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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독일> 독·영·수만큼 중요한 역사

유럽, 역사는 독립 필수교과다! 교육계, 국회, 정치권, 시민사회에서 수능 필수과목 지정부터 한국사기초시험 인증제까지 논의되고 있다. 그렇다면 역사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러시아와 독일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본지 현지 필진에게 유럽의 역사교육 정책을 들어본다.

독어‧수학과 함께 내신 필수로
全학년서 배우고 고교는 20%

독일학교에서 역사수업은 독일어나 영어, 수학만큼 중요하다. 전 학년에서 역사과목을 필수로 지정하고 있고, 고교 교육과정 중 역사수업 비중이 20%에 달한다.

이처럼 역사가 비중 있는 과목으로 대접받게 된 것은 지난날 저지른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함이다. 역사뿐 아니라 모든 독일 현대교육은 2차 대전 나치의 잔학상에 대한 반성의 기저 위에서 출발한다. 독일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경쟁력을 강화시켜 지적으로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인격을 겸비한 비판의식 강한 사회인을 키워내는 일이다. 이들의 그런 교육관을 가장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수업이 바로 역사교육이다.

역사수업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의 흐름과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발생한 원인과 목적이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고 어떤 결과가 나타나게 됐는지, 그로 인해 오늘날 어떤 변화가 왔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돼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과거를 배움으로써 현재의 문제를 점검하고 답을 찾기 위한 역사의 본래 목적에 부합한 공부다.

때문에 역사교육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현대사, 그중에서도 히틀러와 2차 대전이다. 히틀러와 세계대전은 역사뿐 아니라 독일어, 미술, 철학, 종교 등 모든 사회와 어문학 과목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비중 있게 다루는 과목은 역시 역사다. 독일인들에게 히틀러는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아프면서도 강력한 교훈이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독일의 수능시험인 아비투어에서는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다. 그러나 아비투어에서 선택과목이라고 해서 역사가 교육과정에서 홀대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도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독일 아비투어는 수험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에 독일어나 영어, 수학 역시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주마다 다른 입시 제도를 도입하고 있어 일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수업의 방법이나 입시과목 선택권을 다양하게 인정한다는 점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한 주만 살펴보면 전반적인 입시경향을 분석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16개 연방자치주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 역시 역사는 아비투어에서 선택과목이다. 언어영역과 자연과학, 사회과학, 자유선택에서 각 1과목씩 총 4과목을 보는 아비투어 시험에서 역사는 사회과학과 자유선택 영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개별과목이다. 물론 역사뿐 아니라 독일어도 각각 언어영역의 영어, 불어, 스페인어, 라틴어 등 많은 언어 중 선택할 수 있는 한 과목에 불과하고 수학도 자연과학 영역인 생물, 물리, 화학, 수학 중의 한 과목이다.

이처럼 아비투어 필기시험은 모든 과목이 선택이기 때문에 독일에서 역사를 아비투어 필수과목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아비투어에서의 폭넓은 선택권과는 달리 역사와 독일어, 수학의 중요성은 내신 성적에서 강조된다. 이 세 과목은 내신에서는 필수다. 김나지움 상급학년 마지막 2년 동안의 성적을 합산해 내신 성적을 산출하는데, 역사와 독일어, 수학, 외국어 한 과목은 무조건 포함돼야 한다.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는 역사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역사교육은 역사적인 사실과 의미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분석함으로써 현재와 과거의 기준의 차이를 알아내는 안목을 키우는 데 있다. 역사는 개인이 처한 상황이 역사적인 근거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합리적이며 정당하게 자신의 위치와 관점을 발전시키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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