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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이 확정까지의 여정은 길었다. 그래픽 참조 지난 6월 20일 안양옥(사진) 교총회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채택’을 요구할 때까지만 해도 교육부는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안 회장의 발언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과목의 평가 반영을 언급했고, 교총은 7월 12일 청와대, 정부, 국회, 정당, 시·도교육청에 역사교육 강화 건의서를 전달하고, 교원 인식조사를 실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여론 형성에 앞장섰다. 여론에 밀린 교육부가 2시간 수업확대 안을 들고 나왔지만 일본 등에서 연이어 불거진 역사왜곡 발언에 ‘역부족’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새누리당과 교육부는 수능보다 표준화 한국사시험 도입 등을 검토했다. 이때부터 안 회장은 ‘왜, 수능이 가장 현실적 방안인지’를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기 시작했다. 7월 10일부터 한 달여 동안 안 회장이 직접 만난 의원만 10여 명이 넘는다. 지난달 21일에는 황우여 최고대표위원까지 만나 수능필수 지정의 타당성을 알렸다. 공청회와 토론회, 방송활동은 하루에도 수차례 하기도 했다. 교총은 7월 30일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주최 공청회, 지난달 8일 열린 교육부 주최 ‘역사교육강화 전문가 토론회’ 등에도 참여했다. 12일에는 안 회장이 직접 이용섭 민주당 의원실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여, 수능 필수 지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날까지만해도 한국사 수능 필수화는 거의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 역사교육강화방안과 함께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만 당‧정 협의과정에서 여론수렴을 좀 더 거치기로 하면서 또 다시 미뤄졌다. 교육부는 14~16일 성인남녀 14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응답자의 52.7%(738명)가 수능필수를 한국사교육 강화방안으로 선택했다. 학교별 한국사시험(19.3%),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활용(17.0%), 표준화시험 도입(11.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한국사 수능필수 지정이 효과적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면서 “국민적 요구를 충분히 반영한 조치”라고 답변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한국사 시험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2014년 상반기에 안내할 예정이다. 2개월에 걸친 긴 여정 끝에 수능필수 지정은 됐지만 한국사교육 강화를 향한 진짜 험난한 길은 이제부터다. 근현대사 교과서 편향성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좌편향 역사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가칭 ‘근현대사 역사교실’ 결성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안 회장은 “한국사 수업을 학년마다 적절히 분배해 연속성 있는 교육을 시행하는 등 교육내용‧분량 정제를 위한 교육과정‧교과서 개편에 힘을 모을 것”이라며 “교실에서 바르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계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능-EBS 연계 정책은 현행 유지된다. 찬반양론이 있어 2~3년 더 영향을 분석한 후에 비중을 내릴지 높일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정책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다른 만큼 현행 유지 결정에 대한 반응도 엇갈렷다. 수험생들을 지도하는 현장 교사들은 연계율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김영화 대구 포산고 진로진학부장교사는 “EBS 교재에 의존하게 되고, 교육과정 운영의 다양성과 교사의 자율성이 제한당한다”며 “50%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재열 경기 초지고 수석교사도 “학교에는 교육과정도, 교과서도 없고 오직 EBS 교재만 있다”면서 “EBS 연계방침은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교육격차 해소의 긍정적 효과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발표를 앞둔23일 EBS ‘생방송 난상토론 교육을 말한다’에 토론자로 나선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상임대표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며 “수능준비 방향을 몰라 불안해하는 학생과 학부모들, 특히 교육여건이 좋지 못한 저소득층이나 산간벽지 학생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팽팽한 연계율에 대한 찬반양론 극복을 위해 EBS의 입시지원 정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선회 중부대원격대학원 진로진학컨설팅학과 교수는 “EBS 차세대교육서비스는 진로·진학 컨설팅을 포함한 학습자 맞춤형 통합서비스로 발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종합포털 등 인프라를 확보하려면 정부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교육과정운영 왜곡 등 문제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EBS와 수능의 직접적인 연계를 강조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연계비율을 50~100%로 유연하게 하고 직·간접적 연계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은 대입전형 간소화, 성취평가 대입반영 유예, 수준별 수능 단계적 폐지 등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입시 부담 및 교원들의 입시 지도에 따른 어려움을 일정 부분 줄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당장 내년 입시를 치러야할 고2 학생들의 경우, 대학마다 수십 개에 이르던 전형이 수시모집 4개, 정시모집 2개 이내로 간소화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방법을 정해 준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시안에서 수시모집의 핵심 전형으로 떠오른 학생부와 논술은 좀 더 치밀한 연구를 거쳐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특히 입학사정관제를 흡수한 학생부 비교과 영역의 경우, 동아리활동이나 봉사, 진로활동 등의 ‘내용 부풀리기’가 일반화되고 있어 전형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일축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교육 유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논술도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해 학교수업만으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그동안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 침탈 등 역사 왜곡이 노골화되는 상황 속에서 2017학년도부터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것은 교육을 통한 국가 정체성 확립이라는 차원에서 지극히 당연하다고 본다. 교육계는 한국사를 바르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정부 차원의 행·재정적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일선 학교의 준비 부족과 우수학생의 특목고 쏠림에 따른 일반고의 상대적 불이익 및 평가 부작용 등을 고려한 성취평가제 유보도 바람직하다. 문·이과 융합안에 대해서는 교육 과정 및 교과서 개편, 학생 학업부담, 교원 수급 등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언제나 그렇듯 대입제도는 그대로 둬도 말이 많고 바꾸면 바꿨다고 비판한다. 물론 대입 같은 민감한 제도는 논의 단계부터 이해당사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오랜 기간 준비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가 뻔히 보이는데 이를 방치하는 것도 책임방기나 다름없다. 교육부는 이번 개선안을 놓고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10월 확정 발표 시 최선의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마침내 한국사가 대학입시 필수과목으로 부활했다. 교육부는 27일 공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서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를 사회탐구 영역에서 분리, 필수과목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이 역사교육 강화를 주장한 한국교총의 줄기찬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지난 6월20일 제35대 회장 취임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하며, 교사양성 및 임용과정에서도 한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회장의 수능 필수 점화(點火) 이후 교총은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부처, 정당, 국회, 시․도교육청 등 모든 관계기관에 건의서를 전달하며 전방위적인 노력을 경주했다. 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가장 실효적인 한국사교육 강화 방안은 수능시험 필수과목 채택임을 강조했다. 현재와 같이 고교 교육과정이 대학입시와 결부되어 있는 현실에서 학교현장의 역사교육 강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교총이 전국 초․중․고․대학 교원 16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8.0%가 ‘학생들의 한국사 인식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했으며, 51.1%의 교원이 ‘수능필수로 한국사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그 방증이다. 교총의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채택 요구 이래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의 한국사교육 강화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사회 각계의 수능 필수과목 선정 서명운동이 펼쳐지는 등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됐다. 급기야 국정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 역시 “수능으로 딱 들어가면 깨끗하게 끝나는 일”이라며 힘을 실어줌으로써 수능 필수과목 지정이 이뤄진 것이다. 학생들의 수업부담 가중과 사교육 팽창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수능 필수로 결말이 난 이상 이제 교육계는 제대로 된 역사교육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수능 필수로 했다고 해서 그동안 부실했던 역사교육이 저절로 개선되지는 않는다. 재미있고 충실하게 가르칠 수 있는 교육과정과 이를 해낼 수 있도록 선생님들의 연찬(硏鑽)이 요구된다. 역사인식 부재에 대한 문제 제기와 수능 필수를 이뤄낸 교총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이를 계기로 전문직 교원단체의 역할이 간단치 않음을 돌아보게 된다.
교육이 시작된 이래로 ‘무엇을’ 교육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끊임없이 제기됐다. 교육의 대표 기관인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서양의 자유교육을 기준으로 삼아 왔으나, 21세기의 변화된 삶에서 종래의 필수 교과과목들 위주의 학문과 지식 중심 교육과정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주장이 점차 제기됐고, ‘역량’에 대한 관심이 뒤따랐다. 즉 ‘역량’ 개념에 대한 논의는 21세기 사회에서 개인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능력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학생을 교육의 주체로 인식 역량 개념이 발전하면서 국제사회는 직무직업사회 전반에 적용 가능한 ‘역량’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공통된 표준 혹은 기준이 되는 기점을 만들고자 모든 직업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을 ‘핵심’이라는 개념을 접목해 표현했다. ‘핵심 역량’은 일부 맥락에만 맞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특수역량’과는 달리, 삶의 맥락에 걸쳐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일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으며, 21세기 사회에서 개인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이다. 이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만든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의 핵심역량 중심 교육과정의 특징을 종합하면, 학교 수준에 따라 다른 양태로 실행될 수는 있지만 학생을 학교의 문화와 사회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교육의 주체로 인식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학생이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교육과정을 강조하고 학습자의 요구에 부응함과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공헌이 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사람들과 주어진 환경, 그리고 아이디어와의 역동적 관계 속에서 상호관계 혹은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학습의 기회를 제공해 새로운 배움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는 지식의 수행성을 강조함으로써 단순히 인지적 지식의 수준에만 머무르는 데서 더 나아가 지식을 실질적으로 활용해 수행하는 것까지 관심을 두는 것이다. 또 교육적 개념으로서의 ‘역량’이 기업의 직무 ‘역량’과 불가피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학교 이외의 여러 교육기관과의 연계성도 지니고 있다. 이에 더해 학교교육이 미래 사회인들의 사회 적응과 직업 훈련을 돕는 책임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학교교육의 사회적 책무성 강화라는 긍정적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역량중심 교육과정’이 사실상 학교교육 현장에 적용되는 데는 일정 부분 비판적 쟁점들이 존재하고 있다. 먼저 ‘역량’을 어떤 사람이 실제로 행할 수 있거나, 행할 수 있어야 하는 어떤 것으로 간주해 그 밖의 지적인 차원에 대한 논의는 경시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실용 위주 수업 일변도 우려도 또 실제적 지식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이론적 지식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 실용 위주의 수업 일변도로 나아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학교교육의 내재적 가치를 경시한 채 직업훈련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논의는 ‘교육’이 갖는 기능적 역할을 강조할 것인가, ‘교육’이 그 자체로서 갖고 있는 절대적 목적성을 강조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핵심역량중심 교육과정’은 이미 국내 교육과정의 인간상과 교과별 내용에 내재돼 있다. 그러므로 교육과정 동향 분석, 교수학습 및 평가 동향 분석, 그리고 실제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논의를 거쳐 학습자의 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수도권만 발전하면 모든 국민이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대답은 ‘No’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국민도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도 모두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동등하게 행복할 권리를 갖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국정지표인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은 지방이 느끼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잘 담고 있다고 본다. 또 지방정부나 대학들이 당면한 문제기도 하다. 교육기관은 지역발전 핵심요건 지방이 발전하려면 정주요건이 중요하다. 정주요건의 첫째 항목은 양질의 취업시장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 항목은 양질의 교육기관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우수한 의료 환경’, ‘다양한 문화 활동’ 등을 꼽는다. 취업시장은 인구가 모여들어 정착하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효과가 있고, 양질의 교육기관은 모여든 인구가 이탈하지 않고 그 지역에 뿌리내리는 역할을 한다. 얼마 전 시안이 발표된 ‘고등교육 종합발전방안’이나 ‘지방대 육성방안’에서 우리는 이런 문제에 대한 정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우리 고등교육 시장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급격하게 감소한 학령인구에 비해 입학정원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단순한 시장경제논리로 본다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기 때문에 그냥 시장논리에 맡겨도 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국가정책의 딜레마가 있다.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경제는 물론 교육에서도 지방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는데 대부분의 국립대는 지방에 소재하고 있다. 그러니 지방의 떨어진 고등교육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이에 대한 구체적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 국립대의 구조를 보면 해양대, 체육대, 교육대 등과 같이 특수한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는 특수목적대학이 있고, 나머지는 일반 종합대학이다. 과거에는 평생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산업대학이 있었지만 최근에 모두 일반 종합대학으로 체제가 개편됐다. 일반 종합대학은 소위 거점국립대학이라는 대형 대학과 지역중심국립대학이라고 하는 중형 대학으로 구성된다. 물론 대학의 규모면에서 경계가 모호한 대학들이 있지만 이들 국립대의 공통점은 지역사회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소도시에 있는 국립대들이 그 지역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은 매우 크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행복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국립대를 육성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진행된 과정을 보면 정부 정책에 큰 그림이 부족하다. 따라서 먼저 ‘국립대학법’을 제정해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에서 국립대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명확히 정의해 주길 바란다. 더 나아가 국립대의 인력양성 비중을 상향조정해 국가가 통제하는 반면에, 사립대에는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물론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부실 사립대는 철저하게 퇴출시켜야 한다. 둘째, 국립대 사이의 공정한 경쟁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거점국립대에 비해 지역중심국립대는 전임교원확보율이 10% 이상 낮으며, 교사확보율도 30% 이상 떨어진다. 학생들의 후생복지시설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교육인프라의 차별적 요소를 우선 해결하고 경쟁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화점식 학사구조 탈피해야 셋째는 국립대 구성원이 변화해야 한다. 학생수가 2만 명인 대학과 8천 명인 대학이 유사한 형태의 학사조직을 갖고 동일한 방식으로 대학을 운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특히 중규모의 지역중심국립대들은 기존의 백화점식 학사구조에서 탈피해 각 대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분야를 위주로 특성화시켜야 하며, 각 대학이 부족한 부분은 지역대학간 연계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하기보다는 미래 고등교육의 큰 그림을 그린다는 차원에서 심도 있는 정책연구를 해 주길 바란다.
생기발랄하다. 고3 학생들이 지내는 교실 바로 앞인데도 청소년 특유의 발랄함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깨끗한 교정과 층마다 마련돼 있는 휴식 공간에서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다도 떨고 다음 수업을 준비하기도 한다. 학생들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생동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원묵고(교장 김진호)는 2007년, 자율형 공립고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개방형 자율학교로 개교했다. 2009년 교육과정 혁신학교로 지정돼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2010년 개방형 자율학교에서 자율형 공립고로 전환했으며, 2011년 100대 인성교육실천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교과 과정에 충실하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갖춘 창의적 인재로서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학생을 육성하기 위해 쉼 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도전하는 학교이기에 가능했다. 고등학교임에도 교과 수업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배우고 익혀야할 덕목인 전통 예절을 가르치고, 가야금을 연주하며, 기록되는 봉사가 아닌 체험하는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젊은 학교답게 학교로서 지켜야 할 부분은 확고하게 지키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은 제대로 받아들이는 결단이 돋보인다. 한 달에 한 번 학생회 임원들과 교장이 간담회를 열어 학생들의 어려움이나 불편한 점, 건의사항을 논의하는 학교,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위안을 줄 수 있는 전문 강사를 초청해 특강을 여는 학교, 주변 대학교와 협약을 맺어 대학생 멘토링을 진행하는 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학교로 발전하는 모습이 패기 넘친다. 스마트한 원묵고가 공교육의 새로운 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폭넓은 체험으로 배우는 진로교육 원묵고는 ‘경험’을 중시한다. 특히 진로교육에 있어서 ‘경험’이 절대적이라 믿기 때문에 학부모회 주관으로 ‘자기적성계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문 강사에게 강연을 들으며 간접경험을 하고, 우리나라 유수의 기관을 찾아가 사회의 현실적인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그 후 자신의 진로를 다시금 돌아보며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자기적성계발 프로그램’은 5단계에 걸쳐 다양한 직업 및 진로의 세계를 보여 준다. 1단계에는 지역사회 직업인을 초청하여 여러 직업 세계에 대한 특강을 듣는다. 1학기 기말고사 후 여름 방학이 되기 전 특강을 하는데, 방학 전 들뜨기 쉬운 학생들이 시간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멘토들의 강연을 통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 2단계는 체험 인턴십 과정이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을 탐방함으로써 그 길을 선택했을 때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문과·이과·예체능계 학생까지 두루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기관을 적절하게 안배한다. 3단계는 직접 대학을 찾아가 학습 동기를 얻는다.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교육기관에서 공부하면 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과정을 갖는다. 그 후 4, 5단계는 봉사의 단계이다. 자신의 꿈과 재능을 나만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펼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 주는 것으로,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1일 체험, 중랑구청 드림스타트와 함께하는 ART CLASS 봉사활동 참여 등의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연중학교 운영으로 사교육 No! 원묵고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면 바쁘다. 전과목 교과교실제를 시행하고 있어 다음 수업이 있는 교과교실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교과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수업의 질이 좋아지고 교과별 연구 진행으로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수업에 임하게 된다. 아침학교, 방과 후 학교, 방학 중 학교, 토요학교로 구성된 연중학교도 특별하다. 아침학교는 정규수업 전 시간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방과 후 학교와 방학 중 학교는 교과관련 강좌와 특기적성계발을 위한 강좌가 있다. 교과 강좌는 원하는 교사를 선택해 들을 수 있고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있어 사교육이 필요 없을 정도라는 평을 받고 있다. 글로벌 마당발로 세계를 누빈다 원묵고는 국제교류가 활발하다. 세계 시민의식을 갖고 다문화적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교실을 열고, 해외문화 체험활동도 한다. 2012년 1학기에는 방글라데시·몽고·폴란드에서 온 강사가 자국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간단한 회화 표현을 배우고 전통의상을 입어보는 등의 특색 활동도 병행했다. 1년에 한 번 해외 문화탐방도 있다. 성적우수자와 성적 향상자, 공로학생, 모범학생, 사회적 배려 대상자, 봉사활동 우수자, 원묵품 인증학생(영어 및 제 2외국어 능력, 한국사 및 한자 능력, 컴퓨터 활용 능력, 독서활동, 봉사활동이 학교에서 정한 일정기준에 도달해 그 실력을 인증한 학생) 등 40여 명이 해외의 역사와 교육을 체험하는데, 학습 성취동기를 높이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경비 전액을 학교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학교 입장에서는 예산이 많이 드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통해 학생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폭이 크기 때문에 그만 둘 수 없다고. 전통음악 속에 깃든 따뜻한 정신 ‘1인 1악기 익히기’라는 특별하지 않은 이 프로그램이 원묵고에서 유독 독특하게 느껴지는 건 ‘가야금’이라는 악기 때문이다. 가야금을 배움으로써 한국 전통 문화를 이해하고,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교육 의미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1, 2학년 학생들은 모두 1년간 15시간 이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전문강사로부터 가야금 수업을 받는다. 전통악기를 배움으로써 얻게 되는 교육적 효과도 있지만 원묵고 학생들은 가야금을 함께 배웠다는 이유로 특별한 유대감과 친밀감을 느낀다고 한다. 문화 활동으로 즐거운 토요학교 원묵고는 개교 이래 한 달에 한 번 토요체험 프로그램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문화 활동을 즐기거나 진로·적성에 맞는 직업 탐색을 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정하고, 지역사회의 여러 문화를 체험하도록 한다. 최대한 지역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으며 교과 및 특기 적성 관련 프로그램에 효과적인 과정으로 운용하고 있다.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되 학습부진 학생과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을 많이 참여시켜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체험활동을 보강하고 있다. 이후 활동 보고서를 작성해 대학입시를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모두 함께하는 교육모델 만들어야” 학교란 학교로서 원칙적으로 행해야 하는 일을 충실히 시행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와 더불어 학교와 관계된 모두가 하나가 돼 하나의 교육 목표를 위해 ‘같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 교육에 대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많은 정보가 있고 이를 다각도에서 접근해야 하는 사회 아닙니까? 학부모가 참여하면 학부모가 가지고 있는 눈과 귀가 학교의 눈과 귀에 더해지는 것이고, 지역사회가 참여하면 그들이 가진 자원이 학교 교육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서로 힘을 합쳐 교육을 하면 다양한 개성을 가진 우리 아이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길로 가는 데 전폭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김진호 교장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요” 일단 보시다시피 시설이 좋아요. 층마다 있는 휴식 장소와 테라스, 2층에 있는 공원과 야외무대 등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공부 때문에 힘들면 산책하면서 쉴 수 있으니까요. 공부 수준도 꽤 있는 편이에요. 학원을 다니기는 하는데요, 학원에서도 우리 학교를 다른 학교보다 수준 있는 학교로 인정해요. 시험 문제 난이도도 높고 열심히 가르치는 학교라고요. 우리반 상위권 학생들은 사교육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수업과 방과 후 수업으로 충분하다고 하더라고요. 학부모회에서 주관하는 진로교육 프로그램의 특강도 감동이에요. 지치고 힘들 때가 있는데 그런 특강을 들으면 힘이 나거든요. 쉽게 만나기 힘든 유명인사가 와서 우리에게 파이팅을 외쳐주면 힘이 불끈 나지 않겠어요? 친구들도 다들 관심이 많고 만족한다고 해요. 강민국 3학년(사진 왼쪽) “전통교육도 철저히 하는 학교” 저는 토요학교가 좋아요. 매번 새로운 장소를 가는데 토요일마다 새로운 힘을 얻는 느낌이에요.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움이 많이 되고요. 새로운 시야를 갖도록 다양한 분야가 준비되어 있어 재미있어요. 한복 입기, 다도체험 등을 하면서 우리나라 전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고리 고름 매는 방법을 배우면서, 우리 전통의상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서 외국 것만 좋다고 했던 건 아닌가 반성도 했고요. 국악 시간에 ‘사랑가’를 배워 수행평가를 봤는데 준비할 때는 좀 힘들었지만 마치고 나니 ‘한국 사람으로서 전통음악 하나는 제대로 할 수 있구나’ 하고 자부심까지 들었다니까요. 우준영 3학년(사진 오른쪽) “참여가 학교를 변화시킵니다” 작년부터 학부모회 주관으로 자기적성계발 프로그램이 시작됐습니다. 학부모로서 자녀들에게 진로 교육을 하면서 꼭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 여러 분야의 진로를 체험시키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 프로그램을 계획합니다. 전문 분야에 계신 학부모님들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전문 강사의 특강을 열고, 학생들이 진로 고민을 할 때 꼭 한번 가보면 좋을 곳은 어디인지 내 아이와 주변 학부모, 교사들과 상의해 인턴십 및 체험 장소를 정합니다. 대학 탐방도 마찬가지이고요. 수업을 연구하고 학교 업무에 바쁘신 교사들을 대신해 이 부분만큼은 학부모의 참여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다 생각해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여한 학생들이 좋아하고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되었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함께 봉사하는 다른 부모님들도 몰랐던 부분에 대해 배우는 게 많다며, 부모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좋아하십니다. 참여하는 모두가 행복한 경험인 셈이죠. 학부모들의 이런 적극적인 참여가 치맛바람 아니냐고요? 학부모가 참여함으로써 학교가 역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고, 그 변화가 학생들의 성장으로 선 순환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정도를 지키면서 참여한다면 학교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학교에 충고할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후원자로서 힘이 되는 것 아닐까요? 이경희 (3학년 권동욱 학부모)
“보건교사는 학교에 한명 뿐인 의료인이에요. 전문성을 교육기부나 봉사에 발휘할 수 있으니 자부심도 생기죠. 나누는 기쁨은 덤이고요.” 인천광역시보건교사회(회장 한인실·인천선학초 보건교사) 16명의 교사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10일부터 2박 3일간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지난해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다. 떠나기 전 미용기술도 배우고 보건교육, 페이스페인팅, 마술, 음악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학용품, 구충제, 비타민, 치약칫솔세트 등 23개 후원품이 담긴 150여개의 가방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번 봉사에는 평소 가족문제와 보건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여 온 노현경 인천시의회 의원도 동참했다. 한 회장은 “해마다 꽃동네 봉사활동을 하면서 열악한 환경의 해외 아이들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이들이 가족과 남은 끼니를 위해 음식을 다 먹지 않고 싸갈 정도로 어려웠다”고 안타까워했다. 인천시보건교사회는 이번 캄보디아에서 인연을 맺은 어린이와 1:1 결연을 맺고 100달러의 후원금 및 매월 1만원의 기부도 약속했다. “많은 곳에서 후원금, 의료품, 생필품을 지원해주셨어요. 봉사는 내가 그동안 나눔 받은 것을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돌려주는 것입니다. 힘 들이지 않고 ‘거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면 참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거예요.”
원광보건대(김인종 총장)가 다문화가정 어린이, 중도입국 청소년, 이주여성과 자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젝트가 23일 수료식을 가졌다. 원광보건대 다문화가족교육상담센터(센터장 장기성)와 (사)익산시자원봉사종합센터가 협력해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는 ‘다문화 체험 어린이 캠프’, ‘Rainbow Summer School’, ‘다문화 독서코칭 및 힐링 공예교실’의 3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다문화 체험 어린이 캠프’는 다문화가정과 비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다문화체험 활동을 통해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고 학교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1박 2일 동안 다문화가족교육상담센터에서 진행됐으며 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 8개국 의상체험과 전통놀이 체험, 학부모와 함께 사진촬영하기, 부모-자녀 관계 향상을 위한 힐링 레크리에이션 등이 마련됐다. 이밖에도 원광보건대 항공서비스과에서 진로체험 활동에 나서 어린이들이 승무원에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Rainbow Summer School’은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이들을 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며, 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7월 29일부터 8월 23일까지 4주간 원광보건대와 다문화가족교육상담센터에서 익산시 관내 중도입국 자녀(9세~24세) 15명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과 한국문화 체험이 진행됐다. 다문화 독서코칭 및 힐링 공예교실은 책 읽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의 이해, 책 읽기 이후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바른 독서 습관과 토론과 논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공예 만들기 수업을 통해 자아 존중감을 강화하고 부모, 자녀 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힐링 공예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함열 관내 초등학교에 자녀를 둔 이주여성 10명을 대상으로 7월 29일부터 8월 23일까지 4주간 주 3회, 6시간씩 이뤄졌으며, 독서코칭은 책 선정부터 메모와 노트습관, 전략적 학습법까지, 힐링공예는 간단한 장신구부터 가족사진 액자 만들기까지 진행됐다. 이번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젝트는 (사)익산시자원봉사종합센터의 지원으로 원광보건대 다문화가족교육상담센터 강사진과 다문화복지과 학생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마련됐다.
우리 나라 학생들의 대부분은 진로와 학업 문제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즐거운 학교생활 속에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는 다양한 방법과 자신에게 맞는 효과적인 입시 정보를 통해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대학생 '선배와 만남'을 개최, 광양여중은 28일 7교시 본교 소강당에서 수강을 신청한 학생 80여명의 학생이 모였다. 이같이 수강신청을 받은 이유는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진로탐색 교육이 동영상 시청, 명사특강 등 우수학생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 의사, 법조인 특강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 것이다. 이번 강의는 선배의 입장에서 중학교 생활을 어떻게 보낼 것이며, 인간관계법, 공부법, 시간 관리, 고등학교 선택 등 자신들이 겪은 경험담을 중심으로 서울대 조경학과 조선, 연세대 치과대학 조헌 학생이 강사로 나서 친근감 넘치게 전하였다. 학생들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메모를 하면서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두 학생은 공통적으로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였으며 학교 수업 시간과 수업이 끝나고 나서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유익했다는 것이다. 이번 강의를 통해 학생들은 가슴에 꿈을 갖게 되었고, 앞으로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깨닫는 시간이 됐다. 참가한 이세민(2년) 학생은 고교생활 중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였는가?를 질의했으며, 선생님들께서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라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어떻게 질문을 하는 것이 좋은지 알려 달라는 요구를 했다. 앞으로도 광양여중은 학생들에게 선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방법과 자신에게 맞는 효과적인 입시 정보를 통해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이같은 진로 탐색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27일 교육부가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하고 문ㆍ이과 구분을 폐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한 시안의 핵심을 보면,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방안으로 현행 수능 골격 유지안, 문ㆍ이과 일부 융합안, 문ㆍ이과 완전 융합안 3가지를 제시했다. 이번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은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 사업이니 만큼 대학입시에 또 하나의 변화를 기대하지만 그간 우리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대학입시제도가 바뀌었다. 물론 대학입시는 모든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너무 자주 바뀐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사실 제도나 법이 바뀌면 이에 혜택을 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반면 이에 반해 손해를 보는 사람도 없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역대 몇몇 정부에서는 대통령의 자녀에 따라 입시제도가 변화했다는 농담 섞인 말까지 하고 있다. 지난 정부가 역점으로 추진한 입학사정관제가 몇 차례를 거치면서 많은 장점과 문제점도 없지 않았지만 새 정부가 들자말자 갑자기 폐기한다는 보도까지 나돌아 한때 대입을 앞둔 학생이나 학부모들을 놀라게 했다. 이렇게 대학입시제도는 모든 학생들의 입맛에 딱 맞는 제도는 없는 것이다. 이는 단지 우리나라만의 사정을 아니다. 모든 국가들이 교육개혁에 힘을 쏟고 있는 것도 어찌 보면 교육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임시과목도 다양화하면 너무 복잡하고 전형료가 많이 들고, 단순하면 선택의 기회가 적다고 불평한다. 어디에 맞추어야 균형을 이룰지는 가늠마저 되지 않은 현실이다. 암기식교육, 일제식 교육을 그렇게 비판하면서도 정작 대입 수능시험에서는 사지선다형, 오지선다형이 사라지지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젠 우리도 유럽 나라들처럼 에세이를 쓰는 논술형 시험도 생각해볼 때다. 그래야 진정한 창의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가. 언제까지나 EBS문제나 외워서 푸는 반복된 공부만 할 것인가. 기존 수능이 문과생은 과학 과목, 이과생은 사회 과목을 외면하게 해 반쪽 공부에 그쳐서 문과 이과를 없애는 것이 융합인재를 기르는 세계적인 학문적 흐름에 맞다는 점도 이번 입시의 큰 변화이다. 한편에서는 통합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문과 학생이 수학의 미적분을 배우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학생의 학습 부담을 더 이상 늘리지 않으면서도 통합형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 정말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난제인 것이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있다. 특히 고등학교는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고등학생의 교육목적 달성을 위한 정상적인 교육과정의 이수에 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데 문제가 있다.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은 온통 대학입시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어려운 것이다. 사실 고등학교 기초적인 교과는 대학입시에 관계없이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학생이나 학부모, 그리고 학교까지 이를 외면하는 파행적인 교육이 더 안타까운 현실이다. 또한 입시과목이 축소된다고 해서 학생 부담이 줄어든다는 논리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의 입시제도는 학교교육보다사교육이 더 번창할 수 있었다. 따라서 고교과정의 정상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모든 교과 성적 및 내신을 일정비율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고민해야할 점이다.
“이념적 지향성을 잣대로 제도를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점을 분석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고민했습니다.”(8월27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대학입시간소화 및 발전방안 브리핑을 이렇게 시작했다. 예정보다 발표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교육부 기자실을 찾았을 때 언급했던 “정부 내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당, 청와대 비서실, 정부 부처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있습니다.”(8월23일)와는 사뭇 다른 설명이었다. 현장과 공교육정상화만을 고민했다고 보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리핑이 진행되는 동안 행간(行間)에 숨은 뜻이 읽혔다. 원인은 당초 1안으로 검토한 2017수능 ‘문·이과 융합안’에 있었다. 교육부는 지난 4월 연구위원회를 조직, 수차례 토의와 전문가 및 대학·고교 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시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안은 3가지. 현행 틀 유지가 1안, 2안은 절충안, 3안이 융합안이다. 즉 3안은 고교 문·이과 폐지, 수능도 국영수사과를 모두 치르는 것이다. 사회는 내년 도입되는 공통사회, 과학은 올해 도입된 융합과학이 기초수준이면서 해당교과를 모두 담고 있어 적절하다고 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3안을 놓고 두 가지 논란이 드러났다. 하나는 대입 틀을 전반적으로 흔드는 것에 대한 ‘조율 과정’에서의 부담과 ‘공통사회’가 ‘수능 출제에 무리가 있는’ 교과서라는 지적이었다. 대입간소화에 방점이 찍혔던 국정과제를 넘어서는 방안이 정치권에서는 부담스러웠을 법하다. 서 장관과 강태중 연구위원장(중앙대 교수)이 1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서도 문·이과 폐지에 대한 공론화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한 이유다. 또 다른 논란은 공통사회 교과서 내용체계가 ▲사회를 바라보는 창 ▲합리적 선택과 삶 ▲공정성과 삶의 질 ▲환경변화와 인간 ▲미래를 바라보는 창 등 5개 주제로 구성돼 토의·탐구수업용이라는 것이다. 여름방학에 진행된 연수도 수행평가 등에 맞춰 이뤄졌다. 한 관계자는 “수능 오답시비가 있으면 사회적 이슈가 되는 환경에서 학문베이스가 불분명하면 시끄러울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3안이 채택되면, 교육과정을 개정해 2020학년도부터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17~19학년도 수능은 사회와 과학의 보완교재 등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의문점은 현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는데 뒤늦게 논란이 된 까닭이다. 우선 연구진에 장학사 1명을 제외하고는 교사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크다. 첨예한 논쟁 여지가 있어 시안마련 과정에서 충분히 여론수렴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서 장관의 변명도 일견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공교육정상화’를 제일 앞에 두고 고민했다면, 1안과 3안이 며칠 새 뒤집히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또 연구진 구성과 시안단계에서 ‘현장’ 의견부터 들었다면, 교과서 논란도 방지됐을 것이다. 문제도 현장에 있지만, 해답 역시 현장에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해프닝이 아쉬운 것은 최근 발표된 일반계 고교역량강화방안의 거점학교 도입이나 자유학기제 등을 통한 교사 평가권 강화 등 박근혜정부가 내세운 ‘꿈과 끼의 행복교육’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교육부 원안대로 ‘기초수준의 쉬운 수능과 학생부 중심 내신’으로 대학입시가 움직여야 가능하다는 점이다.아무리 ‘행간’을 읽어달라고 신호를 보내도 제대로 읽히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學暴자살’ 대구 市부문 1위? 5개 분야 ‘우수’…종합평가 결과 진보정책 잘하면 하위권? 시험범위 잘못 알고 공부한 셈 대구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이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한 것과 관련,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보수 성향 교육감 지역이 우수하게 평가 받은데 비해 진보교육감 지역에서는 대부분 보통이하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평가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6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3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에 따르면 시 부문에서는 대구에 이어 인천, 부산시교육청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으며, 도 부문에서는 경북, 충남, 제주 순으로 순위가 매겨졌다. 대구의 경우 ▲학생역량강화 ▲교원 및 단위학교 역량강화 ▲인성 및 학생복지 증진 ▲학교폭력예방 및 근절노력 ▲교육만족도 제고 등 ▲시․도 특색사업을 제외한 5개 분야에서 우수평가를 받았다. 경북 역시 맞벌이부모 자녀나 한부모․조손가정 학생 교육프로그램 강화, 학업중단 위기학생 방문상담, 학교스포츠클럽 가입률 100%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평가결과에 대해 일각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2011년 이래 학교폭력으로 최근까지 20여명의 학생이 자살하는 등 후유증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대구와 자사고생이 성적비관 등을 이유로 자살한 경북 등이 1위를 했다는 이유다. 홍은광 강원도교육청 정책기획담당관실 서기관은 “우수교육청으로 뽑힌 지역은 학교폭력이나 장학사 시험비리 등으로 문제가 있었음에도 페널티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진보교육감들이 강조하는 무상급식이나 학생인권, 혁신학교 등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교육부정책과 다르면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설명은 다르다. 시‧도교육청평가는 지난 1년간 실적에 대해 정량‧정성평가를 거쳐 ▲학부모 여론조사 ▲국민권익위원회 등 외부평가까지 종합한 결과로, 특히 올해는 진보교육감들이 강조하는 ▲인성·학생복지 ▲교육만족도 ▲교육청 특색사업까지 포함했다는 것이다. 강양은 교육부 교육정보분석과 사무관은 “학교폭력 지표는 예방교육, 학폭위 운영실적 등을 보지만 학폭 발생률은 은폐 등을 고려해 포함하지 않고 있다”며 “대구․경북은 여러 부분에서 우수 평가를 받아 종합순위가 높게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직 출신 서울 A고 교장은 “국정과제, 정부정책에 대한 협력은 시․도교육청의 중요한 책무”라며 “진보정책을 추진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주장은 시험범위 아닌 곳을 공부한 뒤 문제가 잘못돼 점수가 낮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경기도 B중학교 교장도 “3년 연속 꼴찌를 하고도 방법이 잘못됐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은 문제”라며 “교육부와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에 불리한 점수를 받았다는 식으로만 호도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지난 6월 발표된 ‘시·도교육청 진로교육평가’에서도 중․고생 진로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학생 1인당 진로교육 투자액 ▲‘진로와 직업’ 교과 채택 ▲진로활동실 설치 ▲진로체험 프로그램 운영 ▲진로진학상담 전담부서 설치 등에서 점수가 낮았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실시한 전국시·도교육감 공약평가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공약목표 달성 ▲공약이행 완료 ▲공약 일치도 ▲주민 소통 ▲웹 소통 등 5개 분야 평가에서도 D등급을 받았다.
교직 생활을 하며 교사가 한없이 넓은 바다가 돼야 함을 느끼는 해가 있다. 유난히 더운 15년 전 그 해가 바로 그랬다. 아직도 그 일을 기억하는 것은 그때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하던 일이 우리 반 아이에게 기저귀 채우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더워서 차기 싫지만 내색하지 않고 차주는 윤기의 그 마음을 알기에 내 기억에 오래도록 짠하게 남아있다. 윤기는 키가 1학년 또래에 비해 아주 작아 마치 다섯 살로 보이는 남자아이였다. 입학식 날 꽃샘바람이 부는 운동장에 가을 점퍼를 입고, 못 먹어 마른 얼굴에 눈망울만 커다란 모습으로 콧물을 달고 서 있었다. 키 번호를 정해주려는데 윤기에게서 냄새가 난다며 우는 아이도 있고 피하는 아이도 있었다. 난 겨우 착해 보이는 여학생 옆에 윤기를 세우고 일정을 끝낸 뒤 윤기 어머님을 찾았다. 둥글게 무리지어 서 있는 학부모들 저 끝에서 한 서른다섯 살쯤 돼 보이는 작은 키에 통통한 몸집, 뭔가 불만스러운 얼굴의 어머니가 “저예요.” 하며 앞으로 나왔다. 윤기의 크고 맑은 눈망울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조심스럽게 내일 준비물을 말해주는 내게 “알아서 할게요.” 하며 퉁명스럽게 내뱉고는 윤기의 손을 끌고 갔다. 엄마의 우악스런 손에 가냘픈 몸이 반쯤 들려져 끌려가면서 윤기는 뒤돌아 나를 바라보았다. 싱긋 웃어주자 윤기의 눈망울이 커졌다. 일주일 후 교실 자리를 정해주는데 어떻게 소문이 났는지 여자 아이들이 서로 윤기 옆에 앉으려고 하지 않았다. 겨우 짝을 정해주면 짝이 된 여자아이는 울음을 터트렸다. 할 수 없이 선생님과 짝이라며 윤기를 내 옆자리에 앉혔다. 짬짬이 윤기를 살펴보니 종합장은 커녕 크레파스도 없고 한글도 몰랐다. 그리기, 색칠하기에는 관심이 없는데 동요를 틀어주면 가사를 모르면서도 큰 눈망울과 작은 몸을 흔들며 리듬을 따라 했다. 그때는 마치 자신이 왕이라도 된 듯 입을 앞으로 모으며 빛나는 얼굴로 나를 보았다. 간혹가다 자신이 하기 싫은 쓰기 학습으로 넘어가면 소리를 빽빽 지르며 온몸이 경직된 채 눈을 치뜨며 발을 굴렀다. 어린아이치곤 너무 심한 분노와 적대감의 표출이라 아이들도 나도 놀랐다. 아무리 달래도 몸이 뻣뻣한 철근덩이처럼 펴지지도 않고 제어가 안 됐다. 겨우 사탕으로 화를 가라앉히게 하고 반을 둘러보니, 다른 아이들이 겁에 질려 뒷문 쪽에 몰려 있었다. 아이들에게 “윤기가 화나서 그랬던 건데 다시 안 그럴 거야”라고 달래고 윤기와 대화를 시도했다. “윤기, 아까 화났지?” “……” “윤기야, 학교가 좋지?” “응.” “선생님도 좋지?” “응.” “친구들도 좋지?” “응.” “그럼 화가 나도 소리 지르거나 뒹굴면 안 돼. 그러면 학교 나올 수가 없어” “......” “화나면 선생님께 소곤소곤 ‘선생님 화가 나요’ 하고 얘기하는 거야. 할 수 있지?” “응” 그렇게 윤기와 첫 번째 타협이 이루어졌다. 며칠 평화가 찾아왔을까, 가나다 쓰기 지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학생의 비명이 들렸다. “선생님, 윤기가 똥 쌌어요!”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의자에 앉아있는 윤기 다리 옆으로 고동색 물이 흘러나와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물똥이었다. 한 여학생이 울음을 터트리자 여자아이들이 따라서 더럽고 냄새난다며 울고 난리가 났다. 손에 고무장갑을 낄 틈도 없이 걸레를 가져다 바닥으로 흘러내린 똥물을 닦아내고 의자를 닦으려 윤기를 일으키니 바지가 축 쳐져 있었다. 급한 대로 의자를 닦고 책 읽고 있으라 하고 윤기를 화장실로 데려갔다. 3월 말이어서 수돗물이 차가웠다. 윤기를 화장실에 잠시 세워두고 교실로 뛰어와 커피포트에 물을 가득 넣고 스위치를 눌렀다. 윤기네 집으로 전화했지만 신호음만 갈 뿐 받지를 않았다. 할 수 없이 앞자리에 앉은 철민이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간단히 사정 설명을 하고 철민이 팬티와 바지를 좀 가져다주십사 부탁을 했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뜨거운 물과 세숫대야를 가지고 화장실로 왔다. 물똥 싼 바지를 벗기고 미지근한 물에 엉덩이와 다리를 씻겼다. 엉덩이에 흉터가 있었다. 윤기는 창피한지 처음에는 바지를 벗으라고 하자 옷을 꼭 움켜잡았다. “윤기야, 선생님은 학교에서는 엄마니깐 괜찮아” 하자 엉덩이를 내게 들이밀었다. 윤기와 두 번째 타협이 이뤄진 것이다. 다 씻겨갈 무렵 학교 앞에 사는 철민이 어머니가 옷을 준비해 오셨다. 마른 옷으로 갈아입히고, 똥 싼 바지를 몇 번 물에 헹구고 검정 비닐봉지에 넣었다. 옷을 버려서는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몇 겹으로 싼 검정 비닐봉지를 책가방에 넣으며 윤기에게 “엄마에게 바지 빨아달라고 말씀드려”하고 몇 번 다짐을 받았다. 교실에 돌아와 보니 이미 아수라장이었고, 시간은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겨우 아이들에게 급식을 먹여 하교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밥을 먹을 기운도 의욕도 없었다. 제일 큰 고민이 ‘앞으로도 윤기가 교실에서 똥을 쌀까’ 하는 것이었다. ‘아니야. 어쩌다 실수 한 거지. 어른도 실수할 때가 있지 않냐. 괜찮을 거야’ 하고 난 스스로에게 주문을 넣었다. 다음 날 윤기를 보기 위해 학교를 찾아온 구청직원을 통해서 윤기의 가정형편을 알게 됐고 윤기가 대변 못 가리는 것이 마음의 병 때문임을 알게 됐다. 즉 언제든 교실에서 똥을 쌀 수 있다는 것과 담임으로서 내가 담당해야 할 몫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며칠 후 급식에 꼬마 돈가스가 나왔는데 웬일인지 좀 남았다. 맛있는 반찬은 일찍 떨어지기 마련인데 말이다. 윤기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싸주면 저녁 반찬으로 먹겠구나 싶어 꼬마 돈가스를 쌌다. 혹 터질까 싶어 여러 번을 싸서 책가방에 넣어주려 책가방을 여는 순간 터져 나오는 냄새...... 그것은 썩는 냄새였다. 똥 썩는 냄새...... 며칠 전 똥 싸서 갈아입히고 넣어준 바지와 팬티를 아직까지 안 꺼내고 책가방에 방치한 것이다. 자식이 아침과 다른, 낯선 바지를 입고 왔으면 당연히 책가방을 한 번쯤은 열어 봐야 할 텐데 전혀 책가방에 손길을 주지 않은 것이다. 할 수 없이 썩고 있는 검정 비닐꾸러미를 버렸다. 그 후로도 삼사일에 한 번씩 똥을 쌌다. 된똥을 싸면 바지만 벗겨 ‘톡’하고 똥을 변기에 버리면 되지만 물똥이 문제였다. 똥 싸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난 지쳐갔다. 아니 윤기와 윤기 어머니를 원망하고 미워했다. 윤기가 똥을 싸는 날엔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나름 비위도 좋고 애들도 길러봤지만 나날이 밥 먹기가 힘들어졌다. ‘윤기의 딱한 사정은 알지만 다른 아이들도 생각해야 하지 않냐’는 반 어머니들의 충분히 타당한 건의를 들으면서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슨 방법이 있을까? 병인 것을 어찌 고칠 수 있을까? 윤기와 35명의 친구들이 다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시간마다 윤기가 대변보러 가고 싶은지 표정만 살필 수도 없는 일이고, 진도도 나가야하는데 수업을 안 할 수도 없는 일이고...... 시장 통을 거쳐 집으로 퇴근하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기저귀였다. 윤기가 몸집이 다섯 살 정도 밖에 안 되므로 대형 기저귀를 차면 될 것 같았다. 우선 수퍼에서 낱개로 대형 기저귀 2개를 샀다. 다음 날 아침에 윤기를 불러 기저귀를 채우려 했다. 윤기는 안 그래도 더운데 기저귀를 안차려 했다. “윤기야, 기저귀 차기 싫지?” “......” “근데 선생님이 네가 바지에 똥을 싸면 치우러 화장실 갔다 오는 동안 친구들이 사고 날 수 있어.” “......” “그래서 윤기가 기저귀 차면 하교 할 때만 기저귀를 보면 되니깐, 친구들도 안전하고 윤기에게도 좋을 것 같아.” “......” “기저귀 찰래?” 윤기가 끄덕끄덕했다. 나는 윤기의 머리를 쓰다듬고 기저귀를 채웠다. 그 날 퇴근하며 바로 기저귀 두 박스를 샀다. 한 박스는 교실에 두고 아침마다 윤기에게 채우는 위해, 한 박스는 혹시라도 윤기어머니가 기저귀를 채워주실까 싶어 몇 개씩 윤기 가방에 넣어주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여름이 지나고 가을, 겨울이 왔다. 진급을 시켜야 할 때 난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됐다. 윤기가 대변을 가리지 못하는 이유가 정신적 문제고 가정문제가 아직 해결 되지 않았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해방감을 느꼈다. 시간이 흘러 학년이 바뀌어 윤기와 나는 헤어졌다. 3월 어느 날, 앞문에 기사님이 오셨다. 나가 보니 대뜸 윤기를 아냐고 하신다. “작년 우리 반이였어요.” “애가 여름 반팔을 입고 열시쯤 학교에 왔는데, 이학년 교실에 안 들어간다며 창고 벽에 붙어 떼를 부리고 있네요. 선생님이 누구냐 하니 선생님 성함을 말해 왔습니다. 좀 같이 가 주세요.” 기사님을 따라 허겁지겁 달려가 보니 창고 벽에 반팔 반바지를 입은 윤기가 꼭 붙어 서있었다. “윤기야. 안 추워?” “......” “윤기야, 이제 윤기 선생님은 이학년 선생님이야. 그러니까 이학년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해.” “.....” 윤기는 아무 말 없이 크고 맑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윤기야, 언제든지 선생님 보고 싶을 때는 선생님 보러 오면 돼. 하지만 이학년 수업을 잘 받아야 하는 거야. 옷도 네가 잘 챙겨 입고.” 기사님과 이학년 선생님이 오시는 것이 보였다. 나는 윤기 눈물을 닦아주고, 윤기의 작은 손을 이학년 선생님께 넘겨주었다. 마음이 애잔해져 이학년 선생님 손 붙들고 가는 윤기의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윤기야. 잘해.’ 이심전심이었을까? 갑자기 윤기가 바지주머니에서 사탕 한 개를 꺼내 내게 내밀었다. 기사님이 “애가 선생님 고마워서 드리나 본데요.” 한다. 이학년 선생님은 “부러운데요. 호호” 하신다. “그래, 윤기야, 고마워” 나는 윤기가 보는 앞에서 꼬질꼬질한 사탕비닐을 벗겨 한 입에 쏙 넣었다. 볼록해진 입을 오물거리며 마음으로 말했다. ‘제대로 해 준 것 없는 나를, 너를 원망했던 나를 그래도 자기 선생님이라고......교사는 정말 한없이 넓은 바다가 돼야 하는데......윤기야, 고맙다. 선생님이 더 넓은 바다가 되어볼게......’
학교교육에서 가장 핵심요소는 수업이다. 따라서 수업의 이해도, 수업에 대한 집중도, 그리고, 독서량과 학교생활의 만족도는 행복의 척도와도 깊은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더우기 사교육비가 늘어나고 있다면 어려운 경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학부모에게 많은 부담이 될 것이다. 최근 발표한 어느 도 교육청 연구 결과 발표에 의하면 관내 초등학생들 가운데 수업 내용의 80% 이상을 이해한다는 학생은 국어는 59.3%, 수학은 50.9% 영어는 54.2%로 나타났다. 반면 고등학교는 국어 24.6%, 수학 20.2%, 영어 25.1%에 불과했다. 이 자료는 지난해 말 관내 200여개 학교를 대상으로 종단 연구를 실시한 결과 상급 학교로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수업 이해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 집중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수업을 41분 이상 집중한다는 학생은 초등학생의 경우 50%대였지만 중고등학생은 20% 남짓에 그쳤다. 한 전문가는 인터뷰를 통하여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이 되면 급격하게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고 그 격차가 벌어지면 사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메꿔나가기가, 간극을 메꾸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라고 답변했다. 또, 책을 읽는 시간 역시 초중고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줄었다. 하루 평균 독서 시간이 초등학생은 58분에 달했지만 고등학생은 33분으로 초등학생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사교육비는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늘었다. 가구당 자녀의 월 평균 총 교육비는 초등학생은 81만 7천 원이었지만, 고등학생은 100만 원이 넘었다. 그 중에서도 고등학교의 수학 사교육비는 26만원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학교생활의 만족도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낮아진 것으로 발표됐다.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사정이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이같은 문제는 국가의 학교 교육정책 수립에 있어 보다 많은 검토가 돼야 할 사항이 아닌가 생각된다. 성장해 갈수록 상태가 호전돼야 할텐데, 상급학교로 갈수록 질문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이처럼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니 질병으로 치면 악화일로를 걷는 것이나 다름이아닐 수 없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성인이돼 대학생활을 되돌아 보거나 여러 연수를 통해 느끼는 것은 50분을 집중해 수업을 듣는 것도 한계에 달한 경우가 없지 않았다. 따라서 이같은 요인이 정책 당국의 문제인가, 아니면 현장교사의 문제인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현장의 교사들도 이같은 사실이 현재 내가 수행하는 수업에서어떤 형태로 나타나는가를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한다. 과거에는 우리 나라 교육이 저비용 고효율의 교육이었다면 이제는 고비용 저효율의 상태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교실의 변화는 교사에게 있다. 장학은 교실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실행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
최근 교육부가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을 발표했다. 이 시안에 대해서 전국 공청회 및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내용을 정선하여 최종 확정안을 ‘2015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은 금년 9월 중, 2017학년도 ‘대입제도 발전방안’은 10월 중에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교육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의 핵심은 2017학년도부터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사를 사회탐구영역에서 분리해 수능 필수로 지정하고, 국영수에 교과에 대한 AB형 수준별 수능을 폐지한다는 점이다. 내년부터 고교 성취평가제는 도입하되, 2019학년도까지 대입반영은 유예된다.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논술은 2009 교육과정의 ‘일반과목’ 수준 이내에서 출제하고, 시행 후에는 문제 및 채점기준을 공개해 공정성을 담보할 계획이다. 이번 교육부의 시안은 그동안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했던 대입전형 간소화를 비롯해 성취평가 대입반영 유예, 수준별 수능 단계적 폐지 등을 통해 학생, 학부모, 교원 등 대입 관련자들의 혼란과 부담을 완화시키고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시안의 의의와 최종안 확정에는 다음과 같은 점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첫째, 역사교육 강화 차원에서 최근 전 국민적 요구로 줄기차게 주장해온 한국사를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 2017학년도부터 채택하기로 한 것은 국민 여론을 수용한 결과로 아주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의 역사 인식 제고는 물론, 그동안 고교에서 국영수 등 주 교과 위주의 편중된 교육을 탈피해 국가 정통성과 민족 정체성 확립의 기반이 될 것이다. 나아가 주지 교과 중심의 대입 전형제도 개선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특히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면서 사회탐구영역에서 분리해 별도 과목으로 신설하고자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앞으로 각 고교에서는 한국사 수업을 집중이수제에서 탈피해 학년마다 적절히 분배해 연속성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과정 개정‧교과서 개편 등을 통한 탐구‧조사‧토론식의 학생체험형ㆍ참여형 수업 등이 학교 현장에서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사를 바르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환경 조성과 행ㆍ재정적 지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둘째, 성취평가 결과의 대입반영 유예와 수준별 수능의 폐지는 바람직하나 교육정책의 일관성 차원에서 숙고해 보아야 한다. 성취평가제는 단위 학교의 준비 부족, 일반고의 상대적 불이익 및 평가 부작용 등을 고려하고 아직 각 학교에서 이를 수용할 준비와 여건이 미비하다는 점을 전제하면 타당하다고 본다.수준별 수능 점진 폐지는 당초 사교육 부담 및 학습 부담 완화를 취지로 도입됐지만 오히려 학생의 수준 선택과 학교의 진학지도에 부담만 가중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해 교육현장의 불만이 높은 상태다. 따라서 수준별 수능의 점진 폐지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다만 시행 1년만에 다시 폐지를 결정한 것은 교육정책의 신뢰도 제고와 일관성ㆍ지속성 유지 차원에서 차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셋째, 2017학년도부터 문ㆍ이과 존속 및 통합 수능시험체제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통합으로 나아가되, 우리나라 고교 교육 현실을 고려하여 최종안을 확정해야 할 것이다. 현재 OECD 국가 등 세계 각국에서는 대부분 고교 교육과정에서 문‧이과 구분하지 않으며, STEAM 등 통섭 및 융‧복합시대의 통합적 인재 양성과 학생들의 진로 측면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문․이과 융합안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수능의 문ㆍ이과 구분 존속과 폐지는 고교 교육과정 개정과 교과서 개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넷째, 대입 전형의 수시 및 정시 비율은 균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14학년도 기준 대교협 전형계획 자료에 의하면, 4년제 대학 수시모집 비율과 정시 모집 비율은 약 7 대 3이다. 지나치게 수시 전형 비율이 높다. 수시에 떨어져 정시로 가는 학생은 공부 못하는 사람이라는 좋지 못한 시각도 엄존한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진로와 적성, 잠재적 가능성 그리고 학습 역량에 맞는 응시 기회를 골고루 부여하기 위해서는 수시모집 비율을 줄이고 정시모집 비율을 늘여서, 수시와 정시의 비중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대입 논술 전형은 폐지보다 보완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다. 논술은 지문과 난이도가 중요하다. 대학 상급학년 교과과정을 이수해야만 알 수 있는 수준의 문제를 출제하면 논술 준비가 어렵고 나아가 학원 수강, 고액의 논술 사교육 확대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고급사고력을 발휘하는 논술은 수준과 형식을 조절하여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따라서 평소 학교수업만으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도록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다만 고등교육을 충실하게 이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기획력과 논술 능력은 필수이기 때문에 폐지보다는 보완, 개선 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한편, 예체능계열 전형에서 실기만으로 선발하는 전형 방안은 너무 단순해 고교 교육 정상화 측면에서 볼 때, 학생부와 학교장 추천 등의 보완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교육부의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 최종안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둔 시안이라는 점에서 향후 공청회, 토론회 등 여론 수렴과 국민 의견을 종합해 보다 바람직한 대입 전형 간소화와 대입제도를 도출해 주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처럼 고교 교육이 대입 전형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체제에서는 대입 전형 및 대입 제도 정착이 공교육 정상화와 고교교육을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교육은 백년지대계로 조령모개를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정책의 일관성ㆍ지속성을 차원에서 우리 고교와 대학 현실을 두루 고려해 아주 바람직한 최종안이 확정, 발표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학생, 학부모, 교원, 교육관계자, 교육학자를 비롯한 전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맞춤형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 방안의 최종 확정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엄청난 경쟁사회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심한 경쟁을 이기기 위해 다양한 것들을 배우느라 고생이 많다. 1등만이 살아남는 경쟁구도 속에서는 1등도 항상 쫒기기에 행복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1등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2등부터 꼴찌까지가 불행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필자는 중학교 1학년 딸 아이와 초4 아들을 데리고 일본에 갔다. 학교에 가서 보니 두 아이 모두 이중 장애를 겪고 있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말하지 못하는 장애아로 살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시작한 지 3개월이 채 못가 딸 아이가 중간고사를 보게 됐다. 영어,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이 10~30점대. 석차는 바닥이었다. 나라를 바꿔 전학을 할 때 초반엔 이처럼 고전을 하게 된다. 그러나 성적 때문에 크게 좌절하지도 실망하지도 않았다. 다행히 담임이나 교과지도 선생님들은 일본어가 유치원생도 안된다고 과외를 하라거나 학원을 보내어 부모에게 학습을 강요하지 않고 '넌 할 수 있어' 격려하면서 자상한 지도를 해 주셨다. 그 지도 덕분에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때론 힘들때도 있었지만 무사히 마치고 귀국하여 성인이 되어 잘 적응하고 있다. 그런데 그 무렵에 나보다 먼저 귀국한 친구 자녀들은 귀국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입학한 학교에서 그 시험석차에 따라 우열반을 나누기로 했단다. 수학과 영어 수업만 공부 잘하는 그룹과 못하는 그룹을 나눠 진행했는데, 40등인 아이는 당연히 ‘열(劣)’ 반이었다. 그렇게 얼마간 학교생활을 하면서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니 대부분 귀국 자녀들이 겪는 아픔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예뻐한다는 거였다. 어린 아이 눈에도 선생님의 행동은 문제로 보였다. 공부는 못해도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운동을 잘하는 아이, 노래를 잘하는 학생도 있는데, 왜 선생님들은 꼭 공부를 잘해야 예뻐하는 걸까…. 궁금한 아이가 한 선생님에게 물어봤단다. "공부를 못하는 것도 속상한데, 선생님들의 미움까지 받으면 심정이 어떻겠느냐"고. 선생님은 빙긋 웃어 보이더니 “이 녀석아, 그러니까 열심히 공부해”라며 아이 머리에 가볍게 꿀밤을 때리고 돌아섰다는 것이다. 20년 세월이 훌쩍 흘렀지만 한국 사회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상당수의 고등학교는 유명대학 합격을 목적으로 별도 관리를 하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아이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저 모아서 자율학습을 하라는 것이다. 이처럼 학교와 직장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최고를 향해 돌진하는 맹렬 사회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무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게 우리의 운명이 돼 버렸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게 우리의 교육열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가열돼도 괜찮은 것은 분명 아니다. 우리보다 일찍이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오늘날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정체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에서 보는 한국은 활력이 넘치는 부러운 존재다. 일본 선생님들은 한국학생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것도 부러워한다. 최근에는 한국 기업들의 활약도 대단하지만 일본, 유럽보다 높은 83%에 이르는 대학 진학률, 세계에서 활약하는 스포츠·한류스타 등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한국은 레벨이 다르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학문 분야에서 이들보다 앞선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이 초등학교 때 우등생이 되면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중고 대학시절,성인이 되어서 우등생이 되지 못하면 그 많은 노력을 하고 죽도록 고생을 해도 최종적으로 별볼일 없는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 최후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아야 할 때이다.
최근 학생들의 무절제한 스마트 사용으로 수업시간이나 자율학습시간에 방해받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아마도 그건 휴대폰을 내지 않는 일부 아이들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학교 차원에서 아침마다 모든 아이의 휴대폰을 거두고 있으나 일부 휴대폰을 내지 않는 아이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휴대폰을 내지 않기 위해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사용하지 않는 공기기를 내는 등 그 수법이 비상하기까지 하다. 이에 우리 학급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학기 초 학급 임원들과 긴급회의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우선 휴대폰을 잘 내지 않는 아이들에 대한 좋은 방법을 이야기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낸 좋은 아이디어 중 하나를 선택해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여러 가지의견을제시했으나그다지실효성을 거둘 만한 아이디를 찾지 못했습니다.그런데의견들중,현실성이 있어 보이는 한 아이의 아이디어가 귀에들어왔습니다.학급 바른 생활부장 직책을 맡은 그 아이는 힘들고 귀찮은 일하기 싫어하는 요즘 아이들의 심리를 이용해 휴대폰을잘내지않는아이들에게 한달간 휴대폰당번을시켜보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따른 후속 조치로 하루를 휴대폰이 없는 날로 정해 실천하기로 하고 담임선생님도 동참해 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다음 날,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아이들에게 공표하고 난 뒤, 그 아이의 생각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처음에는 몇 명의 아이들이 볼멘소리를 했으나 대다수가 이 의견에 찬성하자 그들의 불만은 곧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 우리 학급에서는 휴대폰으로 수업에 방해받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건전한 학교문화를 조성하는 선두 학급이 됐습니다. 아이들의 심리를 이용한 그 아이의 생각이 적중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학급 아이들로부터 리더십을 인정받게 됐으며 2학기 학급회장으로 추대되는 영광을 얻게 됐습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9명의 학생들이 삼성 '드림클래스'수업을 마치고 왔다. 이 프로그램은 삼성이 300억원이라는 돈을 들여 인재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중학생이 1만5000명이고, 14개 대학에서 4700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번에 참가한 한 학생은 공부하는 방법 등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선생님으로는 소위 유명대학 학생들이 멘토로 참여한 것이다. 이처럼 지식을 나누는 프로그램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성장과정에 큰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을 위한 교육' TFA(Teach for America)를 모델로 한 것이다. 1900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학생 자원봉사기구 '필립 브룩스 하우스'가 출범했다. 처음엔 자선 사업을 하다가 대공황이 닥치자 가난한 사람을 직접 보살피기 시작했다. 돈이 없어 대학에 못 간 성인을 위한 교양 강좌부터 열었다. 110년이 지나 지금은 청소년 교육부터 법률과 보건까지 80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해마다 1200명이 자원봉사에 나선다고 한다. 하버드 말고도 미국 1000여개 대학이 1985년 자원봉사기구 '캠퍼스 협약'을 결성했다. 저소득층 청소년을 가르치고 노약자를 돌보기 위한 것이다. 이같은 활동으로 지역의 변화가 일어났다. 세인트루이스의 한 공립초등학교는 재학생 80%가 빈민촌 유색인종 아이들이다. 전국 평균점수를 받는 학생이 20%도 안 되는 학교였는데, 2008년 새내기 여교사 컬린 던이 1학년을 맡으면서 기적을 일으켜 화재가 된 기사를 읽었다. 그녀는 날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수업을 준비했고, 밤마다 학생 평가하고 학부모에게 보낼 편지를 썼다. 덕분에 아이들이 2학년에 올라갈 땐 평균점수가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이후 던은 비영리 교육단체 '미국을 위한 교육(TFA)'의 일원이었다. 올해로 창립 20년을 맞는 TFA는 대학 졸업생이 극빈층 학교에서 2년간 근무하는 프로그램이다. 8200명이 연봉 3850만원만 받고 가르친다. 월가에서 고액을 만지작거려도 좋을 하버드와 예일대 졸업생의 18%가 지원했다. 창립자 웬디 코프는 "교육 불평등 해소가 우리 세대 시민운동의 이슈"라고 했다. TFA에서 일한 졸업생은 정부 자원봉사 지원정책 '아메리코어' 혜택을 받는다. 학생 때 은행에서 빌린 학자금을 갚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돈이 전부가 아니다. 계속 교사로 남거나 교육행정에 몸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사회를 위한 '소명의식'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사회도, 우리 나라 학생들도 이같은 모델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에서 유학하는 우리 학생들이 방학 때 오면 자원봉사에 나서는 일이 늘어났다니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미국 학생들의 봉사활동에서 보고 느낀 것이 있기 때문이다. 빈곤층 중학생을 가르치는 대학생 모임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에는 하버드 유학생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본받아 지난 해 서울대가 장학생 1만여명이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치는 멘토사업을 추진하기로 해 길을 뚫었다. TFA를 모델로 한 운동이 독일·중국·스페인·칠레에도 있다고 한다. 교육열이 높다는 우리 나라가 이 흐름에서 뒤처질 이유가 없다. 국가가 더욱 이를 위해 앞장서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다.강사로 참여한 학생들이 롤모델이 돼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배움을 나누는 사회는 희망이 있다. 문제는 청년들이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이다. 사회양극화 해결을 위해서는 이같은 현상을 잘 읽어내고 나름대로 소명을 다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의지와 열정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가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의 전문계 중학교 설립 제안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교육의 다양화와 학교밖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제기된 필요성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매우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학교밖의 청소년들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소식은 그동안 학교안의 학생들만 신경써온 교육계에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학교밖의 청소년들도 관심을 두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학교밖의 청소년들은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고 한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들에 대한 대안을 먼저 내놓은 안양옥 회장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아이들이 학교에 있건 학교 밖에 있건 우리 모두가 보살펴야 할 대상이다. 청소년들의 탈선 문제와 굳이 연관시키지 않더라도 제도권에서 학생들을 끌어안고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전문계 중학교의 필요성이 단지 전문계 고등학교 처럼 전문적인 인력을 양성하고자 함은 아닐 것이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대안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교과학습에 전혀 흥미를 못 느끼는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끼를 살리면서 흥미롭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이야기이다. 또다시 학교 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 첫째 목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전문계 중학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대안학교를 설립하면 별도로 예산이 필요하고 그 예산에 따라 대안학교 운영이 잘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계 중학교는 제도권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기 때문에 의무교육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일반 중학교와 똑같은 형태의 학교이면서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을 일반학교와는 다르게 한다는 이야기이다. 누구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학교밖으로 나가는 학생들을 위한 최적의 방안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생각해 볼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학교 교육을 다양화하고 학교밖으로 나가는 학생들을 줄이는 것은 백번 옳은 방향이지만, 학부모들의 동의와 이들 학교들이 대안학교가 아니고 일반 중학교와 같다는 인식변화가 매우 중요하다. 대안학교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학부모들에게 전문계 중학교가 뭔가 도피를 위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에서는 대안학교 성격이 아니고 정상적인 중학교 교육에서 또다른 형태의 학교라는 것을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한가지는 전문계 중학교와 전문계 고등학교와의 연계 방안이다. 전문계 중학교와 전문계 고등학교가 제대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각각 독립된 교육을 실시한다면 전문계 중학교 도입의 취지가 불 분명하기 때문이다. 연계 교육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그 성격에서 부터 다른 점이 많지만 전문계 중학교를 도입하게 되면 철저한 연계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학교밖의 청소년들을 학교내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한국교총에서 먼저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뜻깊다. 대부분은 걱정만 할뿐 대안없이 지내왔기 때문이다. 학교밖의 청소년 문제가 언론에서 대서특필 되었어도 제대로 된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서 학국교총의 제안을 교육당국과 정치권에서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어야 한다. 물론 앞으로 장 단점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긴 하다. 그렇더라도 더이상 방치하지 않고 대안을 내놓아서 그 대안을 실천하는 것은 매우 급하다. 조속히 전문계 중학교 도입등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학교밖 청소년들을 보살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검토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유의 결단력 있는 안양옥 회장의 행보를 믿는다.