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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고] 학교의 시간 지키는 교육감 바란다

이번 교육감 선거를 통해 새로 무거운 책임을 맡은 16명의 교육감에게 한 명의 교사로 진심 어린 축하와 기대를 전한다. 그리고 그 기대의 첫머리에, 부디 학교의 시간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하고자 한다.

 

노자는 “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고 했다. 자꾸 뒤집고 헤집으면 생선은 결국 부서지고 만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평가 없이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것들을 급히 내려보내는 순간,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학교의 몫이 된다. 검증된 변화라면 누구보다 먼저 배우고 싶지만, 첫 원칙은 ‘새로움’보다 ‘검증’이 돼야 한다.

 

새로움보다 검증 원칙 필요

새 교육 사업과 정책을 시작하려면 기존 사업의 참여율과 만족도, 교사 업무량부터 공개하고, 모든 신규 사업에 학교업무 영향평가를 붙여 무엇을 줄일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시작한 사업에는 종료 기준을, 남길 사업에는 안정적 예산을 보장해야 한다. 교육감의 리더십은 현장을 놀라게 하는 데서가 아니라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데서 증명된다. 그 예측 가능성이 곧 학교의 시간을 지킬 수 있다.

 

현장은 절박하다.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 가운데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45.4%로 2022년 이후 4년째 가장 많았다. 그 가운데 학생 지도와 관련된 상담의 59.2%는 아동학대 신고였다. 교육부의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에서도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교권보호위원회 개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총은 저학년 교사일수록 악성 민원에 더 쉽게 노출된다는 현실을 우려했다. 그사이 교사들은 이 지도를 해도 되는지, 민원으로 번지지는 않을지, 누가 나를 지켜 줄지를 먼저 헤아리며 망설이는 시간에 갇힌다.

 

다행히 교육청이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하다. 교권보호위원회 심의가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된 것처럼 악성 민원과 현장체험학습까지 지원 범위를 실질적으로 넓혀야 한다. 악성 민원은 교육청 전담팀이 1차로 대응하고, 현장체험학습의 계약·안전·사고 초기 법률지원은 교육지원청이 표준화해 맡아야 한다.

 

무혐의로 종결되는 아동학대 신고에는 교육청이 교사 편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 또 그것이 정당한 생활지도였는지를 변호사와 교육청이 초기에 함께 판단할 수 있는 체계도 필요하다. 교권보호위원회 역시 회의를 여는 데서 멈추지 말고, 피해 교사의 분리와 회복, 재발 방지까지 책임져야 한다.

 

교사는 정책 함께하는 동료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잠시 분리할 공간과 인력, 피해 교사를 한 곳에서 지원하는 원스톱 체계 역시 학교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이 모든 것은 결국 학교의 시간을 수업에서 행정의 무한 굴레로 되돌리는 일이다. 현장에 안정된 조건이 갖춰질 때, 교사가 흔들리지 않는 교실을 만들고, 그 교실에서 학생들의 배울 권리도 온전히 지켜질 수 있다.

 

교육은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라 지고지난한 한 편의 삶의 기록이다. 교사를 행정의 말단이 아니라 정책을 함께 검증하는 동료로 보고, 학교에 무엇을 더 시킬지보다 무엇을 덜어 줄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교육감의 성과가 새로 만든 사업의 수가 아니라, 학교가 덜어낸 업무량과 되찾은 수업 시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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