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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국제관계에서의 사과(apology)는 책임이 따르는 중대한 외교문제다. 사과란 용어는 ‘침해(offense)’에 대한 인정이고 피해에 대한 보상(reparation)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매우 선택적이고 신중히 사용될 수밖에 없는 용어다. 그런 점에서 2차 대전 이후 역사인식과 역사교육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독일과 일본을 비유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독일 : 기억과 인정, 반성의 문화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후인 1949년, 당시 서독 정부의 초대 수상인 아데나워(Konrad Adenauer, 1876~1967)는 서독 정부를 국제질서 속에 편입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제일 먼저 이스라엘과 ‘룩셈부르크 협약’을 체결하고 12~14년에 걸쳐 그들의 과오에 대해 배상해 나가기로 합의를 보았다. 이후로도 독일은 나치 정권의 박해를 받은 사람들과 유족에 대한 보상, 예를 들면 연금, 위로금, 의료비, 유가족 부양비, 교육비 등을 이들에게 지급해 왔다. 개인보상은 향후 2030년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독일의 전후 보상 총액은 64조 원(1100억 마르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역사인식에서 빠질 수 없는 또 다른 정치적 사건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서독의 4대 총리였던 빌리브란트는 과거 독일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용서를 구하기 위해 1970년 12월 7일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바르샤바 유대인 학살기념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오랫동안 묵념했다. 비록 이러한 행위가 정치인의 퍼포먼스라 할지라도 그만큼 상징성이 컸으며, 세계는 그의 용기에 찬사를 보냈고 이듬해 빌리브란트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PART VIEW] 역사교육은 또한 어떤가? 상호 적국이었던 프랑스와 독일은 1951년 유럽 역사에 대한 합의를 채택한 이후 공동 역사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으며 양국 지도자들은 어떤 행사장이든 손을 잡고 양 국민들에게 화해의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대학진학을 앞둔 청소년 시기에는 20세기 독일 역사에 대한 교육을 총 2년간 받게 된다. 이때 독일의 범죄행위에 대해 죄책감과 책임감을 강조하는 수업을 하고 옛 포로수용소 방문 및 홀로코스트 기념관 등의 수학여행을 의무로 하고 있다. 독일인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독일인으로 태어난 것을 숙명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교육을 받는다. 독일인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선진국 국민 대접을 받고 당당할 수 있도록 기초를 마련해 준 것이 선조들의 덕인 것처럼, 과거 나치가 저지른 범죄 역시 숨김없이 정확하게 배우고 그에 대해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자랑스러운 역사든 수치스러운 역사든 덧붙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하고 전달받아야 한다는 것이 독일 역사교육의 기본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유럽에서는 ‘독일이 지속적으로 과거사를 반성하는 한 독일의 과거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합의를 보이고 있다. 독일은 과거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으로 ‘정상적인 국가’가 되었고, 2차 대전 때 적국이던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하기까지 했다. 일본 : 배타적이고 집단주의적 문화 이와는 달리 일본은 ‘역사에 대한 무지’, ‘아시아에 대한 우월 의식’, ‘국제적 인권 의식 결여’ 등 아직도 과거사를 청산하지 않은 채 아시아 주변국들의 아픔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일본은 미국에 패한 후 한국의 식민지지배를 청산하고 철수할 당시에도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은 미군에 졌기 때문이지 한국에 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떠났다고 한다. 독일과 일본의 이러한 역사인식의 차이는 역사교육에 대한 출발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이 ‘우리가 전범인가?’라는 역사를 부정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 독일은 ‘우리는 전범이다’라고 인정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차이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첫째, 일본은 침략의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자랑스럽지 않은 역사를 굳이 자세히 가르칠 필요가 없으며, 선조들의 잘못을 알면 존경심이 사라져 화(和)가 깨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잘못된 역사, 침략의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일본은 전쟁에 졌을 뿐 승전국에 비해 특별히 나쁜 짓을 한 것이 아니며 만일 전쟁에 이겼다면 전혀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다 보니 일본 젊은 세대의 정서가 “전쟁은 할아버지 세대가 일으킨 것이고 우리 젊은 세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런데 왜 자꾸 우리에게 책임을 이야기하는가? 이제는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를 이야기할 시대가 아닌가?” 라고 의아해할 뿐이다. 둘째, 일본 정치인들의 역사왜곡 등 망언에 대한 자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에는 이를 정치적 위기 탈출의 이벤트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장기 불황이 지속되자 국민들 사이에 민족주의적 우경화 바람이 불면서 ‘망언과 침략전쟁 부인=애국 정치인’이라는 등식이 등장했다. 그러다 보니 일본 정치인들이 역사적 사실이나 국제 선언을 무시하는 망언을 늘어놓으면서까지 정치적 입지를 굳히는 효과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셋째, 일본은 1895년 청·일전쟁 이후 강국으로 급부상하면서 한국과 중국에 대한 우월의식을 갖게 되었고 탈아입구(脫亞入歐)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제국주의 역사에 뛰어들었다. 태평양 전쟁 역시 일본이 서양의 제국주의 열강들로부터 아시아의 독립과 해방을 위한 전쟁이었음을, 즉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하고 있다. 세계사적 관점에서 볼 때 18세기 이후부터 2차 대전에 이르는 시기까지는 서구 제국주의 열강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소유하는 등 제국주의 열강에 의한 식민지쟁탈전이 한창이던 시기여서 일본만 주변국들을 식민지화하고 침략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한 전쟁 중의 잔악한 행위 역시 서구 열강도 마찬가지여서 일본만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수행한 것 같이 비판받고 책임 추궁당하는 것은 공평한 처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다 보니 일본의 현 총리인 아베신조(安倍晉三)만 하더라도 ‘침략에 대한 정의’가 나라마다 다르다고 하면서 일본의 주변국 침략사를 희석시키려는 발언을 하는 것이다. 과거사의 철저한 성찰, 반성, 인정 필요 흔히 역사현상이나 국제 분규를 설명하는 사고의 틀을 제공할 때 ‘문화는 규칙성을 갖는 행위 패턴(a particular class of regularities of behaviour)’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독일 문화는 ‘기억과 반성’의 문화라는 점과 아홉 개 나라들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국제외교문제에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면, 일본은 섬나라 근성(insularity)의 외부에 대한 ‘배타적’인 문화, 내부에 대한 ‘집단주의적’ 대처 문화 등으로 인해 주변국들에게 사과하지 않더라도 아쉬울 게 없다는 행위 패턴을 갖고 있다는 점이 독일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한다. 일본이 앞으로 이웃 국가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과거 일본의 아시아 지배와 전쟁의 역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허울을 만들 것이 아니라, 독일처럼 과거사에 대한 보다 철저한 역사인식을 통해 성찰과 반성, 인정 그리고 올바른 역사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우리사회는 한국사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여러 가지 강화 방안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 이런 여러 방안이 수업 현장에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문학으로서 한국사 교육의 필요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여기서는 학교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과 배움의 주체인 청소년들의 한국사에 대한 무관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한국사 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한국사 교육에 대한 현장의 문제점을 들자면 첫째,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한 혼선이다. 근래 들어 우리나라 교육의 화두는 ‘글로벌 인재 양성 교육’과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 교육’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반 사회와 교육 현장에서의 인식은 전자의 경우 영어를 위시한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으로, 후자는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융합이 아니라 수리와 과학의 융합 교육으로 인식돼 진행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것이 사회과목에 대한 무관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오락가락’ 교육과정, 무관심 부추겨 현재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은 각 교과목에 대해 균등하게 편성돼 있지만 실제 운영은 각급 학교의 성격과 관리자 의도에 따라 국어, 영어, 수학 중심으로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정책도 전국적으로 과학중점학교는 다수 있어도 사회중점학교는 없다. 이러한 사회교과의 홀대 속에 지금의 한국사 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 경제 발전으로 인한 풍요로움 속에서 기성세대의 한국사에 대한 인식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국사에 대한 역사 인식이 달라 한국사 교육 방향의 혼란은 계속돼 왔다. 한국사 교육이 중심을 잡지 못한 결과가 현재 청소년들의 한국사 무관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 내가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이 잘살고 있으면 됐지 수업시간에 굳이 한국사를 배워야 하는지 반문하는 학생들이 점차 많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PART VIEW] 셋째, 현재의 대학 입시 정책이다.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한국사를 필수로 배우고 있지만 대학입시와 관련된 수학능력시험에는 한국사가 선택으로 되어 있다. 서울대학교를 제외한 어느 대학도 입시와 관련해서 한국사를 필수로 하는 대학이 없다. 심지어 확고한 민족의식과 국가관을 가지고 국가의 치안과 안보를 책임져야 할 경찰대학교, 사관학교까지 입시에서 한국사를 제외했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실정에서 많은 학생에게 수능시험에서 한국사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교사로서 엄청난 부담이다. 또 수능시험에서 사회탐구 선택과목을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여 준다’는 명목으로 4과목에서 3과목으로 줄이고, 다시 올해부터는 2과목만 선택하도록 해 한국사에 대한 무관심을 더욱 유발하고 있다. 특히 자연과 예체능과정 학생들은 한국사 교육과는 전혀 관계없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에 교실 안에서는 반쪽짜리 인문학으로 한국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넷째, 교과서 편성 방법과 수업 단위시수다. 실제 수업 시간에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 내용은 분류사별 사건 중심의 서술 형태로 집필되어 있어 일단 학생들이 많은 내용을 암기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수업시간에 토론하고 함께 생각할 시간도 절대 부족하게 집필되어 있다. 중학교의 경우 한국사, 세계사를 정치사· 문화사 중심으로 편성한 ‘역사’ 교과가 상·하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내용을 이해하기가 무척 어렵다. 배정된 4∼5단위 수업으로 교육하기에도 시수가 많이 부족하다. 고등학교의 경우 ‘국사’ 과목이 학기당 3단위, ‘한국근현대사’가 학기당 3단위였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사’ 한 권으로 통합했고 학기당 2∼4단위로, 학교별로 배정 시수 차이가 크다. 체험학습이나 토론학습을 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때문에 인문계 고등학교는 부족한 수업 시수로 한국사 교과서 진도를 맞추기 위해 교사의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과정·방법, 역사 인식변화 등 필요 그렇다면 한국사 교육 활성화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한국사 교육에 대한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국사 교육이 변화하기보다 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일관성 있는 교육으로 지속돼야 한다. ‘한국사’ 이수 단위 배정도 모든 학교에서 정상적인 수업이 가능하도록 집중이수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모든 과정의 학생들에게 1년간 이수단위를 6단위 이상으로 필수 배정해야 교사와 학생 간에 재미있게 즐기는 토론식 수업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또 재미있는 교과서를 만들기는 무척 힘들겠지만 최대한 자료를 활용해 학생들이 탐구활동을 할 수 있는 내용으로 집필하도록 정부에서 적극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이 확고한 민족의식과 국가관을 가지고 동아시아 주변 국가가 주장하는 ‘동북공정’, ‘독도 영유권’, ‘일본군 위안부’ 등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지켜낼 수 있다. 둘째, 학생들이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처럼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느끼도록 해야 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교 주변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를 직접 찾아보고,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채집해 보는 등 ‘향토사 중심 수업’을 하고, 문화재에 대한 시대별 설명을 연결하면서 스토리텔링 방법으로 진행해 ‘한국사’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갖도록 한다. 셋째,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학 입시에 있어서 수능시험에 ‘한국사’를 필수로 하면 더욱 좋겠지만 당장 입시 제도를 바꿔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그 결과 입시 중심의 교육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 오히려 다양성의 교육보다 획일화된 한국사 교육의 우를 범할 수 있다. 모든 학교에서 한국사 수업 시간을 늘린다 해도 학생들과 학부모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한국사 교육의 활성화’는 무용지물이 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대학입시 전형에서 국공립대, 교육대, 경찰대, 사관학교, 건학이념을 ‘민족의 사학’으로 설립한 일부 사립대학들의 인문과정 학생들만이라도 수학능력시험에서 ‘한국사’를 필수로 채택하는 것이다. 또 예능과정 대학 입시에 실기 주제로 한국사와 관련된 것을 출제하고, 모든 공무원시험에서 한국사를 필수로 채택하는 것이다. 만약 이 방법이 실현된다면 학생들과 학부모의 엄청난 관심과 한국사 교육의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짧은 시간에 주요한 사건과 내용을 알아가는 데 가장 효과적인 역사교육 방법은 설명 위주의 주입식 교육인 것도 사실이다. 학생들이 부담스러워하는 한국사 수업 방식을 이러닝 스마트 교육이나 학내 인터넷망을 이용한 각종 박물관, 기념관,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들어 소개하는 문화재 콘텐츠를 활용해 간접 체험활동을 하는 수업 방식을 시도하면 다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또 현대사 부분에 있어서는 6·25전쟁, 4·19혁명, 민주화운동 등에 대해 이념적 논란이 없는 객관적인 사진 및 동영상 자료를 교사들이 저작권법에 적용받지 않고 쉽게 편집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작해 제공한다면 주입식 수업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어 미래의 한국사 교육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와 교사, 배움의 주체인 학생들의 의식변화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이 한국사를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교육을 통해 우리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제대로 이해할 때 세계를 향해가는 글로벌한 인재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정부, 사회, 대학, 학부모, 학교, 교사, 학생들의 의식이 변화할 때 한국사 교육의 미래는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5년 교과서 포럼의 출범 이후 시작된 논란은 2009년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내용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졌고, 이는 급기야 한 검정 교과서의 일부 내용에 대해 교육부가 수정 요구를 하면서 결국 법정으로까지 가게 되었다. 이후 역사 교과서 문제는 잠잠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2011년 역사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또 다른 논쟁이 제기되었고, 최근에는 중학교 검인정 역사교과서가 ‘좌편향’을 보이고 있다는 ‘한국현대사학회’의 주장이 대두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은 대체로 기존의 역사교과서 내용에 대한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에 의해 제기되었으며, 기존 교과서들이 대한민국에는 비판적이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관용적이라는 것이 비판의 주 내용이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역사학자들과 역사교사들은 근거가 없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동안 학생들은 역사교과목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논쟁과 관계없이 주입식, 암기식 수업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도대체 왜 이런 것들을 외워야 하는가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역사는 수능 필수과목이 아니며, 대학 선발에서도 역사과목의 성적은 그다지 많이 고려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정치적 논쟁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자율성 침해하는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PART VIEW] 도대체 이런 문제들은 무엇으로부터 나타나는 것일까? 획일적인 국정 역사교과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차 교육과정 이후 검인정 제도가 채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이는 실상 검인정 제도가 실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으로 인해 교과서 서술의 자율성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인정 제도가 실시되면서 여러 필자들에 의해 여러 출판사에서 역사 관련 교과서들이 출간됨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나 역사관이 국정 교과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구태의연함은 ‘집필 기준’이나 교과서 서술을 위한 ‘고시’, 그리고 ‘해설’ 등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2009년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을 보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로 동아시아나 세계사적 차원에서의 역사인식보다는 한국을 중심에 놓은 기존의 역사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발해에 대한 서술에서 기존의 이분법적 서술 - ‘지배층은 고구려 유민, 피지배층은 말갈’ - 을 지양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발해 역사를 동아시아의 역사가 아니라 한국만의 역사로 서술하기 위해 제시되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서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집필의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역사에 대한 해석은 한국과 관련된 모든 역사를 동아시아 차원이 아닌 한국사의 차원에서 해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둘째로 역사에 대한 성찰적 접근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원나라가 간섭하던 시기의 서술에서는 ‘고려가 국가를 유지하였던 점’과 공민왕대의 반원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왜란과 호란이 있었던 시기에는 패배를 거듭했던 조선 정부의 실책에 대한 성찰보다는 ‘의병의 활약과 수군의 활동, 북벌 준비’ 등에 주목해야 하며, 주권을 상실하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역사에서도 고종의 광무개혁이 자주적 근대화를 위한 노력으로 서술되어야 한다고 집필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부 고시 제2009-41호(고등학교 교육과정 해설)에서도 19세기 말 조선 정부가 외세와 불평등 조약을 맺는 과정에서 조선 정부의 미숙성보다는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였음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1945년 이후의 현대사 서술에 있어서도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성과만이 강조(초등 역사: 2011년 고시 사회과 교육과정, 2011-361)되면서, 다른 사회과 교과서 집필 기준에서 제시되고 있는 산업화로 인한 환경문제, 사회적 불평등 심화 등에 대한 문제는 역사 교과서에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역사에서 부정적으로 서술될 수 있는 부분에는 외인론이 강조되고 있다. 조선의 식민지화 문제에서는 조선 정부의 무능보다는 일본의 식민지화 정책에 의한 것으로, 분단 문제에서는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보다는 세계적 차원에서의 냉전체제가 더 중요한 요인으로 기술되어야 한다는 점이 집필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역사 인식에 대한 객관성 모호 셋째로 학문적으로 논쟁이 되고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한국에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점이 집필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2009년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에 의하면 고려 후기 지배층에 대한 서술에서 권문세족과 신진 사대부를 구분함으로써 고려에서 조선으로의 전환기를 단순한 왕조의 교체가 아니라 조선왕조의 개창이 새로운 사회로의 질적 전환을 이루는 시기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어 있다. 이를 통해 조선은 고려보다 더 진전된 중앙 집권 국가이며, 조선 전기의 실용적 민족문화에 대해서도 집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넷째로 집필 기준 내부에서 교과목 사이에 서로 모순된 서술이 나타나고 있다.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에서는 남북한 통일은 ‘자유민주적 질서에 입각’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는 반면, 도덕교과서 집필 기준에서는 ‘남북한 사이의 이질성을 완화’하고 ‘이질적인 요소와 공존이 불가피’함을 이해함으로써 ‘서로 상대방의 실체를 인정’하면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평화통일의 실현’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즉, 역사교과서는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통일을 강조하는 반면 도덕교과서에서는 이와는 다른 내용이 집필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학계에서 나타나는 주요한 흐름에 반하는 역사인식이 나타나고 있다. 국가의 순기능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도덕교과서의 집필 기준뿐만 아니라 동유럽에서 사회주의 정권이 몰락한 것을 ‘역사의 종언’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 2011년 사회과 교육과정 고시 2011-361을 통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동유럽 사회주의 몰락 이후에 나타났던 1997년과 2008년의 금융위기 내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써, 자유시장 절대주의를 바탕으로 한 워싱턴 합의에 대한 학계의 비판적 성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식민지 시기에 대한 집필 기준이 독립운동과 친일의 이분법적 구도로 제시돼 있는 것도 이전의 역사인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기중심적 서술로 새 역사인식 전달 못해 물론 이러한 구태의연함만이 집필 기준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2009년의 ‘한국사’ 교과서에서 나타났듯이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사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 탕평 정치의 한계가 19세기 세도 정치 출현 배경이 되었다는 점, 독립협회와 대한제국의 의의와 한계를 균형 있게 서술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민족운동 단체와 사건을 단순 나열하는 방식을 피해야 한다는 점 등은 이전의 역사서술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간 중요한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세계사에 대한 이해에서도 ‘산업혁명의 과대평가와 지나친 단절적인 역사이해를 지양’하며, 아시아·아프리카 역사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 역시 서구 중심적 역사관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21세기 세계와 한국사회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역사교과서가 과거 냉전적 역사인식과 근대화 중심의 역사인식으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측면은 전술한 다섯 가지 측면의 집필 기준과 서로 상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교과서의 내용은 구태의연한 역사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자기중심적 내용으로 서술되어야 한다고 강조되고 있다. 한반도를 넘어서 동아시아로, 또한 동아시아를 넘어서 범아시아로, 그리고 범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로 시야를 넓혀야 하는 시점에서 나타나고 있는 구태의연한 집필 기준은 학생들이 역사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으며, 그나마 역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역사인식을 전달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위 ‘일베’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지역감정을 고조시키고, 양성평등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을 비웃으며, 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폄하하고 있는 ‘일베’ 현상은 어쩌면 구태의연한 역사교과서의 내용으로부터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역사의 정치적 해석으로부터의 탈피, 변화된 세계적 흐름에 적합한 역사의식의 소개, 그리고 획일화된 교과서가 아니라 스스로 역사를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사교육 방식이 절실하게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검정 방식의 획기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설문 모호성 불구, 한국사 교육 논란 점화 ‘한국전쟁은 북침인가?’ 지난 6월 한 언론사는 이 같은 설문조사에서 고교생 응답자 506명 중 349명이 ‘북침’이라고 답했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에 안전행정부가 ‘6·25전쟁 발발연도’를 물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성인 35.8%, 청소년 52.7%가 ‘모른다’고 답했다. 이 두 설문조사 결과는 우리가 한국사 교육을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 물론 설문 문항 중 ‘북침’에 대한 해석의 모호성 때문에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근현대사인 6·25전쟁 발발연도에 대해 많은 국민이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큰 문제로 인식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접하고 “교육현장에서의 역사왜곡을 바로 잡겠다”고 강하게 언급했다. 사회 각계 ‘한국사 교육 강화’ 움직임 사회 각계에서도 한국사 교육의 현주소를 재점검하고 한국사 인식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교원총단체연합회(이하 교총) 제35대 회장에 취임한 안양옥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채택, 교사 양성과 임용·자격 연수에서 한국사 필수 채택”을 주장하며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침탈 등 역사왜곡이 노골화되는 시점에서 한국사 교육 강화는 시대적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교총은 한국사 수능 필수화와 학교현장의 한국사 교육 강화를 강력히 촉구하면서도 한국사 교육 강화과정에서 이념 편향 교육이 끼어드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과서 내용이 제대로 돼 있어도 교사가 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도 지난 7월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한국사 교육 강화를 위해 국경일을 비롯 보훈 관련 국가기념일에 대한 체계적인 역사 교육 자료를 교육부 차원에서 제작 보급하는 데 뜻을 모았다. 또 대한민국 헌법 전문, 국경일, 보훈 국가기념일 관련 역사적 사건의 경우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에 그 의미와 정신을 보다 구체화해 헌법 정신을 지키고 국민통합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배우 송일국도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선정을 위한 대국민 100만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한 이 운동은 중국, 뉴욕, 런던 등 30개국 이상으로 확산되며 한국문화와 역사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각국의 한인회는 서명용지를 보내오거나 홈페이지(www.millionarmy.co.kr) 온라인 서명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정치권도 한국사 교육 강화에 적극적이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최근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으며 새누리당 심재철, 민주당 윤관석 의원 등도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교육부, 9월부터 수업시수 확대 추진 이같은 움직임에 교육부는 지난 7월 8일 고교에서 한국사 이수단위를 현행 5단위에서 6단위로 늘려 2개 학기에 걸쳐 운영하도록 하는 한국사 교육 강화 방안을 9월 확정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개선 요구가 높은 수능 필수에 대해선 다른 과목의 선택권 침해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역사 과목은 (학력)평가기준에 넣어 어떻게 해서든지 (성적에) 반영시켜야 한다. 역사과목이 평가 기준에서 빠지면 현실적으로 공부하기 힘들다”며 역사교육을 재강조하고 나서자 기존 입장을 바꿨다. 대통령 발언 이후 교육부는 본격적으로 수능 필수, 한국사 기초시험 도입,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활용한 통과·불합격 여부를 가리는 방안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교육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교육부가 현장의 목소리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난색을 표하다가 대통령 발언 이후에서야 움직인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가 어떤 강화 방안을 내놓을 것인지, 앞으로도 한국사 교육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효지도사교육원 조화를 통한 마음의 교육, ‘3-3-3 칭찬운동’ 효(孝) 교육 확산에 주력하고 있는 대전효지도사교육원은 현대의 효는 소통과 칭찬에 있다는 데 확신을 갖고 ‘칭찬’을 통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바로 ‘3-3-3 칭찬운동’이다. ‘3-3-3 칭찬운동’은 먼저 양파실험을 통해 입증된 칭찬의 효과를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적용·활용한 것이다. 먼저 똑같은 조건의 두 컵에 양파와 물을 넣고 컵 표면에 ‘좋은 양파’, ‘나쁜 양파’라는 글자를 붙여 양지바른 곳에 2주 정도 두었다. 그 결과 ‘좋은 양파’라고 쓴 컵의 양파는 잘 성장한 반면 ‘나쁜 양파’라고 쓴 컵의 양파는 성장이 멈추거나 저조했다. 두 번째 실험으로 글자를 바꿔 ‘효자’와 ‘불효자’라고 써 붙였다. 신기하게도 첫 번째 실험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대전효지도사교육원은 이 실험 결과에 대해 ‘피그말리온 효과’ 또는 ‘로젠탈 효과’라고 정의하면서 이 효과를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칭찬실험’을 진행, 실험에 참가한 교육생 중 약 95%의 성공률을 이끌어냈다. 대전효지도사교육원 우일제 교수부장은 “양파실험을 한 이유는 실험도구가 간편하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며 또 비용이 저렴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어서다. 뿐만 아니라 짧은 기간 내에 실험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적극 이끌어낼 수 있다는 차별성도 있다”고 말했다. 칭찬 통해 살맛나는 세상 구현 양파실험에서 발전한 ‘3-3-3 칭찬운동’은 자기 자신에게 자존감을 심어주는 칭찬을 하루 3번, 상대방에게 3번, 그리고 3명의 사람에게 칭찬의 말이나 문자메시지, 이메일, 전화 등과 같은 방법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칭찬을 통해 상승효과를 만들어 살맛나는 세상을 만든다는 점이 이 칭찬운동의 기대효과다. 이에 따라 대전효지도사교육원은 개인, 가정, 학교,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3-3-3 칭찬운동’을 전개해 ‘자존감이 넘치는 나’, ‘사랑이 넘치는 가정’, ‘즐겁고 행복한 가고 싶은 학교’, ‘아름다운 소통의 사회’, ‘행복이 넘치는 신뢰받는 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목표를 설정하여 칭찬운동을 확대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칭찬이야말로 인성교육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3-3-3 칭찬운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 대전효지도사교육원은 앞으로 칭찬통장과 칭찬 로고송을 제작·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7월부터는 대전범시민칭찬운동을 시작, ‘칭찬하면 행복해요’라고 인쇄된 차량용 칭찬 스티커 부착운동, 각 학교와 기관 등과 연계한 인성강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포항시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감사운동’ 포항시는 행복도시 실현과 감사·배려·긍정·나눔의 선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2012년 3월부터 전국 지자체 최초로 ‘감사운동’을 전개했다. 이를 위해 T/F팀을 구성해 감사운동 전담조직체계를 갖추고 학생, 교사, 학부모, 시민, 기업체 직원 등을 대상으로 70여 차례의 연수를 진행했다. 연수 프로그램은 지역 멘토를 초청하는 특강에서부터 ‘감사로 여는 오픈 마인드’, ‘감사는 어떻게 하는가?’, ‘감사 역할극과 감사대화’, ‘감사둘레길 탐방을 통한 힐링의 시간’ 등으로 구성해 운영했다. 감사운동은 ①매일 감사한 일 5가지 쓰기, ②감사편지쓰기, ③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을 활용해 감사 표현하기 등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감정을 순화시키고 감사를 습관화해 긍정과 배려의 사회문화를 확산하는 데 목적이 있다. 포항시의 감사운동은 ‘행복한 직장’을 만들기 위한 포항시청 공무원 감사운동을 시작으로, 청소년 학교폭력예방 및 올바른 인성함양을 위한 학교감사운동, 기업체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감사운동, 군 문화개선과 활기찬 병영생활을 위한 군부대 감사운동 등 각 분야에서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감사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다. 포항교육지원청을 통해 관내 127개 초·중·고등학교 현장에 학생감사노트를 제작·배부하면서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지원하고 있는 포항시는, 감사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모범학교를 선정,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효자초·포항제철지곡초·대도중·이동중·영일고·포항동성고·포항여자전자고 등 7개 학교가 ‘인성교육 우수학교’로 선정돼 사업비 5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더불어 전 학생들의 감사생활화와 우수사례를 널리 알리고 있으며 640개 어린이집을 비롯한 관내 대학의 감사운동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인식 → 지식 → 훈련, 학교감사운동 3단계 특히 학교감사운동은 감사노트쓰기 외에도 감사엽서쓰기, 감사발표방송, 칭찬릴레이, 학급별 감사사이트 운영, 감사게시판, 감사 명상의 시간 등의 다채로운 실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생활 속에서 감사가 생활화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이번 인증공모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기존의 졸업식 형식에서 탈피한 감사졸업식을 개최해 부모, 스승, 선후배 감사글 낭독, 감사영상 상영 등 새로운 졸업식 문화를 창조한 점도 우수한 점으로 꼽혔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감사운동 프로그램은 인식 → 지식 → 훈련 3단계로 나눠 진행했다. 먼저 인식단계에서는 단계별 목표를 ‘왜 감사인가’로 설정하고 학생들의 행복지수 테스트, 감사의 영향력, 감사를 실천하는 마음 다지기 등의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두 번째 지식단계에서는 ‘감사는 어떻게 하는가’를 단계 목표로 설정, 역할극을 통한 감사 찾기, 긍정적인 언어사용, 감사노트작성, 감사표현법 익히기 등의 실천적인 내용을 담았다. 마지막 훈련단계에서는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감사’를 단계 목표로 정하고 학생들이 쓴 감사노트 발표, 감사마니또, 감사릴레이 등 감사를 생활화, 습관화할 수 있도록 훈련했다. 포항시는 감사운동을 통해 시민행복도가 55.8점(2012년)에서 62.2점(2013년)으로 높아졌고 가족관계도 회복했다는 성과를 얻었다. 또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인성교육 우수지역 제1호 선정,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 및 서울시교육청 동참을 이끌어냈다. 1000만 명의 서명운동과 함께 감사운동 동아리, 학부모와 학생이 자처해 감사홍보대사로 활동하는가 하면, 학교별 카페나 블로그 운영, 감사인성캠프 등으로 확산 운영되면서 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앞으로 포항시는 감사실천 프로그램 지원, 감사연수, 가족 힐링캠프 등 다방면의 감사운동을 통해 감사문화 정착에 주력할 계획이다.
직접 체험 외 시각자료도 적극 활용 경기 태안초는 문화재탐사반을 중심으로 주말이나 방학을 활용해 역사체험을 떠난다. 초등학교는 안전문제로 멀리 갈 수도 없고, 5학년에서야 한국사가 본격적으로 교과서에 나오기 때문이다. 문화재탐사반을 맡고 있는 우동희 교사는 “지역의 유적지나 박물관에서 출발해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것이 접근도 쉽고 이론적으로도 타당하다”고 제안한다. 12개 국립박물관만 활용해도 시·도를 벗어나지 않고 주말에 교육할 수 있고 교육과정에서도 본격적인 한국사를 다루기 전에 ‘우리고장 문화재’를 3학년부터 다루면서 향토사부터 접근한다는 것이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할 때는 국어나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의 내용에 포함된 문화재나 전통문화와 연계해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외부 강사를 부를 수도 있고, 박물관이나 민속촌 등에서 제공하는 한지공예·전통놀이·탑 쌓기·연 만들기 등의 체험활동을 이용할 수도 있다. 여름방학에는 일주일간 문화재탐사반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기간은 일주일이지만, 실제 외부활동은 주요 문화재를 답사하는 날 하루와 향토 문화재를 답사하는 반나절 정도다. 나머지 시간은 학생들이 우리역사를 배우는 시간이다. 물론 지루한 강의식 통사 수업은 아니다. 문화재 중심으로 동영상이나 사진 등 시각 자료를 활용한다. 희망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를 통한 교육의 한계에 대해 우 교사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체험은 현실적으로 한 학기에 한 번 밖에 못하지만 매학기 시행하면 12번, 수학여행까지 역사·문화탐방으로 계획하면 13~14번 역사체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 교사가 지적하는 초등 역사교육의 또 다른 난제는 교사들의 전문성이다. 중등과 달리 교사가 많은 교과를 가르치기 때문에 역사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수업자료을 준비하고 내용을 재구성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교사가 교과서 사진에 나온 유적지의 이름만 아는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다면 역사교육 강화를 아무리 외쳐도 소용이 없다”며 “도움이 되는 시각자료나 교사용 설명자료를 많이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성교육 이수 ‘대입 반영’ 58.7% 찬성 예산확보, 법 기반 등 인프라 구축해야 창립기념식 후 열린 2부 세미나에서는 ‘글로벌 인재를 위한 인성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주제발표 및 토론이 이어졌다. ‘인성교육에 대한 학생·교사·학부모의 인식’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김상인 성결대 교수는 지난달 17일부터 5일까지 학생·교사·학부모 15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학생․교사․학부모들은 ‘초․중등 교육과정 내 인성교육 편성(26.3%)’이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교육 구성원들은 더 이상 형식적․일회성의 ‘흉내 내기 인성교육’이 아닌 교육과정에 스며든 체계적인 인성교육을 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학교교육 환경 개선’과 ‘학력지상주의 풍도 개선’은 각각 25.4%, 22.2%로, ‘대학진학 시 인성요소 반영 법제화’가 16.5%로 뒤를 이었다. 주요 설문 결과에 따르면 학생․교사․학부모 모두 ‘인성교육을 강화하면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63.2%)’고 응답했다. ‘인성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암기 위주의 입시교육 때문(47.7%)’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교 입학사정에 인성교육 이수 결과 반영’에 대해서는 학생 59.3%, 교사 52.6%, 학부모 64.4%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김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특이한 점은 학생 응답자들이 대학진학 시 인성요소 반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라며 “이 같은 결과를 인성교육의 법적 제도화의 토대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한 민간단체의 역할’에 대해 발표한 박봉규 인실련 사무총장은 “지금까지의 인성교육은 몇 가지 대책과 교육과정 개정 등 제도적인 접근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총장은 이와 관련 “유아교육 및 초․중등교육과정을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개편되도록 하고 학교의 중간·기말 평가 등도 인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오성삼 인천 송도교 교장은 대입과 취업 등에 인성교육 이수를 반영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대학입시를 전제로 인성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성교육 활성화 수단으로 대학입시 제도를 활용하자는 의미”라며 “역사교육을 수능필수로 하자는 주장이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지 대입이 목적이 아닌 것과 같은 논리”라 설명했다. 유은종 교육부 인성체육예술교육과장은 “보다 순조로운 인성교육 실시를 위해 정부도 일정 비율의 인성교육 관련 예산 확보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발제 후 이어진 플로어토론에서는 다양한 단체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임정희 밝은청소년 이사장은 자신의 학교폭력 예방 활동 경험을 참석자들과 공유하고 인성교육법 제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경구 경북 영천고 교사는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지식 교육에 예산이 과중돼 있는 것 같다”며 “학생 실천운동을 할 수 있는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향토사학자 특강·팀별 주제연구 발표도 체험적 역사교육이 학생들의 기억에 남는다는 사실을 알아도 학교현장에서는 진도 나가기 바쁜 것이 현실이다. 1999년부터 14년째 역사탐방 진행하고 있는 경북 영광고(교장 이신순)가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대안은 방학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입시 부담을 고려해 희망자에 한해 시행하고 있지만 80여명에서 시작된 참가자는 120명 내외로 늘었다. 방학을 활용하니 수업진도에 대한 부담만 없는 게 아니라 먼 지역도 탐방이 가능해 전국을 권역별로 매년 탐방하고 있다. 노하우가 쌓이면서 탐방 프로그램도 단순한 유적지 답사를 넘어 국사편찬위원회의 지역 사료조사위원이나 향토사학자, 지역 박물관장 등을 섭외해 특강도 듣고, 지방 판소리꾼에게 판소리도 배워보는 등 생생한 역사체험이 이뤄지는 내용으로 꾸리게 됐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협동 탐구학습도 도입했다. 학생들이 팀을 구성해 주제를 선정하고 공동으로 연구해 2박3일 기간 중 저녁 시간에 돌아가면서 발표를 하는 방식이다. 서울 독도체험관, 여주 명성황후 기념관, 화성 제암리유적을 탐방하면 ‘독도의용수비대’, ‘명성황후 시해사건’, ‘제암리 학살사건’ 등 탐방지역과 연계된 주제를 연구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탐방 때는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은 정당했는가’, ‘친일파와 반민특위 문제’ 등 제법 무거운 주제도 나왔다. 일 년에 단 한 차례지만 학생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에는 충분했다. 최효준 학생은 “역사탐방을 하면서 평생 간직될 좋은 공부를 했다”면서 “무엇보다 우리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배울 수 있어 잊지 못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학습효과는 확실하지만 강사를 섭외하고, 지역을 정하는 등의 준비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강영범 교사는 “잘해야 본전인 활동을 왜 하냐는 이들도 있지만 교실 안에 박제된 역사교육에서 탈피해 학생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지는 교육을 하고 싶다”면서 매년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대의 역사교육 강화 방안에 대해 교총이 크게 환영하고 나섰다. 24일 서울대는 수능시험 사회탐구 영역에서 한국사를 필수로 지정하고 선택 과목을 2개로 유지하는 내용의 대입 개정안을 교육부에 건의했다. 또 입학생 전원에게 한국사 이수를 졸업 요건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교총이 청와대, 정부, 국회 등에 건의한 한국사교육 강화 방안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교총은 25일 논평을 통해 “최근 초‧중‧고생의 역사의식 부재에 대한 범사회적 우려를 대학 차원에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대학차원의 노력도 시작된 만큼 정부와 국회, 대교협은 하루빨리 역사인식 제고를 위한 한국사 수능 필수화 해법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또 교총은 “서울대의 한국사 강화가 확산되길 기대한다”며 “미국처럼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는 지난 2일 수능 한국사 필수지정 폐지는 사실무근임을 밝힌 데 이어 한국사교육 강화 방안을 내놓음으로써 일각에서 제기한 한국사 필수지정 폐지 주장을 대학 차원에서 일축했다. 1989년 교양 선택과목으로 전환한 서울대의 한국사 필수화는 24년 만의 재추진이다.
선진국일수록 자랑스러운 건국사 가르쳐 역사는 국민교양… “초등부터 교육해야” “초·중·고생에 대한 한국사교육은 자유민주주의국가의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국민소양 교육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경제학자이면서도 2008년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출간을 주도했던 이영훈(62)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최근 한국 현대사 교양서적 ‘대한민국 역사’(기파랑)를 펴내고 다시 한 번 올바른 한국사 교육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치 또는 역사 영역에서 다루어야 할 책을 집필한 것이 부담스럽다고 밝힌 이 교수는 “이 나라가 세워지고 발전해 온 과정이 정당하게 평가되지 않고 있다”면서 “자랑스럽게 공유해야 할 역사가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키는 도구로 변질되는 것이 안타까워 직접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2003년 이후 교과서포럼과 대안교과서 편찬을 주도하며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 교수는 오히려 그동안의 역사교과서가 1970~80년대 운동권적인 이념에 매몰돼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기초해 건국하고 그 바탕위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낸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성리학에 바탕을 둔 전통 체제가 해체되고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초한 새로운 정치적 통합이 이뤄진 우리 문명사 대전환의 과정이었다는 설명이다. 정년퇴직을 1년 앞 둔 시점에서 그동안 경제사 분야 연구 총서 발간도 뒤로 미룬 채 역사교육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는 이 교수는 최근 정치권에서 시작돼 교육 현장과 사회 전반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한국사 교육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선진국일수록 나라의 기본이념을 만든 과정, 국가의 훌륭한 정체성에 대해 교육하고 공유함으로써 나라를 사랑할 수 있게 만든다”며 “어릴 때부터 올바르고 자랑스러운 역사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초등학교 때 고조선과 주요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 배우고, 중‧고교에서 다시 고대사를 반복해 현대사 비중이 낮다”며 “교육과정 12년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수업시수 확대나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 지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초등부터 기본교양, 국민소양으로서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선택‧수능필수 여부는 고교와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한민국 역사’의 출판수익을 초․중․고 한국사 교육에 쓰고 싶다고 밝힌 이 교수는 선생님들이 자유민주적 시각으로 가르쳐 줄 것을 당부했다. “학생들이 자유민주적이고 국제적이며 개방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대내외적 도전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갈 수 있습니다. 또 선진국으로 갈수록 역사나 국가정체성의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 역사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밝힌 초등학교 한자교육 강화 방침이 뜨거운 감자가 돼 교육현장이란 식탁에 올라와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5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한자교육추진단을 만들어 초·중등 교과서 속 단어들을 중심으로 한자교육을 강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교재 개발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기 이전부터 한자를 써왔으며 한자는 우리 생활과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는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과학적인 문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어문정책이 한자의 가치를 인정하는 방향을 유지해 온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우리 생활 속에서 실제로 많이 쓰이는 한자가 실상 교육현장에서는 그에 맞는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하며, 1970년대 이후 초등학교에서는 한자교육은 사라지고,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재량학습 시간에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는 정도의 수준으로까지 전락하고 말았다. 특히 몇몇 학생들은 영어나 기타 서양의 언어는 우리보다 앞서 나가는 세계의 문자이기 때문에 배워야 하고 한자는 고리타분하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어려운 문자일 뿐이라는 얘기를 하곤 한다. 그렇다면 정말 한자는 고리타분하고 딱딱하기만 한, 배우기에 유용하지 않은 문자인걸까? 한자 알면 단어 의미 파악 빨라져 나는 한자를 배움으로서 얻는 효과가 크게 두 가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단어의 빠르고 정확한 이해다. 한 자료에 따르면 국어사전에 실린 우리말 어휘 중 70%가 한자어며 교과서는 특히 90%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럴 때 단어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학습을 해 나가기에는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 특히 초등학교 수업 시간에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는데. 이럴 때 어느 정도 기본적인 한자의 습득은 학습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자의 훈음(音訓)을 토대로 단어의 의미를 학습할 때 조금 더 이해가 빠르고 어휘력도 신장되는 등 많은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두 번째는 한자를 통한 인성교육의 확장 효과다. 한자는 역사가 깊은 표의문자의 한 종류로서 각 글자마다 뜻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효, 충과 같은 우리가 사는 데에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생활의 덕목들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한자를 배우면 자연스레 이러한 덕목들과 연관 지어 학습하기가 용이해진다. 실제로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한자교재들의 단원 제목이나 주제만 보더라도 한자 그 자체만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생활의 덕목과 연관 지어 가르치려는 의도를 많이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가치 덕목들의 학습과 올바른 한자 사용의 연계가 곧 학생들의 인성교육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성교육은 자연스럽게 따라와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한자교육을 부정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의 과열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자교육을 배우는 시간을 따로 도입하면 결국 제대로 학습했는가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또 다른 학습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이뤄졌던 대로의 평가방식이라면 그들이 우려하는 바가 당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자교육 자체에 대해 어떤 객관화적인 평가가 꼭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한 번 의문을 가져봐야 할 것이다. 한자교육 그 자체를 인성교육이라는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보조수단이라고 보면 그 때도 그렇게 학생들에게 큰 부담감으로 다가갈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자교육의 목적이 꼭 전문적인 통역가나 유창한 언어 사용자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한자를 전문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전문가 집단이면 족하다. 다만 한자를 배워나가면서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뜻을 알아보고 생활 속에서 활용되고 있는 한자를 많이 접하게 해 무의식적으로 각 글자에 담긴 뜻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게 하면 한자 교육은 성공적인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새는 양 날개가 있어야 날 수 있고 수레는 두 바퀴가 있어야 굴러갈 수 있다는 말이 있다(鳥之兩翼, 車之兩輪). 이는 불가분의 어떤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 되는데, 우리 한글과 한자의 관계가 그렇다.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해 온 한자를 빛바래가는 유물로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면해있는 문제들을 현명하게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서, 공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본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고들 하지 않는가.
‘같은 시기·주제 반복 없다’ 연대기적 접근, 학습량 줄여 자국사 중심· 향토사도 강조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이 역사교육강화 정책의 화두가 됐지만 현장 역사교사들은 보다 근본적인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험을 위한 공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가르칠 내용이 너무 많아 진도 나가기 바쁜 강의·암기식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캐나다와 핀란드의 역사교육과정은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같은 주제나 시기를 반복해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국 모두 대략적으로 저학년에서 주로 먼 과거의 역사를 배우고 고학년에서는 근·현대사를 배운다. 역사를 몇 개의 시기 단위로 구분해 학년별 교육과정을 제시하는 연대기적 접근법에 기초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캐나다는 3학년에서 1800년 초기 정착시기 생활을, 4학년에는 중세 사건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구성된다. 5학년은 초기 문명시대, 6학년은 캐나다 원주민의 삶을 배운다. 7학년부터는 역사를 별도 교과로 배우는데, 7학년은 1783~1838년 영국령 북미시대를, 8학년은 1867년 캐나다 통치의 성립과정과 1885~1914년 사이의 주요사건들을 배운다. 9학년은 역사과목이 개설되지 않고 10학년에는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캐나다사를, 11~12학년에는 미국사, 서양사, 세계사, 캐나다 현대사, 캐나다 문화사 등을 주제별로 선택해 배우게 된다. 핀란드의 경우는 5~6학년에서 선사시대부터 프랑스혁명까지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7개 핵심주제와 5개 선택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학습하게 된다. 특히 가족사와 향토사, 생활사 등도 배우도록 해 역사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음을 가르친다. 7~9학년이 되면 19세기와 20세기의 핀란드 역사를 9개의 핵심주제 중심으로 배운다. 마찬가지로 선택주제도 제시된다. 10학년 이후에는 국제관계, 문화사, 유럽사, 핀란드 역사의 전환점 등 주제 중심의 필수‧심화 과목을 배운다. 또 다른 특징은 양국 모두 자국사에 중심을 둔다는 것이다. 특히 캐나다는 7~10학년 동안 자국의 근·현대사에 역사교육이 집중돼 있다. 핀란드도 7~9학년 역사는 핀란드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다. 우리의 중학교에 해당하는 기간에 자국 근·현대사를 배우는 것이다. 세계사는 일부만 저학년에서 배우고, 대부분 고학년에서 선택적으로 배운다. 우리나라는 모든 학교 급에서 한국사를 통사로 배운다. 물론 초등은 인물사와 생활사 중심으로, 중등에서는 정치사건사와 문화사 중심으로 선정하지만 내용상 반복이 있게 마련이다. 세계사도 캐나다와 핀란드가 자국사를 배우는 중학교에 집중돼 있다. 중학교 과정에서 한국사와 세계사를 모두 배워야 하니 학습량이 많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공일영 경기 은혜고 교사는 “매번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가르치니까 외울 게 많다는 인식만 강해지고 흥미를 잃는다”며 “내용을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 교사는 “내용을 줄여도 교사들이 얼마든지 재구성해 역사의식 함양이라는 교육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고대사 압축, ‘동북공정’은 별도로 교사가 핵심교육과정 선별 재구성 지루하지 않은 역사수업. 지난달 11일 ‘역사교육 연구시범학교 공모사업’ 최우수교로 선정된 미국 남부뉴저지통합한국학교 김정숙 교장이 한 마디로 요약한 비결이다. 남부뉴저지 한국학교 역사교육은 프로젝트 학습이나 조사활동 등 체험수업이 주를 이룬다. 3.1절 수업은 연극을 준비해 한인회 행사에서 공연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학생들은 생소해 했지만 직접 감정이입하고 연기하면서 체험한 결과 한 가지 사건에 대한 수업만으로도 일제강점기 상황을 이해하게 됐다. 연극 활동수업의 재미는 덤이다. 주제가 6.25전쟁일 때는 학생들이 다양한 다큐멘터리와 자료를 찾아 그 중 자신이 관심이 가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6.25전쟁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직접 만들어본다. 이론 강의는 교사가 기본적 지식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전쟁을 겪은 강사를 불러 체험담을 듣기도 한다. 향토사에 해당하는 지역 한인사회의 이민사도 배운다. 이민 1세대들이 교실에 찾아와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면 동영상도 만든다. ‘동네 어르신’의 생생한 경험과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성공한 이민자의 이야기는 학생들에게 역사를 ‘자신의 이야기’로 느끼도록 한다. 32주라는 짧은 학사일정을 이런 수업을 계속하면 한국사 전체를 소화할 수 없다. 그래서 교사들이 민족적 정체성과 역사의식을 배울 수 있는 핵심내용 위주로 교육과정을 직접 새로 구성했다. 독립운동이나 6.25 등 근·현대사에 중점을 두고, 조선시대 생활사나 문화사를 다뤘다. 고대사나 중세사는 전체적 흐름만 알 수 있도록 과감히 압축했다. 대신 ‘중국의 동북공정’을 별도 단원으로 구성해 고구려사와 발해사 비중은 높였다. 충분히 다루지 못한 중세사는 여름방학 때 역사문화 캠프를 하면서 문화사 위주로 가르치기로 했다. 모든 한국학교 교사들이 다 직접 교육과정과 수업자료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한 남부뉴저지 한국학교는 누구나 참고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http://www.kssnj.org)를 통해 그동안 만든 교육과정과 수업안을 공개하고 있다. 김 교장은 “재외국민 학생들은 청소년기에 정체성 혼란을 겪는데 뿌리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우리 아이들이 미국 사회에서 성공하고 인정받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사를 교육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6~11학년 필수교과 러시아사 비중 높아 역사교육중점학교도 미국의 유명한 흑인작가 제임스 볼드윈(James Baldwin)은 “역사가 강력한 힘을 갖는 까닭은 역사가 단순히 과거에 관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를 지배하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 안에 현존하기 때문”이라는 말로 현명한 역사인식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는 1864년부터 6년에 걸쳐 집필한 대작 ‘전쟁과 평화’를 통해 1812년 6월부터 시작된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략을 소개했다. 당시 크림전쟁(1853~1856)의 패배로 좌절해 있는 러시아 국민들에게 슬라브 민족의 위대함과 강인함을 보여줌으로써 미래를 고민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소련 시절부터 역사교육에 큰 관심을 가지고 학교교육에 반영해온 러시아는 현재 모든 학교에서 러시아사와 세계사를 의무적으로 배우고 있다. 학교마다 차이는 다소 있지만 대체로 첫 역사교육을 세계사에서 시작하며 학년별로 시대에 따른 주제를 중심으로 교육을 시킨다. 학생들이 세계사에 대한 이해가 된 후 본격적으로 러시아 역사에 대한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아마도 큰 그림을 보고 이해한 다음 자국의 역사를 공부할 때 좀 더 깊이 있는 역사인식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세계사를 가르칠 때도 러시아와 관련된 부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러시아의 역사교과 교육은 6학년부터 시작한다. 6~9학년은 일 년에 68시간 동안 역사를 배운다. 대략적으로 44시간은 러시아사를, 24시간은 세계사를 배운다. 10~11학년에는 러시아사를 69시간, 세계사를 34시간 의무적으로 배워야 한다. 고학년으로 갈수로 역사교육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최근에는 9~11학년 동안 ‘21세기의 러시아’라는 이름으로 러시아 현대사 교육을 강화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2001년부터 한국의 수능에 해당하는 취지로 도입된 ‘통합 국가시험(Unified State Exam, ЕГЭ)’에도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고 있다. 대학 입학을 원하는 학생은 역사시험을 반드시 봐야 하는 것이다. 물론 통합국가시험을 보지 않는 학생이라도 역사공부를 해야 정규 고교 과정을 마칠 수 있다. 학교에서 매 학년 역사시험을 보지는 않지만 역사를 의무 수업시간대로 배워야 할 뿐만 아니라, 역사시험에 합격해야 11학년 졸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논의되는 인증제의 일종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더불어 최고수준 고등교육기관의 경우 별도의 추가 입학시험을 봐야 하는 경우가 있으나 매년 열리는 ‘전 러시아 역사교육 올림피아드(All-Russian Olymics in history)’에서 입상할 경우 별도의 역사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 역사를 잘 알고 있는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대학입학에서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최고 공대인 ‘바우만 공대’의 석사과정 학생 그리고리 체르나모르딕은 “졸업한 학교가 모스크바에서 최고의 고교로 인정받는 영재급 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차원에서 역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며 “역사시간에는 역사에 대한 지식을 주입하기보다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토론수업을 강조해 학생들이 역사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의 정보과학중점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의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글례 아디노키흐는 “러시아 수능시험에 역사과목이 포함 된다는 사실보다 선생님이 얼마나 열의를 갖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가르치느냐가 학생들의 역사에 대한 흥미도에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험을 위한 역사공부가 아닌 즐기며 배우는 역사교육을 위한 국가 정책의 추진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역사관련 전문가 양성을 위한 ‘역사교육중점학교’ 설립·운영이다. 역사중점학교는 정부뿐만 아니라 대학 차원의 지원을 받는 공립과 사립학교들이 있다. 모스크바 내 25개교가 역사중점학교로 지정돼 있고 빼째르부르크에도 1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물론 이 학교들에서 역사만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외국어는 물론 물리, 수학 등 기존 교과목에 충실하면서 러시아사와 세계사를 심화해 교육하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통합된 국정 역사교과서를 제작해 모든 학교에서 활용토록 하려는 정부 정책도 마련했다. 역사교육의 방향성과 내용을 일관성 있게 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사회 일각에서는 ‘강력한 러시아를 이룬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이념인 ‘푸티니즘(Putinism, путинизм)’을 옹호하기 위해 추진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자국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의 국가적 자긍심을 자국의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북돋우려는 정부차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부실한 역사교육문제 해결 방안과 한국사 수능시험 필수과목 채택 여부에 대한 많은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뒤늦은 감은 있으나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적 공감대가 모이면 좀 더 미래지향적인 역사교육체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를 기대해본다.
독어‧수학과 함께 내신 필수로 全학년서 배우고 고교는 20% 독일학교에서 역사수업은 독일어나 영어, 수학만큼 중요하다. 전 학년에서 역사과목을 필수로 지정하고 있고, 고교 교육과정 중 역사수업 비중이 20%에 달한다. 이처럼 역사가 비중 있는 과목으로 대접받게 된 것은 지난날 저지른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함이다. 역사뿐 아니라 모든 독일 현대교육은 2차 대전 나치의 잔학상에 대한 반성의 기저 위에서 출발한다. 독일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경쟁력을 강화시켜 지적으로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인격을 겸비한 비판의식 강한 사회인을 키워내는 일이다. 이들의 그런 교육관을 가장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수업이 바로 역사교육이다. 역사수업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의 흐름과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발생한 원인과 목적이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고 어떤 결과가 나타나게 됐는지, 그로 인해 오늘날 어떤 변화가 왔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돼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과거를 배움으로써 현재의 문제를 점검하고 답을 찾기 위한 역사의 본래 목적에 부합한 공부다. 때문에 역사교육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현대사, 그중에서도 히틀러와 2차 대전이다. 히틀러와 세계대전은 역사뿐 아니라 독일어, 미술, 철학, 종교 등 모든 사회와 어문학 과목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비중 있게 다루는 과목은 역시 역사다. 독일인들에게 히틀러는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아프면서도 강력한 교훈이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독일의 수능시험인 아비투어에서는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다. 그러나 아비투어에서 선택과목이라고 해서 역사가 교육과정에서 홀대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도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독일 아비투어는 수험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에 독일어나 영어, 수학 역시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주마다 다른 입시 제도를 도입하고 있어 일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수업의 방법이나 입시과목 선택권을 다양하게 인정한다는 점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한 주만 살펴보면 전반적인 입시경향을 분석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16개 연방자치주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 역시 역사는 아비투어에서 선택과목이다. 언어영역과 자연과학, 사회과학, 자유선택에서 각 1과목씩 총 4과목을 보는 아비투어 시험에서 역사는 사회과학과 자유선택 영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개별과목이다. 물론 역사뿐 아니라 독일어도 각각 언어영역의 영어, 불어, 스페인어, 라틴어 등 많은 언어 중 선택할 수 있는 한 과목에 불과하고 수학도 자연과학 영역인 생물, 물리, 화학, 수학 중의 한 과목이다. 이처럼 아비투어 필기시험은 모든 과목이 선택이기 때문에 독일에서 역사를 아비투어 필수과목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아비투어에서의 폭넓은 선택권과는 달리 역사와 독일어, 수학의 중요성은 내신 성적에서 강조된다. 이 세 과목은 내신에서는 필수다. 김나지움 상급학년 마지막 2년 동안의 성적을 합산해 내신 성적을 산출하는데, 역사와 독일어, 수학, 외국어 한 과목은 무조건 포함돼야 한다.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는 역사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역사교육은 역사적인 사실과 의미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분석함으로써 현재와 과거의 기준의 차이를 알아내는 안목을 키우는 데 있다. 역사는 개인이 처한 상황이 역사적인 근거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합리적이며 정당하게 자신의 위치와 관점을 발전시키도록 한다.”
국민이 말하는 시대고, 국민이 원하는 정책에 따르는 시대지만 교육만은 그렇지 못하다. 국민의 불만과 비판은 많은데 해법을 찾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니라 국민과 학생이 원하는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쇄신차원의 교육개혁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가 ‘선행학습금지’로 상징되는 교육정책의 로드맵을 만들며 출범을 준비하던 지난 겨울방학, 일선 고등학교는 고1 진학생들의 첫 시험인 배치고사부터 오히려 선행학습을 조장하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오히려 학교에서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학교에서는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교육부에서 권장하는 EBS를 통해서라도 암묵적으로 선행학습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 놨다. 공교육에 앞장서야 할 학교조차 한 술 더 떠서 시간당 수십만 원의 고액을 들여 대치동이나 수도권 일류 강사들을 초빙, 수시논술이나 면접에 대비하면서 이를 명문고로 치장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구성원 간 신뢰와 협력 우선 미래를 향한 대한민국의 공교육을 고민하기 위해선 이미 도래한 지식정보사회의 관점에서 창의와 잠재력을 길러주는 집단지성(集團知性, collective intelligence)에 바탕한 적시학습(適時學習, just in time learning)의 개척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90년대 후반부터 일정 기간이 지난 사회와 과학 지식을 가르치지 못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중국 또한 이러한 교육 분야에 국가집단지성을 상용화하고 있다. 또 말하기와 듣기, 읽기와 쓰기 등과 같은 원론적인 수사학(修辭學 , Rhetoric)에서 시작하여 논리력과 사고력을 높이는 협력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토론식 수업이나 과제, 문제해결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 등이 논의돼 왔지만, 제대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수사학 중심의 선진교육 방향과 접맥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 구성원 간의 신뢰와 협력이다. 학교와 가정, 사회 등 교육여건을 조성하고 변화시키는 공동체간의 신뢰와 협력, 그리고 정부당국과 교사, 학부모와 학생 등 주요 구성원간의 신뢰와 협력 말이다. 한국사교육 강화 또한 중요한 문제다. 일본 아베내각의 노골적인 역사왜곡과 부정, 그리고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과 청사공정(淸史工程)까지 우리는 지금 소리 없이 치열한 역사전쟁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주변국의 이러한 역사왜곡을 소극적으로 비난할 뿐, 적극적인 대응은커녕 국사교육조차 등한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을 탓하기만 할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알고 대응해 우리의 영토와 역사를 지켜야 한다. 한국사 교육 강화, 어떤 형태로든 이뤄져야 한다. 장기적 비전, 마스터플랜 세워야 오늘날 우리 교육현장은 교권 추락, 공교육에 대한 불신, 사교육의 경쟁적 팽창 등의 갈등과 반목으로 얼룩져 있다. 전두환 정권의 과외금지, 본고사 폐지, 대학졸업정원제와, 김영삼 대통령의 대학 학생선발기준 자율화, 국공립대 본고사 폐지 및 논술위주 전환, 종합생활기록부 입시적용 확대, 김대중 대통령의 이른바 “공부를 못해도 한 가지 특기만 있으면 대학에 간다”라는 입시개혁, 노무현 대통령의 대학서열구조 해체와 학벌주의 타파에 초점을 맞춘 교육개혁,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입학사정관제도 도입, 특성화고교 육성 등으로 이른바 ‘창의인성교육’을 표방한 교육혁신 등 역대 정권 모두 당시에 내건 교육개혁으로 입시제도의 큰 변화를 일으켰지만, 또 다른 논란과 역효과를 가지고 왔다. 이제 우리 교육은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물러나서도 안 된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이런 시행착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장기적 비전 아래 교육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중단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백년대계를 향한 정책을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암기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 역사수업. 16일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우리학교 6.25 참전 학도병 탐구대회’는 초․중학교뿐만 아니라 고교에서의 참여와 탐구형식 역사교육 모델 도입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 처음 시작된 대회에는 24교 36팀 146명의 고교와 학생들이 참가했다. 서울 노원고 ‘겨레얼’ 팀이 최우수상을 받았고 서울고, 성남고, 이화여대병설미디어고 등 5개 고교가 우수상을 받았다. 우수사례를 소개한다. 우리학교 학도병 선배 연구하며 애국심 생겨…“태극기 달았어요” ▨ 스스로 계획‧자발적 참여=최우수상을 차지한 서울 노원고(교장 김재홍) ‘겨레얼’팀은 “대회에 참여하면서 몰랐던 사실들을 너무나 많이 알게 됐다”고 했다. 홍예성(고2) 군은 “교과서를 보면 6.25전쟁은 3~5페이지로 짧게 요약됐고 ‘인천상륙작전’이나 ‘1.4후퇴’와 같이 굵직한 사건 위주로 짧게 소개돼 있다”며 “자료를 찾다 보니 교과서에 학도병 관련 이야기는 한줄 정도밖에 안 나와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박훈범(고2) 군 역시 “전체를 훑는 암기위주 교육으로 세부적 내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번 대회를 통해 깨달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내놓은 결과는 ‘6.25 참전 학도병의 호국정신과 숭고한 희생전신을 기념하고, 잊혀져가는 학도병에 대한 탐구를 통해 순국선열에 대한 보훈정신을 함양 한다’는 취지에 걸맞게 깊이 있고 진정성 있었다. 4명으로 구성된 ‘겨레얼’ 팀은 학도병이 활동했던 수많은 전투 조사는 물론 현충원, 전쟁기념관 등 관련 기관도 방문했다. 학도병 출신 선배가 없는 까닭에 학도병이 있었던 서울고와 용산고를 찾는 한편 재향군인회와 6.25 참전유공자회를 통해 참전 학도병을 물색해 인터뷰하기도 했다. 표 참조 홍 군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입시에서 벗어나 스스로 찾고 감동받으면서 나도 모르게 존경심과 애국심이 생겼다”며 “지난 6월 25일에는 집에 태극기를 게양했다”고 말했다. ▨ 참전 선배 인터뷰: 피부로 느낀 역사=“우리 선배님들은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에 분연히 일어나 펜을 던지고 총을 잡았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당연한 자유는 학도병 선배들과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따른 것임을 잊지 말자.” 서울고(교장 장천) ‘경희궁의 영웅’ 팀은 ‘호국 교풍의 성립 배경과 계승 방안 고찰’을 주제로 학교설립 역사와 참전 선배들과의 인터뷰, 계승방안 등 연구를 수행했다. 서울고는 6.25전쟁 당시 457명의 학도병이 참전했으며 전사자 수가 33명으로 가장 많다. 총동창회는 이런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1956년 개교 10주년을 기념해 교정에 포충탑을 건립, 동문 학도병 명단을 새겼다. 2010년에는 ‘6.25전쟁 참전기념비’를 설립하는 등 호국 학풍이 남다른 학교다. 송한(고3) 군은 “선배들이 이렇게 힘들게 나라를 지켰는데 무관심 했던 스스로에게 죄책감을 느꼈다”며 “지금 내 나이에 두려운 마음을 극복하고 전장에 나가는 모습을 상상하니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송 군은 또 “만난 선배님들 대부분은 ‘왜 요즘에는 역사를 제대로 안 가르치느냐, 그걸 생각하면 혈압이 막 오른다’며 입을 모아 한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며 “선배들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우리 역사를 관통하는 호국정신을 꿰뚫도록 더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동아리 등 교내 응용, 지속적 실시가 관건=노원고 우보영 교사는 “스스로 탐구하고 알아낸 것을 공유하는 교육은 특히 효과가 높다”며 “교내 대회나 특별활동 등 다양하게 응용해 현장에 적용한다면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교사는 “입시에 관계없이 실시할 수 있도록 1, 2학년생 대상의 대회가 늘어야 한다”면서 “아이들이 올바른 역사인식 형성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군은 “동아리를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며 “교지편집부에서 호국 교풍을 빛낸 선배들의 ‘커버스토리’를 싣는다든지 UCC를 활용한 영상 제작도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서울고 장천 교장은 “우리 학교는 매년 육군사관학교 방문, 현충일 현충원 참배, 창체 시간에 교내 현충시설 순례하기 등 다양한 역사인식 강화교육을 하고 있다”며 “비교과 시간에도 꾸준히 실시해야 자연스럽게 호국정신을 기를 수 있다”고 밝혔다.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미래를 설계한다고 배웠어요. 그런데 역사를 접할 기회가 부족한 것 같아요. 배울 기회가 없었는데 갑자기 질문해서 답을 못한다고 모든 학생들의 잘못처럼 뉴스나 어른들이 혼내니까 좀 억울해요. 수능에 역사시험이 필수가 되는 것도 좋고 우리학교처럼 학교 환경이 자연스럽게 역사공부에 관심 갖도록 유도해 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서울고 김준영 학생) 서울고(교장 장천)의 역사교육은 특별하다! 방학을 하루 앞둔 17일 1학년 학생들이 1학기 마지막 역사수업을 진행했다. 송두록 (도덕·윤리) 부장교사는 준비한 영상을 보며 북한체제의 특수성을 가르치고 교정으로 나와 학교 역사관과 6·25참전비, 자유민주주의 수호 탑에서 전쟁으로 희생된 선배들에게 경례, 마지막으로 3·1정신을 새긴 삼일탑을 찾아 묵념으로 수업을 마쳤다. 송 교사는 “역사공부는 틀에 박아놓고 주입시키는 것 보다 학생 스스로 역사에 관심 갖고 찾아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인지 서울고 교정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많이 지나는 곳에 역사적 기념비들이 세워져 있다. 3·1 운동 정신을 이어가고 6·25 전쟁 당시 457 명이 학도병으로 참전해 33명이 전사한 서울고. 나라를 사랑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숭고한 희생정신의 이름들이 오늘도 학교 본관 옆에 자리하고 있다. 학교 전체가 역사교과서처럼 말이다.
수능 ‘사탐’ 선택 폭 더 넓어져 “역사가 사회 안에 포함되는 것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교육의 본질이나 교육의 역사로 볼 때 역사는 학교교육의 가장 우선시되는 과목이었습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역사는 사회과목의 하위 과목 중 하나로 따로 분리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주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안 회장은 “정치‧경제‧사회‧인류학 등을 총칭하는 미국식 사회과목(Social Studies)이 현대 학회에 정착 되면서 역사를 포함 시킨 것”이라며 “통합교육을 시작한 미국조차도 80년대 중반부터 역사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사회과학에 역사를 통합 교육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분리‧독립해 가르치고 있으며, 대학에서도 역사(American History)는 필수라는 사실을 피력한 것이다. 국∙영∙수를 우위에 두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안 회장은 “유럽은 초등부터 역사를 독립 과목으로 가르친다”면서 “이미 선진국은 도구 교과에서 역사, 예술, 체육 등을 우위에 두는 교육과정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역사의 교과독립뿐 아니라 수능에서도 사회탐구 영역과 분리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안 회장은 “사회과교육학회 등에서 교총의 주장을 오해하고 있다”면서 “역사를 수능에서 분리하면 사회과 내 과목선택 폭은 오히려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 이기주의적 차원에서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자국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초등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암기위주 수업이 아닌 다양한 교수법을 개발하는 것은 교사들의 몫임을 강조한 안 회장은 “인문학적 소양과 올바른 역사인식 강화를 위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수능 필수”라며 “교육의 본질적 측면에서 찬‧반으로 나눠질 사안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한편, 한국사 수능 필수 등 역사교육 강화는 안양옥 회장이 지난달 20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면서 이슈의 중심이 됐다. 교총은 12일 청와대와 정부, 국회, 정당, 시·도교육청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의서도 전달한 바 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올 2학기부터 초ㆍ중학교에 한자(漢字)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교육계에 한자교육 부활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한자교육이 한글전용정책에 반한다는 비판과 학생들의 어휘력과 독해력 등을 신장한다는 논란이 첨예화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 교육계에서 지속적으로 한자교육 찬반론자들 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한자교육에 대한 찬반 논쟁은 한글 및 한문 관련학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국회에도 입법 발의돼 있는 상태이다. 그동안 한자교육 찬반 관련 세미나, 심포지엄, 포럼 등도 활발하게 개최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한자교육은 1969년까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한자를 괄호 안에 넣는 병기(倂記)를 시행했지만, 1970년 한글전용정책 추진으로 교과서에서 사라졌고 1972년 교육용 기초한자가 제정된 이후 중등학교에서만 정규 교과로 실시된 바 있다. 이후 수십 년 간 초등학교 단계의 한자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중ㆍ고교에서도 피상적으로 기초한자 900자를 익히는 정도에 머물러 왔다.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초ㆍ중학교는 공통교육과정, 고등학교는 선택교육과정 체제이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한자교육은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범교과 차원에서 39개 주제 중 하나로 시행하도록 규정돼 있다. 초등학교 차원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과 방과 학교 등에서 학교별로 한자교육이 미미하게 이루어지는 형편이다. 한편 중학교에서는 한문이 다른 외국어 과목과 함께 선택 과목에 포함되어 204시수를 이수토록 편제되어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생활ㆍ교양영역의 보통교과로 한문 ⅠㆍⅡ를 기술ㆍ가정, 제2외국어, 교양 등 교과(군)과 함께 일반고 16단위, 특목고 등 12단위를 이수토록 편제돼 있다. 한자교육 찬반논쟁의 핵심은 국어의 대부분이 한자 조합으로 이루어진 상황에서 의사소통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한글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상태에서 한자교육을 하는 것은 언어관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논리로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글전용정책을 옹호하며 한자교육을 반대하는 측은 초등학교 때는 우리 말과 글을 제대로 가르쳐서 우리 역사와 문화를 올바로 알게 해야 한다며 조기 한자교육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한자교육에 앞서 한글교육을 더욱 내실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한자교육을 주장하는 측은 수십 년 간 지속된 한글전용 정책으로 인해 학생들이 기본 한자도 이해하지 못하여 생기는 의사소통의 문제와 생활에서의 불편이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초적인 한자어로 된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국어교육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으므로 한자 조기교육을 주장하고 있다. 한글전용교육이 읽기는 잘 하는데 뜻을 모르는 한자 문맹만 양산한 절름발이 교육이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수년 전 한 여론 조사가 밝힌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한자 실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기 부모 이름을 한자로 바르게 쓰지 못한 비율이 70%-80%라는 사실은 우리 한자교육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한자교육의 찬반 논란에 즈음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한자교육과 한글교육이 병립될 수 없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한자교육과 한글교육이 상호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 한자교육과 한글교육은 택일의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자교육, 한극교육이 함께 강조되는 보완의 입장이어야 한다. 한자교육 강화가 상대적으로 한글교육을 소홀히 할 것이라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한글교육, 한자교육이 충실하게 병행되어야 한다. 물론 튼실한 한글교육의 바탕 위에 한자교육을 내실 있게 더해 가는 교육 체제가 바람직한 것이다. 특히 한자는 학생들의 어휘력, 이해력, 표현력 및 의사소통력 등을 신장하고 독서, 논술 능력을 신장시키는데 필수적이다. 한자교육은 전 교과 학습과 인성함양에도 긍정적ㆍ효과적이다. 한자는 우리 실생활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나아가 세계화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이 동북아시아의 발전을 주목하고 한․중․일 중심의 한자문화권 시대가 도래한 현실에서 장기적으로는 한자가 영어에 버금가는 국제경쟁력이 갖게 될 것이다. 아울러 한자교육 강화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따라서 한자교육이 더욱 내실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과 방과후 학교 등을 통한 한자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중등학교에서도 한문 선택 과목 등에서 한자교육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 학교급별 수준에 맞는 한자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각종 교원연수에도 한자교육 과목이 증설돼야 할 것이다. 현행 주5일수업제 체제하에서 한자교육 과목을 교육과정의 정규 교과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국어과, 선택 과목, 창의적 체험활동 등에서 충실하게 이수하는 길이 바람직할 것이다.장기적으로는 국어 교과서에 한자 병기 부활과 함께 대입수능에서도 한자 문제를 1-2문제 출제를 고려해야 하고, 각종 임용ㆍ채용시험에서도 일정한 등급의 한자능력검정시험 통과자에게 응시자격 부여 등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결국 한자교육 찬반 논쟁은 택일, 배제의 논리가 아니라 병행과 상생의 논리로 풀어나가야 한다. 특히 기성 세대의 입장이 아니라 자라나는 학생들의 입장과 눈높이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