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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우리의 교육은 이대로 괜찮은가? 국내외의 교육 전문가나 미래 학자, 석학들은 대한민국의 교육이 디지털 대혁명 시대에 이대로는 안 된다고 혁신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학교에서의 수업혁신으로 집약된다. 최근 교육부는 ‘AI시대의 교실혁명’이란 기치 아래 2025년부터 실시될 디지털교과서 수업을 대비하고 있다. 사실 이런 조치의 배경이랄 수 있는 수업시간에 잠자는 교실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는 크게 보면 우리 교육제도의 오랜 문제로부터 나오는 불가피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강 건너 불구경하듯 모든 것을 시스템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여기엔 교사가 수업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줄기찬 요구와 불만이 존재한다. 이는 공교육의 불신과 붕괴로 이어져 그 대척점에 있는 사교육의 의존도가 날로 높아짐으로써 사교육비는 2023년 공식적으로만 27조1000억 원에 이르렀다. 매년 눈덩이처럼 증가하는 사교육비는 학령인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멈출 줄 모른 채 이제는 사교육 없는 대한민국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런 현상의 배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그중 가장 큰 원인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없는 교사의 근무 여건이다. 각종 행정업무와 생활지도, 그리고 수업과 상관없는 자질구레한 민원들이 교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니 수업 혁신은 차일피일 미루게 되고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가 되었다. 깨어있는 교사들은 이러한 한계에 대해 스스로 “우리 이대로 살아도 좋은가요?”라는 양심선언이자 가슴을 아리게 하는 절규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 앞서 언급한 수업혁신의 방안으로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수업혁신에 대한 의지와 전문성을 갖춘 '교실혁명 선도 교사' 연수 대상자로 1만2000여 명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히고 현재는 관련 연수에 집중하려고 준비 과정에 있다. 이를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 6770명, 중·고등학교 5483명, 특수학교 144명이다. 이들의 평균 교육 경력은 11.7년이다. 앞으로 이들에게는 해외 연수 기회 등을 제공하고 수업⋅평가 연구비를 지원받고 전국 교사 연구회 200곳은 참여에 따라 일정 금액의 연구비를 제공받게 된다. 이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디지털 기반 수업 및 평가 방식의 혁신을 주도하고 이를 동료 교사와 주변 학교로 확산하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 ‘수업 나눔 광장’을 통해 교사 누구든 좋은 수업 콘텐츠를 개발해 공유하면 복지비를 지급하고 수업 영상을 제공한 당사자나 이 영상을 시청한 교사는 연수 실적으로도 인정한다고 한다. 여기서 언급하고 싶은 바는 과거 유사한 정책의 도입이 관 주도 형식으로 제약이 까다롭고 교사의 자발성이 오히려 저해되는 부작용이 컸다는 점이다. 그래서 특히 경제적 보상은 보다 신중해야 할 이유다. 하지만 그저 무덤덤하고 무자극적인 수업보다는 긍정적인 참여 교사에게는 교육혁신의 사례를 통해 주변의 많은 교사가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분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교사의 수업 역량 계발에도 동기부여가 된다는 믿음마저 지울 수는 없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근래 1~2년 사이에 챗GPT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활용이 중등교육은 물론 대학교육을 흔들고 있다. 이는 날로 질문하는 역량의 중요성을 인식케 하고 교사는 학생의 질문을 이끌어내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하여 토론식 수업 모델을 개발할 필요성과 연계된다. 일찍이 스승 소크라테스는 제자와의 대화에서 좋은 교사란 훌륭한 질문을 하는 교사이며 더 좋은 교사란 훌륭한 질문을 하는 제자를 기르는 스승이라 말 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제 공교육 교사는 학생의 기대와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는 수준 높은 수업과 지도 역량의 계발이 요구된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의 학생’을 지도하는 것을 극복하는 방법의 하나는 교사의 수업혁신에 달려 있다. 물론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정부가 모든 학교에 대한 지속적인 공간혁신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입시교육에의 탈피를 위한 선진 교육제도의 기반 조성이 우선이다. 하지만 교육의 주체이자 교실혁명의 강력한 실천자가 될 교사들이 현실에 안주하여 입시교육만을 강조해 ‘불가능하다’ 말해도 일부 혁신교사만이라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실천함으로써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된다면 이는 교사 개개인의 수업역량 계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내지 나비효과가 될 것으로 믿는다. 판사가 판결로, 검사가 기소로 모든 것을 말하듯이, 교사는 수업으로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자율형공립고 2.0과 관련해 한국교총이 무자격 교장공모제 확대 정책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교총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입장을 5일 교육부에 전달했다. 교총은 의견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교육과정을 직접 운영하고 학생을 가르친 경험이 없는 사람이 교장으로 임용될 경우 교육과정, 대입시를 비롯한 학사운영의 이해 등 전문성 부족이 우려된다”며 “특히 관리자로서 구성원 간 갈등의 중재와 조정이 중요한 역할이 된 현 시점에서 조정역할에 뚜렷한 한계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율형공립고는마이스터고와는 다르게 대학 진학과 입시에 관심이 있는 학생과 학부모가 진학하는 학교로, 2억 원이나 되는 예산 지원과 특목고·자사고 수준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부여하는 특례가 적용되는 만큼 자율형공립고 교장은 교육과정과 학교교육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각별히 요구되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자율형공립고의 경우 일반고 대비 9학점 범위 내에서 필수이수학점 감축이 가능하고 추가 자율권도 부여할 계획이다. 따라서교육과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고 다양한 교육 경험이 있는 사람이 교장이 돼야 예산을 목적에 맞게 사용하고, 자율성이 부여된 교육과정을 ‘교육혁신 선도’라는 당초 목적에 맞게 잘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 교총의 설명이다. 이미 개방형 교장공모제를 시행하고 있는 마이스터고의 사례를 볼 때 교직 사회에 대한 이해가 없는 교장이 개장형교장으로 임용돼 산업현장 중심의 사고를 학교 현장에 적용하다보니 교육부나 교육청 지침과 어긋나는 행정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교직원과의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무자격 교장을 임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힐 경우 교육자로서의 자질이나 역량, 학교 운영의 전문성 등을 평가하기보다 학부모, 지역위원 등 교장공모 심사위원들이 교육적 식견이나 경험보다는 인지도 등에 현혹돼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뽑을 가능성도 존재하고, 이 과정에서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 등 학교 현장의 반발이 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석 교총 정책본부장은 “자율형공립고의 경우 대학진학이 중심인 일반고라는 점에서 교육과정과 학교에 대한 전문성이 중요하다”며 “개방형 교장공모제의 도입부분은 철회하고 자율권 확대와 관련 예산 지원 등의 제도적 뒷받침을 통한 공교육 변화를 견인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가 지난달 24일 입법예고한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에 따르면 자율형공립고 교장에 내부형 공모와 개방형 공모를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장공모제 중 내부형과 개방형의 경우 모두 교장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는 무자격 방식이다. 다만 내부형의 경우 교육경력 15년 이상의 공무원이나 사립학교 교원이 대상이지만 개방형의 경우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교육과정에 관련된 기관이나 단체에서 3년 이상 종사한 경력만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
“더 이상 익명을 악용한 교권 침해, 교사 인권 유린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는 한국교총과 교섭‧합의한대로 서술형 평가는 즉시 폐지해야 한다.” 한국교총은 교육부가 교원평가제 개편안을 마련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와 같은 내용의 ‘교원평가 전면 개편 요구서’를 6일 전달했다. 교총은 이를 통해 “지난해 말 교총과 단체교섭에서 교육부는 ‘교원평가 전면 개편’을 합의한 바 있다”며 “교원 능력 개발이 아닌 교권 침해 수단으로 전락한 교원평가제는 교원 전문성 신장 취지에 맞게 그 내용과 형식을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과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18일 단체교섭을 통해 ‘교원능력개발평가가 교원 전문성 신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서술형 평가를 폐지하고, 전면 개편한다’는 조항에 합의했다. 이후 교육부는 교원평가 전면 개편 방안을 성안 중이다. 특히 서술형 평가는 익명을 악용한 욕설, 모욕 등으로 폐지까지 고려하고 있다. 교권 침해, 교사 인권 유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이참에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총은 단순한 5점척도 방식의 평가도 문제 삼았다. 교총은 “서술형 평가를 폐지해도 전문성 신장 취지를 상실한 교원평가제의 근본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며 “지금과 같은 단순 5점척도 방식의 평가는 교원에게 전문성 신장을 위한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만큼 전면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업 참관조차 없이 교사가 누군지 모르고 자녀 말을 토대로 일부만 참여하는 학부모 만족도 조사, 생활지도에 적극적인 교원들이 오히려 압박받는가 하면 실제로 낮게 평가되는 학생 만족도 조사도 문제다. 그 점수로 연수 대상자를 억지 선정해 자존감 추락을 초래하는 등의 방식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 교원들의 요구다. 인상 평가, 인기 평가로 변질된 교원평가제의 폐해를 모두 해소하는 새로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교총은 “당초 취지대로 교육활동에 대한 자기성찰적 환류‧지원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교원 스스로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전문성 향상을 위한 동료 장학, 자율 연수 등을 활성화하는 지원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교원이 전문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교실 여건 조성도 강조했다. 교총은 "지금은 열정을 갖고 헌신하는 교원들이 되레 신고를 당하고 법정에 서는 지경”이라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능력 개발이나 전문성 제고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교원이 소신을 갖고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동복지법, 학교안전법, 학생맞춤통합지원법 개정 등 교육활동 보호 법‧제도 강화에도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늦되는 아이, 답답한 아이, 둔한 아이, 공부 못하는 아이, 눈치 없는 아이 장애 범주에 속하지도 특수교육 대상자도 아닌 모호한 위치에서, 일반 학교에 소속된 채, 요구되는 학습수준을 습득하지 못하며 힘든 학령기를 보내는 아동·청소년이 존재한다. 늦되는 아이, 답답한 아이, 둔한 아이, 공부 못하는 아이, 눈치 없는 아이…. 주변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놀림·거부·압박을 경험하는 등 자립에 필요한 구체적인 지식·기술을 습득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되어가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능의 정규분포를 가정하였을 때 경계선 지능인은 전체 인구의 약 13.59%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지적장애의 6배에 해당한다(강옥려, 2016).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한국의 학령기 경계선 지능 학생수는 약 80만 명으로 추정되며(EBS, 2014), 이 인구수는 전체 인구 구성비에 있어서 결코 낮지 않는 비율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제도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에서 비켜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이들의 어려움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여론이 일정 부분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맥을 같이하여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보장법」이 시행되어 수업 내 지원, 학교 내 지원, 학교 밖 지원 등 경계선 지능 학생들을 포함한 저성취 학생들을 향한 교육적 지원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또한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별 경계선 지능인 관련 조례 제정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등 과거에 비해 제도적 지원과 정책적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경계선 지능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도움은 여전히 부족하고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기능적 부적응에 대한 연구나 정보, 적절한 교육과 치료적 개입방법 등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 경계선 지능인은 어느 국가나 사회에 존재하고 있지만, 의학적·학술적으로 명확하게 합의된 정의가 없고, 연구·학술 분야나 정책·현장 등에서 다양한 용어들로 혼용해서 사용함으로써 혼란스럽기도 하다. 이처럼 경계선 지능 학생들을 둘러싼 환경과 여건들이 녹록지 않고, 단순히 어느 한 분야만 개선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과 교실에는 경계선 지능 학생들이 존재하고 있고, 이들은 일반 범주의 학생들과 지적장애 학생들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발달적 특성이 있으며, 특성에 따른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다. 경계선 지능 학생들은 누구이며,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살펴보자. 경계선 지능인의 개념 경계선 지능인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는 경계선 지능인이란 용어를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계선 지능보다는 경계선 지적 기능성(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 BIF)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지만, 직관적으로 편리하게 호칭하기 위해 경계선 지능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김동일, 2023). 경계선 지적 기능(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 BIF)은 WHO에서 1952년 발간한 국제 질병 및 건강문제에 관한 분류체계(International Statistical Classification of Diseasess and Related Health Problems: ICD)에서 ‘지능지수가 70에서 85 사이인 사람으로 지능은 평균 이하이지만 지적장애의 정도는 아닌 경우를 설명’하는데 처음 사용되었다(WHO, 1952). 이후 1959년과 1961년 미국 정신지체학회(America Association of Mental Retardation)에서 지적장애를 경계선급·경도·중등도·중도·최중도로 나누고 경계선급은 지능분포에서 표준편차 –1부터 –2까지 지능지수 70 이상 85 이하에 해당한다고 정의하였다. 그런가 하면 1980년 미국 정신의학회가 펴낸 정신장애에 관한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III)에서도 경계선 지적 기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며, 지능지수 70 이상 85 이하가 해당한다고 명시하였다(이은주, 2023). 동시에 경계선이라는 용어를 지적장애와 분리하기 위한 용어라고 명시함으로써 경계선 지능에 대한 정의가 비교적 명료하였다. 그러나 2013년 개정판인 DSM-5에서는 지능지수를 삭제함으로써 의학적·교육적·심리적·정서적 등의 영역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삭제 이유에 대해서 ‘경계선 지적 기능이 임상적 주의 초점이거나 치료나 예후에 영향을 줄 때 사용될 수 있다. 경계선 지적 기능과 경도 지적장애(지적발달장애)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지적 기능과 적응 기능 그리고 두 기능 간의 불일치에 대한 세심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경계선 지능의 존재가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계선 지능의 증상, 진단 또는 치료할 경우 주요 관심사 또는 핵심 요소로서 지적 기능과 적응 기능 그리고 두 기능 간의 불일치 등을 중심으로 지적발달장애와 구별하기 위해 적용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즉 경계선 지능에 대해서는 지능지수보다는 지적 기능과 적응 기능을 모두 고려하여 세심하게 평가하여야 함을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많은 지자체에서는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에 따라 지원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정한 조례에서는 ‘경계선 지능인’과 ‘느린 학습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정의는 대체적으로 ‘지적장애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평균 지능에 도달하지 못하는 인지능력으로 인해 소속되어 있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여 지원과 보호가 필요한 자’로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나름의 정책적 정의에도 불구하고 경계선 지능의 선정기준과 정의가 모호하며, 어떤 영역에서 정의하는지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가 있다. 경계선 지능 학생의 특성 경계선 지능인은 일차적으로 지적 기능의 제한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사회성 부족과 정서적 결핍 등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지적 기능은 생각하고, 학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정신과정, 즉 기억력·추론능력·문제해결능력·언어능력·주의력·시각 및 공간능력 등의 요소들을 포함한다. 경계선 지능 학생들은 이러한 요소들의 기능이 제한받음으로 인해 나타나는 특성들이 있으며, 지적 기능의 제한은 학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장애로 작용하고 어려움을 유발하게 된다.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시기의 경계선 지능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성을 보인다. 먼저 초등학교 시기의 경계선 지능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언어적 유창성·이해력·기억력·실행기능·주의집중력·추상적 사고력 등의 인지능력이 부족하여 교과과정을 따라가기 어렵고, 이로 인해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Salvador-Carulla et al., 2013). 학업에 필요한 읽기·쓰기·어휘·산수 등이 부족하고, 학업내용이 추상적일수록 이해력은 더 떨어지고, 학습동기가 저하될 수 있다(강옥려, 2016). 또래보다 느린 언어능력으로 발음이 부정확하여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많고, 언어 사용과 언어이해가 떨어지며, 철자법과 띄어쓰기 능력에서도 또래와 차이가 있으며, 글쓰기에도 어려움이 나타난다(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2023). 초등 저학년 때에는 일반 아동과의 차이가 크지 않으나,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습내용의 어려움 정도가 높아진다. 국어·수학에서 학년별 학업성취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초등 저학년 때에는 학습의 어려움 정도가 낮고, 다른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모가 집중 지도 및 관리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 난이도도 높아지기 때문에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므로 이들에게 적합한 학습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김근하·김동일(2007). 이들의 정서·행동적 특성은 대체적으로 내향적이고, 미성숙하며, 낮은 자기상으로 인해 쉽게 불안·우울하기 쉬우며, 시간개념이 부족하고, 충동적·공격성을 보이기도 한다(정희정, 2006). 또한 반복되는 학습 실패와 또래관계에서의 거절 등 부정적인 경험과 평가로 인해 해소되지 않은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생기기도 하고,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함에 따른 억울함과 분노감 등으로 인해 수동적 공격성을 보이기도 한다. 사회성 측면을 살펴보면 순서를 지키거나 게임 규칙을 인지하지 못해 혼자서 놀이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복잡한 놀이에 끼지 못해 또래로부터 소외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며, 간혹 친구들의 놀이를 방해하기도 한다. 특히 또래와의 상호작용이 어려워 나이에 맞지 않는 놀이를 하거나, 자신보다 나이 어린 동생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또래와의 관계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모습을 보인다.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인지능력이 미흡하여 또래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힘들어하며, 잘 어울리지 못한다. 특히 집단활동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해 협동작업에 어려움이 있으며,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표현 없이 일방적으로 관계를 형성해 나가기도 한다(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2023). 중·고등학교 시기에는 낮은 자아존중감과 부정적인 자아개념을 지닌 것으로 보고되며, 이러한 특성은 다른 과업 수행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요인이 된다(황지은, 2022). 특히 반복되는 학업 실패는 무능감과 부정적 자기효능감 등의 자아개념에 영향을 미쳐서 학습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습된 무기력’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입시위주 분위기에서 경계선 지능 청소년들 역시 지나치게 학습 상황에 내몰리기 때문에 학업적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가정 내에서 경계선 지능 자녀와 부모의 관계는 경계선 지능인의 ‘특성’이 아닌 ‘태도’의 문제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지적인 능력이 아닌 태도의 문제 즉, 노력하지 않고 게으르고 회피한다는 등 지지보다는 다그치거나 과도한 학습을 시키면서 부모-자녀 간 관계가 악화하는 원인으로 나타난다(정희정·이재연, 2008). 또한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에서 갈등·따돌림·소외·괴롭힘 경험으로 상처받을 수도 있으며, 이러한 또래관계의 어려움을 친구에 대한 무관심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SNS 등을 통해 적절하지 않은 친구 관계 형성에 대한 걱정·불안·이성교제에 관한 관심을 순수하게 표현하다 보니 관계상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22). 이외에도 달리 표현될 수 있는 발달적 특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경계선 지능 학생들은 일반 학생과 구분이 잘 안되는 점이 있기도 하지만 이들의 발달적 특성에 따른 차별적 학습 요구가 있으므로 이들의 특성에 부합하는 별도의 학습지도가 필요한 지점이다. 경계선 지능 학생 지도 앞서 경계선 지능 학생들의 특성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일차적으로는 인지적인 문제이지만, 이차적으로 정서와 행동문제까지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여 다면적 접근을 통해 세심하게 지도해 줄 필요가 있다. 특히 이들은 발달적 특성에 따른 독특한 학습 요구가 있고, 일반 학생들과는 확연히 다른 성장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실제로 이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오해에서 비롯한 잘못된 양육태도와 학습지도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모나 교사들은 자신이 경험해 보지 않은 경계선 지능인에 관한 사전 정보나 지식의 부재로 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지적인 능력의 문제라기보다 태도의 문제로 인식하고, 이들의 태도를 바로잡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노력하지 않고, 게으르고, 회피한다는 등의 이유로 다그치고, 야단치고, 윽박지르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다보니, 결국 인지적 문제를 넘어 정서적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경계선 지능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이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경계선 지능 학생들의 학습지도는 직접 보고, 느끼고, 만지고, 들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교수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이들은 새로운 정보를 이미 배운 정보에 효과적으로 관련시키거나 통합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가르칠 때는 사전에 체계적으로 조직된 정보를 제시해야 한다. 즉 전에 배웠던 자료를 검토하면서 새로운 자료를 일관성 있게 단계적으로 제시하고, 일반화를 위해서 새로운 정보 혹은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실행하는지 충분한 연습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계선 지능 학생들도 기계적인 기억능력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르친 전략이나 규칙을 외울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언제, 어떻게, 어디에 적용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효과적인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학업 기술을 ‘언제, 어떻게, 어디에 사용하는지’에 대해 학습시키고, 충분한 연습을 제공해야 한다. 경계선 지능 학생들은 같은 것을 배우는데 일반 학생들보다 더 연습을 필요로 한다. 대부분 교사나 부모는 이들이 느리기 때문에 천천히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들에게 배울 기회를 더 제공해야 하고, 불필요한 행동으로 문제가 되는 것을 최소화시키며, 일반 학생과의 학습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 적절한 속도 유지로 교수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더 느린 속도로 가르친다면 더 처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속도로 가르치고, 그날의 과정에서 배울 더 많은 자료를 제공하여 기회를 더 제공하고, 충분한 연습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경계선 지능 학생이 학업 실패의 경험으로 학습동기가 부족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경계선 지능 학생이 학업에서 성공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므로 이들의 수준에 맞추어 효과적인 방법으로 가르치고, 교사가 경계선 지능 학생과의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경계선 지능 학생들에게 학습 위주의 지도만 하는 것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 경계선 지능 학생이 가지고 있는 소질이나 강점을 알아내어 진로를 함께 발달시키는 지도도 해 주어야 한다(강옥려, 2016). 경계선 지능 자녀 양육에 대한 교육지원 역시 필요하다 끝으로 경계선 지능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단순히 교실에서 교사들의 수준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라,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사회적 시스템이 함께 개선되어야 지속가능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교육현장에서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할지라도 가정과 사회가 이들을 돕지 못하는 환경이라면 무위에 그칠 수 있고, 그 반대로 좋은 환경의 가정이라 하더라도 학교와 사회 환경이 이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구조라면 결과는 마찬가지일 수 있다. 따라서 가정과 학교, 국가와 사회가 함께 갈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우호적인 여론은 제도적 사각지대에서 아무런 법적 지원도 받지 못하고 힘든 성장과정을 겪는 이들에게 능동적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기반이 될 수 있는 지원 법률 제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률 제정이 이루어지면 체계적인 선별·발굴, 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개별화 지원, 전문기구를 통한 학습지원·사례관리·정서지원 등 경계선 지능 학생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교육현장에서는 경계선 지능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교사들에게 좋은 교수법과 학습정보 습득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교원양성과정과 연수과정에 경계선 지능 학생에 대한 과목과 과정을 마련하여 이들에 대한 이해를 비롯하여 특성에 따른 교수방법, 우호적인 교육환경 조성방안 등의 학습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인 지도가 가능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경계선 지능 학생들의 학습지도를 위한 구체적인 매뉴얼 등을 개발하여 교육현장에 보급할 필요가 있다. 경계선 지능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겪는 양육경험은 경계선 지능에 대한 사전 지식과 정보가 부재한 가운데 자녀의 발달 지연 또는 느린 발달로 인해 양육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자녀가 보이는 행태를 능력의 문제가 아닌 태도의 문제로 인식하여 자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형성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부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진다. 이후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로 진단받으면 놀라고 당황하며 수용하기까지 복잡한 심리적 상황을 경험하는 과정은 경계선 지능 자녀를 둔 많은 부모가 겪는 일반적인 과정이다. 그런가 하면 일부 부모들은 자녀가 경계선 지능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고, 자녀가 경계선 지능임을 수용하기 거부하는 부모도 있다. 또한 자녀에게 낙인이나 굴레를 씌울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노출을 거부하는 부모도 있는 등 다양한 유형의 부모들이 존재한다. 이 지점에서 시사하는 문제의 심각성은 경계선 지능에 대한 지식과 정보의 부재로 인한 오해와 부적절한 양육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경계선 지능 자녀 양육에 대한 교육지원이 그 어느 대상보다 시급하고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01. 도훈이는(가명)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읽기·쓰기는 1학년 수준입니다.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지만, 새로운 놀이를 할 때나 복잡한 놀이규칙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친구들이 보이는 관심의 말을 놀리는 것으로 오해해서 싸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학교지원으로 지능검사를 하였는데 IQ 81의 경계선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02. 민지는(가명) 중학교 1학년입니다. 학교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 학원을 다니긴 하지만, 학원에서의 설명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공부를 못하는 것보다 친구가 없는 것이 더 속상합니다. 친구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 경계선 지능 중학생들이 모이는 사회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또래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습니다. #03. 경진이는(가명) 고등학교 3학년이고, 진로가 큰 고민입니다. 특수학급에서 함께 공부하는 선영이가(가명) 요즘 무척 부럽습니다. 선영이는 지적장애인으로 장애인 청년사업을 통해 취업이 되었습니다. 경진이는 특수교육대상자이기는 하지만, 등록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졸업 후에는 국가에서 지원받기 어렵습니다. ‘모든 학생’의 성장과 학습권 보장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지원은 국가 차원에서 그 어떠한 것보다 중요하다. 최근 경계선 지능 특성을 지닌 학생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이 본격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위의 사례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경계선 지능을 지닌 학생들은 학교생활에서 학습·또래관계·진로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이 자신의 현재와 미래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꾸려갈 수 있도록 학령기 과정에서 어떠한 교육지원이 필요한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생애주기 발달과업에 따른 맞춤형 지원 필요 교육현장에서 경계선 지능, 느린 학습자로 불리고 있는 경계선급 지적 기능성 학습자(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 BIF)는 용어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인지적 특성과 삶에서 요구되는 필수적인 적응행동(예: 기초학습·사회성·일상생활기술 등)이 평균 정도보다 낮은 경계선 수준에 속한 학습자를 의미한다(보통 표준화검사 결과, 표준편차 –1과 –2 사이를 평균이하 범주라 한다. 지능검사의 경우, 경계선에 해당하는 지수는 IQ 71~84이다). 경계선‘급’이란 표현처럼 BIF 학생들이 보이는 수행 수준은 학습자 간, 학습자 내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즉 수행 수준이 지적장애학생 특성과 유사한 BIF 학생도 있고, 그보다는 높은 수행 수준을 지닌 BIF 학생도 있다. 또한 학생에 따라서 사회성에는 어려움이 없으나 학습수준은 연령에 비해 매우 낮게 나타날 수도, 반대로 기초학습능력은 갖추고 있지만 심리정서 및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등 균형적 발달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BIF 학생은 인지적 특성의 제한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낮은 기초학습능력을 지니고 있다. 언어에서는 상황 맥락이나 연령에 맞지 않는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고, 사회적 상황이나 맥락을 해석하는데 어려움을 보이거나 타인과의 관계형성 기술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심리정서 측면에서는 우울·외로움 등의 부정적인 정서를 갖는 경우가 높고, 성인이 될수록 그 어려움이 심화되기도 한다(최승숙 외, 2024). 중요한 점은 이러한 BIF 학습자의 특성이 전 생애주기 차원에서 지속된다는 점이다. 즉 학령기의 학업, 친구관계, 진로 및 진학, 청년기의 취업 및 사회생활, 결혼생활, 양육 등 생애주기의 발달과업을 해야 할 때마다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이때 대상자의 특성과 요구에 따라 강도 높은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고, 부분적인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결국 BIF 학습자는 전 생애주기에 걸쳐 교육과 복지의 통합적이고 연속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학습자 집단이고, 맞춤형 지원이 제공된다면 자신의 성장 속도에 맞는 삶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의 분절 운영 …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BIF 학생 BIF 학생들은 학문 중심의 교육과정이 아닌 삶의 맥락과 연계된 기능적 교육과정 접근방식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에 부합한 학령기 교육지원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다. 현재 BIF 학생을 위한 국내 교육지원에서 BIF 학생들은 「기초학력보장법」에 근거하여 학습지원대상학생으로 선정되어 지원받고 있거나,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어 교육지원을 받고 있다. 이는 해당 학생들의 교육 요구가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이 모두 고려된 연속적 지원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국내 일반교육과 특수교육 지원체제는 분절적·이분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BIF 학생들이 학습지원대상학생으로 선정되는 경우, 3단계의 다중 안정망(교실-학교-학교 밖 전문기관)에 따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초학력보장종합계획(2023-2027)에서 BIF 학생들은 ‘특수요인으로 단위학교에서 지원이 어려운 학생’으로 제시되어 1·2단계보다는 학교 밖 전문기관 지원인 3단계 중심의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BIF 학생이 단순 학습부진학생과는 달리 개별적 요인에 따른 특별한 교육지원이 필요한 학습자임을 인식하고는 있으나, 이를 위한 교실과 학교 내 교육지원은 어려운 상황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이 하루 생활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교실과 학교에서의 맞춤형 교육지원 없이 학교 밖 기관을 통한 3단계의 지원(한 학기 15회기 정도)만으로는 교육적 효과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BIF 학생지원을 위한 특수교육에서의 어려움도 마찬가지이다. 특수교육은 특별한 교육적 요구를 지닌 학생에게 제공되는 맞춤형 교육지원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경우 「장애인복지법」상의 등록장애인을 중심으로 특수교육대상자를 선정·지원하고 있다. 교육지원 형태에서도 일반학급·특수학급의 학급단위로 구분되어 담당학급 교사 배치가 되고 있어, 일반학교 내 다양한 학습자의 요구를 유연한 형태로 지원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특수교육대상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대상자 유형 중 학습장애·정서행동장애를 포함한 경도장애학생의 특수교육대상자 선정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배나미·최승숙, 2024). OECD 국가의 경우 특수교육대상자의 비율이 전체 학생수 대비 5% 이상 수준이지만, 국내의 경우 1.7%로 나타나는 현상은 이러한 현실과 관련된 것으로 추측된다. 즉 국내 교육지원체계는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이 분절되어 운영되고 있고, 이로 인해 교육의 사각지대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으며, 여기에 속한 학생 중 대표적인 집단이 BIF 학생이다. 이는 제공자가 아닌 학습자 중심의 교육지원체제의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해외에서는 BIF 학습자를 위한 전 생애주기의 통합적 교육 및 복지 지원과 협력적 관리체계가 구축되어 운영되고 있다(예: 카탈루냐·네덜란드). 학령기에는 학교를 기반으로 대상 학생을 선별·진단하게 되고, 대상자의 특성에 맞는 개별화 중재계획이 마련된다. 학령기의 교육지원 기록은 학령기만이 아닌 생애 전반 동안 누적되어 통합 관리되며, 교육과 복지 지원의 연계가 가능하다. 특히 BIF 학습자는 학령기에는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의 다층적·연속적 지원체계에서 자신의 요구에 맞는 교육지원을 받는다. 교육선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다층적 지원체계(Multi-tiered Support System)는 ‘학습은 분절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므로 학습자의 요구에 따라 연속적으로 교육지원이 제공될 수 있도록 설정한 체계’이다. 크게 3단(Tier)으로 운영되는데, Tier❶(일반적 지원)에서는 일반교육을 중심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 Tier❷(집중지원)에서는 1단계 지원으로 충분하지 않은 학습자 집단을 대상으로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의 협력적 접근을 수행한다. Tier❸(특별지원)에서는 특수교육 중심의 집중지원을 제공한다. 학습자의 특성에 따라 Tier❶에서 바로 Tier❸의 형태로 지원할 수도 있고, ❶-❷-❸의 연속적 지원을 제공할 수도 있다. BIF 학생의 경우, 학생 특성상 Tier❷의 운영이 매우 중요한데 국내는 이를 위한 제도 및 방안 마련이 부족하다. BIF 학생에게 학령기는 현재 삶의 향유와 함께 미래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내용들의 배움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므로 기초학습·사회성·자기관리기술의 지도가 특히 요구된다. 학생의 문제보다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과정에서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이 연계되는 다층적 교육지원체계 형태가 자연스러운 사항임을 인식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 특히 BIF 학생의 학교교육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Tier❷의 학교 내 교육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Tier❷를 전담할 수 있는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의 전문성을 갖춘 전담교원을 확보하고, 학생 필요에 따라 정규수업과 별도로 개별지도를 할 수 있는 학습지원실 등의 운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법 및 제도 개정을 통해 교육현장에서의 연속적 지원과 협력적 접근의 근거와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해야 한다.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의 물리적 결합 수준을 넘어 화학적 융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 캠퍼스에는 격주 토요일마다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경계선 지능 초등·중등·고등학생들과 예비 특수교육 교원들이 함께하는 놀이 프로그램이 2년째 운영되고 있다. 아이들은 함께 어울리면서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을 찾아가고, 타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능력과 감각을 단련한다. 이러한 능력은 태어나면서 주어지지 않고 함께 배워야 한다. 때로는 억울하거나 기분이 상하거나, 때로는 으쓱하면서, 그렇게 천천히 배워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지능을 단순히 시험 점수나 복잡한 문제해결능력으로만 한정 지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지능이 높으면 학업과 모든 분야에서 우수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지능은 그보다 훨씬 넓은 개념이다. 우리가 매일 겪는 다양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적절한 결정을 내리며, 다른 사람과 잘 소통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포함하는 기능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 따라서 경계선 지능을 가진 학생들이 교실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이고, 교사들이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경계선 지능 학생들의 사례와 특징 ● 언어적 표현과 이해의 어려움 강인(가명)이는 언어적 표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예를 들어 “선생님, 어제 어디 갔는데 거기서 커다란 걸 타고 달렸어요. 그리고 또 다른 데 가서 신기한 걸 봤어요”라고 말하곤 하는데, 핵심 정보가 부족해서 교사는 추가 질문을 통해 이야기를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언어적 표현의 어려움은 친구들과의 소통에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사회적 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경(가명)이는 봄·여름·가을·겨울은 알지만 ‘계절’이라는 상위개념이나 어휘의 뜻, 유의어·반의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복잡한 문장이나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학습에도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 기억과 처리속도의 제한 지한(가명)이는 작업기억이 부족하다. ‘저기 하늘에 하얀 구름이 지나가요’라는 문장을 들려주면, 평균 두 어절 정도만 따라 말할 수 있다. 학습이 원활하려면 제공되는 정보에 선택적으로 집중하고, 학습에 필요한 정보를 기억한 후 장기기억으로 넘기는 과정이 필요한데, 지한이는 이 부분이 어렵다. 현진(가명)이는 처리속도가 느린 친구로, 가위질이 서툴고 찌그러진 도형을 그린다. 친구들이 ‘오리가 뒤뚱거리며 엄마를 따라가요’라고 쓸 때, 현진이는 ‘오리가 뒤뚱’ 정도만 쓸 수 있다. 처리속도가 부족하면 학습과제 수행에 시간이 더 걸리고, 목표한 단위 수업시간의 성취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험이 누적된다면 학생의 학업적 미성취도 문제지만 불안감 같은 정의적 영역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 시공간 능력과 문제해결의 어려움 초등학교 3학년인 지호(가명)는 시공간 지각력이 낮다. 자주 찾던 아파트 상가 3층의 학원을 혼자서 가야 할 때, 올바르게 찾지 못하고 당황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이는 시각적·공간적 정보를 기억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낸다. 하율(가명)이는 문제를 순차적으로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등교 후 가방 정리, 외투 정리, 과제물 제출, 서랍 안의 교과서 정리 등 여러 가지 과제가 있을 때, 일의 순서를 조직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경계선 지능 학생들에 대한 지원 방법 경계선 지능을 가진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지능지수가 70~85 범위에 있는 학생들을 의미한다.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언어적 이해와 표현, 시각·공간적 사고, 작업기억, 처리속도 등에서 제한을 보이며 단순한 숫자로는 설명될 수 없다. 또한 같은 경계선 지능 학생이라도 개별 학생들의 특성은 모두 이질적이어서 교사들은 개개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지원을 통해 학습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강인(가명)이는 핵심 정보를 강조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이야기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하경(가명)이는 어휘의 뜻과 유의어·반의어를 반복적으로 학습하게 하고, 다양한 맥락에서 어휘를 사용하는 연습을 통해 언어적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청각적 주의집중이 어려운 지한(가명)이에게는 시각적 자료나 노트를 제공하고, 반복 학습이나 기억전략을 알려 줌으로써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처리속도가 낮은 현진(가명)이는 텍스트에 느낌이나 요약을 말로 하게 해 주거나, 문장 단위의 쓰기 활동보다는 단어 단위의 빈칸을 채워 넣는 활동 등으로 과제를 조정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되고, 지호(가명)는 시각적·공간적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며, 경로를 따라갈 때 구체적인 지시와 반복적인 연습이 요구된다. 하율(가명)이에게는 문제를 해결할 때 단계별로 접근할 수 있도록 과제를 세분화하여 지도하고, 순차적 사고를 도와줄 수 있는 계획표나 체크리스트를 제공하면 좋다. 경계선 지능에 대한 인식 변화의 필요성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경계선 지능에 대한 조례를 제정하고, 교육부는 전수 조사를 통하여 경계선 지능 학생의 실태를 파악하는 등 이들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자칫 이러한 관심이 경계선 지능 학생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연결되어 대상 학생들이 학급에서 배제되거나 양육의 책임을 가진 부모가 책임을 회피하는 이유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일부 사람들은 경계선 지능 학생들의 정서행동문제로 인한 수업방해 행동으로 학교현장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경계선 지능 학생들은 그들이 지닌 인지적 특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 상황을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그래서 더 많이 설명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시범으로 보여주고 함께 연습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등 교사의 더 많은 시간과 노력 및 개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낮은 언어적 표현 능력, 주의력 결핍, 상황에 대한 인지적 어려움으로 다른 아이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을 수 있고,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서적 어려움이나 부적응으로 행동문제를 보이는 경계선 지능을 가진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경계선 지능 학생들이 정서적 어려움이나 행동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경계선 지능 학생들의 정서행동문제로 학교현장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시각은 이들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경계선 지능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생각할 때, 학교 및 교사의 역할을 먼저 떠올리고 강조하는데 이것만으로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렵다. 학생이 발 딛고 있는 가정, 학교와 사회가 유기적으로 그 역할을 다해야 가능하다. 경계선 지능 학생들도 이해하고 지원하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가정-학교-사회)는 지능에 대한 선입견을 넘어서, 더 넓은 시각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적절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일상생활과 학습에서의 성공을 경험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경계선 지능 학생들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고,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소통과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가정-학교-사회)의 중요한 역할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들어가며 2023년 챗GPT1의 출시는 일하는 방식과 노동시장의 변화를 예고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사회의 전 분야에서 챗GPT 활용 방식과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시도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교육부가 준비하는 디지털교과서에도 챗GPT 기능이 탑재된다고 한다. 챗GPT로 대표되는 과학기술의 발달은 기계의 지능이 인간 지능의 최고 수준을 능가하는 전환점, 즉 특이점을 맞이할 만큼 사회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진로교육이란 ‘적성·흥미·능력에 알맞은 일을 자각·탐색·준비·유지 및 개선하도록 취학 전 교육부터 평생 동안 학교·가정·지역사회의 공동적인 노력에 의하여 학습하는 경험의 총체’를 의미한다. 산업혁명 이후 직업세계가 복잡하게 발달되고, 20세기 말 정보화사회가 도래하면서 개인의 직업적 잠재능력을 최대한 개발하는 것은 국가의 주요 과제가 되었다. 사라지고 새로 만들어지는 직업의 종류가 시나브로 변하고, 현재의 유망 직업이 미래에는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현재 학생들이 어릴수록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왔을 때 지속 가능한 직업 안정성은 줄어들게 된다. 변화하는 사회환경에서 자신을 이해하고 자기주도적으로 미래를 개척해나가고자 하는 자기주도성을 기반으로 하는 구성주의적 관점의 진로교육이 필요하다. 따라서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 내실화 방안에 대해 제안하고자 한다. 학교 진로교육의 내실화 필요성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학교 진로교육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내실화의 필요성이 있다. 첫째, 진로교육에 대한 교육공동체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맞춤형 진로설계 및 교육을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론에 있어 기초단계이다. 둘째, 체계 없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진로교육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성장단계별 위계를 가지고 이루어져야 하나 일회성 체험 중심이다. 셋째, 진로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 진로교육은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공공재로 이루어져야 하나 아직까지 진로교육은 개인의 몫이다. 진로교육 정책 및 요구분석 교육부는 2023년 ‘진로교육 활성화 방안(2023~2027)’에서 5년간의 진로교육 비전과 추진과제를 발표하였다.2 ‘전 국민의 맞춤형 진로설계 지원’이라는이라는 비전 아래 초등부터 성인까지 전 생애에 걸친 진로교육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러한 진로교육 정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초등학교에서 다양한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한다. 진로교육 프로그램 다양화, 안내서 개발 보급, 늘봄학교 및 방과후활동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둘째, 중·고등학교 진로교육을 내실화하여 진로탐색·설계를 돕는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진로연계교육이 도입되었으며, 진로연계교육 운영 모델을 개발하고, 진로진학상담교사 및 일반 교원 대상 역량강화 연수를 확대한다. 셋째, 대학생의 진로발달수준에 따른 진로교육을 지원한다. 학생의 진로발달단계 및 진로결정수준 등을 진단하는 진로진단도구를 개발·보급하여 진로 진단결과에 따라 맞춤형 진로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넷째, 성인의 진로 확립·전환을 위한 진로개발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성인단계에 필요한 진로교육 목표를 제시하고 진로개발역량 검사도구를 개발하며 지역 내 대학·기업 등과 연계하여 성인 대상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PART VIEW] 또한 경기도교육청은 경기도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경기진로교육 요구 분석3을 다음과 같이 실시하였으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본 진로교육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진로교육을 통해 ‘자기이해와 사회성’을 배우고자 한다. 둘째, 진로교육 주요 요소로 ▲진로연계, ▲지역연계, ▲역량강화를 꼽았다. 셋째, 진로체험 프로그램에서 직업정보 제공 및 활용을 선정하였다.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의 개념 및 필요성 ● 구성주의의 개념 구성주의란 지식이 형성되고 습득되는 과정에 대한 인식론적 이론으로서 지식이란 인식 주체의 적극성에 의해 형성된다는 관점을 지니며 다음의 특징이 있다.4 첫째, 지식의 자주적 구성이다. 지식이란 인간의 적극적 행동에 의하여 발생하며, 자신에게 의미 있고 타당한 지식을 구성해 나가는 것이다. 둘째, 지식의 상대성이다. 인간의 지식은 경험적 실재의 재구성이다. 그러므로 각 개인의 경험이 서로 다르듯 개인이 구성하는 지식은 상대성이 인정된다. 셋째, 지식의 생장지향성이다. 인간의 지식은 반성적 추상화의 과정을 거쳐 계속 발달해 나가며, 보다 정교해지고 추상화해 나간다. 넷째, 지식의 사회적 구성이다. 지식이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이 경험한 현실에 대하여 인지적으로 개별적인 해석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 구성주의 진로발달이론 구성주의를 바탕으로 한 진로발달이론은 현대적 진로상담이론으로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개인의 특성에 맞는 직업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며, 자아개념과 직업적 선호는 계속 변한다. 둘째, 자신의 진로에 관련된 경험·기억·미래에 대한 희망 등에 개인적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진로의 개념이 형성되고 이렇게 형성된 개념은 행동으로 이어진다. 셋째, 진로발달은 사회적 환경에 적응하면서 개인이 구성해 가는 것이다. ●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의 필요성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은 다음과 같은 요인으로 그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된다. 첫째, 과학기술의 발달이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시기는 디지털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앞으로 유망한 진로에 대해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게 했다. 둘째, 사회구조의 변화이다. 잘파세대(Z+alpha)라고 불리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등장하였으며, 온라인 선호경향은 사회전반에 반영되어 키오스크 상용화, 온라인몰 확대, 웹사업의 확장 등 사회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셋째, 인구구조의 변화이다. 저출산 기조 지속에 따라 인구감소·고령화 등의 인구구조 변화는 학령인구 감소, 교육인프라 과잉, 대학 미충원 등을 초래하였다. 이로 인해 현재 학생들의 진로진학 부분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넷째, 직업세계의 급변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기술이 직업세계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진로교육은 이러한 직업세계의 급변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 내실화 방안 앞으로는 학생 개인의 특성에 맞는 직업이 사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며, 달라지는 진로에 대해 탐색·설계·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창의적 진로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 내실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인식을 개선한다. 불확실성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이해하고, 진로가 사회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이해한다. 하나의 진로를 선택하여 준비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기반으로 진로를 만들어가는 것임을 이해하고 준비한다. 진로교육은 고정적 직업교육이 아니라 자기 삶의 전반적인 설계와 도전으로 삶의 방향을 성찰하는 것이다. 둘째,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사회 진로를 준비한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학생들이 통제할 수는 없지만, 미래사회를 미리 준비할 수는 있다. 진로에 대한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오게 된다. 자신에 대한 이해, 주변에 대한 호기심, 미래사회에 예측되는 것들에 대한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학습을 통해 미래사회를 준비한다. 셋째, 교육과정 연계 진로교육을 실천한다. ‘나는 누구인가’를 정의할 때 ‘나’란 내 기억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기억은 주로 경험과 체험에서 비롯되며 반복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고 유지된다.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은 개인의 경험 및 체험을 통한 진로 재구성을 중시한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학급교육과정 연계로 진로교육은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다. 넷째, 지역연계 진로교육 체험처를 확대한다. 진로교육은 사회 속에서 이루어질 때 의미가 있으며, 사회에 대해 경험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 지역에는 진로 관련 체험처가 많이 있으며, 학생들의 경험을 위해 지역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진로교육 체험처의 확보 및 활용이 중요하다. 지역연계 진로교육 부분에 대해 사회 전반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형태의 체험처가 필요하다. 다섯째, 진로교육센터의 역할을 확대한다. 진로교육은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 및 지역주민 등 다양한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학부모가 학생에 대한 진로상담 및 진로정보 확보 등 정보를 구하고자 할 때 바로 찾아갈 수 있는 진로교육센터의 설치 및 운영이 필요하다. 진로상담을 받기 위해 고액의 수수료를 내는 것이 아닌 누구나 접근 가능해야 한다. 마치며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라고 하였다. 기회를 자신이 나아갈 진로라고 본다면 준비는 불확실한 미래에서 살아갈 역량이다. 미래와 자신, 주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변화 민감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여 자신이 준비한 역량을 토대로 도전하고 시도해 보는 삶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 활성화 방안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에 대한 교육공동체 인식을 개선한다. 둘째,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사회 진로를 준비한다. 셋째, 교육과정 연계 진로교육을 실천한다. 넷째, 지역연계 진로교육 체험처를 확대한다. 다섯째, 진로교육센터의 역할을 확대한다. 미래 일자리 중 60%는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았다는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의 말처럼 신직업 탄생과 유망 직업의 흥망성쇠 사회에서 구성주의 기반 진로교육은 개인의 자발성과 자율성을 기반으로 맞춤형 진로교육을 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하였다.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탐색하여 다양하게 경험하고 변화된 사회에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교육청·학교는 최선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
지난 호에서는 교원의 징계 사유 및 시효, 징계위원회 등 교원의 징계에 대한 개요적 내용을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징계 절차, 징계 양정, 징계의 감경, 징계 기록의 말소 등에 대해 살펴보면서 교원의 징계에 대한 안내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징계 절차(「교육공무원법」 제51조,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제18조, 제20조의2) 징계의 종류와 양정 기준 1. 징계의 종류 - 「국가공무원법」 제33조·제79조·제80조 -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6조 - 「교육공무원징계령」 제1조의2 - 「공무원연금법」 제65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61조 - 「공무원보수규정」 제14조 [PART VIEW] 2. 징계의 양정 기준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별표]징계기준(제2조 제1항 관련))개정 2024.6.28. 3. 징계의 감경(「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가. 감경 사유 1) 징계위원회는 징계의결이 요구된 사람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적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를 감경할 수 있으나, 교육공무원이 징계처분이나 이 규칙에 따른 경고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이나 경고처분 전의 공적은 감경대상 공적에서 제외함. 가) 「상훈법」에 따른 훈장 또는 포장을 받은 공적 나) 「정부표창규정」에 따라 국무총리 이상의 표창을 받은 공적[교사의 경우에는 중앙 행정기관의 장인 청장(차관급 상당 기관장을 포함한다) 이상 또는 교육감 이상의 표창을 받은 공적] 다) 「모범공무원규정」에 따라 모범공무원으로 선발된 공적 2) 징계의결이 요구된 사람의 비위가 성실하고 능동적인 업무처리과정에서 과실로 생긴 것으로 인정되거나, 제2항에 따른 감경 제외 대상이 아닌 비위 중 직무와 관련이 없는 사고로 인한 비위라고 인정될 때에는 그 사정을 참작하여 징계를 감경할 수 있음. ※ 감경대상 공적이 여러 개일 경우에도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별표3] 징계의 감경기준에 따라 1단계만 낮은 양정으로 의결하여야 함. 나. 감경 제외 비위(「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2항) 1) 「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2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비위(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 등)로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2) 「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2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비위(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 등)를 신고하지 않거나 고발하지 않은 행위 3) 시험문제를 유출하거나 학생의 성적을 조작하는 등 학생 성적과 관련한 비위 및 학교생활기록부 허위사실 기재 또는 부당 정정과 관련한 비위 4) 「교육공무원법」 제52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성(性) 관련 비위로 징계 대상이 된 경우 5)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에 따른 음주운전 또는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음주측정에 대한 불응으로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6) 학생에게 신체적·정신적·정서적 폭력행위를 하여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7) 신규채용·특별채용·전직·승진·전보 등 인사와 관련된 비위 8)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학교폭력을 고의로 은폐하거나 대응하지 아니한 경우 9) 소속 기관 내의 성 관련 비위를 고의로 은폐하거나 대응하지 않아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및 성 관련 비위의 피해자에게 2차 피해(피해자 신상정보의 유출, 피해자 권리구제의 방해, 피해자에 대한 폭행·폭언, 그 밖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일체의 불리한 처우)를 입혀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10) 「공직선거법」상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로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11)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등록의무자에 대한 재산등록 및 주식의 매각·신탁과 관련한 의무 위반 12) 부작위 또는 직무태만 13) 소극행정(「적극행정 운영규정」 제2조 제2호 또는 「지방공무원 적극행정 운영규정」 제2조 제3호에 따른 소극행정을 말한다. 이하 같다) 14)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부정청탁 15)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른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 16) 직무상 비밀 또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 행위 17) 우월적 지위 등을 이용하여 다른 공무원 등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등의 부당행위(「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징계기록의 말소 1. 말소권자 소속공무원의 인사기록카드 정본을 보관·유지하면서 해당 공무원의 임용권을 행사하고 있는 기관장(5급 이상의 경우 임용권자나 임용제청권자) 2. 말소대상 기록 가. 징계사항 1) 당해 공무원의 인사 및 성과기록카드 ‘징계/형벌’란에 등재된 강등·정직·감봉·견책을 말함. 2) 다만 징계처분이 무효·취소의 결정 또는 판결로 확정된 경우에는 파면이나 해임도 말소대상에 포함. 나. 직위해제 사항 직위해제 처분은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각호의 직위해제 사유를 불문하고 당해 공무원의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된 직위해제 처분을 말함. 다. 불문경고기록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의한 불문경고도 인사기록카드의 ‘비고’란에 기록하게 되는 바, 이에 관한 기록도 말소대상임. ※ 징계위원회의 의결 결과에 따른 불문(경고)이 아니고 각 기관별로 운영 중인 ‘경고’, ‘훈계’, ‘계고’, ‘훈고’, ‘주의’ 등은 인사기록카드의 등재사항이 아니므로 말소대상이 아님. 3. 말소 제한기간 가. 징계 등 처분기록의 말소제한 기간(「교육공무원 인사기록 및 인사사무 처리 규칙」 제8조의2, 「교육공무원징계 등 기록말소제 시행지침」) 나. 말소제한기간은 제도의 취지상 실제로 직무에 종사한 기간을 의미하므로 휴직기간 등 직무에 종사하지 않은 기간은 제외되나, 다음의 기간은 포함하도록 함(2022년도 징계업무 편람). 1) 질병휴직 중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른 공무상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휴직기간 2) 병역·법률의무수행·노조전임자·고용휴직기간 3) 유학휴직은 그 휴직기간의 50% 해당하는 기간(다만 말소제한기간에 포함되는 기간은 1년을 초과할 수 없음) 4) 육아휴직기간 자녀 1명에 대한 총 휴직기간이 1년을 넘는 경우에는 최초의 1년으로 하되,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그 휴직기간 전부로 함 - 첫째 자녀에 대하여 부모가 모두 휴직을 하는 경우로서 각 휴직기간이 인사혁신 처장이 정하는 기간 이상인 경우 - 둘째 자녀 이후에 대하여 휴직을 하는 경우 다. 소청·행정소송에서 징계 또는 직위해제 처분이 무효·취소로 확정된 경우 말소함. 라. 징계처분에 대한 사면이 있는 경우 말소함. 4. 말소 절차 (말소사유 발생)징계 등 처분기록 말소 계획(신청)서 작성 → 말소권자의 결재 → 처분 기록 말소 → ‘징계 등 처분기록 말소통지서’로 말소 사실 통보(말소 사유 발생일부터 14일 이내) → 말소기록관리대장 정리 5. 말소 방법 가. 인사기록카드 상에 말소사실 표기 징계 등 각 처분이 기록된 란에 다음과 같은 청색고무인을 찍도록 하고 말소일자를 기입한 뒤 인사담당자(기록정리책임자)가 날인하도록 함. (※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기록은 위 방법에 준함.) 나. 전력조사 통보 및 경력증명서 발급 시 재직자 또는 퇴직한 공무원에 대하여 「공무원 인사기록·통계 및 인사사무 처리 규정」 제11조에 의한 전력조사 회보 및 제32조 제2항에 의한 경력증명서를 발급할 때에는 말소된 징계 등 처분기록을 기재하지 않도록 함. 6. 말소 기한 가. 말소권자는 말소사유가 발생하면 당해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위 말소방법에 따라 말소조치를 완료하고, 해당 공무원에게 ‘징계 등 처분기록 말소통지서’로 말소사실을 통보하여야 함. 나. 다만 14일 이내에 이와 같은 조치가 없을 경우에는 징계 등 처분을 받은 자는 ‘징계 등 처분기록 말소신청서’를 작성하여 말소권자에게 말소신청을 할 수 있음. 7. 징계 등 처분기록 말소대장 정리 말소권자는 ‘징계 등 처분기록 말소대장’을 작성·관리하여야 함.
논술은 주어진 주제에 대해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타당한 근거를 들어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은 주장에 대한 근거로 적합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이다. 논술수업에 정보활용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다. 정보활용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찾고, 평가하며,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찾은 정보의 출처를 표기하는 인용 방법과 저작권 침해 및 표절 등 윤리의식의 습득은 덤이다. 고등학교 1학년 전반 논술수업을 맡아 한 해 동안 다양한 글쓰기 활동을 진행했다. 매시간 도서관의 공간과 정보자료를 활용한 수업이었다. 그중 정보활용교육을 한 꼭지로 끼워 넣어 운영했으며, 교내 공개수업으로까지 이어졌던 대안 제시형 글쓰기 수업을 소개한다. 정보활용교육이 더해진 대안 제시형 글쓰기 수업 대안 제시형 글쓰기는 어떤 현상이나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문제해결적 글쓰기의 일종이다. 보통 어떤 현상이나 제도의 현황을 파악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문제점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뒤,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총 5차시로 구성된 대안 제시형 글쓰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모둠별로 주제를 선택해 논제를 만들어내고, 이에 대한 자료 탐색과 개요 작성의 과정을 거쳐 대안을 제시하는 글을 완성했다. 자료 탐색을 하는 과정에서는 정보활용교육을 통해 다양한 정보원과 그 활용법, 탐색한 정보의 출처를 밝히는 방법도 학습했다. [PART VIEW] 차시별 학습내용 ● 1차시 _ 모둠 구성 및 주제 선택 한 모둠을 4~5명으로 구성하면 한 반에 다섯 개의 모둠이 만들어진다. 각 모둠에 7가지 대주제를 제시한 후, 겹치지 않게 고르도록 한다.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를 제시한 후, 선착순으로 선택하도록 하니 경쟁이 치열하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학교폭력’이었다. 주제를 결정한 후에는 모둠별로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는 활동지를 제공하고, 주제와 관련하여 다양한 소주제로 생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 이후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나온 소주제들을 가지고 논제가 될 만한 거리를 생각하도록 하며, 논제를 결정할 때의 유의사항을 소개한다. 논제를 결정할 때는 반드시 글의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 대안 제시형 글쓰기의 경우 원인 및 문제점이 드러나고 해결방안 탐색이 가능해야 하기에 이런 부분을 고려하여 논제를 정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 2차시 _ 자료 탐색 2차시에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교수 내용은 다양한 정보원 소개와 활용법, 출처 표기법 안내다. 먼저 모둠별로 결정한 논제를 바탕으로 최대한 다양한 정보원을 활용해 자료를 탐색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자료 탐색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원을 제공해야 했기에 기본적인 검색 엔진 및 포털인 구글(www.google.com)과 국가통계포털(kosis.kr), 네이버 지식백과(https://terms.naver.com/)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원을 소개하고 안내된 정보원을 적절히 활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정보를 탐색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인용과 참고의 의미, 출처 표기의 중요성을 안내하고, 참고문헌목록 작성법에 따라 출처를 밝히도록 해야 한다. 인용은 특정 부분을 그대로 가져올 때 출처와 저작자를 명시하는 행위를, 참고는 내용을 요약하거나 압축해 활용할 때 출처와 저작자를 명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아무리 작은 것을 참고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출처 표기 없이 밝히는 일은 표절이며, 글쓰기 윤리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보편적인 참고문헌 작성 양식인 ‘APA 양식’을 참고하여 학생 수준에 맞게 간략화한 출처 표기법을 익히고 활용하도록 했다. 모둠별로 논제에 맞게 탐색한 문제점·원인·해결방안은 출처를 표기하여 활동지에 기록하도록 한다. 2차시는 모둠활동으로 진행했으며, 한 팀당 4~5명이므로 한 사람당 문제점·원인·해결방안을 하나씩만 찾아 함께 공유하면 활동지의 모든 빈칸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하여 탐색시간 및 학생 부담을 덜었다. 그렇게 탐색시간을 줄이며 확보한 시간에는 각 모둠의 팀장이 대표로 나와 자기 모둠이 탐색한 내용을 발표하도록 했다. ● 3차시 _ 개요 작성 글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최대한 논리적이고 흐름이 자연스러운 글을 쓰도록 하려면 본격적인 글쓰기에 앞서 개요를 작성하도록 하면 된다. 개요는 글의 설계도이자 구상도이며 뼈대이다. 글의 일관성과 글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고, 내용의 중복이나 누락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 개요 작성 활동지 3차시에서는 학생들에게 개요의 의미와 필요성을 소개하고, 개요를 작성하도록 안내한다. 학생들이 지난 차시에 작성한 자료 탐색 활동지를 참고하여 서론–본론–결론으로 이어지는 개요를 작성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도입부인 서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본론과 관련하여 흥미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거나 본론을 암시하는 내용을 넣어줄 것을 안내했다. 이번 차시부터 이어지는 글쓰기 및 고쳐쓰기는 철저하게 개인활동으로 진행하였으므로 각 학생이 자신의 개요를 완성하고 제출하고 가도록 했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학생들이 작성한 활동지를 교사의 확인을 거쳐 통과 후 제출하도록 하면 더욱 좋다. 제출 전 교사가 먼저 대략적으로 살펴보고 보완하거나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고 바로 다시 써오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니 모든 학생이 성공적으로 개요를 작성해 제출했다. ● 4·5차시 _ 글쓰기, 평가 및 고쳐쓰기 본격적인 글쓰기에 들어가면 글쓰기를 고통스러워하는 학생들을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다들 개요를 잘 작성했기에, 개요를 적극적으로 참고해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하면 기대했던 이상의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도 한다. 평가 및 고쳐쓰기 수업에서는 커다란 포스트잇을 나눠준 후 글에 붙이게 하고, 학생들이 자기 주변에 앉은 학생 3명 이상에게 글을 보여주고 평가를 받도록 한다. 평가를 확인하고 고쳐 쓸 수 있는 시간도 제공하니 대부분의 학생이 한 편의 훌륭한 글을 완성해 냈다. 맺으며 친구들과의 토의를 통해 논제를 결정하고, 도서관의 다양한 정보자료를 활용하여 적합한 정보를 탐색하며, 탐색한 정보를 출처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고, 서론-본론-결론의 흐름에 따라 개요를 작성하여 글을 완성하고, 완성한 글을 또다시 수정·보완하며 다듬어 낸 시간이 분명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 향상에 기여했으리라 믿는다.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주제에 대한 넓은 시야와 포용력 있는 사고를 형성하고, 협력과 소통능력을 기르고, 해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 앞으로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효능감 같은 것들을 경험했다. 본 수업을 통해 다양한 역량을 길러낸 학생들이 앞으로도 자신감을 가지고 사고하고 탐색하고 표현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방탄소년단의 ‘DNA’ 가사에 매료되었다 2020년 12월 내 마음속에 들어온 노래가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DNA’이었다. 2017년에 나온 노래였지만, 약 3년이 지나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통해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휘파람 안에서 흥겨움이 넘치는 분위기였다. 어깨춤과 허밍 음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즐거웠다. 그러나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따로 있었다. 첫째, 24~28초 사이에 수많은 과학 공식과 기호가 배경으로 나온 점이다. 노래는 인문학적 요소의 산물이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을 깨는 장면을 본 것이다. 둘째, 가사를 구성하는 메커니즘이 인문학과 과학적 요소가 함께 있었다는 점이다. 즉 융합적 사고를 느낄 수 있었다. ‘융합과 창조’ 단어에 관심이 많았던 시기였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으로 ‘창의융합형’이 떠올랐다. 이런 요구는 학교에도 불었고, 학생들에게 강조하였다. 그 당시 자주 들었던 말이 있었다. ‘이제는 융합적으로 생각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 문장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는 시기였다. 그러나 맹점이 있었다. 내가 융합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학생들에게 이야기한다면 ‘과연 신뢰성이 있는가?’였다. 그래서 나부터 사고의 틀을 변화하기로 다짐하였다. 세상을 융합적으로 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의 ‘DNA’가 융합적으로 보였던 것이다. 가사를 분석해 보면, ‘혈관 속 DNA’는 과학적이며, ‘말해줘’는 인문학적 요소로 볼 수 있다. ‘우리 만남’은 인문학적이고, ‘수학의 공식’은 수학적 요소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노래는 나에게 ‘융합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문장을 각인시켰다. 2021년부터 나의 전공인 역사와 수학·과학을 융합한 사례를 찾았다. 이미 많은 자료가 존재하였다. 나는 논문·책 등을 읽고, 연구하였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이 3권 있었다. 적정기술의 이해(신관우), 우리 역사 속 수학 이야기(이장주), 빅 히스토리(데이비드 크리스천)’였다. 제목부터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 빅 히스토리 책에 손길이 자주 갔다. ‘빅’의 의미는 무엇이며, 뒤에 ‘히스토리’를 붙었는데 ‘왜 합친 것인가?’하는 의문점 때문이었다. 탐구하고 싶은 열정이 생긴 것이다. 융합의 길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방탄소년단의 ‘DNA’는 나에게 큰 자극을 주었다. 패러다임의 전환에 불을 지핀 것이다. 결국 역사에 플러스할 수 있는 수학·과학을 찾았다. 그 길을 선택하였고, 그 끝에는 ‘빅 히스토리’가 있었다. [PART VIEW] 우주와 지구 그리고 인간을 연결하는 역사 역사교사의 삶을 살면서 언제나 나에게 질문을 하였다. ‘역사를 왜 배우는가?’였다. 자문자답의 결과 ‘소통과 해결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서’였다. 이런 신념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한국사를 가르쳤다. 이제는 빅 히스토리를 탐구하면서, 질문이 달라졌다. ‘빅 히스토리 안에는 무슨 지식이 있는가?’ 더 나아가 ‘빅 히스토리를 왜 배우는가?’의 답변을 찾기 위해 연구하였다. ‘빅 히스토리(BIG HISTORY)’는 BIG과 HISTORY로 분해할 수 있다. 손쉽게 해석하자면, ‘큰 역사 이야기’이다. 이 강의를 처음 시작한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였다. 빅 히스토리 강의는 우주·지구, 지구상의 생명, 인류의 진화에 대한 간결하고 명료한 설명으로 137억 년 동안 더욱 복잡한 것들이 출현해 왔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중략)… 만약 1초에 숫자 하나를 센다고 할 때, 137억 년을 센다면 438년이 걸릴 것입니다. 이것은 엄청나게 긴 시간 동안의 스토리입니다. 이것이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스토리입니다. - 데이비드 크리스천(호주 매쿼리 대학교 교수), 출처: 빅 히스토리(2013, 해나무) 정리하면 빅뱅에서 시작한 우주·생명·인간의 역사를 미래까지 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한 학문이다. 책 내용에 대해 질문과 답변을 하면서 읽었다. 부족한 과학지식은 통합과학과 생명Ⅰ·Ⅱ 등 교과서를 통해 채웠고, 전공 선생님에게 질문하며, 공부하였다. 약 11개월 동안 연구하였고, 2022년 1월에 교재를 제작하여 3월 초에 완성하였다. 교재를 제작하면서, 두 가지 질문에 유념하였다. 첫째, ‘과학적 현상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볼 때 무엇이 보이는가?’, 둘째, ‘인문학적 현상을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무엇이 보이는가?’였다. 그 결과 25가지 주제로 세분화하여 만들었다. 연구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융합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최고의 학문이라 생각하였다. 학교에 건의하였고, 거점학교를 신청하였다. 본교 학생뿐만 아니라 서울시 학생이라면, 수강할 수 있는 과목으로 편제되었다. 2022학년도에는 20명, 2023학년도에는 24명의 학생들이 수강하였다. 25가지 주제 중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던 수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빅 히스토리 교과의 수업설계와 단계 빅 히스토리 수업의 평가는 성취도 3단계(A-B-C)로 성적을 부여하고, 수행평가 100%로 운영하였다. 그만큼 학생들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과목이었다. 무작정 활동의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았다. 먼저 학생들의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참여식 수업을 꿈꾸었다. 따라서 본 수업은 ‘지식 기반의 활동수업을 하자’는 생각의 틀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수업방법을 구성하였다. 수업의 특징은 지식을 배우고, 배운 지식을 정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여러 활동 중 인문학·과학을 융합한 주제가 있었다. 바로 ‘지구와 자연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였다. 지구 안에서 자연과 인간이 존재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것, 사회적 의미까지 도출해 보는 수업이었다. 수업의 세부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구 안에 존재하는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였다. 그 연결 사이에 ‘프랙탈’ 개념을 도입하였다. 프랙탈 이론은 프랑스 수학자였던 만델브로트에 의해 생겼고, 부분과 전체가 같은 모양을 갖는 자기유사성 개념을 기하학적으로 설명한 구조를 말한다. 자연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로 뭉게구름·산봉우리·강줄기 등이 있다. 즉 반복성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특징이 인간계에서도 존재한다고 생각하였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프랙탈 구조에 대입하였다. 학생들이 1차적으로 지식을 이해하고, 2차적으로 지식을 스스로 정리하고, 3차적으로 활동을 통해 지식을 사회문제에 적용하여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과정을 경험하기를 원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융합적 사고가 형성되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변화할 수 있다고 확신하였다. ● 더 높은 지식 _ 자연과 인간의 프랙탈 구조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지식 없이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배경지식이 있을 때 알맹이가 있는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더 높은 지식’ 부분을 만들고, 학생들이 이후 활동에 배경이 되는 지식을 정리하였다. 먼저 동기유발 차원에서 ‘인체 곳곳에 숨어있는 프랙탈 구조(YTN 사이언스)’를 보여주었다. 호기심 유발 후 프랙탈 이론, 자연과 인간에서 볼 수 있는 프랙탈 사례를 설명하였다. 학생들은 이외 다양한 사례를 검색하여 찾고, 친구끼리 이야기하고, 간단히 발표하였다. 지식만 계속 설명하면, 학생들은 지루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에 설명 기반에 지속적으로 질문을 하고, 핸드폰 검색을 통해 손이 움직이는 수업을 하였다. ● 더 깊은 생각 _ 마인드맵 그리기, 이해·탐구·실천형 질문 만들기 교사는 지식을 가르쳤다. 학생은 지식을 배웠다. 배움 이후 정리하는 시간이 없다면, 그 배움은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에 스스로 구조화시켜 정리하고, 질문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하였다. 간단하면서도, 손쉽게 학생들이 참여하는 소소한 활동이다. 소소한 활동의 핵심은 자기주도적으로 지식을 정리한다는 것이다. 교사가 가르친 지식은 교사의 것이다. 학생들 본인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써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두 가지 활동을 구상하였다. 첫째, ‘마인드맵 그리기’를 하였다. 자신의 생각을 지도처럼 그리는 것이다. 교사에게 배운 내용을 단어·그림·그래프 등 다양하게 표현하였다. 둘째, ‘이해·탐구·실천형 질문 만들기’를 하였다. 습득한 지식을 토대로 질문을 만드는 것이다. 어려움 있는 학생들을 위해 3가지 형태를 제시하고, 예시까지 제시하였다. 이를 토대로 학생들은 질문을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이후 친구와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식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말하는 경험을 쌓게 하였다. 심화 활동 전 학생들은 기본을 쌓은 것이다. 기본기를 바탕으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따라서 관점의 변화를 위한 더 넓은 활동을 제시하였다. ● 더 넓은 활동❶ _ 프랙탈 디자인과 세상 문제 탐구하기: 프랙탈 디자인 프랙탈은 수학에서도 사용하는 개념이다. 시어핀스키 삼각형과 맹거스펀지 등이 있다. 즉 자기유사성을 갖는 기하학적 구조인 것이다.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손으로 체험할 수 있는 활동을 생각하였다. 수학적 개념이 들어간 도형 그리기였다. 다양한 곡선을 생성하는 기하학적인 드로잉 도구 ‘스피로그래프’를 활용하였다. 학생들은 각자의 도구를 통해 반복성 있는 도형을 그렸다. 도형 그리기를 통해 세상을 표현하였다. 우주 행성, 상상의 꽃과 동산, 상상의 물건 등을 그렸다. 프랙탈 구조가 있는 기하학 도형을 활용하여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사례를 상상하여 디자인하였다. 학생들은 본인이 학습한 지식을 바탕으로 나만의 결과물을 창조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느낀 점에 기록하였고, 친구들과 짧게 나눔을 진행하였다. ● 더 넓은 활동❷ _ 프랙탈 디자인과 세상 문제 탐구하기 과학적이며 수학적인 프랙탈 개념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는 활동을 하였다. 프랙탈의 중요한 속성은 ‘자기유사성’과 ‘자기반복성’이다. 사회·역사분야에서도 다양한 사례가 있다. 학생들이 반복적으로 항쟁하였던 역사, 국가의 집권자가 도성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간 역사, 학연·지연의 시작이었던 붕당이 현대에 와서는 강남과 강북으로 구분하는 세태, 고려시대 사학 열풍이 불었던 것이 지금도 사교육으로 변화하여 이어지는 현상 등을 사례로 학생들에게 설명하였다. 위 사례를 통해 프랙탈 구조는 인문학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은 배웠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다음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세상 문제를 탐구하는 활동을 하였다. 세상 문제 탐구하기는 3단계로 활동지를 구성하였다. ‘세상 문제 찾기, 자료 조사하기, 해결방안 제시하기’로 구체적으로 세분화하였다. 나는 ‘구체화·범주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활동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면 할수록 학생들은 순서대로 생각한다. 범주화하여 빈칸을 작성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활동지 끝이 보이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세상 문제의 핵심단어를 선정하고, 그 단어가 들어간 질문을 만든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는 과정에 돌입한다. 먼저 여러 가지 조사방법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 만약 신문기사를 선택했다면 신문기사를 조사하고, 내용을 원인-과정-결과로 구분하여 정리한다. 기억을 명확히 하기 위해 ‘본깨적’이라 하여 가장 인상 깊은 문장을 쓰고, 그 문장에 대한 깨달음과 실천사항을 기록한다. 마지막으로 세상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범주화하여 개인적·정책적·진로적으로 제시한다. 큰 틀에서는 ‘문제 설정-자료 조사-해결방안’으로 구성할 수 있다. 이렇게 구성할 경우 학생들은 세부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한다면 활동지를 상세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활동지를 열심히 작성하였다. 순서대로 작성하여 하나의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하지만 한 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다. ‘질문’이었다. 대한민국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질문한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질문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다행인 건 이전에 질문 만들기 활동을 여러 번 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다음 활동지에는 질문 만드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계하기로 다짐하였다. 이외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마지막에는 활동지 결과물과 수업 전후 변화한 점에 대해서 발표하였다. 1인당 5분 내외로 시간제한을 두었고, 동료평가를 실시하였다. 나는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해답은 ‘학생들의 흩어져 있는 생각들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의미 있는 활동을 제공하는 조력자’였다. 수준이 낮은 아이부터 높은 아이까지 모두 작성할 수 있는 활동지를 설계하는 것이 나의 교직에서의 목표이다. 실제로 위 활동지처럼 설계할 때 학생들은 쉽게 자료를 조사하고, 작성하였다. 학생들의 수준은 교사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즉 교사가 노력하면 학생들은 성장한다는 것이다. ‘선생님 성장을 위한 길’ 수업 피드백 2022학년도 빅 히스토리 첫 수업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 3년 차이며, 교재는 3.0버전으로 수정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 교재를 만들면서 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겠다고 다짐했었다.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그 이전에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성장하기 위해서는 쓴 소리를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2년 전 처음 수업 피드백을 받았고, 작년에도 동일하게 받았다. 첫 수업은 첫 피드백으로 가기 위한 길이었던 것이다. 학생들이 작성한 피드백은 다음 수업의 수정사항으로 적용하였다. 본 수업에서 아쉬웠던 점은 내가 과학·수학 전공자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학생들도 과학·수학과 관련하여 전문적으로 설명 듣기를 원했다. 역사교사가 설명하다 보니 인문학적 관점에 치우쳐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에 과학·수학교사에게 프랙탈 구조와 기하학 도형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계획하였다. 인상 깊었던 점은 과학을 인문학적으로, 인문학을 과학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이다. 학생들도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다고 소감을 발표하였다. 더불어 다른 교과에서는 글쓰기 활동이 대부분이었는데, 본 수업은 직접 손으로 그려보는 활동도 함께 있어 동적인 수업이었다고 발표하였다. 피드백 내용은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라 생각한다. 2024학년도에도 지속적으로 학생들에게 받을 생각이다. 또한 나 혼자 수업을 완성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융합교과에서는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이에 과학·수학교사에게 수시로 질문하면서 교재를 보완하고 있다. 내 수업에 대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는 겸손의 마음을 가지고 계속 수정할 생각이다. 그렇다면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좋은 수업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가르칠 것도 많은데, 초등학교에서 경제교육을 해야 하나요? 한 경제신문 기사에 따르면 서울은 82%, 전남은 33%만이 고등학교에서 경제교과가 개설되고 있으며, 고소득 학부모일수록 자녀의 경제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경제교육이 양극화에 놓여 있다고 한다. 금융감독원의 연구결과는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3명이 경제교육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경제교육이 부재함을 시사하고 있다. 어느 초등학교에서 학급운영 방법으로 경제교육을 하고 있음이 모 방송을 통해 소개된 이후, 학급운영으로서의 경제교육은 젊은 교사들 사이에 꽤 인기다. 하지만 그러한 경제교육은 학급운영을 중심으로 한 개인적 차원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경제는 순환하는 것으로 상생·공존과 같은 윤리적 가치와 함께 할 때 지속적인 발전과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초등학교에서의 경제교육 방향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본교는 학급당 학생수 13명 내외의 소규모학교이다. 학교 주변은 상권이 형성되기 어려운 재개발지역으로 문구점은 물론 작은 슈퍼도 하나 없다. 동급생 사이에도 경제활동 경험에 대한 편차가 컸다. 스스로 물건을 구매해 본 경험조차 없다는 학생부터 용돈카드나 부모님의 신용카드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학생까지 다양하다. 자신의 꿈은 건물주이며, 기부는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경제교육의 부재와 더불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의 생활과 맞닿아 있고, 공존의 가치를 담은 경제교육은 꼭 필요하다. 경제는 정치·문화·환경·예술 등 각종 사회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학생들의 필요와 관심사를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즉 교사의 전문성을 십분 발휘하여 학생의 생활과 연계된 실천 중심 경제교육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협력과 나눔의 가치를 바탕으로 소비·소득·저축·기부와 같은 경제교육의 요소를 다루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공존의 가치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금융태도와 미래역량을 갖춘 세대로 성장하여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PART VIEW] 필자를 포함한 본교 동료교사들은 개인적 측면이 많이 강조된 그동안의 경제교육을 넘어서 미래교육이 추구하는 ‘공존의 가치를 담은 실천적 경제교육 프로그램’을운영하고자 모였다. 우리 교실의 어린이들이 공존의 가치에 기반한 올바른 금융태도를 형성하고, 핵심역량을 함양한 경제의 눈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교육을 위해 학생들의 생활과 연계한 소비·소득·저축·투자의 경제요소를 바탕으로 한 SISO 프로젝트 수업을 고안하였다. SISO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경제교육 성취기준 및 내용요소를 추출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였다. SISO 프로젝트 운영과정은 다음과 같다. 프로젝트 과정별 단위 차시 수업에서도 아래와 같은 수업의 흐름을 적용하였다. 또한 공존의 가치를 강조하고 학생참여중심 수업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였다. SISO 프로젝트 수업 ‘소비·소득·저축·투자’의 각 영역 수업 중 저축에 주안점을 두고 총 12차시에 걸쳐 진행한 5학년 대상의 ‘프로 저축 홍보대사 되기’ 프로젝트 수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는 저축은 중요하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꾸준한 저축을 실천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저축과 금융기관을 가까이하고 싶지만, 사용하는 금융용어가 낯설기 때문에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물리적으로는 가까이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먼 금융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친근감을 느끼게 하고, 금융용어를 익혀보고, 학급에서도 저축활동을 실천해 보며, 저축이 주는 이익을 체험해 보았다. 더 나아가 저축이 중요하고 필요함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본 학년에서 진행하고자 하였다. 프로젝트의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다. ● 프로젝트 탐구 질문: 저축의 중요성을 어떻게 알릴까? ● 프로젝트 유형: 학급 프로젝트 ● 관련교과: 국어·미술·창체 ● 경제교육 내용요소: 절약·저축·투자 ● 과정중심평가: 관찰평가·동료평가·자기평가·산출물평가 ● 성취기준 - [6국01-02]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조정하며 토의한다. - [6국02-01] 읽기는 배경지식을 활용하여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임을 이해하고 글을 읽는다. - [6국04-02] 국어의 낱말 확장 방법을 탐구하고 어휘력을 높이는 데에 적용한다. - [6미02-04] 조형원리(비례·율동·강조·반복·통일·균형·대비·대칭·점증·점이·조화·변화·동세 등)의 특징을 탐색하고, 표현 의도에 적합하게 활용할 수 있다. ● 수업단계 및 내용(총 12차시) 1 살펴보기: 프로젝트 주제공유 ● 저축 프로젝트 의미 알기(1차시) 저축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앞서 많은 사람들이 대체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저축’에 대해 학생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우리 주변에 있는 저축을 할 수 있는 기관, ‘저축’이라는 말을 들어본 경험, 다양한 방식으로 저축을 해 본 경험, 저축과 관련된 생각 이야기하기 등 학생들과 함께 저축과 관련한 경험을 나누어 보았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살고 있는 물리적 환경은 상권이 형성되지 않고, 부모님들이 맞벌이로 바쁜 상황이라 학생들의 저축과 관련한 경험이 많지 않았다. 저축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알고 있는 것, 알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 궁금한 것들을 토대로 의견을 나누고 모으며 프로젝트 내용을 구성하고, 학생들과 함께 학습 순서를 정했다. 그리고 지역의 금융기관을 학생들과 방문하는 현장체험학습도 프로젝트의 한 부분으로 계획하였다. ● 금융기관 방문하기(2~3차시) 사전에 학생들은 금융기관을 방문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했다. ‘은행’은 누구나 들어보았고 친근한 기관이지만, 정작 우리 아이들은 은행에서의 경험이 무척 부족하였기 때문에, 은행에서 하는 일, 은행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 은행 시설 등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우리 지역의 금융기관에 사전 협조를 구하여 금융기관을 방문하였다. 은행에서 일하는 분들의 모습과 은행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살펴보며 친근감을 느끼는 경험이었다. 2 연결하기: 금융기관 톺아보기 ● 우리 반 금융용어사전 만들기(4차시) 은행 방문을 통해 학생들은 은행에서 다양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나, 용어가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고 하였다. 5학년 국어 단원 중 사전을 알아보는 내용과 연계하여 금융용어사전을 만들어 보았다. 수업을 준비하며 ‘송금’이라는 용어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보니, 학생들이 알기에는 너무 어려운 경제용어로 설명되어 있어, 금융용어사전 만들기 활동을 할 때에는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의 QR 코드를 수업화면에 띄워 제시하였다. 1인 2개씩의 금융용어를 조사하고, 학급 전체의 것을 모아 우리 반 금융사전으로 만들었다. 수업의 말미에서는 각 금융용어의 뜻을 제시하고, 용어를 맞히도록 하는 스피드퀴즈를 통해 어려운 금융용어를 재미있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였다. ● 저축의 종류 알아보기, 이자 게임하기(5~7차시) 금융활동에 대해 관심이 없는 성인 역시도 저축의 종류를 잘 알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기본적인 금융상품 특히 저축의 종류가 어떠한 것이 있는지 알아야 자신의 경제상황이나 돈을 모으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주체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본 차시에서는 예금과 적금의 종류를 안내하고, 처한 상황에 따른 저축방법을 알아본다. 학생들은 이 차시의 수업 이후 다음과 같은 후기를 전해주었다. 일상생활과 너무나 밀접한 저축이지만, 그 필요성과 중요성에 비해 저축에 대한 정보를 잘 알지도 못하고, 알리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 차시 수업을 통해 다시 한번 더 경제교육은 어릴 때부터 초등학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3 함께하기: 프로 저축 장려러 되기 ● 저축의 중요성과 필요성 알기(8차시) 사람의 일생에서 돈을 모아두는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 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저축을 해야 하는 상황을 스스로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연극의 한 기법인 몸조각 만들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저축이 중요함을 알도록 구성하였다. 각 단계별 수업 흐름은 다음과 같다. ● 올바른 경제생활 논설문 쓰기(9차시) 저축 장려 카드뉴스 제작하기(10~11차시) 저축의 종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깊이 있게 학습한 후, 학생들은 그동안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올바른 경제생활을 하도록 독려하는 논설문을 작성하여 학교 게시판에 게시하였다. 더불어 미리캔버스를 활용하여 저축을 장려하는 카드뉴스를 제작하였다. 4 돌아보기: 프로젝트 돌아보기 ● 저축 장려 카드뉴스 SNS에 탑재하여 저축의 중요성 알리기 프로 저축 홍보대사되기 프로젝트 돌아보기(12차시) 학생들이 마음 깊이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는 수업, 학생주체성을 발현하며 탐구할 수 있는 수업을 마련하고, 그것이 학생들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학교 및 학급에서는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본 수업 이후, 자신들의 SNS와 학교게시판, 학급 앱에 수업시간에 만든 작품을 탑재하여 저축의 중요성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학급에서도 저축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미 학급화폐를 활용하고 있었기에, 학급은행을 개설했고, 배운 학습내용을 바탕으로 정기예금과 적금, 이자율을 정했다. 그리고 은행업무를 담당할 학생도 신용수준의 차원에서 결정하였다. 저축 프로젝트를 마치며 SISO 프로젝트라는 경제금융교육 프로그램 중 저축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12차시의 수업과정을 돌아보았다.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저축은 중요하다’라는 명제를 수업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에 또 너무 잘 모르고 있어 더욱 기초기본을 가르치는 초등학교에서는 교육해야만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저축에 대해 알아가고, 저축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닫고, 교실에서라도 저축을 하며 자신의 학급화폐 자산을 불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부모님이 쉬는 날 함께 은행에 가서 첫 주식거래통장을 개설하며 꿈을 위한 씨앗을 키우는 학생도 있었다. 교사인 나는 학생들의 배움이 어떻게 삶으로 전이되고 있는지를 눈으로 목격하며, 때로는 가슴이 벅차고 감동받기도 하면서 또 다른 책무감도 느꼈다.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이 무엇이고, 좋은 수업은 어떠한 것인지 부단히 고민한다. 경제교실을 세우고,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동안 우리 학생들이 주인공으로 바로 섬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주변 상권이 열악하고 경제교육을 받을 곳이 마땅치 않은 우리 반 학생들은 학급 운영을 넘어선 교육과정재구성을 통한 수업으로도 질 높은 경제교육을 만나고 경험하고 있다. 나만 잘사는 부자가 아닌 더불어함께 웰빙하는 공존의 시각을 가진 따뜻한 경제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
‘선생님의 선생님’인 수석교사들이 지난 7월 한국교원대에서 제14회 수석교사의 날 기념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미래교육의 내비게이터, 대한민국 수석교사’라는 부제가 달렸다. 말 그대로 수석교사는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활동의 최첨단에서 방향성을 제시하는 내비게이터 역할에 충실해 왔다. 수석교사제는 1980년대 초에 논의만 되고 실시되지 않다가 2008년 처음으로 시범 운영된 후 2011년 6월 29일 법제화됐다. 이후 2012년부터 공식적으로 유·초·중등학교에 도입됐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수석교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AI 디지털교과서를 초·중·고에 적용하기로 하면서 에듀테크 활용 등 교육현장의 모습도 혁명적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현식 한국수석교사회 회장(사진)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비롯 에듀테크 도입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학교수업이 교육의 본질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전인교육과 AI 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석교사가 중심이 돼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교육의 균형을 잡아 나가겠다”라고 했다. 올해로 교직경력 39년 차인 김 회장. 수석교사 경력만 13년째다. 현재 충북 제천 제일고에서 국어와 한문을 가르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7월 한국교원대에서 제14회 수석교사의 날 컨퍼런스가 열렸다. 수석교사의 날 제정 배경과 의미는 무엇인가. “지난 2012년 3월 한국 교육사에 길이 남을 제1기 수석교사가 선발됐다. 이후 올해까지 13기 수석교사들이 선발돼 활동하고 있다. 교사에서 행정 관리직(교감·교장)으로의 일원적 구조에서 학생과 교사의 성장을 지원하고 연구하는 교수 연구직(수석교사)이 신설돼 이원화 구조를 이룬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컨퍼런스는 교실 수업개선을 위해 애쓰는 수석교사들의 열정이 잘 드러났다는 평가다. 특징을 꼽는다면.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학교현장은 에듀테크 기반 교육시스템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교육활동의 최첨단에서 내비게이터 역할을 수행하는 수석교사로서 기대가 크다. 반면 다른 한편으로 ‘과연 교육을 AI에게 맡길 수 있을까?’하는 우려 또한 깊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교육활동에 있어 AI는 도구나 수단일 뿐이지 목적이나 지향점이 결코 될 수 없다고 본다. 이럴 때 일수록 소홀해지기 쉬운 교육의 본질적 접근, 즉 사람다운 사람을 양성하는 ‘전인교육’에 방점을 찍고 교육활동의 균형을 잡고자 한다.” 최근 유·초·중등수석교사회가 집필 협력진으로 참여한 수석교사가 콕 짚어주는 핵심 교직실무와 교사가 묻고 수석교사가 답하는 해법 교직실무 두 권을 발간했는데 간단히 소개한다면? “두 권 모두 수석교사로서 쌓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 예비교사와 후배교사들에게 실용적인 조언과 더불어 미래의 교육환경에서 필요한 관점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예비교사와 현직교사 모두의 필독서라고 할 수 있는 핵심 교직실무는 교육의 본질과 교육자가 향할 궁극의 목표를 다루면서 올바른 교육실무에 초점을 맞춰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했다. 해법 교직실무는 현직교사부터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예비교사까지 모두에게 유용한 활동지침과 업무수행에 필요한 교육법 및 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문제상황에 대한 구체적 대처법을 질의와 응답방식으로 다루었다.” 수석교사는 최고의 수업전문가이다. 수석교사들은 우리의 교실수업이 달라져야 한다면 무엇부터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올바른 교육활동이 이뤄지려면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안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교사-학생, 학생-학생, 학생-학부모, 교사-학부모, 교사-교사, 교사-교육당국 등의 연결은 반드시 신뢰를 바탕으로 묶여야 한다. 아울러 교육본질과 기본을 소홀히 한다면, 수업혁신은 사상누각이 될 것이다. 미래를 향한 에듀테크나 최첨단 과학 등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전인교육과의 균형 있는 운영과 실천이 강력히 요구된다.” 내년부터 AI 디지털교과서가 초·중·고교에 적용된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면서 논쟁이 뜨겁다. 어떤 입장인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는 누구에게든 두려운 법이다. 그렇다고 현장의 우려를 단순히 두려움이나 저항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현장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기대하는 바 또한 크다. 다만 도입의 절차와 방법 그리고 준비과정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안착을 위한 다양한 부분을 세심히 준비하고 차근차근 보완해 교사와 학부모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AI 디지털교과서 등장에 따라 수석교사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는데.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수석교사로서 어깨가 무겁다. 교사의 교수·연구활동을 지원하고 학생의 학습 및 성장을 돕는 수석교사가 학교현장에서 맡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전문성 함양을 위한 역량강화, 수석교사 선발 확대 등과 같은 교육당국의 소신 있는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수석교사에게 만능을 요구하는 식의 접근은 유의해야 한다. 학생의 인성 및 생활지도, 교사의 삶의 고충에 관한 상담에 이르기까지 수석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다양하고 폭이 넓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수석교사 개개인의 개성과 특기를 살려 학교현장에서 필요한 전문가로서의 역할 분담을 할 수 있도록 풍부한 인력풀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석교사제가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여기는지. “할 말이 참 많다. 무엇보다 학교 행정 관리직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본질인 교수직이 확실하게 우대받는 교직풍토와 제도 확립에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석교사에 대한 직급정원제가 부활돼야 한다. 수석교사제 도입 이후 1년 남짓 적용하다 폐지된 것인데 이제라도 다시 직급정원제를 부활, 수석교사를 정원 외로 배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유독 수석교사만 없는 ‘직급수당’을 신설하고 수석교사 선발 확대도 필요하다.” 교육부가 교사 자격 개편을 통해 선임교사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미래 교육환경과 교사의 생애주기별 전문성 발달을 위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는 수석교사제 도입 당시의 법제화 취지인 교수 연구직과 행정 관리직 이원화의 정립에도 부합한다고 여긴다.”
- 급식 시간 줄을 서서 받다가 밀려 넘어져서 무릎 연골이 손상됨. - 체육시간 술래 피하기형 게임을 하다 발목을 삠. - 쉬는 시간 자리에서 일어나 이동하던 중 다른 학생이 실수로 넘어뜨린 책상 모서리에 발목이 부딪쳐 골절됨. - 체육수업 중 공을 발로 차다 넘어져 무릎 연골이 손상됨. - 교과실로 이동하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왼손과 무릎을 다침. - 쉬는 시간 이동하다 넘어져서 앉아 있던 학생과 부딪혀 얼굴을 다침. - 교실 뒤쪽에서 춤을 추다 사물함에 부딪쳐 발목을 다침. - 놀이시간 나무에 있는 나뭇가지를 털어내다 가시가 박힘. - 미끄럼틀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져 팔꿈치가 골절됨. 한 학교에서 올 한 해 학교안전공제회에 신청한 안전사고 중 일부다. 4층 콘크리트 건물이 대부분인 학교, 수백 명에서 천 명이 넘는 7~8세부터 13세까지 다양한 연령들이 생활하는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부딪치고 달리다 넘어져 다치는 일이 종종 생기며, 여름철에 특히 더 많이 발생한다. 학생이 다치면 간단한 보건 조치를 하고, 응급상황 시엔 119에 구급 요청을 한다. 학부모에게 연락하고 인계하여 병원 진료를 받도록 하며, 학부모 요구 시 학교안전공제회에 보상 신청을 한다. 학교안전공제회는 교육활동 보호와 학생 치료지원을 해준다. 단, 학교교육과정으로 계획되고 학교장 결재가 이루어진 활동과 등하교 시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만 보상을 해주며, 지도 불응으로 다치는 사고나 가해자가 명백한 사고 등은 예외로 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이 지도 불응이나 규칙을 지키지 않아 다쳤더라도, 명백한 가해나 고의성이 없으면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험제도를 알리고 신청해 주고 있다. 귀하디귀한 자녀가 다쳤을 경우 속상하고 후유증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학교는 여전히 과도한 심리적 압박감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런데 과실과 고의가 아니면 학교나 교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법적 소송과 공개 사과, 정보공개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과실의 범위를 확대 해석하고 지속적인 보상을 요구해 죄인처럼 시달리다 죽은 교사의 그 억울함은 그대로 남아있고 오늘도 학교와 교사들은 외줄을 타고 있다. 변호사 컨설팅을 예전보다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되었고, 교권보호 관련 전화번호도 그럴듯하게 바뀌어 상담해 보지만, 옛날보다 좀 친절하게 안내받을 뿐이다. 학교가 준비하고 설명해야 할 것도 많은 건 여전하고, 법적 소송과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도있으니 최선을 다해 민원에 응대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여전히 학교는 과도한 업무처리와 심리적 압박감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정상적인 교육활동 속에서 학생의 실수와 부주의 등으로 다친 것까지 교원의 과실과 고의로 해석되고, 학교에서 벌어진 안전사고는 모두 학교가 책임지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금 빠져나가는 교사들을 보면 예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변화, 교육과정의 변화, 사회의 변화에 맞게 교육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적·법적 보완이 절실하다. 문제가 생기면 학교만 앞세울 뿐 다들 뒤로 꼭꼭 숨어버린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그네 만들기를 원했지만 사고가 잦으니 대신 흔들의자로 대체했다. 모두 함께 안전 규칙을 만들고 약속한 후 이용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몇몇 학생들이 그네처럼 잡아 올리고 세게 밀었다. 결국 부딪쳐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여러 번 전체 교육을 했지만 재차 사고가 발생했다. 의논 끝에 흔들리지 않는 보통 의자로 바꿔 고정시켰다. 놀이시설 설계 시 학생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사회성, 정서적 안정성, 협응능력과 체력 향상을 기대하며 놀이시간을 늘리고 놀이시설과 체육시설을 점점 확대하라고 한다. 정책의 당위성만으로 실험적 정책들이 쏟아진다. 필요성과 긍정적인 면만 부각되고, 섬세하게 추진해야 할 구체적인 지침은 없고 부작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학교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율이라는 이름의 모든 정책사업을 내걸 때는 얼굴을 드러내고 ‘내가 했다’ 알리지만, 문제가 생기면 학교만 앞세울 뿐 다들 뒤로 꼭꼭 숨어버린다. 현장체험학습도 그러하다. 학교는 관광패키지 여행사가 되었고 교사는 안내원이 되었다 수익자 부담 현장학습을 하려면 교육과정 분석과 협의에 따른 장소 선정과 프로그램 준비, 사전답사, 차 계약, 업체계약, 보험가입, 안전교육자체점검(교통·보행·대피·질서·성평등 등) 등 사전준비 업무, 개별보호가 필요한 학생에 대한 인솔 대책, 현장학습 불참 학생에 대한 별도 계획, 우천 시 대체 계획 등 할 일이 매우 많아졌다. 출발 당일 변경 등에 따른 문의, 도착 전 확인 전화 요청, 멀미약 챙겨달라는 요청을 듣고, 들뜬 과잉행동 학생의 손을 잡고 버스에 오르는 교사의 표정은 긴장 그 자체다. 일단 학교를 떠나면 수십 명의 학생들을 담임교사 혼자 책임져야 한다. 아이 한두 명이 예의가 없거나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교육을 어떻게 시켰냐?’ 는 시민들의 말이나 눈초리도 받아야 한다. 체험학습 다음 날부터는 만족도 조사도 해야 하고, 갑자기 빠진 학생 환불과 정산업무도 해야 한다. 혹시라도 재미가 없거나, 줄을 많이 서거나, 체험을 적게 한 경우에는 또 다른 불만의 소리도 들어야 한다. 그나마 학교폭력사안과 다친 사람이 없어야 여기서 정리할 수 있다. 아니면 일은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유적지나 공원에서 수건돌리기·보물찾기·장기자랑을 하고 도시락 나눠 먹던, 마음이 가벼운 예전의 소풍이 아니다. 자동차가 있는 집이 거의 없던 시절, 저렴한 가격으로 동물원과 박물관을 구경시켜 주자며 버스를 대절해서 시작한 현장체험학습이었다. 가정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해준다는 고마움이 있었고, 그래서 교사들은 힘들었지만 보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대중교통이 발달하고 자동차로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여행 환경, 문화적 격차가 커서 달라진 흥미와 요구, 위험행동도 강하게 제지하기 힘든 상황, 높아진 가격과 복잡해서 위험해진 환경, 교육보다는 만족과 흥미에 치우치는 풍토 등으로 본래 순수하게 시작한 현장체험학습의 교육적 의미는 퇴색했다. 이제 현장체험학습은 민원과 업무 덩어리다. 학교는 관광패키지 여행사가 되었고 교사는 안내원이 되었다. 우리 학교는 올해 수익자부담 현장체험학습은 하지 않기로 했다. 어떠한 인력지원도, 안전과 예산지원도, 법적 보장도 없이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 온 현장체험학습을 묵묵히 해왔다가 결국에는 법원까지 간 교사를 바라보며 기도만 하고 있다. 학교는 여전히 학생인권침해로 신고당하고 있다 학생이 점심시간에 술래잡기로 벤치에 뛰어올랐다가 삐져나온 못에 발이 찔려 보건실에 갔다. 보건선생님이 “으이구, 조심해서 놀아야지”라고 말하며 상처를 돌보았다. 학생은 못이 나와 있었다고 말했지만, 교사는 “정신없이 뛰어노니까 그것도 못 보고 다치지”라고 야단쳤다. 2024년 법정 연수에서 학생인권침해로 언급된 사례이다. 시설을 보수하지 않아서 학생들이 다쳤으니, 학생이 안전하게 놀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한다. 맞다. 하지만 이렇게 고의성도 없고 상처도 작은 사고에서조차 학생인권침해로 규정하는 것은 우리 학교 현실을 고려할 때 심하지 않나? 사고예방을 위한 말 한마디 주의조차 학생인권침해라면 학교는 너무도 많은 상황에서 인권침해로 신고당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작년 9월 그렇게 외쳤는데 여전히 교육청 연수에서 학생인권침해를 학교와 교사가 한다고 연수하고 있다. 혹시나 있을 사고에 대한 불안과 무한책임으로 교사가 더 이상 내몰리지 않게 법과 제도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직무 스트레스 유발 요인 초등학교에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요인은 다양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교육정책의 혼란, 많은 수업시간, 행정업무 처리, 관료적인 학교 운영, 적은 승진 기회 등을 직무 스트레스 유발 요인으로 꼽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학생의 문제행동과 학생의 무례한 태도,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 등도 직무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교육의 범위가 돌봄으로 확장되면서 학교에 더 많은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교사들에게 과중한 업무로 부여되고 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 요인으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는 등교부터 하교까지 학생들의 생활 전반에 대한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며, 교과지도 뿐만 아니라 식생활 지도 등 삶에 필요한 기초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들의 무리한 요구나 개입에 상당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겪기도 한다. 초등학생은 인성·학습태도·가치관 형성 등이 미성숙한 단계로 담임교사의 말과 행동을 잘 모방하는 시기이며, 담임교사는 부모만큼 영향력이 큰 존재이므로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생활은 매사 조심스러워야 한다. 또한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학생의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를 동시에 수행하고, 수시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다른 직업군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직무 스트레스를 겪는다. 그래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받는 직무 스트레스는 다른 학교급별 교사가 받는 직무 스트레스와는 형태와 강도 등에서 차이가 있다. 직무 스트레스는 심리적 소진으로 이어진다 직무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으면 이들은 심리적 소진에 쉽게 이르게 된다. 심리적 소진(burn out)은 직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함으로써 나타나는 정서적·육체적·태도적 고갈상태이며, 적절한 조치 없이 장기간 노출되고 누적된 직무 스트레스의 결과물이다. 이런 심리적 소진은 정상적인 직무수행을 방해하고, 직무수행과정의 부정적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교사가 심리적 소진에 이르게 되면 학생들에게 무감각해지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학생들을 신뢰하지 않고 인내심을 상실한다. 더 나아가 학생들에 대한 칭찬이 적어지고, 학생들의 의견을 잘 듣지 않으며,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 부족해지게 된다. 담임교사와 학교생활을 함께 하는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의 심리적 소진은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직무 스트레스는 본인과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직무 스트레스가 심리적 소진에 이르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초등학교 담임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의 원인과 심리적 소진과의 관계를 살피고 이 둘 사이를 조절할 수 있는 변인을 찾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연구를 통해 직무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쌓이게 되면 심리적 소진에 쉽게 도달됨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 둘 사이의 조절변인으로 다수의 직업군에서 사회적 지지·자기효능감·회복탄력성·소명의식·헌신 등이 있음을 확인하고 있으며, 학교급별 교사에 따라 조절변인들의 효과가 달리 나타나고 있다. 최근 연구된 ‘초등학교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과의 관계에서 사회적 지지, 교사효능감, 소명의식의 조절효과’에서도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 관계에서 세 변인이 일부 조절효과가 있음을 분석하였다.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 실제 초등학교 담임교사들의 직무 스트레스가 심리적 소진에 이르지 못하도록 조절해 주고 지탱해 주는 요인들은 매우 많다. 특히 사회적 지지처럼 개인을 둘러싼 타인에게 얻는 다양한 형태의 유·무형적 지지, 실질적 도움, 긍정적 평가, 정보제공 등은 담임교사에게 활력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담임교사 자신이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가르치는 능력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가지고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교사효능감 역시 높으면 높을수록 교사로서 긍정적 역할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종교적 의미로 사용되었던 소명의식도 최근에는 개인의 업무를 의미와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업무에 헌신하려는 태도로 이해되고 있으며, 소명의식이 높을수록 자신의 스트레스를 조절해 가며 책임감 있게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준다. 초등학교 담임교사들 상당수가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심리적 소진에 도달하고 있다. 심리적 소진으로 이미 지친 선생님들에게 상담·치유를 위한 힐링캠프 등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소진에 이르기 전에 다양한 형식과 방법을 통해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을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교육당국은 이들에게 여러 유형으로 사회적 지지를 보내주고, 교사로서 효능감을 더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주며, 교육자의 길을 선택하고 걸어갈 때 소명의식을 더 잘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더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학생 때는 하버드대 공동체에, 평생 내내 사회에 기여할 학생이다.” 하버드대 입학처 홈페이지에 ‘우리가 원하는 학생’의 기준으로 명시된 기여함이란 남에게 유익하고 이로운 행동을 뜻합니다. 타인에게 쓸모 있는 일을 할 때 돈을 벌 수 있고, 타인에게 이로울 때 누군가 나와 함께 살거나 일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러니 기여함이란 성인군자 타령이 아니라 성공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유일하고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입학생 선발기준을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학교 내의 봉사와 평생 내내 사회봉사를 할 학생이다”입니다. 이렇게 번역하고 보니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일전에 학내봉사와 사회봉사가 언급된 교육법이 기억났기 때문입니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31조(학생의 징계 등)에 명시된 내용입니다. (1) 법 제18조 제1항에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학생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1의 징계를 할 수 있다. 1. 학교 내의 봉사 2. 사회봉사 3. 특별교육이수 4. 퇴학처분 아이고. 곡소리가 저절로 납니다. 학내봉사와 사회봉사가 ‘벌’의 개념으로 왜곡되어서 본래의 숭고한 의미가 죽었습니다. 기여하는 활동이 잘못했을 때 징계받는 행위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린아이들에게 봉사를 이처럼 부정적인 개념으로 인식하게 만드니 왜 요즘 아이들이 점점 타인과 공동체 배려에 인색한 이기주의가 되는지 이해됩니다. 이 시행령 조항은 정신 나간 법이며, 즉각 폐기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아주 훌륭한 법도 있습니다. 세계 명문대가 내세우는 인재 기준의 원조는 바로 대한민국 교육법 제1장입니다.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생략)…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함을 목적으로 함” 우리가 먼저 봉사와 기여함을 교육의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교육법이 건국신화의 핵심 가치관인 홍익인간 개념을 계승한 것임을 밝히고 있으니 우리는 세계 명문대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세상을 크게 이롭게 하기 위함이라는 가치관을 공유해왔음이 확실합니다. 건국신화가 사실인지 허구인지, 믿고 말고가 중요한 게 전혀 아닙니다. 신화는 가치관을 전승해 주는 스토리텔링 도구일 뿐입니다. 신화에 담긴 가치관이 무엇인가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그 가치관을 실천하느냐, 안 하느냐는 또 다른 이슈입니다. 가치관이 대대로 맥을 이어왔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자잘한 가치관은 오래가지 못하고, 인류보편적이면 비록 태생지에서는 소멸되어도 외부로 퍼지고 이어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liberté, égalité, fraternité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가치관입니다(한국어 번역 자유·평등·박애와 다소 다른 의미를 지녔기 때문에 프랑스어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liberté는 내 마음대로 하는 자유가 아니라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뜻하고, égalité는 결과의 평준화가 아니라 기회의 평등을 뜻하고, fraternité는 모든 차이에 눈감는 큰 사랑이 아니라 형과 아우라는 뚜렷한 차이가 있음에도 정다운 형제애입니다). 이 가치관이 지금 프랑스에서는 아프리카와 중동 이민자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미 해외로 전파되어 수많은 다른 나라에서 번창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가치관은 ‘beacon of freedom’(자유의 수호자)과 ‘land of opportunity’(기회의 땅)입니다. 미국인은 그 정체성을 가장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그들이 꼭 그렇다는 말이 아니지요. 국경선에 큰 장벽을 쌓아서 ‘금기의 땅’으로 만들고, ‘아메리카 우선’이라는 폐쇄적인 정책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현재 그 가치가 훼손되었다고 그 가치관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마치 가훈과 같습니다. 저희 가훈은 ‘진실인가, 최선인가, 베풂인가’이지만 제가 매 순간 그리 살아오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관은 살아갈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순간순간 이탈하는 경우가 여기저기 있지만, 다시금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방향을 잡아줍니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상반된 가치관이 교육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교육 ‘마이크로 매니저’들은 세세한 시행령에 목을 매고 근본이 되는 교육법은 뒷전에 두는 것 같습니다. 마치 추석 때 예절을 시행하려다 예의를 잃고 집안이 싸움으로 시끄러워지듯이 교육시행법을 준수하되 교육법을 잊으면 교사와 학생 관계가 껄끄러워집니다. 아무리 절을 절도 있게 하더라도 정도에서 벗어나면 우스꽝스러워지듯이 교육의 법도에서 벗어난 시행은 의도치 않은 역효과를 초래합니다. 빨리 슬프고 창피한 교육법시행령 제31조항을 버리고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교육법 제1항을 지켜야 하겠습니다. 꼭 그리해야 할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기여함’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행복에 초점을 맞춘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매슬로우 교수의 동기이론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구는 하위단계에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가 있고, 그 위에 존중의 욕구와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다는 이론입니다. 행복감은 욕구가 만족되었을 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그러나 매슬로우 박사는 돌아가시기 1년 전에 타인의 삶에 기여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확인하고 자아실현 위에 자아초월이라는 단계를 추가하였습니다. 소방대원·경찰·군인은 자신의 안전을 뒷전으로 하고 험지에 뛰어듭니다. 독립운동가와 민주화 열사도 자아성취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아초월하며 살아간 위인들입니다. 비록 혹독하게 힘들고 어려운 삶이어도 그들의 얼굴은 희망찼을 것입니다. 자신은 배고파도 아이를 먼저 챙기는 엄마의 얼굴도 행복해 보입니다. 이들 모두는 자신보다 더 큰 곳에 가치를 추구한 숭고하고 고귀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들을 희생자로 만들지 말고 행복한 삶을 위한 모델로 섬겨야 합니다. 자신의 욕구(欲垢)를 마음에 담아두면 욕심(慾心)이 됩니다. 욕심 부리면서 행복해질 도리가 없지요. 의·식·주는 최소한만 있어야지 정도를 넘으면 각각 짐·비만·부담으로 변합니다. 소속감이 넘치면 종속되는 불편함이 뒤따릅니다. 자아실현을 추구하려다 늪 같은 자아도취에 빠질 수 있습니다. 타인을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징검돌로 이용하거나 욕구 만족에 걸림돌로 여기며 제거하면 삶이 살벌해집니다. 행복해지려면 자신의 욕구에 집중하던 정신을 타인으로 향해야 합니다. 그게 자아초월의 핵심입니다. 기여함이 꼭 타인에게 어떤 선한 행위이어야 하지 않습니다. 자아초월은 타존재에 대한 알아차림이며, 그 존재들 덕에 내가 잘살고 있다는 정신차림이며, 그래서 그들을 고맙고 소중하게 여기고, 그래서 나 역시 그들 삶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욕구입니다. 기여함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어릴 적에 식사할 때 ‘밥 한 톨 남기지 말라’고 배웠습니다. 밥 한 톨의 값을 계산하는 게 아니라 ‘농부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겠냐’며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알아차리고 더 큰 가치를 헤아리고 깨닫는 밥상머리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어린아이가 세상에 기여하는 방식은 농부에게 감사편지를 쓰는 게 아니라 밥을 맛있게 먹고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집에서, 모든 학교에서 대한민국 교육법 제1조를 준수하고 기여함을 실천하면 너무 좋겠습니다. 그럴 때 한국이 모든 나라의 모범이 되고 세계 가장 위대한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수능 해킹 (문호진·단요 지음, 창비 펴냄, 504쪽, 2만3,000원) 정형화된 패턴과 암기형 지식, 오직 문제풀이만을 위한 기술의 발달로 진정한 교육에서 멀어진 수능의 폐해를 꼬집는다. 저자들은 이 쓸모없는 기술을 익히지 않고는 시험을 잘 볼 수 없는 현실도 문제지만, 고득점을 해서 인기 대학에 가도 교수에게 ‘해답지를 요구’하는 학생이 될 뿐이라고 한탄한다. 학생과 교사, 사교육 종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교육 전반의 문제를 통렬히 비판한다. 옥효진 선생님의 슬기로운 초등생활 (옥효진·김가은 지음, 호밀밭 펴냄, 312쪽, 2만3,000원) ‘학부모’가 처음인 부모들을 위한 학교생활 지침서. 예비소집일부터 2차 성징까지 자녀의 학교생활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새롭게 적용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초등학생 때 잘 챙겨야 할 과목과 경제교육 방법, 숙제 지도, AI 학습 프로그램 활용 등 궁금할 만한 101가지 질문에 대한 친절한 답변을 만날 수 있다. 뚝딱뚝딱 위클래스 운영, 어떻게 할까? (이호은·조윤정·이은주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236쪽, 1만8,000원) 오랜 경험을 가진 세 명의 상담교사가 위클래스 운영 노하우를 한 데 엮었다. 현장에서 다양한 학생·학부모·교사를 상대하며 겪을 수 있는 여러 난감한 상황을 꼼꼼히 모아 해법을 제시하고, 각종 운영계획과 위클래스 홍보, 상담 준비와 기록, 또래상담반 운영, 위클래스 프로그램, 돌발상황 대처방법 등을 세세히 안내한다. 대화의 힘 (찰스 두히그 지음, 갤리온 펴냄, 364쪽, 1만9,000원) 탁월한 대화 능력을 지닌 ‘슈퍼 커뮤니케이터’가 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대화 시작 전 대화의 유형부터 파악하고 서로 소통하는 방식을 일치시켜 동기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로를 바라는 사람에게 솔루션을 제시해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의사결정을 위한 대화, 감정을 나누는 대화, 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대화 등 유형별 대화 스킬을 상세히 알려준다. 10대를 위한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데일 카네기 지음, 책이라는신화 펴냄, 240쪽, 1만2,000원) 성공적인 인생을 위해 필요한 자기관리 법칙 28가지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했다. 어려운 이론 대신 예화와 예시를 들어 쉽게 구성하고, 중요한 어록이나 핵심 문장은 영어 원문을 함께 수록해 본뜻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했다. 각 장 말미에는 주요 메시지를 정리한 ‘핵심정리’와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실천하기’ 코너도 마련했다. 인공지능 윤리를 부탁해 (허유선 지음, 나무야 펴냄, 204쪽, 1만6,000원)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우리가 반드시 던져야 할 10가지 질문을 통해 올바른 방향과 해법을 제시한다.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쉬운 말로 풀어쓰고, 교육현장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눠 볼 수 있도록 주제별로 다채로운 토론 거리를 실었다. 인공지능 개발과 활용에는 반드시 ‘가치’가 고려돼야 함을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EBS 초등 여름방학생활 (EBS 편집부 지음, EBS 펴냄, 1만1,000원) 초등학생의 방학 필독서 EBS 초등 여름방학생활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올해부터 반영되는 새 교육과정을 반영해 전면 개정한 1~2학년은 창의체험활동에 교과 연계 문제를 더해 창의력과 기초학력을 동시에 함양할 수 있게 했다. 재밌는 무료 영상 강의가 TV와 인터넷으로 제공돼 방학 중 규칙적인 자기주도학습에 용이하고, 늘봄교실이나 보육기관에서 활용하기도 좋다. 올해부터 방학생활은 1~4학년까지만 출간되므로, 5~6학년은 주제별 심화탐구에 초점을 맞춘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을 권장한다. 내가 만드는 사전 (박선영·정예원 글, 김푸른 그림, 주니어마리 펴냄, 96쪽, 1만3,000원) 아홉살 여자아이 다람이와 사전을 만드는 다람이 엄마가 43개의 낱말로 엮어 가는 알콩달콩 이야기를 담았다. 세상의 무수한 말들과 뜻풀이를 모은 책이 ‘사전’이다. 이 책에는 다람이 사전의 뜻풀이와 국어사전의 뜻풀이를 함께 실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낱말을 찾아 사전을 만들며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다 보면, 세상에는 소중한 것이 많음을 새삼 느낄 것이다.
“왜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을까?” 여름방학은 언제나 짧다. 출석부 정리, 세특 기재 등 마무리 짓지 못한 1학기 업무도 한 가득이다. 게다가 2학기 수업준비도 해야 하지 않던가. 3주 남짓의 여름방학이 금세 끝나버리는 이유다. 그래도 선생님에게는 휴식이 절실하기에, 애써 시간 내고 비용 들여가며 여행 떠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터, 걱정 내려놓았던 기간만큼 그 밖의 시간에 할 일을 몰아서 해야 하는 탓이다. 늘 쉬어도 쉰 듯싶지 않다. 2학기 시작 무렵이면 이미 지쳐있는 상태다. 과연 나는 2학기를 버텨 낼 수 있을까?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고민이다. 지쳤다는 느낌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면, ‘휴식의 기술’을 제대로 익혀보면 어떨까? 독일의 과학 저술가인 울리히 슈나벨(Ulich Schabel)은 이렇게 말한다. “스마트폰을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두고, 인터넷과 언제라도 접속할 수 있게 해 놓았으며, 100여 개가 넘는 방송 채널을 원하는 즉시 선택할 수 있게 대기시켜 놓은 상태에서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주의력을 집중한다는 것은 온갖 초콜릿으로 가득 찬 상자 앞에 앉아 다이어트를 장담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 울리히 슈나벨,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중에서 할 일이 너무 많으면 되레 아무것도 못 한다. 고민하며 마음만 졸일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스마트폰을 손에 집어 든다. 왜 그럴까? 슈나벨에 따르면, 인간 두뇌는 ‘자극 중독자’다. 불안할수록 고민에서 벗어나려고 주의를 잡아끌 ‘딴짓거리’를 더 적극적으로 찾는다. 하지만 화면들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보낸 후에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삶이 사라진 듯한 헛헛함이 찾아들며 감정은 더 어둡게 가라앉는다. 여행도 다르지 않다. 여행을 가서도 온갖 걱정거리와 불편한 감정이 여전히 머리와 가슴을 무겁게 하지 않던가. “오디세이 전략과 세렌티피티 원리” 그렇기에 울리히 슈나벨은 진짜 쉬고 싶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오디세이 전략’을 들려준다. 오디세이는 뱃사람을 홀리는 사이렌의 노랫소리에 끌리지 않기 위해 돛대에 자기를 묶었다. 그러곤 노를 젓는 선원들의 귓구멍을 밀랍으로 막아 버렸다. 전자기기는 중독성 강한 사이렌의 노래와 같다. 오롯이 쉬고 싶고 싶다면, 주변에 널린 일단 스마트폰과 각종 화면을 치워버려라. 일단 자신을 심심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울리히 슈나벨은 자연을 느낄만한 곳으로 산책하라고 충고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우리 두뇌는 멈추지 않는다. 이른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상태다. 이를 ‘멍때리기’라 해도 좋겠다. 그 상태에서 묵은 문제에 대한 해법, 창의적이고 기발한 생각이 퍼뜩 떠오르곤 한다. 샤워하거나 설거지할 때, 고민의 해결책이 불쑥 생각났던 경우를 떠올려 보라. 이를 학자들은 ‘세렌티피티 원리(Serendipity Principle)’라고 한다. 새로운 것이 들어오려면 먼저 비어있어야 한다. 휴식에서는 채움보다 비움이 먼저여야 하는 이유다. 물론 세렌티피티 원리를 적극 쓰겠다고 마음먹어도 우리에게 여름방학은 너무 짧다. 흔들리던 물잔 속 물결은 컵을 가만히 놓아도 여전히 흔들린다. 물이 잔잔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마음을 다잡는 일도 그렇다. 내려놓고 비우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온갖 감정노동으로 진창이 된 교사의 마음을 다스리기에 방학의 여유가 충분치 않은 까닭은 여기에 있다. “자주 철학으로 돌아가 휴식하라.” 이 점에서 로마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의 ‘휴식의 기술’은 신산스러운 선생님들에게 무척 요긴한 기법이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사색을 위해 한적한 곳에 틀어박히는 이들이 많다. 시골로, 해변으로, 산속으로. 그대도 예전에는 자주 그런 일상을 꿈꿨다. 그러나 진정 자기 마음과 마주하고 싶다면, 언제 어디서나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라. …(중략)… 그대가 지금 있는 곳이야말로 철학과 친해지기 가장 좋은 환경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중에서 아우렐리우스는 그의 시대에 가장 바빴던 사람이었다. 로마 제국은 너무 컸고. 황제의 손길을 기다리는 문제들은 많았다. 게다가 외적도 끊임없이 쳐들어왔다. 아우렐리우스는 늘 전쟁터를 떠돌아야 했다. 그런데도 그는 짬을 내서 ‘자주 철학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널려 있는 일거리와 고민을 내려놓고 마음을 가다듬었다는 뜻이다. 그는 바쁜 일상 중에도 시간을 내어 스스로에게 보내는 충고들을 적곤 했다. 이렇게 쓰인 책이 유명한 명상록이다. 그렇다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스스로에게 어떤 말들을 들려주었을까? ‘자줏빛 옷감은 피조개의 체액으로 물들인 양털일 뿐이다.’ ‘이것은 죽은 새, 죽은 물고기, 죽은 돼지로구나.’ 명상록에 나오는 구절들이다. 당시에 자주색 염료는 황금만큼이나 비쌌다. 그래서 황제만 입던 옷 색깔이기도 했다. 이 귀한 것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피조개 체액’에 지나지 않는다며 담담하게 바라본다. 온갖 진수성찬도 그러하다. 따지고 보면 음식에 들어가는 모든 고기는 짐승 시체이지 않던가. 왜 그는 이런 식으로 생각을 가다듬었을까? “모욕을 당했다는 생각을 미련 없이 버려라. 그렇게 되면 모욕을 당했다는 느낌이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느낌이 없어지면 모욕 그 자체도 사라져 버릴 것이다.” 자신이 당한 일들의 사실관계만 확인하라. 이 일이 얼마나 창피하며 굴욕감을 주는지까지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2차 가해’일 뿐이다. 갑자기 비가 와서 쫄딱 젖었다고 해보라. 비에 대해 억한 감정을 품어봐야 달라질 것은 없다. 누군가 내게 화를 냈는가? 그이가 왜 화를 냈는지, 내가 과연 그런 모욕을 당할만했는지 곱씹지 말라. 나는 쏟아지는 비를 맞듯 운이 없게 그의 불편한 감정에 당했을 따름이다. 내가 그의 더러운 성품을 어쩌지 못할 테지만, 내 마음은 내가 다스릴 수 있다. 그러니 담담하게 받아들이자. 해석 없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우리 마음은 평안함을 되찾는다. 아우렐리우스는 부드럽게 조언을 건넨다. “해야 할 일을 하고, 벌어질 일은 벌어지게 그냥 두라.” “고통을 성장통으로 만들라.” 언뜻 보면, 상담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 재(再)구조화’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려 해도 서운함과 분노, 보복하고 싶은 마음은 계속 솟아날 테다. 그래서 아우렐리우스는 다시 충고를 던진다. “그 사건은 불행이 아니며, 오히려 그 일을 고귀하게 견디어내는 것이 훌륭한 행운이다.” 아이의 생떼를 받아주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다간, 아이의 버릇이 나빠지고 인성도 삐딱해진다. 우주가 우리를 대하는 방식도 그렇다. 우주가 우리에게 잘못을 깨닫고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나라며 고통을 치료제로 안겼다고 생각해 보자. 사람은 성공을 통해 배우는 경우가 별로 없다. 뼈저린 실패를 겪어야 비로소 자신의 부족함을 되짚게 되지 않던가. 그러나 아픔 속에 있는 자신을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이 역경은 나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었는가? 이를 통해 내가 배우고 느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그렇게 조용히 되물으며 가슴을 추슬러야 한다. 이때야 비로소 고통은 나를 강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성장통(痛)으로 거듭난다. “내면의 성체를 굳건하게 하라” 아우렐리우스는 제대로 휴식을 누리던 사람이었다. 아무리 커다란 고난도, 고민거리도 그를 거꾸러뜨리지 못했다. 그는 ‘자아 회복력’이 매우 뛰어났다. 바쁜 일상에서도 사색의 시간을 만들어 부단히 마음을 다독였기 때문이다. 아우렐리우스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이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되물으며 내면의 성체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그는 오직 한 가지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나는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내가 어떤 사람이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없을 때는 마음 다잡기도 어렵다. 그때그때 아픔을 추스르느라 계속 흔들릴 따름이다. 반면 자신이 되고 싶은 ‘좋은 사람’의 이미지가 분명한 경우에는 지금 찾아온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가 분명해진다. 내가 나아가야 할 바에 견주면, 자신이 어떤 점에서 부족한지가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우렐리우스는 나의 단점을 메우기 위해서는 누구를 본받아야 할지를 계속해서 생각하곤 했다. 우리도 이렇게 해야 한다. 선생님들이야말로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숱한 상처를 받는 분들 아니던가. 선생님들에게 휴식은 아우렐리우스가 그러했듯 영혼을 다잡는 시간이어야 한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된다. 아우렐리우스처럼 철학으로 휴식하며 굳건하게 영혼을 다잡으시길 바란다. 따뜻한 응원을 드린다.
마시멜로 테스트 다시 보기 지난달 연재에서 자제력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하나로 ‘개인 자제력 절대 수준’을 들었다. 교사들의 자제력 절대 수준이 아주 높다면 자제력 상실로 인한 분노 폭발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개인의 자제력 절대 수준을 높이기 위한 훈련의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일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시멜로 테스트는 스탠퍼드대학의 월터 미셸(Walter Mischel) 교수가 1968년에서 1974년 사이에 스탠퍼드 빙 유아원에 다녔던 550여 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Mischel, 2015:30). 이 실험에서는 유아원생들을 책상 앞에 앉힌 뒤, 마시멜로 하나를 책상 위에 두고서 15분을 참으면 마시멜로 2개를 주겠다고 약속하고 관찰하였다. 한 개의 마시멜로로 당장의 욕구를 채우는 대신 두 개의 마시멜로를 기다리는 능력, 즉 자제력을 언제 어떻게 발휘하는지 관찰했으며, 계속 조건을 바꿔가며 무엇이 아이들의 자제력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Mischel, 2015:15). 참여자 표본을 추적해 10년 간격으로 다양한 척도로 그들을 평가한 결과 ‘네다섯 살 나이의 그 아이들이 얼마나 더 오래 기다렸느냐에 따라서 청소년기의 사회적 관계 형성에 차이를 보였고, 나아가 대입 시험성적도 달랐다. 그들이 스물일곱 살에서 서른두 살이 됐을 때는 더 오래 기다렸던 아이들이 더 낮은 체질량지수와 더 나은 자아존중감을 보여줬고, 목표를 더욱 효과적으로 추구했으며, 좌절과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했다. 또한 중년에 이르러서는 중독 및 비만과 관련 있는 뇌 영역에서 명확히 다른 스캔 영상이 나타났다’(Mischel, 2015:10). 미셸이 발표한 논문의 원래 제목은 유예되었지만 더욱 가치 있는 보상을 위한, 즉각적인 만족에 대한 유아원생들의 자주적 유예에 관한 연구 및 그 이론적 틀이다. 그런데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가 뉴욕타임스에 ‘마시멜로와 공공 정책’이라는 제목으로 이 논문을 소개한 후, 언론에서 ‘마시멜로 테스트’라는 별칭을 붙여주면서 이 연구는 ‘마시멜로 테스트’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Mischel, 2015: 24). 실제로 이 실험은 종종 마시멜로가 아닌 쿠키나 기타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른 것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 연구가 언론에 소개된 이후 사람들은 어린아이들이 마시멜로 앞에서 보여준 자제력이 그 아이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그러면서 자제력이라는 것이 타고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관련 연구를 해온 월터 미셸은 사람들의 이런 인식이 오해라고 말한다. 그는 마시멜로 테스트: 자제력이 성공의 엔진(Mischel, 2015)을 통해 개인의 자제력 수준은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기를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자제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뇌의 가소성과 자제력 훈련의 가능성 현대 과학의 주된 교훈은 우리 뇌 구조가 DNA에 의해 이미 불변으로 확립되어 있다기보다는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많은 유연성과 가변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1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하는데,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은 인간의 두뇌가 경험에 의해 변화되는 능력을 말한다. 즉 뇌가 가소성(plastic)과 순응성(malleable)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두뇌의 특징은 꽤 현대에 와서야 발견되었다. 우리의 뇌는 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자기 스스로를 (한계 내에서) 재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진화시켜 왔다.뇌의 가소성 덕에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한 훈련과 교육이 가능하다. 물론 인간만이 아니라 다른 동물들의 뇌도 가소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정도가 다를 뿐이다. “우리는 장차 무엇이 될지를 결정하는 고정적인 자질 보따리를 둘러메고 엄마 배 속을 나오는 게 아니다. 우리는 생물학적·사회적 환경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성장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우리에게 동력을 부여하는 기대와 목표, 가치는 물론이고 자극과 경험을 해석하는 방식까지 형성하게 돕는다. 스스로 구축해 나가는 인생이야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Morf and Mischel, 2012. Mischel, 2015: 325-326에서 재인용). 미셸(Mischel, 2015:324-326)은 인간 노력을 통한 개인 특질 변화 가능성을 더 믿는다. 만일 스스로를 바꾸고 싶다면 뇌의 가변성을 믿으라고 조언한다. 그는 자제력에 관한 연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라는 존재를 바꿀 수 있다. 생각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우리의 느낌과 행위 그리고 될 수 있는 바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요약하고 있다. 자제력 훈련의 한계 자제력을 비롯한 개인의 특질은 불변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재설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 뇌의 가소성은 정의에 나타난 것처럼 ‘한계’가 있다. ‘우리의 삶이 DNA 제비뽑기가 아니라 스스로 공들여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무엇’(Mischel, 2015:325)일 수 있지만, 한계가 있고 개인차가 있다. 미셸도 타고난 자제력 수준의 차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Mischel, 2015:17). 자제력을 기를 수는 있겠지만,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 자제력이 길러지는 수준에는 개인차가 있다. 타고난 자제력의 차이는 출발점만 다른 것이 아니라 자제력 훈련 효과에도 차이를 나타낸다. 물론 자제력 훈련의 가능성을 믿지 않는 사람보다는 믿는 사람의 자제력 훈련 성과가 당연히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자제력 훈련 효과를 과신하는 사람들이 유의할 것이 있다. 자신들이 경험한 변화를 바탕으로 자제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노력이 부족하거나 신념이 미약한 탓이라고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박남기(2018)가 실력의 배신에서 밝히듯이 개인이 갖추고 있는 실력마저도 타고난 머리와 집념, 좋은 부모와 선생님 그리고 친구 등 대부분 선천적인 운과 후천적인 운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노력과 훈련을 통해 자제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개인차가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자제력 발휘 노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개인의 특성과 의지만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요인도 있다. 뉴욕대학교와 UC 어바인대학 연구팀은 유사한 마시멜로 테스트와 연구를 실시하고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보상을 기대하며 참을 수 있는 능력’은 아이의 타고난 ‘인내심’보다는 사회·경제적 배경과 더 관계가 깊다는 것을 밝혔다. 일단 부모나 1차 보호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교육 수준을 감안하고 나면, 만 4세의 충동적인 아동과 의지가 강한 아동 사이에 나타났던 성취의 차이가 만 15세가 되면 대체로 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만 4세 때의 행동과는 상관없이 만 15세가 되면 부유한 전문직 가족 출신의 아동들이 그렇지 않은 배경을 가진 또래보다 일반적으로 성취도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Critchlow, 2019:58-59). 그들에 따르면 가난한 집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 오늘 냉장고에 음식이 있다고 해서, 내일도 있으라는 보장이 없음을 알고 있다. 눈앞의 마시멜로도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확실하지도 않은 두 번째 마시멜로를 위해 자제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반면 부유한 집의 아이들은 경험상 집의 냉장고는 늘 채워져 있었고, 설령 두 번째 마시멜로를 놓치더라도 크게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에 당장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또한 성인이 된 후의 성공 여부는 자제력보다는 사회·경제적 배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3 두 번째 결론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자제력 하나가 미치는 영향력이 사회·경제적 배경이 미치는 영향력보다 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장마가 걷히고 햇빛 쨍쨍하던 지난 7월, 서울아현초등학교 2학년 7반 교실. 20여 명의 학생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귀를 쫑긋 세운다. 이날은 교장선생님이 책을 읽어 주는 날.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구연동화처럼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독서교육 전도사로 유명한 심영면 교장. 지난 2020년 아현초 교장에 부임한 이래 한해도 거르지 않고 1학기와 2학기에 한 차례씩 1~6학년까지 모든 학급에 들어가 책을 읽어준다. 교장만 책 읽어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아현초는 “애들아 함께 읽자!”를 모토로 삼아 담임교사·학부모·고학년 학생들까지 참여한다. 실제 이 학교의 독서교육활동은 크게 네 가지로 운영된다. 첫 번째는 담임교사가 하루에 한 권, 10분씩 읽어 주는 ▲‘얘들아, 함께 읽자!’가 있다. 두 번째는 고학년이 저학년에게 책을 읽어주는 ▲‘얘들아, 언니가 읽어줄게!’이다. 4학년은 1학년을, 5학년은 2학년, 6학년은 3학년을 맡아 각각 학급 단위로 책을 읽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세 번째는 학부모가 1~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주 1회 학급단위로 책을 읽어주는 ▲‘얘들아, 우리도 읽어줄게!’이다. 20여 명의 학부모로 구성된 동아리, ‘아현 책기사(책 읽어주기의 기적을 믿는 사람들)’가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사회 저명인사와 학교 관리자가 책 읽어주는 ▲‘얘들아! 이 책 어때?’이다. 이를 통해 1년이면 학생 1명에게 읽어주는 도서의 총합이 400~500권은 될 것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교실 속 작은 도서관과 아현 전자도서관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종이책 독서량이 1.7권인 점에 비춰보면 아현초의 실적은 놀라운 수준이다. 비결은 이 학교만의 특별한 공간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학교엔 각 교실마다 약 500여 권의 도서가 비치된 일명 ‘교실 속 작은 도서관’이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언제든지 책을 교실에서 대출받아 손쉽게 읽을 수 있다. 또 전자책 2,260종, 3,015권이 비치된 전자도서관을 운영, 학생들의 도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뿐 아니다. 매일 아침 ‘선생님과 함께하는 20분간 아침독서’와 학생들이 두꺼운 책 읽기에 도전해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두꺼운 책 읽기 프로젝트’가 독서교육 차원에서 운영된다. 이와 더불어 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아빠와 함께 별 보며 책 읽기’가, 4~6학년 대상으로는 ‘온종일 책 읽기’가 운영된다. ‘온종일 책 읽기’는 방학 중 학교도서관에서 온종일(13:00~19:00) 스스로 정한 두꺼운 책을 읽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 긴 시간 동안 몰입해서 책을 읽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매년 입학식과 졸업식 때 학생들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하는 독특한 프로그램도 있다. 올해 6학년 학생들에게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교수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 마지막 강의를 졸업 선물로 줄 계획이다. 인생에서 난관을 만났을 때 주저하지 말고 묻고 도전해서 해법을 찾아가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책 읽어주기는 책의 세상으로 이끌어 주는 적극적인 초대 ‘책 읽어주기’로 대표되는 심 교장의 독서교육은 올해로 18년째를 맞는다. 그는 지난 2006년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를 거쳐 교감으로 임용되자 독서교육에 온 힘을 쏟았다. 학교에서 가장 열심히 해야 할 일이 독서와 글쓰기이고, 독서는 매우 긴 시간 동안 꾸준한 훈련과 노력에 의해 얻어지는 좋은 습관이자, 좋은 능력이라는 소신에서였다. 그가 책 읽어주기 운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을 실증적 통계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처음 교장에 임용됐을 때, 부임한 학교의 학생 1인당 연간 독서량은 22.4권이었다. 그리고 4년 후, 임기만료로 학교를 떠날 무렵엔 98.6권으로 늘어있었다. 무려 5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난 이유는 아주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아이들은 읽어준 책을 직접 읽어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책 읽어주기는 책의 세상으로 이끌어 주는 적극적인 초대인 셈이고요.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책을 읽습니다.” 심 교장은 얼마 전 한 학부모로부터 한 통의 편지와 한 권의 책을 받았다. 엽서 크기의 편지에는 “교장선생님 덕분에 우리 아이가 책을 가까이하고 책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책을 만들어 출판하는 기쁨을 얻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학생이 직접 만든 책 한 권을 동봉해 보내왔다. 그는 “큰 변화를 바라고 벌인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괜찮은 일은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책 읽어주기를 계속하는 이유? 내가 행복해지기 때문 그가 책 읽어주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아내의 자녀교육 덕분이다. 큰 아이가 2~3살 때부터 엄마와 어린이집 선생님이 책을 많이 읽어주었고, 이를 계기로 ‘거실 벽면이 모두 책’일 정도로 딸아이가 ‘독서광’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만나는 사람마다, 특히 막 자녀교육에 눈을 뜬 사람에게 꼭 책을 읽어 주라고 신신당부한다. “왜 책 읽어주기를 계속하느냐고요? 제가 행복해지기 때문이죠.” 그는 책 읽어주기에 참여하고 있는 학부모들로부터도 비슷한 말을 듣는다고 했다. 처음엔 봉사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느새 책을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가장 큰 수혜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마워하더라는 것이다. ‘얘들아, 함께 읽자!’ 운동으로 교육현장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켜 온 심 교장은 2014년 사단법인 책읽어주기운동본부를 만들어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3만 부 이상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초등 독서의 모든 것(꿈결) 등이 있다.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하다 보면 “저 미성년자인데도 범죄를 저지르면 감옥에 가나요?”와 같은 질문을 특히 많이 받는다. 학교 법률자문 과정에서도 “우리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범죄에 연루되었는데 어떻게 되는 건가요?”라는 문의가 자주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청소년 범죄에 대한 형사사건 절차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성인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되니 ‘수사를 통해 구속되어 재판을 거쳐 처벌받는다’라는 피상적인 인식들은 가지고 있는데,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촉법소년’, ‘소년법’과 같은 단어들은 익숙하지만, 막상 전체적인 흐름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범법소년, 촉법소년, 범죄소년 「형법」은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형법」 제9조). 따라서 만 14세 미만은 어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형사처벌(사형·징역·금고·벌금 등)을 면한다. 그렇다고 만 14세 미만에게 아무런 제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년법」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을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도록 하고 있다(「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 결국 10세만 넘으면 보호처분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 범법소년 그러나 10세 미만의 자는 형사처벌과 보호사건 처리 모두가 불가능한데, 이런 소년을 ‘범법소년’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초등학교 4학년 재학 중 만 10세가 되므로, 초등학교 4학년이 안 된 학생이라면 어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수사의 시작인 입건 자체가 불가능하다. ● 촉법소년 다음으로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은 못 하지만 10세 이상이라 보호사건으로 심리할 수 있는 자는 ‘촉법소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중학교 1학년 재학 중에 만 14세가 되므로, 초등학교 4학년 무렵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가 촉법소년에 해당한다. ● 범죄소년 한편 「소년법」에서는 소년을 19세 미만인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소년법」 제2조). 14세가 넘어 형사처벌이 가능하더라도 검사의 판단에 따라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될 수 있고, 심각한 수준의 범죄가 아니라면 이렇게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14세 이상 19세 미만에 해당하는 자를 ‘범죄소년’이라고 한다. 보통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가 만 19세이므로, 중학교 1학년 무렵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가 범죄소년에 해당하게 된다. 소년분류심사원 입원 사건에 대한 조사과정을 거친 촉법소년과 범죄소년은 법원에서 재판에 출석하라는 통지를 받는다. 소년과 보호자가 함께 소년법원에 참석하면서 ‘잘 다녀오면 되겠지’라고 생각할 텐데, 매우 놀랍고 급작스럽게 상당한 기간 이별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판사가 소년분류심사원 위탁을 결정하는 경우다. 성인으로 치자면 재판이 진행되기 전에 구속되는 것과 비슷하다. 소년분류심사원은 법원에서 최종적인 보호처분을 내리기 전에 소년의 가정환경이나 품행, 재범의 가능성 등을 조사하는 기관이다. 성인 범죄자의 경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를 막기 위해 구속이 이루어진다면, 소년분류심사원 위탁은 교정을 목적으로 하는 소년 사건 절차에 따른 것이므로 구속보다 넓은 재량이 있어 쉽게 내려지는 편이다. 법정에서 위탁 결정이 내려지면 돌발적인 행동 방지를 위해 수갑을 차고, 포승줄로 묶인 채 호송버스에 올라 소년분류심사원에 가게 된다. 소년분류심사원에서는 오전 6시 30분 기상해서 저녁 9시 취침까지 각종 교육과 심리치료 프로그램 등의 일정이 짜여 있다. 입원한 소년은 각종 규칙의 준수와 단체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기 마련이다. 여기에서의 생활태도는 판사에게 보고서로 제출되며, 소년의 최종적인 처분에 대한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이러한 소년분류심사원 위탁기간은 1개월을 초과하지 못하지만, 특별한 경우 한번 연장할 수 있다(「소년법」 제18조 제3항). 따라서 짧게는 2주부터 길게는 8주까지 생활하게 된다. 학교에 재학하던 학생이 소년분류심사원에 입원한 경우에는 그 수용기간을 학교의 수업일수로 계산한다(「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31조 제2항). 즉 출석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촉법소년에 대한 보호처분 ‘촉법소년의 나이를 낮춰야 한다’라는 주장을 자주 듣는다. 현재 14세 미만으로 되어 있는 「형법」 규정을 고쳐 13세 또는 그 이하의 나이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일반에게 잘못 알려져 ‘촉법소년에게는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다’는 식의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소년법」은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에 대한 다양한 보호처분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소년법」 제32조). 이러한 보호처분의 종류에서 보듯 10세 이상이라면 단기 소년원 송치, 12세 이상이라면 장기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므로, 우리 법체계가 촉법소년들을 완전히 손 놓고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위 처분들은 종류에 따라 상호 간에 병합될 수 있고, 비행이 잦아 법원을 자주 방문하게 되는, 이른바 단골손님(?)들은 이렇게 다양한 처분들이 병합되는 것을 ‘종합선물 세트’라고 부른다. 그러나 일반 국민, 특히 해당 소년의 범죄에 의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되어 결과적으로 약한 처벌을 하게 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촉법소년에 대한 보호처분은 전과에 남지도 않기에 장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소년법」 제32조 제6항). 이렇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촉법소년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그 나이를 하향하는 「형법」과 「소년법」 개정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언론에서 크게 보도하는 사건들을 위주로 접하게 되지만, 일반적인 촉법소년들이 일으키는 범죄 대부분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소년들이 구치소에 수용되어 성인과 섞이게 되면 새로운 범죄를 습득할 수도 있고, 보호처분이 아닌 집행유예 판결 등이 있을 때는 막상 소년에게 아무런 교훈도 주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이런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운듯하다. 범죄소년 사건의 특징 14세가 넘었으나 19세가 넘지 않은 범죄소년들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정도의 학생이 자신이 촉법소년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야 나이 계산을 잘못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일도 있었다. 범죄의 수위가 높아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되거나, 이전에 다른 보호처분들이 있었던 경우, 성범죄 등의 사건이라면 검사의 판단에 따라 성인과 마찬가지의 일반 형사처벌 절차로 진행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19세 미만인 소년은 일반 형사절차로 진행되더라도 2년 이상의 형에 처하는 경우, 그 형의 범위에서 장기와 단기를 정하여 선고하되, 장기는 10년, 단기는 5년을 초과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소년법」 제60조 제1항). 예를 들어 성인이라면 ‘징역 5년’ 이런 식으로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하고 이게 우리에게도 익숙하겠지만, 소년이라면 ‘장기 5년 단기 3년’ 이런 식으로 다소 독특한 판결이 선고된다. 이때 소년이 수감되어 3년의 기간을 채웠다면, 이를 집행하는 기관의 장이 소년의 태도를 고려하여 검사의 지휘에 따라 형 집행을 종료시킬 수 있다(「소년법」 제60조 제4항). 참고로 법상 소년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은 징역 20년이다(「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4조). 한편 범죄소년 사건의 다수는 촉법소년과 마찬가지로 처리된다. 그러나 이를 심리한 소년법원의 판사가 그 과정에서 소년이 범한 범죄가 중하다고 생각되어 보호처분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경우 일반 형사처벌 절차를 밟도록 검사에게 보낼 수도 있다(「소년법」 제7조 제1항, 제49조 제2항). 학교장 통고제도 이렇게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과 범죄소년 사건 대부분은 처음에는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어 시작된다. 그런데 경찰을 통하지 않고도 학교에서 사건이 발생하였음을 직접 법원에 통고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이를 ‘학교장 통고제도’라고 부르고, 「소년법」에서 근거한다(「소년법」 제4조 제3항). 학교에서 학생이 선생님을 때리는 행동을 하였다면, 이는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폭행죄와 같은 범죄에도 해당하게 된다. 이때 학생이 촉법소년이라도 10세만 넘는다면 앞에서 설명한 보호처분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막상 학교가 소속된 학생을 직접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고발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수사과정에서 학생이 입게 될 상처가 걱정되기도 하고, 수사에 관한 기록이 학생의 장래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 우려스러울 수도 있다. 학교장 통고제도는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학생을 법원에 보내는 제도로 법원의 전문조사관은 조사나 상담을 통해 학생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장점으로 교권문제에 대한 대책이라는 의견도 있다. 학교장 통고제도는 1963년 「소년법」에서부터 도입되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되었다. 그럼에도 매우 생소한 느낌일 것이다. 실무상 잘 쓰이지도 못한다. 제도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교사가 학생에게 법원의 심판을 받게 한다는 것이 굉장한 부담이고, 해당 학생이나 보호자로서는 학교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간 왜 제도가 활용되지 못했는지 점검하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