도할 수 있는 교사’, 즉 교사의 전문성 신장에 역점을 두어야 하듯이 학교교육계획서 또한 그러하다는 생각이다. 교육현장을 바꾸는 것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전략이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이다. [PART VIEW] 폴란드의 작곡가이자 총리를 지낸 피아니스트 파데레프스키(Ignacy Jan Paderewski, 1860?1941)는 20세기에 가장 많은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쇼팽의 곡을 즐겨 연주했는데 그중에서도 ‘폴로네즈’, ‘마주르카’, ‘녹턴’ 등은 명연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루는 그가 쇼팽의 ‘마주르카’를 연주하는데 한 여자 관객이 연주 내내 악보를 들여다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분명히 그녀가 자주 연주했던 곡인데도 그의 연주와는 달리 파데레프스키는 청중을 감동과 환희의 세계로 끌고 갔기 때문이다. 그는 왜 자신은 감동을 주지 못했던가를 생각해 보았는데 그것은 바로 ‘악보의 차이’가 아니라 ‘연주하는 사람의 차이’라는 걸 깨달았다. 파데레프스키는 자신만의 예술적 감성을 기울여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것이 평범한 연주와 감동적인 연주의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재미와 유익 그러나 여전히 학교교육계획서는 그 자체로서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기에 ‘교장 · 교감 자격연수’의 필수과목이며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교육계획서 작성을 위한 도움자료’까지 만들어 배부하고 있다. 또 교과부에서는 학교교육계획서 우수학교 시상을 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교육계획서라는 책자를 많은 예산을 들여서 폼 나게 만들어야 한다면 계획서의 모양이나 체계보다는 콘텐츠를 폼 나게 채워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현실은 주로 예년의 계획서를 기초로 몇 사람에 의해 만들어져, 책꽂이에서 몇 개월간 잠자다가 그냥 그렇게 버려지고 만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가슴에 들어 있는 문제 하나를 꺼내 본다. ‘교육청에서 만든 책은 왜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는가?’라는 것이다. 교육청에서 해양교육 업무를 맡고 있던 시절, 해마다 만드는 해양교육 자료가 교육현장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 화두는 학교교육계획서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학교는 학교공동체가 작은 참여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경험을 하는 곳이기에 학교운영을 위한 계획서는 ‘재미있고 유익한 것’이어야 한다는 상식적인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몇 년 전 중등학교 과학교사 대상 연수에서 이야기했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결정되는 데는 열역학 제2법칙이 적용된다. 모든 과정에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에너지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가려는 경향과 방이 저절로 어질러지듯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가려는 경향이 있어서 두 경향이 타협을 이루는 방향으로 모든 일이 일어난다. 산불이 나면 에너지가 낮아지는 만큼 열이 난다. 또 고체 상태의 나무에 들어 있던 탄소가 타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로 바뀌니까 엔트로피도 증가한다. 반대로 에너지는 증가하고 엔트로피는 감소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사도 마찬가지다. 유익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는 일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컴퓨터 게임은 유익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재미가 있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해도 한다. 공부는 재미가 없어도 유익하기 때문에 하기 싫어도 한다. 그런데 공부가 유익할 뿐만 아니라 재미까지 있다면 누구나 열심히 할 것이다. 그래서 기초과학을 육성하는 요체는 과학을 재미있게 공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교육으로 행복해지는 사람과 땅 학교 현장의 관리자로서 학교교육계획서와 씨름을 한 지도 어언 6년째, 그동안 많은 고민의 결과로 지난해와 올해에 만든 학교교육계획서가 그래도 조금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명작(?) 학교교육계획서는 학교장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만으로 탄생하는 것이 아니고 학교 구성원의 마음과 화학적으로 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2005년에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만든 교육으로 행복해지는 사람과 땅, 그리고 2007년에 출판된 일본 동경의 하치오지히가시고의 성공스토리 도립고는 죽지 않는다-하치오지히가시고 약진의 비밀이라는 책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은 책자를 통해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우리나라 공교육과 사교육의 문제점들을 한번 쯤 되돌아보고, 교육으로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어 내기 위한 작은 실마리라도 찾아낼 수 있다면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교육으로 행복해지는 사람과 땅의 서문(序文)처럼 학교교육계획서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학교교육계획서 자체에 생동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하여 내년 학교교육계획서에는 ‘수업시간 50분 지키기’와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 없는 교실’에 대한 특집 대담은 물론,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 · 시 · 미술작품 베스트 10선(選)도 싣고, 2010 대한민국 좋은 학교 박람회에서 ‘가고 싶은 학교’로 선정된 것과 ‘제21회 CBS배 전국남녀중 · 고배구대회’에서 11년 만에 전국을 제패한 사연도 실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대한민국 1호 뮤지컬 감독 박칼린 같은 우리 학교 동문들의 이야기도 담을 것이다. 우리의 삶은 누구나 작품이 될 수 있다. 사소해 보이는 일상을 열심히 살아내는 것 자체가 놀라운 작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템스 강변에는 1981년 문을 닫은 Bankside 화력발전소를 2000년에 개조해 만든 Tate Modern 갤러리가 있다. 개조 그 자체가 큰 이슈가 되었던 ‘Tate Modern’ 갤러리는 이제 런던 감성의 대명사가 되었다. 학교교육계획서도 이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영혼을 불어넣어 잔잔한 감동이 있는 베스트셀러로 만들어야 한다. 학교경영을 위한 기초자료로서의 학교교육계획서는 그 목적이 이 세상에 필요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기에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학교교육계획서, 재미있는 학교교육계획서, 행복한 학교교육계획서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공동체는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도 찾는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사실, 우리나라 초 · 중등학교에서 지금처럼 별로 큰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는 학교교육계획서라면 일본처럼 학교에서 간단하게 프린트해서 사용해도 된다. 전국의 1만여 개에 이르는 학교에서 학교교육계획서를 책자로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상당하다. 그러나 학교는 학교교육계획서를 통해서 교육공동체에게 또 다른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재미있고 유익한 서비스는 소통으로 이어져 이 세상을 녹슬지 않게 해줄 뿐만 아니라 학교자치를 위한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는 데도 일조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보호막 안에 들어앉아 있으면 그때는 편안하다. 그러나 그 껍질 이상은 자라지 못한 한다. 영원한 애벌레 신세를 면하기 위해서는 껍질을 깨고 나오는 고통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지난 3월에 발매된 가야금 연주가 정민아 씨의 2집 음반 ‘잔상(殘像)’ 표제곡을 들었다.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와 베이시스트 서영도의 협연이었다. 25현 가야금의 은근한 농현(弄絃)에 유혹당하는 순간이었다. 기존의 가야금으로는 대중과의 소통이 쉽지 않아 25현으로 시도했다고 한다. 틀을 깨 국악에 무관심한 요즘 젊은 층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는 정민아 씨의 콘텐츠는 연주실력 이상으로 다가온다. 나는 어디로 가는가 학교는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고 그걸 이룰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는 곳이다. 그리고 학교교육계획서는 학교를 경영하기 위한 것이고, 경영은 사람을 다스리는 기술이나 요령이 아니라 덕을 베풀고 인정을 나누어 덕망과 존경을 자아내는 것이다. 문득, 시인 정군수의 ‘울림 2’가 떠오른다. 사람들은 복 받으려고 / 절집으로 몰려가는데 / 일주문 아래서 한 사내가 / 타이어로 몸을 감고 /짐승처럼 엎드려서 / 불경을 울린다 / 사람들은 부처를 보려고 / 자꾸만 몰려가는데 / 굴참나무에 손톱만 한 매미가 붙어서 / 인간을 내려다보고 / 땡볕을 울린다 나 역시 일주문 아래의 사내를 보지 못하고 부처를 보려고 절집으로 가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